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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경쟁률 44대1로 상승 올해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시험 경쟁률이 44.4대1로 집계됐다. 지난해(35.8대1)보다 경쟁률이 다소 높아졌다. 20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382명을 신규 채용하는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전형에 1만 6953명이 응시했다. 올해부터 외국어, 한국사 성적 인증기간이 1년씩 연장된데다, 성적 제출기한을 1차 공직적격성심사(PSAT) 시험 전날까지 확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인사처 관계자는 밝혔다. 직군별로는 5명을 선발하는 법무행정직에 689명이 접수해 137.8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262명을 뽑는 5급 공채 행정직군에 1만 2722명이 접수해 48.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교관 후보자 경쟁률은 36명 선발에 1287명이 접수해 35.8대1로 나타났다. 기술직은 84명 모집에 2944명이 접수해 35대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접수자 평균 연령은 27.2세로 지난해(27.0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1차 필기시험은 3월 5일 전국 5개 지역(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실시된다. 1차 필기시험 합격자는 4월 7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를 통해 발표된다. 서울시 사회복지직 민간경력채용 164명 선발 서울시는 올해 민간경력채용으로 사회복지직 164명을 뽑는다. 지난해(189명)에 비해 다소 줄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민간경력채용이 아닌 사회복지직 공채 인원을 지난해(329명)의 3배 수준인 1045명 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사회복지직 민간경력채용은 사회복지사 1~3급 자격증 소지자(1급 우대) 또는 복지 분야 3년 이상 경력자(경력 계산은 면접시험 최종일 기준)에 한해 응시가 가능하다. 단, 채용 공고일인 지난 12일 기준으로 퇴직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만 해당된다. 시험은 필기, 서류, 인·적성검사, 면접으로 진행된다. 필기시험 과목은 사회, 사회복지학개론 등 2개다. 민간경력채용 전형에서는 공채에서 실시하는 영어 면접은 진행하지 않는다. 원서접수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 인터넷원서접수센터에서 진행된다. 원서접수 시 사회복지사 자격증 번호를 입력해야 하며 허위 등록할 경우 무효처리 된다. 필기시험은 서울시 사회복지직 공채와 같은 날인 3월 19일 실시되고 4월 14일 합격자가 발표된다. 이후 서류 제출, 인·적성 검사, 면접 등을 거쳐 6월 15일 최종합격자가 확정된다. 합격자는 종로구 등 14개 자치구에 임용돼 방문복지 및 취약계층 발굴, 보건·복지·고용 등 종합상담, 동 단위 사례관리 및 복지자원 개발 등 복지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공무상 사망’ → ‘순직’ 등 공무원연금법 용어 정비 정부가 공무원이 공무상 사망했을 때 보상 규정 등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관련 용어를 정비했다. 인사혁신처는 현행법상 ‘공무상 사망’을 ‘순직’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대통령 재가를 받아 이르면 이번 주말 공포된다고 밝혔다. 공포 후 6개월간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시행된다. 개정법은 ‘공무상 사망’을 ‘순직’으로, 고도의 위험직무 수행 중 사망한 ‘순직’을 ‘위험직무 순직’으로 바꾸도록 했다. 인사처는 현행 법률이 공무 수행 중에 사망할 경우 ‘공무상 사망’과 ‘순직’을 구별해 별도의 인정요건 및 보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용어로 인한 혼란이 있었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개정법 조문에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사용된 용어인 ‘환부’(還付)를 ‘반환’(返還)으로 바꿨다. 또한 법률상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형벌 등에 따른 급여 제한 조항’을 ‘형을 받은 경우’ 또는 ‘형이 확정된 경우’로 수정했다.
  • 공무원 항공 마일리지 정부가 일괄 관리

    올해부터 공무원의 해외 출장으로 발생하는 항공 마일리지를 정부가 일괄적으로 모아 관리한다. 기획재정부가 18일 각 부처에 통보한 ‘2016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기존에 공무원 개인 명의로 적립됐던 항공 마일리지를 정부 단위 ‘항공권 구매 권한’으로 바꾼 뒤 해외 출장 실적에 따라 각 부처에 배분한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업무상 발생한 항공 마일리지는 개인 명의로 적립돼 다른 해외 출장 용도로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 개개인이 보유한 공무상 항공 마일리지 절대량이 적어 활용률이 저조하고 아예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출장이 많은 공무원들만 자신이 출장으로 쌓은 마일리지를 제대로 쓸 수 있었다. 앞으로는 정부가 항공사로부터 마일리지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의 항공권 구매 권한을 받고, 각 부처는 해외 출장을 갈 때 항공권 구매 권한을 먼저 활용하고 부족할 경우 추가로 항공권을 사야 한다. 또 올해 지침에는 출연기관이 출연금을 비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결산잉여금을 경상경비로 사용하게 하고, 퇴직급여충당금 과다 적립 금지, 개별사업 출연금의 목적 이외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거짓으로 한 차례 이상 보조금을 받은 보조사업자와 수급자의 사업 참여 및 지원을 영원히 금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 등 부정수급에 대한 사후 제재를 강화한 내용도 지침에 포함됐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18개 공공기관 이전 호재 ‘대소IC 웰메이드타운’ 분양

    18개 공공기관 이전 호재 ‘대소IC 웰메이드타운’ 분양

    충북혁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음성군으로 이전되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공공기관과 산업단지 등으로 인해 음성군의 배후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확정된 이전 기관은 한국고용정보원, 혁신도시비즈니스센터, 법무연수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 수질복원센터,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이다. 대소IC가 있는 음성군은 동서고속도로 개통과 2019년 중부내륙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서울도심까지 불과 30분에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며 음성군 대소면은 2009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전무한 지역으로 현재 음성과 진천 지역에 노후가구는 약 1만 6,000여 가구로 신규 아파트에 대한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는 평이다. 또한, 음성군 산업단지 종사자 9,000여 명과 이전을 준비 중에 있는 예정 산업단지 종사자 2만 5,000명 등 배후 수요도 풍부하다. 한편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하는 음성 대소IC 웰메이드타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 태생리 549-21 번지에 들어설 음성 대소IC 웰메이드타운의 규모는 대지면적 18,434㎡, 지상 20층(지하2층), 74A, 84A, 84B 타입 총 409세대로 분양가격은 주변 지역에서 분양하고 있는 현장 보다 저렴한 반면 인디안모드 계열의 세정건설이 친환경적이며 고급스런 마감재를 사용하여 안전하게 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충북혁신도시를 비롯한 음성군은 공공기관과 각 지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혁신거점도시, 특성화도시, 친환경 녹색도시, 교육문화도시로 개발되며 혁신 도시 내 14개 블록 13,657세대 규모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될 계획이다. 분양대행사 주식회사 광영의 김광오 대표는 “충북 지역 개발호재로 주거지역 인프라가 확장될 예정이어서 신규 아파트 입주 수요가 풍부한 음성대소 IC웰메이드타운은 희소가치까지 더해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음성대소IC 웰메이드타운의 계약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잔금 30%며 전실 발코니를 무상으로 확장해 준다. 주변 인근 지역에서 분양 중인 음성 W아파트, 음성 D아파트, 음성 H아파트의 경우 시행사가 지역주택조합이다 보니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하고 토지를 100%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는 경우도 많아 사업이 지지부진한 반면, 음성대소 IC웰메이드타운은 시행사가 토지를 100% 확보한 한국자산신탁이며 분양보증도 주택도시공사가 분양을 보증해 안전하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는 음성대소 IC웰메이드타운 모델하우스는 충북 음성군 대소면 태상리 508-1번지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육 대란’ 급한 불 끈 세종시… 표류하는 경기도

    서울·강원 등 7개 시·도 교육청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미편성해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세종시교육청이 먼저 석 달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해 급한 불을 껐다. 서울시교육청은 정부에서 예비비 495억원이 내려오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1.5개월분으로 책정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반영할 예정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3일 “올해 1∼3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42억원을 예비비에서 긴급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교육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하고 “보육 대란에 따른 세종시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누리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긴급한 상황에 사용하는 예비비를 전부 투입해 우선 3개월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전체 예산은 172억원이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으로는 지난해 말 86억원 전액을 편성했다. 최 교육감은 “누리과정 어린이집 추가 예산 편성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며 “누리과정 어린이집 지원 예산은 당연히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는 도의회 임시회의가 열리지 않아 누리과정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도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어 상정된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된 수정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지만 여야의 입장 차이로 임시회의를 연기했다. 수정안에는 2개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910억원이 반영됐다. 도의회 김현삼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 강득구 의장,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한 4자 회동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민주는 누리과정 ‘0원 예산’을 포함한 예산안 원안을, 새누리당은 수정안을 각각 고수하고 있다. 앞서 도의회 여야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은 끝에 지난달 31일까지 올해 본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준예산 사태와 함께 보육 대란에 직면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보육대란 세종시는 급한 불 끄고, 경기도는 표류하고

    보육대란 세종시는 급한 불 끄고, 경기도는 표류하고

    서울·강원 등 7개 시·도 교육청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미편성해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세종시교육청이 먼저 석 달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해 급한 불을 껐다. 서울시교육청은 정부에서 예비비 495억원이 내려오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1.5개월분으로 책정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반영할 예정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3일 “올해 1∼3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42억원을 예비비에서 긴급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교육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하고 “보육 대란에 따른 세종시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누리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긴급한 상황에 사용하는 예비비를 전부 긴급 투입해 우선 3개월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전체 예산은 172억원이고,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86억원 전액을 편성했다. 최 교육감은 “누리과정 어린이집 추가 예산 편성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며 “누리과정 어린이집 지원 예산은 당연히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지원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는 도의회 임시회의가 열리지 않아 이날 오후 4시 현재 누리과정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도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어 상정된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된 수정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지만, 여야의 입장 차이로 진통을 겪었다. 수정안은 2개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910억원이 반영됐다. 도의회 김현삼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 강득구 의장,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한 4자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 ‘0원 예산’을 포함한 예산안 원안을, 새누리당은 수정안을 각각 고수하고 있다. 앞서 도의회 여야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은 끝에 지난달 31일까지 올해 본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준예산 사태와 함께 보육 대란에 직면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팔각 야구장… 필드~스탠드 가까워 야구 팬은 신나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팔각 야구장… 필드~스탠드 가까워 야구 팬은 신나

    아시아 최고 스포츠 테마파크를 목표로 삼은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10일 현재 공정률이 95%로 다음달 하순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올 프로야구 시범 경기 일부를 이곳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8년간 프로야구를 비롯한 대구의 모든 야구 경기는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치러졌다. 대구시민야구장을 대체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구의 명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자리잡은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부지 15만 1379㎡, 전체 면적 4만 6943㎡(지하 2층, 지상 5층)에 이른다. 내야, 외야를 합친 좌석 수는 2만 4274석, 잔디석 등을 포함한 최대 수용 인원은 2만 9000명으로 서울 잠실야구장 못지않다. ●전광판 1900만 화소… 위·좌우에 1·2·3루 형상화 2012년 12월 28일 사업에 들어가 2013년 6월 토지보상을 마무리했다. 2014년 2월에는 터 파기 작업을 끝냈으며 지난해 6월까지 골조 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지붕 공사를 마친 데 이어 그라운드에 천연 잔디(켄터키 블루그래스종)를 심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총공사비는 보상비 등을 포함해 1666억원이 들어갔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팔각형’ 야구장이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했다. 팔각형 구장은 기존 원형 구장과 달리 관중석과 필드의 거리가 가까워 관중이 경기를 더 잘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하부 스탠드부터 1·3루 베이스까지 거리가 18.3m다. 이는 기존 국내 야구장의 평균 22m보다 4m 가까이 짧은 것이다. 이 때문에 2층 좌석에 있어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상부스탠드를 돌출형 스탠드(캔틸레버) 구조로 설계한 것도 국내 최초다. 이로 인해 기존 야구장보다 7.4m나 필드 쪽으로 앞당겼다. 4~5층 상층부 관중들과 그라운드의 거리를 단축한 것은 물론 전체 고정석의 37%에서 비나 눈을 맞지 않고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설계는 물론 필드의 흙과 그물망, 안전 펜스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들여왔다”며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 주루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를 깔았고 워닝트랙(선수들이 펜스를 인식할 수 있게 만든 위험 경계 지역)에는 국내 최초로 물이 잘 빠지는 화산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마운드 클레이는 흙이 쉽게 파이지 않아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인필드 믹스는 파임이 적고 흙덩어리가 생기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를 막아 준다는 것이다. 전광판의 모양도 독특하다. 가로 36m, 세로 20.2m 크기의 전광판은 초고화질(UHD)급 1900만 화소로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직사각형 모양의 전광판 위쪽과 좌우에 1, 2, 3루 베이스를 형상화해 배치했다. 주자 상황에 따라 이 부분에 불이 들어와 경기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팔각형 구조에 따라 외야의 직선 구간은 원형에 비해 타석에서의 거리가 짧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더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122m로 대구시민야구장보다 2m 더 멀지만 좌우 펜스는 99m로 같다. 초대형 장외 홈런이 구장 밖의 도로까지 날아가는 상황에 대비해 그물망을 설치하는 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의 야구장이 주로 남향으로 배치돼 관중석에 눈부심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포수가 바라보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배치해 야구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쯤이면 관람석 83%에 그늘이 진다. 선수가 아닌 관중 친화적인 설계인 셈이다. 홈팀의 관중석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홈으로 사용하는 3루 측에 배치되는데 오후 4시부터는 전 좌석에 그늘이 생긴다. 원형 구장과 달리 어느 좌석에서든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투수와 타자를 향하는 것도 팔각 구장의 장점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은 낮 경기 때 해를 바라봐야 한다. ●주변 녹지 50%… 연호지·천을산 연계 문화공원 다양한 이벤트석도 마련했다. 30실에 이르는 스위트룸(608석)을 비롯해 바비큐석(140석), 패밀리석(84석), 파티 플로어석(120석), 잔디석(1107석) 등을 갖췄다. 관람객 가운데 홈 관중이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해 전체 좌석의 55%를 홈팀 관중석으로 비대칭 배치한 것도 독특하다. 상부 관람석에는 국내 최초로 강화유리 난간을 설치해 관중의 시야를 넓혔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경기장 내외부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일반 좌석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국내 다른 구장보다 간격이 넓게 설치된다. 좌석의 앞뒤와 좌우 간격은 각각 85㎝, 50㎝로 부산 사직구장(70㎝, 48㎝)이나 인천 문학구장(75㎝, 48㎝)보다 넓다.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풀도 백스크린 옆에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바비큐석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직접 고기를 구워 먹지는 못하고 조리된 음식을 제공한다. 판매·편의시설은 음식을 먹으면서 경기도 볼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설계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관중석을 나와 상부와 하부 관중석 사이의 복도에서도 경기장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들어서 대구시와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공사 과정에서 자연 친화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연호지, 천을산 등에 둘러싸인 구장 특성을 활용해 자연과 연계된 산책로를 만들어 구장 주변을 문화 공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장 주변 녹지율도 50%에 이른다. 안전 문제에도 신경 썼다. 3차원 입체 설계 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풍동 실험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히터 규모 7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하고 초속 40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8분 안에 모든 관중이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은 개장 이후 25년 동안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한 무상 사용권과 관리 운영권을 가진다. 입장료 수입과 상가시설 임대료, 광고 수익, 주차장 수익 등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야구 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명품 야구장으로 건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윤병세 “위안부 재협상 고려하지 않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5일 전체회의를 단독 소집해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규탄했다.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여당 위원과 김희정 장관은 불참했다. 이날 여가위 위원장인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야 간 당리당략으로 의견이 충돌했을 때도 여성문제에 관해선 손을 맞잡았는데 국회의 좋은 역사적 유산이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남인순 더민주 의원은 “주무부처 장관에게 그 동안의 경과를 듣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지 논의하고자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불참했다. 매우 유감이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류지영 의원은 “여야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여당 위원들은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꼭 해야 된다고 하면 나중에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야당은 오는 7일 열리는 강은희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재차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다. 외교통일위원회도 전체회의 개최를 위한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다. 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단독으로 이뤄진 ‘여가위 회의’가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 간사인 심재권 더민주 의원은 “여당의 반대 입장이 워낙 완강하니 회의라도 우선 개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거두절미하고 재협상을 요구했다”며 “(일본이 출연키로 한) 10억엔을 절대 받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면담에서 “재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위안부 협상과 관련, 전문가 세미나도 잇따라 개최됐다. 외교부 국립외교원이 개최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타결의 의미와 과제’ 정책세미나에서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내용적으로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에 근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이번 합의를 평가했다. 다만 “일본 총리나 외무상이 직접 사죄하는 감성적 접근은 부족했다”며 “이번 타결 내용을 구속력이 강한 공동선언, 조약 형식으로 진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근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의 이행에 따르는 법적 문제 등에 대해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여 심층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에만 외교부가 15차례에 걸쳐 피해자 및 관련 단체 면담을 했다”고 답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영원히 안녕!” 해야 할 시간 낭비 습관 7가지

    “영원히 안녕!” 해야 할 시간 낭비 습관 7가지

    주어진 시간 중 20%만 제대로 활용해도 성공의 80%는 거머쥘 수 있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남은 80%의 시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즉 시간 낭비라는 말이다. 만일 당신이 성공을 원한다면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하루에 사용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쓸데없는 일에 낭비하는 시간을 없애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점은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많은 일이 이미 습관화돼 있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습관은 바꾸기 어렵지만, 다른 행동으로 대체할 수는 있다고 한다. 즉 쓸데없이 낭비되는 시간을 가치 있는 시간으로 대체하려 할 때 1주일 중 1시간이나 이보다 더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최근 미국의 월간 경제매거진 INC닷컴이 공개한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쓸데없는 습관 7가지다. 만일 당신이 더 큰 성과를 거두길 원한다면 확인하고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1. 끊임없이 이메일(메시지)을 확인한다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의 32%가 이메일을 받은 뒤 15분 안에 회신하고 있었다. 30분 이내에 회신하는 사람도 23%나 됐다. 그런데 이처럼 답신을 빨리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끊임없이 이메일을 확인하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안에는 이메일 프로그램이나 알림 기능을 꺼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하루에 두 번만 메일 확인하는 등 자신만의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절약되고 더 많은 업무를 해낼 수 있다. 2. 완벽해질 때까지 시간을 사용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는 완벽주의에 빠진 사람이 많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대신, 완벽하게 마무리 짓기를 고집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결과적으로 엄청난 시간 낭비를 보는 것이다. 완벽함을 목표로 시간을 쓰는 것은 사실 미루는 것일 뿐이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괜찮다’(good)고 생각될 때까지 임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 3. 멀티 태스킹을 하고 있다 멀티 태스킹(다중 작업)은 많은 사람이 빠져있는 나쁜 습관 중 하나다. 실제로 이는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뇌는 한 번에 하나만 집중할 수 있고 끊임없이 하던 일을 바꾸면 실제로 뇌는 모든 것에 집중할 수 없다고 클리포드 나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적한다. 여러 일을 오가면서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다면 능률이 떨어지고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 대신 한 가지 일에 일정한 시간을 집중한 뒤 다른 일을 하라. 4. 방해 요소를 내버려둔다 혹시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가? 한 연구에선 일할 때 약 11분마다 산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뭔가에 집중하려 할 때 간단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의 행동은 습관적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행동이 얼마나 일을 방해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라. 이런 행동을 줄이면 집중력을 더 유지할 수 있고 방해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일하는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해 달력에 ‘업무 중’이라고 표시하라. 일할 때만큼은 휴대전화 벨 소리도 끄고 주위 사람이 방해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등 스스로 방해 요소를 없애도록 노력하라. 5. 정리·정돈하지 않는다 책상을 깔끔하게 하지 않고도 정리·정돈하는 방법은 많다. 토니 셰이 자포스 최고경영자(CEO)와 같이 일부 사람은 어지러워진 책상을 선호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서류 캐비닛 등을 활용해 정리정돈을 한다. 어쨌든, 질서가 없는 혼란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습관은 엄청난 시간 낭비를 초래한다. 항상 중요한 서류를 분실하고 반복해서 중요한 정보를 요청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일을 마치는 것을 잊는 것은 모두 불필요한 시간 낭비 요소다. 대신,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6.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지만 권한을 양도하지 않는 것은 실제로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대신 그 일을 동료나 비서, 가상 비서(프로그램) 등 다른 이에게 맡기고, 당신은 자기 전문 분야의 프로젝트와 책임에 집중하라. 자신의 능력에 맞지 않는 이메일을 골라내거나 확인하고 혹은 중요하지 않은 직무 등 작은 작업은 일정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라. 7.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요청한 일이 시간이 오래 걸려 애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데도 거절하지 않아 정작 자기 일은 손해볼 수 있다. 추가적인 작업분이나 생산적이지 않은 개인적인 약속을 거절할 때 중요한 점은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에 관한 경계선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는 되도록 업무 시간 내에 끝내자. 찾아보면 개인 혹은 업무상의 관계를 깨지 않고도 확실하게 거절하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2016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핀 캐리(pin carry)-김현경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있는 볼링공의 무게는 다르다. 몸무게의 10분의 1 정도 되는 볼링공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완력에 자신이 있다면 더 무거운 공도 괜찮다. 볼이 무거울수록 흔들림은 적고, 파괴력은 더 커진다. 오빠는 자신의 체중에 비해 다소 무거운 공을 사용하곤 했다. 그 16파운드짜리 볼링공이 65킬로그램밖에 되지 않는 오빠에게 실제로 버거웠는지, 아니면 적절한 무게였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오빠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되돌려 보았다. 유튜브 검색 창에서 오빠의 이름과 ‘볼링’이라는 단어를 함께 치면 열 개가 넘는 동영상이 뜬다. Y시장배 아마추어 볼링 대회의 결승전 영상, 그리고 형식이 ‘제일볼링장’이라는 태그를 달아 업로드한 짧은 영상들로, 대부분 볼링공을 던지고 있는 오빠의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따금 스트라이크를 치고 나면, 뒤로 돌아 허공을 향해 두 주먹을 내지르며 기뻐하는 모습이 짤막하게 잡히기도 했다.  기차가 속도를 줄이자 차창 밖으로 눈에 익은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커다란 모형 볼링핀을 지붕 위에 얹은 ‘제일볼링장’ 간판도 보였다. 나는 객차의 출입문을 향해 트렁크 바퀴를 천천히 굴리며 걸어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낡고 찌든 구두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오래된 구두로, 십여 년 전 그를 쫓아낸 오빠가 아버지의 외투와 함께 마당으로 내던졌던 그 구두였다. 앞코가 해지고, 뒤꿈치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낡은 갈색 구두의 원래 모습이 얼마나 날렵했는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당신은 아바이도 아이다.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만 우리 둘 다 제 명에 몬 삽니데이. 살아생전에 서로 보는 일 없도록 하입시더!” 오빠는 커다란 전정가위를 손에 든 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내가 있는 한, 이 집에 그 종자가 발을 디디 놓는 일은 없을 끼다. 엄마도 맞고 산 세월은 이제 잊으이소. 열일곱 살의 오빠는 짐짓 근엄하게 말했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한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던 오빠의 말은 그대로 지켜진 셈이다. 하지만 오빠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아버지는 십 년 만에 나타나 러닝셔츠와 트렁크 팬티 바람으로 거실에 선 채로 나를 맞고 있었다. 닳을 대로 닳은 구두만큼이나 아버지의 몰골은 비참했다. 몸피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정수리의 머리카락은 다 빠져 휑뎅그렁했다. 게다가 새카만 피부와 깡마른 팔다리, 그리고 볼록한 배는 아프리카의 기아를 연상시켰다. 기세등등했던 예전의 모습을 모두 잃어버린 채 젓가락 같은 팔로 러닝셔츠 안의 배를 긁고 있는 그의 모습에 나는 흠칫 놀라 한 걸음 물러섰다.  “왔나? 밥은? 너거 엄마는 밭에 갔다. 덥은데 어서 들와서 선풍기 바람 쫌 쐐라.” 약간 새된 소리가 섞인 음성은 그대로였다. 방금 학교에서 돌아온 딸을 맞는 듯 다정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아버지는 이 집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이 없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내한테도, 거…걸리가 있다 카더라. 나도 다 들었는 말이 있다.” “걸리고, 권리고 간에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없어요. 이게 어떤 집인데!” 나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고 저벅저벅 걸어서 현관과 맞닿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내 방이었다. 고향을 떠나고 나서야 갖게 된 내 방. 그가 방 안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신발조차 벗지 않고 현관에 서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현관에 놓인 그의 구두를 집어 들어 마당으로 던져 버렸다.  냉장고에는 자양강장제 열 병이 두 개씩 나란히 줄을 지은 채 놓여 있었다. 각성 효과가 있다는 자양강장제를 물처럼 마시던 오빠가 세상을 뜬 지도 이 년이 지났지만, 엄마는 냉장실 가장 잘 보이는 선반에 갈색 병에 담긴 드링크를 열 병씩 정리해 놓는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다. 오빠는 매일 아침 자양강장제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젊은 날의 선택’이라는 광고로 유명한 노란색 드링크제를 양쪽 점퍼 주머니에 불룩하게 넣은 채로 출근하던 그의 뒷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사고가 났던 날, 오빠가 몰던 트럭 조수석 바닥에는 빈 드링크제 병이 스무 개 남짓 뒹굴고 있었다. 오빠는 졸릴 때마다 자양강장제를 마시면 힘이 난다고 했다. 오빠는 자주 졸려했고, 늘 피곤해했다. 일상생활에서도 깜박깜박하는 일이 잦아서 소변을 본 후 변기 커버를 위로 젖혀 놓고 물도 내리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그냥 나오는 일이 허다했다. 나는 그를 대신해 물을 내리면서 자양강장 드링크제처럼 샛노란 오빠의 오줌이, 거품을 일으키며 변기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오빠 방에 들고 온 짐을 풀었다. 책상에 놓인 액자 속 오빠는 머리카락을 노랗게 탈색한 채 경직된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유분방한 헤어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게 심각한 표정을 담은 이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줄은 몰랐다. 사진 액자 옆에는 두 개의 볼링핀이 놓여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볼링핀 모양의 트로피다. 한 개는 2.0리터짜리 생수 병 크기 정도로 크고, 나머지 하나는 막걸리 병만 했다. 오빠가 냉장 트럭에 가득 싣고 다니던 막걸리 말이다. 오빠는 이 지역에서 소문난 아마추어 볼링 선수였다. 그와 한판 붙기 위해 인근의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 이곳까지 원정을 오기도 했었다는 건 오빠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빈소에서 문상객들이 늘어놓는 오빠의 무용담을, 나는 상복을 입고 빈청에 앉아 참담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오빠의 사인은 졸음 운전이 불러일으킨 사고로 인한 심박정지였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IC 인근에서 서울 방면으로 시속 130㎞로 달리던 K주류회사의 냉장 트럭이 오전 6시 40분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는 보도가 전파를 탈 만큼 큰 사고였다, 새벽부터 출근해 냉장 트럭을 몰고 전국 각지로 막걸리를 배달하다가 사고를 당했으므로 그의 죽음은 당연히 업무상 재해에 해당했다. 사고 전날에도 오빠는 새벽 4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했고, 사고 당일에도 어김없이 새벽 4시에 출근했다. 그러나 회사는 오빠가 죽기 전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쳤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나는 엄마에게 절대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합의서 따위에 도장을 찍어 주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힘주어 말했다. 엄마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오빠의 회사 사람들이 찾아와 현란하게 혀를 휘두를 때에도 엄마가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엄마의 곁을 지켰다. 문도 열어 줘서는 안 된다는 회사 사람들을 집에 들이고, 오빠가 즐겨 마시던 드링크제를 그들에게 내놓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오빠가 그날 밤 12시까지 볼링을 치지 않았더라면…. 회사는 이런 가정을 내놓고 우리를 괴롭혔다. 과한 취미생활이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나는 오빠를 대신해 회사와 싸웠다. 회사의 주장이 말도 되지 않는 것이라 강변하면서도 새로운 가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괴로웠다. 그날 아침 내가 오빠에게 전화라도 한 통 했더라면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오빠가 그날 새벽에 뜨거운 국과 밥을 먹고 나간 것이 오히려 졸음 운전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을까. 엄마는 싫다는 오빠에게 한사코 아침을 먹여 보낸 것을 후회했다. 만약 내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내 한 학기 등록금은 당시 식구들이 살던 고향집의 연세(年貰)보다 비쌌다. 머릿속에서 새로운 가정이 하나씩 튀어나올 때마다 커다란 대바늘이 심장을 깊게 찔러 대는 느낌이었다. 오빠의 죽음을 곱씹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가정들과 후회는 바늘 끝처럼 날카롭고 좁았다가 때로는 큰 파도처럼 밀려와 삶 전체를 부정하고 휘저어 버렸다. 아버지가 반듯한 가장이었다면, 엄마가 좀 더 야무지게 우리 남매를 건사할 줄 알았더라면, 오빠는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장례식장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위로의 말은 엄마에게 잘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웃들과 몇 안 되는 친척들은 동공이 초점을 잃고 실성한 사람처럼 빈소를 지키고 있는 엄마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더러, 이제 너그 엄마한테 남은 사람은 인숙이 니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척들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일말의 부담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감추고 살아남은 내 책임을 강조했다. 나 역시 하나뿐인 오빠를 잃었다는 말은 차마 내뱉지 못했다. 슬픔 이전에 책임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에 와 박히면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더구나 촌각을 다투면서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았다. 오빠의 시신을 확인하고, 경찰을 면담하고, 장례 절차를 결정하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내 동창이자 오빠의 친한 후배였던 형식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곤란한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인호 행님은 내한테도 친행님이나 다름없다. 형식은 삼일 내내 장례식장에 머무르며 우리를 도왔다. 형식은 주변의 선후배들에게 오빠의 부고를 알렸고, 생각보다 늘어나는 조문객을 맞으려 술과 음식을 추가로 주문했다. 나를 대신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음식을 나르며 조문객들을 대접했고, 장례 행렬 맨 앞에서 오빠의 영정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장례 기간 내내 내 시선을 피해 의아한 마음이 들게 했다.  오빠의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화장터 앞마당으로 나를 따로 불러 오빠가 남긴 보험금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준 것도 형식이었다.  “장례 다 치아고 말해 줄라 캤는데 행님을 저래 불구디에 보내디리고 나이 인자 말해도 되겠다 싶어서. 볼링동호회에 보험설계사 하시는 행님이 계시거덩. 그 행님한테 인호 행님이 얼마 전에 보험 하나를 들었다. 그기 정확히 말하만, 무슨 내기를 해가꼬 20만 원 정도 인호 행님이 땄는데 그거를 보험 행님이 돈으로 안 주고 인호 행님 이름으로 종신보험을 들어뿌맀다 이기라. 첫 달 보험료 대납해 줬다 카민서. 두 달도 안 된 일인기라. 그걸로 그 보험 행님이랑 인호 행님이 싸우고 억수로 난리 났는데, 일이 이래 되고 보이 이런 거를 불행 중 다행이라 캐야 되는 긴지…. 사람 운명이라 카는 기 참… 얄궂다.” 형식은 끝까지 내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은 채, 나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려 길게 담배 연기를 뿜었다. 화장터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형식의 담배 냄새가 섞여 공중으로 흩날려졌다.   오빠가 내 이름으로 남긴 보험금이 꽤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웃들은 그래도 이제 인숙이네는 걱정 없겠다는 말을 대놓고 했다. 동네 사람들은 아들 죽은 보험금으로 포도밭을 사고 새로 집을 지었다며 수군거렸다.  돈으로 위로할 수 있는 죽음이란 없다. 오빠의 보험금을 받았다고 해서 그를 잃은 슬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받기 위해 그 돈을 받은 것 또한 아니었다. 오빠는 죽으면서 보험금을 내 앞으로 남겼고, 우리는 오빠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했다. 우리는 항상 가난했다. 오빠는 가난하게 자라, 가난하게 살다가 갔고, 우리에게 적지 않은 돈을 남겼다. 보험금 5억과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금 1억, 6억이란 돈은, 남은 사람들이 더 이상 가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돈이었다.  남의 집 농사일을 도와주고 품삯을 받으며 살던 엄마의 소원은 자기 명의의 땅과 집을 가지는 것이었다. 내 소원은 학교 앞에 원룸이라도 하나 얻고,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니는 것이었다. 오빠는 형식처럼 볼링장 아들로 태어나 볼링을 실컷 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가 굳어지는 엄마의 표정을 보고 농담이라며 유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꿈은 나와 엄마의 소원을 이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세 사람의 소원은 모두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중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고시원을 전전하다가 처음으로 내 공간으로 마련한 8평짜리 오피스텔은 아늑했다. 뜨거운 물을 가장 센 수압으로 오래도록 틀어 놓고 머리를 감다가,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는 스스로에게 흠칫 놀라 벌거벗은 몸으로 주위를 둘러본 적이 있다. 나는 이 집에서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말을 되뇌면서 괜히 주눅이 들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볼링을 몰랐더라면, 형식과 어울리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원망은 지금도 떨치기 어렵다. 장례가 끝난 후, 오빠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휴대전화에 남겨진 형식의 메시지들을 읽으며 나는 호흡이 가빠졌다. 형식은 거의 매일 밤 오빠를 자기네 볼링장으로 불러냈다.  행님 오늘 제가 3 대 3 죽이는 멤버들로 조 짜놨습니더. 판돈이 꽤 커예. 이거는 진짜 빅 매치라요. 컨디션 조절 잘하고 오시이소. 드링크 시원하게 해 놓고 기다리께예. 오빠의 휴대전화를 들고 읍내에 있는 형식의 볼링장으로 달려갔다. 볼링장 입구의 커피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를 보자마자 따귀를 올려붙였다. 형식이 놓친 종이컵에 담긴 커피가 바닥에 쏟아졌다.  “으. 뜨거버라! 니 미친 거 아이가.”  대답도 없이 볼링 레인 앞에 놓인 공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볼링공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가 볼링장 입구의 유리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 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야, 이형식. 너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어?” “머라카노. 니 뭐 잘몬 쳐 묵었나.” “너는 왜 이렇게 멀쩡해? 우리 오빠를 노름에 끌어들여 죽게 해 놓고,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냐고!” 나는 형식이 가슴팍과 어깨를 주먹으로 치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다, 그런 기 아이고. 니가 무슨 오해가 있는 갑는데, 행님은 노름을 하신 기 아이고… 그거는 그냥 친목 도모다. 그라이깐 여기 볼링동호회 회원들끼리 재미로 했던 내기인기라.” “그래? 그럼 이 얘기 경찰서 가서 한 번 해 볼까. 매일 밤 판돈이 백만 원에서 이백만 원씩 오가는 볼링 게임이 내기인지 도박인지 말이야.” “니 말 다했나? 니 그래 말하만 나는 뭐 할 말 없을 줄 아나. 그래도 해…행님이 우리캉 볼링을 칬기 때문에 그 보험을 들게 된 기지. 동네 사람들이 다 칸다. 너거 집은 행님 죽어 가꼬, 그나마 남은 사람들이 살게 됐다꼬. 6억이 뭐 누구 집 아 이름이가?” 나는 형식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다시 레인 앞에 놓인 볼링공 하나를 들어 카운터 방향으로 던졌다. 형식이 자리를 비운 카운터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둔탁하게 볼링공이 떨어지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곧장 볼링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뒤통수에 대고 거칠게 욕을 하는 형식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입구에 잘게 부서져 있는 유리 조각을 밟으면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밭에서 돌아온 엄마의 바지 자락은 흙투성이였다. 엄마는 입구에 더러운 몸뻬 바지와 토시를 허물처럼 벗어 두고, 반팔 셔츠와 팬티만 입은 채로 거실을 가로질러 욕실로 들어갔다. 못 본 사이 살이 더 빠졌는지 팬티조차 몸뻬처럼 헐렁했다. 엄마는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고 쪼그리고 앉아 욕실 바닥에 소변을 보았다. 욕실 문도 닫지 않고 수채 구멍에 오줌을 누는 엄마의 엉덩이를 나는 얼굴을 찌푸린 채 바라보았다. 변기가 아닌 수채 구멍 앞에 쪼그려 앉아 소변을 보는 엄마의 버릇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나는 이기 편한데 우짜겠노. 엄마는 늘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입안에서 삼키듯이 말했다. 학창 시절, 매일 아침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욕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지린내에 숨이 막혔다. 변기 물 내리는 것을 자주 깜빡하는 오빠도 지긋지긋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꼭 서울로 대학을 가야겠냐고 묻는 오빠의 질문에 나는 간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첫 학기 등록금만 마련해 달라고, 그다음에는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 해 보겠다며 겨우 오빠를 설득했다. 오빠에게도 집을 떠날 기회가 있었다. 공고 3학년 때 수원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취직이 되었지만 오빠는 고민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아들을 멀리 보내기 싫어했던 엄마의 만류 탓이 컸다. 대신 오빠는 집에서 멀지 않은 막걸리 공장에 취직했다.  “인숙아, 오빠야가 볼링부인 거 알제? 오빠야가 볼링 칠 때 제일 어려븐 기 뭐꼬 카만 스페어(spare) 처리다. 한 번에 스트라이크를 못 시키만 두 번째 공 떤질 때 나머지를 다 넘가야 되거덩. 최고 골치 아픈 기 뭐꼬 카만 핀이 몇 개 남지도 안해 가꼬 뚝뚝 떨어지가 있을 때인 기라. 그거를 스플릿(split)이라 카거덩. 양쪽 끝에 핀이 이래 두 개 뚝 떨어져 있으면 결국 한 개를 내삐릴 수빢에 없더라 카이. 그라이깐, 식구끼리는 서로 붙어 살아야 처리가 쉽다. 뭐 이런 말이다.”  오빠가 한창 볼링에 빠져들던 시기였다. 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 보겠다고.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않았다. 이 좁은 동네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온전한 나로 새롭게 살아 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들고 온 유리단지 속에는 수백 마리의 굼벵이가 서로 몸이 뒤엉긴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이런 게 어디서 났어요?” “어데서 났기는? 샀지. 읍내 건강원에 외상 잽히가 샀다. 읍에 나갈 일 있으만 그 집에 돈 쫌 갖다 주라. 구하기 힘든 기라꼬 억수로 생색내더라. 이따가 너거 엄마 오만 이거 씻거가 한 번 찌놓으라 캐라.” “아니, 대체 뭘 믿고 외상을 줘요?” “내 믿꼬 줬겠나? 인숙이 니 인자 부자됐다꼬 소문이 자자하더라.”  “그래서, 좋으세요?” “누가 좋다 카더나. 사람들이 그칸다 카는 기지. 나도 참 기가 차가 말도 안 나온다.” 아버지는 유리단지를 손에 든 채 계속 만지작거렸다. 나는 투명한 단지 표면에 희뿌옇게 찍힌 손자국을 보면서 미간을 찡그렸다.  “얼마를 원해요? 그때 말한 권리라는 게 얼마짜리라고 생각하세요?” “35다.”  “당장 필요한 용돈 말고요. 얼마를 주면, 이 집에서 나가겠느냐고 물은 겁니다. 많이는 못 줘요. 우리 이제 돈 없어요. 엄마도 농협에 빚내서 비료 사고 농사지어요.” “35만 워이 아이라 35키로. 그기 지끔 내 몸무게다.” 예전의 그는 36인치 사이즈 바지를 입을 정도로 체격이 좋았다. “걱정 마라. 오래 안 있는다. 나도 곧 인호 저트로 갈 끼다.” 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죽을 병에 걸렸다는 말도 엄살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나는 무슨 병인지 묻지 않았다. “그러면서 약은 왜 구해다 먹어요? 무슨 염치로 이래!” “하루를 살아도 쫌 덜 아프까 싶어가 칸다. 내가 이거 한 빙 사 묵는 것도 아깝나? 인호 글마가 살아 있었으만, 내를 이래 멸시하지는 않았을 끼다. 적어도 다 죽어 가는 아바이한테 이래 하는 거는 갱우가 아이라 카이!”  아버지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소리쳤다. 우윳빛 투명한 몸체에 붙은 검은색 대가리를 뒤흔들며 유리벽을 타고 있는 굼벵이들처럼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같았다.  “오빠 이름 입에 올리지도 말아요. 오빠가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알기나 해요?” 더 독한 말로 쏘아 주려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놀라 엉거주춤 팔을 뻗었다. 그는 내 손을 뿌리치고 욕실로 달려갔다. 푸른색 타일이 깔린 욕실 바닥에 검붉고 끈적끈적한 피가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러닝셔츠 앞섶을 붉은 피로 흥건하게 적신 아버지가 욕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자, 나는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물을 세게 틀어서 바닥의 끈적끈적한 핏자국을 지우다 말고, 나는 쪼그려 앉아 울었다. 오빠였더라면 아버지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오빠가 돌아와 어서 이 스페어들을 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방으로 들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오빠의 방에는 그가 쓰던 물건과 옷가지 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내가 갖다 버린 오빠의 유품들을 엄마는 모두 다시 주워 왔다. 오빠가 입던 옷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어 보았다. 오빠에게서 늘 나던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담배 냄새와 시큼한 막걸리 냄새가 섞여서 나던 찌든 내가 좀약 냄새와 함께 코끝에 돌았다. 외투 주머니에서는 따스한 온기마저 전해졌다. 오빠의 점퍼 주머니에 하나하나 손을 넣어 보다가 손바닥 크기의 수첩 하나를 발견했다. 수첩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볼링에 관한 메모밖에 없었다. PVC 재질의 수첩 커버에는 ‘제일볼링장 이용권’이 스무 장 남짓 끼워져 있었다.  책상에 앉아 수첩을 첫 장부터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수첩은 각 장마다 오빠가 치른 게임에 관한 기록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빠는 자신이 얻은 점수와 딴 돈 혹은 잃은 돈을 먼저 기록하고, 그날 컨디션과 치러 낸 게임의 보완점들을 짤막하게 적어 놓았다. 돈을 잃은 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액수라도 잃은 날이면, 처리하지 못한 스페어의 위치와 공의 각도까지 그려 가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들었다. 나는 모르는 볼링 용어를 인터넷 검색 창에서 찾아보면서까지 오빠의 게임을 내 나름대로 복기해 보려 애썼다. 오빠는 파워모션 볼링을 선호했다. 5스텝의 순서로 빠르게 어프로치 라인을 통과해 공의 스피드와 파워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오빠는 되도록 1회 차 투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해 성공시켜야 한다고 수첩에 써 놓았다. 스페어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오빠가 정신력이 강한 선수는 아니었던 듯하다. 첫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성공하지 못하면, 2회 차 투구에서는 미스가 잦았다. 그럼에도 그의 에버리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더블(두 번 연속 스트라이크)과 터키(세 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심심치 않게 보여 줄 정도로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수첩 곳곳에 빨간색 글씨로 쓰인 ‘일타열피!’라는 문구는 계산할 줄 모르는 오빠의 삶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막걸리 상자를 들 때에도 오빠는 남들처럼 한 상자씩 드는 게 아니라 두세 상자를 한꺼번에 겹쳐 옮기곤 했다. 상가에 조문 온 회사 동료들은 남들보다 일 처리가 빨랐던 오빠를 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을 허겁지겁 끝내고 그가 달려간 곳은 볼링장이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그것에 매달릴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아침 느지막이 거실로 나가자 엄마는 집에 없고, 아버지의 방문 앞에는 빈 죽 그릇이 놓인 개다리소반이 나와 있었다. 나는 늦은 아침을 먹고 읍내의 볼링장으로 나갔다. 카운터 앞에서 쿠폰을 내밀자, 형식은 두 눈이 동그레져서 물었다. “니 이거 어데서 났노?” “이 쿠폰 너네 볼링장 꺼 맞지? 240 사이즈로 줘.” 나는 대답 대신 건조한 목소리로 내 할 말만 늘어놓았다. 형식은 순순히 볼링화를 꺼내 주었다. 푸른색 쿠폰 한 장을 내고 하루 종일 볼링을 쳤다. 쿠폰 한 장당 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규칙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다섯 게임에서 열 게임은 족히 쳤다. 신발 대여료도 따로 내지 않았다. 형식은 그런 내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평일 낮 시간의 볼링장은 한산했다. 오빠의 옆에서 구경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볼링을 쳐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부러 볼링공을 세게 바닥에 던지듯 굴렸다. 레인 위로 볼링공을 떨어뜨릴 때마다 쿵 하는 소리가 나며 발끝에 진동이 와 닿았다.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이게 뭐라고, 수첩에 공부를 해 가면서까지 쳐. 대단한 박사 나셨어. 그 시간에 집에 일찍 와서 잠이나 잤어야지. 나더러 걱정 말라고 자기가 다 책임진다고 하더니, 결국 이렇게 나한테 다 떠넘기고 혼자 떠났나. 공은 레인 옆의 도랑같이 생긴 회색 거터 속으로 들어가 떼굴떼굴 굴러가기 일쑤였다.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형식이 슬그머니 옆에 다가와 이죽거렸다.  “그래 가꼬 바닥이 뿌사지겠나. 더 씨기 쾅쾅 떤지 뿌라. 아이고 답답아래이. 그래 하는 기 아이고….” 형식이 내 손과 어깨를 붙들고 볼링공 잡은 자세를 교정시켜 주려 했다. 나는 볼링공을 손에 든 채로 형식을 노려보았다. 순간 형식은 움찔한 기색을 보이며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다. 오일이 덧발라져 번들거리는 레인 위로 나는 폭탄을 던지듯 공을 던졌다. 오빠에게 등록금을 부쳐 달라고 했던 내 발등을 볼링공으로 찧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옆 레인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 무리들이 시끄럽게 순서를 바꿔 가며 볼링을 치고 있었다. 볼링공이 굴러가 핀에 부딪칠 때마다 그들은 요란스럽게 박수를 치며 깔깔 웃어 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 카운터에 신발을 반납하며 힐끗 학생들의 전광판을 들여다보았는데, 그들은 10프레임이 아니라 12프레임으로 게임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나는 형식에게 시비조로 말을 붙였다.  “쟤네들은 왜 열 번이 아니라 열두 번씩 쳐? 내가 쿠폰 손님이라고 홀대하는 거야?”  형식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니는 여어가 노래방맨치로 사장이 뽀나스 프레임 더 주고 싶으만 줄 수 있고 그런 덴 줄 아나? 그기 아이라 쟈들은 10회 차 떤질 때 스트라이크를 해 가꼬, 뽀나스 프레임을 받은 기다.” “보너스?”  “하긴, 니는 맨날 개판 치는 점수만 받아 가꼬 그런 기 있는 줄또 몰랐겠지. 인호 행님이 진짜 뽀나스 게임의 명수였는데…. 10회 차를 스트라이크 때리 가꼬 두 번 더 뽀나스 투구를 받아 뿌리민 당해 낼 사람이 없었제.” 형식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그때 저 행님은 진짜 운빨 쥑인다 생각했거덩. 스트라이크를 치도 우째 저 순간에 딱 성공시키민서 뽀나스 투구를 받아 가까. 행님이 내한테 자주 했던 말이 인생 끝까지 가봐야 안다꼬, 두고 봐라 늘 그캤는데….” 오빠는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볼링의 운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탁월한 실력에 운까지 따라 준다고 치켜세워 주는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이 졸린 눈을 부비며 공을 던지게 하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빨간색 팬티와 체크무늬 양말을 신은 날이 제일 점수가 좋다며 속옷과 양말 색깔까지 메모해 놓은 오빠의 수첩을 떠올리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볼링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공이 휘어지는 지점인 후킹 포인트까지 계산에 넣어야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이뤄 낼 수 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오빠는 언젠가는 인생의 훅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그러나 오빠가 펼치던 인생이란 게임은 너무 빨리 끝나 버렸다. 보너스는커녕 주어진 프레임의 점수 칸을 제대로 채워 보지도 못한 채 종료되어 버린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를 앞세우고 포도밭을 향해 걸었다. 포도송이를 종이 포장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 집은 너거 아이라도 일손 안 많나. 오늘 우리도 해야 되는데, 우짜노. 내일은 약 치야 되는 날인데…. 오늘은 꼭 우리 밭에 와 줘야 된다꼬 내가 말 안 하더나…. 어데, 내 말은 그기 아이고….”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자 엄마는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고 있었다. 약속을 어긴 건 상대방인 것 같은데, 엄마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쩔쩔맸다. 오기로 했던 이들은 엄마와 함께 조를 짜서 인근의 과수원과 비닐하우스로 일당 벌이를 다니던 아주머니들로, 오빠의 장례식장에 달려와 가장 큰 목소리로 곡을 해 주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포도밭을 사면서 그들의 태도는 묘하게 변해 갔다. 유월 초순, 포도알이 새파랗게 영글 즈음이면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 줘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병충해나 햇빛, 농약으로 포도가 상할 수 있다. 답답한 마음에 내가 도울 테니 남한테 아쉬운 소리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쳤다. 방 안에 틀어박혀 숨죽이고 있던 아버지도 눈치를 보며 나갈 채비를 했다. 아버지나 나나 밭일을 안 해 봤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일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운 게 문제였다. 나는 엄마와 예닐곱 걸음 떨어져 혼자 일했고, 아버지는 엄마와 한 조를 이루어 일했다. 아버지가 포도송이를 종이로 감싸면 엄마가 옆에서 그 위를 철끈으로 묶었다. 너무 쫄리게 묶으만 안 된다 카이, 포도도 숨을 쉬이야제. 엄마가 종이를 건네주면서 하는 말에 불현듯 기억하기조차 싫은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입관 전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이었다. 피투성이로 병원에 실려 왔을 때와는 달리 깨끗한 모습으로 분까지 바르고 누워 있는 오빠의 모습은 차라리 편안해 보였다. 사고 직후 끔찍한 모습을 보지 못했던 엄마는 오빠를 쓰다듬으면서 통곡을 했다. 그리고 장례사를 붙들고 염해 놓은 오빠를 가리키며 애원하듯 말했다. “우리 아는 답답은 거 싫어하는데, 너무 꽉 쫄라 놨다. 옷도 찡기는 거 싫다 캐가 내가 맨날 한 치수 큰 걸로 사주고 캤는데…. 어차피 태울 꺼 아이가. 쪼매만 풀어 주만 안 되겠나. 우리 인호는 저래 답답은 거 싫어한다 안 카능교.” 목구멍에서 넘어온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삼키고 있는데, 아버지와 엄마가 나누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지난 삼십여 년간 아무 탈도 없이 서로 의지하면서 산 금슬 좋은 부부인 양, 같은 포도송이를 붙든 채 도란거리는 그들의 모습에 허망한 생각마저 몰려왔다. 엄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이곳에 내려와 있는 내가 한심했다.  “니는 와 하필이믄 포도밭을 샀노. 쪼매난 하우스 같은 거를 샀으만 차라리 좀 핀하고 나슬 낀데.” “우리 인호가 포도를 제일 안 좋아했능교. 맨날 넘우 밭에서 얻어 가꼬 알매이 쪼매난 것만 믹인 기 계속 마음에 걸린다. 제사상에 제일 큰 걸로 올리 줄라꼬 그캤제.”  오빠 이야기가 나오자 엄마는 별안간 땅바닥에 주저앉아 꺽꺽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몸속 깊은 곳에서 토해 내는,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었다. 한편으로, 별안간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철퍼덕 주저앉아 우는 품새가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닌 듯했다. 어쩌면 엄마는 목 놓아 울기 위해서 이 밭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차라리 속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웅얼거리면서 속의 말을 삼키던 엄마였다. 이렇게 울기라도 해야 썩은 포도알처럼 문드러진 가슴속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겠는가. 주변은 고요했다.  아버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니 와 이카노. 일나 봐라. 동네 사램들이 들으만 머라카겠노. 내가 니 뭐 우째 했는 줄 알겠다. 동네 우사시럽구로.” 그는 진땀을 흘리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의 팔을 붙들고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팔뚝은 엄마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로 앙상했다. 엄마를 일으키려던 아버지가 오히려 휘청거리면서 흙바닥에 넘어졌다. 아버지는 스스로 일어날 기력조차 없는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네 발 짐승처럼 엎드려 있었다. 나는 눈을 찡그린 채, 쓰고 있던 선캡을 벗어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포도나무의 높이가 낮아 똑바로 서지도 못하고, 허리를 숙인 엉거주춤한 자세로 연신 부채질만 해댈 뿐이었다. 숨이 막히게 더웠다. 엄마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지고 있을 무렵 아버지가 땅바닥에 카악하고 가래침을 뱉었다. 길고 끈적끈적한 가래침이 끊어지지 않고, 그의 아랫입술에서 덜렁거렸다.   오빠는 죽기 전날까지 도박판을 벌였다. 수첩을 절반쯤 넘기다가 나는 게임일지의 패턴이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가 생의 막바지에 빠져 있었던 게임은 단순히 볼링 에버리지를 얼마나 많이 내는지를 다투는 게 아니라 누가 점수를 제일 적게 내는지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공을 레인 옆의 거터 구역에 빠뜨려서도 안 되었다. 핀 스폿까지 공을 굴리되, 가장 적게 핀을 쓰러뜨리는 자가 돈을 따갔다는 점에서 실력보다는 운이 더 중요한 투전판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빠의 공은 킹핀과 헤드핀을 아슬아슬하게 잘 비켜나가 많은 수의 핀을 남겼다. 형식의 말에 따르면, 점수를 많이 내는 오빠를 견제하기 위해 점수를 적게 내는 사람이 승자가 되도록 룰을 바꾼 것이었는데, 오빠는 의외로 빨리 새로운 게임에 적응했다. 투구 자세와 쓰던 볼을 바꾼 효과가 컸다. 5스텝 대신 4스텝, 평소 쓰던 16파운드의 볼 대신 13파운드 볼을 쓴다. 거친 필체로 채워진 오빠의 메모는 꼼꼼했고 진중했다. 배치도까지 그려 놓고, 검은색으로 표시된 10번 핀 하나만 안정적으로 아웃시키기 위한 공의 동선을 짰다. ‘훅 볼’이라고 동그라미 쳐진 단어 옆에는 별모양 그림이 여러 개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스트레이트로 곧게 전진시키다가 핀 앞에서 오른쪽 바깥으로 볼의 커브를 유도해서 10번 핀을 날리는 전략이었다.   ⓻ ⓼ ⑨ ❿   ⓸ ⓹ ⓺ ↱    ⓶ ⓷ ↗     ⓵ ↗      ↱      ↑ ‘뉴 게임’이라고 이름 붙인 그 게임의 판돈은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었고, 그에 비례해 메모에 담긴 욕망의 크기도 기묘하게 불어났다. 사고 즈음의 오빠는 팬티 한 장을 갈아입는 데에도 예민하게 굴어 엄마가 애인이 생겼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게임 한 판에 한 달치 월급이 오갔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다른 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헤드핀(1번 핀)과 킹핀(5번 핀)을 비켜 지나가 단 하나의 핀만 깨끗하게 날려야 한다고 휘갈겨 놓은, 낯부끄러울 정도로 진지하고 치열한 메모로 빼곡하게 채워진 그 수첩을 나는 마당으로 들고 나와 오빠가 남긴 잡동사니와 함께 불태웠다. 맞춤법도 제대로 몰라서 ‘핀 캐리를 경게하자.’라고 빨간 글씨로 강조해 놓은 오빠의 흔적을 나는 볼품없는 물건을 버리듯 내팽개쳤다. 내 서울살이를 지탱했던 것이 오빠가 쓰러뜨리지 않은 스페어스(spares)라는 걸 잊고 싶었다. 까맣게 내려앉은 잿더미를 발로 밟고 침을 퉤퉤 뱉었다. 수첩에서 빼낸 몇 장의 쿠폰이 손 안에서 구겨졌다.  화가 치솟으면서 무언가 던지고 부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볼링장에 갔다. 이 집에서 머무른 대부분의 시간이 그런 나날이었다. 마지막 남은 쿠폰을 내고 벤치에 앉아 볼링화를 갈아 신으며, 나는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점수를 적게 내는 볼링을 쳐 보기로 했다.  오른쪽 끝의 10번 핀을 노리고 던졌더니 볼링공은 손에서 떨어지는 족족 레인 밖으로 굴러가기 바빴다. 한 번은 10번 핀에 공이 닿긴 닿았는데, 스치기만 했는지 핀이 살짝 기우뚱하는 데 그치고 오뚝이처럼 말짱하게 섰다.  “으이고, 속 터지 죽겠네. 니는 우째 핀을 맞차 놓고도 점수를 못 내노? 이거 끼고 한번 해봐라.” 형식이 볼링 아대라며 낯선 장비를 내밀었다. 광택이 나는 단단한 재질로 이루어진 붉은 아대는 아이언맨의 갑옷 같았다.  “핀이 맞으만 머하노. 손모가지에 히마리가 없어 가꼬, 핀이 쓰러지지를 안 하는데. 이거 차고 한 번 해 봐라. 훨씬 더 힘이 잘 들어갈 끼다.” 나는 웅얼거리듯 작게 말했다. “딱 하나만 아웃시키고 싶어. 아주 깨끗하게.” 형식은 내 팔에 억지로 아대를 채우느라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한 번에 다 되는 기 아이다. 첨부터 우째 깨끗하이 다 처리하겠노. 부담 가질 필요 엄따. 공짜로 주는 거 아이다. 빌리주는 기다. 신발하고 같이 반납하만 된다.” 단단한 아대를 착용하자 팔목부터 팔꿈치까지 깁스를 한 느낌이었다. 공의 구멍에 손가락을 끼우고 천천히 스텝을 밟았다. 확실히 공이 뻗어 가는 기세가 이전보다 좋았다. 10번 핀을 향해 스트레이트로 나아가던 공이 핀 스폿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1번 헤드 핀을 정확하게 때렸다. 헤드 핀이 넘어지면서 킹 핀을 때렸고, 또 킹 핀이 주변의 핀들을 쓰러뜨렸다. 스트라이크였다. “브라보! 내가 말 안 하더나. 아대 끼면 힘을 팍 받아 갖고 점수가 더 나올 끼라고. 이야, 핀 캐리 직이네. 일단 공을 쌔리삤다 카만 저런 반발력으로 핀 캐리가 나와 줘야 속이 씨원해진다 카이. 아대가 완전 임자 만났는 갑다.” 형식은 박수를 쳐 가면서까지 너스레를 떨었다. 스트라이크를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손끝에 얼얼하게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한 희열을 불러일으켰다. 공에 맞은 핀이 튀어 오르는 순간, 핀과 핀끼리 부딪치며 내는 소리의 경쾌함이 내 몸마저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느낌이었다. 나는 쓰러진 핀들이 쓸려져 나가고 새로운 열 개의 핀으로 리셋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얼얼한 손끝과 팔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아대를 어루만졌다.  볼링핀 간 중심에서 중심 사이의 거리는 30.48㎝이다. 각각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독립적으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너지는 순간에는 서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도망가려 해 봤자, 강한 힘이 덮쳐 버리면 결국 한꺼번에 무너지게 마련이다.  반환구가 방금 전 내가 던졌던 10파운드짜리 남색 공을 뱉어 냈다. 오일이 표면 곳곳에 묻은 공을 헝겊으로 닦으며 오빠를 생각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힘껏 굴려도 결국 같은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이 볼링공처럼 매일 새벽 수백 상자의 막걸리를 싣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도시까지 가 닿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삶이 이제야 묵직하게 다가왔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무거운 볼링공을 던지며 그가 얻어 내고 싶었던 보너스는 무엇인지 나는 계속 외면하려 들었다. 그가 죽고 나서야 그것을 더 고통스럽게 들여다보게 된 것은 아마 그 대가일 것이다.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벤치에 앉은 형식과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희뿌옇게 펼쳐진 눈앞에는 다시 제자리를 찾은 열 개의 볼링핀이 전투 태세를 갖추고 서 있었다.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 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었다. 나는 보너스 프레임에 선 기분으로 허벅지에 힘을 준 채 볼링공에 세 손가락을 끼우고 어프로치 라인에 섰다.
  • 2년간 복지포인트 6800만원 빼돌린 공무원

    자치단체 공무원이 1년 8개월간 전산자료를 조작해 공무원 복지포인트를 가로채다 적발됐다. 고양경찰서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고양시청 복지포인트 사이트에서 가상의 인물을 만들거나 퇴직자 명의를 빌려 복지포인트를 부여하고 이 포인트를 다시 상품권으로 바꿔 사용해 온 A(44·여)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20년간 고양시에서 근무해 온 A씨는 2013년부터 후생복지 관련 부서에서 복지포인트 담당 업무를 맡아 왔으며 근무시간은 물론, 야간이나 휴일에도 전산자료를 조작하는 등 60여 차례에 걸쳐 68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빼돌린 복지포인트는 상품권으로 교환해 대부분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범행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으로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앞서 자체 감사에서 A씨 비행을 적발, 지난달 5일 고양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나흘 뒤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 결정을 내렸다. 고양시는 지난해 7월부터 단 한 번이라도 공금을 횡령하거나 돈을 받은 직원을 해임 이상 중징계하기로 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수수액에 상관없이 공금 횡령자, 금품·향응 요구자, 정기·상습 수뢰·알선자 등 비리 공무원은 해임 이상의 징계를 적용하기로 해 A씨는 ‘파면 1호’로 기록됐다. 시는 또 A씨가 횡령한 공금을 모두 환수하도록 조치했다. 복지포인트는 매년 한 차례 공무원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이 포인트로 물품 등을 살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SH공사, 난방취약가구에 온수매트 지원

    SH공사, 난방취약가구에 온수매트 지원

    SH공사가 2014년도 난방비가 ‘0’원 나온 난방취약가구 1,570세대에 대해 온수 매트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달 서울시의회 2015년도 SH공사 행정사무감사때 김기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동3)이 지적한 난방사용량 ‘0’인 난방 취약가구에 대한 대책마련 촉구에 따른 후속조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기대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난방비 0원이 나온 대다수의 세대는 임대주택 월평균 난방비 5만여원을 내는 것조차 부담하기 어려운 가구라는 점에서, SH공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SH공사의 온수 매트 지원에 대해 “난방 취약가구는 대부분 기초생활 수급자나 장애인, 모부자 등 저소득가구이다. 이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넓혀 난방 취약가구가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써줄 것”과 SH공사의 주거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부 계층에 대해서도 주거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에 맞는 주거복지 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SH공사는 강남, 강서, 노원, 동대문, 마포, 송파, 양천 등 임대아파트 총 34개 단지 1,570세대에 대해 지난 12월 21일과 22일 양일간에 걸쳐 온수 매트를 무상으로 지원하였으며, 2016년도에는 온수 매트 지원세대에 대하여 세대용 미니태양광 발전설비를 추가로 지원함으로써 온수 매트 사용에 따른 전력 사용량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최종적·불가역적’ 문구 누가 넣었나… 한·일 엇갈린 주장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최종적·불가역적’ 문구 누가 넣었나… 한·일 엇갈린 주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국과의 협의에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조건을 고집했다고 일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 표현을 한국이 협상 도중 넣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총리 관저로 불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를 위한 방한을 지시하면서 “합의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문언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교섭을 그만두고 돌아오라”고 주문했다고 요미우리와 니혼게이자이 등이 전했다. 이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의 철거도 고집했으며, 한국이 응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에 “그렇게 말해도 ‘민간이 했다’고 말하고 계속 만드는 것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당국자에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아베 총리가 이 문제의 최종 결론을 한국에 맡기는 형태로 양보함으로써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더 큰) ‘과실’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반박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 “ ‘불가역적’이란 표현은 협상 도중 한국 측이 먼저 제기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치인들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등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이상은 말을 바꾸지 말라”는 취지에서 강조했다는 것이다. 한국이 설립할 재단에 제공할 기금에 관해서는 “20억엔을 내라는 한국의 요구 등을 고려해 애초 구상한 1억엔보다 많은 10억엔(약 97억원)으로 절충했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공식 합의문서를 만들지 않고 구두로 합의 사항을 발표한 것은 한국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요미우리가 ‘한·일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세코 히로시게 관방 부(副)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 측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며, 한국 측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유일한 공식 호칭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수사대상서 빼달라” 청탁받고 외제차·뇌물 챙긴 경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수사 관련 청탁과 함께 외제차 등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사 A(3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A씨에게 금품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무등록 렌터카 업자 김모(35)씨도 구속기소하고,그를 도와 일하던 이모(36)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김씨에게서 “대포차 유통이나 무등록 렌터카 사업과 관련해 형사사건이 문제가 되면 잘 처리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아우디 승용차를 무상으로 받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씨가 내준 차량 할부금은 1천2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내사를 진행 중이니 담당 수사관에게 말해 수사대상에서 빼주거나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달라”는 명목으로 현금 700만원도 받았다.  2월에는 이씨가 채무 관계에 대해 상의하자 “잘 아는 형사를 통해 고소장을 접수하면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도와주겠다.형사에게 인사해야 하니 현금을 갖고 오라”며 200만원을 받는 등 이씨에게서 4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김씨는 올해 1∼10월 무등록 렌터카 사무실을 차려 하루 70만원 가량 받고 외제차를 대여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올해 2월에는 ‘사무실에서 무거운 화분을 들다 허리를 다쳤다’는 허위 진단서로 보험사에서 보험금 1천만원을 타내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철거등급 ‘E’ 주택 2동… 붕괴 시한폭탄 안고 살았다

    철거등급 ‘E’ 주택 2동… 붕괴 시한폭탄 안고 살았다

    지난 26일 균열이 발생한 서울 은평구 녹번동 공사 현장 주변 주택을 대상으로 긴급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8개 동 가운데 2개 동은 붕괴 우려가 있는 E등급을 받고 나머지 6개 동도 사용 여부를 재검토해야 하는 D등급이 나왔다. 은평구는 건물 8개 동을 모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했다. 은평구는 27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E등급 2개 동에 대해서는 철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는 해당 건물을 비롯해 균열은 생기지 않았지만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주변 5개 동 주택에 사는 주민까지 총 132명을 대피하도록 조처했다. 이 중 26가구 74명은 구가 임시로 마련한 인근 숙박시설 4곳에서 묵고 55명은 친척이나 지인 등의 집으로 옮겼다. 사고가 발생한 녹번동 29-43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지하 1층·지상 5층짜리 생활주택 2개 동(총면적 1717㎡)을 짓기 위해 땅을 파고 있었다. 이 공사장 주변 주택에 균열이 일어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24일이었다. 구는 이날 공사를 중단시키고 연휴가 끝난 뒤인 28일에 대책회의를 할 계획이었다. 25일 오후부터 가스가 샌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균열이 급격히 확대되자 구와 소방당국, 서울도시가스는 26일 새벽부터 도시가스를 차단하고 주민 대피 등의 긴급 조치를 했다. 구는 토질·건축구조 전문가 등과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현장 점검을 벌였다. 사고 원인은 터 파기로 인한 가시설의 변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스 누출은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로 인해 외벽 가스관 연결이 느슨해진 결과로 보인다. 현장 점검을 한 우종태 경복대 교수는 “토압과 수압이 공사장 근처 건물에 금이 가게 만든 요인일 수 있다”면서 “땅의 경사가 일정하지 않아 철골 구조물을 더 튼튼하게 세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조금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 현장 가까이에 있는 하수구에서 오수가 흘러나오고, 이틀 전에 노후한 상수도관이 떨어져 나갔다”면서 “이걸 보수하기까지 두세 시간 동안 물이 샜는데 그 물이 땅에 스며 공사 현장 지반을 약화시키는 등 부담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해당 공사 현장은 구릉지인데 크게 땅을 파면서 지지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26일부터 덤프트럭 186대를 동원해 토사 2500여㎡로 굴착 부분을 다시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보상과 관련해서는 이날 해당 주민과 건축주 대리인이 모인 회의에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건축주는 이번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돼 참석하지 못했다. 건축주 대리인은 임시 숙소 제공, 건물주와 세입자에 대한 동등한 지원, 신축 예산 등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철거 예산을 대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구의 현장 점검 결과를 지켜본 뒤 붕괴 원인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시공사의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고 이후 구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이달 중순부터 ‘건물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D등급 판정을 받은 다세대주택 건물주인 윤모(41)씨는 “세입자가 12월 중순부터 집 벽에 금이 간다고 연락을 했다. 집 앞 전봇대가 싱크홀처럼 푹푹 꺼져서 신고했다고 들었는데, 구가 무시한 것 같다”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24일 이전에도 관련 민원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25일에도 세 차례 민원을 받아 현장에 나가고, 저녁에는 주민에게 대피할 것을 권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공인인증서 무단 유출… 공공 건설 폐기물 처리 예산 ‘줄줄’

    공공 건설 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무단으로 민간 업체에 넘기거나 업체의 불법 사용을 묵인한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2012년 이후 올해 6월까지 9만 7755곳의 공공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폐기물 처리 예산의 집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공공기관 공인인증서를 무단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추진단은 공공 건설 현장의 구조적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60개 기관(중앙부처 5곳, 공기관 5곳, 지방자치단체 50곳)의 사업 현장 192곳에 대해 우선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공공기관별로 발급된 1개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무단으로 여러 공무원이 복사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공인인증서를 폐기물 업체에 유출한 사례를 발견했다. 또 아예 업체에서 불법으로 공공기관의 공인인증서를 입력한 뒤 폐기물 처리비용을 스스로 지급받은 사례도 있었다. 공무원들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 또 담당 기관들은 폐기물량 확인 등 기본적인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업체의 요구만으로 설계 변경이나 사업비 증액까지 해주는 등 예산의 부당지출이 심각했다는 게 추진단의 판단이다. 추진단은 적발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364명 중 36명, 관련 업체 30곳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328명은 소속 기관에서 징계 조치할 예정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KCC건설 ‘경주 황성 KCC스위첸’ 계약 대박행진

    KCC건설 ‘경주 황성 KCC스위첸’ 계약 대박행진

    - KCC건설의 브랜드, 중도금 무이자 등 다양한 프리미엄 갖춰 인기- 현재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 진행 중 KCC건설이 경주시 황성동 일대에 짓는 ‘경주 황성 KCC스위첸’이 성황리에 분양 중이다. ‘경주 황성 KCC스위첸’은 지난달 개관한 견본주택에 개관 후 3일 동안 1만 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일찌감치 분양돌풍을 예고했다. 이어 진행된 1순위 청약접수에서도 최고 24.95대 1, 평균 15.61대 1을 기록, 당해 마감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경주 황성 KCC스위첸’은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완판이 얼마 남지 않아, 막바지 분양 소식에 수요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주 황성 KCC스위첸’의 인기요인은 중도금 무이자라는 분양혜택으로 입주민의 자금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또한 KCC건설만의 고품격마감재 적용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꼽힌다. 여기에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는 단지 배치와 무상 선택품목으로 수요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다는 평가다. ‘경주 황성 KCC스위첸’은 지하 1층~지상 20층, 4개 동, 전용면적 75~84㎡ 총 339가구로 조성된다. 입주민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하며, 창호에 부착된 자연형 환기 시스템을 통해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배출하고 외부의 깨끗한 공기를 공급한다. 무인경비 시스템과 첨단 디지털 도어록을 도입, 외부인의 불필요한 접근과 출입을 통제해 준다. 현관 진입 시 공동 현관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는 등의 원 패스 스마트 키 시스템이 적용된다. 또한 기존 일반 아파트(41만 화소) 보다 4배 이상 선명한 200만 화소의 고화질 CCTV가 적용되어 아이와 가족의 안전을 더욱 든든하게 지켜준다. 화장실 배수 및 급수 배관을 당 해층에 배관하여 윗집의 배수 및 생활 소음으로부터 해방되는 혁신적인 층상배관 시스템을 마련한다. 모든 주차 공간이 기존 아파트보다 최소 10cm이상, 최대 20cm까지 더 넓어 승하차시 편리하다. 결로로 인한 곰팡이나 에너지 낭비를 막아주는 KCC건설만의 단열설계 기술과 화재시 유독가스로부터 지켜주는 고급 단열재도 적용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시설에는 아이들의 안전과 엄마의 기다림의 여유를 위한 KCC건설만의 특화된 키즈앤 맘스스테이션, 휘트니스 및 스크린골프, 주민지원시설, 키즈클럽, 실버클럽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계획되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예정이다. 단지 옆으로 형산강이 흐르며 인근에 초중고교, 홈플러스, 경주 예술의 전당, 실내체육관, 시민운동장, 황성공원 등이 위치해 우수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또한 단지 서측 강변로와 접하고 있고 인근에 7번 국도가 위치해 포항과 울산 및 타 지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경주 황성 KCC스위첸’의 견본주택은 경북 경주시 유림로33번길 24(황성동 654-3)에 위치하며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라인 쇼핑몰 관리 원스톱 솔루션 샵링커, 롯데마트몰 특별 이벤트

    온라인 쇼핑몰 관리 원스톱 솔루션 샵링커, 롯데마트몰 특별 이벤트

    네모커머스㈜(대표이사 이규율)의 인터넷쇼핑몰 통합관리 솔루션 ‘샵링커’(www.shoplinker.co.kr)가 제휴사인 롯데마트몰 판매자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제공한다. 샵링커는 전자상거래 산업분야의 주역인 온라인 판매자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주력해 오고 있는 네모커머스의 핵심 사업이다. 쇼핑몰 솔루션 샵링커를 활용하면 상품등록, 주문수집, 송장전송, 재고관리 등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번거로운 절차들이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처리가 가능하다. 이번 롯데마트몰 판매자들을 위한 샵링커 행사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샵링커에 신규 회원가입 후 계약하면 ‘무료체험부터 가격할인까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샵링커는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롯데마트몰 판매자들에게 7일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자들의 요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개월만 계약해도 가입비를 전액 면제해 주며, 최초 계약 기간 내 롯데마트몰 상품등록 및 주문수집 건수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고객사들에게는 직접 방문을 통한 1:1 맞춤 교육을 실시하며, 지방 소재 고객사의 경우는 1:1 원격 교육을 통해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했다. 계약 시에는 SMS도 1,000건 무상으로 지급한다. 지금까지 샵링커를 사용해온 온라인 판매업체는 1만 5천개 이상이며, 2015년 현재 거래규모는 약 2조 5천억원이다. 샵링커는 오픈마켓, 종합몰, 전문몰, 백화점몰, 임대형 쇼핑몰(자사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 총 140여개 쇼핑몰을 연동 지원중이다. 네모커머스 이규율 대표이사는 “현재까지는 샵링커가 상품, 주문과 관련한 통합 관리를 통해 업무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에 기여해 왔다면 앞으로는 기능적 측면에서의 향상과 모바일 연동, 해외 채널로의 판매 연계 등 부가가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장해 더욱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온라인 판매 사업 운영에 있어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자금 확보 및 금융 지원 서비스, 채널 확장 및 마케팅 서비스, 신상품 소싱 및 개발 지원 등 독보적이고 차별화 된 셀러 육성 사업도 병행함으로써 명실 공히 온라인 판매자들을 위한 통합 서비스 업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호텔서 사용한 화환 다시 팔아넘겨도 배임 아냐

     호텔 연회장에서 사용한 화환을 업자에게 다시 팔아넘긴 행위를 배임수재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승련 부장판사)는 폐화환을 팔아넘기고 공금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업무상횡령)로 기소된 서울시내 모 호텔 노조위원장 서모(52)씨의 항소심에서 배임수재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1심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7800여만원을 선고했다.  서씨는 호텔 연회장에서 쓴 폐화환 수거를 특정업자에게 맡기고 2009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해당 업자로부터 매달 200만원씩 총 78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또 이 돈을 노조원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하며 신용카드 대금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와 호텔 매각 반대 투쟁을 위해 노조원들로부터 모금한 5억여원 중 3700여만원을 음주운전 벌금 등 사적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았다.  1심과 항소심 모두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쟁점은 버리는 화환을 폐기물 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수거해가도록 하지 않고 화환업자에게 팔아넘긴 행위를 유죄로 볼 수 있느냐였다.  형법상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적용한다.  서씨는 호텔 연회부에서 화환수거 대가를 받도록 허락받았으므로 배임이 아니며 업체의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재활용 목적의 화환 수거를 특정업체에 맡기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은 사회상규 내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런 방식의 화환 처리는 호텔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어 부당한 사무 처리로 볼 여지는 있으나 호텔 운영진에 의해 상당 기간 묵인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버려진 화한을 독점적으로 수거할 기회를 달라는 화환업자의 청탁이 호텔에 재산상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하거나 피고인의 사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20인 미만의 사업장 산재근로자 대체인력 인건비 月 60만원 지원

    정부는 산재근로자의 직장 복귀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24억원의 예산을 들여 ‘산재근로자 대체인력지원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대체인력지원 제도는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산재근로자를 대신할 근로자를 새롭게 채용한 사업주에게 대체인력에게 지급한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상시근로자 수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산재요양 근로자의 대체인력을 채용하면 사업주에게 1인당 임금의 50%(월 6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6개월간 지원한다. 지원 요건은 산재 발생 후 대체인력을 사용한 사업주로, 산재장해등급 판정을 받거나 5개월 이상 요양한 산재근로자를 원직장에 복귀시켜 30일 이상 고용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다. 원소속 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건설일용직 등은 지원에서 제외한다. 현재는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산재근로자의 요양 기간 중 신규 인력을 채용해 산재근로자의 원직장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2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지난해 전체 산업재해 발생의 64.7%를 차지했지만, 산재근로자의 직장 복귀율은 35%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소규모 사업장 소속 산재근로자가 요양 기간 치료에 전념해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고, 사업주는 대체인력 인건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대체인력을 사용한 사업주가 산재근로자 복귀 1개월 후 사업장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된다. 2년 이내에 지원금을 청구해야 한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특별기고] ‘기후변화’가 불러온 새로운 기회/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특별기고] ‘기후변화’가 불러온 새로운 기회/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손바닥만 한 메모지 형식의 스케줄 표에는 얼핏 봐도 30개는 족히 되는 듯한 일정이 앞뒤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프랑스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총회장에서 만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 오전에만 아프리카 대통령을 포함해 3개국 정상들과 통화했다’면서 이번 협상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반 총장의 예상대로 지난 주말 역사적인 신기후체제인 ‘파리 협정’이 타결됐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파리 기후변화총회장은 역시 여느 국제회의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다가왔다. 임시로 지어진 회의장 건물의 설계 및 건축은 그 기본 개념부터가 리사이클링이었다. 소나무 소재의 벽재는 재사용이 가능했고, 스웨터 실을 풀어 만들었다는 기념품인 에코백은 참석자들로 하여금 리사이클링을 넘어선 ‘업사이클링’이 무엇인지 손끝에서부터 느낄 수 있게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에코백의 인기 탓에 주요 일정을 마친 후 받으러 갔더니 이미?동이 난 상태여서 아쉬웠지만 이 외에도 회의장 곳곳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의미 있는 노력들이 반짝였다. 회의장 외부에서도 각종 사이드 이벤트를 비롯해 학생, 시민단체, 지방정부,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곳곳에 모여 여러 단위의 토론과 회의를 끊임없이 이어 가고 있었다. ●각국 스스로 감축 목표 설정 큰의미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이번 파리 협정은 1997년 체결됐던 교토의정서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뚜렷하게 구분되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주요국들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규약’에 불과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파리 협정은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195개 국가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타결됐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감축 목표 할당이 아니라 각국이 스스로의 상황에 맞춰 상향식 방식으로 감축 목표를 제출하면서 참여 확대는 물론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환경보호를 위한 규율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에너지산업을 비롯해 각종 기술 발전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음은 물론 식량, 교육, 안보 문제에 이르기까지 인류 미래를 위한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우산 같은 존재가 됐다. 그리고 각국이 이 ‘새로운 기회’에 얼마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가가 그?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남북협력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일’ 남북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도 기후변화 대응 문제가 주효할 수 있다는 데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번 파리 총회 고위급세션에 북한 정부 대표로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37.4% 줄이기 위해 산림 파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10년간 63억 그루의 대규모 나무 심기에 나설 것”이라며 연설 대부분을 북한의 산림녹화 계획을 발표하는 데 할애했다. 우리 정부가 제출한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목표 중 11.3%를 해외에서의 감축을 통해 달성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남북 당국이 협력할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관목과 잡초만 무성한 북한의 민둥산을 푸르게 만들고, 기반시설 미비로 기후변화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북한과의 기후변화 대응 협력은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과 함께 반 총장이 건네준 ‘파리 2015’와 ‘에펠탑’이 새겨진 ‘기후변화사과’를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 또 다른 미래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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