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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원자는 과연 모두 몇 개일까?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에 있는 원자는 과연 모두 몇 개일까?

    세계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일찍이 플라톤은 "우주는 왜 텅 비어 있지 않고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하고 물었다. 물질의 기원에 관한 가장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물론 그러한 질문에 제대로 답할 만한 과학이 당시엔 없었다. 그러나 물질에 대해 가장 독창적이고 놀라운 주장을 한 사람이 나타났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BC 460 ~380)였다. 지식을 얻는 방법에 대해 “지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지성에 의해 타당한 추론을 얻을 수 있고, 다른 방법은 모든 감각을 정교하게 동원해서 얻어낸 자료를 통해 추론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데모크리토스는 물질의 본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갈파했다.“모든 물질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작은 것, 곧 원자(atomon)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바로 물질의 보이지 않는 가장 작은 구성요소로서, 세계는 무수한 원자와 공(空)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또 원자를 설명하면서, 원자는 영원불변하며, 절대적인 의미에서 새로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사물들이 안정되어 있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까닭은 모든 원자들이 똑같은 크기를 갖고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꽉 메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오늘날 우리는 원자가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진 보따리 구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데모크리토스가 말한 원자는 입자로 바꿔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데모크리토스가 말한 대로 물질을 계속 쪼개나가다 보면,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물질의 최소 단위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물질을 무한히 쪼개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양자론 개척자의 한 사람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그 최소 단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옛 데모크리토스의 표상을 믿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맨 처음 입자가 있었다’는 표상이었다. (...) 그러나 이런 표상이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물질을 계속 쪼개가다 보면 맨 나중에는 더이상 부분이 남지 않고 물질 속의 에너지가 변환될 것이며, 부분은 쪼개지기 전보다 작지 않을 것이다.” 현대 물리학은 물질의 최소 단위에 착상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확립에 기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은 원자에 대해 이렇게 한 마디로 규정했다. “다음 세대에 물려줄 과학지식을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원자는 물질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질료이자 현대 물리학의 화두이다. 현대문명의 총화인 컴퓨터, TV, 휴대폰 등 모든 전자기기들은 원자의 과학인 양자론 위에 서 있는 것들이다. 물리는 원자에서 시작하여 원자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원자는 얼마나 클까? 원자의 크기는 대체 얼마나 될까? 전형적인 원자의 크기는 10^-10m다. 1억분의 1㎝란 얘기다. 상상이 안 가는 크기다. 중국 인구와 맞먹는 10억 개를 한 줄로 늘어놓아야 가운데 손가락 길이만한 10㎝가 된다. 각설탕만한 1㎝^3의 고체 속에는 이런 원자가 10^23개쯤이 들어 있다. 얼마만한 숫자인가? 지구의 모든 바다에 있는 모래알 수와 맞먹는 숫자이다. 그럼 원자핵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약 10^-15m다. 원자의 100,000분의 1 정도다. 그렇다면 원자의 크기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전자 궤도가 결정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원자는 그 부피의 10^-15(부피는 세제곱), 곧 1천조 분의 1을 원자핵이 차지하고, 그 나머지는 모두 빈 공간이라는 말이다. 이게 대체 얼마만한 공간일까? 원자가 잠실 야구장만하다면 원자핵은 그 한가운데 있는 콩알보다도 더 작다.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원자핵과 전자의 빈틈없는 덩어리로 압축한다면 지름 200m의 공을 얻을 수 있다. 자연은 원자를 제조하는 데 너무나 많은 공간을 남용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결국 물질의 크기는 원자핵의 둘레를 돌고 있는 전자에 달린 문제이지만, 원자의 구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또 다른 얘기이므로, 여기서는 이런 원자가 온 우주에 얼마나 있는가 하는 문제만 짚어보도록 하자. 자연에는 원소의 종류가 92가지 있고, 그중 수소가 양성자와 전자 하나씩으로 이루어진 가장 단순한 원소다. 그 다음 단순한 원소로 헬륨이 있다.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인데 그냥 많은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원소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질량으로 보면 70%, 원소의 양으로 보면 90%가 넘는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소는 헬륨이다. 질량으로 28%, 원소의 양으로는 9%를 차지한다. 다른 원소는 모두 합해도 질량으로 2%, 원소의 양으로 0.1%에 지나지 않는다.수소와 헬륨을 합치면 우주 내 물질의 약 99%를 차지한다. 나머지 90종은 1% 미만이다. 그런데 지구는 사정이 좀 다르다. 지구 중심에는 철과 니켈이 풍부하지만 지각에는 산소‧규소‧알루미늄과 같은 원소들이 많다. 바다에는 수소와 산소가 풍부하고 대기는 질소와 산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철 이하의 원소들이 별 속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 중원소들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 만들어져서 지구라는 행성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92개의 원소들의 이 같은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다. 수소와 헬륨 외의 모든 원소는 뜨거운 별 속에서 제조되어 초신성 폭발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고, 그것들이 지구와 인간 등 뭇 생명체를 빚어냈던 것이다. 별이 우주의 주방인 셈이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로 나가면 우주와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86%를 차지하는데, 그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이다. 따라서 태양계 전체로 볼 때 가장 풍부한 원소는 수소와 헬륨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원소는 산소이고 그 다음은 탄소이다. 우주 전체 원소들의 존재량 비와 비슷한 셈이다. 우주를 이루는 원자의 개수 그렇다면 이 우주에 원자의 개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뜻밖에 간단한 방법으로 알 수 있다. 원자번호 1인 수소 원자의 경우, 1억 개를 한 줄로 늘어세워도, 그 길이는 1㎝를 넘지 않는다. 1억이라면 어느 정도의 숫자일까? 사과 한 알을 1억 배 확대한다면 그 크기가 지구와 같아질 만큼 큰 숫자다. 그러니 원자가 얼마나 작은지는 상상력을 아무리 동원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도대체 누가 이런 크기를 쟀단 말인가, 하고 짜증이 날 정도다. 그렇다면 또, 그 원자의 무게는 그럼 얼마나 되는가? 아보가드로 수인 6*10^23개만큼 수소를 수소 1몰이라 하는데, 저울에 달면 1g이 나온다. 저 1g 수소의 개수는 지구상의 모든 모래알 수보다 많은 것이다.빅뱅 이후 태초의 우주공간을 가득 채운 물질이 바로 그런 수소다. 캄캄한 공간 속을 수소 구름들이 흘러다니는 풍경을 상상해보라. 그 수소 구름들이 중력으로 뭉치고 뭉친 끝에 마침내 태양과 같은 별을 탄생시킨 것이다. 오늘도 당신 머리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저 태양 같은 별을 만들려면 수소 원자가 몇 개나 있어야 할까? 지수 법칙을 아는 중학생 수학 실력만 있어도 간단히 그 계산서를 뽑아볼 수 있다. 태양 질량 ÷ 수소 원자 질량 =수소 원자 개수 그 답은 약 10⁵⁷개이다. 이 숫자는 옛 인도 사람들이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라고 말한 1항하사(10^52)보다 10만 배나 많은 수이다. 그러니까 이 숫자만큼의 수소 원자 알갱이들이 모이면 저런 엄청난 태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저 태양이 없다면 이 너른 태양계 속에 인간은커녕 아메바 한 마리도 살아갈 수 없다. 물질의 오묘함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시 저 별먼지에서 나온 물질의 조합체가 아닌가? 저런 태양이 각 은하마다 평균 2000억 개가 있고, 그런 은하가 관측 가능한 우주에 또 2조 개 정도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다 곱하면 온 우주에 있는 천체들의 원자 수가 나온다. 계산해보면 4*10^80이란 숫자가 나온다. 이것이 우주의 일반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의 개수이다. 그런데 우주는 일반물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4%밖에 안된다. 그 나머지는 이른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차지한다.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E=mc^2 방정식에 따라 물질로 치환할 수 있으니까, 여기에 다시 25를 곱하면 대략 온 우주의 원자 개수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우주의 모든 원자 개수는 10^82승 개이다. 10^100승인 구골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다. 10^82승 개 원자들이 만드는 우주는 얼마나 물질로 충만해 있을까? 우주 공간의 1조분의 1 정도를 채우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리학자는 제임스 진스는 우주의 물질 밀도에 대해 “큰 성당 안에 모래 세 알을 던져넣으면 성당 공간의 밀도는 수많은 별을 포함하고 있는 우주의 밀도보다 높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니 우주는 사실 텅 빈 공간이나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그야말로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는 약 60종이고, 그 개수는 약 10^28승 개이다. 그중 수소가 3분의 2(질량비는 10%)를 차지한다. 그리고 그 수소는 모두 빅뱅 공간에서 탄생한 것이다. 온 우주에서 수소를 만들 수 있었던 환경은 빅뱅 공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138억 년 전 빅뱅의 유물을 몸으로 갖고 있다는 뜻이니, 우리 모두는 우주의 역사를 지닌 참으로 유구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대기권서 튕겨 우주로 돌아간 ‘물수제비 유성’ 포착

    [우주를 보다] 대기권서 튕겨 우주로 돌아간 ‘물수제비 유성’ 포착

    유성이 대기권에 진입하다가 물수제비를 뜨는 것처럼 튕겨 우주로 돌아가는 극히 보기 드문 천문 현상이 유성 관측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천체물리학자 데니스 비다 박사는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협정세계시(UTC) 기준으로 22일 오전 3시 53분쯤 독일 북부와 네덜란드 상공에서 어스그레이저(Earth-grazer)로 불리는 유성이 관측 카메라에 목격됐다면서 유성은 다시 우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어스그레이징 유성(Earth-grazing fireball)으로도 불리는 이 유성은 지구 대기권으로 접근했다가 우주로 되돌아가는 매우 밝은 유성을 만드는 유성체로 알려졌다. 쉽게 말해 지구를 스쳐가는 유성인 것이다.이날 비다 박사가 트윗에 게시한 GIF 이미지는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성 양측 흰색 곡선은 이동 궤적을 보기 쉽게 나타낸 것인데 이 천체가 거의 수평으로 이동하다가 호를 그리듯 우주로 돌아간 것을 알 수 있다.비다 박사에 따르면, 유성은 초속 34.1㎞(시속 12만2760㎞)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으며 열권에 해당하는 고도 약 91㎞의 영역까지 왔다가 튀기어 우주로 되돌아갔다. 목성족 궤도에 있던 유성은 대기권을 지나는 동안 속도와 질량이 변할 수밖에 없으므로 다시 대기 밖으로 나갈 때 궤도는 그전과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물수제비를 뜰 때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유성이 이번 사례처럼 입사각이 극히 낮은 상태에서 대기권에 진입하면 둥글고 얄팍한 돌을 물 위에 튀기어 가게 던졌을 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참고로 어스그레이징 유성이 대기권에서 튕겨 나갔다고 해서 반드시 우주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기권에서 튈 때 그 속도가 줄면서 손상이 적은 파편은 지구로 낙하해 운석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운석이 떨어졌다는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데니스 비다/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펭귄의 조상, 사라진 제8의 대륙 ‘질랜디아’에 살았다

    [핵잼 사이언스] 펭귄의 조상, 사라진 제8의 대륙 ‘질랜디아’에 살았다

    현대 펭귄의 조상들이 대부분 이른바 ‘제8번째 대륙’이라 불리는 질랜디아에 살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뉴질랜드 매시대학,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타라나키 해안에서 발견된 고대 펭귄의 화석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두개골과 날개뼈 등의 상태가 매우 양호한 이 화석은 약 300만년 전 것으로, 연구팀의 분석결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볏이 있는 고대 펭귄으로 드러났다. 이 펭귄의 정식명칭은 E. 아타투(Eudyptes atatu)로 눈 위에 노란 줄무늬가 있는 펭귄 종(Eudyptes)과 새벽을 뜻하는 단어(ata tu)에서 이같은 이름을 얻었다. 연구팀이 E. 아타투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고대 펭귄과 현대 펭귄 사이에 ‘미싱 링크’(missing link·진화계열에 중간에 해당되는 존재지만 한번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아 추정만 하고 있던 것)로 보고있기 때문.논문의 선임저자인 매시 대학 다니엘 토마스 박사는 "이번 발견은 뉴질랜드가 수백만 년 동안 다양한 바닷새의 핫스팟이었다는 중요한 단서"라면서 "현대의 모든 펭귄이 과거 뉴질랜드의 고대 조류에서 진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대양으로 둘러싸여 있어 현재도 전세계 바닷새를 끌어들이는 핫스팟을 형성하고 있다. 80종의 토종 바닷새 중 3분의 1 이상이 이곳에서만 발견될 정도. 그러나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현 바닷새와 조상뻘인 고대 새들을 연결하는 화석이 거의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다소 생소한 단어인 질랜디아(Zealandia)는 오세아니아 대륙 주변 바다에 담겨있는 땅덩어리를 의미하며 1995년 지구물리학자인 브루스 루엔딕이 처음 발견했다. 학계의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오세아니아·남극에 이어 질랜디아를 제8번째 대륙으로 보고있다. 약 6000만 년 전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질랜디아의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약 22배로 알려져 있으며 대륙의 94%가 잠긴 것으로 추정됐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뉴질랜드가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 수중에 잠겨있는 대륙이라는 것이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인 것이다. 토마스 박사는 "E. 아타투는 볏이 있는 현대 펭귄 일부 종의 조상이거나 공통의 조상을 공유하는 자매 종일 수 있다"면서 "고대 펭귄은 오랜시간 질랜디아에 살다가 가라앉자 남반구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로나는 추석이 반갑다… 사람들이 이동하면 난 치명적이니까

    코로나는 추석이 반갑다… 사람들이 이동하면 난 치명적이니까

    코로나19 확산사태가 9개월이 지나면서 인류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은 기억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 물론 과학적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저녁 술자리를 갖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스마트폰만큼이나 생활필수품이 됐고 여러 명이 모여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것은 물론 여행은 옛이야기가 됐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기약 없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바로 추석 연휴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 찾기 자제를 권고하자 여행을 가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사람이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에게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좋은’ 한가위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은 사람의 이동이 감염병 확산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내는 한편 코로나의 1차, 2차 대확산 패턴, 날씨에 따른 바이러스 전파 등 감염병 방역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우선 중국 상하이 사범대 수리과학과 연구팀은 사람의 이동과 분포가 질병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방역당국에서 권고하는 것처럼 감염병이 확산될 때는 이동 제한과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수학적으로도 중요하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미국산업응용수학회(SIAM)에서 발행하는 수학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수학회지’ 22일 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기존 감염병의 수학적 모델링을 ‘비감염자-감염자’ 두 집단으로 단순화시킨 ‘SIS 집단 모델’로 질병 확산에 있어서 사람의 이동성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그 결과 감염자가 평균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나타내는 ‘기초감염재생산수’(R0)가 낮은 일반 감기 같은 질병은 사람들의 이동성이 질병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코로나19처럼 R0가 높은 감염병에 있어서는 사람의 이동이 집단의 총감염량을 폭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한 날이 잦아지는 가을에 접어들면 독감,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유행한다. 날씨에 코로나19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키프로스 니코시아대 통계물리학과, 의대 공동연구팀은 상대습도, 온도, 풍속이 바이러스 생존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도가 오르면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생존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난여름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았다. 가을과 겨울이 되면 기온이 낮아져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쉬워질 뿐만 아니라 풍속도 빨라지면서 바이러스가 멀리까지 전파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물리학회(AIP)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체 물리학’ 22일 자에 실렸다. 한편 호주 시드니대 수리통계학부, 중국 칭화대 수리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는 초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눈에 띄게 감소한 다음 안정화 단계를 거친 뒤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많은 국가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카오스’ 22일 자에 제시했다. 맥스 멘지스 칭화대 연구교수(정수론·산술기하학)는 “수학적, 물리학적 분석은 코로나19가 전염성이 높고 통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감염자 숫자가 확실히 안정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단순히 이전 일정 기간보다 감염 사례가 줄었다고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것은 새로운 대확산의 빌미를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37억원 값어치 희귀한 책들, 3년 반 만에 루마니아서 회수

    37억원 값어치 희귀한 책들, 3년 반 만에 루마니아서 회수

    2017년 1월 영국 런던 근교 펠트햄에 있는 창고에 도둑이 들었다. 마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문 서적 경매에 출품하려고 희귀한 책 200여권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모두 훔쳐갔다. 대략 250만 파운드(약 37억 7380만원)로 값어치가 매겨졌다. 16세기와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영국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의 초판본에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여러 희귀본,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의 스케치 등등이었다. 도둑들은 히드로 공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창고의 지붕에 구멍을 내고 감지 장치를 피하기 위해 줄을 타고 12m 바닥에 내려와 책들을 훔쳐 달아났다. 런던 경찰청의 전문 범죄 수사팀은 3년 반 넘는 끈질긴 추적 끝에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루마니아 북동부 네암트란 시골 마을의 한 주택 바닥에서 책들을 모두 되찾는 데 성공했다고 BBC가 전했다. 사실 루마니아의 조직범죄단이 지목된 것은 사건 직후였다. 영국 전역의 고가품 창고들을 잇따라 털어 갱단의 실체가 이미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이 훔쳐간 책들을 되찾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유럽 여러 나라의 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6월 영국 전역은 물론, 루마니아와 이탈리아의 45곳 주소지를 샅샅이 뒤져 이날에야 마침내 소중한 책들을 되찾았다. 13명이 기소됐는데 그 중 12명은 벌써 유죄를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앤디 더럼 경사는 “이 책들은 엄청난 가치를 지녔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가 없다는 것이며 국제적인 문화유산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뉴스 생방송 도중 앵커 뒤로 떨어지는 ‘불덩이’ 포착…정체는 유성

    뉴스 생방송 도중 앵커 뒤로 떨어지는 ‘불덩이’ 포착…정체는 유성

    호주 저녁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이 생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저녁 6시 40분쯤 시드니 사람들의 시선이 텔레비전에 고정됐다. 호주 7뉴스 화면에 유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7뉴스 측은 이날 시드니 지역 6시뉴스 도중 진행자 마크 퍼거슨 뒤로 유성이 관측돼 시청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보도했다. 환한 빛을 내는 유성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장면은 전파를 타고 실시간으로 시청자에게 전달됐다.같은 시각,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국경 부근에서도 유성이 관측됐다. 운행 중이던 차량 블랙박스에는 커다란 불덩어리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가정집 감시카메라에도 유성이 포착됐다. 맨눈으로 유성을 봤다는 목격자 제보도 다수였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천체물리학자 브래드 터커는 3일 캔버라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일 저녁 6시 45분쯤 수도 캔버라 일대에 유성이 떨어졌다”고 확인했다.터커 박사는 “유성은 뉴사우스웨일스주 센트럴 코스트 지역 대기권을 통과했다. 이후 캔버라 서쪽, 시드니 상공을 가로지른 뒤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경계 부근에서 ‘소닉 붐’(음속폭음)과 함께 폭발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유성 크기가 1m 정도로 큰 위협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느 집 뒷마당에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화구 등 관련 흔적이나 피해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터커 박사는 “200t 분량의 돌덩어리가 매일 지구를 강타하지만,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조각조각 잘게 부서진다. 이때 대기와의 마찰로 불이 붙은 채 떨어지는 파편이 유성”이라고 설명했다. 땅에 떨어진 유성이 바로 운석이다. 그는 “낮에도 유성이 떨어지지만 잘 보지 못하는 건 밝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크지 않아서이기도 하다”면서 “요즘은 CCTV와 블랙박스 등 촬영 장비가 늘어나 쉽게 추적이 가능하고 훨씬 더 자주 보이는 것뿐”이라고 부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SBS ‘앨리스’ 제작지원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 SBS ‘앨리스’ 제작지원

    이탈리아 네오 클래식 브랜드 메트로시티가 SBS 새 금토드라마 ‘앨리스’를 제작지원한다고 밝혔다.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SF 드라마다. 시청률 퀸 김희선의 복귀작이자 배우 주원 등이 출연해 하반기 SBS 드라마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 28일 첫 방영을 시작,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0시에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이번 드라마에서 김희선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대부터 40대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에 도전한다. 김희선은 극중 시간여행의 비밀을 쥔 괴짜 물리학자 ‘윤태이’와 시간여행의 시스템을 구축한 미래 과학자 ‘박선영’까지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주원은 선천적 무감정증을 지닌 형사 ‘박진겸’ 역을 맡아 10년 전 어머니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처절하게 달려가는 인물을 보여줄 예정이다.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의 아이템을 선물로 받아볼 수 있는 ‘틱톡 X 앨리스 이벤트’도 진행한다. 틱톡 SBS 공식 계정에 업로드된 김희선X주원 챌린지 영상을 감상하고 앨리스 스티커를 사용한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오는 9월 8일까지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 당첨자는 9월 15일 틱톡 SBS 공식 계정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1등 1명에게는 메트로시티 목걸이, 2등 5명에게 메트로시티 프라그랑스 VIP 기프트를 증정한다. 한편 메트로시티 주얼리 컬렉션은 이탈리아의 비첸차, 발렌자, 피렌체, 밀라노, 아레초 등 각 도시의 뛰어난 세공 기술을 바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해 완성했다. 수년간 쌓아온 주얼리 마스터들의 노하우와 숨결이 들어가 정교한 디자인과 전 세계에서 공수한 하이 퀄리티 원재료가 오랜 기간 이어온 메트로시티의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ASA, 지구 자기장 취약한 곳 감시 강화…이유는 인공위성 손상 막으려

    NASA, 지구 자기장 취약한 곳 감시 강화…이유는 인공위성 손상 막으려

    지구의 방패막인 지구 자기장(이하 지자기)에 있는 거대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남대서양을 중심으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남부 사이에 걸쳐 있는 이 취약한 영역은 2014년 이후 크기가 급격히 커졌고 심지어 두 개로 갈라지고 있는 정황까지 나올 만큼 급격히 약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에서 나오는 각종 입자를 막지 못하는 것은 아니므로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는 없다.그렇지만 이른바 ‘남대서양 자기이상대’(SAA)로 불리는 이 균열은 이 움푹 들어간 곳을 지나는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 또는 저궤도 인공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관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그안에 있는 각종 컴퓨터나 전자회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에 대해 NASA 지구물리학자 테렌스 사바카 연구원은 “태양에서 나오는 각종 입자는 인공위성 등의 기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SAA를 추적하고 그 형태의 변화를 조사해야만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SAA, 커지고 갈라지는 중관련 연구자들은 이른바 ‘스웜’(SWARM)으로 총칭되는 유럽우주국(ESA)의 관측위성 3기를 사용해 지자기의 변화를 살피고 있다. 이미 몇몇 연구에서는 SAA의 총면적이 지난 200년간 4배로 커졌고 해마다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ASA와 ESA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SAA는 두 개로 갈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중 하나는 아프리카 남서쪽 해상에서 발달하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남아메리카 동쪽에 있다. 또한 SAA에서는 1970년 이후 지자기가 8% 약해졌다. 이는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ESA에 따르면, 지자기는 지난 200년간 그 세기가 9% 정도 약해졌다. 인공위성과 국제우주정거장에 문제를 일으켜 지자기가 약해지면 태양풍의 영향으로 더 많은 하전입자가 지구를 통과하게 된다. 보통 지자기는 이런 입자를 밀어내거나 ‘밴앨런대’로 불리는 영역 안에 가둔다. 하지만 SAA와 같이 자기장이 취약한 영역에서는 하전입자가 지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저궤도 위성이나 약 400㎞ 상공을 비행하는 ISS는 이런 하전입자로 채워진 영역을 지나야 한다. 그 결과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거나 자료 수집이 멈추고 또는 허블우주망원경 같이 값비싼 컴퓨터 부품이 조기에 노후화할 가능성이 있다.NASA에 따르면 허블망원경은 매일 지구를 공전하는 15회 중 10회 동안 SAA를 지나는 데 이는 하루의 15%에 가까운 시간을 이 위험한 영역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ISS에는 우주비행사들을 태양 복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차폐 장치가 있지만 정거장 안팎의 기기는 크게 보호되지 않는다. 따라서 만일 태양 입자가 기기의 중요한 부분에 충돌하면 기기를 완전히 파괴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아무런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SAA는 지구의 수목 수가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ISS에서 관측하는 ‘글로벌 생태계 역학 조사’(GEDI·Global Ecosystem Dynamics Investigation) 임무에서 매월 2시간분의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ESA는 또 이 영역을 통과하는 위성은 통신 두절이라는 작은 기술적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SAA를 지날 때는 전자 기기나 위성 전체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위성 운영 기관은 불필요한 장치를 정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는 설명했다. 지구 외핵의 이동으로 SAA의 위치가 변해이 취약한 영역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위해 NASA 과학자들은 지구의 깊숙한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자기의 존재는 지표로부터 약 2890㎞ 아래에 있는 지구 외핵의 대류 활동 때문이다. 북쪽과 남쪽의 자기극(100만 년 전후 역전하는 경향)에 영향을 받는 지자기는 외핵 내부 움직임에 의해 세기가 강해지거나 약해진다. 이 액체 상태 금속 분포의 주기적 또는 무작위적 변화는 지자기에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지자기를 자기극과 지구의 핵을 지나는 고무줄에 비유하면 핵의 변화는 고무줄을 당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지자기의 변화는 자기장 특정 영역의 강약에 영향을 주고 또 자기극의 위치를 어긋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NASA는 지자기의 미래 예측 모델을 사용해 이런 지자기의 강약과 SAA에 미치는 영향 예측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기 예보와 비슷하지만 우리는 훨씬 긴 시간 규모로 작업하고 있다고 NASA의 수학자 앤드루 텅본 연구교수는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코로나19로 달라진 대학 수업과 연구 환경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코로나19로 달라진 대학 수업과 연구 환경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학도 예외일 수 없다. 대학은 곧 가을학기 개강을 하게 되는데 봄학기에 이어서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교수들은 다시 온라인 강의 준비에 바쁠 것이고, 국내외 학회 및 행사 취소 등으로 달라진 연구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온라인 강의는 언제든지 수월하게 녹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라도 생기지 않도록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강의 동영상을 사전에 녹화해 올릴 때 1시간짜리 수업 내용을 녹화해 보면 실제 동영상은 20분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필자 주변 교수들도 현장 강의 때보다 온라인 강의 준비에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한다. 시험조차 온라인으로 치러야 하므로 공정한 평가 방식도 모색해야 한다. 대면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반응도 살피면서 강의실 안을 왔다 갔다 해도 어색하지 않은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그런 여유가 통하지 않는다. 수업 중 강사의 침묵은 학생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인데 온라인 강의에서는 그저 연속성의 단절일 뿐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동료 교수들과 미래의 강의 형태는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빅데이터 활용, 3차원 홀로그래피 기술이 더 발전하면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의 차이를 거의 못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마도 강의 능력이 뛰어난 몇몇 교수의 강의에만 학생들이 몰려 결국에는 한두 명의 명강의 교수 수업 콘텐츠만 남게 되지 않을까란 얘기를 했었다. 또 실시간으로 통역해 주는 인공지능(AI) 덕분에 각 분야에서 글로벌 일타 강사가 나오지 않을까란 말도 오갔다. 코로나19로 인해 막연히 예측했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오고 있다.감염병의 전 세계적 확산 상황에서 교수들의 연구활동도 크게 달라졌다. 많은 국제학회가 취소됐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종 행사도 줄어 그동안 미뤄 두었던 연구내용을 정리해 학술지에 투고하는 논문 수가 급격히 많아진 분야도 있다. 바이러스와 관련된 보건학, 의학, 면역학은 말할 것도 없고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재구조와 관련된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등 분야에서는 더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입자가속기처럼 해외 대형시설을 사용해야만 하는 필자 같은 실험 물리학자에게 올해는 최악의 시기이다. 외국 가속기 연구소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예정된 해외실험들이 모두 취소됐다. 또 필자는 올 초부터 여러 국제학회에 초청을 받아, 작년 12월에 출범한 연구단을 적극 알리고 세계 유수의 학자들과 연구계획을 논의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회가 취소 혹은 연기돼 너무나도 아쉽게 된 상황이다.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고통과 함께 큰 변화를 준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대학도 큰 변화를 겪게 됐고, 교수법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는 계기가 된 한 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대학은 예전 같은 대면 강의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온라인 강의의 폭넓은 활용과 대면 강의가 절충된 새로운 교수법이 개발될 것이다. 수업과 연구가 주 업무인 교수사회는 코로나19보다 더 큰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아하! 우주] ‘슬프고 외로운’ 우주의 종말을 계산해낸 과학자

    [아하! 우주] ‘슬프고 외로운’ 우주의 종말을 계산해낸 과학자

    -수백조 년 후 첫번째 흑색왜성 폭발이 우주 종말의 신호탄​ 우주가 차갑게 식은 끝에 '죽은' 후에도 별들은 오랫동안 계속해서 폭발할 것이다. 한 과학자가 우주의 종말에 최후로 폭발할 초신성을 찾기 위해 '토끼굴' 속으로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우주가 종말을 맞으면 '조금 슬프고 외롭고 추운 곳'이 될 것이라고 일리노이 주립대학 물리학 조교수인 이론 물리학자 매트 캐플란은 성명에서 말했다. 새로운 연구에서 캐플란은 죽은 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변화의 길을 걸을 것인지를 계산하고, 우주의 먼 미래에 마지막 초신성이 언제 폭발할 것인지 그 시점을 결정했다. 우주의 종말은 '열 사망(heat death)'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주는 대부분 블랙홀과 타버린 별의 시체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성명서에서 밝히면서 캐플란은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한 가지 이유로 물리학자가 되었습니다. 나는 그 '큰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우주는 왜 여기에 존재하며 어떻게 끝날까?" 새로운 연구에서 캐플란은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인 폭발의 미래를 주시했다. 거성의 경우, 철이 별의 중심부에 축적되면 마침내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붕괴된다. 그러나 백색왜성(태양 같은 질량의 별이 핵연료를 모두 소모할 때 형성되는 초밀도의 별)과 같은 작은 별은 이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중력과 밀도가 없다. 그러나 캐플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색왜성이 더욱 조밀해지고 이윽고 철을 생성할 수있는 '흑색왜성'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백색왜성이 향후 몇조 년 동안 식으면서 점점 어두워지고 차갑게 얼어붙어 마침내 더 이상 빛을 내지 않는 '흑색왜성'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캐플란은 “별은 핵융합으로 인해 빛나는데, 작은 핵을 부수어 더 큰 핵을 만들어 에너지를 방출할 만큼 뜨겁다. 백색왜성은 타고 남은 별의 시체지만 양자 터널 효과로 인해 훨씬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자 터널 효과란 고전 물리학적으로는 통과하지 못하는 에너지 장벽 이쪽에 있던 전자 같은 아원자 입자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에너지 장벽 다른 쪽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캐플란은 이러한 핵융합이 흑색왜성 내에서 철을 생성하고 이 같은 유형의 초신성을 촉발시키는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연구는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크기가 다른 흑색왜성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캐플란은 이 '흑색왜성 초신성' 중 첫 번째가 수백조 년 후에 나타날 것이라는 계산서를 내놓았다. 이는 거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장구한 시간이다. "그것은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까마득히 먼 미래의 시간이다"라고 캐플란은 덧붙였다. 그는 가장 거대한 흑색왜성이 먼저 폭발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덜 무거운 별들이 차례대로 폭발하여 모든 흑색왜성들이 남김없이 폭발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시간은 약 10 ^ 32000제곱 년 후로 예상되는데,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는 캐플란은 "흑색왜성 초신성은 우주에서 마지막으로 일어나는 흥미로운 사건이 될 수 있으며, 그들은 아마도 마지막 초신성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마지막 초신성이 폭발한 시점에서 '슬프고 외로운' 우리 우주는 어떻게 될까? 캐플란에 따르면, "은하가 흩어지고 블랙홀이 증발할 것이지만, 우주의 팽창으로 인해 남아 있는 모든 물체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서 다른 물체가 폭발하는 것을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빛이 그처럼 멀리까지 이동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는 8월 7일 영국 천문학 저널인 '왕립천문학회 월보'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책꽂이]

    [책꽂이]

    바르트의 편지들(롤랑 바르트 지음, 변광배·김중현 옮김, 글항아리 펴냄) 프랑스의 지성 롤랑 바르트의 탄생 100주년 기념 편지 모음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는 미간행 원고, 자크 데리다와 알베르 카뮈 등과 나눈 편지들을 실었다. 193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약 50년간 유럽 지식인들 사이 일종의 문화지형도를 엿보게 한다. 800쪽. 3만 2000원.소환된 미래교육(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지음, 테크빌교육 펴냄) 코로나19 이후 교육계를 들여다보는 저작. 코로나 사태를 맞이한 학교현장과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원들의 고민을 통해 학교의 역할을 살핀다. 더불어 해외 여러 나라의 대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교 교육의 방향을 묻는다. 296쪽. 1만 5000원.조금 따끔할 겁니다(애덤 케이 지음, 김혜원 옮김, 문학사상 펴냄) 영국 공공의료병원 의사였다 현재는 코미디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의사의 일상을 그린다. 6년간의 호된 교육과정 후 병동에서 ‘죽어라’ 일해 온 시간들을 성찰 일지에 적었다. 다양한 환자들의 에피소드가 웃음을 주는 한편 가혹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의사들의 노고가 보인다. 376쪽. 1만 4500원.뇌의식의 우주(제럴드 M 에델먼 지음, 장현우 옮김, 한언출판사 펴냄) 면역학적 사유를 신경과학에 적용해 신경 다원주의, 즉 신경집단 선택이론을 펼쳤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저작. ‘정보의 경쟁과 통합’을 의식의 주기능으로 보았던 에델먼 이론은 많은 신경물리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책에서 에델먼은 동료 토노니와 함께 기존 여러 의식 이론과 인간의 고차 의식을 다뤘다. 420쪽. 2만 5000원.호모 데우스,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인가?(이정배 외 6인 지음, 자유문고 펴냄) 세계적인 석학 유발 하라리의 미래 예언에 대한 한국 종교 지성들의 성찰. 과학 발전으로 인류가 영생과 불멸, 생명창조라는 신적인 능력을 갖춘 ‘호모 데우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과연 그 길이 인류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하라리에 대한 비판과 미래 종교의 역할을 모색했다. 304쪽. 1만 5000원.하우스 오브 드림(리즈 로젠버그 지음, 이지민 옮김, 아르테 펴냄) 세계적인 고전 ‘빨간 머리 앤’을 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전기소설. 뉴욕빙엄턴대학의 영문과 교수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몽고메리의 일기와 편지를 모아 그의 삶을 조명했다. ‘빨간 머리’ 앤 셜리와 몽고메리 사이 닮은 듯 다른 면모를 찾는 재미를 준다. 344쪽. 1만 6000원.
  • [핵잼 사이언스] 손전등서 나온 빛은 어디까지 날아갈까?… ‘빛의 궤적’ 촬영 성공

    [핵잼 사이언스] 손전등서 나온 빛은 어디까지 날아갈까?… ‘빛의 궤적’ 촬영 성공

    손전등에서 출발한 빛은 스위치를 끄면 어떻게 될까. 이미 날아간 빛은 계속해서 날아갈까, 아니면 광원의 소실과 함께 사라질까. 최근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거울들 사이에서 반사돼 날아가는 빛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해 그 의문에 답을 찾아냈다. 현실 세계에서 날아가는 빛은 SF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광선총에서 나온 레이저 빛의 궤적처럼 출발점과 도착점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즉 빛은 계속해서 날아간다는 것이다. 단 어떤 물질에 부딪히면서 산란(반사)과 흡수를 반복해 사라진다. 빛은 보통 날아갈 때 보이지 않지만, 레이저 펄스의 일부 빛 입자는 공기 중의 입자들과 부딪치는 과정에서 산란광을 일으키는데 이를 촬영하면 빛의 궤적으로 카메라에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나온 어떤 초고속 카메라도 빛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없었다. 특정 순간의 빛을 포착할 수는 있어도 연속적인 영상으로 포착해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최근 개발된 카메라가 이른바 ‘메가X’로 불리는 단일광자 애벌란시다이오드(SPAD) 기반의 이미지 센서다. 메가X는 초당 최대 2만4000장까지 촬영할 수 있어 빛 궤적의 전체 모습을 알아낼 수 있었다.이들 연구자는 산란광이 카메라에 도착하는 시간(t축)과 촬영하는 2차원 평면 이미지(x축, y축)에서 빛이 어느 깊이(z축)에 있는지를 정확히 측정했다. 그리고 기계학습으로 프레임(장)당 빛의 이미지를 정렬하는 것으로 빛 궤적의 전체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데는 우주물리학의 초광속운동을 설명하는 수식이 쓰였다. 초광속운동은 깊이에 대해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전자파가 빛의 속도를 넘어선 속도인 초광속으로 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3차원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동하는 빛의 궤적을 파악하려면 항상 이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이들은 빛을 포착하는 이미지 센서를 한계까지 소형화해 정보를 기록하는 시간을 훨씬 더 빠르게 했다.그 결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고해상도로 레이저 빛의 초광속운동을 프레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장애물 뒤에 있는 물체를 촬영할 수 있는 비시선(Non Line Of Sight) 이미징기술이나 시간분해 광학단층촬영과 같은 고속 이미징 응용 기술에 새로운 기능을 더할 수 있다”면서 “물리학자뿐만 아니라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심지어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에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코넬대가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 투고 사이트 ‘아카이브’(Arxiv) 7월 21일자에 실렸다. 사진=EPFL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립무형유산원, 책마루 인문학 강연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 오는 13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주 목요일 ‘책마루 인문학 강연’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13일에는 이욱정 PD가 ‘누들로드-국수는 어떻게 인류를 매혹시켰을까’를 주제로 강연한다. 20일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27일 김진석 사진가의 ‘나를 찾아가는 사진’이 이어진다. 9월 3일에는 엄윤숙 작가가 ‘당신이 알던 속담의 배신’을, 10월 8일에는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가 ‘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세상’, 15일에는 김용택 시인이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마루 홈페이지(library.nih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별 보기 가장 좋은 곳… 바로 여기! 남극

    별 보기 가장 좋은 곳… 바로 여기! 남극

    습도 낮고 대기오염 적어야 별 잘 보여프랑스·이탈리아 남극기지 돔C ‘각초’칠레·하와이보다 관측질 10~12% 우수“우리 주위에는 별들이 계속해서 많은 양떼처럼 말없이 조용히 움직여 갔습니다. 나는 몇 번이나 별들 가운데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은 뭇 남학생들에게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맑은 밤하늘 별보기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 준 작품이다. 미국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우리 조상들이 태양과 별들을 우러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주 당연한 선택이었다. 천문학 연구는 바로 이러한 경외감에서 시작된다”며 예술가만이 별에서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국가나 개인의 미래를 점친 점성술이나 천문을 관측하고 정확한 농사 시기를 예측했던 조선시대 관상감은 모두 별과 관련이 돼 있다. 서양과학도 별을 보고 천체의 움직임과 질서를 파악한 것에서 시작됐다.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 제주를 비롯해 남부지방은 이번 주, 중부지방은 다음주 초를 전후해 장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장마가 끝난 뒤 빛 공해가 적은 시골의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흩뿌려져 무더위에 시달린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곤 한다. 첨단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 천문학에서도 여전히 ‘별을 본다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이 때문에 별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은 천문학자들의 중요한 일이다. 중국 국립천문대, 텐진사범대 천체물리학연구센터, 상하이 극지연구소,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물리천문학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물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지구에서 별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남극이라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발표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은 남미 칠레와 하와이가 꼽힌다. 맑은 날이 많고 습도가 낮은 데다 대기오염이 적고 주변에 불빛이 적어 빛 공해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광학망원경이나 적외선망원경을 이용한 관측 질은 대기 난류라고 불리는 공기의 흔들림에 영향을 받는다. 허블이나 제임스 웹 같은 우주망원경을 띄우는 이유는 천체관측의 방해꾼인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천문시상은 대기 난류 때문에 천체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깜박거리는 현상이다. ‘반짝반짝 작은 별’은 천문시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천문시상은 흔히 ‘각초’(아크초)라는 단위로 측정한다. 각초가 작을수록 별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칠레나 하와이에서의 각초는 0.6~0.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중국 쿤룬기지가 있는 돔A, 프랑스·이탈리아 공동기지인 돔C, 일본 후지기지가 있는 돔F, 미국 아문센·스콧기지가 있는 남극점 등 남극의 4곳을 대상으로 각초를 측정했다. 돔(Dome)은 남극대륙에서 해발고도가 높은 곳을 말한다. 분석 결과 이들 지역은 모두 각초가 칠레나 하와이보다 낮아 선명하게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돔C의 각초는 0.23~0.36로 가장 우수한 관측지역으로 꼽혔다. 마빈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박사는 “남극은 칠레나 하와이보다 10~12% 정도 관측질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남극이 지구상 다른 지역보다 각초가 낮아 선명한 관측이 가능하겠지만 춥고 고립된 환경이 망원경 같은 관측장비를 설치하기에 적합한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역경을 마주한 당신, 위인전을 쓸 절호의 기회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역경을 마주한 당신, 위인전을 쓸 절호의 기회

    초등학교 시절, 50권짜리 위인전 전집을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위인들의 삶은 소설보다 다이내믹했습니다. 역경이 가로막으면 불굴의 의지로 이겨 내고, 전 세계 사람들이 칭송할 만한 성과를 남깁니다. 한때는 에디슨처럼 되고 싶었고, 또 언젠가는 링컨이 되고 싶었습니다. 가끔 초등학교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타인이 그린 삶의 궤적을 읽으며 가슴 뛰던 그때를, 이 2권의 책이 다시 떠올리게 해 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김영사)은 ‘페르미 정리’로 유명한 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의 평전입니다. ‘물리학의 교황’으로까지 불리지만 페르미에 관한 전기는 그의 부인과 제자가 쓴 게 전부입니다. 부제가 ‘철저한 조사와 애정으로 그려낸 한 천재의 초상화’라 할 만큼 조사가 철저합니다. 저자 데이비드 N 슈워츠는 페르미의 제자가 될 뻔했던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 한 편으로 페르미 연구를 시작합니다. 1970년 이후 새로 알려진 사실들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을 오가며 자료를 뒤지고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합니다. 로마 출신의 어린 소년이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되기까지를 그리면서 평면적이었던 페르미는 복잡하고도 매력적인 인물로 되살아납니다.‘영웅의 여정’(갈라파고스)은 신화 연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조지프 캠벨에 관한 책입니다. 캠벨의 주요 강연과 인터뷰를 추려 편집한 다큐멘터리영화를 책으로 옮겼습니다. 북미대륙 원주민의 신화와 아서왕 전설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캠벨은 전 세계의 신화를 탐구하며 각각의 이야기에서 공통 공식을 뽑아냅니다. 바로 ‘태어남-부름-모험-역경-귀환’으로 요약되는 ‘영웅의 여정’입니다. 캠벨은 그러면서 영웅의 여정이 신화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 안에서도 전개된다고 강조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위인이나 영웅은 아니지만, 각자의 삶에서는 위인이고 영웅이 아닐까. gj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그림 보고 야채·과일의 진화 찾는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그림 보고 야채·과일의 진화 찾는다?

    과학자는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 분야도 분석적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인문학자나 예술가의 시선으로 보는 과학은 과학 연구자나 일반인이 보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이렇듯 서로 다른 시각은 새로운 연구방법이나 학문 분야를 만들게 됩니다. 벨기에 왕립미술관, 겐트대 식물생명공학·생명정보학과, 플랑드르 생명공학연구소(VIB) 시스템생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트렌드 인 플랜트 사이언스’ 7월 15일자에 독특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미술사학자와 식물유전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예술 작품을 분석해 과일과 야채의 진화를 연구하는 ‘예술유전학’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생물의 진화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보존된 표본에서 유전체를 분석하는 방법이 쓰입니다. 그러나 생물, 특히 과일이나 채소의 진화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 모든 장소의 표본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진화 과정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그림을 통해 지금까지 설명할 수 없었던 비어 있는 고리를 찾겠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이끈 이브 드 스멧 VIB 박사와 다비드 베르가우웬 왕립미술관 교수는 어려서부터 친구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2년 전 함께 여행을 갔다가 미술관에 들렀는데 17세기 벨기에 화가 프란스 스네이데르스의 그림 속 과일을 보고 토론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예술유전학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고대 벽화나 중세, 근대의 그림으로 야채나 과일의 생김새, 색깔, 어디서 그려진 것인지를 분석하고 그림이 그려진 시기와 가까운 때의 표본을 찾아 DNA를 분석해 비교함으로써 식물 진화 과정을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 박물관 관람객이나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과일과 채소 진화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는 그림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과일과 채소 진화 연구에 ‘시민과학’을 접목하겠다는 것이지요. 시민과학이란 과학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들이 데이터 수집이나 관찰에 참여하도록 해 과학자들의 분석을 돕거나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까지 알아내는 행위입니다. 시민 참여는 과학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일으킬 뿐만 아니라 연구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예상치 못했던 연구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생물, 환경, 천문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국 물리학자, 작가인 찰스 퍼시 스노 경은 1959년 ‘두 문화와 과학혁명’이란 제목의 강의에서 과학과 인문학 간 소통 부재와 단절이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998년 미국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교수의 책 ‘통섭’이 나온 이후 국내외에서 두 문화 간 소통은 활발해진 분위기입니다. 실제 외국에서는 과학과 인문학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 연구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공동연구, 융합연구가 활발하다고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존 연구에 다른 분야 연구자들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참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을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경제발전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일 겁니다. 국내에서 과학문화 정책은 기껏 과학 유튜버 양성이나 SNS 소통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수준으로는 과학을 문화로 자리잡게 하는 것은커녕 두 문화 간 융합연구도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이순신 장군, 거북선 그리고 기초과학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이순신 장군, 거북선 그리고 기초과학

    오래전 미국 텍사스주에서 운전을 하던 중 공영 라디오 방송에서 ‘이순신’이라는 단어를 듣고 놀랍고 반가워서 귀를 기울인 적이 있다.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이 1592년 조선을 침공했지만 전술적으로 뛰어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어 대항했고,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이긴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승전을 거두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인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그것도 공영 라디오에서 이순신 장군을 칭송하다니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느꼈다. 그 프로그램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은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었다. 이순신 장군이 거둔 엄청난 승리는 거북선이 있었기 때문이고, 당시 조선이 거북선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뛰어난 기반의 과학기술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얼마나 혼이 났으면 일본은 그 후 300여년 동안 감히 조선을 다시 침공하지 못했고, 이순신 장군의 전사와 함께 거북선도 홀연히 사라졌다고 언급하면서 방송은 끝을 맺었다. 임진왜란 무렵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혁명은 서구 지식사회를 바꿔 놓았고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됐다. 내가 아는 어떤 물리학자는 한국에 노벨과학상을 받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근현대사의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지만 임진왜란 때 거북선과 기술자의 중요성으로 미루어 보면, 과학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결코 허황된 생각은 아닐 것이다.필자는 물리학자로 희귀한 원자핵의 기본 성질과 우주 원소의 기원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이온가속기라는 거대한 실험시설이 필요하다. 가속된 입자들을 서로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발견하고 핵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인데, 이 지식은 재료, 의생명과학 분야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이런 가속기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만 있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최첨단 중이온가속기를 대전 신동지구에 건설하고 있다. 가속기가 가동되면 이제껏 할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해진다. 문화예술 강국 한국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국격을 드높일 수 있게 중이온가속기가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단에 서다 보면 ‘물리가 제일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모든 학문은 추구하는 목표와 방법이 다를 뿐 어느 학문이 더 어렵고 쉽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를테면 음치이면서 피에 대한 공포가 있는 필자에게 노래를 시키거나 의사를 하라는 것은 고역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그 진가를 인정하는 것은 별개이므로 많은 사람들은 예술과 의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과학적인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과학이 멀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때보다 과학과 기술력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은 인정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의학과 융합된 과학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할 수 있다. 경제력 측면에서도 지적소유권과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선진국과 기초과학의 바탕이 없이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보복으로부터 딱 1년이 됐다. 우리나라가 처한 다양한 도전과 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과 과학자의 책무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다시 한 번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되는 아침이다.
  • 우리가 배웠던 우주 의심해본 적 있나요

    우리가 배웠던 우주 의심해본 적 있나요

    시기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물로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슈뢰딩거까지 훑고 있는 과학철학서다. 주목해야 할 과학계의 역사와 이론, 오해 등이 과학 개론서라할 만큼 다양하게 망라돼 있다. 입문서를 지향하는 만큼 여느 과학 서적들에 견줘 ‘비교적 알기 쉽게’-두세 번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이 논지를 펴는 큰 축은 세계관이다. 저자는 이를 “퍼즐 조각이 맞물리듯 서로 연결된 믿음 체계”라고 설명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도는 것이라는 뉴턴의 세계관을 지나, 양자론 등 현대 과학의 세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믿음과 사실은 다를 수 있다. 믿음의 합이 명확한 사실처럼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예컨대 지금은 누구도 믿지 않는 천동설, 연금술도 당대엔 최고의 지식과 합리적 사고에 근거한 결론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천동설을 믿었던 건 당시 육안 관측 등 여러 기술 여건상 그것이 진리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가장 극적인 순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이 무너질 때였다. 단초는 1600년쯤 발명된 망원경이 제공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남긴 저 유명한 갈릴레이와 가톨릭 교회 간 분쟁도 이때 벌어진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을 이용해 ‘크레이터’라 불리는 달의 산맥, 태양의 흑점, 목성의 위성, 토성의 고리, 달처럼 변하는 금성의 위상 등을 인류 최초로 발견했다. 이런 증거들을 통해 지동설을 주장했고, 얼추 2000년을 이어온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철석같이 믿고 있던 지식들을 버려야 했을 텐데, 그 혼란상이 얼마나 극심했을지는 상상조차 힘들다. 그렇다면 갈릴레이 이후 400여년이 지난 지금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장면을 직접 확인할 기술은 있는가. 여전히 없다. 우리의 믿음 중 직접적인 증거가 있는 믿음은 놀랄 만큼 적다. 여러 믿음의 합이 태양중심설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지구가 돈다는 것도 미래 어느 순간엔가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도 계속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할 흥미진진한 시대다. 1600년대 초와 여러모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날 벨(양자론으로 현대물리학에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 물리학자) 유형의 영향은 뉴턴의 견해를 포기하라고 우리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나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벨의) 이 발견이 우주에 대한 상당히 다른 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당신이 지금 선 자리가 변혁의 시대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당신에게 드는 의문이란, 아마도 책을 펴면서 들었던 의문과 같은 ‘내가 왜?’일지도 모른다. 우주의 이치와 내 삶이 어떤 연관이 있길래 이렇게 골치 아픈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 건가. 세계관은 결국 자신의 본질, 근원과 맞닿은 영역이다. 자신이 어디서 시작됐고,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깨닫는 과정이다. 책이 말하려는 건 결국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과학적으로 들여다보고 철학적으로 성찰해 보라는 권유다. 과학과 담 쌓은 이라도, 인생에서 최소한 한 번쯤은.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20㎏ 찌운 실험… ‘헐크’ 장타 통했다

    20㎏ 찌운 실험… ‘헐크’ 장타 통했다

    물리학도 출신의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자신의 몸무게와 골프 비거리의 상관관계를 저울질한 실험에 성공했다. 디섐보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737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인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상금은 135만 달러(약 16억 2000만원). 단독 1위였던 매슈 울프(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디섐보는 초반 4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단숨에 울프를 따라잡은 뒤 후반 마지막 3개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했다. 2018년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 우승 이후 1년 8개월 만에 올린 6승째, 지난해 1월 유러피언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우승 이후로는 1년 5개월 만이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로 선을 그어 거리를 확인하고, 모든 아이언 클럽의 길이를 똑같이 하는 등 실험 정신이 투철한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린다. 이번에는 자신의 몸무게로 실험했다. 키 185㎝인 그는 90㎏ 안팎의 몸무게를 110㎏ 가까이 늘렸다. 그 덕에 이번 대회 그는 드라이버샷 평균 350.6야드로 1위를 기록했다. 2003년 샷링크 제도 도입 이후 우승자로서는 최장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타이거 우즈(미국)의 341.5야드였다. 디섐보는 대회를 앞두고 하루 평균 3000∼3500㎉의 고열량 음식을 섭취했다. 아침 식사로 달걀 4개와 베이컨 5장, 토스트를 먹고 점심에는 샌드위치와 에너지바, 저녁엔 스테이크와 감자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백질 음료도 하루에 6개 복용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보다 어린 별 공전하는 외계행성…지구 진화 비밀 풀까

    [아하! 우주] 태양보다 어린 별 공전하는 외계행성…지구 진화 비밀 풀까

    태양보다 180배 정도 어린 별을 공전하는 해왕성 크기의 외계행성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했다. 이는 지구의 행성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국제연구진은 차세대 ‘행성 사냥꾼’으로 불리는 테스 우주망원경(TESS)과 지금은 은퇴한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관측자료를 분석해 지구에서 약 32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현미경자리 AU’(AU Mic)의 주위를 공전하는 가스형 행성 ‘현미경자리 AU b’(AU Mic b)를 발견했다.이들 연구자가 이 행성을 거느린 별에 주목한 이유는 이 항성이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고 어리기 때문이다. 이 별은 지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보다 약 8배 더 먼 곳에 있으며 태양이 존재해온 기간인 약 45억 년과 비교했을 때 겨우 2000만 년에서 3000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젊은 별은 자체 중력으로 물질을 중심핵으로 끌어당겨 압축할 때 생기는 고열 탓에 종종 강력한 빛을 내뿜는 데 이를 플레어링 현상이라고 한다. 태양의 절반 정도 크기인 이 별은 아직 그 주변에 먼지와 가스로 된 원시행성 원반을 거느리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메릴랜드대 볼티모어캠퍼스 우주과학기술센터의 토머스 바클리 박사는 이번 연구 전까지 이 젊은 별이 태양처럼 행성계를 형성했는지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해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이 행성이 행성계에서 언제 형성됐고 초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다”면서 “상대적으로 어린 이 행성계는 행성 형성을 연구하는 특별한 실험실로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별은 아직 작은 암석형 행성을 만들어낼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 행성계는 우리에게 지구나 금성 같은 암석형 행성이 형성되기 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미국 조지메이슨대 조교수인 피터 플라브찬 박사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2018년 이 별을 공전하는 행성의 첫 번째 신호를 탐지했었다. 이 관측은 2019년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관측자료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또 다른 연구 참여자인 캐나다 몬트리올대 외계행성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조나탕 가네 박사는 현미경자리 AU와 같은 작은 별은 대개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지녀 매우 활동적이라면서 이는 1970년대 확인된 플레어링 활동이 잘 설명해준다고 말했다.이들 연구자는 현미경자리 AU b 행성이 모항성의 앞을 통과할 때 이 행성에 의해 차단된 빛의 양을 분석함으로써 행성의 크기와 공전 주기를 계산할 수 있었다. 테스 프로젝트의 부책임자이기도 한 토머스 바클리 박사는 항성의 이런 밝기 감소는 행성 크기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이를 통해 연구진은 현미경자리 AU b 행성이 크기는 해왕성 정도 되고 지구의 약 58배에 조금 못 미치는 질량을 지니고 있으며 공전 주기는 8.5일 정도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참고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공전 주기는 88일이다. 그만큼 이 행성은 모항성에 가까운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또 다음 연구의 일부 단계로 이 행성의 대기 상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바클리 박사는 “이 행성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속도로 대기를 빠르게 잃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을 결정하면 형성된 행성은 모항성에서 일정 거리에만 존재하므로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점은 행성이 새로운 행성계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움직이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바클리 박사는 또 현미경자리 AU b 행성은 목성이나 토성, 해왕성 또는 천왕성 같이 태양계의 가스형 행성과 매우 비슷하지만, 더 뜨겁다고 말했다. 이어 행성들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들 연구자는 현미경자리 AU는 행성계와 거기서 만들어지는 파편이나 가스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런 행성계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심지어 이만큼 지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행성계는 거의 없다. 게다가 현미경자리 AU 행성계는 지구와 가까워 더 밝게 빛이 나므로 다양한 장비로 관측할 수 있다. 현미경자리 AU는 우주의 같은 영역에서 거의 동시에 형성된 젊은 별들의 모임 일부분이다. 그중 화가자리 베타(Beta Pictoris)라는 이름이 붙여진 항성 역시 원시행성 원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행성계에서는 모항성이 태양 질량의 1.75배로 더 크고, 행성들도 목성의 11배와 9배로 상당히 크다. 따라서 이 행성계는 현미경자리 AU 행성계와 같은 방식으로 진화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공통점이 많지만 서로 다른 이 두 행성계를 연구하면서 행성 형성의 매우 다른 두 시나리오를 비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고 더 많은 관측을 통해 이들 연구자는 초기 행성 형성의 본질과 행성이 모항성 중심에서 외부로 이동하는지 아니면 제자리에 형성되는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6월24일자)에 실렸다. 사진=NASAS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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