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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헌법재판소, ‘제4심’의 늪이 되지 않으려면

    [세종로의 아침] 헌법재판소, ‘제4심’의 늪이 되지 않으려면

    “재판소원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요. 1호 사건 경쟁도 벌어질 겁니다.”(헌법 전문 A변호사) “민사·형사·행정 사건 모두 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헌법 전문 B변호사) “지금 너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헌법재판관 출신 C변호사) “재판소원은 변호사나 판검사가 아닌 억울한 사람을 위한 제도예요.”(헌법연구관 출신 D변호사)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한 재판소원이 시행됐다. 이제 법원의 확정 판결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1심 지방법원, 2심 고등법원, 3심 대법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헌재에서 다퉈 볼 수 있는 4심이 도입된 것이다. 재판소원에 대해 헌법 전문 혹은 헌법재판소 출신 변호사 4명에게 물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어떤 변화가 있을까, 어떤 사건을 청구할 수 있나, 어떤 사건이 인용될까. 독일, 스페인, 대만 등에서 재판소원이 시행되고 있다지만 한국과는 사법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어떻게’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시장 개척자가 된 헌법 전문 변호사들은 시장의 열기를 전했다. 특히 헌법소원 경험이 많은 변호사들은 적극 알리려 했다. 문의가 쏟아진다는 변호사도, ‘아직 의뢰인들이 재판소원을 잘 몰라서 설명해 주는 수준’이라던 변호사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A·B변호사의 말처럼 초기에는 ‘일단 던지고 보자’ 식의 청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법적 구제에 목마른 당사자들에게 재판소원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한 변호사는 “‘재판소원 해 봅시다’라고 말하는 변호사를 선호하겠어요, 반대로 ‘재판소원 해도 소용없어요’라는 변호사를 선호하겠어요”라고 반문했다. 반면 대형 로펌에 소속된 헌재 출신 변호사들은 조심스러워했다. 대형 로펌이 너나없이 ‘헌재 전관을 영입했다’며 홍보전을 벌이는 것과 달리 당사자들은 말을 아꼈다. C·D변호사 모두 기명으로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재판소원의 당위성에 대해 설파하면서도, 해당 제도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데 대한 부담감이 보였다. 공통적인 것은 헌법 전문 변호사든, 헌재 출신 변호사든 쉽사리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했다는 점이다. B변호사는 “기본권 침해라는 게 굉장히 모호하다. 사실상 사건에 제약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헌재의 결정 기속력에 반하는 모든 판단과 재판은 재판소원의 대상이 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사법부와 변호사 모두 ‘4심’이 맞다고 하는데 헌재만 ‘4심이 아니라 헌법심’이라고 한다. 단순한 사실관계를 재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결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 여부만을 따진다는 헌재의 방어적 논리에도 불구하고 청구인들은 헌재를 ‘4심 재판소’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재판소원이 변호사의 수익 모델을 넘어서 ‘만능 치트키’처럼 활용돼서는 안 된다. 독일·스페인 등에서도 재판소원 인용률은 1%에 불과하다. 모든 판결이 헌재로 갈 수 있다는 기대는 사법부의 권위는 물론 사법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 헌재가 ‘4심제’를 부인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억울한 사람을 위한 제도”라는 D변호사의 말로 돌아가 보자. 사법부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판소원은 사법 구제의 최후 보루로 도입됐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기준과 절차가 정립되지 않으면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는커녕 억울한 사람이 되레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헌재 측 설명을 듣고 있자니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헌재는 향후 절차에 대해 “법원 내부 사무분담에 맡겨야 한다”고, 소송 기록 이관 문제에 대해서는 “웹하드, USB”를 말했다. 이제 억울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 줄지, 끝없는 소송의 늪이 될지는 헌재의 첫 결정에 달렸다. 1호 사건이 무엇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정이 어떤 이정표를 세우느냐다. 이민영 사회1부 차장
  •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중등 단계 ‘과학 흥미 유발’ 집중“실험·실습이 교과서보다 재미있어”학생에게 학교 밖에서도 연구 장려과학기술청 등 국가 기관들과 협력“전공 확신 뚜렷한 상태로 대학 진학” 싱가포르국립대 부속 고등학교(NUS High School of Math and Science) 실험실에는 학생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노인의 약’이라는 주제로 화학 실험 중이었다. 한 노인이 실수로 4가지 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노인을 위해 4개의 알약이 각각 무엇인지 알아내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약 하나 하나에 특정 화학물질을 추가하면서 약의 정체를 밝혀냈다. 장군뢰(17)군은 “실험은 과학적 지식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교과서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 찾은 이곳은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국가 주도 과학·기술 인재 육성 고속도로’를 상징한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핵심 과학·기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런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NUS고교는 싱가포르 최고의 6년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특화 학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2세 아이들을 조기에 선발해 대학 입학까지 ‘논스톱’으로 키운다. 180명 선발에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 NUS고는 국가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는 싱가포르 내 유일한 ‘독립학교’로, 차별화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 과학 연구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다빈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저학년(1~2학년)에겐 과학 연구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르치고 3학년부터 작은 연구를 시작한다. 고학년(5~6학년) 땐 보다 수준 높은 연구를 진행한다. 성적의 40%는 연구나 프로젝트를 통해 매긴다. 쑤리링 NUS 고등학교 교장은 “우리는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을 짠다. 학생의 30~40%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옥스퍼드대, 베이징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학생들에게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는 연구를 장려한다. NUS 등 명문대 교수들과 ‘세상에 없던 주제’로 연구하고,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이나 국방과학기구(DSO) 같은 국가 연구기관과 협력한다. 7년 전 외부 우주기관과 협력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나노 위성’을 실제 우주로 띄우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STEM 교육에 대한 열기는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이미 뜨겁다. 학생들의 흥미를 STEM에서 머물도록 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ALP(Applied Learning Programme)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 환경과학 등 여러 특화 분야의 ‘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 내 180여개 초등학교와 140여개 중등학교(4년제)에서 모두 운영된다. 타오난 초등학교는 AI와 로봇에 특화된 곳으로, 놀이처럼 재밌는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AI와 로봇이 주력 분야지만, 저학년을 가르칠 땐 퍼즐과 게임, 역할극 등을 통해 컴퓨터공학의 개념을 익힌다. 4학년부터 기계를 만지고, 코딩을 배운다. 추첸루(11)양은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돕기 위해 ‘반려로봇’을 코딩으로 만들었다. 추양은 “어르신들에게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약을 먹을 시간 등을 알려주는 로봇”이라면서 “외로워하는 어른들을 돕고 싶었는데 로봇을 이용하고 미소 짓는 어른들 모습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푸친위 타오난초 교장은 “AI 세상에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학, 과학에 특화된 학생들은 ‘심화 교육’(school-based provisions) 대상이다. 초등학교 3학년(9세) 때 선발된 고능력 학생들은 교과 과정 내 심화 수업 및 방과 후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심화 교육 수혜 비율을 현재 7%에서 2027년 10%로 늘리기로 했다.이후 4년제 중등학교를 졸업하면 O-레벨 시험을 통해 주니어칼리지(JC), 밀레니아인스티튜트(MI), 폴리테크닉, ITE 등을 선택해 진학하게 된다. JC(2년제), MI(3년제)는 대학(University)을 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폴리테크닉(3년제)은 기술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며, 관심 있는 전공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ITE(2년제)는 직업전문학교로, 주로 음악·요리 등 실용 학문을 다룬다. 폴리테크닉의 주요 목적은 생명공학, 바이오·제약, 첨단 제조업, AI와 같은 첨단 산업의 역군을 길러내는 일이다. 김희림 난양공대(NTU)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학생들은 이미 전공에 대한 확신이 뚜렷한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면서 “그게 한국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 벌써 5곳, ‘미니 총선급’ 판 커지는 6·3 재보선

    벌써 5곳, ‘미니 총선급’ 판 커지는 6·3 재보선

    경기 안산갑을 지역구로 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으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는 5곳으로 늘었다. 현역 국회의원의 광역단체장 후보 확정 등 경선 결과에 따라 재보궐 선거구는 10곳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는 양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 확정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궐원 통지’를 했다. 이에 따라 이날로 안산갑 보궐선거가 확정됐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현 시점 기준으로 재보궐 선거구가 확정된 곳은 안산갑을 포함해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이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공천된 박찬대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인천 연수갑도 재보궐 대상이 된다. 아울러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확정되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각 당의 경선 결과에 따라 6월 재보궐 선거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현행법상 현역 의원이 4월 30일 이전까지 사퇴하면 해당 지역구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된다. 현재 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갑)·김영배(서울 성북갑)·전현희(서울 중·성동갑)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 중이며 민주당 추미애(경기 하남갑)·한준호(경기 고양을)·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을 하고 예비경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전재수(부산 북구갑) 민주당 의원은 조만간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할 에정이다. 국민의힘에선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추경호(대구 달성)·유영하(대구 달서갑),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이 대구시장 경선을 준비 중이다. 아직 선거구 확정이 안 되다보니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들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사무실도 차렸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빅샷’들도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을 비롯해 전해철 전 민주당 의원,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 등도 도전장을 낼 경우, 6월 재보궐 선거는 ‘미니 총선’급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방선거 압승을 노리는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에 대해선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 대표, 한 전 대표 등의 출마 지역에 따라 후보 배치도 달라지는 등 마지막까지 ‘눈치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과 혁신당의 선거연대 논의 과정도 변수로 남아 있다.
  • 서울시·SH ‘미리내집’… 신혼부부 미래까지 생각한 주거복지

    서울시·SH ‘미리내집’… 신혼부부 미래까지 생각한 주거복지

    자녀 출산 땐 최장 20년 거주 가능입주자 맞춤형 재무 상담 등 서비스 “육아가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지만 주거 걱정을 덜어내니 큰 힘이 납니다.”(서울시 ‘미리내집’ 입주자)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급하는 신혼부부 특화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이 저출산 대응 주거 정책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11일 SH에 따르면, 2024년 7월 첫 공고 이후 지금까지 아파트형 미리내집 2274가구가 공급됐다. 미리내집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자녀 출산 땐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2자녀 이상 출산하면 시세 대비 최대 2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특히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등 역세권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단지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져 신혼부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파트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거 유형도 지원한다. 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는 일반주택형과 신혼부부가 직접 대상 주택을 찾는 보증금 지원형도 지난해 각각 1569가구, 700가구 공급됐다. 공공한옥 연계형 미리내집도 지난해 시작됐다. 입주자들은 미리내집이 구체적인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 응답자는 “작은 평수의 집에서 육아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아이를 가져보기로 생각을 바꾸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매번 이사하는 불안이 사라지니 출산을 긍정적으로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녀를 출산할 경우 거주 기간이 연장되는 인센티브가 효과적이었다. 한 미리내집 거주자는 “출산 이후 재계약 과정에서는 소득 기준을 다시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안심”이라고 말했다. SH는 주택 공급에 그치지 않고 미리내집 입주자를 위한 맞춤형 재무 설계 및 출산·양육 지원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과 협력해 생애주기별 출산·양육 지원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맞춤형 재무 상담도 분기별로 확대한다. 서울시 ‘영테크 사업’ 연계 안내도 병행할 예정이다. SH 관계자는 “미리내집은 단순한 주거 지원을 넘어 신혼부부의 미래 설계를 돕는 주택 모델”이라며 “주거 안정이 출산과 양육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서울에서 준공된 지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를 뛰어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서울에서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구축에 살면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기다리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가 0.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 상승률은 0.07%, 준공 5년 이하는 0.03%로 나타났다. 10년 초과~15년 이하 및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각각 0.06%, 0.03%였다. 재건축 연한(30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상승률은 1월 다섯째 주 이후 6주 연속 다른 연령 아파트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의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는 109.4로 지난해 1월(99.0)보다 9.6% 올랐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가 116.7로 1년 전(96.7)보다 20.7%나 상승했다. 지난 1월 서울 전역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지수의 경우 108.5였고, 동남권만 보면 111.3이었다. 구축 아파트의 강세는 서울 지역의 신축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때문으로 보인다. 구축 아파트가 금액 면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소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축 선호 현상은 여전히 강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수 가능한 구축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7158가구로 전년(4만 6710가구)보다 약 42% 줄어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지만 자금을 맞추다 보니 신축보다는 저렴한 구축으로 몰리게 되고 ‘키 맞추기’를 통해 가격 상승률이 오르는 것”이라며 “실거주를 해야 하니 이른바 ‘몸테크’를 하며 향후 재건축·리모델링 등을 기다리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 [길섶에서] ‘부동산 부자’와의 대화

    [길섶에서] ‘부동산 부자’와의 대화

    동네 목욕탕 단골손님들의 대화가 달라졌다. 근처 재래시장 물가와 아이들 교육 등 가족 얘기가 주류였는데 부동산으로 옮겨갔다. “우리 동네도 아파트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네요.” “부동산 공급 대책에 우리 동네도 포함됐던데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겠어요.”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 가려는 40대 엄마는 ‘강남 불패’가 드디어 끝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했다. 학원을 따라 강남 3구 아파트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단다. “급매가 나오더라고요. 다주택자들은 이제 정리 좀 해야죠.” 그의 친구는 “공급도 공급이지만 보유세를 올려야 진짜”라며 박사급 수준의 해법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러자 할머니 한 분이 버럭 언성을 높였다. “아냐. 부동산은 팔면 손해, 버티면 이득이야.” 알고 보니 아파트 5채를 보유한 ‘큰손’이란다. 직업정신을 발휘해 “왜 그렇게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 팔십 평생 살면서 겪은 건 부동산은 무조건 올라. 이번에도 잡으려다 말 거야.” 순간 다들 조용해졌다. 어느 쪽이 이길지 궁금해졌다. 아니지, 몇 달 뒤 재계약할 내 전셋값 올라갈 걱정부터 해야 하는데.
  • 외국인 278만명 시대, 못 받쳐주는 ‘20세기 비자’[홍희경의 탐구]

    외국인 278만명 시대, 못 받쳐주는 ‘20세기 비자’[홍희경의 탐구]

    중간기술 인력 K-CORE 비자 신설E계열 비자 39개, 3단계로 단순화도입 일정은 없고 평가 기준 모호현재 제조·농업 등 단순노무 위주국적 다양… 언어 장벽이 안전 사각숙련 후 투자 회수 시점 돌려보내외국인 요양보호사 33%만 현장에농가계절근로자 운영 과정도 삐걱정부 부처·지자체 간 협력이 중요 #1 22년 만의 이민정책 대개편 선언 이재명 정부의 이민정책 설계도가 공개됐다. 지난 3일 법무부가 발표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이 그것이다. 저숙련 단순인력(E-9 비자)과 전문직(E-7)으로 양분된 취업 비자 구조에서 벗어나 그 사이를 채울 중간기술 인력을 국내에서 직접 육성하는 K-CORE 비자를 신설하고,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하며, 뿔뿔이 흩어진 E계열 비자 39개를 3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구조개편 선언이다. 현장은 오래전부터 이 선언을 기다렸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없이는 농산물 수확이 안 되는 농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외국인 2만명 중 실제 현장에 투입된 건 10명뿐인 돌봄 시스템, 25만 유학생을 받지만 졸업 후 취업률은 5.8%에 그치는 대학들. 체류 외국인이 278만명을 넘어선 나라의 현장이 이렇다. 그러나 미래전략이 염두에 둔 시점은 2030년. 발표된 내용들의 상당수는 아직 ‘추진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K-CORE 비자는 도입 일정이 없고 농어업 숙련 비자 평가 기준이 모호하며, 비자 체계 단순화는 부처 협의라는 벽 앞에 서 있다. #2 2004년에 멈춘 비자 제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 3000명. 법무부는 올해 중 300만명 돌파를 예상했다. 전체 인구의 약 5.5%다. 20년 전 50만명에서 5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유학생과 숙련 이민자가 특히 증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유학생(D-2)은 9만 4000명에서 30만 1000명으로 3.2배, 전문인력(E-7)은 4만 7000명에서 10만 4000명으로 2.2배가 됐다. 20여년 전에 비해 지금의 한국에서 부족한 업종도 달라졌다. 국내 생산연령 인구가 2020년 3730만명에서 2030년 3417만명으로 313만명 줄어드는 데다 고령화로 인해 돌봄 수요가 늘면서다. 법무부 연구용역 결과 2030년까지 전체 산업에서 최소 112만 5000명이 부족해질 것으로 추산되는데 제조업만 25만여명, 사회복지업이 22만여명이다. 한국으로 오는 이민자의 구성도, 앞으로 국내 인력이 부족해질 산업군도 바뀌었는데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비자 제도의 뼈대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E-9) 설계 그대로 제조업·농업·건설업에서 일할 단순노무 인력 위주의 비자 체계다. 고용허가제의 모델이 된 독일의 ‘가스트아르바이터’(Gastarbeiter·손님 노동자)는 일할 때만 쓰고 보내는 방식으로 1960년대 설계되었다. 숙련이나 포용의 개념이 결여된 ‘20세기의 비자 제도’다. #3 달라진 이민자 국적, 제도 그대로 비자 체계에 큰 변화가 없었던 22년 동안 비자 이용자의 구성은 크게 변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설계될 때의 암묵적 전제는 ‘어느 정도 한국어가 통하는 사람’, 즉 중국 동포였다. 지난해 말 기준 체류 외국인 국적을 보면 중국(중국 동포 포함)이 35.2%(98만 670명)로 여전히 1위지만 50%가 넘었던 10년 전에 비해선 비중이 줄고 있다. 이들이 빠져나가는 자리를 채운 건 베트남(12.1%·33만 7000명)과 우즈베키스탄(3.7%·10만 2000명)이다. 2024년 말 기준 중국 동포 64만명 중 60세 이상이 24만명으로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중국 동포가 고령화로 빠져나가는 자리를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인력이 채우다 보니 안전 지시를 알아듣지 못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의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 한국어 통역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기 시작했다. 협회 김은성 이사장은 11일 “외국인 근로자의 국적 구성이 빠르게 바뀌면서 현장의 언어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안전교육과 작업지시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전문 통역 인력이 확보돼야 외국인 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4 숙련도 93% 때 강제 출국 위기 제도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둘러싼 사회의 통념도 22년 전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4년 실시한 외국인 고용 사업장 조사에선 그 간극이 드러났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이유는 과거처럼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가 아니다. 응답 사업주의 90.6%가 “내국인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산업연수생 제도 시절(1993~2003년) 외국인 남성 노동자의 임금은 내국인의 65.9%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이 비율은 95.8%로 바뀌었다. 과거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번 뒤 고향으로 다시 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 조사에선 체류 외국인의 48.3%가 영주자격 취득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E-9 비자의 최장 체류 기간은 4년 10개월이다. 입국 초기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 숙련도는 53.8%, 3년이 지나면 93.0%까지 올라간다. 딱 강제 출국 직전이 된다. 숙련에 드는 비용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언어 교육, 기술 훈련, 시행착오, 관계 형성. 투자 회수가 시작되려는 시점에 제도가 노동자를 돌려보낸다. 사업주도 손해고, 노동자도 손해다. 물론 E-7 비자로 전환해 더 오래 남는 길이 있긴 하지만 연간 쿼터가 2500명으로 30만명 규모인 E-9 비자의 극히 일부를 수용할 수 있다. #5 외국인 요양보호사 규제 복잡 애초에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된 비자 제도의 빈틈은 점점 외국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서비스·돌봄 영역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병원 병실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의 대부분은 중국 동포인데, 이들이 고령화되면서 간병하던 이들이 간병을 받아야 할 세대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2024년 7월부터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E-7 비자로 바꿔 장기체류할 길을 열었다. 현재 국내 외국인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 2만여명 중 6600여명이 실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E-7 비자 인력이 늘더라도 요양보호사를 내국인 직원의 20% 범위 안에서만 고용할 수 있는 국민보호직종으로 묶은 또 다른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이들의 현장 투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 E-9 하나로만 받는 한국 인력 교육과 현장 배치의 미스매칭은 국제적으로도 벌어지는 일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홍콩·싱가포르로 향할 때는 가사도우미 전용 취업허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은 필리핀과 양국 간 협약으로 가사·돌봄 인력의 직종별 송출 경로를 갖췄다. 이들 나라에서 가사관리사 이용료는 월 100만원 안팎이다. 같은 인력이 한국에 오면 발급되는 비자는 E-9, 비자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에 맞춘 월급은 200만원을 넘었다. 비자가 달라지면 인력의 지위도, 비용도, 제도의 지속 가능성도 달라진다. 한국은 그 자리에 E-9 하나를 두고 있다. 자국에서 해외 취업 훈련을 받았지만 아예 한국으로 못 오는 직종도 있다. 베트남은 1992년부터 간병과 노인 돌봄을 해외 송출 직종으로 운영해 왔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에서 훈련받은 인력이다. 일본은 2014년 베트남과 경제연대협정(EPA)을 체결하고 이 인력을 요양보호사 후보자로 수용했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필리핀과도 같은 협정을 맺고 있다. 보내는 나라는 직종을 나눠 훈련시키고 받는 나라는 비자를 나눠 외국인력 유입 경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에는 그 경로가 부재했다. #7 “비자 방정식, 합의와 협력 필수” 지난해 7만 5000명, 올 상반기 9만 8000명이 배정되며 비자제도 성공 사례로 꼽히는 농가계절근로자 제도(E-8)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비위생적인 숙식을 제공하고 임금을 체불하거나 브로커가 과다한 수수료를 떼는 문제, 외국인 근로자들이 무단이탈하거나 도망가 불법체류자가 되는 일 등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자체가 현장 수요에 맞춰 신속하게 인력을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계절근로자제의 장점이지만, 권한이 분산된 만큼 중앙의 관리·감독이 미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법무부는 향후 농어업 숙련 비자 신설로의 제도 확대를 예고했으나, 계절근로자제에서 반복된 임금체불·브로커 문제를 새 비자 체계에서 어떻게 차단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법무부가 체류 자격을 손보면 고용고용부와 산업통상부가 업종 예외를 달고 지자체가 별도 규정을 얹는 식의 비자 제도 개편을 되풀이하는 한 22년 된 비자 체계의 기본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비자 제도는 국내 고용 여건, 송출국과의 외교 관계, 다문화 정책의 방향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라면서 “부처 간 협의,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논설위원
  •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조합장 간접 선출, 직접 투표 개정금품 선거 형사처벌·과태료 상향비위 못 막은 감사 기능, 법인 분리 국회서 사과한 강호동… 사퇴 일축 최근 농협중앙회가 횡령·금품수수·부정 청탁·채용 비리·금품선거 등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자 당정이 농협 개혁에 칼을 빼 들었다. 농협중앙회장을 200만 농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비위 근절을 위한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금품 선거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농협 개혁안’을 발표했다. 금품선거로 얼룩진 농협중앙회장 선거 제도는 조합원의 의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전체 조합원 204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와 조합장·대의원·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제 등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전국 조합장 1110명이 선출한다. 조합장에 대한 공약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조합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유권자 규모가 작아 금품선거가 만연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정은 새로운 선거 제도를 내년 3월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금품 선거를 막기 위해 처벌 수위도 강화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고 공소시효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또 과태료 기준을 제공한 금품의 10~50배(상한 3000만원)에서 30~80배(상한 5000만원)로 높인다. 금품 수수·횡령 등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임직원에 대한 직무 정지 근거도 명확히 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리면 곧바로 직무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농협 내부 각종 비위에도 작동하지 못한 감사 기능은 독립된 위원회 설치로 정상화한다. 중앙회장이 포함돼 농협 내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감사 기능을 별도의 특수법인으로 분리해 범농협 차원의 통합 감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감사위는 위원장 1명과 농식품부·금융위·변호사협회·회계사협회 추천을 받은 4명, 중앙회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 개혁안을 내놨다. ▲부정선거 자동감시시스템 도입 ▲회전문 인사 관행 차단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독립이사제 도입 등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한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 기름값 인상, 대중교통이 갈랐다

    기름값 인상, 대중교통이 갈랐다

    대구에 사는 이지홍(26)씨는 평소 외근이 잦은 터라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자 직장 동료들과 저렴한 주유소 위치를 찾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서울 등 다른 지역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대구 기름값이 유독 많이 올랐더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ℓ당 평균 19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유가 상승폭이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일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14.1원(상승률 12.6%) 올랐다. 같은 기간 전남은 165.1원(9.7%), 서울은 196.7원(11.2%) 오른 반면 대구는 265.3원(16.0%) 급등했다. 대구에서 승용차에 주로 주유하는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특히 가파른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차 이용률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대구의 일평균 통행 가운데 버스·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로, 서울(36.7%)과 부산(23.4%)보다 낮은 수준이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박사는 “대구는 도시철도가 있지만 자가용 이용 비중이 높아 수요가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구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이번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구의 ℓ당 휘발유 가격은 1656.0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 등으로 그동안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했던 주유소들이 전쟁 이후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상승폭이 더 크고 지역 간 차이도 두드러졌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ℓ당 333.8원(20.9%) 오르는 동안 대구(387.2원·24.9%)와 울산(383.9원·24.4%)은 더 빠르게 올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 등은 화물차의 경유 수요가 많다”며 “운송 일정에 맞춰야 하는 화물차는 가격이 올라도 기름을 줄이기 어려워 단기간에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생선으로 만든 콘돔?…중국 여성들의 ‘고약한’ 피임 방법 모아보니 [핫이슈]

    생선으로 만든 콘돔?…중국 여성들의 ‘고약한’ 피임 방법 모아보니 [핫이슈]

    수백~수천 년 전 중국 여성들의 다양한 피임 방법이 소개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피임법 중 하나는 ‘구룽’ 섭취다. 고대 중국 문헌에 등장하는 약초인 구룽의 잎은 난초처럼 생겼고 뿌리는 도라지와 비슷하다고 묘사돼 있다. 매우 쓴맛이 특징인데, 고대 기록에서 이 식물은 ‘꽃은 피지만 열매는 맺지 않는 식물’이라는 이유로 구룽을 먹으면 임신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피임 효과가 현대 과학에서 확인된 적은 없다. 물리적 피임법은 전국시대(기원전 475~221년)에 등장했다. 중국 후베이성 중부에 있는 한 무덤의 발굴 조사 당시 말린 생선의 부레로 만든 원통형 물체가 발견됐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고대 피임 기구(콘돔)로 여겨진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 여성들은 생선의 부레를 깨끗하게 씻어 말린 뒤 원시적인 형태의 피임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도구는 매우 불쾌한 냄새와 함께 사용이 불편하고 위생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나라(기원전 202년~서기 220년) 시대에는 사향과 사슴뿔을 섞어 만든 환이 피임을 도와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약은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매혹적인 향이 나게 했지만, 동시에 불임을 유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통 중국 의학에서는 사향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동시에 장기 사용하면 자궁 내막에 손상을 일으켜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사슴뿔의 경우 과도하게 섭취하면 호르몬 불균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나라 시대가 된 이후에는 실크로드를 통해 서방 문명과 활발히 교류하며 다양한 피임법이 중국에 소개됐다. 그중 하나는 사향(사향노루의 향낭에서 얻는 향료·약재) 및 향신료이자 약재인 사프란을 섞어 만든 피임약이다. 중국 전통 의학에서 사프란은 월경을 촉진하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으나, 피임 또는 낙태 목적으로 사용된 경우도 많았다. 사향과 사프란 등을 섞어 가루나 환 형태로 만든 피임약은 매우 비싸고 귀해서 구하기 어려웠다. 올챙이부터 수은까지…위험천만한 피임법효과가 좋거나 안전한 피임법은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탓에 보통 여성들은 올챙이를 먹거나 수은을 섭취하는 등 위험한 민간요법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챙이의 경우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민간요법 중 하나로, 이를 먹으면 월경이 멈추고 임신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소량의 수은은 에스트로겐 생성을 방해한다고 믿었으나 모두 매우 위험한 방식이었다. 이와 함께 당나라 황제들의 일부 후궁들은 사향, 거머리, 등에 등을 섞어 약으로 만든 뒤 이를 마시기도 했는데, 이 약은 심한 복통과 함께 영구적인 불임으로 이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이 밖에도 명나라 때에는 한 여성이 출산 후 회복 시기에 살아있는 강달팽이(민물달팽이) 두 마리를 먹으면 피임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따랐다가 말을 할 수 없는 부작용에 시달렸고 결국 26세에 세상을 떠난 사례가 있다. 청나라 시대에는 목화씨 기름을 남성 피임약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SCMP는 “오늘날 현대 의학의 발전과 성평등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여성의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피임 제품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더 많은 남성들이 피임을 여성만의 부담이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해 정관 수술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 8개 항공사 ‘동체 착륙 훈련’ 5년간 한 번도 안 했다

    8개 항공사 ‘동체 착륙 훈련’ 5년간 한 번도 안 했다

    4대 비상 상황 훈련 이행률 14.4%중증 우울증 조종사 1만여회 운항무안공항 참사 ‘둔덕’ 돈 아끼려 허용김해·여수 등 7개 공항도 잘못 설치 2024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참사의 핵심 원인이었던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면밀한 검토 없이 설치됐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참사 때와 같은 동체착륙 비상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중증 우울증을 앓는 조종사들이 3년간 1만회 이상 운항하는 등의 관리 부실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10일 지난해 5~7월 국내 15개 공항, 11개 항공사,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항행안전시설, 항공기 정비, 인력, 조류충돌 등 4개 분야 감사 결과 징계·문책 3건을 포함한 총 30건의 위법·부당, 개선사항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의 설치와 인허가 과정 부실을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활주로 중심을 잡아주는 로컬라이저가 기준보다 높은 경사에 설치되면서 바람에 흔들려 부러지지 않게 하는 공사를 추가로 거쳤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려 지형을 많이 살리다 보면 경사를 많이 허용하게 된다”며 “그러면 낙차가 생기기 때문에 바람이나 태풍에 견디게 하기 위해 강하게 기초 시설물을 설치하다 보니 항공사고의 큰 위협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뿐 아니라 김해·여수 등 다른 7개 공항에서도잘 부러지지 않는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최대 22년간 정기검사에서 각 로컬라이저가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확인됐다고 잘못 승인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 5년간 대한항공을 비롯한 8개 국적 항공사는 비행기 몸체로 착륙하는 동체 착륙 상황에 대해 훈련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4개 비상 상황에 대한 조종사 훈련 이행률은 평균 14.4%에 그쳤다. 아울러 제주항공 참사의 발단이 됐던 조류 충돌 등 상황도 항공사별로 제각각 운영했다. 조종사 관리 부실도 지적됐다. 국토부는 조종사·관제사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문진표만 제출받아 관리한 결과, 조종사 62명이 중증 우울증 진료내역을 알리지 않고 신체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뒤 2022~2024년 사이 1만 2097회 운항했다. 또 국제선 항공기를 운항하는 조종사들의 항공영어 자격을 부실 관리해 자격증 유효기간이 만료된 한 조종사는 이를 위조해 2024년 12월 이후 국제선 항공기를 110회 운항한 사례도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 경선이 본선?… 김동연 ‘주 4.5일제’ 성과 홍보 자리에 추미애도 떴다

    경선이 본선?… 김동연 ‘주 4.5일제’ 성과 홍보 자리에 추미애도 떴다

    ‘李 뒷받침 적임자’ 이미지 부각金·秋, 내일 각각 출마 선언 나서 더불어민주당 세가 강한 6·3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여권 내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2일 나란히 경기지사 출마 선언식을 예고한 가운데 김 지사는 10일 국회를 찾아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주 4.5일제 관련 시범사업 성과 알리기에 나섰다. 김 지사 측은 12일 오전 안양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주요 도정 현안을 지속해 추진하겠다는 의미 등을 담아 김 지사가 경부선 철도 안양 구간 지하화 사업 현장을 찾은 뒤 출마 선언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추 위원장도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 행보에 나선다. 추 의원 측은 “원칙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던 정치 경험으로 도민의 삶이 바뀔 때까지 성과로 책임지는 도정을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칠승, 한준호 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도 경기지사 출마 선언을 하면서 여권 내 경쟁은 ‘5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오는 21~22일 3명의 후보로 압축하는 예비경선을 앞두고 15일과 19일에 각각 합동연설회와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경선이 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 경선 경쟁이 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 4.5일제 시범사업 효과분석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경기도형 주 4.5일제 도입 성과를 강조하며 이를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추 위원장은 현장에 참석했고 한 의원도 축사를 보냈다. 주 4.5일제가 국정과제인 만큼 자신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주 4.5일제는 단순히 근무 시간을 줄이는 정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삶의 균형을 새롭게 설계하는 사회적 실험”이라고 했다.
  • ‘탈출각’ 재는 트럼프?…“전쟁 곧 종료” 발언, 의미 알고보니 [송현서의 디테일+]

    ‘탈출각’ 재는 트럼프?…“전쟁 곧 종료” 발언, 의미 알고보니 [송현서의 디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지상군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던 며칠 전과 극명한 온도 차를 보여준다. 미국·이스라엘에 의해 제거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고 주변 걸프 지역을 향해 무차별 공습을 퍼붓는 등 여전히 거세게 반격 중인 이란과도 사뭇 다른 태도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전쟁 종료’ 발언이 참모진의 ‘출구 전략 모색’ 조언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 중 일부가 전쟁을 마무리할 ‘출구 계획’을 모색해야 한다고 비공개로 조언했다”면서 “일부 참모진은 미국이 전쟁에서 발을 뺄 계획을 수립하고 미군이 전쟁 목표를 대체로 달성했다고 정당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최근 며칠간 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중 일부는 유가가 치솟아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기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면서 “일부 공화당원들로부터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 전망을 우려하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명분 약하고 경제 악화시키는 전쟁, 여론도 반대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적인 경제 불안은 미국 국민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유가 급등 여파로 미국 내 소매 휘발윳값은 2024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이에 따른 가계 부담과 물가 상승 압박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6~9일 미국인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7%가 향후 1년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난을 받아들이고 감내할 만한 명분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군사 개입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4%였다. 이란 공격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반하는 이번 전쟁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도 분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클 수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차츰 떨어져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조기 전쟁 종료’를 언급하고 이를 실현한다면 미국이 아직 고려 중인 지상전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공중전에 투입되는 전쟁 지출을 중단함으로써 단단히 뿔이 나 있는 국내 유권자들을 달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미군 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란의 공습을 받는 중동 국가들의 피해도 단번에 멈출 수 있는 방식이지만, 반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승리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전쟁은 언제 끝나나…미국·이스라엘·이란의 각기 다른 종전 시점트럼프 대통령이 9일 CBS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거의 완료됐다”고 표현했다. 이날 오후 공화당 행사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며 “이 위협을 단번에 종식시킬 것이다. 초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혀 다른 계획을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강경 태세를 고수했다. 10일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대변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우리”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전 당사국 모두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만이 몇 시간 또는 며칠에 한 번씩 말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조기 종료를 언급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고, 기자회견 과정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이번 주 안에 끝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 최가온 “기술 난도 높이고 최고 보더 될 것”

    최가온 “기술 난도 높이고 최고 보더 될 것”

    “청와대서 코르티스 만난 게 인상적친구들과 파자마 파티, ‘엽떡’도 먹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세화여고)은 “세계 최고의 스노보더가 되는 게 목표“라며 “기술 난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가온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제 세상에서 가장 잘 타는 스노보더가 되고 싶다”면서 “보드도 잘 다루고 기술도 좋은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어리니까 시간이 많고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 지금 하는 것에서 난도를 조금씩 높여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그는 어디를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최가온은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갔는데 모든 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놀랐다”면서도 “다만 친구들은 사진 찍히는 것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청와대 격려 오찬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이 그룹인 코르티스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최가온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코르티스로부터 영상 편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직접 만났을 땐 쑥스러워서 말을 못했다”면서 “여자들이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청와대에서 보니 남자들도 많이 좋아하길래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친구들과 약속한 ‘파자마 파티’를 하며 엽떡(엽기 떡볶이) 로제맛과 마라탕을 이틀 내내 먹었다”면서 “오랜만에 등교했을 때는 친구들이 ‘사진 이상하게 나오니 관리 잘하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전지훈련 중 다친 손바닥을 그대로 안고 출전했던 최가온은 회복을 위해 이번 시즌 대회는 더 이상 참가하지 않고 미국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 재판소원 ‘1호’ 노리는 로펌들… TF 꾸리고 헌재 출신 영입 나서[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재판소원 ‘1호’ 노리는 로펌들… TF 꾸리고 헌재 출신 영입 나서[사법·검찰개혁이 바꾸는 서초동]

    헌법재판 전문 인증 변호사 11명뿐과거 수요 적다 보니 이젠 ‘귀한 몸’대형 로펌들은 벌써 전담팀 꾸려“해외선 인용 1~2%… 시장 대비 차원”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심사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이 임박하면서 국내 로펌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대형 로펌들은 헌법재판관·연구관 출신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중소 로펌도 ‘헌법 전문’ 변호사를 내세워 본격적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호 사건’을 준비하는 변호사도 등장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초기에 재판소원 청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펌에 관련 문의가 몰리고 있다. 법에서 규정한 ‘기본권 침해’의 범위가 광범위한 데다, 명확한 기준이나 판례가 확립되기 전이라 “내 사건도 해당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헌법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중소 로펌들은 전문 인력을 차별화 요소로 앞세우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일정 요건을 갖춘 변호사에 대해 전문 분야를 등록해주는 제도를 시행 중인데, 대한변협에 ‘헌법재판’ 전문분야로 등록된 변호사는 11명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헌법재판 관련 수요 자체가 적어 헌법 전문 변호사는 비교적 소수다. 헌법재판 전문 변호사인 조기현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변호사는 “의뢰인 입장에선 ‘제도 시행 초기에 빨리 청구가 이뤄져야 헌재가 꼼꼼히 살펴봐줄 것’이라고 생각해 문의가 많다”면서 “현재 재판소원 ‘1호 사건’을 청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헌법재판 전문 변호사인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도 “재판소원이 재판에 불복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는 의뢰인들이 집중적으로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들도 시장 선점에 나섰다. 특히 헌재 출신 전관을 내세우면서 헌법재판관 출신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간 대형 소송에서 이른바 ‘대법관 도장값’이 최고가였다면, 앞으로는 ‘헌법재판관 도장값’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까지 헌재 사무처장에 재직한 김정원 변호사를 필두로 헌법연구관 출신인 지영철·강을환 변호사 등이 포함된 헌법재판팀을 출범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강일원 변호사를 중심으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헌법소송팀에서 재판소원도 맡기로 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헌재 선임헌법연구관·부장연구관을 역임한 김경목 변호사를 중심으로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재판소원 제도 도입과 관련해 실무 쟁점’ 자료를 Q&A 형식으로 정리해 내놨다. 법무법인 바른은 헌재 헌법연구관 파견 경험이 있는 고일광 변호사가 팀장을 맡는 헌재 전문 대응팀을 출범했다. 24일엔 재판소원 제도 관련 실무를 주제로 고객 초청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고심 대응 과정에서 재판소원까지 대비하는 방향으로 소송 전략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명웅 헌법 전문 변호사는 “확정 판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재판소원을 청구해야 해 3심을 준비하면서부터 헌재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송 준비를 하는 방향으로 변호사들의 업무도 정교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이 로펌 업계의 ‘블루오션’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판소원을 도입한 독일·스페인·대만의 인용률도 1~2%에 불과하다. 김정환 변호사는 “청구가 쏟아지더라도 대부분은 각하될 것”이라면서 “새 시장을 기대한다기보다 새로운 제도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 아연·납·동 동시 생산 ‘연금술’… 광물 전쟁 속 몸값 뛴 ‘K제련’

    아연·납·동 동시 생산 ‘연금술’… 광물 전쟁 속 몸값 뛴 ‘K제련’

    반도체·태양전지 등 원자재 ‘인듐’中 수출 통제에 t당 6억→10억원방산 핵심 ‘안티모니’ 등 매출 2.5배공급망 재편·중동 전쟁 겹쳐 ‘껑충’ 지난 5일 찾은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인듐 공장에서는 약 200도의 고온에서 녹은 은빛 액체가 주조 용기에 들어간 뒤 길이 약 50㎝, 무게 5㎏, 순도 99.999%의 인듐괴로 생산됐다. 열을 식힌 고순도의 인듐은 1t 단위로 적재된 뒤 공장을 빠져나갔다. 인듐은 반도체와 양자컴퓨터 양자처리장치(QPU)·태양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금속이며, 미국 등 주요국이 지정한 핵심 전략광물이다. 전종빈 고려아연 전자소재팀 책임은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 통제로 가격이 더 올라 지난해 1t당 6억원에서 최근 10억원을 넘겼다”며 “90%는 미국과 일본으로 팔려 나간다”고 설명했다. 미·중 간 광물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나라 비철금속 제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외 핵심 광물 제련 기술을 가진 유일한 국가다. 특히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커지면서 전략 광물 공급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이 2024년 전략광물 수출 통제를 본격화하자 고려아연이 대체 공급망으로 급부상했다. 세계 전략광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을 제외하면, 전략 광물 제련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고려아연은 아연·연·인듐·안티모니등 10여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00만t 이상 생산한다. 고려아연의 전략광물 매출은 2024년 1810억원에서 지난해 4600억원으로 2.5배로 뛰었다. 인듐만큼 최근 몸값이 뛴 희귀 금속은 안티모니다. 국내 기업 중 고려아연만 생산하며 탄약·전자장비·F-35 전투기 등에 쓰이는 방산 핵심소재다. 중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된 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산을 수입하고 있다.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안티모니 가격은 지난해 7월 1t당 5만 9750달러(약 83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윤근 고려아연 귀금속팀 파트장은 “가격이 올해 초 잠시 하락했다가 이란과 미국 전쟁 때문에 다시 조금씩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고려아연이 다양한 희소 금속을 뽑아낼 수 있는 건 아연·연(납)·동을 동시에 생산하는 공정 덕분이다. 전략광물들은 복합 제련 과정의 부산물과 산업폐기물에서 나온다. 단일 원료에서 하나의 금속만 뽑아내는 다른 기업과 달리, 고려아연은 각 제련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에서 화학처리와 전기 분해 등을 거쳐 여러 금속을 효율적으로 뽑아낸다. 이 과정에서 고품질 전략 광물인 인듐·안티모니·비스무트·카드뮴·텔루륨·팔라듐 등이 생산된다. 강기태 고려아연 책임은 “공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어 손실이 거의 없고 잔여물은 시멘트 회사 등에 판매해 폐기물도 거의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미국의 제안에 따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복합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올해 부지 조성에 착수한다. 온산제련소는 142만 1487.6㎡으로 월드컵 상암경기장 19개를 합친 크기와 비슷한데, 미국 제련소는 온산의 절반 크기로 지어진다. 생산품목은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이다. 김승현 온산제련소장은 “미국에서 연간 54만~55만t 생산을 목표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미국 제련소 건설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뿐 아니라 온산제련소가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정세 악화를 계기로 핵심 광물의 가치는 더 오를 전망이다. 조성준 한국자원공학회장은 “군사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전략 광물 같은 원자재 확보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탄자니아를 찾아간 까닭

    [나태주의 풀꽃 편지] 탄자니아를 찾아간 까닭

    지난해 8월 초순의 일이다. 오랫동안 소원했던 문학관을 새롭게 지어 개관했는데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다. 어쩌면 자책감이랄까, 부담감이 그렇게도 작용했던가 보았다. 어디로든 가뭇없이 숨고만 싶었다. 이것저것 할 얘기가 있고 감회가 있었지만 그 누구와도 이야기할 만하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인데 문학관을 이렇게 세워도 되나 싶은 염려 또한 없지 않았다. 그때 마침 탄자니아 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실은 2021년에 이미 계획했던 일인데 코로나로 길이 막혀 가지 못했던 여행이다. 문학관을 새롭게 개관한 뒤 무거운 마음을 덜기 위해서라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가 가면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내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내가 외국 여행만 떠나면 집안에 불상사가 일어나는 징크스가 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지지난해 5월에만 해도 내가 캐나다 여행 떠난 사이 아버지가 소천하신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탄자니아 여행은 좀 특별한 여행이었다. 패키지 여행이나 배낭여행 같은 것이 아니라 월드비전에서 계획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일종의 지원 사업 확인을 위한 공무 출장 형식의 여행이었다. 게다가 여행 이름조차 ‘나태주 시인과 함께하는 탄자니아 여행’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가고 싶었다. 아니, 꼭 가야만 했다. 그런데 아내가 반대하고 나서니 이를 어쩌나. 근심하는 나를 생각해 아내가 이번만 다녀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다음날이면 마음이 바뀌어 가지 말라고 하는 거였다. 그렇게 번복하기를 세 차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를 보고 끝내 아내가 이번만 다녀오라며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어렵게 떠난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명색은 6년 동안 내가 후원해 온 탄자니아의 네마 니코데무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는 거였다. 그런데 탄자니아, 이 나라는 정말로 아프리카다운 나라였다. 오가는 데 하루씩 걸리고 머무는 데 일주일. 여행이라기보다는 현장학습이었고 오지 탐험 같은 느낌이었다. 탄자니아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그 나라의 척박한 자연과 힘겹게 사는 사람들 모습에 경악했다. 우리들의 1950년대 모습 같은데 물까지 부족하니 지옥이 따로 없구나 싶었다. 두고 온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 나라이며 천국인지 실감이 되었다. 하지만 며칠 머무는 사이 그 생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비록 자연환경과 살림살이 여건은 형편없었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또 예상 밖이었다. 그럴 수 없이 평온했고 스스로의 삶에 크게 불평이 없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어른은 어른대로 만족스러운 듯 느긋했으며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또 천진하고 밝고 유쾌했다. 순박하고 인간적이며 선량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의 크고도 깊으면서 맑은 눈동자는 멀리서 온 사람의 눈길을 붙잡고 쉽게 놓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 머물고 한국으로 돌아온 때가 8월 15일. 서울에는 물난리가 나서 다리가 묻히기도 했다. 1년 중 8개월 동안 비 한 방울 오지 않는다는 탄자니아와 너무도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정작 돌아와 돌이켜보니 탄자니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이 많이 그리워졌다. 특히 아이들의 깊고도 맑고 선한 눈동자가 그랬다. 그렇구나. 탄자니아에 있을 때는 한국이 천국으로 보이더니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오히려 탄자니아가 천국으로 보이는구나. 그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천국이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지나간 날, 떠나온 곳에서만 천국을 찾지 말고 현재 내가 있는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찾으면 어떨까. 일본의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는 ‘인도 방랑’ 서문에 “내가 인도에 간 것은 내가 나한테 지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썼는데, 나는 “무거운 나를 잠시라도 버리기 위해서 탄자니아에 갔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탄자니아의 경험과 느낌을 정리해 ‘돌아보니 그곳이 천국이었네’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내기도 했다.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듯 싶었다. 나태주 시인
  • ‘나래봇’ 세무 안내 챗GPT 능가… 금천의 AI 혁신 행정

    ‘나래봇’ 세무 안내 챗GPT 능가… 금천의 AI 혁신 행정

    “지난해 12월에 월급여 총액이 2억원이면 주민세 종업원분을 내야 해?” 8일 서울 금천구가 마련한 인공지능(AI) 기반 세무안내 챗봇 ‘나래봇’과 생성형 AI ‘챗GPT’에 이런 질문을 입력했다. 챗GPT는 ‘급여에 0.5%를 곱하면 된다’고만 답한 반면, 나래봇은 ‘12월이 아닌 최근 1년간 월별 급여총액을 합산한 뒤 12개월로 나눈 평균이 1억 8000만원을 넘어야 납부 대상’이라고 바로 잡았다. 24시간 정확한 지방세 정보를 알려주는 나래봇은 지난해 6월 첫선을 보인 뒤 금천구 명예직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6개월 만에 방문자 8404명의 질문 2만 8367건을 해결했다. 행정 효율을 높인 점을 인정받아 서울시가 주관한 ‘2025년 민원서비스 평가’에서 개선 우수사례로 뽑혔다. 나래봇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숨은 주역은 금천구 세무동아리 ‘지택스랩(G-TAX LAB)’이다. 지난해 초 금천구 세무직 공무원의 약 37%인 28명이 자발적으로 뭉친 이 동아리는 나래봇의 집중 훈련을 책임졌다. 지난해 7·8월 지식산업센터 업체 130곳, 법무사 41곳, 공인중개사 631곳 등에 나래봇을 알리는 공문도 보냈다. 지난달 24일 만난 지택스랩 회원들은 5월부터 시가표준액 검색 기능을 추가하는 등 개선 작업을 위한 논의 중이었다. 동아리 부회장을 맡은 남주영(56) 38세금징수1팀장은 “나래봇은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제작됐는데 이번엔 서울시의 ‘알기 쉬운 지방세’ 자료도 탑재한다”며 “직원들이 자주 받는 질문을 넣어보고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계산 과정을 답하도록 해 이해가 쉽고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모든 지역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G밸리가 있는 금천구 납세자만의 고민까지 척척 해결해 준다는 게 장점이다. 입직 10년차 강민주(34) 주무관은 “나래봇에 번지만 입력하면 등록면허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국가산업단지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관련 문의도 줄고 안내도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나래봇을 만들고 활용하면서 업무 숙련도도 높아졌다. 지난해 1월 입직한 조재영(30) 주무관은 “동아리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실무를 익혔고 현장학습을 다니면서 동료와도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유성훈 구청장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행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조직범죄 위험 남미에서 1위 에콰도르, 불명예 씻을 수 있을까 [여기는 남미]

    조직범죄 위험 남미에서 1위 에콰도르, 불명예 씻을 수 있을까 [여기는 남미]

    범죄조직의 활동으로 남미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는 에콰도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 언론은 7일(현지시간) ‘초국가 조직범죄에 맞서는 글로벌 이니셔티브(GI-TOC)’ 보고서를 인용해 “에콰도르의 글로벌 조직범죄지수가 남미에서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에 가입한 193개 국가의 조직범죄 정도와 국가의 대응력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에콰도르의 글로벌 조직범죄지수는 7.48로 세계 5위, 남미에선 1위였다. 콜롬비아와 페루 등 코카인 생산 선두를 다투는 국가들이 포진해 있어 마약 카르텔의 활동이 활발하다 보니 조직범죄가 심각한 남미지만 남미의 글로벌 조직범죄지수 평균은 6.13으로 에콰도르보다 훨씬 낮았다. 현지 언론은 “대륙 단위로 볼 때 남미의 글로벌 조직범죄지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지만 에콰도르의 지수가 월등히 높다는 건 에콰도르 조직범죄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치안 전문가들은 에콰도르가 조직범죄의 주요 무대로 전락한 원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카인을 생산하는 콜롬비아 및 페루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점, 다수의 전략적 태평양 항구를 보유하고 있는 점, 통화 주권을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공용 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치안 전문가 마리아노 산체스는 “남미에선 불법 무기 거래, 밀수, 금융 범죄 등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런 주변 환경을 볼 때 범죄조직으로선 에콰도르만큼 활동하기 좋은 곳이 없었고 국가가 초기에 대응하지 못해 오늘날 이 국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콰도르가 뒤늦게 미국과 손잡고 범죄조직 소탕에 나선 것도 이런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에콰도르는 4일 미 남부사령부와 함께 과야킬, 마찰라, 키토, 밀라그로 등지에서 마약 카르텔 등 범죄조직 소탕을 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 ‘코스타(연안이라는 뜻) 작전’이라고 명명된 이번 작전 첫날 에콰도르는 범죄조직의 거점으로 의심되는 26개 주소지를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조직원 16명을 체포했다. 에콰도르는 범죄 수익으로 추정되는 현금 100만 달러(약 14억 6000만원)와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차량 14대, 스마트폰 20대와 복수의 총기를 압수했다. 에콰도르 국방부는 “1차 타깃으로 삼은 조직은 주로 컨테이너에 코카인을 숨겨 유럽으로 밀수하던 조직”이라면서 “약 1년 8개월 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을 전개한 결과 첫날부터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조직은 주로 수출되는 과일을 운반하는 냉장 컨테이너에 코카인을 숨겨 유럽 각지로 보내왔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직범죄 위험 국가 1위라는 불명예도 씻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번 작전을 시작으로 범죄조직을 소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후회 없이 뛰었다… ‘영원한 12번’  굿바이 모비스맨[스포츠 라운지]

    센터 체격에 점프력 좋지 않았지만‘생각하는 농구’로 오랜 현역 생활“유재학 감독, 농구 안목 키워줬죠”성실성 으뜸 양동근 감독도 은인2012~2015시즌 3년 연속 우승 값져“지도자로 불러주면 열심히 해야죠”프로 선수에게 ‘원클럽맨’이라는 수식어는 우승 반지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반지가 정상을 향한 팀 구성원의 헌신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면, 원클럽맨은 한 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평가와 더불어 은퇴 이후에도 구단 역사와 함께 숨쉰다는 상징성까지 부여받기 때문이다. 위대한 여정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함지훈(42·울산 현대모비스)은 출범 30년째를 맞은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에 곧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농구대잔치’를 거쳐 1997년 프로 시대를 연 KBL에서 한 팀의 유니폼만 입고 15시즌 이상을 보낸 선수는 추승균(KCC)과 김주성(DB), 양동근(현대모비스), 양희종(정관장)까지 4명뿐이다. 이 가운데 김주성과 양동근, 양희종은 각각 16시즌을 한 팀에서 뛰었고 추승균은 15시즌을 보냈다. 지난 2월 6일 서울 SK나이츠전부터 은퇴 투어를 시작한 함지훈은 프로 데뷔 이후 올해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현대모비스의 골밑을 지키고 이제 정든 코트를 떠난다. 지난달 25일 용인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함지훈은 “이렇게 좋은 팀에 와서 좋은 선수와 감독을 만났던 게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을 낮추며 “이 팀에 와서 우승도 많이 했고, 후회 없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영광의 시절을 돌아봤다. 1984년생으로 현역 최고령인 함지훈은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맨’이 됐다.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5차례 이뤘고 2009~10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플레이오프 MVP를 모두 차지하며 리그를 상징하는 빅맨으로 거듭났다. KBL 베스트5 선정 3차례, KBL 올스타 선정 7차례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을 차지했다. 어쩌면 그에게 농구란 운명처럼 정해진 길이었다. 농구 선수 출신인 부모를 둔 덕에 발육이 남달랐고, 초등학교 때 부모의 지도로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가드로 출발했으나 중앙대 진학 후 센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키 198㎝에 몸무게 94㎏인 체격엔 센터가 제격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비슷한 체격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점프력이 좋지 않았다. 센터라면 누구나 꿈꾸는 호쾌한 덩크슛을 공식 경기는 물론 연습에서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함지훈은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센터로 군림했다. 그는 ‘생각하는 농구’를 생존 비결로 꼽았다. 함지훈은 “농구가 피지컬 운동이긴 하지만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운동을 한 것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함지훈은 5일까지 839경기(KBL 역대 2위)에 출전해 8338점(KBL 역대 10위)을 기록, 현대모비스 구단 역대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기량으로는 아직 더 뛸 수 있지 않을까 미련도 남지만, 그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이 점점 더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고백했다. 올해 갑자기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니라 구단이나 양동근 감독과도 재작년부터 꾸준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제는 물러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뷔 시즌 평균 33분21초를 출전했던 함지훈은 출전 시간이 조금씩 줄더니 올 시즌에는 평균 11분36초가 됐다. 수치상으로 기여도가 떨어졌지만 사실 함지훈은 ‘함여우’ ‘함바스’(함지훈+아르비다스 사보니스)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부족한 운동 능력을 상쇄하기 위해 뛰어난 농구 지능(BQ)을 활용해 탁월한 위치 선정과 타이밍,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로 오히려 빛났기 때문이다. 사보니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옛 소련에 금메달을 안기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전설적인 센터다. 이제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그는 농구 인생의 성장을 이끌어준 은인으로 유재학 전 감독과 양 감독을 꼽았다. 함지훈은 “제가 원클럽맨이 될 수 있었던 요인 3가지 중에 좋은 클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유 전 감독님이 부족한 제 농구 안목을 키워줬다”면서 “거기에 양동근 선배는 농구 내적이나 외적인 면에서 정말로 인간적으로 본받을 만큼 성실했고, 그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고 또 한 번 겸손해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팀이 2012~13시즌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이다. 함지훈은 “쓰리핏(세 번 연속 우승)은 아직까지 어떤 팀도 깨지 못하는 기록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첫 우승을 하고 나서 MVP를 받았을 때도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함지훈은 은퇴 이후 지도자로 ‘농구인’의 길을 가려 한다. 그는 “어떤 길을 걸을지 아직 구단과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지도자로 불러주시면 열심히 해야죠”라고 웃었다. 오는 4월 8일 창원 LG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접는 그의 등번호 12번은 영구 결번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말에 함지훈은 “구단과 지도자, 동료로부터 인정받고 꼭 필요한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팬들로부터도 인정받으면 제가 은퇴한 뒤에도 성공한 농구 선수의 삶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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