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미래창조과학부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페이퍼코리아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이슬람국가(IS)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돈거래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한항공
    2025-12-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11
  • [부고]

    ●강기수(전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씨 별세 병천(성신설비 근무)병철(서울신문 정치부 기자)씨 숙부상 1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00 ●민병두(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씨 부친상 13일 삼육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2215-4444 ●이순건(SK브로드밴드 경영지원부문장)정기(전 고교 교사)정명(경동고 교사)씨 부친상 김정교(부산대 교수)최종열(부산대 교수)김종환(씨티은행 의정부지점 근무)씨 장인상 13일 부산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51)607-2990 ●정병일(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대표이사)씨 모친상 13일 인천 백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30분 (032)773-4445 ●김복희(코이카 홍보실장)씨 모친상 13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5시 (031)900-0444 ●김윤성(시인)씨 별세 영신(전 KBS 정책기획센터장)씨 부친상 13일 일산백병원, 발인 15일 오전 6시 30분 (031)910-7444 ●동석호(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씨 부친상 13일 경희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6시 30분 (02)958-9545 ●이보영(이화여대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부원장)씨 부친상 1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258-5940 ●윤호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씨 부친상 백유미(미래창조과학부 사무관·외교부 파견)씨 시부상 13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30분 (031)787-1501
  • [열린세상]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필요한 규제/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초빙교수

    [열린세상] 공정한 경쟁을 위해 필요한 규제/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초빙교수

    복면을 쓴 연예인이 노래 실력을 겨루는 ‘복면가왕’이라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들은 복면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를 맞추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만 외모와 경력 등이 가려지고 오직 실력만으로 경쟁을 벌인다는 것에도 환호한다. 어떤 사람이든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경쟁은 제한된 자원을 서로 먼저 많이 차지하려는 탈취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자원이 제한되고 이를 차지하려는 사람이 많은 경우 경쟁은 치열해지고 경쟁이 활발해질수록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돼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온다.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자연자원이 없고 비좁은 국토에서 모든 국민이 오직 사람에 대한 투자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에서 교육에 대한 무한 열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 위주의 줄 세우기 경쟁 등 극심한 경쟁에 따른 피로감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1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2.1명)의 2배가 넘는다. 살아남으려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경쟁력의 원천은 지식, 기술, 학력, 재력, 인맥 등 다양하다. 문제는 이런 경쟁력의 원천이 이미 불공정하게 배분돼 있다는 것이다. 소위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 지식이나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교육의 기회도 재력에 의해 제한되고 취업, 승진 등 사회에서의 성공도 인맥 등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이미 서로 출발 지점이 다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공정한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된다. 공정한 경쟁이란 공평한 경쟁을 의미하고 공평한 경쟁이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고른 경쟁, 즉 기회의 균등이 보장된 상황에서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회의 균등이란 경쟁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형성된 경우를 말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경쟁 자체만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경쟁을 위해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 경우 그러한 부족한 조건을 보완해 주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규제다. 경제학이나 경쟁법에서는 규제를 경쟁과 대립하는 불필요한 악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정부는 규제를 통해 공익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정부의 실패로 인해 규제를 통한 공익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장의 자정 기능을 통한 비규제나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경쟁의 조건을 균등하게 확보하는 등 시장 실패를 교정하는 것은 물론 분배와 성장을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항과 제2항의 관계에 대해 종래의 다수 견해는 제1항이 원칙이고 제2항이 예외하고 보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어느 한쪽이 우월한 가치를 가질 수 없는 협력적, 보완적 관계로 판시했다. 규제와 경쟁을 협력, 보완 관계로 보지 않고 이를 선택이나 갈등 관계로 보는 것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전문 규제기관과 일반 경쟁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업무영역 다툼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경쟁만을 강조하는 사회, 공익 추구를 위한 규제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경쟁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공익의 대변자로서 이해관계의 조정 등 정부의 역할을 방기하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오히려 진정 우리 모두의 공존을 위해서는 경쟁의 조건을 균등하게 만들어 주는 사회, 공익 추구를 위한 규제의 역할을 인정하는 사회, 나아가 경쟁에서 패배한 실패자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만, 규제가 공익을 빌미로 실제로는 규제자의 이익이나 몇몇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포획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 케이블 TV + 이동전화 결합 상품 상반기 출시

    올봄부터 지역 케이블 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특정 이동전화 2개 회선을 쓸 경우 요금을 할인해 주는 상품이 출시된다. CJ헬로비전의 초고속 인터넷을 쓰는 가구에서 SK텔레콤 모바일 회선 2개 이상을 쓸 경우 결합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르면 상반기 중 케이블 TV 요금과 이동통신사 모바일 요금을 묶어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12일 케이블 사업자와 제휴한 ‘동등결합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등결합상품이란 ‘케이블 사업자 제공 인터넷+이통사의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 2개 이상 회선’을 사용하는 가계에 통신비를 깎아 주는 요금제를 말한다. 지금까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특정 통신사의 우산’ 아래 서비스 중인 인터넷, 스마트폰, IPTV에 대한 결합상품만 판매돼 왔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세우며 케이블 사업자들의 동등결합상품 도입 건의를 수용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CMB, JCN울산중앙방송 등 6개 케이블 사업자와 SK텔레콤의 동등결합상품인 가칭 ‘온가족케이블플랜’을 오는 2월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이날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발표했으며, KT도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모바일 2회선 이상 가입자가 케이블 사업자의 인터넷을 쓰면서 할인 혜택을 받는 요금제 출시는 오는 3월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와 케이블 사업자들 간 결합 할인율, 요금정산, 전산개발 등 실무적 논의에 시일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 김승환 상품기획팀장은 “동등결합 의무 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다르게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을 의무적으로 도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부의 케이블TV 상생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추진하게 됐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동등결합상품을 지역 케이블 가입자의 이탈 현상을 제어할 기회로 보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그동안 이통사의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던 가입자들만 결합상품 요금 할인을 받으며, 케이블 사업자의 인터넷을 쓰던 소비자들은 차별을 받아 온 측면이 있다”면서 “소비자 차별이 해소되면서 소비자들의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통사와 케이블 사업자 간 M&A 논의가 다시 공론화될 여지도 커졌다. 이통사와 케이블 사업자의 사업 영역이 결합 요금제를 만들어 낼 정도로 중첩된다는 점이 다시 부각된 데다 동등결합상품을 통해 두 업계 간 고객을 공유하는 영역이 생기기 때문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차기 정부 조직개편 우선순위 부처는

    김한창 공공정책연구원장 “문체·미래·해수부 개편” 주장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19대 대통령이 이끌 새 정부조직 구성안 논의가 활발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아니라 야당이 정부조직 개편 논의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예전과 다른 양상이다. 12일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하는 정부조직 개편 토론회가 두 개나 열린다. 정부 조직관리를 맡은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정부 스스로 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만들어도 거의 반영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박탈감’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며 “국회를 비롯해 새 정부조직에 대한 활발한 토의가 이뤄져 제대로 된 안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촛불명예혁명 정신을 정부조직 개편에 담다’ 토론회에서는 김한창 공공정책연구원장이 촛불 민심을 수용한 19대 대통령 행정부의 조직 개편 방향을 밝힌다. 김 원장은 “차기 정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국민을 위한 치유책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성공의 첫발을 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 제거, 협업을 통한 행정 효율성 강화를 조직 개편의 목표로 삼았지만 법제처를 제외한 17부 5처 16청이 대부분 민주성 결여, 무존재감, 도덕적 해이, 무사안일주의 등의 문제점을 보였고 정권의 전위대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직 개편이 필요한 부처로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를 들었다. 문체부는 문화부와 공보처, 관광청으로 축소하고 체육과 관광 업무는 여성가족부, 대한체육회 등으로 넘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부도 해체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부처와 기초과학 진흥 중심의 과학기술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해수부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해양청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수산청으로 나누자고 밝혔다. 또 장관이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를 겸임하는 현 제도 대신 개발정책 부총리와 규제정책 부총리를 신설하면 분권적 대통령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총리는 복지를 근간으로 하는 내치를 중심으로 업무 분담을 설계하면 시대적 요구인 개헌 효과도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대적 사명인 경제민주화를 이루려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책 실패로 교육 격차가 소득 격차만 낳은 교육부도 폐지하고 정책 기능을 갖춘 교육위원회를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홍일표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은 “차기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대선 이전에 국회 정부조직개편특위를 설치해 각 정당이 정부조직 개편 협의를 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직기강 해이 위험수위] “곧 사라질 조직” 손놓고… “새 대통령 누가” 정치 촉각만

    [공직기강 해이 위험수위] “곧 사라질 조직” 손놓고… “새 대통령 누가” 정치 촉각만

    최대 관심사 “이사 가야 하나요”행동 요령 “승진은 절대 안 돼요”주문 외듯 “우린 책임 없어요” 공직사회는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충격과 허무에 휩싸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조에 맞춰 애써 만들어 실행에 옮겼던 정책들 중 일부가 이른바 ‘비선실세’를 위한 것이었거나 당초 취지와 달리 악용됐다는 사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많은 공무원들이 패배의식을 느꼈고, 테크노크라트의 숙명론 같은 자괴감에 빠졌다. 이후 관가는 검찰 수사와 특검, 탄핵 가결과 국정조사 등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충격에선 벗어났지만, 지금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3가지 정신자세, 즉 위기의식·책임의식·목적의식을 잃어버린 ‘3실(失)의 시대’라는 이야기가 공직사회 내부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국가 조직의 기초이자 위기상황의 마지막 보루로서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할 정부 각 부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3실’의 현장 분위기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심각하다. ●“반년만 버티면 다 사라질 텐데” 아직 올해 정부 업무보고가 끝나지 않았지만 일부 부처에서는 벌써 조기 대선 이후 부처나 조직이 갈라져 재편되거나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정치권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다 보니 목적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곳이 이번 정부의 주요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다. 지난달 탄핵 가결 이후 조직 개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미래부 내부의 관심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세종행’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한 미래부 직원은 “이번 정부 들어 근무지가 과천에 있다는 점 때문에 자녀 교육을 위해 미래부로 옮긴 직원들이 많았다”면서 “조직 개편을 놓고 퇴직자 등 외부에서 스며들어온 소문이 내부에서 거의 넘쳐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다시 서울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곳도 있다. 지난해 세종청사로 옮긴 국민안전처의 한 직원은 “조기 대선이 치러진 이후 다시 서울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비롯해 어떤 형태로 조직이 쪼개지고 합쳐질지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정부에 신설됐던 ‘정부 3.0 추진위원회’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어차피 반년 정도만 잘 버티면 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다. 이 위원회에 참여한 한 외부 인사는 “이번 정부를 끝으로 ‘정부 3.0’이라는 어젠다 자체가 폐기될 것을 위원회 스스로 염두에 두고 있어 모든 문제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부를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것은 이번 정권이 끝나고서라도 계속 추진해야 할 가치인데 이렇게 중단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조기 대선 이후 조직 개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 ‘경제정책과 국제금융 파트에 금융위원회까지 합친 경제부와 예산과 국고 및 공공정책 파트 등을 합친 재정부로 분리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는 둥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만들어져 돌고 있다. 공무원의 공통 관심사인 ‘진급’도 기피하는 분위기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1급으로 진급하면 ‘전 정권 인사’로 찍힐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면서 “진급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이상하게 보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둘만 모여도 대선 전망”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간부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거나 정책을 조율하는 업무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면서 “올해 업무보고를 준비하면서 ‘소홀히 하면 태만, 열심히 하면 기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원에 응답하는 업무 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나 부처 간 업무 조율이 거의 마비된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를 능동적으로 처리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느슨한 업무 분위기 속에 직원 둘만 모여도 현재의 정치상황과 차기 대선 전망이 주된 화제로 떠오른다. 어느 후보는 이념성향이 어떻고, 또 어느 후보는 지지율이 어떻게 될 것 같다는 식의 품평이 이뤄지기 일쑤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식사나 사적인 모임에서는 주로 후보들의 대북관이나 이념, 경제정책 등이 주로 회자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시급한 현안에 대한 대응도 무뎌지고 있다. 국민은 국정공백 상황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걱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무역 보복이 아니다”라는 중국의 외교적 수사를 국민들에게 전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또 실업자와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악화되는 경제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타개책도 제시하지 않고 “정책효과로 좋아질 것”이라는 추상적 전망만 제시하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사무관은 “지금 새 정책을 개발해 봤자 주목받지 못하는 데다 추진동력도 없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책 개발에 손댈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급 간부는 “각 부처가 매년 하는 업무를 차질 없이 하고 있지만, 사실 작년과 재작년의 틀에 숫자만 바꾸는 게 전부”라면서 “위기에 대응할 역량이 없으니 위기가 아니라고 자기최면을 거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영혼 없다 비판하지 말라”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국장급 간부는 “직업 공무원인 ‘늘공’들의 잘못이란 것은 이번 정권의 청와대에 근무한, 원래 공무원이 아니었던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지시를 수행한 것이 전부”라면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잘못한 것이 없는데 ‘영혼이 없다’는 식의 비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범죄행위를 실행에 옮기면서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초기 내부적 반성과 논의가 활발했지만, 최근 관가에서는 특검 수사를 통해 일부 부처의 공무원들이 국정농단의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밝혀지는 상황을 언급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부처 종합·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세종시에 여의도 면적 ‘제로에너지 타운’

    최첨단 녹색 건물·옥상정원 등 1만가구 에너지 자급 미래도시로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에 정부 차원의 ‘제로에너지 타운’이 조성된다. 행복도시건설청은 행복도시 5-1 생활권(274만㎡)에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 타운을 만든다고 10일 밝혔다. 행복도시 제로에너지 타운은 친환경·정보통신 기반의 신기술과 신공법이 적용된 에너지 자족도시이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협업 과제로 추진된다. 개별 건물이나 주택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 설비를 갖춘 사업은 있었지만 서울 여의도 면적의 동(洞) 단위 제로에너지 타운 조성은 처음이다. 이곳에는 1만 1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각종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 단계부터 에너지 자립형을 넘어 탄소 제로 비전을 지향하는 미래도시 개념이 도입된다. 에너지 시설뿐만 아니라 건축,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도 에너지 최적화 설계와 관리·운영 기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모든 건축물은 에너지효율 1등급 건물로 지어야 한다. 또 주택은 ‘패시브 기술’(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과 ‘액티브 기술’(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각종 기술 도입)이 적용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녹색 건축물로 지어진다. 건물마다 옥상 정원을 만들고 벽면에도 녹화 시설을 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도로(솔라로드), 태양광 나무(솔라트리), 타워형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융·복합 시설도 들어선다.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의 운행 인프라를 구축해 탄소 저감형 교통체제도 구축된다. 국내 최대 규모(1㎿h)의 에너지저장 시스템(ESS) 실증사업도 추진된다. 낮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야간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폰에 쓰면 접착종이에 프린트… 역시, 아이디어다

    폰에 쓰면 접착종이에 프린트… 역시, 아이디어다

    글로벌업체 속 국내 4곳 혁신상스마트프린터 ‘네모닉’ 5월 출시 밸런스 아는 IoT골프화 ‘아이오핏’ 게임기 같은 재활용 장갑 ‘라파엘’ ‘크레모텍 휴대용 빔’ 2년째 수상 “대기업도 따라오지 못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국제가전전시회(CES)를 사로잡은 비결이죠.”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전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가전쇼 CES에서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들만 빛을 발했던 것은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 4곳이 당당히 ‘CES 혁신상’을 거머쥐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CES 혁신상은 수천여 가지의 참가 제품 중 28개 부문, 446개 제품에만 주어진다. 세계적인 대기업과 겨뤄 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제품의 공통점은 뛰어난 기술력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였다. 창업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스타트업 망고슬래브㈜는 스마트 프린터 ‘네모닉’을 통해 ‘컴퓨터 액세서리’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네모닉은 스마트폰 속 메모를 점착 종이에 바로 출력할 수 있는 장치다. 망고슬래브는 삼성전자, 팬텍 등의 베테랑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로 지난해 여름 삼성전자에서 분사했다. 정용수 망고슬래브 대표는 “메모지는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디지털 메모는 저장은 쉽지만 잘 찾아보지 않게 된다는 단점이 있는데, 네모닉은 두 가지를 극복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중간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네모닉은 오는 5월 정식 출시된다. 솔티드벤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신발 ‘아이오핏’으로 ‘웨어러블 기술’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일차적으로 자세 교정 골프화로 개발된 아이오핏은 깔창에 내장한 센서가 사용자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걸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보내 준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정보를 확인하면서 스윙 자세를 바로바로 교정할 수 있고, 프로 선수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이세희 솔티스벤처 이사는 “사람마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스마트 신발 분야는 대기업들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지만, 우리에겐 충분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도전했다”며 “앞으로는 골프화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스포츠 종목으로 개발 범위를 넓혀 갈 것”이라고 했다. 크레모텍㈜은 자체 개발한 레이저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휴대용 레이저 빔 프로’을 개발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어디서든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서 재생되는 영상을 크게 키워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다. 뇌졸중 치료용 스마트 글러브인 ‘라파엘’을 출품한 네오펙트㈜는 ‘피트니스, 스포츠 및 바이오 기술’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재활 운동을 게임 콘텐츠와 연동한 아이디어가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라파엘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재활병원 랭킹 1위인 시카고 재활병원(RIC)에 납품되고 있다. 고경모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조정관은 “이번 CES 성과를 바탕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 K-글로벌 프로젝트, K-ICT 본투글로벌센터 등 단계별 스타트업 보육을 통해 제2, 제3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관가 블로그] ‘엘리트’ 명성 되찾은 기재부 으쓱

    [단독] [관가 블로그] ‘엘리트’ 명성 되찾은 기재부 으쓱

    타부처 ‘최순실’ 파문에 비해 ‘기재부는 무풍’ 영향 받은 듯 나빠진 경제 사정 때문에 얼굴 주름살이 늘어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표정이 오랜만에 환해졌습니다. 이달부터 배치된 수습 사무관들의 쟁쟁한 면모 덕분입니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불리는 행정고시 재경직 합격자 가운데 수석과 차석을 포함해 1~10등 중 8명이 기재부를 지원했습니다. 시험 성적과 국가인재원 교육 성적을 합친 점수로 줄을 세웠을 때 그렇습니다. 5등과 10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배치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정반대였습니다. 상위 성적 10명 중 2명만 기재부를 택했습니다. 수석을 차지한 여성 사무관은 행정자치부를 지원했고 2, 3, 5등은 나란히 공정위에 가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전 부처의 ‘맏형’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과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기재부의 굴욕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대대로 재경직 수석의 기재부행은 불문율이었으니까요. 콧대 높은 기재부 직원들, 올해는 빵빵한 후배들 덕에 어깨 좀 펴게 됐다는 우스개가 들립니다. 공무원 채용을 관장하는 인사혁신처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해가 이례적이었고 전통적으로 기재부를 선호하는 재경직의 경향이 올해 다시 부활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순실 사태’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수습 사무관들은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실무교육을 위해 부처를 돌며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의 실상을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부처는 인사부터 정책 전반이 비선 실세에 의해 크게 흔들린 반면 기재부는 무풍지대에 가까웠습니다. 국정 공백이 빚어져도 경제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힘 실어주기도 뒷받침이 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조직 개편이 단행되더라도 기재부가 없어지거나 업무 중요성이 경감될 리 없다는 점이 수습 사무관들의 지원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도 합니다. 2012년 정부청사의 세종 이전 이후 인기가 높았던 서울 소재 부처 선호 현상은 옅어졌습니다. 2012년과 2015년 재경직 수석은 금융위원회를 선택하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21~43등 사이의 사무관 5명이 배치됐습니다. 세종의 주거, 교육 등 인프라가 자리를 잡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세종 라이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어 보입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염증에 의한 동물 노화 메커니즘 규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신성철) 뉴바이올로지 전공 박상철 석좌교수(웰에이징연구센터장)가 전남대 의대 최현일 교수와 함께 동물의 장내 염증 축적에 의한 동물 노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동물 노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가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염증 축적이 동물 노화의 원인이라는 ‘염증 유도 노화설’이다. 연구팀은 장 조직 내 염증세포 증가와 혈관 주변 환경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염증 유도 노화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3일자에 발표됐다. ●13일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은 오는 13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17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신년인사회는 과학기술인과 정보방송통신인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와 화합을 도모하고 국가 발전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과총 설립 50주년에 이어 올해는 미래부의 과학부문 전신인 과학기술처 설립 50주년이어서 과학기술계로서는 뜻깊은 해다.
  • [월요 정책마당] 사이버보안 확립과 지능정보 사회 실현의 전제조건/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월요 정책마당] 사이버보안 확립과 지능정보 사회 실현의 전제조건/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세계 경제의 저성장 우려가 짙어가던 지난해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전 세계 경제·사회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져다줄 희망 섞인 화두가 제시됐다.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이다. 모든 사람과 사물을 지능적으로 연결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방대한 정보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최적의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자,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누리는 ‘지능정보 사회’의 모습이다. 이미 우리는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결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지능정보 기술의 힘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바 있다. 정부도 이러한 변혁의 시기가 수년째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문턱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지난해 3월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 수립을 시작으로 7월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능정보사회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12월에는 우리 경제·사회 분야별 추진전략을 담은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기능과 위험 요소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밋빛 지능정보 사회를 맞이하는 일은 한낱 희망 사항에 불과할 것이다. 지능정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초연결 인프라와 빅데이터는 정보 유출과 악용의 위험에 크게 노출될 우려를 안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고도화된 로봇과 프로그램들은 예상치 못한 수준과 방식으로 사회의 안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진화된 기술의 이면에 있는 역기능과 위험 요소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극복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 지능정보사회를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말한다. 지능정보 기술은 그 자체로 문제 해결과 예방을 위한 열쇠로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사이버 위협의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분석해 스스로 방어·치유하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폐쇄회로(CC) TV의 영상 보안과 생체인증 기술을 비롯해 지능적이고 고도화된 보안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모두 지능정보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 앞으로 지능정보 기술을 토대로 국방과 행정, 경제 등 각 분야를 아우르는 사이버보안 대응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정부도 지난해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대비한 사이버보안 기술들을 체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이 ‘국가 사이버보안 연구개발(R&D)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6일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개최한 올해 첫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해우소’에서는 관계부처 간에 사이버보안 분야의 보다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다짐했다. 지난해는 미국 국토안보부, 공군과의 사이버보안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조속한 시일 내에 사이보보안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과 이스라엘 등으로 협력의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정보보호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다. 지능정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광범위한 보안 기술 확보와 보안시스템 운용을 위한 인력·예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도 급속히 팽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보보호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정보보호 산업 진흥계획’ 수립, 보안산업 클러스터 조성, 보안 전문인력 양성과 해외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정부 지원을 받은 보안벤처 기업이 세계적인 벤처올림픽인 ‘매스챌린지’에서 최종 우승했다는 소식은 그간의 지원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미국연방수사국(FBI) 출신 보안전문가 마크 굿맨은 그의 저서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에서 기술의 발전과 사이버공간의 진화로 인해 나타날 테러나 범죄가 인류의 진보와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시에 기술을 옳은 방향으로 활용해 다가올 위협을 충분히 막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한다면 ‘사이버보안 확립’이 인류의 새로운 번영을 가져다줄 지능정보 사회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될 것임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울광장] ‘창조경제’, 멈춰야 할까/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 멈춰야 할까/이동구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 ‘창조경제’라는 용어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무슨 뜻인지 명확히 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 17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개설된 후 그 의미를 약간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신성장 산업, 즉 ‘미래의 밥그릇, 먹을거리를 찾아내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1400여곳이 창업지원을 받았고, 4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이 유치되기도 했다. 삼성, KT 등 각 분야의 선두 기업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창업지원에 앞장서는 등 지역 및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하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홈페이지 구축 등에 최순실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창조경제와 관련된 정책 추진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서울시와 전남도 등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할 미래창조과학부의 컨트롤타워 기능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을 추진해온 부처라 차기 정부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마저 회자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신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창조경제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탄핵정국 속에서 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제4차 산업혁명’의 추진 동력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해 이맘때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1년여 만에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무인 자동차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각자의 기술이 아닌 앞선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만든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과 부를 창출해 내는 게 핵심이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을 본 세계인들은 이미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 몇몇 자동차 생산국들은 무인 승용차를 상용화할 단계까지 와 있다. 지난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전시회(CES) 2017’은 4차 산업혁명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16만명 이상의 기업인과 6500여개나 되는 각국의 미디어들이 미래의 돈줄이 될 만한 산업들을 경험했다. 미래의 생활은 어떻게 변화될 것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돈이 될 만한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과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이에 참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4차 산업은 승자독식의 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과 자본력이 앞선 국가와 기업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정부가 앞장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우리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수준은 세계 25위에 머물고 있다니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개발이 기업의 몫이라면 정부는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창의성 있는 인재양성 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규제와 정부 개입을 완화하며 시장에 신뢰를 주어야 4차 산업혁명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2025년에는 취업자 2561만명 중 1807만명(71%)이 일자리를 대체당할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부두완 한국인성창의융합협회장은 “주입식 교육시스템으로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며 교육의 혁신을 주문했다. 경제는 사회 분위기에 좌지우지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건이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책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든 4차 산업혁명이든 미래의 밥그릇이 될 만한 산업을 찾고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개인,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파부침주(破釜沈舟·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다짐)의 각오로 4차 산업혁명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yidonggu@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인공지능 ‘데이터 스토어’ 국제 규격으로

    창조혁신센터 지역기업 참여 확대 신약·의료기기 분야 1271억원 투자 6·12시간 ‘데이터로밍 요금제’ 신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드는 등 민간 참여를 확대해 자립 기반을 구축한다. 인공지능(AI)의 핵심 요소인 빅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데이터 스토어’에 외국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게 국제 규격으로 키운다. 데이터 로밍 요금제는 현재 1일 정액제에서 6시간, 12시간 요금제 등으로 다양해진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이런 내용의 신년 업무계획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자체 수익 모델을 만든다. 또 1500억원 규모의 ‘미래기술 1·2·3호 펀드’를 본격 운용해 기술 기반 창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창업·혁신의 중심지로 키운다. 신산업·신서비스 창출에도 힘을 쏟는다. 신약, 의료기기 분야에 대해 올해 1271억원(신규 580억원)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또 지능정보화 사회에서 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빅데이터의 유통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데이터 스토어’를 국제 규격으로 업그레이드한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은 빅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돼 데이터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데이터 스토어는 규제 등으로 거래도 드물고, 국제 규격과 맞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국제 규격에 맞춰 플랫폼이 갖춰지면 국내 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해외 기업이 구매할 수도 있고, 국내 기업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 밖에 언어·시각·감성지능·추론 등 각종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서비스의 이용자 보호를 강화한다. 현재 1일 정액으로 돼 있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다양화해 6시간, 12시간 요금제를 만든다.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이용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으로 미디어 시청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기존 TV 시청률에 스마트폰이나 PC 시청률을 합산하는 ‘통합시청점유율’을 도입한다. 논란이 계속됐던 단말기 유통법의 지원금 상한제는 오는 9월 말로 자동 일몰된다. 방통위는 지역이나 요금제에 따른 이용자 차별을 없애고 공정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보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 등에 대해 재허가·재승인을 심사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포토] 황교안 권한대행, ‘미래성장동력 확보’ 분야 업무보고 참석

    [서울포토] 황교안 권한대행, ‘미래성장동력 확보’ 분야 업무보고 참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5개 부처 신년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비스 불가로 해지해도 위약금 내라고?

    A통신회사의 ‘인터넷+휴대전화’ 결합상품을 이용해 온 이모씨는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새로 간 집은 A사의 인터넷 회선 설치가 불가능했다. 서비스 계약서에는 ‘서비스 불가 지역으로 이사할 경우 위약금 면제’라고 돼 있었지만 A사 측은 “해지하려면 위약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안모씨는 인터넷TV(IPTV)와 인터넷 등을 묶은 B업체의 결합상품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B사는 안씨에게 “6개월 후부터 매월 요금을 8000원씩 할인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년 동안 한 번도 할인이 이뤄지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알아챈 안씨가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업체는 도리어 안씨에게 위약금을 내라고 했다. 요금할인 등을 위해 휴대전화, IPTV, 인터넷 등의 서비스를 묶어 가입하는 결합상품 이용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과도한 위약금이나 허위 마케팅 등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5일 미래창조과학부, 녹색소비자연대 등에 따르면 2011년 12월 108만 9292명이던 결합상품 가입자는 지난해 6월 612만 1043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결합상품 가입자 모집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1376건의 결합상품 소비자 민원 사례가 접수됐다. 대부분 위약금, 할인혜택 미이행 등이 이유였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서비스 가입 때 위약금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없는 데다 약정 기간이 길다 보니 과도한 위약금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며 “귀책사유가 사업자에 있을 경우에는 위약금을 면제하는 등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좋은 정책 차기 정부서 꺼내자”… 관료사회 침묵의 카르텔

    탄핵정국에 靑 정책 조율 ‘마비’ 각 부처 각개전투… 책임감 부족 저출산·美 통상마찰 대책도 없어 관료사회 몸 사리기에 내용 부실 지난해 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7개 경제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책 실무자 외에 민간 전문가와 대기업, 중소기업 경영진이 참여해 투자 활성화와 경제 위기관리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화려한 형식, 압도적인 규모로 치러진 이 행사의 중심은 박 대통령이었다. 나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주제로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의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장소가 파격이었다. 민간업체인 경기 판교 차바이오 콤플렉스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인 차병원 그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특혜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정부가 4일부터 신년업무보고를 시작했다. 올해는 중심이 없다. 박 대통령의 모든 업무가 국회 탄핵안 가결로 정지됐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황을 고려해 업무보고 방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문제는 형식뿐 아니라 내용까지 실종됐다는 점이다. 청와대의 정책조율 능력이 마비된 탓에 ‘이게 정말 최선인가’라는 물음이 나올 정도로 업무 계획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침묵의 카르텔(담합)이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좋은 정책 아이디어는 아껴뒀다가 다음 정권에서 꺼내자’는 관료사회의 의도된 소극성이 반영된 결과란 것이다. 5년 단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주목받긴 어렵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신년 초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지난 대통령들은 5년차 업무보고를 통해 국정 마무리 의지를 전달하려 애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4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22차례에 걸쳐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메시지는 단순했다. 일자리를 67회 언급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 대회’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관계부처 장관 외에 노동단체, 인터넷을 통해 뽑은 구직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 국민 참여단 70여명을 구성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업무보고의 중심이었다. 올해 업무보고는 탄핵 정국이라는 특수한 정치상황을 고려한다 해도 ‘콘텐츠’가 너무 없다는 평가가 정부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한 정책 당국자는 “국무총리실에서는 당초에 ‘부처 업무 계획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정책 추진의 책임성을 강화해 내실 있는 업무보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어디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주된 이유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의 기능 마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처 A 과장은 “청와대에서 큰 주제를 잡아주면 각 부처가 관련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준비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업무 계획을 준비해 왔지만 권한대행 체제에서 청와대 수석실의 힘이 빠지다 보니 각 부처가 각개전투를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올해가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첫해인 만큼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비전 제시,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마찰 대응책 등 결코 가볍게 다뤄선 안 되는 선 굵은 주제들이 업무보고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관료사회의 몸 사리기도 업무보고 부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 부처 B 국장은 “정권 말이라 청와대 파견이나 1급 승진까지 고사하는 판국에 새 정책 아이디어를 6개월이면 폐기될 업무 계획에 누가 넣고 싶어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미래부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사랑해?”

    “미래부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사랑해?”

    국내 연구자 “똑같은 얘기도 외국 과학자가 해야 통한다”   한국의 노벨상 사랑은 외국에서도 유명하다. 지난해 6월에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도 한국의 애달픈 노벨상 사랑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기사를 싣기까지 했다. 그런데 최근 두 달 사이에 동일한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세 번이나 간담회와 특강, 기자회견을 열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최양희 장관이 서울 홍릉에 위치한 카이스트 부설 고등과학원을 방문해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코스털리츠(74) 미국 브라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코스털리츠 교수를 포함한 연구자들과 1시간 가량 한국 기초과학 발전 방안에 대한 자유토론 및 취재진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코스털리츠 교수의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충분하고 지속적 연구지원이 기초연구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건이며 세계적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들과 제대로 된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문제는 최근 두 달도 안된 사이에 똑같은 과학자와의 만남을 지나치게 여러 차례 가져 미래부와 산하 기관들이 여전히 노벨상이라는 권위에 기대어 기관과 기관장 홍보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5일 고등과학원은 ‘대한민국 연구기관 소속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노벨과학상을 받았다’고 홍보를 하며 코스털리츠 교수의 대중 특강을 홍보했다. 이어 한 달 뒤인 지난달 20일에는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 노벨상 수상 기념 간담회’를 열었으며 보름도 안 된 이날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하는 미래부 장관이 코스털리츠 교수를 만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코스털리츠 교수는 2004년부터 고등과학원 방문교수로 매년 2~3개월씩 한국에 머물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 참여한 이후 방한해 오는 10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특히 최 장관의 이날 고등과학원 방문은 2014년 7월 미래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부터 시행한 연구현장 방문 일환으로 여러 연구기관을 찾고 있는데 올해 첫 번째 행보로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발전방향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있어서 간 것이 아니라 장관의 방문시기와 수상자의 국내 체류기간이 우연히 맞은 것 뿐”이라고 답했다. 그렇지만 서울 한 대학의 박사후연구자(포스트닥터)는 “과학정책입안자와 연구기관들의 외국 노벨상 수상자 사랑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지나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몰입형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신진연구자들이 중견 연구자로 정착할 수 있도록 5~10년 정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국내 연구자들이 입이 닳도록 얘기했던 것”이라며 “똑같은 얘기도 노벨상 수상자가 하면 대단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태도는 노벨상 수상자의 후광을 입겠다는 인기영합주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광역자치단체 2016년 마감 뉴스] 화마·차바가 할퀸 민심… 예산 싸움에 시끌… 세계가 지킬 숨비소리

    [광역자치단체 2016년 마감 뉴스] 화마·차바가 할퀸 민심… 예산 싸움에 시끌… 세계가 지킬 숨비소리

    2016년 병신년(丙申年) 전국 17개 광역지방정부는 지방자치의 필요와 중요성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여실히 보여 주었다. 청와대 등 중앙정부의 실정으로 국정이 흔들려도 지방정부는 위민 행정으로 시민의 삶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병신년을 보내며 17개 광역지방정부의 성과와 위기들을 짚어 본다. 청년수당 시범실시 정부와 갈등 ●서울시(박원순 시장) ‘박원순표 청년수당’(청년활동지원금제)은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으며 국무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올해 서울 청년(만 19~29세) 3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된 이 사업은 소득 수준이 낮은 미취업자·졸업유예자에게 매월 50만원씩 활동보조금을 주는 정책이다. 복지부는 “중앙정부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권취소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시는 소득 수준 제한을 강화한 뒤 내년 1월 복지부와 재협의할 방침이다. 청년수당을 포함한 내년도 청년지원정책의 예산은 올해의 두 배가 넘는 1805억원이다. 3.7㎞ 중앙버스전용차로 운영 ●부산시(서병수 시장) 연말인 30일부터 해운대구 원동IC에서 올림픽교차로까지 3.7㎞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운영을 개시했다. 서울시가 이명박 시장 시절에 도입한 정책이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도입했던 서울시의 경우 시행 초기 교통사고가 빈발했던 점을 감안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 초기 17개 중앙정류장에 교통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주요 교차로에도 모범 운전자를 배치해 교통안내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며 “부산시에서는 처음 실시하는 것이므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문시장 화재…700여억 피해 ●대구시(권영진 시장)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지난 11월 30일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4지구 지하 1층과 지상 4층의 679개 점포를 모두 태우고 59시간 만에 간신히 진화됐다. 피해액은 총 700여억원에 이른다. 당시 상인 대부분이 퇴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 뒤 온정이 이어져 각계에서 60여억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국내 세번째 인구 300만명 돌파 ●인천시(유정복 시장) 인구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서울, 부산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지난 10월 19일 오후 1시 현재 인천의 등록인구는 내국인 294만 1405명, 외국인 5만 8608명 등 300만 13명으로 집계됐다. 인천 인구가 1979년 100만명, 1992년 200만명에 이어 300만명을 넘어선 데에는 송도, 청라, 영종 등 3개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수도권 주변 인구 유입 등의 영향이 컸다. 매출 2조 도시첨단 국가산단 첫삽 ●광주시(윤장현 시장) 지난 12일 남구 압촌동·지석동 일대에서 도시첨단 국가산업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광주와 나주혁신도시의 중간 지점에 자리한 이 산단은 2019년까지 1428억원을 들여 48만 6000㎡ 규모로 조성된다. 한국전력 등이 참여하는 에너지밸리 조성과 연계한 주거·유통·지원 기능을 담당한다. 이곳에는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분원, LS산전 등 에너지 관련기관 및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통해 매출 2조원, 5000명의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불량 초등급식 파문에 단가 인상 ●대전시(권선택 시장) 대전 서구 갈마동 봉산초등학교의 불량 급식 파동이 전국을 뒤흔들었다. 깍두기와 단무지 각 한 개, 꼬치에 우동면이 소량 담긴 허접한 식판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학부모들은 물론 전 국민의 속이 상했다. 부실한 무상급식의 실태에 대한 사회 여론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영양교사와 조리원의 갈등, 학교 및 시교육청의 관리감독 부실이 원인이었다. 학부모들의 강력한 요구로 급식 종사자 전원이 교체됐다. 초·중학교 무상 급식비 단가가 인상됐다. 태풍 ‘차바’로 현대차 공장 침수 ●울산시(김기현 시장) 10월 5일 태풍 ‘차바’가 할퀴고 지나가며 3명이 숨지고 2150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28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하천·제방·교량 등 2000여개 민간·공공시설이 파손됐다. 승용차 1600여대가 침수됐고 시장 점포 500여개도 물에 잠겼다. 현대자동차 등 일부 공장은 침수로 가동을 멈췄다. 울산시민, 시민단체, 군부대, 지자체 등 전국에서 7만명의 자원봉사자와 4000여대의 장비가 복구에 나서 연말에는 안정을 되찾았다. 4년 걸친 정부부처 이전 완료 ●세종시(이춘희 시장) 지난 9월을 끝으로 10개 정부부처가 이전을 완료해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거듭났다. 법무부와 외교부 등 나머지 7개 부는 서울·과천청사에 잔류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전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국민안전처를 비롯한 4처·3청도 이전을 끝냈다. 국토연구원 등 15개 국책연구기관과 나머지 중앙행정기관도 세종시로 옮겨 모두 1만 8000명이 넘는 중앙공무원이 내려왔다. 중앙부처는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전 단계부터 4단계에 걸친 이전을 시작했다. 시·군 조정교부금 배분에 내홍 ●경기도(남경필 도지사) 행정자치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지방재정 개편안’으로 내홍을 겪었다. 시·군의 조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변경하고 법인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내년부터 90%를 우선 배분받던 불교부단체의 일반 조정교부금 방식이 폐지됐다. 수원·성남·화성·용인·고양·과천 등 불교부단체 6곳은 즉각 반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방자치 훼손’이라며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농성도 했다. 해당 지자체들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 놓았다. 숙원사업 동서고속화철도 추진 ●강원도(최문순 도지사) 29년 숙원사업인 춘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추진이 확정됐다. 2조 2000억원을 들여 춘천~속초 간 93.9㎞에 고속철도를 건설, 시속 250㎞의 전철을 운행하는 사업이다. 건설이 완료되면 인천국제공항~용산~속초 구간을 1시간 50분 만에 주파한다. 내년 하반기 착공 예정으로 사업 기간은 8년이다. 서울과 동해안을 잇는 최단 교통망이 구축되면 화천, 양구, 인제 등 강원도 북부 지역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인해 침체된 동해안권의 관광 활성화도 기대된다. 81억 저예산 첫 무예올림픽 호평 ●충북도(이시종 도지사) 9월 17개 종목에 87개국 2000여명이 참가한 전통무예 국제행사인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해 주목받았다. 선수단 축소와 관리 부실, 경기운영 미흡 등 지적 속에서도 81억원의 저예산으로 지자체가 주최한 세계 최초의 무예 올림픽이란 점은 호평을 받았다. 행사 기간 중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구성한 도는 차기대회를 충주에서 개최한 뒤 다른 회원국에 바통을 넘길 예정이다. 화력발전 감축·보상책 정부 요청 ●충남도(안희정 도지사)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화력발전소가 지목돼 전국 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몰려 있는 충남에 관심이 집중됐다. 53기의 석탄 화력발전소 중 26기가 충남에 있고 신·증설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긴급히 화전 주변 가정의 실내 공기 질 조사에 나섰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어 화전 감축은 물론 차등 전기요금제를 통한 주민피해 보상대책 등을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탄소법’ 통과…지원 발판 마련 ●전북도(송하진 도지사) 100년 먹거리인 ‘탄소산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5월 19일 ‘탄소소재 융복합기술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탄소법)이 국회를 통과해 탄소산업이 대한민국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국가 차원의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을 발판을 마련했다. 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전국 1위 ●전남도(이낙연 도지사) 5월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열린 ‘전국 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전국 1위에 올라 ‘종합대상’을 수상하고 재정 인센티브 4억원을 확보했다. 도는 지난해 우수상에 이어 올해 종합대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광양시가 최우수상을, 순천시·담양군·완도군이 각각 우수상을 받아 전국 37개 수상 기초자치단체의 10%를 넘는 성과를 올렸다. 민선 6기 일자리 중심 도정 운영이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시·군에까지 확산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안동·예천 신청사 이전 마무리 ●경북도(김관용 도지사) 지난 3월 대구 산격동 시대를 마감하고 안동·예천 신청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경북도는 1966년 대구시 중구 포정동에 경북도청을 개청한 지 120년, 1966년 대구 북구 산격동 청사로 이전한 지 50년 만에 대구 시대를 마감했다. 신청사는 영남의 길지인 검무산 아래 24만 5000㎡, 건축연면적 14만 3000㎡ 규모로 총 3875억원을 투입해 지어졌다. 경북도는 오는 2027년까지 안동 풍천면과 예천 호명면 일대 10.966㎢에 총 3조 628억원을 투입해 인구 10만명 목표의 신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심사 ‘각하’ ●경남도(홍준표 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으로 몸살을 앓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의 책임을 묻고자 주민소환을 추진했으나 주민서명 청구 요건인 도내 유권자 10%를 넘지 못해 무산됐다.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부를 제출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26일 제10차 위원회의를 열고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서명부 최종 심사에서 ‘각하’ 결정을 했다. 위원회의는 심사결과 청구 서명이 청구 요건인 27만 1032명(도내 유권자 10%)에 8395명이 모자라 각하로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해녀문화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제주도(원희룡 도지사) 해녀문화가 11월 3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제주해녀문화’는 ▲잠수장비 없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문화 ▲해녀들의 안녕을 빌고 공동체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 ‘해녀노래’ ▲어머니에게서 딸로,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세대 간 전승되는 무형유산 ‘여성의 역할’ ▲제주도민 대부분이 공유하는 ‘지역 공동체 정체성’이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증받았다. 도는 내년에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제주해녀문화 등재를 추진해 국가중요어업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이어 제주해녀문화 3관왕에 도전할 예정이다.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전국종합
  • 대통령상에 적힌 국무총리 이름…“황교안 리미티드 에디션”

    대통령상에 적힌 국무총리 이름…“황교안 리미티드 에디션”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이름이 새겨진 ‘대통령상’ 메달이 화제다. 대통령상 메달인데도 탄핵이 가결돼 직무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 이름 대신 시상자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이름으로 되어 있기 때문. 지난 28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14회 대통령과학장학생 메달’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메달에는 시상자가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고 돼 있다. 이 메달은 지난 26일 미래창조과학부가 2016년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 등을 초청해 수여한 메달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만든 ‘레어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독대 필요없다”?...미래부 장관 “독대는 공직자가 피해야 할 소통방식”

    “대통령 독대 필요없다”?...미래부 장관 “독대는 공직자가 피해야 할 소통방식”

    “지금 정부는 이전보다 짧은 시한부...창조경제 기조 계속 유지할 것” “독대는 음모 꾸밀 때나 직원들 징계할 때나 하는거지. (독대하는 게) 좋은 소통 방법은 아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9일 출입 기자단과 송년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대통령과 독대를 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안 해봤다”고 답하며 이같이 덧붙였다. 2014년 7월 취임 이후 2년 5개월 동안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현안인 ‘창조경제’를 주도하는 부처의 장관이 대통령과 제대로 만나보지도 않고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자단에서 ‘우리가 말하는 독대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묻자 최 장관은 “대통령과 둘이서 비밀 얘기를 한 적이 있느냐 하는 건데 그런 걸 하는 것은 정치인이다. 5분 이상 이야기하면 기억도 못하는데…”라고 답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독대’(獨對)는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하여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로 정의돼 있다. 사전적 의미와 최 장관의 말을 미루어 보면 정치적 직무를 수행하는 특수직종인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장관직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취임 이후 창조경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교수는 “미래부의 핵심 현안이자 정부 국정현안인 창조경제를 총괄하는 정무직 장관이 대통령과 따로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독대는 의사소통의 나쁜 방법’이라고 단정한 것은 독대라는 의미를 잘못 파악하고 있거나 뭐가 문제인지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조경제의 명칭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최 장관은 “탄핵정국이고 지금 정부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한부인데 이런 상황에서 뭘 새로 결정하는 것보다 다음 팀이 잘 받아갈 수 있도록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문제가 있고 비판이 있다고 해서)간판을 바꾸는 것은 굉장한 낭비이기 때문에 부드럽게 다음 정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정돈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와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를 무리하게 통합한 미래부의 역할에 대해 꾸준히 비판을 해온 과학계와 정보통신기술(ICT)계가 차기 정부에서 는 독립 전담부처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는데 대해 최 장관은 “정부조직에 대해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 장관은 “예산편성하고 사업을 만들고 해서 정착시키는데 2~3년이 걸리는데 정부조직을 5년마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것은 낭비고 손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나 영국은 정무적 집단은 자주 바꾸지만 일하는 부처는 안바꾼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과학계 한 인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OECD에서도 과학기술 정책의 모범적 사례라며 해체를 반대했던 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혁신본부를 교육과학기술부로 쪼개고 다시 미래창조과학부로 만든 상황에서 ‘일하는 부처’는 바꾸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며 “ICT나 과학기술 모두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금 미래부의 형태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비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휴대전화 리콜 가이드라인 나왔다

    앞으로 휴대전화 리콜이 발생했을 때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는 3일 이내에 소비자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7일 이내에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수리 기간이 15일을 넘겨서는 안 되고 그동안 대체 휴대전화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이동통신 리콜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소비자 불편과 혼란이 발생하면서 지난 국정감사에서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제조사는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3일 안에 리콜의 기간, 장소, 방법, 위약금 처리 방안, 사은품·단말 보상보험 등 기존 프로모션에 대한 조치, 추가 보상방안, 전담 고객센터 연락처 등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를 7일 안에 주요 일간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