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소속 돌풍
    2026-05-25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 전통
    2026-05-25
    검색기록 지우기
  • 보조배터리
    2026-05-25
    검색기록 지우기
  • 모범음식점
    2026-05-25
    검색기록 지우기
  • 3750원 식판
    2026-05-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1
  •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글로벌 인사이트] 성난 민심 등에 업은 ‘비주류’… 그들을 키운 건 분노

    # 1. 필리핀 대선을 목전에 둔 이달 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비주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후보에 관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1989년 다바오시 교도소 폭동 당시 무참히 살해된 호주인 여성 선교사를 비하하는 그의 발언은 곳곳에서 공분을 샀다. “마약밀매자나 강도들은 필리핀을 떠나는 게 좋다. 내가 그들을 죽일 거니까” 등 충격적 발언이 잇따랐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직전 페이스북을 도배한 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젊은 층의 환호였다. 두테르테가 시장으로 일하는 다바오시가 필리핀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을뿐더러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안전한 도시라는 현지 언론의 찬사가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필리핀은 연간 70만건 가까운 강력범죄 발생으로, 범죄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한 20대 필리핀 여성은 페이스북에 “젊은 층의 두테르테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 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의 곁은 낯선 ‘주변인’ 일색이다. 연단에 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좌우에는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자리한다. 보수단체 출신이란 것 외에 알려진 게 없는 코리 르완도스키는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다. 여기에 멘토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다 당적을 버린 무소속이다. 좌장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5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비주류에 속한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벤 카슨은 공화당의 대표적 아웃사이더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근 지구촌을 뒤흔든 비주류의 부상은 ‘분노의 정치’나 ‘나쁜 남자 전성시대’로만 바라보기에는 그리 간단치 않은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는 애국주의를 설파하고, 공공연히 이슬람 문명과의 충돌을 부추긴다.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조차 금기어로 삼던 ‘이슬람과의 전쟁’을 대놓고 강조하는 셈이다. 트럼프는 모든 무슬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그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40%로,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에 불과 1% 포인트 뒤졌다고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역시 기성 정치에선 보기 어려운 극단적 발언들을 쏟아냈으나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했다. 1946년 필리핀 독립 이후 70년간 이어온 유력 가문 중심의 정치를 단박에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이면에는 치안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읽어낸 혜안이 자리한다. 트럼프에게 공공의 적이 불법 이주민과 무슬림이라면 두테르테에겐 범죄자와 외국인이었다. 나치시대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에서 엿보이듯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애국주의는 공공의 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결집함과 동시에 비주류 정치인의 인기를 단박에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 ●경기침체·신자유주의가 낳은 ‘트럼피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을 ‘트럼피즘’(트럼프 동조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분노와 상실감이 배경이다. 이미 트럼피즘은 세계 곳곳에서 목도된다. 오스트리아에선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극우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대선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유럽 난민사태가 불쏘시개가 된 것은 당연하다. 브라질 역시 극우성향의 군 출신 자이르 보우소나르(61) 하원의원이 여성과 이민자, 동성애자를 겨냥한 막말에도 불구하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상징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 내지 실망감 탓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좌우가 없다. ‘분노하라’ 운동의 원조격인 스페인의 좌파 신생정당 포데모스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제2당으로 자리매김하며 30여년 만에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50% 가까운 청년실업률이 분노의 자양분이었다. 사회주의자로 미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년 9월 뉴욕을 기점으로 80여 개국으로 번진 99% 시민의 1% 부자에 대항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시발점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리먼사태가 한창이던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 미국에서 4000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다. 지금도 1400만명이 일자리를 찾거나 시간제 일자리에 매달리고 있다. 반면 25~54세 백인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9~2014년 미국의 자살률은 이전보다 무려 24% 증가했다. 특히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급증했다. 백인 인구 비중도 2000년 69.1%에 2014년 62.1%로 줄면서 미국이 백인의 나라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욱 커졌다. 미 럿거스대는 설문을 통해 리먼사태 이후 미국인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 ‘불법이민’ ‘월가 은행가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꼽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에게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트럼피즘’ 원조는 르펜 전 佛 국민전선 당수 트럼피즘의 원조는 따로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문제 수석평론가인 기디언 래크먼은 최근 ‘트럼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나’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 문제를 되짚었다. 그는 2002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다가 낙선한 장 마리 르펜 전 국민전선(FN) 당수를 트럼피즘의 원조로 꼽았다. 르펜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역사에서 사소한 일”이라고 말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래크먼은 르펜의 등장을 세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전기로 평가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국주의,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 정서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보적 미국인들은 아직도 트럼프 현상을 올 11월 대선 이후 깰 악몽 정도로 치부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선 여부를 떠나 차세대 애국주의자들이 트럼프가 닦아놓은 길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워싱턴(정치)과 월스트리트(경제)뿐 아니라 주류 언론, 대학 등 모든 엘리트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부은 트럼피즘이 조만간 유럽으로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래크먼이 꼽은 트럼피즘의 위험요소는 전염성에 있다. ‘반세계화’ ‘애국주의’ ‘문명의 충돌’ ‘무자비한 공격’ ‘음모론 부상’ 등 트럼피즘의 특징은 미국의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2조 달러(약 2330조원)가 넘는 공공부채에 대해 연간 2000억 달러(약 233조원) 이상을 이자로만 내고 있다. 만성적 재정적자에 대한 답을 트럼피즘과 같이 외부에 찾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 美 대선 이후에도 가시지 않을 것” 트럼피즘이 대선 이후에도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또 다른 이유는 계층에 상관없이 미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렸다는 해석 때문에 가능하다. ‘족집게 대선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통계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를 통해 트럼프 지지층이 교육·경제 수준이 낮은 백인이라는 기성 언론의 보도를 뒤집었다. 공화당 경선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가계소득 연평균은 7만 2000달러(약 8388만원) 수준으로, 미국 전체 가계소득 평균인 5만 60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흐름을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당선된 사디크 칸(45)은 분노의 정치와 일정 부분 교집합을 이뤘지만 이를 다시 뛰어넘는 융합의 정치를 제안했다.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출신 인권변호사인 그는 선거에서 민생고를 공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월세에 런던에서 내쫓기는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4년간 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런던시민들의 분노에 힘입어 재력가 출신의 ‘금수저’인 보수당의 골드 스미스 후보를 따돌렸다. ●칸 英 런던 시장 분노 거스른 융합주의 제안 하지만 칸은 분노의 정치에 머무르지 않았다. “다양한 계층·이념의 사람들을 큰 천막 안에 포용해야 한다”며 관용을 설파했다. 트럼프의 애국주의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서 2005년 7·7 런던테러 직후 하원의원 신분으로 연단에 올라 “희생자나 생존자,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의 런던시민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연설로 테러의 아픔을 위로하던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9일 大選 필리핀도 ‘막말’이 접수하나

    9일 大選 필리핀도 ‘막말’이 접수하나

    필리핀도 ‘아웃사이더’ 돌풍…범죄·부패 지친 국민들 기성정치 혐오 오는 9일에 실시될 필리핀 대통령선거에서도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아웃사이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 정계와 거리가 멀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이 대선을 한두 달 앞두고 지지율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며 대권에 근접하고 있다. 지방정부 시장만 22년 맡아온 두테르테는 막말로 대중과 언론의 시선을 끌고 파격적인 개혁 정책으로 기존 정치에 혐오를 느끼는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하다. 대선 초반 선두를 유지하다 현재 두테르테 시장을 뒤쫓는 여성 후보인 그레이스 포(47) 상원의원도 정계에 입문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초보 정치인이지만, 필리핀 국민배우였던 아버지의 대중적 인기와 참신하고 청렴한 이미지에 힘입어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 데 5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니 교황이 와서 교통이 통제됐다고 하더라고요. 교황 개】】! 당장 집으로 돌아가. 다시는 필리핀을 방문하지 마.” 두테르테는 지난해 11월 필리핀민주당(PDP-Laban)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가진 연설에서 같은 해 1월 필리핀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통 체증을 일으켰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두테르테는 교황에게 사과했으며, 교황은 사과를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아량’을 보였다. ●성폭행·피살 선교사에 “내가 먼저 했어야” 두테르테의 막말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달 유세장에서 그는 1989년 다바오시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건 당시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해 여성단체와 경쟁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호주대사가 비판하고 나서자 그는 “당신들은 필리핀 사람이 아니다. 입 닥쳐라. 선거에 간섭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그가 속한 필리핀민주당이 대신 사과했다. ●두테르테, 시장 시절 범죄자 1700명 처형 각종 설화에도 두테르테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그의 강력한 범죄 근절 공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3~6개월 안에 모든 범죄와 부패를 뿌리뽑을 것이며, 군과 경찰이 범죄자를 죽이더라도 죄를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가 자신의 범죄 근절 정책에 반대한다면 해산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22년간 다바오 시장에 재직하면서 시의 범죄율을 극적으로 감소시켰다. 지난해 다바오시는 세계에서 안전한 도시 4위에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경단에 정식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약밀매상 및 다른 범죄자들을 살해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 알려져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테르테 시장 재임 기간 자경단이 살해한 범죄자는 1700여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독재’ 선호?… 부통령은 마르코스 아들 유력 미국 하와이 소재 싱크탱크인 동서센터 선임연구원 제럴드 피닌은 “필리핀 국민은 변혁을 열망한다. 그들은 범죄, 부패 등 고질적인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을 원한다”며 두테르테의 부상을 분석했다. 엔리코 트리니다드 전 필리핀 증권거래소 부대표는 두테르테를 “강직한 경영자”로 묘사하며 “그는 적은 자원을 가지고도 다바오시에 효율적이고 청렴하며 온정적인 시 정부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비판가들은 두테르테의 경솔한 발언과 공약을 지적하며 그를 미국의 트럼프에 비유한다. 프린스턴대 국제정치학 교수인 린 화이트 3세는 “두테르테는 트럼프를 천사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테르테는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경도돼 있지 않아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편견이 심한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두테르테는 가톨릭계가 전체 인구의 83%에 달하는 필리핀에서 이혼 합법화에 반대하면서도 동성 결혼은 지지한다. 그는 공공연히 자신이 2명의 부인과 2명의 애인이 있는 바람둥이라고 말하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일삼아 여성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지만, 다바오 시장으로서 광범위한 여성인권 보호 규칙을 채택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필리핀 유권자들이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독재자 스타일의 리더를 선호해 왔다며 두테르테의 인기도 이런 맥락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2차대전의 영웅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는 1965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21년간 독재 통치를 했으며, 이후에도 액션배우 출신의 조지프 에스트라다가 1999년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선거에서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2세 상원의원이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르코스 2세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민주화 인사들을 살해, 고문했으며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한 아버지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통치기간을 “황금기”라고 주장하며 독재자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역전극 노리는 ‘입양아 출신’ 그레이스 포 맹추격 두테르테가 급부상하기 이전에는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지지율 선두를 지켜 왔다. 포는 특별한 가정사와 청렴한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다. 태어나자마자 성당 앞에 버려진 그는 필리핀 국민 배우인 페르난도 포 주니어에 의해 입양됐으며 어렸을 적 아버지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포가 양어머니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소문도 있지만 모두 부인했다. 포는 어렸을 적 태권도 검은띠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아버지 포 주니어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적이 있으나 포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2013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다. 그는 아버지의 대선 캠페인 기간을 제외하고 정계와 무관한 생활을 했기에 부패가 만연한 주류 정치권에 속하지 않은 청렴하고 참신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는 필리핀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경제적 자유주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버려두고 가지 않겠다”는 모토로 적극적인 빈민 구제 정책을 공약하고 있다. ●“나도 있다”… 아키노 대통령 후계자 ‘로하스’ 베니그노 아키노 현직 대통령이 후계자로 내세운 집권 자유당(LP) 소속의 마누엘 로하스 2세(58) 전 내무장관은 아키노 대통령의 정책과 업적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항해 미국 및 일본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로하스는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게리 로하스 전 상원의원의 아들로 정치 명가 출신이다. 제조마르 비나이(73) 부통령은 아키노 대통령의 연임 시도에 반발해 야당 통합민족동맹(UNA)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그는 아키노 대통령의 외교 노선과 달리 중국과 더 협력하겠다고 공약했다. 그의 가문 역시 마닐라의 금융중심지 마카티시에서 수차례 시장을 배출한 정치 명문가다. 이 밖에 국민개혁당(PRP) 소속의 미리암 디펜서 산티아고(70) 상원의원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무소속과 여소야대/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무소속과 여소야대/오일만 논설위원

    정당정치 구도에서 무소속 의원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뭔가 불안한 정국을 반영한다. 정당을 통한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한국 정치사를 보더라도 무소속 후보가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는 제2대 총선으로 204개 의석 가운데 무려 124개를 무소속이 석권했다. 1948년 200명의 초대 국회의원 가운데 무소속이 85명에 달했고, 202명을 선출한 3대 총선에서도 무소속이 70명이나 됐다. 1948년 건국 이후 어수선한 정국에서 정당정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대신 지역의 토호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 연대’가 돌풍을 일으키며 25명의 무소속 당선자를 배출한 사례도 있다. 반면 정치적 안정을 중시하는 군사독재 체제였던 6·7·8대 총선에서 입후보 자격의 정당 추천 제한 등의 이유로 무소속 출마 자체가 어려워 대조를 이룬다. 무소속 당선자들은 정당이란 큰 울타리에서 벗어나 조직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당선 후에도 의정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법안 발의는 물론 지역 예산 챙기는 문제도 정당 소속 의원들보다 불리하다. 미아나 다름없는 무소속들이 선거 이후 정당, 그것도 돈과 조직을 틀어쥔 집권당에 들어가려고 기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소속 당선자들의 몸값은 당시의 의석 판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체로 집권당이 성난 민심에 움츠러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무소속에겐 호황을 맞는 시기다. 이때는 집권당의 구애가 극에 이르러 금배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배지’로 바뀐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139석으로 과반에 미달하자 16석의 무소속 의원들을 영입해 여대야소(與大野小)로 바꿨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115석을 얻었던 새천년민주당 역시 무차별적인 무소속 영입전을 펼쳤던 기억이 새롭다. 입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은 노른자위 상임위와 핵심 보직으로 보상받았고 일부 의원들에겐 거액의 정치 자금이 전해졌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집권당이 이처럼 목숨을 걸고 무소속을 영입해 반수를 넘기거나 제1당이 되려는 것은 단순한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1당이 아니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 등에서 우위를 잃고 의회 권력을 상실하게 된다. 4·13 총선에서 과반에 턱없이 모자란 122석으로 원내 2당으로 주저앉은 새누리당이 총선 하루 만에 비박계 유승민 후보 등 무소속 당선자 7명의 무조건 복당을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원내 제1당의 복귀를 겨냥한 꼼수다. 선거 전 대통령 존영 반납 파동을 일으키며 ‘복당은 없다’고 윽박질렀던 친박 실세들의 고함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 판에 선거로 확인된 민심의 결정마저 마음대로 바꾸려 하다니, 후안무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사설] 16년 만의 여소야대, 민심 겸허하게 수용해야

    4·13 총선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로 정치권이 재편됐고 20년 만에 양당 체제가 다당 체제로 바뀌는 격변이 일어난 것이다. 패거리 정치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왔던 기존의 정치권력을 표로써 심판했다는 의미가 크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다. 선거 초반 압승을 예상하며 기염을 토했지만 개표 결과 과반 의석 미달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텃밭인 대구에서도 유승민 후보 등 무소속의 돌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여론과 동떨어진 비박계 공천 학살이나 안하무인 격의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으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이나 대통령 존영 반환 소동으로 집권당의 비민주성을 만천하에 공개했고 친박계의 석고대죄 퍼포먼스는 국민들의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집권 여당의 참패는 자업자득의 측면이 크다. 소통과 설득 대신 일방통행식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는 민심이 담겨 있다. 4·13 총선 결과로 현실화된 다당제도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은 공천 과정에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며 양당 체제를 붕괴시키고 20년 만에 다당제를 부활시켰다. 양당 체제하에서 기득권 정치세력 간의 반목과 대립으로 점철돼 온 패거리 정치를 종식시키고 소통과 참여, 개방의 새로운 정치를 펼치라는 민심이 담겨 있다. 시대 흐름에 뒤처진 저효율 고비용의 정치 구조를 개혁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냉엄하다.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청년 실업 등이 심각해지고 있고 경제는 날로 침체되고 있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외교·안보의 난제도 많다. 다당제에서 대통령 역시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대전환이 요구된다. 일방적으로 국회를 비난하기보다 국회와의 소통을 중시하면서 정당 간 연대를 존중해야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소통과 화합은 정당 차원을 넘어 국정의 성공적 운영의 필수 조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선전했지만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참패했다. 친노·운동권당이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떼어내지 못한 채 야권 후보 단일화에만 목을 매는 모습을 연출했다. 텃밭인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한 것은 수권 야당으로서 일대 각성을 촉구한 것이다. 4·13 총선은 변화의 희망을 갈구하는 민심이 담겨 있다. 국민이 여야 모두에 과반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독주 대신 ‘균형과 견제’의 정치를 펼치라는 주문이다. ‘무능 국회’, ‘불임 국회’로 막을 내린 19대 국회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 민생을 살피는 상생의 정치를 요구하는 민의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20대 국회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기는커녕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 [4·13 총선] ‘압승’ 유승민… 고립이냐 세력화냐 갈림길

    [4·13 총선] ‘압승’ 유승민… 고립이냐 세력화냐 갈림길

    ‘신보수’ 내걸고 비박과 연대할 듯 무소속 측근 대거 낙선 뼈아파 친박 최경환 당 대표 땐 복당 험난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13일 제20대 대구 동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70%대의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4선 고지에 올랐다.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유 의원의 승리가 사실상 예견돼 있었던 만큼, 향후 유 의원의 정치적 행보와 입지에 더 많은 시선이 쏠린다. 유 의원은 현재 ‘고립’이냐 ‘세력화’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새누리당 복당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다. 유 의원은 “선거 직후 복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친박(친박근혜)계가 현재 당을 장악하고 있어 19대 국회 내 복당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거기에 김무성 대표도 총선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유 의원의 복당 논의는 아무리 빨라도 5월쯤, 전당대회 이후에나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라는 점도 유 의원의 복당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탈당 의원에 대한 ‘복당 불가론’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유 의원에게 먼저 복당 제안을 하며 손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유 의원은 일단 복당 여부와 상관없이 ‘신보수’ 기치를 내세우며 무소속 혹은 계파색이 옅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을 중심으로 독자 세력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이나 대구 수성갑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 북을에서 당선된 무소속 홍의락 당선자 등 야당 세력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대구에서 무소속 ‘유승민계’ 연대를 했던 동갑의 류성걸 의원과 북갑의 권은희 의원이 생환하지 못한 것이 유 의원에겐 뼈아픈 대목이다. 유 의원이 ‘대구’라는 정치적 기반이 겹치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유 의원은 지난해 박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지목되며 청와대와 마찰을 빚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에서 자진 사퇴한 이후에도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깊은 갈등의 골이 풀리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면 대구 유권자들은 끝내 둘 중 한 명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 현상), 유 의원의 대권 행보 등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향후 중요한 정치적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치 1번지’ 종로 마지막 날까지 깜깜… 오늘밤 누가 웃을까

    ‘정치 1번지’ 종로 마지막 날까지 깜깜… 오늘밤 누가 웃을까

    4·13총선에서 전국 권역별로 여야가 꼽은 관심 선거구를 짚어 본다. 동대문갑·광진갑 등 ‘스윙 보트’ 지역구만 25곳 ●서울 49석이 걸린 서울은 민심의 바로미터로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이자 내년 대선까지 표심 향배를 가늠해야 할 지역이다. 앞서 18·19대 총선에서 당선 정당이 뒤바뀐 ‘스윙 보트’ 지역구만 종로, 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 동대문갑·을 등 25곳에 이른다. 앞서 19대 총선에선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48석 중 30석을 가져가며 압승했었다. 각각 공천 파동,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고전했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20여곳에서 마지막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정치 1번지인 종로를 어느 정당이 사수하느냐에 따라 서울의 ‘상징적 승리’가 엇갈릴 수도 있다. 막판 경합했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 더민주 후보는 서로 우위를 장담했다. 새누리는 최소한 19대 총선 당시 의석(16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나, 강남벨트를 제외하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송파을, 은평을 등 기존 여당 지역도 후보를 내지 않아 의석을 이미 잃었다. 당은 나경원 의원이 강세인 동작을을 비롯해 기존 야당 텃밭인 강북갑(정양석), 도봉을(김선동), 동작갑(이상휘), 관악을(오신환) 등 경합 우세 지역에 희망을 걸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나선 마포갑, 탈당한 뒤 더민주에 입당한 진영 후보가 버틴 용산도 관심 선거구다. 더민주는 막판 들어 여당심판론, 여야 1대1 구도에 기댔다.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인 동대문을, 강북을, 마포갑, 구로갑, 구로을 등에서 승기를 잡았고, 이런 우세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번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노원병을 사수하고 김성식 전 의원이 출격한 관악갑에서 막판 역전을 기대했다. 與, 충청대망론에 15석 기대… 강원선 독점구도 흔들 ●강원·충청 1996년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충청권 기반 정당 없이 치러지는 총선인 만큼 충청 표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중원 혈투의 승패가 내년 대선 판도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충청권 의석이 25석에서 27석으로 2석 늘면서 여야는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 민심을 놓고 치열히 다퉜다. 새누리는 보수 성향인 충청 유권자들의 선택에 내심 기대를 걸며 다른 지역 대비 장밋빛 전망을 했다. 19대 총선 당시 충청에서 12석 확보에 그쳤던 새누리는 충청대망론에 기대 최소 15석 이상 기대하는 눈치다. 핵심 지역구는 6선의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나선 세종(박종준)이다. 반면 더민주는 충청권 경합지역들이 선거 막판 열세로 넘어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세종은 ‘이해찬 컷오프’로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전체 8석 중 3석을 가진 충북 판세도 여의치 않았다. 8석으로 1석 줄어든 강원은 19대 때 새누리당이 전석 석권했으나, 무소속 바람이 일당 독점구조를 바꿀지 주목된다. 태백·횡성·영월·평창, 동해·삼척에서 각각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의 당선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백색 바람… 탈당 무소속 연대 이변 최대 변수 ●영남 영남은 이번 총선에서 2석 줄어든 65석이다. 새누리당은 19대 때 67석 중 64석을 석권했었지만, 공천 파동 여파로 최소 10석 이상 잃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이 걸렸다. 여당 심장부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백색 연대’가 탄생하며 이변을 연출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주인공은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더민주 후보, 북을의 홍의락 무소속 후보, 그리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3인방으로 나선 유승민 의원(동을)과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이다. 이들이 선전할 경우 대구 12석 중 최대 5석까지 내주게 된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내 지형변화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김부겸 후보 진영에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지원 유세에 나섰고 앞서 11일에는 소설가 이문열씨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지원에 나서는 등 막판까지 세 대결이 치열했다.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국회 입성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부산 역시 19대 총선에 이어 야당의 동진(東進), 무소속 돌풍으로 낙동강 벨트 함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더민주의 강세는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경수)에서 시작해 부산 북·강서갑의 전재수 후보로 이어졌다. 북·강서갑은 박민식 새누리 후보와의 세 번째 리턴매치로 초미의 관심을 끈다. 부산 사상에선 새누리 출신 무소속 장제원 후보가 새누리 손수조, 더민주 배재정 후보보다 우위를 점했다. 녹색 돌풍 호남서 북진… 더민주 제주 싹쓸이 미지수 ●호남·제주 호남 28석의 향방은 향후 야권 재편은 물론 내년 대선구도까지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이슈다. 더민주가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한 국민의당이 오히려 압승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28석 가운데 20석 안팎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 국민의당은 야권 텃밭의 단단한 지지를 등에 업고 수도권으로 북진(北進)할 수 있다. 더민주는 5~6석 정도가 우세라고 보고 있으며, 문재인 전 대표의 막판 두 차례 호남 방문이 지지층을 결집하기를 바라고 있다. 광주 8석의 향방은 상징성이 더욱 크다. 더민주는 1~2석, 국민의당은 6~7석이 우세 또는 경합우세라고 판단했다. 광산을에서 열세였던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더민주는 전남·북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야당은 15대와 17∼19대 총선에서 제주를 싹쓸이했지만, 20대 총선에서도 전석을 석권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제주 4·3특별법’ 등 야당에 유리했던 이슈가 없다는 점이 더민주로서는 고민을, 새누리당으로서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민주는 강창일(제주갑) 후보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새로운 후보를 내며 ‘현역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11석 걸린 ‘용·수·성 벨트’ 승패가 운명 가른다 ●경기·인천 73석이 걸린 경기·인천은 여야 모두 막판까지 ‘휘모리 유세’로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바람의 지역’이자 여당 험지인 이곳 역시 살얼음 판세가 20여곳에서 이어졌다. 특히 경기는 20대 총선에서 8석이 늘어나 60석에 육박하며 여야 공히 ‘무주공산’ 잡기에 혈안이 됐다. 19대 총선 당시는 새누리가 21석, 야당 31석(민주통합당 29·통합진보당 2)으로 여소야대를 이뤘다. 이번엔 최다 인구 지역으로 11석이 걸린 ‘용·수·성 벨트’(용인·수원·성남)의 승패가 관건이다. 새누리는 평택갑(원유철), 화성갑(서청원) 등 우세 8곳, 수원병(김용남), 성남중원(신상진), 부천소사(차명진), 의왕·과천(박요찬) 등 경합우세 16곳 정도를 빼면 전부 경합 또는 경합열세로 판단하고 총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김진표 전 의원과 맞붙은 수원무(정미경) 등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더민주는 당초 경합지로 분류했던 수원정(박광온), 의정부갑(문희상)의 판세를 우세로 전환하는 등 과반 이상 확보를 기대했다. 정의당은 야권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경기 고양갑(심상정)을 사수해야 한다. 인천에서 6석을 가진 더민주는 문병호, 최원식 등 현역 의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이탈하며 19대 총선 때만큼 선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이들을 발판 삼아 전체 정당 지지율 견인을 꾀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한 윤상현 의원(남을)의 선전을 예의주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김부겸, 대구서 삼수 통하나… 이정현, 호남에 두 번 안기나

    4·13총선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후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김부겸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 깃발을 꽂는다면 한국 정치사에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16대(2000년)부터 19대(2012년)까지 여당은 대구의 전 지역구를 싹쓸이했다. 김 후보가 승리한다면 중선거구제였던 12대(1985년) 이후 사실상 31년 만에 야당 지역구 의원이 탄생하는 셈이다. 14대(92년)와 15대(96년) 총선에서 국민당과 자민련 후보가 뽑혔지만 ‘야당 성향’으로 보긴 어렵다.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는 17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19대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에게 패했고 2014년 지방선거(대구시장)에서 권영진 현 시장에게 패했던 그가 ‘삼수’ 끝에 여권 잠룡인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단박에 야권 대선 후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초선 때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014년 7·30재보선 승리는 지역주의 장벽을 넘은 의미 있는 승리로 기록됐다.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에 호남에선 처음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호남이 ‘밑져야 본전’인 심정으로 2년짜리 의원을 한번 내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고향 곡성이 광양·구례와 묶이면서 순천으로 출마한 그가 재선된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아닌 중앙무대의 거물로 격상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노관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쳤다. 정운천 후보 또한 더민주의 최형재,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경합 양상이어서 ‘제2의 이정현’이 될지 주목된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은 지난 20년간 뚫지 못했던 전북에서도 한 석을 챙기게 된다. 앞서 19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에 출마했던 정 후보는 35.8%의 득표율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유승민(동을),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의원은 또 다른 ‘금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인 대구 민심이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각을 세운 이들에게 마음을 내줄지가 관건이다. 15대 총선 당시 대구에 ‘자민련·무소속 돌풍’이 불었지만 ‘PK(부산·경남) 정권의 TK(대구·경북) 소외’로 인한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다르다. 새누리당이 동을에 후보를 내지 못해 유 의원은 당선을 예약했지만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는 류·권 의원의 생환에 관심이 쏠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여야, 무소속 돌풍의 의미를 알기는 하는가

    4·13 총선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깃발만 들면 곧 당선’이었던 이른바 텃밭 지역의 기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영남에서 67석 가운데 63석을 휩쓸었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호남 의석 30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영남에서 전에 없던 저항에 부딪혀 있고, 더민주는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체면치레조차 어려워진 형국이다. 집권당이라는 새누리당과 제1야당이라는 더민주가 그동안 얼마나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더민주 공천에서 ‘컷오프’된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새누리당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 북을 선거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은 기득권 정당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경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홍 후보는 지난 7일 발표된 YTN 여론조사에서 48.8%의 지지율로 26.0%에 그친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눌렀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양 후보를 압도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국민을 실망시켜 죄송하다. 용서를 받아 주시고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 작전을 벌이며 ‘반성과 다짐의 노래’라는 이른바 ‘반다송’을 부르는 모습을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다급해진 양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어 삭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새누리당은 자만하고 오만했다”면서 “대구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다”고 사죄했다고 한다. 텃밭에서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의 모습을 즐기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더민주다. 홍 후보는 19대 국회 더민주에서 이른바 TK(대구·경북) 지역의 유일 현역 의원이었다. 하지만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를 공천에서 ‘컷오프’시켰다. 더민주가 공천을 주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천 탈락 결정이 내려지자 당 안팎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홍 후보도 “야당 불모지에서 표밭을 일구느라 중앙 정치에 소홀했던 특수한 상황을 헤아려 주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총선이 목전에 다다른 상황에서도 홍 후보의 지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은 유권자들이 더민주 공관위 결정을 여전히 수긍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마디로 이곳 민심은 여당도 제1 야당도 싫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공식 선거운동 막바지에도 안정적인 지지율로 선두를 고수하는 무소속 후보는 전국적으로 두 자릿수에 이른다. 물론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니 실제 개표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와 더민주 모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오늘 이 시점에서 실감하는 ‘민심의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면서 ‘한 표’를 읍소하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득권 정치에 반감을 갖는 유권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새누리와 더민주뿐이겠는가. 국민의당도 호남을 제외하고 어디서도 의미 있는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
  • 전남 9.34% 최고, 서울·부산은 저조… 승패 가를 변수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치러지고 있는 사전투표가 4·13 총선에서 각 당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양대 정당의 지지 기반인 영호남 지역의 초반 참여율이 높게 나타나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각각 판세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막판 부동층 유인에 나섰다. 영호남에서 각각 새누리당·더민주 지지층이 무소속·국민의당 후보에게로 이탈했는지, 바람의 지역 수도권에서 숨은 표가 사전투표장에 나왔는지가 관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오후 6시 마감 결과 투표율은 5.45%로 잠정 집계됐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9.34%로 가장 높았고, 전북 8.31%, 광주 7.02% 등 호남권이 상위를 차지했다. 가장 낮은 곳은 부산으로 4.40%였다. 서울은 4.90%, 대구는 4.55%로 전국 평균보다 저조했다. 선거구로는 경북 영양군이 13.88%로 전국 1위였고, 경기 안산 단원갑과 경기 시흥을, 부산 서구가 각각 3.4%로 꼴찌였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구는 6.19%였다. 이날 투표율은 오전 10시부터 2014년 6·4 지방선거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이번 사전투표율은 전국단위 선거에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6·4 지방선거 당시 11.49%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오차 범위 내 우열을 다투는 경합 지역이 유례없이 많은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 수치보다 실제 투표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에 참가한 연령대 비율도 막판 판세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호남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첫날부터 뜨거운 것을 놓고 국민의당 돌풍의 전조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경남·북의 투표율 강세는 새누리당에 유리하겠지만 전남의 강세는 국민의당에 유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동교동계가 많은 국민의당 후보 면면을 감안하면 전남에서 40대 이상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국민의당이 유리하리란 관측이다. 배 본부장은 “젊은층 투표율에 따라 여야의 유불리가 갈릴 것”이라면서 “20·30대 투표율이 ‘매직넘버’ 20%를 넘어간다면 수도권에서 더민주가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도시 등 인구밀집지역, 농어촌 등 군 단위의 ‘지역 투표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쪽에선 사전투표율 상승세를 기존의 여론조사 무응답층, 정치혐오층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해 진보 정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초반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총선 투표율은 계속 내리막세였다. 2000년대 들어서 16대 총선 투표율은 57.2%, 17대 때 60.6%로 잠시 정점을 찍은 이후 18대 46.1%, 19대 57.2%로 저조했다. 그러다가 2014년 지방선거 때 사전투표율이 11.5%를 기록하며 최종 투표율(56.8%)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각 정당은 지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사전투표 독려에 안간힘을 썼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사전투표가 특정 정당의 유불리와 연결된다기보다 일반투표의 한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이날 호남 방문이 이 지역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다소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호남 지역 투표율 상승은 무당층이 ‘3번 정당’인 국민의당에 관심을 갖는 신호”라고 반겼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여야, 지역 정서에 기대거나 자극할 생각 말라

    4·13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판은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분위기다. 여야의 텃밭인 대구와 광주를 중심으로 고질병인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깊어진 정치 혐오증 상황에서 투표 자체를 고민하는 유권자들마저 등을 돌릴까 우려스러울 지경이다. 오늘부터 이틀간의 사전 투표가 1차 승부처라는 판단 아래 여야의 선거전략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 정치를 4류로 몰고 간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를 보자. 새누리당 대구 지역 출마 후보 11명은 그제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최경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패권 공천’을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었다. 자신들의 텃밭인 대구 지역에서 탈당한 유승민 후보 등 무소속 돌풍에 고전하면서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읍소작전을 펼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최근에도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요새 대구 선거에 걱정이 많으셔서 밤잠을 못 이루시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펼쳐 구설에 올랐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박 대통령을 도와주십시오’라는 선전 문구로 재미를 봤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대구 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유권자들을 너무도 우습게 보는 처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30년 동안 야당만 찍어서 얻은 게 뭐냐. 전북 도민들은 배알도 없나”라는 발언으로 지역 정서를 건드렸다. 여당을 뽑으라는 의도는 이해가 되지만 공당의 대표가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반사이익을 보겠다는, 얄팍한 술수를 부려서는 안 될 일이다. 어느 때보다 여야 후보가 난립하면서 막말과 흑색선전, 비방이 춤을 춘다. 욕먹는 건 잠깐이고 표만 얻으면 된다는 발상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광주에 ‘삼성 미래차 산업’을 유치해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작 삼성 측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돌풍에 텃밭인 광주가 흔들리자 앞뒤 가리지 않고 대기업인 삼성과 일자리를 앞세워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경제민주화 전도사를 자처한 김 대표가 막무가내식으로 재벌을 끌어들이는 선거 전략은 광주의 표심을 되레 싸늘하게 만들 뿐이다. ‘호남의 적자’를 둘러싼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의 저질 공방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선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지역 정서를 자극하려는 저질 선거에 유권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총선 관련 벽보와 현수막들이 곳곳에서 훼손되는 사태에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표심이 담겨 있다. 국민들은 안중에 없는 패거리 정치의 얄팍한 술책이 선거판에 투영되면서 여야의 텃밭 표심이 분노하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지지층 결속을 위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구태를 되풀이할수록 지지층들이 떠나간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지역 정서에 기대는 정치는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 美경선 2등 반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美경선 2등 반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공화 크루즈, 트럼프 잡고 승기… 민주 샌더스 돌풍, 클린턴 압도 1위 주자들 발목… 장기화 조짐 “위스콘신주에서 양당이 재설정(리셋)됐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선 위스콘신주 경선에 대해 워싱턴포스트가 압축한 말이다. 공화당 경선 후보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이 각 당 선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69)와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2위 후보들의 선전으로 경선이 장기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공화당은 트럼프를 떨어뜨리기 위한 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공화당은 크루즈가 48.3%의 득표율을 얻어, 35.1%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꺾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사실상 대의원 승자 부분독식제가 적용된 위스콘신 경선에서 크루즈는 대의원 36명을, 트럼프는 6명을 챙겼다. 크루즈는 여성 49%, 백인 49%, 보수성향 55%, 복음주의자 55% 등의 지지를 얻는 등 모든 층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트럼프는 특히 여성 득표율이 34%에 그쳐 최근 ‘낙태 여성 처벌’ 발언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이며, 이로써 트럼프의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루즈는 승리를 확인한 뒤 “오늘 밤은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이는 내가 트럼프를 이기고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될 수 있고, 11월 (대선에서) 클린턴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루즈의 위스콘신 승리는 공화당 경선의 변곡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7월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 1237명을 얻기 위한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크루즈가 이날 대의원 상당수를 추가하면서, 매직넘버를 향해 달려온 트럼프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CNN 등 미 언론은 “매직넘버를 확보하려면 트럼프는 남은 대의원의 65%를, 크루즈는 95%를 확보해야 하는데 양쪽 모두 쉽지 않다”며 “트럼프가 전당대회 전까지 매직넘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의 최종 후보 지명을 막기 위해 중재 전당대회를 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상황이지만 샌더스가 56.5%의 득표율을 얻어, 43.2%에 그친 클린턴을 누르고 승기를 잡음으로써 ‘아웃사이더 돌풍’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 샌더스는 위스콘신 남성 64%, 10~30대 73%, 백인 59%, 무소속 72% 등을 얻는 등 대다수 층에서 클린턴을 압도했다. 클린턴은 흑인 유권자 69%의 득표율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샌더스는 이날 대의원 47명을 챙겼지만 비례득표제에 따라 클린턴도 대의원 36명을 확보하면서 대의원 수 격차는 많이 좁히지 못했다. 미 언론은 “샌더스가 최근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모멘텀을 마련했지만 앞으로 남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대의원 수가 많이 걸린 주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여 역전 드라마를 쓰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구·광주 ‘4·13 민심’을 주목하라

    대구·광주 ‘4·13 민심’을 주목하라

    새누리, 대구 12곳 중 4곳 고전… 광주선 국민의당 싹쓸이 가능성 “박대통령 실망감·문재인에 반감” “지역주의 청산은 아직 시기상조…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 실험대로” # 장면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일 전북 유세에서 “여러분은 배알도 없느냐”고 했다. 야당에 ‘몰표’를 주지 말라는 당부다. 그러나 지난 3일 부산 유세에서 “나쁜 정당(야당) 후보에 왜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느냐”고도 했다. # 장면2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유세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 뒤 “5·18 정신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권 심판론’이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심판론’으로 둔갑했다. 지역주의를 ‘망국병’으로 꼽던 여야가 4·13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오자 또다시 지역주의에 기댄 선거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여야가 주도하는 하향식 ‘정치 개혁’이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유권자 중심의 상향식 ‘선거 혁명’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역주의의 양대 축인 대구와 광주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구에서는 무소속, 광주에서는 국민의당의 돌풍이 심상찮다. 그동안 ‘양대 정당의 철옹성’으로 간주됐던 두 지역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 실험대’가 될지 주목된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의 12개 선거구 중 여당 후보가 4곳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유승민(동을)·주호영(수성을) 후보는 물론, 더민주 김부겸(수성갑) 후보와 더민주를 탈당한 무소속 홍의락(북을)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린다. ‘진보의 성지’이자 더민주의 아성으로 꼽혔던 광주 8개 선거구에서도 국민의당의 ‘싹쓸이’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 더민주가 국민의당보다 앞선 곳은 광산을 1곳뿐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각각 표출된 것”이라면서 “응징 수준은 아니더라도 경고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구와 광주 유권자들은 더이상 박 대통령과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채의식이 없다는 방증이며 대안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역 기반 정당 체제에 대한 재편이 시작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구보수와 신보수 등 ‘보수의 분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호남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세력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가 지역주의 청산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박 교수는 “지역주의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볼 수 있으나 지역주의 청산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윤철 교수도 “(대구와 광주의 표심은) 지지보다 항의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지역주의 구도가 깨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새로운 정치 질서가 만들어지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당 내부 문건 “대구 12곳 가운데 6곳만 우세”

    새누리당 내부 문건 “대구 12곳 가운데 6곳만 우세”

    새누리당이 자체 정밀 여론조사 결과 대구 12곳 가운데 6개 선거구만 우세지역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선거구는 박빙 2곳, 경합열세 1곳, 열세 2곳, 미출마 1곳 등으로 분류됐다. 대구 매일신문은 5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한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31일과 지난 2일에 걸쳐 두 차례 작성된 ‘선거 여론조사 결과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1, 2차에 걸쳐 대구 12개 선거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판세를 분류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대구 중·남, 서구, 북갑, 달서갑, 달서을, 달서병 등 6개 선거구가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다. 동갑, 달성군 등 2개 선거구는 박빙으로 나뉘었고, 수성갑은 경합열세, 북을과 수성을은 열세지역으로 각각 분류됐다.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동을은 무공천이어서 ‘미출마’로 분류됐다. 여의도연구원의 두 차례에 걸친 판세 분석에서 우세 지역 6곳은 같았지만 1차에서 경합우세로 분류했던 동갑과 달성을 2차에서는 박빙으로 판단했다. 두 지역은 이른바 ‘진박’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출마한 지역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마한 수성갑은 1차 열세에서 2차 경합열세로 판단, 김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추격하는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 북을과 수성을은 두 차례 모두 열세 지역으로 분석됐다. 북을은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홍의락 돌풍’이 불고 있는 지역이며, 수성을은 주호영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와 대결을 벌이는 곳이다. 매일신문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대구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무소속 후보에 대한 대통령 사진 반납 요구 등을 보면서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이 크게 실망한 탓에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반전을 이룰 것이란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텃밭 공천=당선 등식이 깨지는 이유 직시해야

    4·13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초반 판세가 드러나고 있다. 특징은 여야가 고수해 왔던 전통적인 텃밭에서 균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영남과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은 특정 정당의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해 왔다. 지역구 당선만 놓고 보면 19대 총선은 18대 총선에 비해 지역 구도가 오히려 강화된 선거였다. 18대 때는 ‘친박연대’의 돌풍으로 당시 한나라당이 영남 68석 가운데 46석을, 민주통합당은 호남에서 31석 가운데 25석을 차지했다. 양당 구도로 치러진 19대 총선은 새누리당이 영남 지역 67석 중 63석을 쓸어 담았다. 민주통합당 3석, 친새누리당 성향 무소속에 1석만 내줬다. 민주통합당은 호남 30석 가운데 25석, 정책 연대를 한 통합진보당이 3석, 민주통합당 성향 무소속에 2석을 내줬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후보가 전북 전주을과 전남 순천에서 선전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더민주 후보가 사하갑과 북·강서갑, 경남 김해갑, 김해을에서 의미 있는 선전을 하고 있다. 야권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구에서는 더민주 김부겸 후보가 여전히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대구에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수혜자인 무소속의 유승민 후보와 다른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해 새누리당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친박연대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어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이러한 지형 변화는 원칙을 무시한 공천 파문과 명분 없는 야권 분열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텃밭 민심을 무시한 오만함에 대한 유권자의 반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번진 새누리당의 공천 파행은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텃밭과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했던 것만큼 얻지 못하고 있다. 더민주도 마찬가지다. 호남에서 더민주 후보들은 공천 컷오프를 두려워해 탈당한 국민의당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다. 여론을 무시한 당내 패권주의가 가져온 참담한 결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호남의 맹주가 더민주냐, 국민의당이냐를 놓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후보의 면면과 지명도만 놓고 보면 국민의당이 비교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호남 이외의 모든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야권 분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선거 초반이긴 하지만 지역 구도 완화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텃밭 유권자나 국민을 무시한 공천 파행과 야권 분열의 원치 않은 결과라는 점이 안타깝다.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언제나 현명했다는 점을 정치권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정의당 “국민 월급 300만원 시대로”

    정의당 “국민 월급 300만원 시대로”

    경제정의 구현 8가지 정책 제시 3월초 야권 연대 논의 가능성 “버니 샌더스의 정책은 진보정당이 오랫동안 풍찬노숙(風餐宿)하며 (주장)해 온 부분과 거의 같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7일 미국 민주당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을 언급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다. 정의당이 무상교육, 건강보험권 확대 등 샌더스의 진보정책을 국내 정치권에서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녹록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지금껏 진보정당은 비례대표를 최대한 많이 국회에 진입시킨 뒤 정책을 이슈화하는 게 기본 전략이었는데, 국민의당이 등장해 이러한 전략에 제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은 제도적으로 샌더스가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전국적으로 자신의 정책을 알릴 기회를 갖지만 우리나라는 강력한 양당 체제 속에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정의당은 정당 지지도와 의석 점유율을 일치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 선거제도 개선을 양당에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정의당은 ‘정의로운 경제’를 위한 4대 목표 8가지 정책을 내놨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시대 ▲2025년 소득 격차 10배에서 서유럽 수준(5배)으로 격차 해소 ▲202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복지국가 실현 ▲2040년 탈핵, 신재생에너지 혁신경제 실현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8가지 정책으로는 ▲2019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문화 ▲공기업 및 대기업(300인 이상) 5% 청년고용할당제 도입 ▲식량 자급률 법제화 ▲대통령 직속 ‘사회적경제 위원회’ 설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 범위 확대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회복 ▲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할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등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 연대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약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월 초쯤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아웃사이더들의 반란… 뉴햄프셔 경선 후폭풍

    아웃사이더들의 반란… 뉴햄프셔 경선 후폭풍

    미국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양당 주류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화당은 주류 후보들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전통적 지지세력인 여성층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기존의 선거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 루비오 등 주류 밀리자 전전긍긍 공화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강한 3위’를 기록한 마코 루비오 후보가 5위로 밀려나면서 트럼프의 대항마를 결정지으려는 공화당 주류의 꿈이 좌절됐다. 포퓰리즘을 내세우는 트럼프와 극우적 입장을 가진 크루즈가 마뜩잖은 공화당 주류 세력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루비오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모멘텀을 이어나가 자연스럽게 주류 단일 후보가 되길 희망했다. 하지만 뚜렷한 선두가 보이지 않으면서 루비오, 존 케이식, 젭 부시 등 주류 후보들 간 각축전은 심화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3월 1일)까지 세 후보가 주류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 선거자금 1위(1억 5560만 달러)를 기록하는 부시는 다음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선거 광고를 내보내는 데 103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루비오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만 940만 달러를 광고 비용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크루즈 후보(570만 달러)를 압도한다. ●女지지율도 뒤진 클린턴, 수정 불가피 민주당에서도 주류 후보인 클린턴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샌더스에게 22% 포인트 차로 대패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특히 클린턴의 오랜 지지층이었던 여성의 지지율에서도 샌더스에게 11% 포인트 차로 밀리면서 클린턴 선거 캠페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 시기 퍼스트레이디로서 여성인권 신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저명한 여성운동가들과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들이 클린턴의 든든한 후원 세력이 됐다. 이번 경선에서도 유명 페미니스트인 글로리아 스테이넘과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지원에 나섰지만, 젊은 여성들을 비하하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샌더스의 지지자인 슈퍼모델 에밀리 라타코브스키는 지지 연설에서 “나는 훗날 나의 딸에게 ‘너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단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길 바란다”면서도 “나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상징 이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원한다”라며 클린턴을 에둘러 비판했다. CNN은 “클린턴이 유명한 여성 인사, 단체의 말을 빌리기보다는 자신의 목소리로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기 상종’ 샌더스는 선거 모금액 경신 무소속 상원의원으로 민주당 대선에 뛰어든 샌더스는 지난 9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면서 하루 새 520만 달러(약 62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전했다. 이는 샌더스 의원의 기존 하루 최대 모금액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건당 후원금은 평균 34달러로, 소액 기부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많은 지지자가 후원금을 낸 것이다. 샌더스의 경우 민주당과는 거리가 있는 후보여서 그의 선전에 민주당 주류 세력의 고민도 깊어 가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아이오와·뉴햄프셔 시험대… 클린턴 독주 속 트럼프 돌풍 글쎄”

    [글로벌 인사이트] “아이오와·뉴햄프셔 시험대… 클린턴 독주 속 트럼프 돌풍 글쎄”

    미국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을 뽑는 대통령선거의 본격 신호탄인 예비선거 개시가 다음달 1일(현지시간)로 다가왔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뒤 공화당에서는 17명이, 민주당에서는 6명이 출사표를 던져 각축전을 벌였다. 이 중 일부가 경선을 포기해 지금까지 공화당 12명, 민주당 3명이 살아남았다. 이들의 레이스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그리고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서울신문은 워싱턴DC 미 의회 인근에 있는 정치컨설팅·로비 전문업체 ‘마이어스 앤드 어소시에이츠’(Meyers and Associates)에서 정치컨설턴트이자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시니어 어소시에이츠를 지난달 29일 만나 미 대선 관전 포인트와 향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데이비스 컨설턴트는 미 의회에서 14년간 보좌관 및 의원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며, 상원의원·주지사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전문가다. →미 대선 예비선거 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관전 포인트는. -아이오와 코커스(전당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그동안 단지 여론조사로 나온 것과 달리 유권자들이 직접 표를 던지는 첫 번째 선거라는 점에서 대선 캠페인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 이들 초기 선거 중 하나에서 승리하는 것은 2008년 버락 오바마(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그랬던 것처럼 중요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공화당 쪽에서 보면 아이오와 코커스 유권자들은 ‘아주 보수적이고,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관심을 끌고, 그 지역에 좋은 캠페인 조직을 통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자한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는 것은 중요성이 덜하다. 반면 공화당 후보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는 것은 나라(미국)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 것인지에 대한 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뉴햄프셔에서 승리하거나 또는 예상을 깨고 1등에 가깝게 끝난 공화당 후보는 일반적으로 모멘텀(동력)을 갖고 남부 주 예비선거에서 펀딩 등 우위를 점하게 된다. 민주당 쪽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버몬트 주지사인) 그의 이웃 주(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 확실히 그의 캠페인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샌더스가 그 모멘텀을 남부 주로 가져가기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적지 않은 방해가 있을 것이다. 클린턴은 특히 남부 주에서 아주 견고한 조직을 가지고 있다.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 배경과 향후 전망은. -민주당 후보들과 언론, 공화당 주류 후보들에 대한 트럼프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공격은 워싱턴에서 자신들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상당수 공화당 유권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들은 엘리트 미디어, 접촉이 되지 않는 양당 정치인들 등을 워싱턴 기득권층으로 여긴다. 트럼프는 불공정무역, 불법이민, 국가안보, 테러위협 등 문제에 대한 중산층 미국인들의 소외감은 물론, 미국인들의 민족주의와 자존심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언론 및 정치적 기득권층 대다수는 트럼프를 최종 후보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민주당 유력주자인 클린턴을 본선에서 이길 만큼 충분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트럼프의 버릇없고 미숙하며 노골적인 공격은 그가 공화당 최종 후보로 지명될 경우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당수 공화당원들의 표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는 공화당 유권자 90% 이상과 무소속 유권자 다수,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클린턴을 찍지 않겠다는 민주당 표 일부를 얻지 않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공화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그들의 불만에 가장 부응할 뿐 아니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을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는 그 같은 후보는 아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최종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들의 양자 대결 전망은. -오늘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와 크루즈, 마코 루비오, 벤 카슨, 크리스 크리스티가 ‘톱 5’이다. 이들 중 트럼프와 크루즈, 카슨은 모두 ‘보수적이고, 점점 더 소외되고 워싱턴 기득권층에 불만을 느끼고, 워싱턴에 큰 변화를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카슨은 최근 지지율을 트럼프와 크루즈에게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뉴햄프셔는 루비오와 크리스티가 ‘톱3’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둘 다 뉴햄프셔에서 잘하지 못하면 크루즈가 엄청난 조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남부 주 예비선거로 가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크루즈가 아이오와에서 이기고 뉴햄프셔에서 선전하면 남부에서도 계속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의 매력이 약해지고 모멘텀을 잃기 시작하면 크루즈가 트럼프의 지지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내가 오늘 베팅을 한다면 내 돈을 크루즈에게 걸 것이다. 민주당은 클린턴이 독주를 하고 있는, 단조로운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루즈나 루비오가 클린턴과 맞붙었을 때 이길 승산이 있지만 이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후퇴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 최종 후보가 되거나, 클린턴에 대한 연방수사국(FBI) 수사 결과 등 악재가 심해져 민주당이 급하게 다른 후보를 세우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이 될 것이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도무문’의 반세기… 군부 통치 끝내고 문민 시대 열었다

    ‘대도무문’의 반세기… 군부 통치 끝내고 문민 시대 열었다

    88세로 생을 마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현대 정치의 산증인이다. YS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DJ·1926~2009)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투쟁을 주도한 ‘쌍두마차’였다. 바른길로만 가겠다며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정치 좌우명으로 삼았던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보여준 승부사 기질로 ‘정치 9단’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아호인 거산(巨山)은 자신의 고향인 거제의 ‘거’와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산’을 따 지은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12월 20일(음력)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멸치잡이 어장을 소유한 부친 김홍조(2008년 작고)씨와 모친 박부연(1960년 작고)씨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통영중 재학 시절 한인 학생을 차별하는 일본인 교장의 이삿짐을 훼손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 스스로 모교로 꼽는 경남중으로 전학했고 당시 부산 하숙방 책상머리에 붓글씨로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이라고 써붙였다. 이어 경남고를 거쳐 1947년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정계 진출의 기회는 대학 2학년 때 찾아왔다. 정부 수립 기념 웅변대회에서 외무부 장관상(2등)을 수상, 당시 장택상 외무부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김 전 대통령은 1950년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한 장택상 후보의 당선을 돕기도 했으나, 6·25전쟁이 발발하자 대한학도의용대에 가담했다. 1951년 2월 ‘할아버지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고향에 내려간 그가 만난 사람이 바로 동갑내기 손명순 여사였고, 선을 본 지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손 여사는 결혼 초기 시댁으로 내려가 멸치 말리는 법부터 배웠다. 당시 익힌 ‘시래깃국에 갈치 한 토막’은 이후 손 여사의 ‘대표 메뉴’가 됐다. 김 전 대통령과 손 여사는 장녀 혜영(63), 차녀 혜정(61), 장남 은철(59), 차남 현철(56), 삼녀 혜숙(54)씨 등 2남 3녀를 뒀다. 이 중 현철씨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의 활동상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1952년 5월 장택상 당시 국회부의장이 국무총리에 발탁되면서 총리실 인사담당비서관에 기용됐다. 같은 해 9월 장 총리가 ‘고시진 사건’으로 물러나자 1954년 3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자유당의 공천을 받아 거제에서 출마해 최연소 의원(27세)이 됐다. 이후 최연소 원내총무(39세), 최다선 원내총무(5회), 최연소 총재(47세), 최다선 의원(9선) 등 숱한 기록을 쏟아냈다. 그의 정치 행보는 화려한 꼬리표와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다. 1954년 ‘사사오입’ 개헌으로 유명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해 자유당 입당 7개월여 만에 탈당했고, 이는 야당 정치 인생의 출발점이 됐다. 1958년 4대 총선에서 거제를 떠나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1960년 4·19 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진 뒤 치러진 5대 총선에서 원내에 복귀했지만 같은 해 9월 어머니가 무장간첩에 의해 살해되고 이듬해에는 5·16 군사정변으로 정치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19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의 군정 연장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수감되는 등 굵직한 정치 현안에 저돌적으로 맞서며 영향력을 키워 나갔다. 1965년 통합 야당인 민중당의 최연소 원내총무에 올랐고,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다 자택 앞에서 괴한에 의해 ‘초산 테러’도 당했다. 1974년 5월 신민당 총재로 선출된 후 유신 체제에 맞서다 결국 2년 뒤 ‘각목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권을 내줬다. 특히 1979년 5월 총재직에 재당선되고 2개월 만에 ‘YH무역 사건’이 터졌다. YH 여성 근로자들이 신민당사에서 폐업 반대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국내 정당 사상 처음으로 법원에 의해 총재 직무가 정지되고 헌정 사상 최초로 의원직마저 박탈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때 남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1979년 10·26 사태를 계기로 신군부가 등장하자 김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23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 투쟁으로 맞섰다. 1985년 2·12 총선 직전 신민당을 창당해 돌풍을 일으키는 등 전두환 정권에 대한 끈질긴 압박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 냈다.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7년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권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1990년 여당인 민정당과 제2·제3 야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을 합쳐 민주자유당(민자당)을 출범시키는 ‘3당 합당’을 결행한 것이다. 35년 야당 생활을 접고 여당의 대선 후보로 탈바꿈했다. 결국 1992년 대선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다. 퇴임 후에도 부산·경남(PK)을 기반으로 한 민주화 세력을 일컫는 ‘상도동계’의 리더로서 현실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독재정권 시절 민주화투쟁 주도 ‘정치9단’

     86세로 생을 마감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 정치의 산증인이다. YS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DJ·1926~2009)과 함께 독재 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쌍두마차’였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마다 보여준 승부사 기질은 그가 ‘정치 9단’이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이기도 했다.    ●유년기-거제도서 출생, 한인학생 차별 일본인 교장 골탕먹이다 정학 처분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12월 20일(음력) 경남 거제도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멸치잡이 어장을 소유한 부친 김홍조(2008년 작고)씨와 모친 박부연(1960년 작고)씨 사이에서 외동 아들로 태어났다.  장목초등학교를 나온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경남 지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던 동래중에 응시했다가 낙방했으며, 1년 뒤 통영중에 진학했다. 통영중 재학 시절에는 한인 학생을 차별하는 일본인 교장의 이삿짐을 훼손하는 등 골탕을 먹인 일화가 유명하다. 이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고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 전 대통령 스스로 모교로 꼽는 경남중으로 전학한 것은 해방을 맞은 1945년 11월이다. 대통령의 꿈은 이 때부터 비롯됐다. 당시 부산 하숙방 책상머리에 붓글씨로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이라고 써붙이고 뜻을 키운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경남고를 거쳐 만 20세인 1947년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정치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하고, 우익 학생단체인 ‘순학회’를 결성하는 등 정치 입문을 위한 사전 준비에도 힘을 쏟았다.    ●청년기-한국전때 학도의용대 가담, 동갑내기 손명순 여사와 맞선 한달만에 결혼  정계 진출의 기회는 대학 2학년 때 찾아왔다. 정부수립 기념 웅변대회에서 외무부 장관상(2등)을 수상, 당시 장택상 외무부 장관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50년 5·30 총선에서 경북 칠곡에 무소속 출마한 장택상 후보의 당선을 돕기도 했으나, 6·25 전쟁이 발발하자 대한학도의용대에 가담했다.  김 전 대통령이 손명순 여사를 만난 것도 이 무렵이다. 1951년 2월 ‘할아버지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고향에 내려간 그가 만난 사람이 바로 동갑내기 손 여사였고, 선을 본 지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주례를 하기로 했던 목사가 날짜를 착각해 결혼식장에 오지 못하는 바람에 주례를 즉석에서 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혼 당시 이화여대 약학과 3학년생이었던 손 여사는 당시 교칙에 따라 결혼하면 퇴학을 당할 처지였지만, 결혼 사실을 비밀에 부쳐 무사히 졸업했다. 손 여사는 결혼 초기 시댁이 있는 거제로 내려가 멸치 말리는 법부터 배웠다. 당시 익힌 ‘시래깃국에 갈치 한 토막’은 이후 손 여사의 ‘대표 메뉴’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은 2011년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에서 “내 인생에서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민주화를 이뤄낸 일이고, 다른 하나는 손 여사를 아내로 맞이한 일”이라고 했고, 이에 손 여사는 “좋아서 살았지예”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정치적 성장기-26세때 최연소의원에, 최연소 원내총무 최다선 의원등 숱한 기록  김 전 대통령은 1952년 5월 장택상 당시 국회 부의장이 국무총리에 발탁되면서 총리실 인사담당비서관에 기용됐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장 총리가 ‘고시진 사건’으로 물러나자 1954년 3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고향인 거제로 낙향했다.  그는 3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당 공천을 받아 최연소 의원(26세)이 됐다. 이후 최연소 원내총무(38세), 최다선 원내총무(5회), 최연소 총재(46세), 최다선 의원(9선) 등 숱한 기록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는 이 같은 화려한 꼬리표와 달리 고난의 연속이었다.  1954년 이른바 ‘사사오입’ 개헌으로 유명한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표를 던지고 자유당 입당 7개월여 만에 탈당했으며, 이는 야당 정치인으로서 30여년 동안 고난의 길을 걷는 출발점이 됐다.  1958년 4대 총선에서는 고향인 거제를 떠나 부산에서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1960년 4·19 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진 뒤 치러진 5대 총선에서 원내에 복귀했으나, 같은 해 9월 어머니가 무장간첩에 의해 살해된 데 이어 이듬해에는 5·16 쿠데타로 정치 활동이 전면 금지되는 등 시련이 잇따랐다.  1963년에는 국가재건최고회의의 군정 연장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수감되는 등 굵직굵직한 정치 현안에 저돌적으로 맞서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나갔다.    ●민주화 투쟁기-3선개헌 반대하다 초산테러, 10·26 신군부시절 가택연금 단식투쟁  1965년 통합 야당인 민중당의 최연소 원내총무에 올랐으며, 1969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다 상도동 자택 앞 골목길에서 괴한에 의해 ‘초산 테러’를 당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로서 입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1970년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당시 김대중 후보에 밀렸다.  김 전 대통령의 승부사적 기질은 유신 체제에 대한 정면 돌파로 이어졌다. 1974년 5월 신민당 총재로 선출된 후 유신 체제에 맞서다 결국 2년 뒤 ‘각목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권을 내주기도 했다.  특히 1979년 5월 총재직에 재당선되고 2개월 만에 ‘YH무역 사건’이 터졌다. YH 여성 근로자들이 신민당사에서 폐업 반대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국내 정당 사상 처음으로 법원에 의해 총재 직무가 정지되고 의원직마저 박탈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표현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1979년 10·26 사태를 계기로 신군부가 등장하자, 김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23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맞섰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한발짝도 나가지 않겠다”고 한 그의 결단은 정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1985년 2·12 총선 직전 신민당을 창당해 돌풍을 일으키는 등 전두환 정권에 대한 끈질긴 압박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냈다.    ●대권 도전과 성공-1990년 3당합당, 1992년 대선 당선 ‘문민정부’ 시대로  민주화 이후 처음 치러진 1987년 대선에 김 전 대통령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른바 ‘1노·3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맞붙은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듬해 4월 13대 총선에서는 제1야당의 자리마저 DJ의 평민당에 내줬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은 대권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1990년 여당인 민정당과 제2·제3 야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을 합쳐 민주자유당(민자당)을 출범시키는 ‘3당 합당’을 결행했다. 35년 야당 생활을 접고 여당의 대권 주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결국 1992년 대선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다. 재임 기간 중 금융실명제 도입,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하나회 해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처벌 등 굵직굵직한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임기 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비판을 받았다.  김영삼 정부는 서민적인 청와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칼국수가 대표적이다. 칼국수가 당시 청와대 대표 메뉴가 되면서 대통령의 영양 관리라는 뜻밖의 고민거리도 생겼다. 청와대 방문객들이 한번쯤 맛보는 별미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기 내내 칼국수로 점심을 때워야 했기 때문이다.    ●뚝심과 감의 정치인  김 전 대통령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관철시키는 ‘뚝심의 정치’를 보여줬다. 정치적 고비마다 국민 여론을 읽고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탁월해 ‘감(感)의 정치인’으로도 불렸다.  김 전 대통령의 화법은 단순 명료했다. 돌려가며 얘기하는 법이 없다. 직설적인 화법 탓에 ‘말실수의 달인’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공정한 인사를 해서 부패 인사를 척결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할 표현을 “공정한 인사를 척결하겠습니다”라고 하거나, ‘결식 아동’ 문제를 언급하려다 ‘걸식 아동’이라고 발음하는 식이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의 이름을 잊어버려 회의석상에서 ‘차씨’라고 발언한 사례도 유명하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말실수에 핑계나 변명을 하지 않았기에 친근감과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  김 전 대통령과 DJ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민주화 동지에서 1987년 대권을 놓고 경쟁하기 시작하며 불편한 관계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DJ의 서거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병원을 전격 방문, 22년간의 반복과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전 대통령은 화해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기자 질문에 “이제 그럴 때가 됐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제6대 국회 때부터 동지적 관계이자, 경쟁 관계로 애증이 교차한다”고 애틋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판 ‘수저 계급론’/김성수 논설위원

    “나만 (후보 중에) 억만장자가 아니다. ‘슈퍼팩’(선거 때 정치자금을 거두는 조직)은커녕 ‘백팩’(배낭)도 없다. 나는 강의실을 왔다 갔다 하는 교수처럼 양손으로 짐을 들고 다닌다. 속옷도 한 벌밖에 없다. 심지어 옷도 드라이어가 없어 라디에이터에 말린다.”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출연한 코미디언 래리 데이비드(68)의 속사포 같은 개그가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진다. SNL은 정치 풍자로 유명한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정치인들은 이 프로에서 다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서운해할 정도다. 래리가 흉내 낸 사람은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상원의원이다. 우리 나이로 75세(1941년생). 손자 7명을 둔 할아버지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진보정치인이다. 2010년 12월 10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부자 감세 법안에 반대하며 무려 8시간 37분 동안 ‘마라톤연설’을 해 유명세를 탔다. 원래 무소속인데 이번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미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선거에 출마한 이유라고 밝힌다. 미국 경제의 비극은 초부유층은 갈수록 더 부자가 되고 중산층은 사라지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한창인 우리 사회와 꼭 닮았다. 미국판 ‘수저 계급론’인 셈이다. 샌더스는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나 석유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흐 형제, 카지노 재벌 셸던 에덜슨 등 미국의 최고부자 15명이 최근 2년간 자산이 200조원 가까이 늘었고, 이는 하위 40%의 자산보다 많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 최상위층 0.1%의 자산은 지난 30년간 전체의 10%에서 22%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이는 빈곤층과 근로자의 부를 빼앗아 이들에게 가져다준 것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부(富)의 독점은 비도덕적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자고 주장한다. 그래야 주에 40시간 이상 일하는 미국인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월가의 금융기업을 세금으로 구제해 줬던 만큼 이번에는 월스트리트에 투기거래세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기서 생긴 재원으로 공립대학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공언한다. 1%가 아닌 99%의 서민을 위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약속에 미국인들은 쫑긋 귀를 기울이고 있다. ‘꼴통 재벌’로 막말만 일삼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면서 주가는 더욱 뛰고 있다. 하지만 힐러리를 잡고 내년에 본선에 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돌풍은 몰고 왔지만 미국 대선판에 부의 불평등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