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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 낭비·규정 위반에 ‘면죄부’ 논란

    정부가 예산 조기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잘못에 대해 불문에 부치는 ‘공무원 면책안’을 채택,감사원에 우선 적용토록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학계와 시민단체는 초법적 발상이자,재량권 남용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신재민 차관 “감사원에 우선적용 요청”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16일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예산 조기집행에 따른 공무원 면책안’을 채택했다.”면서 “‘예산 조기집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정·절차 위반,예산낭비 등 부작용이 발생할 때에는 고의중과실 또는 명백한 개인비리가 없는 경우에 현장에서 과감하게 불문처리하는 적극 행정면책제도를 우선적으로 적용토록 감사원에 협조 요청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그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재량권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신 차관은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한 감사원 사무총장도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는 초법적 발상이라며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다. 김영진(변호사) 대전대 법학과 교수는 “뜻은 좋지만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행정법상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돼 소송으로 갈 경우 해당 공무원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김 교수는 이어 “감사원이 고유의 업무를 방기하는 직무유기에 해당될 수도 있다.”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 하든지,법을 보완해서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학계 “행정법상 재량권 남용 해당”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예산집행이 법규정에 어긋나거나 예산낭비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적극적 수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음을 강조하며 펄쩍 뛰었다.남 사무총장은 신 차관의 설명에 대해 “신 차관이 행정을 안 해본 사람이라 몰라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서 “불문에 부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징계·문책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이고 주의·경고·시정조치는 내려진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오늘의 눈] 정쟁의 희생양 대통령 지정기록물/구혜영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정쟁의 희생양 대통령 지정기록물/구혜영 정치부 기자

    이틀 전 국회에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내년 예산안과 쟁점법안을 두고 여야의 대립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요구안이 통과된 것이다. 쌀 직불금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의 관련기록이 공개돼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요구 때문이다.그것도 출석의원 247명 중 찬성 213명,기권 25명,반대 9명이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의결됐다. 지난해 국회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제정했다.정권 차원의 국가기록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였다.그런데 그런 국회가 불과 1년여만에 스스로의 결정을 부정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전직 대통령에게만 해제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그러나 이제 전직 대통령의 중요한 기록물은 국회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알아서’ 기록물을 남기려는 정권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쌀 직불금 문제가 관심사안이라 국회가 여론을 의식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합의해 오면 한 점 숨기는 바 없이 언제든지 공개하겠다.”고 했다.기다렸으면 될 일이다. 이제 권력도 기록문화를 통해 정권의 책임성을 확보하자며 남겨진 유산이 정치적 이유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국가기록물 유출사건 여파로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사법당국으로부터 영장까지 발부된 것을 더하면 정쟁의 희생물이라 할 만하다. 최근 최규하 전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5·18 광주민주항쟁 등 중요한 현대사가 함께 사라졌다.기록이 없기 때문에 역사적 책임 또한 물을 수 없게 됐다. 노 전 대통령 쪽 김경수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기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시작하면 누가 기록을 남기려 하겠느냐.”는 반문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피의자로 검찰 앞에 선 노건평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어제 검찰에 출석했다.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두번째 검찰행이다.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던가.동생의 임기 초 후광으로 불구속의 면죄부를 받은 건평씨가 구속을 피하지 못한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집권한 제5공화국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까지 역대 정권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친·인척비리로 인한 사법처리자가 나오는 불행한 기록이 이어지게 된다. 자신의 형님을 “아무것도 모르고 힘없는 시골노인”으로 소개한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다.낙향한 뒤 두 형제가 한 마을에서 어울려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건평씨는 줄곧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왔다.우리는 친·인척비리의 모진 사슬이 이번 대에 끊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의 주장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그러나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 그의 말과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석연찮았다.동생의 후원자 및 친구들과 얽혀 돌아가는 사정도 심상치 않았다.자신도 모르게 발을 담근 게 아닌가 싶다. 검찰은 건평씨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풀어야 한다.우선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다.이미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얘기 들어보라.”며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이후 직접적 금품수수와 간접적 경제이득을 취했는지가 핵심이다.로비성공 대가로 정화삼씨 형제가 받은 30억원 중 노씨 몫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김해상가의 실소유 여부와 성인오락실 운영 관여도 마찬가지다.박연차씨의 세종증권 주식매입관련 정보가 노씨에게서 흘러갔는지도 궁금하다.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취재진에게 했다.검찰에서 모든 의혹이 풀리고 무혐의 처리를 받은 뒤에 이 말을 해도 늦지 않다.
  • 주가 급락 걸림돌… 당장 재매각 힘들 듯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24일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그 동안 중단됐던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재개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다.그러나 주가 급락 등 걸림돌이 많아 당장 재매각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글로벌 금융 위기로 외환은행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이보다는 ‘면죄부’를 받은 정부가 앞으로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좀 더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미가 더 실리고 있다. ●기업·금융 구조조정 힘실려  이번 판결은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매각을 원하는 론스타에 분명히 호재다.론스타는 2006년 1월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시작해 같은 해 3월 국민은행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5월엔 본 계약을 체결했다.하지만 헐값 매각에 대한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 등으로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계약은 6개월 만에 파기됐다.  지난해 9월에는 HSBC가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하고,지분 인수 승인을 신청했다.하지만 금융위원회가 법적 불투명성을 이유로 매각 심사를 지연하자 1년여 만에 계약이 다시 파기됐다.  법적인 문제는 풀렸지만 외환은행 주가가 최근 5000원대까지 폭락한 상황에서 재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외환은행의 주가는 24일 현재 5500원으로 지난 9월9일(1만 4400원)과 비교하면 61.8%나 급락했다.앞서 론스타는 HSBC가 “1만 2000원대로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을 때 거절한 바 있다.국내외 인수 후보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아 경우에 따라선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국민·하나은행 등 인수 후보들이 자금난을 겪는 점도 재매각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민·하나은행등 인수후보들 자금난  금융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포함한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은 큰 짐을 덜게 됐다.”고 법원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그 동안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감사원이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불법·부당 행위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고 검찰이 이 사건을 기소하자 경제·금융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부도덕한 행위로 몰고 간다는 불만을 토로해 왔다.공무원들은 “정책적 판단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느냐.”,“이런 식이라면 누가 총대를 메고 정책을 추진하겠느냐.”는 주장을 대놓고 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로 미국발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금융의 부실을 정리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전면에 나서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무죄 판결로 경제 관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해소되고 추진력있게 정책을 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시나리오도 등장  이날 증권가에선 “1~2년 뒤에는 국내 은행들의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금융팀장은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M&A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네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국민은행+외환은행,하나은행+기업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국민·하나가 외환·우리를 하나씩 인수▲국민+하나+외환, 산은+우리+기업 등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찰이 폭력유도” vs “상인 피해는 외면”

    국회 운영위원회가 30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개최한 국정감사에선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결론을 내린 국가인권위의 권고가 논란이 됐다. 특히 인권위가 조사한 ‘촛불시위 직권조사사건 보고서’ 내용 가운데, 지난 6월28일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자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폭력시위를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방이 뜨거웠다. 야당은 “경찰이 정국 반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시위대에 병력을 투입, 촛불집회의 고립을 불러왔다는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인권위의 권고에 손을 들어줬다.반면 한나라당은 경찰의 피해사실을 간과하는 등 조사의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촛불집회 불법성을 파악하지 않은 편향적인 결론”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인권위의 진정 권고내용을 보면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했다는 결론이 없을 뿐더러 시민단체 출신이 조사 실무자로 참가하는 등 조사과정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같은 당 이범래 의원은 “경찰과 주변 상인들의 피해사실은 조사하지 않고 시위대에 면죄부를 준 인권위의 결론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어긴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인권위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촛불집회 과정에서 경찰이 병력 100여명을 시위대 중심으로 무리하게 진격시키는 등 이전 진압작전과는 다른 형태를 보였다.”면서 “인권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경찰이 이른바 ‘태평로 진압작전’ 상황이 담긴 무선통화 내역 등 결정적 증거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은 사회복지법 위반혐의와 시설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을 받고 있는 김양원 비상임위원의 임명철회를 촉구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법무부, 촛불진압 인권침해 판정 반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경찰의 촛불시위 진압을 인권침해라고 판정한 데 대해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반발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번질 전망이다.김경한 법무부장관은 28일 오후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전날 인권위 발표 사안과 공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가 전후 사정을 다 고려하지 않고 신체 접촉이라는 상황만 갖고 과도한 공격 진압이라고 규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피해보다 경찰 측의 피해가 더 컸다.”면서 “인권위는 경찰 측 피해에 대해 ‘조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판단에서 배제해 놓고는 인권침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의 조사 내용과 범위, 권고 내용이 함량미달”이라며 비판했다.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인권위 권고는 경찰청장의 강경진압 발언 및 명령과 진압의 연관성을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사실상 경찰청장의 법적, 도의적, 정치적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홍성규·장형우기자 cool@seoul.co.kr
  • 전공노 “’직불금 명단’ 확보 가능,고발할 것”

     ”쌀 직불금을 받은 공무원 명단을 확보한 뒤 전원 형사고발 하겠다.”  전국공무원노조 손영태 위원장은 22일 최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쌀 직불금 파문과 관련, “우리는 일주일 안에 쌀 직불금을 받은 공무원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손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현재 감사원 평직원협의회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정부 행정망)내부에 들어가서라도 명단을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들이 나서서 세금을 도둑질하는 행위를 먼저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무원이나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지는 모습들을 보이지 않는다면 명단을 확보한 뒤 바로 고발해 버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위원장은 공무원들 중 실제로 가족 등을 통해서 농사짓는 경우도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전부 공무원들의 면피성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한 뒤 “공무원들은 ‘정직’이 생명이다. 공무원은 물론, 그 가족들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쌀 직불금 제도의 문제점을 밝혀내고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감사원에 대해 “정치권에 줄을 서서 정치인의 하수인 역할을 했다.”고 비난한 그는 “부정부패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추는데 급급했던 당시 감사원 관계자들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 제발 공직사회를 떠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사원도 국정조사 대상에 넣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쌀 직불금을 받은 공무원의 처벌 수위에 대해 “그동안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너무 약했기 때문에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대충 처벌해서는 안되고 정확하게 전부 다 옷을 벗기고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쌀 직불금을 받은 수 만명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 않느냐는 지적에 “도둑질에 경중이 있는가. 대낮에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한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된다.”고 반박한 뒤 “100% 파면사유에 해당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손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은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시를 했다. 당연히 나와서 증인석에 서 있어야한다.”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쌀 직불금 문제는 약 2년전부터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오르락내리락했던 내용들” 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에서 이 문제가 지난 정부의 것이라고만 하지말고 정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특히 공무원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해서는 직위와 직책을 다 내놓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쌀직불금에 화난 농심… “농민 봉기 할 수도”    “서민 죽어나는데 연예인 응원단은 ‘돈놀음’?” 쌀 직불금 부당수령 5년刑 받을 수도 李 대통령 “부당수령 쌀 직불금 모두 환수” 감사원장 “부당수령 명단 복원 용의”           
  • [서울광장] 낙하산 오명 씻는 길/ 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낙하산 오명 씻는 길/ 오풍연 논설위원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정부는 거듭된 문제제기에도 낙하산 인사들을 앉혔다. 한마디로 쇠귀에 경읽기였다. 당초 제시했던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일조한 공신들이 속속 자리를 꿰찼다. 이 대통령이 CEO로 근무했던 범(汎)현대가 인사들도 눈에 많이 띈다. 언론들도 지쳤는지 이제는 지켜만 보고 있다. 낙하산이 누구라고 말 안해도 다 알기에 거명하지는 않겠다. 물론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으로 본다. 그런 것조차 모른다면 정말 철면피다. 여론이 잠잠해졌다고 해서 그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오판하지 말라는 뜻이다. 낙하산이라는 비판에 동의하지 않을 이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강력히 따지는 사람도 보았다. 주로 정치권 출신들이 그랬다. 상임위 활동을 전문성과 결부시키기도 했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에 더 이상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다만 성공한 CEO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대통령과의 친소(親疏)관계를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 못난 사람들이 대통령을 판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도 큰 병이다. 이런 부류의 인사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필자는 3년 전 공기업 CEO 40여명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10개월 간 매주 한 명씩 만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혁신’을 강조하던 때다. 그들 가운데는 이명박 정부에서 다시 발탁된 사람도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과 강경호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그들이다. 당시 정 장관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강 사장은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을 맡아 개혁을 주도했다. 참여정부에서도 낙하산 비판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정치권 출신에게는 늘 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의 남다른 장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임원 수를 줄이고 정년을 단축하는 사례를 봤다. 발상의 전환을 꾀했던 것. 그들에게는 밀어붙이는 힘이 있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관료 출신에게선 발견하기 어려운 대목들이다. 낙하산 인사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인사’다. 공기업 임원을 최근 만났다. 그는 “인사를 하려고 해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특정지역 인사들이 이른바 요직을 모조리 차지해 엉망이었다.”고 털어놨다. 자기사람을 심다 보니 조직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첫 번째 단추다. 능력을 위주로 인사를 하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학연과 지연은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 다음은 본인 스스로 전문성을 배가시킬 필요가 있다. 적당히 3년 임기만 채우고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조직의 미래가 없다. 민간기업을 살펴 보자. 비전문 분야에서 성공한 CEO들이 많다. 밤낮으로 업무를 익힌 덕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노력한 만큼 성공을 거둔다. 특히 정치인 출신들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 CEO가 된 이상 정치권을 기웃대지 말기 바란다. 행여 지역구 챙기는데 신경을 쓴다면 안될 일이다.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그때까지 시간을 버는 자리로 생각한다면 당장 옷을 벗어라. 소속 직원들과 국민들이 낙하산 인사들의 행태를 지켜 보고 있다. 오명을 씻는 것은 그들에게 달렸다. poongynn@seoul.co.kr
  • 부실채권 감시·금융기관 연봉 제한키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의회 지도부와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자정 직후 의사당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백악관 회동으로 협상이 고비를 맞은 뒤 협상을 재개한 지 이틀 만이다. 잠정 합의한 구제금융안은 부시 행정부가 제시한 7000억달러 규모 구제안의 큰 틀은 유지한 채 민주·공화 양당의 요구를 반영하는 식의 절충이 이뤄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초당적인 감시기관을 두며,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경영진에 대한 연봉제한을 두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백악관 회의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막판에 제시한 부실채권을 연방정부 예산이 아닌 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단서 조항으로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막판 협상은 27일 오후 7시30분 시작됐다. 의원들은 피자와 샌드위치를 외부에서 주문해 사무실에서 저녁을 대신하며 협상 타결에 매진했다. 가능한 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공동 인식 아래 협상을 진척시켰다고 전했다.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던 협상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밤 11시30분쯤이라고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가 밝혔다. 돌파구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제시했다고 리드 대표는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7000억달러 가운데 절반은 즉시 투입한 뒤 성과를 봐가며 나머지 자금의 추가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조항을 넣을 것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협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손에 구제금융안 협상안을 들고 민주당 의원들이 진을 치고 있는 펠로시 하원의장 집무실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공화당 의원들이 모여있는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 방을 오가며 막판 조율에 나섰다. 같은 시각,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으로 전화를 걸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잠정 협상안을 놓고 통화를 했다. 폴슨 재무장관은 민주·공화 양당 대통령 후보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잠정 타결안 마련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의회와 정부 협상 대표들은 최종 문안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의회 지도부는 표결에 대비해 표 확보에 나섰다. 이번 구제금융안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반감이 심한데다, 상·하원 선거를 40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의원들의 마음을 잡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금융 사회주의의 출현이라며 반대하고 있고, 일부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은 월가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하원의원 70∼100명의 지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표결을 진행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직자들과 이번 선거에 재출마하지 않아 부담이 덜한 20여명의 의원들을 상대로 표 확보에 나섰다. 한편 잠정 합의안이 나오기까지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7일 협상에 참가했던 민주당의 맥스 바커스 상원의원은 금융회사 CEO들의 연봉 상한을 놓고 폴슨 재무장관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협상장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CEO 연봉 상한 규정은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협상 내용이 언론에 누출되면서 급기야 의원 보좌관들의 휴대전화가 압수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kmkim@seoul.co.kr
  • [단독]횡령혐의 경관에 사표수리 면죄부

    서울지방경찰청이 감사에서 강남경찰서 경리계장의 공금유용 혐의를 적발하고도 고발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곧바로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13일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감사과는 지난달 21∼25일 실시한 감사에서 강남경찰서의 지난해 예산 가운데 1억 7513만원의 회계 처리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사무용품의 구매수량과 사용수량이 일치하지 않고 복사기 등 조달청 구매수량에 대한 입금증과 출금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은 증빙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담당자인 경리계장 강모(43) 경위는 이에 응하지 않고 돌연 지난 8일 사표를 제출했다. 경찰관의 사표 수리는 보통 사흘 이상 걸리지만 강 경위의 사표는 강남경찰서를 거쳐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에서 당일 즉각 수리됐다. 이에 대해 강남서 관계자는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이 11일부터 휴가여서 빨리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교육과장은 “8일에는 휴가였고, 휴가 중 강 경위의 사표가 처리됐다.”고 말했다. 서울청 감사과는 향후 혐의가 입증되면 직무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감사에 적발되자마자 사표를 내고, 이 사표가 곧바로 처리되면 파면 등의 처분을 받아도 효력이 없어 결국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경리계장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 없이 사표를 냈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장은 “서장은 재무회계와 관련해 세세한 항목은 모르고 결제도 경리계통에서 알아서 한다.”면서 “문제가 된 미비서류는 향후 처리하면 되는 것으로 들었고, 감사과의 지적은 강 경위의 사표와는 무관한 경리과의 과실이다.”라고 말했다. 강 경위는 2004년 2월부터 강남서 경리계장으로 근무했으며, 본인 소유의 서울 강동구 P교회 담임 목사다.2006년 자비를 들여 교회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강 경위는 감사 지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건강 문제와 목회활동 때문에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경위의 최근 병가기록은 없었다.이경주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 [8·15 특별대사면 발표] 정치권 반응

    정부가 12일 의결한 ‘8·15 광복 63주년 및 정부수립 60주년 기념 특별사면안’에 대해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 사면’과 ‘재벌 사면’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이번 사면을 단행했다고 강조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기업인들이 해외활동에 불편을 겪고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결단을 내렸다.”면서 이번 사면에 경제인을 포함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3명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면이 국민대통합과 어려운 경제 현실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사면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대통합에 역점을 둔 사면”이라며 “사면받은 사람은 이번 조치에 담긴 관용의 정신을 새겨 경제 살리기와 국민대통합에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연이은 권력형 비리의혹으로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 감정이 좋지 않은 일부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이 자칫 민심의 역풍을 몰고 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야당은 일제히 이번 사면이 경제 살리기와는 동떨어진 ‘재벌봐주기’ 사면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적 합의와 동의 없이 마구잡이로 재벌총수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한 것은 국민 분열용 사면”이라며 “이번 ‘회장님 사면’은 기득권층은 어떻게든 면죄부를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과 국민 위화감만 조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설영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사설] 국방부 납품로비 한 점 의혹없이 밝혀야

    여권이 잇따라 터진 비리 의혹으로 곤경에 빠졌다.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뇌물수수사건, 김옥희씨의 공천 관련 금품수수 사건에 이어 유한열 당 상임고문까지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유 고문은 국방부에 납품청탁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한 전산업체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다. 그는 이 과정에서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접촉했다고 한다. 이에 야당은 ‘권력형 비리’라며 총공세를 폈다. 여권이 스스로 자초한 만큼 당연한 주장 아니겠는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수사 시작부터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늘자로 발행되는 모 주간지가 관련내용을 취재하자 맹 수석이 지난 8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유 고문은 당일 체포됐다. 언론의 추적이 없었더라면 묻혀버릴 뻔했다. 따라서 맹 수석이나 공 최고위원이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유 고문이 올 초 접촉할 당시 둘은 모두 국회 국방위 소속이었다. 맹 수석은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간사로도 활동했다. 우리는 권력형 비리사건은 초반에 싹을 잘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예외가 돼서는 곤란하다. 자칫 ‘게이트’로 비화될 수 있고, 특검 얘기가 또다시 나올 수 있다.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맹 수석과 공 최고위원의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아울러 계좌추적도 병행해야 한다. 부정부패 사슬을 끊어내는 것은 검찰의 몫이다.
  • [베이징 올림픽 D-4] 이건희 IOC위원직 유지?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자격정지가 거론될 것으로 점쳐졌던 IOC 집행위원회가 이 위원의 거취에 대한 논의 없이 3일 막을 내렸다. 체육계는 이 위원이 최근 조세 포탈 혐의로 국내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아 이번 집행위에서 거취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점쳐왔다.2005년 프랑스의 기 드뤼 위원과 2006년 박용성 전 IOC 위원이 비슷한 상황에서 ‘일시 자격정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OC는 이 위원에 대한 윤리위원회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이 1996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스포츠계의 거물이 된 점과 회장으로 경영하던 삼성전자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부터 IOC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고 지속적인 후원을 해온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위원이 항소해 2심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12월 차기 집행위에서도 면죄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위원회에서는 2012년 제1회 청소년 겨울올림픽 유치 후보도시 선정과 국적 변경자 올림픽 출전 방안,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미국 1600m 계주팀에 주어진 금메달 박탈 등을 결정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단독]정부, 독도 부실대응 규명 ‘쉬쉬’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꿨던 독도의 한국령이 가까스로 원상회복된 가운데 정부가 주미 한국대사관의 독도 표기 대응 부실을 파악하고도 ‘쉬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독도 표기는 회복됐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에 정부가 눈감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1일 “주미 대사관이 그동안 미 BGN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사태를 예방하기는커녕 오히려 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그러나 외교부는 독도 표기가 회복된 만큼 관련 제보를 받은 홍보공사에게 주의를 주는 수준의 문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제보에 대한 대응 이전에 벌써 곪아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당초 주미 대사관 경제파트가 BGN을 맡다가 정무파트로 넘겼으나 거의 챙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BGN이 이미 지난 1977년 독도를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바꿨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대응하지도 않았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 소식통은 또 “대사관측이 BGN을 방치하다가 제보 이후 이태식 대사가 제보를 받은 홍보공사와 홍보관에게 사태를 파악하라며 BGN을 방문할 것을 지시했고 지난달 25일 BGN측과 면담이 이뤄졌으나 그 자리에서도 영유권 변경 관련 얘기는 없었다. 그런데 면담 직후 변경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미 대사관은 지난달 15일 미 의회도서관이 독도를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진 뒤 외교부가 16일 각 재외공관에 독도 표기 현황 파악을 지시했는 데도 BGN에 대한 어떤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식 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사에서 홍보공사에게 제보하는 과정에서 내용에 오해가 있었다.”고 변명했다. 이 대사는 또 BGN이 왜 표기를 변경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국무부 정보조사국 지시에 따라 BGN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대사관의 수장이 외국 지명 표기를 결정하는 연방기관인 BGN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홍보원에서 파견된 홍보공사에 대한 문책으로 끝낼 경우 주미 대사관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꼬리 짜르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 소식통은 “주미 대사관 홍보공사직은 최근 에너지·자원 거점공관 자리를 늘리면서 직제가 없어져 이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홍보공사에만 책임을 떠넘기고 대사 등에 대한 문책이 없을 경우 외교부와 공관의 ‘모럴 해저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화, 완전한 ‘大生 주인’ 됐다

    한화, 완전한 ‘大生 주인’ 됐다

    대한생명 인수를 둘러싼 한화그룹과 예금보험공사의 오랜 갈등이 한화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한화가 추진해 오던 글로벌 경영과 대한생명 상장은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1일 “국제상사중재위원회는 예보가 신청한 ‘예보와 한화그룹간의 대한생명 주식매매 계약무효 중재’에서 대한생명 주식매매계약은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호주의 매쿼리생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2002년 12월 대한생명의 지분 51%를 8236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측이 이듬해 12월 매쿼리생명의 대한생명 지분 3.5%를 565억원에 재매입하자, 보험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찰규정에 맞추기 위해 한화그룹이 매쿼리측과 이면(裏面)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大生 상장땐 3조원 이상 평가차익 한화그룹은 이면거래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의 무죄판결 직후인 2006년 6월19일 한화그룹은 예보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49% 중 16%를 2584억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예보는 2006년 7월 이를 거부하고 대한생명 주식매매계약 무효 중재를 국제상사중재위에 신청했다. 하지만 국제상사중재위는 한화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화그룹이 주당 2275원에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지분은 현재의 51%에서 67%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불완전하게 행사하던 대한생명에 대한 온전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정관 등 중요 의사결정의 경우 지분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대한생명의 상장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장일형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은 “매매계약과 관련한 모든 논쟁이 종결됐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즉각 예보에 콜옵션 이행 촉구를 할 계획”이라며 “지난 4월 말로 대한생명의 누적 적자도 전액 해소되면서 대한생명 상장의 걸림돌이 모두 제거됨에 따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장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이 상장되면 한화그룹측은 콜옵션으로 높아질 지분을 포함하면 3조원 이상의 평가차익이 생길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대한생명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등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쓰려던 한화그룹의 계획에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패소 예보 “콜옵션이행 등 법률자문기관과 협의” 예보는 국제상사중재위의 결정과 관련,“중재 판정부가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입찰과정에서 매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예보를 속였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매매계약을 무효·취소시킬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예보는 “콜옵션 이행 등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자문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예보는 결과적으로 헐값에 대한생명을 한화그룹측에 넘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예보가 면피용으로 소송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면서 “국회에서 책임 소재를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한생명 입찰과정에서 한화그룹이 동원한 ‘편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게 앞으로 인수 및 합병(M&A) 과정에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편 이날 ㈜한화와 한화증권의 주가가 오르는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황우석 배아복제연구 불허키로

    정부가 황우석 박사의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일 최종 결정권자인 김성이 장관의 결재를 받아 이같은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31일 복지부에 따르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고 황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내렸다. 복지부는 2년 전 황 박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조작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다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심의위원회의 결론에 상당부분 의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열린 심의위원회에선 “연구책임자인 황 박사가 비윤리적, 비양심적 행위를 한 만큼 연구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노재경(연세대 교수) 위원장은 “20명의 위원들이 이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원회는 심의기관에 불과하다.”면서 “장관의 최종 결정과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체세포 복제 연구는 장애인과 희귀병 환자들의 희망이 걸린 문제라 쉽게 결론내리기 힘들다.”면서도 “윤리성과 신뢰문제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밤 최종 결재를 마치고, 복지부는 1일 오전 이를 공식 발표한다. 이번 결정과 관련, 황 박사 연구를 지지해왔던 조계종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용구 조계종 총무원 행정관은 “주지스님들의 결정사항과 달리 조계종은 황 박사 연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측은 “애초부터 체세포배아 복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 승인이 불허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학계는 미묘한 기류 탓에 말을 아끼고 있다. 세포응용연구분야의 한 저명한 교수는 “줄기세포 배양 등 연구분야의 미래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길원평 부산대 교수, 김인규 서울대 의대 교수 등 ‘배아복제를 반대하는 과학자모임’ 소속 205명의 교수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복지부가 연구 재개를 허용하면 한국 과학계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황 박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승인반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승인을 불허할 경우 불교계 일각과 황 박사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발표 직전 복지부와 수암연구원측이 최종 협상을 통해 승인 보류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복지부에 기관 등록을 한 뒤 연구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현재 황 박사가 주도하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미즈메디병원, 차병원 등 6개 기관이 등록돼 있으나, 연구승인을 요청한 것은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차병원 2군데뿐이다. 차병원에 대한 연구승인 여부는 올 연말께 결정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정택·독도 원위치 엇갈린 표정

    미국 지명위원회의 독도 영유권 표기 원상회복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당선결과를 받아든 정치권이 31일 극명하게 엇갈린 표정을 한 채, 정국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정국 대반전의 계기로 삼을 태세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여전히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며 ‘봉합’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분위기다. 두 초대형 사안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력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두 사안의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국 초반의 실정을 극복하는 디딤돌로 삼아 국정 기조에 힘을 실겠다는 의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 사안을 현 정부의 외교적 승리와 정책 추인이라는 성과로 규정했다.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독도 문제가 우리에게 전화위복의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서울시교육감 선거결과에 대해 “서울시민들이 공 후보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 철학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성과는 성과대로 인정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난국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교체를 주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 사안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에 일정한 가속도는 붙겠지만 판을 바꿀 만큼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셈법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독도의 영유권 회복이 이루어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현 외교안보 라인은 큰 실책을 범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관건은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강도다. 향후 야권의 반대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사안을 계기로 어느 정도의 강도와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의 문제다. 민주당은 무리한 추진과 오만한 태도가 재현된다면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공정택 후보의 당선을 정부의 교육정책 지지로 받아들인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한 것이나, 독도 문제에 대해 “미국의 원상회복 조치가 외교라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유명환 외통부 장관도 교체되나

    유명환 외통부 장관도 교체되나

    외교안보라인 문책은 어느 선까지?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안보정책이 실책을 연발하면서 관련 인사 경질 등 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 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가 발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독도의 소유 국가를 ‘한국’에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꾼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최소한 이태식 주미 대사 등 관련자들의 문책성 인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측은 사태의 경위를 파악한 뒤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질이 어느 선이다.’라는 예단은 좀 이르다.”고 밝혀 문책을 넘어 경질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번 사안만으로 주요국 대사를 교체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지명위원회가 이미 1977년 독도를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명칭을 바꿨는데 31년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 대사관에만 물을 수는 없다는 게 청와대 일각의 시각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교체설도 나온다. 특히 독도 문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사건의 책임은 물론이고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 이미 경질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유 장관을 교체할 경우 강만수 재정기획부 장관 등 유 장관과 함께 면죄부를 받았던 경제부처 장관들의 교체 요구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는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후 경질 대상을 대사냐 장관이냐 책임 소재를 가릴 것”이라며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청와대가 여론을 살핀 뒤 이태식 주미 대사나 유명환 장관 중 한 명만 경질하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또 주미 대사관의 경위 파악이 끝난 뒤 실무 담당자를 문책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 10·4선언과 금강산 사건 관련 문구가 모두 빠지게 된 것과 관련, 청와대와 외교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ARF 의장성명 초안에 10·4선언은 빼는 것이 좋겠다고 한 적은 있는 것 같지만 최종적으로 두 개 다 빼자고 한 것은 청와대가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교부 당국자는 “최종안에 ‘10·4선언에 기반한 남북대화’라는 문구가 추가돼 삭제를 요청했고 싱가포르측이 금강산과 10·4선언 둘 다 빼겠다고 해서 서울 본부에 연락해 훈령을 받아 수용했다.”고 말했다. 본부의 훈령은 권종락 외교부 제1차관이 청와대측과 협의, 전달한 뒤 사후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10·4선언 삭제 요구는 청와대 오더가 아니라 현지와 협의한 것”이라며 “대통령께는 리얼타임으로 보고했고 대통령은 알아서 잘 대응하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밝혀 청와대와 외교부가 처음부터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와 외교부가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외교적 망신에 대한 책임을 같이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 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황우석의 재기(?) /오풍연 논설위원

    창고에서 잠을 청하고 쓸개를 씹으며 괴로움을 참고 견디었노라! 언뜻 와신상담(臥薪嘗膽)을 연상케 한다.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 카페 첫 장에 실린 글이다. 이 카페의 회원은 10만명에 이른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관련된 카페만 16개에 이른다. 그가 논문 조작 의혹으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전성기 때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가는 곳마다 인파에 묻혀 사인 공세와 기념촬영에 시달렸다. 그도 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왕 합려(闔閭)는 월나라에 쳐들어갔다. 그러나 독화살에 맞아 죽으며 아들 부차에게 “너는 구천이 이 아비를 죽인 원수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부차는 장작 위에서 자며(臥薪) 복수심을 기른다. 그 뒤 구천을 크게 이겨 회계산(會稽山)에서 항복을 받아낸다. 내외가 포로로 잡혔다가 오나라의 속국이 되기를 맹세하고 귀국한 구천은 자리 옆에 쓸개를 매달아 뒀다. 앉을 때나 누울 때나 이 쓸개를 씹으며(嘗膽) 자신을 담금질한다. 구천은 20년만에 부차를 이겨 그로 하여금 자살하게 만들었다. 사기의 월세가(越世家)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지금 황씨는 옛적 부차나 구천의 심정과 비슷할 게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마다하랴. 그의 이력은 정말로 화려하다. 과학기술부의 제1호 최고과학자가 되기까지 탄탄대로를 달렸다.1999년 2월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젖소(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켰다.2002년에는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만들었다.1년 뒤에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2005년에는 체세포 복제개인 ‘스너피’를 공개했다. 그때마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가짜 논문 작성자로 전락했으니 충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복지부가 황씨의 체세포 배아 연구에 대한 정부의 승인시한(8월2일)을 앞두고 고민중이란다. 보류 땐 지지자의 반발이 부담스럽고, 허용 땐 면죄부를 주는 셈이어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언론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88.4%가 “연구기회를 줘야 한다.”고 찬성했다. 국익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순리일 듯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법조·학계, 삼성판결 장외 법리 논쟁

    법조·학계, 삼성판결 장외 법리 논쟁

    ‘면죄부’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 판결에 대한 장외 법리 논쟁이 뜨겁다. 전환사채 저가 발행과 배정방식이 핵심 쟁점이다. ●같은 사안 다른 판결 삼성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민병훈)는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저가로 발행하면서 기존 법인주주인 삼성물산·제일모직·중앙일보 등에 우선권을 줬는데도 법인 주주들이 이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법인주주들이 속한 회사가 손해를 본 것이지 에버랜드가 손해를 입은 것은 아니며 전환사채의 배정도 주주배정 방식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건희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만을 일부 인정, 유죄판단을 내렸다. 그동안 법원은 전환사채의 저가발행 행위에 대해 회사의 손해를 인정, 유죄 판단을 내려왔다. 회사 자금을 마련할 사정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저가발행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취지다. 2005년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에버랜드 전·현직 대표이사들도 1·2심에서 모두 유죄선고를 받았었다. 또 대법원은 2001년 비상장회사인 맥소프트뱅크 사건에서 불필요한 저가 전환사채 발행에 대해 유죄선고를 내린 바 있다. 맥소프트뱅크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고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대법원은 “발생 당시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었고 단지 주식전환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얻을 의도로 발행했다.”면서 “1주당 적정시가 1만원과 전환가 3000원의 차액인 7000원에 발행주식 20만주를 곱한 14억원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손해발생 위험만으로 기소는 기업활동 위축시켜” 전환사채 저가 발행에 대한 법원의 유죄인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기업사건을 많이 맡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순 자본이 증가하는 것을 손해라고 평가해 범죄자를 만드는 것은 문제”라면서 “손해발생의 위험만으로 특별법을 적용해 기소와 중형선고하는 것은 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도 “기업에 대한 경영이라는 것이 단지 법논리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면서 “법은 법자체로의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번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법대 이철송 교수도 이번 판결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2006년 7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발간하는 ‘인권과 정의’에 “자본거래와 임원의 형사책임”이란 제목으로 2005년 에버랜드 사건의 1심 판결 내용을 비판한 바 있다. 이 교수는 “현재도 당시 게재한 논문 내용의 내용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서 삼성사건의 핵심인 전환사채의 저가발행과 배정방식의 문제에 대해 “전환사채를 저가로 발행해도 회사의 재산은 순수하게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재판부와 같은 논리를 폈다.2005년 사건에서 제3자 배정방식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회사법적 논리에서 제3자에 대한 저가발행이라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 논리 잘 이해 안돼” 하지만 이번 판결을 비판하는 의견도 많다. 중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건의 전개 등을 보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정도로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른 내용”이라면서 “명백한 내용을 자신이 해석한 법논리만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도 “법원은 그동안 임원의 형사책임에 대해 기업에 작은 손해가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것만으로도 유죄 판결을 해왔으며 이는 기업과 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해 왔기 때문”이라면서 “1심 재판부 논리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강대 법대 장덕조 교수는 2006년 10월 법조협회가 발간하는 전문지 ‘법조’를 통해 “회사법적 시각으로 전환사채 저가발행시 회사가 손해를 입지 않는다는 주장은 상법의 관점에서 수용할 수 없다.”고 한양대 이철송 교수 논리를 반박한 바 있다. 장 교수는 또 “주주배정인 경우 저가발행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재 국내 학설과 거리가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주주배정에 대한 저가발행의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배권으로서의 주식에 대해 미국은 적정가로 발행했더라도 무효가 된다.”고 미국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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