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물리학자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롯데그룹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한항공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한선엔지니어링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한제당
    2025-12-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41
  • 도시 난개발이 최악의 도심 홍수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도시 난개발이 최악의 도심 홍수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전국 곳곳이 낮에는 가마솥더위, 밤에는 열대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원인은 뻔한 답 같지만,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를 열받게 하고, 곳곳에 기상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홍수를 걱정하는 곳들도 있다. 최근에는 국지성 호우로 인해 홍수가 발생하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 어바인) 토목·환경공학부 연구팀은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통계역학 방법론으로 도시 개발로 인한 홍수 위험을 쉽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공식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공식에 따르면 도시의 거리 형태와 건물 밀도가 도심 홍수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19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물리학자들이 무질서한 유체나 복잡계를 설명하기 위해 통계역학을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도시를 구성하는 각 요소가 홍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알 수 있는 분석법을 찾아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구가 도시로 몰려들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무질서하게 도시가 확장되고 있는 만큼 홍수 발생 패턴을 정확히 예측해야 인명, 재산상 피해를 줄이고 도시 안전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대도시의 홍수 데이터와 도시 형태를 바탕으로 홍수 위험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모델은 물리적 운동 법칙에 기반한 것으로 수천 가지 형태의 홍수 모의실험이 가능하고, 도시별로 나타날 수 있는 홍수 형태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건물 간 거리와 밀도, 도로의 형태, 도시의 규모가 도심 홍수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를 이끈 UC 어바인 토목환경공학과 학장 브랫 샌더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방정식은 차세대 토목 공학자들이 토지 및 도시 개발이 홍수에 미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뇌 자극했더니 루게릭병 환자가 말하기 시작했다 [사이언스 브런치]

    뇌 자극했더니 루게릭병 환자가 말하기 시작했다 [사이언스 브런치]

    1930년대 베이브 루스와 함께 미국 프로야구 양키스의 전성기를 이끈 루 게릭. 그는 1938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진단을 받고 2년 만에 사망했다. 이때부터 ALS는 루게릭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14일 사망한 영국 출신 유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ALS를 앓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통 진단 후 5년 내 사망하지만, 호킹 박사처럼 40년 넘게 생존하는 것은 예외적인 사례다. 문제는 ALS는 대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의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근육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말을 할 수 있는 근육까지도 제어할 수 없게 돼 언어기능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로 ALS 환자에게 말을 찾아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 데이비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라운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BCI를 이용해 최대 97%의 정확도로 뇌 신호를 음성으로 변환할 수 있고, 장치를 작동시키고 불과 몇 분 만에 ALS 환자가 말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놀라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8월 15일 자에 실렸다. 과거 스티븐 호킹 박사도 컴퓨터를 이용해 말을 하는 장치를 사용했지만, 이는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원하는 문장을 만드는 방식이어서 생각을 말로 옮기고 음성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 기존 음성 BCI 시스템은 자주 단어 오류가 발생해 정상적 대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이에 최근 과학자들은 ALS 같은 신경학적 문제로 말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뇌 신호를 텍스트로 바꾸고 음성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연구팀은 ALS 환자인 45세 남성 케이시 해럴을 대상으로 ‘브레인게이트’로 이름 붙여진 BCI 임상시험을 했다. 해럴은 사지 마비와 함께 언어 장애까지 겪고 있는 ALS 환자다. 연구팀은 해럴에게 언어 관련 뇌 영역인 왼쪽 중심앞이랑(left precentral gyrus)에 네 개의 마이크로 전극을 삽입했다. 이 전극은 256개의 피질 전극에서 보내오는 뇌 신호를 기록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뇌 활동 패턴을 음절이나 음성 발화 단위인 음소로 바꾼 다음 단어로 변환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ALS 진단을 받기 전 해럴의 음성 녹음 기록을 사용해 인공지능을 훈련해 컴퓨터에서 나오는 음성이 그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만들었다.그 결과, 첫 훈련 단계에서는 장치 활성화 30분 만에 99.6%의 정확도로 50단어 어휘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1.4시간을 추가로 훈련한 다음에는 해럴이 구사할 수 있는 잠재적 어휘의 규모가 12만 5000단어로 늘어났고, 이를 90.2%의 정확도로 재생할 수 있었다. 지속적 업데이트를 통해 이번에 개발한 BCI는 97.5%의 정확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32주간 84회의 임상 시험을 통해 해럴은 248시간 동안 대면 대화와 영상 통화에서 음성 BCI를 이용해 정확하게 자기 목소리로 의사소통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마이클 브랜드먼 교수(기능성 신경외과)는 “이번 BCI 기술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정확한 언어 신경 장치로 ALS를 비롯해 마비 환자가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며 “기존 장치들과 달리 반응 속도도 빠르고 가장 뛰어난 점은 기계음이 아니라 환자 자기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노원구, 최재천 교수에게 듣는 ‘생태적 전환’

    노원구, 최재천 교수에게 듣는 ‘생태적 전환’

    서울 노원구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올해 세 번째 ‘불후의 명강’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불후의 명강은은 인문, 건강, 과학,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를 초청해 시대적 문제와 개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의 대표적인 평생교육 사업이다. 2019년 시작한 이래 물리학자 김상욱, 미술평론가 유홍준 등이 강단에 올라 구민들에게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내며 소통해 왔다.다음달 13일 오후 4시 노원구민의전당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이번 3회차 명강에는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이자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를 초청해 ‘생태적 전환-기후 및 생물다양성 위기’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최재천 교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물학자인 동시에 과학 저술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다. ‘통섭’으로 대표되는 지식융합 시대의 개념을 소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던 최 교수가 최근 가장 힘써 이야기하는 분야는 이번 명강의 주제이기도 한 ‘생태적 전환’이다. 최 교수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의 실상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의 삶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생태적 전환을 제시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은 오는 19일부터 노원구청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사전 신청 또는 강연 당일 현장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은 500명, 현장은 10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좌석은 지정석 없는 자유좌석제다. 구는 언어 또는 청각 장애를 가진 구민들을 위해 수어 통역사를 배치할 예정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에 직면한 현재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노원에 가장 필요한 지혜를 얻기 위해 최재천 교수를 모셨다”며 “많은 구민들이 생태적 전환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시군, 뭉쳐야 살아남는다

    [열린세상] 시군, 뭉쳐야 살아남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전장에서나 어울릴 말이지만 요즘 지방에 꼭 들어맞는다. 다수의 시군이 앞다투어 통합 또는 편입에 나서고 있다. 전주·완주, 진천·음성, 진주·사천, 목포·무안은 통합 추진에서 한발 앞섰다. 충남 금산은 대전 편입을, 경기 김포·하남·구리·고양은 서울 편입을 노리고 있다. 이제껏 잠잠하던 시군들이 왜 분주하게 움직일까.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면 사태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은 고사하고 살아남기도 버겁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대다수 미래학자와 인구학자들은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 50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1970년대 수준(약 3600만명)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한다. 더구나 수도권 일극 집중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비수도권 자치단체는 소멸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는 자치 기반을 무너뜨리고 급기야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땅’을 양산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지방소멸의 예고편을 보고 있다. 2021년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소멸위험 지자체는 89개였으나 지난해 118개로 늘어났고, 2047년에는 157개가 될 전망이다. 157개는 특별·광역시의 69개 자치구를 제외한 시군의 숫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40~50년 뒤면 226개 기초지자체 중 대다수 시군이 소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발빠른 시군들이 서둘러 통합에 나선 이유도 예고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시군이 뭉치면 생존에 유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서비스의 비용을 줄이고 편익을 늘릴 수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제프리 웨스트는 ‘스케일’에서 도시의 규모에 따라 비용과 편익이 달라진다는 법칙을 제시했다. 도시의 크기가 2배로 늘면 비용은 15% 감소하고 편익은 15% 증가한다는 것이다. 시군 통합은 도시 규모를 증대시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효율성이 높아진다. 도시 인구가 1.3배 늘면 편익과 비용의 증감 비율은 각각 4.5%가 되고, 1.5배 늘면 그 비율은 각각 7.5%가 된다. 또 자치단체의 경쟁력과 자치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시군이 합쳐 ‘인구 50만 이상’ 또는 ‘인구 30만 이상이면서 면적 1000㎢ 이상’이면 대도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50만 대도시 특례는 도의 사무 25개를 직접 처리할 수 있고, 행정구와 출연연구원을 설치할 수 있으며, 조정교부금(도세의 47%)과 조세 특례(도세의 10% 범위 안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는 비율)를 받을 수 있다. 사무 특례와 행정구 설치도 중요하지만 출연연구원의 설치는 정책의 논리와 새로운 해법의 개발을 촉진한다. 또한 도세의 10% 특례도 지금은 규정에 머물러 있으나 상황이 급변하면 시행될 수 있다. 중간 거점을 형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가파른 저출산 추세는 대도시 거점(광역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군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 수도권 쏠림과 광역시로의 인구 유출이 지속되면 지방 중소도시들은 살아남기 어렵다. 2000년 이후 가장 타격을 받은 지역이 5만~20만의 지방 중소도시라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 조만간 시도 통합이 성사될 때 대도시 거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상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북 안동권, 경남 진주권, 전남 목포권에 중간 거점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시군 통합은 중간 거점의 형성에 이바지한다. 시군 통합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는 자리 상실을 우려한 자치단체장의 반대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지방 중소도시의 실낱같은 희망은 오로지 자치단체장의 결정에 달려 있다. 자치단체장은 사심을 내려놓고 지역의 미래만을 생각해야 한다. 저출산의 살생부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시군이 서로 합치는 것이다. 이를 외면하면 미래세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지금은 뭉쳐야 살아남는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맥가이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 달라 보일까

    맥가이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 달라 보일까

    과학자의 발상법‘수’ 통해 생각하고 상상하는 방법정량·미학 등 6가지로 구분해 설명삶은 공학문제 해결에 필요한 것 고민하기일반인의 ‘공학적 사고’ 사례 소개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외화 시리즈 ‘맥가이버’에는 물리학을 전공한 주인공이 다양한 과학기술 지식을 순간적으로 떠올려 위기 상황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과학기술 전공자가 말하는 장면에서는 수학 기호나 물리 공식, 화학식 등이 떠다니는 그래픽을 합성해 사용하기도 한다. 수학자나 물리학자, 화학자 같은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일반인들과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과학자나 공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 보일까. 그들처럼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기술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눈길을 끈다.‘과학자의 발상법’(김영사)은 과학기술의 언어라는 수를 통해 생각하고 상상하는 방법부터 이론의 한계를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한 사례까지 과학사를 통해 과학자의 사고 전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저자는 과학자들의 생각법을 정량적, 보수적, 혁명적, 실용적, 미학적, 패러다임 전환의 발상 등 6가지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과학은 인류 역사상 지식 창조에서 가장 성공적인 분야로 “과학은 지식 창출에 가장 성공적인 플랫폼”이라며 인공지능이라는 플랫폼의 시대에는 플랫폼이 만드는 최종 결과물에만 집착하지 말고, 그 구조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익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과학과 공학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학은 과학과는 또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삶은 공학’(윌북)은 공학을 배워 본 적이 없고, 기계를 다루는 것이 익숙지 않더라도 공학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유럽 여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뚝 솟은 중세 시대 고딕 양식의 성당이 일반인들도 공학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저자는 말한다. 당시 성당을 만든 사람들 가운데는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여러 세기가 지나고도 살아남는 건축물을 남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근대 과학이 발전하기 전, 수 세기 동안 공학자는 완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혁명적인 건물과 물건을 만들어 냈다. 과학은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시험하고 분석하며,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진리를 찾았지만 공학은 과학적 지식의 한계보다 항상 바깥쪽에서 일해 왔다고 책에서는 강조한다. 내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할 때 비로소 공학적 사고를 갖추게 된다고 말한다. 과학과 공학이 오늘날의 형태를 갖게 된 여정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할 수 있으며 그런 고민을 가능하게 하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 1000만개 별 사이 작은 구멍… 우리은하 중심 ‘중간질량 블랙홀’ 증거 찾았다[달콤한 사이언스]

    1000만개 별 사이 작은 구멍… 우리은하 중심 ‘중간질량 블랙홀’ 증거 찾았다[달콤한 사이언스]

    우리은하의 구상성단 중 가장 거대한 오메가 센타우리(ω 센타우리) 성단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찾아냈다.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 포츠담 라이프니츠 천체물리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이탈리아, 호주, 칠레, 영국, 오스트리아 7개국 연구진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우리은하 내 ω 센타우리 성단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별들을 관측하는 데 성공해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간접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7월 11일자에 발표됐다.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5~150배에 불과한 항성질량 블랙홀부터 은하 중심에서 발견되는 태양 질량의 10만 배 이상인 초질량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태양 질량의 150~10만 배 사이의 중간질량 블랙홀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ω 센타우리는 핼리 혜성을 발견한 1677년 영국 물리학자 에드먼드 핼리가 훗날 나폴레옹의 유배지로 유명해진 세인트헬레나섬에서 발견한 구상성단이다. 지구에서 약 1만 5800광년 떨어져 있고, 지름만 약 150광년에 달하며 약 1000만개의 별들이 포함돼 있고 총 질량은 태양의 400만 배에 이른다. ω 센타우리는 큰 질량과 복잡한 항성군 등의 특성으로 인해 중간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 곳이다. 실제로 2008년에 처음으로 ω 센타우리 중심에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ω 센타우리 성단 중심 근처 별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ω 센타우리 성단 중심 지역에서 별 7개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이는 ω 센타우리 중심에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의 질량이 최소 태양 질량의 8200배일 것으로 추정했다.
  • [열린세상] 대구·경북, 왜 통합해야 하나

    [열린세상] 대구·경북, 왜 통합해야 하나

    지난 5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대구와 경북을 통합해 2026년 6월 지방선거부터 한 사람의 자치단체장을 뽑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2021년 3월 중단됐던 대구·경북의 통합이 3년여 만에 재추진되고 있다. 왜 대구와 경북은 통합해야 하나. 지역과 주민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통합의 길에서 반드시 마주쳐야 할 질문들이다. 대구·경북 통합은 수도권에 대항하는 다극 체제를 만들 수 있다. 수도권에는 인구의 50.8%(2024년)와 경제력의 52.8%(2022년)가 몰려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는 부동산 대란뿐 아니라 저출생과 지방소멸을 부추긴다. 2023년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 0.72명보다 낮은 0.55명이고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18개(52.2%)가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 대구·경북을 합쳐 중앙의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 수도권에 버금가는 지역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쏠림 추세를 꺾고 지방소멸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주정부의 권한이 강한 연방제 국가에서는 수도권 집중이 문제되지 않는다. 연방제 국가 중 독일은 수도권 집중도가 가장 높지만 7.5%에 불과하다. 대구와 경북은 역사성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1981년 대구의 광역시 승격으로 경북과 대구가 분리됐으나 시도민들은 여전히 하나라고 인식한다. 특히 대구시 주변의 경산 등 8개 시군은 대구시와 동일한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 더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건설과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계기로 공통의 생활권이 확대됐다. 사실 시·도의 통합에서는 규모의 경제 못지않게 역사성과 주민정서가 중요하다. 인구 500만명 이상의 지역국가를 제안했던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2006년 ‘부의 위기’에서 역사적 뿌리와 주민정서를 중시해 인구 300만명 이상으로 고쳐 썼다. 주민의 편의 증대를 위해서도 통합은 시급하다. 대구·경북의 통합은 사회간접자본(SOC)의 신속한 건설과 공공서비스 개선에 기여한다. 대구 지하철 2호선 26개 역 건설에 8년 걸렸는데 대구와 경북의 경계를 통과하는 사월에서 영남대까지 3개 역 건설에 7년이 걸렸다. 2020년 코로나19에 감염된 영남대생은 대구 소재 병원의 입원이 거부돼 생명 위협에 시달렸다. 대구·경북이 하나가 되면 행정구역에 의해 쳐진 칸막이의 견고한 벽을 허물어 주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 대구·경북 통합은 규모의 경제와 기업 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제프리 웨스트는 2018년 ‘스케일’에서 인구가 2배 늘어나면 비용은 15% 감소하고 편익은 15% 증가한다는 도시 규모 법칙을 제시했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2배의 인구를 갖게 돼 30%에 가까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다국적기업들은 인구 500만명의 매력적인 소비시장을 선호한다. 이는 내수시장만으로도 제품 소비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아울러 국제적 물류가 가능한 국제 공항과 항만에 더해 기업규제에 관한 권한이 지방정부에 이양된 지역을 중시한다.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다국적기업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이어야 하나.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로 인해 대한민국은 침몰하기 일보 직전이다. 소방소멸을 막으려는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의지도 전에 없이 강하다.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주문하고 행정안전부 장관도 선제적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제주·강원·전북 등의 권한 이양 선례도 탄탄하다.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유와 시기가 아무리 좋아도 감동의 스토리가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대구·경북 통합에서도 그렇다. 덩치만 키우는 양적인 결합이 아닌 지방분권과 지역자립에 관한 콘텐츠와 스토리가 필요하다. 지역의 미래를 열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위대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나치의 핵 개발 위험 경고’ 아인슈타인 편지 경매에

    ‘나치의 핵 개발 위험 경고’ 아인슈타인 편지 경매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독일 나치의 핵무기 개발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가 경매에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핵폭탄 개발을 낳은 아인슈타인의 두 쪽짜리 편지가 오는 9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며 예상 낙찰가는 최소 400만 달러(약 55억원)라고 전했다. 아인슈타인은 1939년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동료 과학자인 레오 실라르드와 함께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의 초안을 작성했다. 이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나치가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해 “매우 위험한 폭탄”을 만들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원자력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대인으로 나치를 피해 미국에 건너온 저명한 물리학자의 편지는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이어 미국 과학자들의 청원이 더해져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주도하는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받은 편지의 원본은 뉴욕 루스벨트 도서관에 보관돼 있고, 경매에 나온 편지는 실라르드가 한 부 더 작성해 갖고 있던 버전이다. 소유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1953~2018)이었다.
  • “우주쓰레기 날아간다”…밤하늘 가로지른 머스크의 ‘스타링크’ [포착](영상)

    “우주쓰레기 날아간다”…밤하늘 가로지른 머스크의 ‘스타링크’ [포착](영상)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우주상의 지구 궤도로 스타링크 위성을 추가 발사했다. 스타링크는 기존 위성 통신망 및 수중 광케이블의 단점을 개선하고, 동시에 유선 인터넷과 그에 기반한 무선 통신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페이스X가 우주로 쏘아올리는 인터넷 사업의 일환이다. 폭스뉴스 등 미 현지 언론의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저녁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정거장에서 팔콘9 로켓에 스타링크 인터넷 위성 20개를 싣고 이륙했다. 스페이스X 측은 이번 비행이 2024년 들어 20번째 스타링크 발사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발사는 샌디에이고 카운티 전역은 물론이고, 국경을 넘어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도 관찰됐다.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로켓의 뒤로 거대한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고, 뒤이어 대형 비행운이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로켓이 차갑고 습한 대기 지역을 통과할 때, 이미 뿜어져 나온 수증기가 빠르게 응결돼 거대한 구름을 형성한다. 스타링크는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선 통신망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가 있지만, 동시에 우주 쓰레기를 한없이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쓰레기를 우주에 버리는 것은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일론 머스크)은 쓰레기로 우주 공간을 어지럽히고 있다”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이미 생명을 다한 위성이 지구로 추락할 경우 초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023년 미국 연방항공국(FAA)는 보고서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에서 발생한 잔해가 2035년 이내에 지구상에서 인명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머스크는 과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주는 매우 거대하고 위성은 매우 작다. 이미 우주 궤도에는 수백억 개의 위성이 있을 수 있다”며 스타링크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4월 스타링크 위성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향해 추락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기상학자인 댄 시앙카가 처음으로 공개한 영상은 지난해 4월 3일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 북서쪽 하늘에서 무언가 ‘번쩍’ 불빛을 내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지구로 추락한 스타링크가 지구 대기권에서 폭발하며 사라질 때 발생한 불빛으로 추정된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문학센터의 천문학자이나 천체물리학자인 조나단 맥도웰 박사는 “추락한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최신 모델이지만, 일부에게서 궤도를 벗어나는 오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구 감싸는 수만 개의 인공위성 우주쓰레기 대란 지구 궤도로 수많은 위성이 쏘아올려지면서 위성끼리의 충돌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21년 12월 초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2021년) 7월 1일, 10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에 근접한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를 피하고자 긴급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 모두 모듈 내부에 비행사가 머물러 있었다. (만약 충돌했다면) 비행사의 생명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스페이스X 측은 스타링크가 수명이 다 하면 스스로 궤도이탈 후 대기권에서 연소되며, 쏘아올린 스타링크의 95%가 소멸하도록 계획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가 우주를 떠도는 상황에서, 남은 5%의 스타링크도 우주환경과 지구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인류가 지난 60여 년 간 발사한 인공위성의 숫자는 1만 4000여 개이며, 지구 궤도에 배치된 스타링크의 개수는 2023년 기준으로 3500여 대에 이른다. 머스크는 앞으로 수년 안에 4만 2000개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책꽂이]

    [책꽂이]

    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박주용 지음, 동아시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인간 고유 능력인 창의력마저도 AI에게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자칭 ‘문화물리학자’인 저자는 현대 과학의 탄생부터 위대한 예술가들의 창작 노트까지 뒤적여 창의성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포스트 AI 시대를 전망케 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AI를 뛰어넘어 인류가 연계하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을 필요가 있다. 340쪽, 1만 9800원.아름다운 실험(필립 볼 지음, 고은주 옮김, 소소의책) 17세기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지식을 얻기 위한 계획적 행위만이 진정한 실험’이라고 정의한 뒤 실험이 과학의 전부는 아니지만 실험을 빼놓고 과학의 발전을 이야기할 수는 없게 됐다. 천체물리학, 고전물리학, 양자론, 화학, 생물학 5개 분야에서 현재 우리의 삶을 있게 만들고 지식의 지평을 넓혀 준 역사적이고도 놀랍게 아름다운 실험 60가지를 엄선해 설명한다. 책을 읽고 나면 ‘거인의 어깨에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었다’는 뉴턴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48쪽, 3만 8000원.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함정임 지음, 현암사) 한국에서 묘지는 아무리 명당이더라도 사람이 사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유럽만 가 봐도 묘지는 집 근처 또는 마을 한가운데 있다. 죽음이 삶에서 멀리 있지 않다는 ‘메멘토 모리’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20대 때부터 32년 동안 찾은 유럽 예술가들의 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프랑스 국립묘지인 판테온부터 발자크, 마르셀 프루스트, 도어스의 짐 모리슨, 에디트 피아프 등이 잠든 페르 라세즈까지 수많은 묘지에서 저자는 삶 너머의 죽음, 죽음 너머의 삶을 느꼈다고 말한다. 552쪽, 2만 9500원.미국의 핵전략(이만석·함형필 지음, 플래닛미디어) 핵무기는 인류 종말의 공포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전쟁 발생 자체를 방지하는 수단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 책은 1940년대 미국이 핵무기를 얻은 이후 80년 동안 미국 핵전략 역사를 통해 현대 국제정치에서 핵무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328쪽, 2만 3000원.
  • 화성에서 새로운 물 존재 증거 발견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화성에서 새로운 물 존재 증거 발견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화성 표면과 대기 사이에 활발한 물 교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 스위스, 미국 등 9개국 공동 연구팀은 화성의 가장 높은 화산에서 물 서리(water frost)를 처음 관측했다. 물 서리는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액체상 서리로, 대기 중 수분이 승화해 생긴 서리가 기온 상승으로 그 일부가 녹기 시작하는 현상이다. 이번 연구에는 스위스 베른대 물리학 연구소, 미국 브라운대 지구·환경·행성과학과, 애리조나대, 벨기에 왕립 천문대, 브뤼셀 자유대, 루뱅 가톨릭대 천문학 연구소,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행성연구소, 이탈리아 파도바 천체 관측소, 천체 물리학·행성 연구소, 프랑스 파리 샤클레대, 파리 대학연구소, 캐나다 웨스턴대 지구과학과, UAE 칼리파대, 영국 오픈대 등 천문학자와 천체물리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 6월 11일 자에 실렸다. 화성의 타르시스 산맥은 화성 적도 부근에 있는 고원지대로 21㎞ 높이의 올림포스산 포함해 에베레스트산의 1~2배 수준의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화산들을 포함하고 있다. 올림포스산의 면적은 프랑스만큼 넓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 화산은 지질학적으로 겉보기에는 활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화성은 햇빛과 얇은 대기층 때문에 낮 동안 지표면이나 산 정상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물 서리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적도 주변에서는 더더욱 물 서리를 관찰하기 어렵다고 생각됐다.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ESA)의 가스 추적 궤도선(TGO)이 수집한 이미지를 분석해 화산 정상과 올림포스산의 칼데라 바닥에서 얼음 퇴적물을 확인했다. 얼음 퇴적물은 화성의 겨울 이른 아침에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표면 온도가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로 구성된 서리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타르시스 산맥 위에 흐르는 대기에 의해 생성된 대기 순환 패턴이 지구의 고산 지역에서 나타나는 미기후와 유사하게 서리 응결 조건을 충족시킨다.연구팀은 타르시스 산맥에서만 형성되는 서리의 총질량은 약 15만t으로,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60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런 물 서리는 겨울철 화성의 대기와 표면 사이에서 매일 교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화성 대기 중 수증기 총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화성의 표면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스 토마스 베른대 교수(태양계 동적 물리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에서 물의 존재 위치와 이동 방식을 이해하고 미래 탐사와 생명체 흔적을 찾는 데 필수적인 행성의 대기 역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 ‘마초’ 뿌리 깊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나온다

    ‘마초’ 뿌리 깊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나온다

    공학 전공 과학자 출신 정치인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 역임살인 범죄 절반으로 줄이기도인기 높은 현 대통령 그늘 극복부패·빈곤·성평등 등 과제 산적 다음달 2일 열리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이 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여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과 야당 후보 소치틀 갈베스(61)가 모두 여성이어서다. AP통신은 28일 오랫동안 마초(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지배한 멕시코에서 여성 대통령은 역사의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대선 승리가 유력한 셰인바움은 과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자부한다.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0년 여성단체가 낙태권을 주장하며 폭력시위를 벌이자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인정하지만 어떤 종류의 폭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을 막아섰다. 1962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유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멕시코 최초의 여성이자 유대인 대통령이 된다. 아버지는 화학자, 어머니는 생물학자, 오빠는 물리학자인 ‘과학자 가족’이다. 셰인바움 역시 남미 최고 대학인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매진했고,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 등을 거쳐 2018년 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됐다. 시장 재직 시절 가장 인상적인 업적은 살인 범죄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을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멕시코 담당 국장을 파격 영입해 성과를 냈다. 자전거 도로와 전기버스, 빈민촌 연결 케이블카 등 눈에 잘 띄는 프로젝트를 대거 추진해 전국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은 같은 당 소속인 현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1)의 영향이 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임 기간 60% 아래로 지지율이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멕시코는 6년 단임제 국가여서 더이상 집권은 불가능하다. 현재 셰인바움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현 대통령의 후광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수렴청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셰인바움이 대통령이 되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1억명의 유권자는 높은 범죄율과 부정부패, 빈곤 문제로 신음하는 ‘멕시코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달라고 요구한다. 멕시코는 특히 심각한 성 불평등으로 여성에 대한 범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여성 대통령’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의 진보로 해석될 수 있다. 2021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3만 4000건의 살인 사건 가운데 1000건 이상이 ‘페미사이드’(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현상)로 추산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방정부 수장 등 2만여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 2018년부터 의회 남녀 비율을 5대5로 정하는 등 노력으로 멕시코의 여성 정치인의 수는 늘었지만 여성 대상 범죄는 여전하다. ‘마초 국가’인 멕시코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 [월드 핫피플] 여성 年1000명 살해당하는 ‘마초국가’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할까

    [월드 핫피플] 여성 年1000명 살해당하는 ‘마초국가’서 첫 여성 대통령 탄생할까

    다음 달 2일 열리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 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예정이다. 여론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여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과 야당 후보 소치틀 갈베즈(61)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8일 오랫동안 ‘마초(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지배한 멕시코에서 여성 대통령은 역사의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셰인바움은 과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내세운다.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2020년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인정하지만 어떤 종류의 폭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여성단체가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낙태할 권리를 주장하며 화염병 등을 동원해 폭력시위를 벌이자 이를 막기 위해 한 말이었다. 1962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셰인바움의 부모는 유대인이다. 그가 당선되면 최초의 여성이자 유대인 대통령이 된다. 할아버지는 1920년대 리투아니아에서 멕시코로 이민왔으며, 어머니쪽 조부모는 1940년대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피해 불가리아에서 탈출했다.아버지는 화학자, 어머니는 생물학자, 오빠는 물리학자인 ‘과학자 가족’이다. 셰인바움 역시 멕시코 최고 대학인 멕시코 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재학하는 동안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으며,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과 틀랄판 구청장을 거쳐 2018년 멕시코시티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된다. 시장 재직 시절 가장 인상적인 업적은 살인 범죄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범죄와 싸우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멕시코 담당 국장을 파격적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자전거 도로, 전기 버스, 빈민촌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등 눈에 잘 띄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인기를 끌었다. 셰인바움을 정치로 이끈 것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복사본을 옷장에 숨길 정도로 열성적 좌파였던 부모와 현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영향이 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임 기간 60% 아래로 지지율이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6년 단임제인 멕시코에서 더 이상 집권은 불가능하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비교해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말하는 셰인바움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현재 셰인바움의 지지율은 현 대통령의 인기 덕이 크며, 당선되더라도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수렴청정’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 말고도 신임 대통령의 과제는 산더미다. 1억명의 멕시코 유권자는 높은 범죄율과 부패, 빈곤 문제 등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멕시코는 살인과 납치 범죄가 만연하며 폭력집단간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심각한 성 불평등으로 여성에 대한 범죄율이 높은 만큼 여성 대통령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적 발전이 될 수 있다. 2021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3만 4000건의 살인 가운데 1000건 이상이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페미사이드’로 분류됐다. 2일 대선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방정부 수장 등 약 2만여명의 공직자를 선출한다. 2018년부터 의회 성비를 5대5로 정하는 등의 노력으로 여성 정치인의 수는 늘었지만 여성 대상 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여성 대통령의 당선은 마초 국가에서 여성 범죄와 성 불평등을 해결하는 최선의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 부처님이 보고 도를 깨쳤다는 ‘그 별’ 아시나요? [이광식의 천문학+]

    부처님이 보고 도를 깨쳤다는 ‘그 별’ 아시나요? [이광식의 천문학+]

    부처님이 태어나신 초파일이 가깝다. 요즘은 초파일이라 하지 않고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한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본격적으로 구도에 오르기 위해 29살에 출가했다. 그후 6년간 고행한 싯다르타가 부다가야의 큰 보리수 아래 좌정한 채 깊은 명상에 들었다가 이윽고 새벽녘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밝은 별(明星)’ 하나가 미명의 동녘 하늘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 순간 싯다르타는 크게 깨치고 정각(正覺)에 이르러 붓다(깨달은 자)가 되었다. 부처님이 중생을 위해 진리를 설한 것은 바로 이 성도(成道)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새벽별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겼다. 게송이란 수행을 하다가 깨달음을 얻었다든가, 법문을 설할 때 일어난 감흥을 한시 형태로 읊은 것이다. 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으나/깨닫고 난 뒤에는 별이 아니다/사물을 좇아가지는 않지만/그렇다고 무정물도 아니다​(因星見悟 悟罷非星 不逐於物 不是無情) 이 게송을 두고 예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해석들을 내놓았다. 대체적인 풀이는 ‘새벽의 별을 본 것이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다. 깨달은 후 보니 그 별은 이미 별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이 아니라 유정물이요 자신이요 우주다’란 것이다. 어쩌면 이런 사색 끝에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사상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때 색은 물질적 존재를 말하며, 공은 실체가 없다는 연기(緣起)의 이치를 말한다. 곧, 물질적 존재인 색은 만물이 무수한 원인들로 엮여진 그 결과물이라는 연기에 의해 형성된 것이므로 실체가 없는 것(空)과 같다는 의미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이탈리아의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우주는 실재가 아니라, 사건의 관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오대 때의 큰스님 취암(翠巖)이 붓다의 새벽별 게송을 해석한 또 다른 게송을 내놓았다. 한번 밝은 별을 보고 꿈에서 깨어났네/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실이 열렸도다/비록 국에 넣어 맛을 내진 못하지만/일찍이 목마른 장병들의 갈증은 덜어줬네(一見明星夢便廻 千年桃核長靑梅 雖然不是調羹味 曾與將軍止渴來) 또 다른 해석은 싯다르타가 보리수 아래에서 명상 끝에 새벽하늘의 명성을 보고 자신이 지구라는 땅덩어리에 올라타고 태양을 빙빙 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풀이한다. <화엄경>에는 이와 관련하여 ‘기세간(器世間)’이라는 단어를 기록하고 있다. 기세간이란 사람이 사는 ‘그릇(器)’이라는 뜻으로, 곧 지구를 가리킨다. 석가는 새벽별을 보고는 문득 자신이 살고 있는 그릇이 허공에 둥둥 떠서 굴러가는 그릇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붓다의 지동설 우주관이라 할 수 있다. 서양의 아리스타르코스(BC 310-230)가 최초로 지동설을 내놓은 것이 기원전 3세기다. 그렇다면 붓다는 그보다 300년이나 앞서 지동설을 깨쳤다는 건데, 선뜻 납득하기는 어렵다. 부처님도 당시에는 이 별이 쌍성인 줄은 몰랐을 것이다. 샛별이냐, 시리우스냐? 어쨌든 부처님이 새벽에 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기록에 나타나 있는 사실인데, 현대 천문학에서 볼 때 과연 그 별이 무슨 별이었을까? 일단 금성이 용의 선상에 떠오른다. 기원전 5~6세기인 그 시절에 행성과 항성(별)의 구분이 딱히 있었을 것 같지 않고, 또 싯다르타가 동쪽 하늘에서 보았다는 밝은 별로는 금성 외에는 찾기가 어렵다. 금성은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아침에 뜰 때는 샛별 또는 명성(明星), 계명성(啓明星)이라 하고, 저녁에 서쪽 하늘에 뜰 때는 개밥바라기라 했다. 그래서 고대인들은 아침과 저녁에 나타나는 금성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천체라고 생각했다. 붓다의 정확한 생몰 연도와 날짜는 모른다. 주류 역사가들은 대체로 기원전 563년 무렵에 태어나 기원전 483년 무렵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부처의 탄생과 열반을 기원전 624년, 544년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한 별지기는 대략적인 성도일(成道日)을 추산하여 35세 되는 해인 기원전 589년 12월 8일(음력) 이른 새벽, 위치를 부다가야 근처 가야시로 설정하고 해당날짜로 스카이사파리 앱을 돌려 검토해본 결과, 그날은 달이 없는 날이고 새벽녘에 가장 밝은 별은 시리우스로 나왔다. 전천에서 가장 밝은 별로, 동양에서는 천랑성(天狼星) 또는 늑대별, 서양에서는 개별(dog star)이라고 불렸다. 고대 이집트에서 이 별이 동쪽 지평선 위로 나타나면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이집트 태양력은 이날을 1월 1일로 삼았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부처님이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 별’은 행성인 금성이거나 정말 별인 시리우스 중 하나일 것이 거의 분명하다. 어쨌든 새벽 하늘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명성’을 본 그 순간, 부처님은 이 광대무변한 우주를 문득 체득하고,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영겁을 깊이 체감하고는, 별과 나, 세계와 나는 하나이며,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는 현대 천문학 이론에도 합이 맞는 사상이다. 여기서 부처님의 큰 가르침 ‘살아 있는 모든 중생을 사랑하라’는 대자대비(大慈大悲)가 나오지 않았을까?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 이것은 바로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감히 인류를 사랑한다고 말할 배짱은 없을지라도, 바로 당신 옆의 사람들을 따뜻하게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게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이 어마무시하게 광막한 우주에 한낱 별먼지로 이루어진 인간이 맞설 수 있는 단 하나의 무기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까? 사랑만이 생과 사, 시공을 초월하는 유일한 거니까. 몇 해 전 우주로 떠난 휠체어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면, 우주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It would not be much of a universe if it wasn‘t home to the people you love)”
  • 낸시 그레이스 로먼 망원경, 빅뱅에서 남은 작은 블랙홀 탐색한다 [이광식의 천문학+]

    낸시 그레이스 로먼 망원경, 빅뱅에서 남은 작은 블랙홀 탐색한다 [이광식의 천문학+]

    “만약 우리가 그것들을 발견한다면 이론물리학 분야를 뒤흔드는 대사건이 될 것이다.” ​블랙홀 주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를 축하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차세대 주요 천문 장비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빅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은 블랙홀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2026년 발사 예정인 우주망원경으로, 관측 파장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이다. 약 2.4m의 주경을 장착하고 있으며, 288 메가 픽셀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는 허블 망원경 뛰어넘는 수준이다. 초점도 허블 망원경보다 더 잘 맞추어진다. 하지만 구경 크기는 2.4m으로 똑같다. ​블랙홀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태양 질량의 수십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항성 질량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우주 괴물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심지어 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주변을 지배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우주에는 지구 정도의 질량을 가진 깃털처럼 가벼운 블랙홀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이론을 내세운다. 이 블랙홀은 잠재적으로 큰 소행성만큼 작은 질량을 가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또한 그러한 블랙홀이 약 138억 년 전 태초부터 존재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원시 블랙홀’이라고 명명된 이 블랙홀은 지금까진 순전히 이론상의 존재이긴 하지만, 2026년 말 발사 예정인 로먼 망원경이 이를 극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구 질량의 원시 블랙홀 집단을 탐지하는 것은 천문학과 입자물리학 모두에 놀라운 진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물체는 알려진 물리적 과정에 의해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윌리엄 드로코 캘리포니아 대 산타크루즈 박사후 연구원은 설명한다. 팀을 이끌었던 그는 로먼이 이 고대의 작은 블랙홀 사냥에 나선 것에 대해 성명에서 “만약 우리가 그것을 발견한다면 이론물리학 분야를 뒤흔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지평선에는 질량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가장 작은 블랙홀은 항성질량 블랙홀로, 거대한 별의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가 고갈될 때 생성된다. 이러한 융합이 중단되면 별들은 자체 중력으로 붕괴된다. 일반적으로 별이 항성질량 블랙홀을 남기는 데 필요한 최소 질량은 태양 질량의 8배다. 더 가벼우면 별은 중성자별이나 그을린 백색왜성으로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우주 탄생 당시의 조건은 현재의 조건과 매우 달랐다. 우주가 뜨겁고 밀도가 높으며 격동적인 상태에 있었을 때 훨씬 더 작은 물질 덩어리가 붕괴되어 블랙홀이 탄생했을 수도 있다. ​모든 블랙홀은 ‘사건 지평선’이라고 불리는 외부 경계에서 ‘시작’된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빛조차도 중력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곧, 빛도 탈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건 지평선이 블랙홀의 중심 특이점, 즉 모든 물리법칙이 무너지는 무한 밀도 지점으로부터의 거리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 결정된다. ​즉, 질량이 태양의 약 24억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 M87*의 사건 지평선은 지름이 약 248억km인 반면, 태양 30개의 질량인 항성질량 블랙홀은 폭이 약 177km에 불과한 사건 지평선을 갖게 된다. 반면에 지구 질량의 원시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이 동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소행성 질량을 지닌 원시 블랙홀은 양성자보다 폭이 작은 사건 지평선을 갖게 된다.원시 블랙홀의 개념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우주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초기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원시 블랙홀이 탄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면서(우주에서는 빛보다 빠른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공간 자체는 그럴 수 있다), 과학자들은 주변보다 밀도가 높은 지역이 붕괴되어 소질량 블랙홀이 탄생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이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원시 블랙홀의 개념을 지지하지 않는데, 이는 스티븐 호킹 때문이다. 블랙홀도 죽는가? 스티븐 호킹의 가장 혁명적인 이론 중 하나는 블랙홀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 위대한 물리학자는 블랙홀이 열 복사의 한 형태로 질량을 블랙홀 외부로 ‘누출’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개념은 나중에 그의 이름을 따서 ‘호킹 복사’라고 명명되었다. ​블랙홀은 호킹 복사를 누출하면서 질량을 잃고 결국 폭발한다. 블랙홀의 질량이 작을수록 호킹 복사가 더 빨리 일어난다. 이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경우 이 과정이 우주의 수명보다 오래 걸릴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작은 블랙홀은 훨씬 더 빠르게 누출되므로 훨씬 더 빨리 죽어야 한다. ​따라서 원시 블랙홀이 어떻게 “펑” 하지 않고 138억 년 동안 떠돌 수 있었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로먼이 만약 이러한 우주 화석을 발견한다면 물리학의 많은 부분이 뒤바뀌게 될 것이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볼티모어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천문학자 카일라시 사후는 성명에서 “은하 형성부터 우주의 암흑물질 함량, 우주 역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며, 천문학자들에게는 많은 설득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시 블랙홀을 탐지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이 구역은 사건 지평선에 둘러싸여 있으며, 빛을 방출하거나 반사하지 않는다. 즉, 이를 탐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알려진 중력이론에서 개발한 원리를 사용하는 길뿐이다. 아인슈타인에게 도움 받기 일반 상대성 이론은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시공간’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4차원 실체로 통합된 공간과 시간의 구조 자체에 곡률을 일으킨다고 예측한다. 배경 광원의 빛이 왜곡된 시공간을 통과하면 경로가 구부러진다. 빛이 통과하는 렌즈 물체에 가까울수록 경로가 더 많이 구부러진다. 이는 동일한 물체의 빛이 서로 다른 시간에 망원경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을 중력렌즈라고 한다. ​중력렌즈의 영향을 받는 물체가 은하처럼 엄청나게 거대할 때 배경 소스는 겉보기 위치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심지어 동일한 이미지의 여러 위치에 나타날 수도 있다. 렌즈 효과를 받는 물체가 원시 블랙홀처럼 질량이 더 작다면 렌즈 효과는 더 작아지지만, 감지할 수 있는 배경 광원이 밝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 렌즈(Microlensing)라는 효과다.​현재 마이크로 렌즈는 떠돌이 행성이나 모항성 없이 은하수를 떠다니는 천체를 탐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것은 이론상보다 더 많은 지구 질량의 떠돌이 천체들의 개수를 파악하고 있다. 모델은 실제로 예측한다. 이 패턴을 통해 과학자들은 로먼이 지구 질량의 떠돌이 행성에 대한 탐지를 10배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물체가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구 질량 천체 중 일부가 실제로 원시 블랙홀일 수도 있다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드로코는 “사례별로 지구 질량 블랙홀과 악성 행성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로먼은 통계적으로 두 가지를 구별하는 데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후는 “이것은 로먼이 행성을 검색하면서 이미 얻게 될 데이터를 사용하여 추가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의 흥미로운 예”라고 설명하면서 “과학자들이 지구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든 못 찾든 그 결과는 흥미롭다. 두 경우 모두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의 연구는 지난 1월 ‘물리학 리뷰 D’에 게재되었다.
  • “적의 적은 나의 친구?”… 수학적으로 입증됐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의 적은 나의 친구?”… 수학적으로 입증됐다[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말을 한 번 정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1946년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가 ‘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사회적 균형 이론’을 대표하는 문장입니다. 사회적 균형 이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인지와 태도는 심리적 요소와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가정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적의 적은 친구, 친구의 친구는 친구, 친구의 적은 적, 적의 친구는 적이라는 네 가지 규칙이 인간관계의 기본 틀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물리·천문학과, 노스웨스턴 복잡계 연구소, 응용수학·공학과 공동 연구팀이 ‘적의 적은 나의 친구’로 대표되는 사회적 균형 이론을 통계 물리학과 수학적 방법으로 입증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5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사회적 균형 이론’은 세 사람으로 구성된 집단을 가정해 인간이 편안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합니다. 균형 잡힌 관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거나 한 사람이 두 사람을 싫어하더라도 그 두 사람은 친구가 됩니다. 불균형 관계에서는 세 사람 모두 서로를 싫어하거나 한 사람이 서로 싫어하는 두 사람을 좋아해 불안과 긴장을 유발할 때 생겨납니다. 이런 불균형 시스템을 연구한 이탈리아의 이론 물리학자이자 복잡계 과학자인 조르조 파리시는 202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게임이론의 확장처럼 보이는 사회적 균형 이론은 수학적으로 쉽게 설명될 것 같지만 그동안 모든 연구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대부분의 시도가 사회적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균형 이론에 어긋나는 일관성 없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연구팀은 소셜 뉴스 사이트 ‘슬래시닷’의 사용자 평가 댓글, 하원의원들 간의 의회 내 교류, 비트코인 거래자 간의 상호작용, 소비자 리뷰 사이트 ‘에피니온스’의 제품 리뷰 등 4개의 대규모 네트워크 서비스 세트를 활용해 하이더 이론을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래프 이론에 따라 데이터 분석을 위해 네트워크 속 각 개인을 노드로 정하고, 노드와 노드를 연결하는 연결선(에지)은 개인 간 관계로 표시했습니다. 노드가 친구가 아닐 때 에지는 음수값을, 친구일 때는 양수값을 할당한 다음 관계를 계산한 결과 세 명 이상의 관계에서는 하이더의 사회적 균형 이론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친하고, 친한 사람들끼리는 긍정적 상호작용을 더 많이 하고 적대적인 상호작용은 더 적게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스트반 코바스 교수(복잡계과학)는 “사회적 균형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이번에 개발한 네트워크 모형은 정치적 양극화, 국제 관계 등 사회적 역학뿐 아니라 신경망이나 약물 조합과 같이 긍정적, 부정적 상호작용이 혼합된 모든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씨줄날줄] 비트코인 반감기

    [씨줄날줄] 비트코인 반감기

    반감기는 원래 방사능과 관련된 용어로, 어떤 물질의 양이 초기 값의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은 영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1871~1937)다. 1904년에 러더퍼드는 방사성 원소인 토륨과 우라늄이 어떻게 정해진 비율로 붕괴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원소들로 바뀌고 결국 납 형태로 안정화되는지 알아냈다. 이 기간을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라 불렀다. 그는 1929년 우라늄의 반감기를 활용해 지구 나이를 34억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과학자들은 지구 나이를 46억년으로 추정한다. 반감기라는 용어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용어가 요즈음 가장 빈번하게 쓰인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채굴해 블록을 최종적으로 생성하는 채굴자에 대한 유인책으로 보상이라는 개념을 추가했다. 블록 생성이라는 노동에 비트코인이라는 보상을 부여한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많아지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본 사토시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을 2100만개로 제한하고 4년마다 반감기를 도입했다. 비트코인이 처음 출시된 2009년에는 채굴 보상이 50비트코인(BTC)이었다. 하지만 4년 뒤인 2012년 첫 번째 반감기엔 25BTC, 2016년 12.5BTC, 2020년 6.25BTC, 2024년 3.125BTC로 줄었다. 2040년에는 채굴이 종료된다. 반감기가 완료된다는 것은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으로, 호재로 작용해 왔다. 첫 번째 반감기 때는 반감기 당일(2012년 11월 28일) 가격 대비 약 93배 올랐고, 2016년에는 30배, 2020년에는 8배 상승했다. 지난 20일 네 번째 반감기가 종료됐다. 지난달 11일 반감기를 앞두고 1개당 1억원을 돌파한 비트코인 시세는 하락세를 이어 가다가 반감기가 종료된 뒤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소폭 하락한 상태다. 다만 앞선 반감기에도 짧게는 두 달, 길게는 다섯 달 정도 횡보 기간이 있었던 만큼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한다. 그렇지만 최고점 기록 이후에는 긴 하락장이 나타난 전례가 있어 투기 광풍은 주의해야겠다.
  • 별과 우주와 시간…시공간의 비밀 풀어주는 책들 눈길

    별과 우주와 시간…시공간의 비밀 풀어주는 책들 눈길

    가슴이 답답할 때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마음이 풀리지 않을 때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과거로 돌아가 잘못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늘, 별, 달, 그리고 시간은 고대인들부터 항상 궁금해했던 것들이다. 물리학에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우주와 시간의 과학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낸 대중 과학서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서점을 찾은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시간의 물리학’(휴머니스트)에서 천체물리학자인 저자는 허버트 조지 웰스,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등 SF 작가들의 소설 속 시간여행 가능성을 분석한다. 시간여행이라는 아이디어에 담긴 과학적 실체를 탐색하고 이를 아인슈타인, 칼 세이건, 미치오 카쿠 등이 탐구한 상대성이론, 블랙홀, 멀티버스 등에 관한 연구와 비교한다. 이를 통해 시간에 관한 9단계 사고 실험을 보여주며, 멀티버스 속에서라면 각종 타임 패러독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SF 작가들이 제시한 시간여행은 과학 논문이 콕 집어내지 못한 과학적 진실을 부각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말한다.‘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북라이프)는 시간에 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한다.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제자로 양자 중력 이론을 전공한 저자는 시간의 역행 가능성을 대담하게 설명한다. 시간의 방향과 속도는 무엇이 결정하는지, 시간의 역행 가능성을 암시하는 시간의 양자화,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는 순환 우주까지 현대 과학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연구 성과에 상상력을 더해 설명한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르면 자연계 모든 물질은 한 방향의 성질만을 갖기 때문에 시간의 역행이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양자역학 관점에서 시간이 소립자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면 소립자의 움직임은 불확정성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재도 시간의 방향성에 대해서 과학계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그런가 하면, ‘우주의 수학’(플루토)은 우주가 놀라울 정도로 수학적 법칙으로 지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행성의 운동을 설명하는 케플러 법칙과 물체의 운동을 정확하게 설명한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아주 작은 원자 세계부터 우주에서 발생하는 폭발까지 모든 종류의 에너지 변환에 대한 지식을 보여주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아름다움을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우주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학적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만난다면 우주와 법칙, 수학 사이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 “데이터 뱅크로 저작권자 보호… 딥페이크 등 AI 범죄는 가중처벌”[K이슈 플랫폼]

    “데이터 뱅크로 저작권자 보호… 딥페이크 등 AI 범죄는 가중처벌”[K이슈 플랫폼]

    K이슈플랫폼은 사단법인 싱크탱크인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공동원장 정태용·박진)이 개최하는 월례 토론회이다.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목표로 기획됐다.의제: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 수준규제론: 최은창 아밀라(Armilla) AI, AI 정책총괄자율론: 김윤희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사회: 이경전 K정책플랫폼 이머징이슈위원장 (경희대 교수)원고: 박진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 (KDI대학원 교수)기원전(BC)이 ‘Before 챗GPT’라 할 정도로 AI는 인류 문명에 엄청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14년에 영국의 물리학자 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AI 발전이 인류의 생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지난달 유엔총회는 안전한 AI 개발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다음달에는 한국에서 AI 안전성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등 AI 규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도 AI 기본법안을 발의하는 등 나름의 대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IT 공룡기업들 속에서 생존 여부조차 의문시되는 한국 AI 업계를 과도하게 규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AI는 어느 정도로 규제돼야 하는가?1. 데이터 저작권 정책 저작권자의 거부권을 인정하면서 저작권 위반에 대한 처벌을 완화해야 한다. [사회] 지난해 12월 오픈AI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수백만개의 기사를 허락 없이 AI 모델 학습에 사용해 NYT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스톡 포토 전문회사 게티이미지는 스태빌리티AI사에 마찬가지로 소송을 걸었죠. 웹 크롤링(web crawling)을 통한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학습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요.[자율] 소설가 지망생이 만 권의 책을 읽고 새로운 소설을 창작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AI도 공개된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규제] 저작물은 저작권자와 라이선스를 맺고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야 합니다. 언론 등이 생산한 콘텐츠를 머신러닝에 무제한 허용하면 창작 동기가 약화될 것입니다. 챗GPT가 뉴욕타임스 유료 구독자만 읽을 수 있는 기사들을 학습해 99% 동일한 콘텐츠를 답변으로 내놓는다면 이는 공정이용(fair use)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작권자에게는 자신의 저작물이 AI에 학습되지 않도록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이 보장돼야 하죠. [자율] AI 선진국에 한참 뒤처진 우리 기업이 데이터 학습 시 일일이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이는 AI 혁신을 늦출 수 있습니다. 현실적이지도 않고요. 보수적인 일본도 이미 2018년에 저작권법을 개정해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AI로 새로운 저작물을 창작한다면 저작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니지요. [규제] TDM도 일부 허용할 필요가 있지만 기계적 정보 해석 목적에 한정해야 합니다. 저작권자의 옵트아웃 권리는 대립적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방안이라고 봅니다. [사회] 저작권자의 거부권을 인정하면서 대신 저작권 위반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방안은 어떨까요? [자율] 하긴 사소한 저작권 위반은 발견하기도 어렵고 대형 사안이 문제이니 처벌 완화가 중요하지요. 분쟁 시 형사처벌을 제외하고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도록 하되 저작권자의 사용금지 청구를 못 하게 한다면 동의할 수 있습니다. [규제] 그 정도가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사회] 공개된 데이터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비공개 데이터에 대해서는 저작권 주체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 뱅크를 설립하고 이 뱅크들이 저작권자를 대신해 AI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은 어떨까요? [규제/자율] 위탁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되는 한 데이터를 보호하는 동시에 활용을 높이는 좋은 방안이네요. 2. AI 오남용 규제 AI 개발사의 기술적 표시 의무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형성과 AI 사용 범죄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사회] 딥페이크나 음성 복제를 통한 신원 도용과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규제해야 할까요. [규제] AI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얼굴을 복제한 후 화상 회의에서 송금 지시를 내려 사취한 사례가 홍콩에서 발생했죠. 이런 비대면 사기의 추적을 위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나 목소리 속에 암호화된 워터마크를 넣도록 의무화해 AI 사용 여부를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자율] 조영남씨의 그림 대작(代作) 소송에서 무죄 판결이 난 것을 기억하시죠? 대법원은 조영남씨에게 대작 화가의 존재를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으로 AI를 이용한 창작이 보편화될 텐데 그러한 명시 의무는 AI를 통한 창작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규제] 워터마크 등 기술적 조치를 이용자가 아니라 AI 개발사에 의무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율] 의무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한다는 정도면 동의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문제는 사기나 선거 여론조작 등 나쁜 의도를 가진 AI 사용자이지요. AI 활용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할 것을 제안합니다. [규제] 동의합니다.3. 알고리즘 규제 AI 전문성을 보유한 비영리단체의 감시 노력을 정부가 지원하자. [사회] 최근 유럽연합(EU)에서 인공지능 법률(EU AI Act)이 통과돼 앞으로 글로벌 인공지능 규범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알고리즘 책임법(Algorithmic Accountability Act)을 의회가 논의 중이지요. 이 법은 AI 알고리즘이 편향적 결과를 내지 않도록 기업들이 자체 감사와 보고를 하도록 요구합니다. AI 알고리즘은 어떻게 규제해야 할까요? [자율] 알고리즘의 의무적 공개는 민감한 영업비밀 등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사전 검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규제]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알고리즘의 편견과 차별이 스스로 교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이 없고 소비자와 사업자 간 엄청난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는 경우가 문제지요. 미국은 우리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모든 AI 개발사들이 중앙정부에 알고리즘을 제출해야 하고 보안성 평가까지 통과해야 합니다. 중국 같은 과한 개입은 곤란하지만 그래도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필요합니다. [사회] 누군가의 감시가 필요하지만 정부의 직접 개입은 안 된다는 말씀이네요. 그렇다면 AI 전문성을 보유한 비영리단체의 감시 노력을 정부가 지원하는 정도는 어떨까요? [규제/자율] 동의합니다. [사회] 끝으로 정부의 AI정책에 대한 건의를 해 주신다면. [규제] AI 관련 위험성 감축 노력이 AI 혁신 저해로 받아들여져서는 곤란합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구상하는 AI 관련 법률은 모호한 윤리원칙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법안이 의미가 없거나 아니면 너무 광범위한 규제를 할 수 있습니다. 규제는 명확해야 합니다. [자율] AI에 대한 규제는 공직선거법, 성폭력처벌법 등 개별법에서 규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 형성이 필요합니다. [사회] 정부는 4월 초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AI전략 최고위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규제를 최소한으로 담는 법안을 만들기 바랍니다. 오늘의 논의가 그 기본틀이 됐으면 합니다.
  • ‘병력난’ 우크라 군사고문 “여성 징병제 도입해야”

    ‘병력난’ 우크라 군사고문 “여성 징병제 도입해야”

    병력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처럼 여성도 징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옥사나 그리고리에바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의 젠더 담당 고문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식 사고방식을 버리고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조국을 지키는 것이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의무라고 명시한다”며 이에 따라 “여성도 복무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를 가리켜 “우리의 북쪽 이웃은 단순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우리를 반복적으로 공격해 왔다”며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이에 대비해야 하고, 이는 남녀 모두 전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물리학자로, 러시아 침공 몇 주 전 군에 입대한 그리고리에바 고문은 “우리는 입법 측면에선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며 “이 나라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남학생은 신체 활동을 하고 여학생은 자수나 가정 경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소녀들이 어릴 때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러시아에 비해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우크라이나는 군수품 부족 외에 병력 고갈에도 시달리고 있다. 올해에만 50만명에 달하는 신병이 필요할 것으로 우크라이나 군은 추산한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징집 대상 연령을 기존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낮추는 병역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여성을 징집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으나 지난해 10월 의학 학위를 소지한 여성의 모병소 등록을 요구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여성 징병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에는 6만 5000명의 여성이 복무하고 있다. 모두 자원입대한 이들이다. 여군 숫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해인 2021년 이후 40% 증가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여성의 입대 연령 상한을 기존 40세에서 60세로 높이고, 여성이 지원할 수 있는 보직의 폭을 넓힌 게 주효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여성의 군대 참여율은 7.3%로, 미국(17%)이나 영국(11%)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보다 낮다. 군에 복무하는 여성 중에서도 전투병은 10분의 1도 안 되며 나머지는 의무병이나 정보 장교,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