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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농업법인의 부동산 투기 등 불·탈법이 도를 넘고 있다. 농업법인은 설립 땐 법인세·등록세를, 토지 매입 때는 취득세 등을 감면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다. 법인을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뒤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격을 부풀려 되판 후 법인을 해산하는 ‘먹튀’ 사례도 허다하다.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농업법인 제도는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따라 1990년 도입됐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사후 관리·감독은 뒷전이고, 그 틈새를 노려 불·탈법이 판을 친다.●‘배임’ 대표이사 포함한 일가 3명 檢 수사 광주의 한 농업법인도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재산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지사는 2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두레농산㈜ 대표이사 한모씨와 계열사 공동 대표 등 일가 3명을 배임과 강제집행면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농업용 저수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서울신문 7월 10일자 23면>이 가려질지 주목된다. 농어촌공사는 2009년 농업법인인 한두레농산이 광산구 수완제(농업용 저수지) 부지 1만여㎡(약 300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9200㎡ 규모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건립 10년 후인 올해 건물 가등기를 설정해 주고, 20년 후(2029년)에는 기부채납받는 조건을 달았다. 저수지 땅 지분은 농어촌공사가 74.2%, 농업법인이 25.8%를 소유했다. 농어촌공사는 20년 동안 연평균 1억여원의 임대료(20여억원)를 받기로 약정했다. 현재 3분의1 정도인 6억~7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두레농산이 가등기를 해 주기로 약속한 10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해 8~10월 채권자들이 무더기로 이 법인 재산을 가압류했다. 이 회사 계열사인 H건설이 89억여원의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역시 이 농업법인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M주택산업과 H레포츠도 34억원과 7억 5000여만원의 대여금 지급을 요청하며 건물에 대한 강제 경매에 돌입했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95억원인 데 비해 법인 빚은 한순간 13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유통센터가 빈 껍데기로 변해 버린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뒤늦게 이 농업법인을 형사 고소한 데 이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적 책임을 묻기로 했으나 채권 회수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론 농어촌공사와 농업법인의 재산권 다툼으로 비친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보면 민간 회사의 탐욕과 공공기관의 묵인·방조·유착 의혹 등으로 얼룩진 복마전이다. 한두레농산이 사업 제안서를 낸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같은 해 3~12월 농어촌공사와 수완제를 공동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저수지 부지 1만 7300여㎡에 유통센터를 건립한 뒤 20년 후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었다. 저수지 부지는 생산녹지지역으로, 농업회사 법인이 아니면 관련 시설물을 지을 수 없다. 관할 광산구는 이를 토대로 2008년 4월 유통센터 건립을 허가했다. 한두레농산은 허가가 나오자 속내를 드러냈다. 같은 해 7월 농업 관련 시설물 이외의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한 저수지 일부인 7260여㎡를 계열사인 H레포츠에 넘겼다. 소유주인 농어촌공사는 사전 토지 사용을 승낙하는 등 H레포츠의 골프연습장 사업을 ‘사실상’ 측면 지원했다. H레포츠는 이어 이 저수지 땅에 대해 체육시설용지로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광산구는 대상 토지의 80%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용도를 변경해 줬다. 특히 저수지에 수익시설인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근 사유지에 대해 수용권까지 발동했다. 감사원은 2010년 “광산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내주고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수용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줬다”며 해당 공무원 징계를 요청했다. 농어촌공사도 이를 눈감았다. 또 엉터리 감정평가로 시세의 3분의2 수준으로 땅(저수지)을 팔면서 6억 2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쳤던 사실이 나중에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설립 당시 총 30억 4000만원 지원받아 한두레농산은 농업법인 설립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7억원, 광주시와 광산구로부터도 각각 6억 5000만원 등 모두 30억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회사는 이 돈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짓고 지하 1층 4271㎡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나머지 1~3층은 농산물직판장과 사무실 등으로 활용했다. 회사는 이어 초창기 1~2년 동안 사업 제안서대로 목적에 걸맞은 농산물 판매 관련 시설로 운영했다. 이후 지하 1층을 제외한 지상층은 마트와 식당 등으로 바꾼 뒤 수익사업에 나섰다. 협약 주체인 농어촌공사나 농식품부·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농업법인 관리·감독 기간은 10년이다. 지자체는 보조금을 지급한 뒤 매년 현장 지도·점검을 해야 한다. 위반사항 적발 시엔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회수 조치해야 한다. ●“실태조사 나서자 법인등기 서둘러 폐지” 그러나 한두레농산은 10년을 몇 개월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됐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어 정확히 10년이 되는 시점인 지난 2월 13일 농업법인 등기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 회사의 대주주는 앞서 증자와 주주 변경을 통해 설립 당시와 달리 비농업인인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지분을 편법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채권자인 농어촌공사 등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라 했다. 심지어 광산구는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해당 건물에 대한 경매개시 내용을 통보받고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 회사는 농어촌공사와 협약한 가등기 또는 기부채납 조건 이행이 불가능해졌다. 농식품부와 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의 관리·감독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등기 폐쇄 전 논밭 대량 매입 등 투기 의혹 한두레농산은 등기 폐쇄 전에 논밭 등을 대량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 법인이나 비농업인이 논밭을 매입할 경우 영농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농업회사 설립 직후인 2008년부터 법인 명의로 유통센터 인근의 논 등 농업용지 수천평을 매입했다. 농업법인이 누릴 수 있는 각종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았다. 회사는 이같이 구입한 해당 지역 농지 등을 골프연습장과 주유소 등으로 개발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11월 전남 곡성군 일대 토지 11만 5000여㎡를 농업회사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비업무용으로 보관해 오다가 최근 특수관계인에게 넘기는 등 탈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회사가 농지법을 위반한 투기 행위를 감추고 당국이 정기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피하기 위해 농업회사 법인등기 자체를 서둘러 폐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초 농업법인 대주주 일가 소유로 넘어간 수완동 저수지 일대의 땅은 매입 당시 평당 62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In&Out] 인보사 사태와 규제 완화/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In&Out] 인보사 사태와 규제 완화/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가짜약 인보사 사태는 한국의 의약품 관리와 허가 체계 전반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우선 이 약은 핵심 성분이 무려 17년간 달랐지만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도 서류로만 심사를 한다면서 교차확인을 의뢰조차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입을 닫았다. 정부, 학계, 기업, 병원 모두 느슨한 점검 과정을 유지했다. 인보사 관련 논문, 연구용역, 정부의 각종 지원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점검하고 확인했다면 ‘가짜약’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허가 과정도 석연치 않다. 이 약은 유전자치료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애초부터 1년간 통증 개선 효과로 허가를 받았다. 표준치료인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치료와의 비교연구도 전혀 없었다. 유전자치료제는 기존 치료보다 현격히 나은 효과가 있어야 허가받을 수 있다는 법 규정도 모두 무력화됐다. 결국 허가 때부터 ‘비싼 진통제’라는 비판을 받아오다 사기극으로 결론이 났다. 이번 ‘가짜약’ 소동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 코오롱티슈진이라는 한 기업의 일탈로만 봐선 안 된다. 2005년 황우석 줄기세포 사기 사건 이후 우리는 최소한 연구윤리와 진실성 추구라는 큰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 당시 학계, 정부, 연관 기업들이 자정 노력을 했다면 이번 가짜약 사태가 재현되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황우석 사기 이후로도 냉정한 비판은커녕 ‘연구 애국주의’와 ‘세계 최초 타이틀’을 부추기는 일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전 세계 허가된 줄기세포치료제 5개(현재 8개) 중 4개가 한국서 허가됐었다. 이들 치료제 가운데 지금까지 미국, 유럽, 일본서도 허가받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인보사도 세계 최초의 유전자조작 세포치료제였지만, 성분이 바뀐 사실조차 한국이 아닌 미국 FDA의 요청에 따른 확인으로 드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국제적 망신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다름 아닌 한국의 느슨한 약품 허가 과정과 연구윤리 때문이다. 이미 2012년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조차 한국의 느슨한 치료제 허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약품들이 한국에서만 허가받고 있다.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단기적인 투기 활성화뿐이다. 문제는 종국에 투기 자본의 ‘먹튀’와 비윤리적인 연구자들이 만연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건실한 바이오헬스 연구 과제와 치료제까지 도매금으로 사장될 수 있다. 규제 완화로 허가받은 약품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규제 완화를 통해 한국에서만 허가받은 바이오 약품이 양질의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을까. 결국 투기 자본의 단기 수익성 추구를 제외하면 누구나 바이오헬스 규제 완화와 느슨한 약품 관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이윤에 눈먼 바이오 기업을 가려낼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바이오헬스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춰 지속 가능할 수 있다.
  • [임정욱의 혁신경제] 스타트업은 약탈자가 아니다

    [임정욱의 혁신경제] 스타트업은 약탈자가 아니다

    한 행사에서 한 발표자가 “스타트업은 약탈자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을 가능하게 한 ‘배달의민족’은 ‘죄악’이라고 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올린 3200억원의 매출은 자영업자들의 고혈을 빼먹은 것이란다. 충격을 받았다. 과연 그런가. 배달의민족은 불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중간에 통행세를 걷는 새로운 약탈자인가. 음식을 스마트폰으로 배달 주문하는 것은 세계적 트렌드다. 짜장면을 전화주문해 배달해 먹는 것이 옛날부터 일상화한 한국에서는 일찍 시작된 트렌드였지만, 이제 미국ㆍ유럽ㆍ동남아ㆍ남미 등에서도 ‘우버이츠’, ‘도어대시’, ‘딜리버루’ 같은 음식 배달 회사들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한국 2위 업체인 ‘요기요’는 독일의 다국적 음식 배달 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에 만든 회사다. 배달의민족이 일찍 시작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가 똑같은 서비스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 업체가 하지 않았어도 해외 서비스가 들어와서 국내 시장을 장악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런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을 편리하게 주문해서 집에서 먹고자 하는 고객을 섬기는 것이 이런 음식 배달 스타트업이 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고객을 음식점과 연결해 준다. 그런데 그 일을 공짜로 해주기는 어렵다. 전국의 음식점 데이터베이스와 메뉴를 디지털화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실시간으로 식당에 알려 주고 또 음식값을 대신 받아서 식당에 지불해 줘야 한다. 이렇게 해서 배달원이 가서 제대로 집을 못 찾거나 음식값을 못 받아 와서 식당이 손해 보는 일을 방지해 준다. 임대료가 비싼 좋은 상권에 있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가게가 더욱 많이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것을 모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배달의민족을 알려야 하니 광고도 해야 한다. 꽤 큰 투자가 들어간다.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나 광고료는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것이다. 이것을 왜 약탈자라고 하나. 광고료를 받거나 6~12%대의 수수료를 받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우버이츠나 도어대시 등 글로벌 음식 배달 서비스는 수수료율이 20~30%이다. 심지어 한국 TV홈쇼핑 채널들이 납품업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은 38~54%에 달했다. 새로운 시도를 해서 기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회사들이 모두 죄악이라면 스마트폰을 만들어 사람들이 종이책에서 떠나게 만들고, 앱스토어를 통해 역시 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애플과 구글도 죄악인가. 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통행세를 걷는 탐욕스러운 자본가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남들이 안 하는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도전하는 창업가에게 투자해 주는 자본이다. 실패하면 돈을 잃는 것을 감수하고 그렇게 한다. 담보를 잡고 돈을 대출해 주는 은행과는 다르다. 배달의민족처럼 성공해서 벤처캐피탈에 큰 수익을 올려 주는 회사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패해 돈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투자 실패가 쌓여 조용히 사라져 가는 벤처캐피탈도 많다. 탐욕스럽다고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실패를 감내하고 투자해 주는 이런 투자 자본이 있어야 혁신이 나온다. 이런 벤처캐피탈이 없었으면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혁신 회사는 나오지 못했다. 창업가를 응원하기보다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분위기도 아쉽다. 25세에 한국에 돌아와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신현성 대표는 이런 얘기를 했다. 폭풍성장해 회사를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했는데 첫 기사가 “천억 벌고 먹튀했다”여서 속상했다는 것이다. 박수쳐 주지 못할망정 이렇게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막는다. 성공한 창업가들이 나와서 젊은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기보다 자꾸 뒤로 숨게 만든다. 항상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문제라고 지적한다면 이런 대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고 그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약탈자가 아니다. 재벌 중심의 한국 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이다.
  • [사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옳지만 지속 가능성도 확보해야

    정부가 어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 정책(문재인 케어)을 2년 동안 실행한 결과 3600만명이 2조 2000억원의 의료비를 덜 썼다고 발표했다. 중증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대책 시행 전에 비해 2분의1에서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소득이 전체 가구의 중간 이하인 경우 본인 부담 상한액을 연소득의 10% 수준으로 내리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 등을 해 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 걱정을 줄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에 전체적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인다는 게 ‘문재인 케어’의 목표”라고 말했다.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7.2%다. 보장성 확대는 반갑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걱정이 크다.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해 건강보험은 지출이 수입보다 1788억원 많은 8년 만의 적자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20조 5955억원이지만, 2026년에 이 적립금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인 초고령사회가 되면 노인 진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반면 건강보험료를 내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다.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불가피하다. 우선 정부의 의무부터 지켜야 한다.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2007년부터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건강보험기금에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예상수입액을 적게 잡아 실제 20%를 낸 적은 없다. 그 결과 13년 동안 미납된 국고지원금이 총 24조 5000억원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8개 가입자 단체는 정부의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3.49% 인상안 논의를 유보했다. 인상안 논의 전에 밀린 국고지원금에 대한 계획안이 나와야 한다. 건강보험료 징수와 지원 시스템도 면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자산가도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 건강보험료를 안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한 임대차통계는 물론 국세청의 납세 정보 등과 정보를 공유해 무임승차가 없는 공평한 건강보험료를 만들어야 한다. 몇 년간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잠시 입국해 지원만 받고 떠나는 이중국적자의 ‘먹튀’, 부당 청구가 만연한 사무장 병원 등에 대한 대책 또한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치열한 노력을 하면서 건강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이 정책의 순서다.
  • 장기체류 외국인 건보 의무가입…새달부터 월 11만원 이상 내야

    40만명 연 3000억원 재정 확보 전망 먹튀 방지… 유학생 최대 50% 할인 다음달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 매달 11만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외국인들의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를 막기 위해서다. 건강보험공단은 7월 16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지역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직장을 다니는 외국인은 건강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지만, 직장을 다니지 않는 외국인은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었다. 이런 허술한 규정 때문에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고액의 진료를 받아야 할 때만 잠시 가입해 적은 보험료로 값비싼 진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도덕적 해이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조치로 약 40만명의 외국인이 지역가입자로 추가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에 새로 편입되는 외국인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11만 3050원 이상이다. 건보공단이 올해 1월부터 보험료 부과규정을 바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의 보험료를 소득·재산에 따라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 평균보험료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는 직장에서 받는 월급에 따라,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는데 외국인은 국내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워 그동안 보험료 책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문제로 이전까지는 외국인 지역가입자에게 국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평균보험료만 부담하게 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조치로 한 해 3000억원의 건보료를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은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건보료를 최대 절반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건강보험 의무 가입으로 부담이 늘게 되자 외국인 유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해서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14만명 가운데 80% 이상은 민간보험에 단체 가입해 월 1만원 안팎의 보험료만 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보험 상품은 실비보험으로 가벼운 질병·부상은 물론 입원치료와 사망 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사망 시 시신을 본국에 이송하는 비용이나 가족이 한국에 오는 비용까지 부담해주는 보험사도 있다. 의료 혜택은 건강보험이 더 크지만 병원 갈 일이 별로 없는 20대 유학생들에게는 건강보험보다 실비보험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건보공단은 외국인 유학생도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하되, 7월부터 5만 6530원 정도의 건보료만 내도록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의도-상암동 잇는 방송영상단지 일산에 조성

    여의도-상암동 잇는 방송영상단지 일산에 조성

    서울 여의도와 상암동을 잇는 방송·영상 제작단지가 경기 고양시 일산에 조성된다. 경기도는 30일 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신청한 ‘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안’을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조건부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도시개발구역 지정권은 해당 지역 시장이 갖고 있다. 가칭 ‘고양방송영상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과 대화동 일대 70만 2030㎡ 부지에 6738억원을 투입해 2022년 까지 조성된다. 경기도시공사가 100% 지분을 투자하는 개발사업으로 방송제작센터(약17만㎡), 업무·도시지원시설(약6만㎡), 주상복합시설(약14만㎡), 공원·녹지·주차장·학교 등의 기반시설(약30만㎡)이 들어설 예정이다. 방송제작센터와 지원시설에는 국내 주요 방송사의 스튜디오는 물론 방송과 영상, 뉴미디어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이 입주한다. 윗쪽은 한류월드와 CJ라이브시티(K컬처밸리), 아래쪽은 고양 장항공공주택지구, 왼쪽에는 일산테크노밸리가 위치하고 있다. 도는 이 지역을 모두 묶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송·영상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심의 통과에 따라 고양 방송영상밸리는 토지 및 지장물 보상, 실시계획 인허가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해 2022년까지 부지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3만여개의 고용창출은 물론 4조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방송영상밸리 개발계획을 승인하면서 공공업무시설을 향후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이른바 부동산 ‘먹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일부 공중파 방송 사례를 겨냥한 것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폐비닐 재활용 실시간 점검 ‘보조금 먹튀’ 방지

    86억 편취 10명 기소… 환경부 전수조사 검찰이 재활용 실적을 허위 제출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지원금을 편취한 업체 대표 10명을 기소했다. 환경부는 ‘재활용 보조금 먹튀’를 막을 대책을 내놨다. EPR은 포장재·제품 생산자에게 회수·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다. 전주지방검찰청은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A씨(59)와 B씨(58) 등 업체대표 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 8월 EPR 재활용 실적인정과정의 의심스러운 사례를 발견해 전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해당 업체들이 2015년부터 3년간 편취한 금액은 약 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날 EPR 재활용 허위실적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실시간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폐비닐 등의 선별·재활용 거래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유통센터는 상반기 중 전국 448개 선별·재활용업체에 차량자동계량시스템을 구축한다. 오는 7월부터는 재활용품을 거래할 때 입출고량 등 재활용 실적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통센터와 한국환경공단에 전송된다. 또 최근 3년간(2016~2018년) 유통센터에 재활용 실적을 제출한 폐비닐 선별·재활용업체 261곳을 전수 조사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문소영 칼럼] 박근혜 정부의 데칼코마니가 안 되려면

    4·3보궐선거에서 ‘0대2’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창원 성산에서 범여권 단일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로 막판 역전했기에 간신히 ‘1대1’이 됐다. 이를 두고 ‘민심의 경고’라고 엄중히 지적하는데, 과연 청와대와 여당은 얼마나 수긍할까. ‘0대2가 됐어야 내년 총선의 보약이 됐을 텐데’ 하는 한탄이 들리는 걸 보면 민심의 경고를 무승부로 안이하게 판단할 수도 있겠다. 최근 젊은 학자를 만났는데, 그는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권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나눠 비교하지만, 그는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데칼코마니 같다고 했다. 김영삼ㆍ김대중 정부는 ‘지역주의 정치의 완성’이다. 대구·경북(TK)이 장기 집권한 한국에서 PK와 호남이 각각 대통령을 배출하며 해당 지역민을 만족시켰다.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는 ‘이념화된 욕망의 추구’로 전자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후자는 진정한 자본의 축적을 향해 각각 달려갔다. 박근혜ㆍ문재인 정부의 키워드는 ‘복고주의’다. 전자는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 등 ‘아버지 박통’과 관련 있는 인물을 등용해 산업화 시대를 소환했고, 후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부 인사를 기용해 그 시절 정책을 복원한다는 거다. 간혹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의 그림자를 만나게 되면, 왜 그런가 하는 의문이었는데, 이 젊은 학자의 분석에서 어떤 개연성을 찾을 수 있었다. 몇 건의 사례를 들겠다. 2016년 3월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불러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구 연설에서 이를 두고 “지금이 여왕 시대냐”고 비판했다. 그랬는데 2018년 봄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 사진을 “존영”이라고 지칭했다. 박근혜 청와대 시스템을 그대로 물려 쓰는 건가 싶었다. 야당과 비타협적인 자세도 닮았다. 정치는 타협이 기본이고 A를 얻으려고 B를 내주게 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로 야당을 불러 식사정치를 한 뒤 소통한다는 홍보 효과만 누리고 야당의 요구는 거의 들어주지 않았다. 2015년 3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여당은 야당의 협조로 공무원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세월호진상조사위 관련 잘못된 시행령을 고치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국회법 개정안을 넘겨줬다. 그런데 박근혜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법 개정안을 무산시키고,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배신의 정치’ 프레임을 씌워 찍어 냈다. 일종의 ‘먹튀’다. 문재인 정부도 ‘최저임금제 속도조절’ 등을 발언하면서도 실제로 야당과 주고받는 정치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만기친람도 유사하다. 장관들은 없고 문 대통령이 거의 전면에 나서 발표하고 지시한다. 박 대통령 때도 그러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큰 틀에서 관리하고 방향을 바로잡아야지 항상 전면에 나서면 곤란하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한다며 울화통을 터뜨릴 것이 아니라 부처가 일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장관들에게 인사권을 주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인사권도 없는 장관에게 공무원들이 충성할 이유가 있겠나. 공기업 인사권 행사에도 장관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내내 공공기관 공석이 제법 많았다. 1년 내내 사장추천위원회를 돌리는 공공기관도 있었다. 이번 정부도 공공기관 공석이 적지 않고 낙하산 인사 논란에 시달린다.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운영법’을 형식적으로 지키면서 낙하산 인사를 남발하는 탓이다. 대안은 여야 합의로 공공기관운영법을 전면 개정하고, 현재 기획재정부가 총괄·관리하는 339개 공공기관을 관련 장관들에게 넘겨주는 방안이 있다. 장관 인선도 바꿔야 한다. 박근혜 정부처럼 70~80대의 초고령 인사를 기용하지는 않지만, 이번 정부도 부패에 덜 물든 40대를 발탁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 뉴질랜드의 30대 여성 총리나 40대 캐나다 총리와 프랑스 대통령 같은 젊은 리더를 한국도 키워야 한다. 괴물을 들여다보다가 스스로 괴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니체를 굳이 인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폐청산을 하면서 스스로 적폐를 쌓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강원 산불’을 완전하게 진화한 능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정부’가 돼야 한다.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건보료 국민 불신 줄이려면 국고 지원 비율 고정할 필요 있어”

    “건보료 국민 불신 줄이려면 국고 지원 비율 고정할 필요 있어”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과 건보재정 안정화라는 막중한 과제를 맡게 됐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재정 문제가 특히 두드러진 상황이다. 2일 ‘문재인 케어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용익(67) 건보공단 이사장을 만나 문재인 케어 달성 방안을 들었다.-문재인 케어, 2022년까지 달성 가능할까. “순조롭게 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선택진료비가 폐지됐고, 4월에는 상복부 초음파, 7월에는 상급종합·종합병원의 2·3인실, 10월에는 뇌 MRI에 건강보험이 적용 확대됐다. 올해도 하복부 초음파, 두경부 MRI 검사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제 남은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문제가 남았다. 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기술적으로 복잡할 것이다. 2022년까지는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진료비가 내려가 서울의 큰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장 우려된다. 의료전달체계 정리가 큰 문제로 남았다.” -건강보험료가 더 오를 가능성은. “애초 건강보험 누적준비금 20조원 중 10조원을 쓰고, 정부지원금을 1년에 5000억원 이상 지원을 받고, 보험료를 연 3.2% 올리는 정도로 재원조달이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현재 그 계획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특별히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할 요인이 생기지 않았다. 올해 보험료 3.49% 인상은 지난해 인상률이 2.04%로 낮게 결정됨에 따라 부족분을 고려한 것이다. 평균 인상률을 3.2% 수준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은 매년 인상률을 3.2%로 똑같이 맞추겠다는 게 아니라 평균치를 잡은 것이다. 보험료 인상률을 3.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왜 자꾸 과소 추계되는 건가. “법 조항이 ‘어떤 것을 기준으로 몇 %를 지원한다’고 돼 있지 않고, ‘몇 %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법조문에 융통성이 있다 보니 받는 쪽의 기대와 주는 쪽의 견해 차이가 있다. 정부 지원 문제는 늘 이 부분이 말썽이다. 기대가 어긋나다 보니 서로 불신하게 된다. 국고 지원이 부족한데 정부는 국고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건강보험료만 인상하느냐는 질문이 늘 나온다. 국민 불신을 줄이려면 정부 지원 비율을 고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이 신뢰한다. 이는 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다. 국회만 합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획재정부도 동의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 3개를 심의 중이어서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회와 예산, 정부 당국을 상대로 정부 지원금 확대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을 퇴출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관제도 도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현재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단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 전문성을 갖췄다. 그러나 직접 수사할 수 없어 검찰이나 경찰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 명의만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화이트칼라 범죄여서 수사하려면 금융자료 확보가 중요한데 기술적으로 어렵다. 어려운 수사여서 경찰이 충분히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이렇게 허점이 있다 보니 사무장 병원이 창궐하는 것인데, 공단에 수사 권한을 주면 본격적으로 수사해 사무장병원이 다 없어지도록 하겠다. 21세기에 불법의료기관, 이른바 ‘돌팔이’ 병원이 한국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해 보니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병원이 약 730개다. 이곳으로 빠져나간 건보재정이 1조원가량은 될 것으로 추산한다. 특벌사법경찰제도가 정비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문제가 여전하다. 해결책은 없을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친인척의 건강보험증을 빌리거나 다른 사람을 사칭해 진료받는 경우다. 주로 건강보험제도가 부실한 나라의 외국인과 교포들에게서 그런 사례가 많다. 또 하나는 한국에서 취업해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외국인이 피부양자라며 고향의 가족을 데려와 진료받게 하는데, 정말 가족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병원에서도 건강보험증 확인을 안 하고 있으니 우선 대한병원협회와 상의해 등록증을 확인하려고 한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자 신고 포상금제의 법률근거가 마련돼 포상금 지급 세부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공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가 있을 만한 상황을 찾아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추진했었는데. “건강정보를 넣은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하면 좋은 점이 많다. 자신의 건강정보가 담긴 전자건강보험증이 있으면 다른 병원에 가더라도 예전에 무슨 치료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도 연구를 많이 했는데 사회적 환경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때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됐고,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다. 시민단체도 전자건강보험증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거나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고령화로 노인장기요양보험률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2020년 이후에는 고령화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도 대폭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노인에게 혜택을 주며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고 요양 시설의 질을 개선해 노후 생활을 보장해 줄 길을 찾는 게 관건이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양쪽에서 ‘지역사회 돌봄 체계’(커뮤니티 케어)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돌봄 체계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투입 비용이 달라질 것이다.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만드는 것은 보건복지 분야의 중요한 과제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센터장 사망 이후 건보공단에서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이는 건보공단만의 일은 아니다. 여러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임세원 교수 사건과 윤 센터장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지나친 업무량, 의사 안전 무방비 상태 등이다.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조정해 준다든지, 수가 항목을 신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의사의 안전과 업무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인프라 확충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현재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공단도 협조하고 있다.” -건강보험 체계 추가 개편은 어떻게 이뤄질까. “이번에 건강보험료 부과 방식을 개편하며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격차를 줄였는데 완벽하지는 않다. 부과체계를 완전히 소득 중심으로 바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보험료를 내게 하는 게 부과체계 개편의 최종 귀착점이다. 이러려면 소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2022년 2차 개편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며, 그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겠다.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의 소득 파악에 좀더 집중하려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용익은 누구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의 설계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대 의대에서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를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다.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공약 수립에 깊게 관여했다. ▲1952년 충남 논산 출생 ▲서울고, 서울대 의대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제19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
  • ‘해투4’ 진경, 이혼 고백부터 유재석 ‘먹튀’ 폭로까지 “예능 봉인해제”

    ‘해투4’ 진경, 이혼 고백부터 유재석 ‘먹튀’ 폭로까지 “예능 봉인해제”

    ‘해투4’에서 진경이 러블리한 매력과 화끈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와 함께 ‘해피투게더4’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해피투게더4’의 수도권 시청률은 5.3%, 전국 시청률은 4.8%를 기록(1부 기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굳건히 했다. KBS 2TV ‘해피투게더4’(해투4)의 지난 21일 방송은 ‘도플갱어’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희순-진경-황우슬혜-윤보라와 스페셜 MC 피오가 출연해 역대급 꿀케미를 선보이며 웃음 폭탄을 안겼다. 이 가운데 진경이 하드캐리한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진경은 데뷔 이후 첫 예능 출연임을 강조하며 “’해투’에 출연한다고 하니 엄마와 언니가 ‘절대 내 얘길 하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어 진경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이라 가족부터 주변인들까지 노심초사 했다는 배경이 전해졌고, 토크가 진행될수록 진경의 블랙홀 매력은 어김없이 시청자들을 홀릭시켰다. 그런가 하면 진경은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진경은 “센 역할만 하다 보니 제작진이 처음에 내가 표현할 ‘나홍주’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경은 “내 안에 러블리가 있었다. 최수종 선배님과도 의외로 잘 어울렸다”며 케미 요정을 주장해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진경은 유재석과의 첫만남 에피소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진경은 ‘유재석의 먹튀’ 현장을 목격했다고 전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진경은 “조혜련과 함께 공연을 했을 때 유재석이 보러 왔다. 초대권으로 관람하면 대부분 무언가를 사 오시는데 유재석은 빈손이었다. 그런데 음료수를 드시는 모습이 사진처럼 남아있다”며 강렬했던 첫만남을 전해 유재석을 쥐락펴락했다. 뿐만 아니라 진경은 김우빈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김우빈의 엄마 역할을 맡았던 진경은 “내 나이에 김우빈의 엄마 역할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님이 극중 김우빈의 ‘친구 같은 엄마’라고 설득했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진경은 “나와 배성우가 동갑인데 김우빈이 나는 엄마라고 부르고 배성우는 형이라고 부른다”며 억울함을 토로해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이날 진경은 쿨내 진동 고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경은 “사실 나홍주처럼 저도 한번 다녀왔다”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끝나고 첫 인터뷰를 했다. 기자님의 ‘결혼 생각 없으세요?’라는 질문에 ‘결혼 생각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싱글’로 기사가 나가버렸다. 시간이 지나니 내가 미혼으로 굳어져 있었다”며 미혼이 아닌 돌싱임을 솔직하게 밝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에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경 배우 조용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홍주랑 찰떡이네요! 매력 철철 넘치심”, “고백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솔직한 모습 응원합니다!”, “드라마에서만 보다가 예능에서 보니까 더 반가워요! 예능 자주 나오시길”, “오늘 게스트 팀분위기 화기애애! 케미 좋은 듯”, “오늘 해투 꿀잼쓰~ 다음주 외국인 특집도 잼날 듯”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KBS 2TV ‘해투4’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 “해외이주 신고 미루세요” 건강보험 꼼수 확산

    [단독] “해외이주 신고 미루세요” 건강보험 꼼수 확산

    지난해 건강보험 7년 만에 적자 전환해외이주 신고제도 구멍에 건보 꼼수규제 강화하자 “이주신고 미뤄라” 조언국민 불만 커질 듯…당장 대책 없어 정부가 최근 ‘건강보험 먹튀’ 방지책을 마련했지만, 일부 재외교포들은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제를 무력화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외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으면 외교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해야 하지만, 신고를 미루면 건강보험 전산상으로는 ‘해외를 방문한 내국인’으로 남아있게 돼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섰는데도, 정부는 이런 ‘유령 내국인’에 대한 실태 파악은커녕 해외이주 신고제도 개선에도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비판 여론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지역가입자로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국내 체류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해외동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이주 신고를 미루라”라고 제안하는 의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해외이주법이 개정되면서 2017년 이후 모든 해외 이주자는 재외공관에 해외이주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조항이 없다. 사실상 개인 양심에 맡겨두는 셈이다. 오히려 신고를 하지 않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 자격은 출국 후 30일 후에 정지된다. 건강보험 전산에 ‘내국인’으로 돼있으면 국내에 들어와 전화 한통으로도 정지된 건강보험 자격을 되살릴 수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국적상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장기 출국 중인 내국인처럼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미주지역 커뮤니티 가입자인 A씨는 이달 초 “해외이주 신고를 하면 건강보험 자격이 상실된다”며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럽 커뮤니티 가입자 B씨는 “영주권을 받으면 건강보험에서 외국인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재외국민이 되면 불이익이 클 것 같아 해외이주 신고가 부담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미주지역 커뮤니티 가입자 C씨는 “덜컥 해외이주 신고를 하면 망한다”며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자격이 정지되고 다시 입국하면 자격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해외이주 신고를 정상적으로 한 해외동포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건강보험을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일반국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줄 수 있다.한 해외 커뮤니티 가입자는 “벌칙도 없는 (해외이주 신고) 규제를 꼭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담당부처인 외교부나 보건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제도 개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누수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유령 내국인’은 전산상으로는 일반 국민으로 돼 있기 때문에 누수액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문제가 드러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해 2월 법무부 기관운영 감사에서 “121명이 국외 이주 목적의 국외여행을 허가받은 뒤에도 5500여만원의 한국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법무부,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2018년 6월 말 기준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약 94만명이다. 이들 중 직장가입자가 7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지역가입자다. 재외국민 직장 가입자는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건보료로 846만원을 납부했으나, 370만원의 보험급여만 받아 재정흑자에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재외국민 지역가입자는 1인당 평균 344만원을 내고 2.3배가 넘는 806만원의 급여 혜택을 받았다. 재외국민 지역가입자가 혜택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그나마 이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혜택을 받은 사례다. 그러나 ‘유령 내국인’은 이 두 사례에도 해당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보험혜택을 받는지 알 길이 없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177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4조 5869억원의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가 보장성 강화 정책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20조원 이상의 누적적립금이 있지만, 제도적으로 누수를 방지하는 대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외국인도 6개월 넘게 체류 땐 건보 가입 의무화

    보험료 체납 땐 재입국 심사 등 불이익 오는 7월부터 국내에 입국해 6개월 이상 체류한 외국인과 재외국민(직장가입자 제외)은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의무 가입해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한국에 들어와 건강보험 진료를 받고 출국해 버리는 이른바 ‘건보 먹튀’를 막기 위해서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 체류 기간이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 데 이어 7월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 머물 때 선택이 아닌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자격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입국 후 6개월 동안 연속 30일을 초과해 국외에 체류하면 재입국일부터 다시 6개월이 지나야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의무 가입이 아니어서 보험료를 아끼려고 건강보험 가입을 미루다가 고액의 치료가 필요할 때 가입하는 이른바 ‘얌체 가입’을 막을 길이 없었다. 건강보험에 가입하더라도 30일 이상 연속 출국하면 지역가입자 자격을 잃게 된다. 외국인의 건강보험료 부담 수준도 높아졌다. 지난 1월부터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는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 포함)의 평균 보험료 이상을 내게 했다. 보험료 체납 땐 불이익도 강화했다. 5월부터 보험료 체납 외국인의 정보를 법무부에 제공해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재입국 등 각종 심사에 반영해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나경원 발언에 유시민 “사시 공부할 때 헌법 공부 안 하나”

    나경원 발언에 유시민 “사시 공부할 때 헌법 공부 안 하나”

    정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12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출연한 유튜브 ‘고칠레오’ 영상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의 무한확대와 극심한 다당제를 초래한다. 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의 헌법 정신에 반한다는 것을 고백하자’는 부분에 대해 “사실에 근거를 결여하고 있다”면서 반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제헌헌법에는 남쪽 인구가 대략 2천만명이 되기에 국회의원은 200명 이상 돼야 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인구 10만명 당 국회의원을 1명 두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헌법 정신에 따르면 인구가 증가할수록 국회의원 정수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헌법에 국회의원 정수는 200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한규정’은 있지만 ‘상한규정’은 없다”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례대표제 폐지 발언과 유사할 정도로 헌법정신이나 내용에 대한 무시 또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은 “사법시험을 공부할 때 헌법 공부를 안 하느냐”고 꼬집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다. 알다시피 나경원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법을 몰랐다고 하면 정말 부끄러워 해야 되는 것”이라면서 “헌법은 모든 법의 근간이기에 헌법 정신에 위배되게 법을 해석할 수 없다. 헌법은 아주 기본이다”라고 답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에 “기본을 안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주민 최고위원은 방송이 나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발언 일부를 정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제헌헌법은 제헌의회를 구성하여 제헌의회에서 만들어졌는데, 제헌의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인국 10만명당 1명의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고 하여 그렇게 제헌의회를 구성했다”면서 “당시 인구가 대략 2000만명이었기에 선출된 국회의원은 198명이었다. 그러한 정신이 계속 이어져서 현행 헌법에 국회의원의 정수를 200명 이상으로 한다는 하한 규정은 두되 상한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늘면 그에 따라 국회의원 수가 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제헌헌법에서부터 명확히 그런 규정이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틀리게 말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유시민 이사장과 박주민 최고위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최저임금을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2015년 독일이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미국과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럼 이 나라들이 전부 사회주의인가. 실패한 정책이라면 왜 확대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시민 이사장도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하고 있는 시기에 (최저임금을) 법으로 제정한 것이고, 내각제인 독일 연방의회에서도 보수당인 기민당이 다수당이자 제1당”이라면서 “독일의 집권 보수당과 메르켈 총리가 사회주의 정책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에게 메일을 보내서 ‘귀하가 도입한 최저임금 정책은 사회주의 정책인가? 실패했다고 우리나라 제1야당 원내대표가 말하는데, 왜 실패했느냐?’고 물어볼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주민 최고위원은 “그래서 한국당에 외교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은 위헌”,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가짜 비핵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 “먹튀·욜로·막장 정권”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이어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 선거제 등 패스트트랙 총공세… 한국당 “입법 쿠데타”

    사법개혁안·공정거래법·검경수사권 등 여야 합의 쉽지 않은 10개 법안도 추진 야 3당과 ‘한국식 연동형 비례제’ 공조 더불어민주당이 7일 선거제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공정거래법 등 10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면 국회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고 경고해온 자유한국당은 “사상 초유 입법부 쿠데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혁안을 확정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공조해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되 준연동제·복합연동제·보정연동제 등 ‘한국식 연동형 비례제 3모델’ 중 하나의 모델을 확정해 야 3당과 협상할 방침이다.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는 “구체적인 협상안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리해 당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반대로 여야 합의가 쉽지 않은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민투표법, 국가정보원법, 행정심판법 등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했다. 한국당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 야당을 패싱하면서 선거제도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사상 초유의 입법부 쿠데타”라고 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려면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는 분권형 권력제도 개편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선거제 개편안만 올려놓고 ‘먹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30일간의 3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새 외교통일위원장에 윤상현 한국당 의원을, 새 예결특위 위원장에 황영철 한국당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공중보건장학제 시범사업 새달 시행… 먹튀엔 속수무책

    공중보건장학제 시범사업 새달 시행… 먹튀엔 속수무책

    공공병원·보건의료원 의사 충원 차원 1인당 연간 2040만원 장학금 지원 졸업후 공공의료기관 2~5년 의무복무 국립공공의료대 2022년 개교 준비 분주 ‘지역사회 의료 역량’ 갖춘 의대 드물어 기준 충족 대학 11곳뿐… “사립대 지원을”올해부터 공중보건장학제도 부활과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 등 공공 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교육 정책이 본궤도에 오른다. 공공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하는 조건으로 정부가 장학금을 지원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 시범 사업이 다음달부터 시행되고, 국립공공의료대학 2022년 개교 시간표를 맞추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먼저 공공의료기관의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의대 졸업생들을 공공의료로 유인할 실질적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공공의료 기피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17년 기준으로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에서 일하는 의사는 전체의 약 11%다. 25일 전국의 지역거점공공병원과 보건의료원의 부족한 의사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공중보건의를 제외하고 286명이 더 필요하다. 공공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지방 소재 의료원은 수도권 의료원보다 연봉이 두 배 높은데도 특정 진료과목의 의사를 구하지 못해 진료를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공공병원의 의사 인력 현황을 보면, 경기·전남·전북·충남·경북 등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의대생 중 여학생이 증가하면서 2012년 이후 의료취약지 의료 공백을 메워 온 공중보건의(대체복무) 수가 평균 5000명대에서 3600명 수준으로 급감해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정부는 중단기적으로 부족한 인력을 메우려고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도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운용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서 장학금을 조기에 상환하고 의무 복무를 꺼리는 바람에 1996년에 중단됐다. 장학생을 선발해 한 사람당 연간 2040만원을 지원하고 졸업 후 2~5년간 공공보건의료 업무에 의무 복무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는 과거와 유사하나, 선발한 학생에게 공공의료를 집중 교육한다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장학금 상환 후 의무복무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를 방지할 뾰족한 수단은 없다. 공중보건장학을 위한 특례법에 따라 의무 복무를 하지 않으면 정부가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제재라는 비판이 적지 않아 보건복지부도 개정을 검토 중이다. 공중보건장학제도가 중·단기 대안이라면 국립공공의료대 설립은 역학조사관을 비롯한 전문 공공의료인을 길러내기 위한 장기 대안이다. 국립의과대학이 공공 의료인 양성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지만 공공 의료에 특화한 교육과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의사들이 의료 취약지인 지방 공공의료기관에는 근무하길 꺼려 한계가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국 40개 의대·의전원 중 ‘지역사회 의료 역량’을 졸업 기준에 포함하는 대학은 11곳뿐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한 공공인력을 모두 확보할 수 없어 최소한 국립의대가 의무적으로 지역의료 필수선택 교육과정을 도입해 권역 내 공공의료 교육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원하는 사립대학도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시골로 가는 의사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국립·민간 의대에 투자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비용적으로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준섭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기존 대학이 광역시 단위까지 지역 인재 배출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더 밑의 단위까지는 확산하지 못했다”며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국립공공의대처럼 특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통용항공, 일자리 새로 만드는 틈새시장이야…몇가지만 해결되면”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통용항공, 일자리 새로 만드는 틈새시장이야…몇가지만 해결되면”

    조일현 협회장이 말하는 ‘비행기 택시’ 시대“‘비행기 택시’ 시대가 곧 온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비웃어요. 1960~70년대,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닐 때 자동차 판매장이 고무신 파는 가게보다 더 많을 날이 올 거라고 상상이나 했느냐고 되묻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조용해집니다. 비행기 택시 시대는 가만히 있어도 올 수밖에는 없는 시대적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빨리 시작하면 더 큰 시장을 차지할 수 있지요.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더욱 필요해지고.” 민간용 경비행기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통용항공산업발전협회’가 한국과 중국 사이에 협약을 맺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5일 조일현(64) 초대 협회장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조 협회장은 17대 국회의원 시절 국회 상임위원회인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베이징대학에서 중국 공산당을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통으로 통한다. 한국통용항공산업발전협회는 지난해 11월 발족했고, 중국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소프트랜딩에 탄력이 붙었다. “韓통용항공, 국가적 추진 中겨냥 신생 분야시진핑 ‘비행기’ 시대 개척 야심찬 계획 추진내년까지 경비행기 5천기, 비행장 8백곳 확보”- 통용항공이란 말이 낯설다. “통용항공(通用航空)이란 말은 중국에서 만들어 사용하는 용어인데, 우리는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해 이를 가져와 사용하고 있습니다. 군사와 대형 항공 서비스, 항공 수송을 제외한 것으로 영어로는 ‘제너럴 에비에이션(general aviation·GA)’이라 통칭합니다. 보통 4인승에서 100인승 이하의 경비행기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손님을 부정기적으로 실어나르는 택시, 스포츠 및 관광 사업뿐만 아니라 대규모 농장에 하는 농약살포도 통용항공 산업에 포함합니다. 우리나라엔 개념만 들어온 신생 분야이지요.” - 전 세계 통용항공의 규모는.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 먼저 통용항공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36만대의 통용 항공기가 있고, 미국이 21만대를 보유하고 있지요. 중국엔 3000여 대에 불과합니다. 중국이 2020년까지 경비행기 5000기를 확보하고, 2021년부터 비행기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랍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중국 항공여객 시장은 2016년 5억명에서 20년 뒤인 2036년에 15억명으로 3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예컨대 중국 통용항공기가 3만대 필요할 때 우리가 1만대만 공급한다고 하면 그게 어딥니까. 우리가 차지할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과거 정주영 회장이 울산에 현대차 공장을 세울 때 한국 자동차시장 크기를 알았을까요. 저도 그런 심정입니다.” - 중국 통용항공 시장, 잠재력이 무섭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용항공을 미는 것도 다 까닭이 있습니다. 장쩌민 전 주석은 ‘마이카’ 시대를, 후진타오 전 주석은 ‘고속철’ 시대를 열었지요. 이에 시 주석은 ‘비행기’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합니다. ‘중국 제조 2025’에서 통용항공을 10대 육성전략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통용항공이 고속철도망을 까는 것보다는 더 경제적입니다. 내년까지 경비행장을 전국 800곳을 갖추기로 하고 한창 공사 중입니다. 몇 년 이내에 경비행장이 1000곳이 넘을 겁니다. 중국에서 제대로 된 통용항공 시대가 꽃피우기 위해서는 경비행기 수만 대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중국 파트너(중국 통용항공산업발전협회)에 따르면 경비행기를 사려는 중국 사람이 30만명에 이르고, 조종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은 100만명이라고 합니다. 또 중국 각 성에서 조종사 면허 발급기관을 확보하는 중이라고도 하더라고요.” “1953년 첫 자체 기술로 ‘부활’ 제작‘반디호’는 ‘하늘을 나는 페라리’ 극찬산업화 ‘실패’ … 하늘길 열리지 않아개발 대기업…생산은 중기 영역 문제”- 의욕만으로 진출할 수 있나. 우리의 항공기 제조 수준은. “물론입니다. 현재도 수원에 있는 베셀은 2인승 항공기(KLA100)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시속 200km로 14시간 비행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경비행기 제조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습니다. 66년 전인 1953년 10월 대구에서 국산 경비행기 1호인 ‘부활’을 만들어 시험비행에 성공했습니다. 1991년에는 순수 국산 경비행기 2호인 ‘창공91호’를 개발했지만,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산업으로 연결하지 못했지요. 1993년 국산 3호기인 ‘까치’를 제작했지만, 후속 투자가 이어지지 않아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도 진행되면서 경비행기 제작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괄목하게 습득했습니다. 2001년 9월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4인승 ‘반디호(firefly)’ 선진국 경비행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 경비행기 제조 역사를 보면 연구원들의 피와 땀, 눈물, 목숨이 배여 있지요. 한국 제품은 완성도가 높고 안전하면서도 다른 선진국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중국이 보는 겁니다. 그래서 거래를 하고 싶어하지요.” - 항공기 제조 기술은 상당한 데, 산업화 실패 원인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만든 반디가 2004년 남북극을 경유하는 세계 일주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이를 몰았던 미국 탐험가 거스 매클라우드(64)는 반디호를 ‘하늘을 나는 페라리’라고 평했습니다. 민간 항공기로는 최초로 미국에 수출도 됐습니다. 2011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KC-100(나라온)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기준을 다 통과했고요. 그러나 역시 산업화는 실패했습니다. 이런 제조 도면은 모두 책상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지요. 판로 개척을 못 하면서 산업화에 실패한 겁니다. 거기에는 ‘하늘길’에 대한 문제도 있고. 경비행기 개발은 최소 1000억원이 들어가는 대기업 영역입니다. 그런데 대당 4억~5억원 정도 주문받아 생산하는데, 그 부분은 중소기업이 할 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선진국도 잘 못 합니다. 한국이 경비행기 만든다고 해도 군사용이나 대형 항공기가 아니어서 선진국은 국가 차원에서는 별로 신경도 안 씁니다. 날개를 접어 주차장(격납고)에 보관하는 등 첨단 기술이 들어간 것은 이들 국가가 보호하지만.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진출하려도 경비행기 제조 기술이 없습니다. 한국에겐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틈새시장이 될 겁니다.” “정부 지원 없으면 ‘대장간’ 수준 못 벗어나항공 관제 문제, 계기판 인증 문제 해결 시급韓지역별 준비 시급 … 싱가포르도 올해 시작”- 통용항공에 언제부터 관심을 뒀나. “국회 건교위원장을 지낼 때 선진국과 공항 관계자들로부터 ‘비행기 택시’ 시대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인이던 2016년 8월 경남 양산의 자택을 찾아갔습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 되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 싶다. 남북이 하나가 되어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때만이 한반도는 당당한 미래를 열 수 있고, 영원한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위하고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공유와 동질성 회복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쉬운 왕래와 진정한 교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빠른 왕래와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한 말씀을 듣고 통용항공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최근 남북 관계가 급속화되면서 더욱 필요해졌고요.” - 자동차는 정부가 길을 닦아줬는데, 활주로는 어떻게. “도로 건설 비용으로 활주로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자동차 길은 산도 뚫고 강도 메워야 하지만 경비행기 활주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짧아도 됩니다. 경비행기 활주로는 길이 200m 이내면 충분하지요. 민간영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관제 문제 해결이 시급합니다. 무엇보다도 비행기 제조에서 제일 어려운 게 계기판인데…. 경비행기에 장착될 계기판과 관련해 인증기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제조와 정보통신(IT) 기술이 우리가 세계 최고이니 계기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분야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이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증받아야 합니다. 인증기관 만드는 것만 해도 정부가 크게 도와주는 겁니다.” - 정부 할 일도 많다. “통용항공은 정부가 관심을 두고 집중하지 않으면, 민간에만 맡겨서는 ‘대장간’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작은 싱가포르도 올해부터 비행기 택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도 전국을 지역별로 어디에 어떻게 비행기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지 준비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비행기는 로봇이 못 만듭니다. 거의 전부 사람 손이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기술집약적이면서도 일자리 창출도 많은 분야인 셈이지요. 그러기에 서둘러야 할 일입니다.” “‘中기술 먹튀’ 우려? …‘당연’안주 말고 경쟁력 확보 노력도中과 교류 확대로 신뢰 쌓아야”- 협회가 할 일은. “현재 국내에 경비행기 제조와 관련된 업무를 정리하고 관리하는 곳이 없습니다. 이게 우리 협회가 할 일이지요. 각 분야의 전문 기술과 지식을 엮어서 하나의 토대를 만들고 또 협회에서 구축한 기반을 토대로 회사를 세우거나 합작 회사를 만들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정부나 중국을 비롯한 대외 창구 역할도 하고. 제조·정비·조종사 양성·부품공장 계열화 등 꿰맬 일이 많습니다. 현재 20개 기업이 등록돼 있는 데 협회가 출범했다고 하니 문의가 많아. 그리고 경비행기 제조에는 대략 6000개의 부품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후방산업 효과도 막대합니다. 그리고 중국 조종사들을 교육도 우리가 하게 할 계획입니다. 중국에서 딴 조종사 자격증으로 외국에서는 경비행기를 몰 수 없거든요. 한국에서 딴 자격증은 국제운전면허증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다 인정해 줍니다. 중국인들이 그걸 노리고 있습니다.” - 통용항공, 다른 활용 가능성은 많겠다. “사실, 이국종 교수가 말하는 ‘닥터 헬기’는 갖췄다고 해도 평상시엔 사고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응급헬기를 지역별 비행기 택시회사에 위임사항으로 주는 겁니다. 이걸 중국 시 주석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읍급 콜’이 들어오면 이 회사에서 바로 출동하는 겁니다. 중국은 한국 기술로 병원 응급실이 탑재된 헬기를 만들고, 의료진이 탑승하는 한중일 3국 해상재난 체계를 갖추자고 제안한 상태입니다. 중국이 그런 해상재난 헬기를 다 사주겠다는 겁니다. 이거 한대 가격이 얼마인줄 아세요? 600억~700억원입니다. 중의학이라는 게 응급상황에서 별로 쓸모없고, 한국 의료기술은 세계 수준인 것을 중국이 잘 알기에 이런 제안을 한 겁니다.”- 중국의 ‘기술 먹튀’가 우려된다. “중국의 항공 기술은 세계적입니다. 군사용이나 대형 항공기 제조 수준은 거의 미국이나 유럽 수준의 90%에 달했습니다. 드론은 오히려 더 앞섰고요. 다만, 경비행기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뒤처졌져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특허가 다 끝나 단종된 ‘세스나’를 만드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비행기 기술도 중국이 금방 습득할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잡힐 우려도 있지만, 우리도 끊임없이 노력해서 경쟁력을 갖춰야지, 여기에서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산업을 막 시작하던 시절, 현대나 기아차가 미국에 공장을 지어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습니까. 경비행기도 미국에 진출할 날이 올 겁니다.” - 그래도 너무 중국 의존적이다. 중국, 과연 믿을 만 한가. “시진핑 정부가 확실하게 밀고 있으니, 통용항공은 시간만 지나면 궤도에 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요한 경비행기를 한국이 생산하면 다 사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제품이 완성도가 높고 안전하면서도 다른 선진국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조건에서 말이죠. 이런 제안을 한 파트너인 쉬창둥(徐昌東·67) 중국 협회장은 시 주석이 애지중지하는 인재입니다. 그의 부친이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하던 이승만 전 대통령과 같이 한 인쇄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충남 예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참배합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일부러 찾아가 아들과 손자까지 3대가 함께 고개 숙여 참배했습니다. 그 전에도 두어번 와서 참배했지요.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과 감정을 갖고 있지요. ‘한국 사람은 중국 사람을 못 믿고, 중국 사람은 한국 사람을 안 믿는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교류를 통해 서로 확인했고,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요.” “베이징대 박사학위 조기졸업에 한문 실력 발휘어릴 적 가난해 서당 3년 다녀…高2때 군 입대도‘봉이 김선달’ 놀림감 생수도 산업화 성공 전력” - 중국에 대해 얼마나 잘 아나. “개인적으로 내가 박사학위가 2개인데 하나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딴 겁니다.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지고 2000년 중국에 갔지요. 가서 지내보니 ‘밥값보다 통역비’가 더 들어요. 그때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 과정 모집을 보고 ‘저기 들어가면 말은 배울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지원했지요. 중국정부론을 전공했는데, 이게 사실은 중국 공산당을 연구한 겁니다. 옛날에 서당에서 한문 공부한 게 큰 효과를 봐서 2년 반 만에 조기졸업했습니다. 고생도 무척 많이 했는데…. 학위 수여식에 총장이 불러서 가니 나 혼자입디다. 총장이 ‘100년 역사에 정식 조기졸업한 학생은 두 번째’라고 하더라고요. 2004년 한국 돌아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고, 그해 7월 졸업식장에 갔습니다. 중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할 때 직접 베이징대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요. 파견교수 자격으로 학생들 점수를 직접 매겼습니다.”- 서당을 다녔다고? “난 화전민의 아들로,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안이 너무 어려워, 할아버지가 하시던 서당에서 3년간 한문을 배웠습니다. 그게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 밟을 때 정말 요긴하게 쓰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러다 세 살 아래 동생들과 중학교, 고등학교에 같이 들어갔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소집영장’이 나와 군대 갔습니다. 군 제대하고 3학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고…. 25살이던 대학교 2학년 때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1500만원 싸들고 선관위 등록하러 갔었습니다. 그때 소 한 마리 값이 30만원이던 시절이야. ‘나이가 적으니 대학교 졸업하고 출마하라.’면서 후보 등록을 안 받아줬어….” 비행기 택시 서비스가 어찌 보면 황당무계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사서 마시는 생수 판매도 당초에 허무맹랑한 사업처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생수 판매도 조 협회장이 양성화에 앞장섰던 사업이었다. “1990년대 초쯤이었는데, 생수 판매를 허가하자고 하니 ‘봉이 김선달’이니 ‘국민 위화감 조성’이니 하면서 엄청 반대가 많았습니다. 당시 수출용으로 생수를 판매하는 것은 괜찮다고 허용된 상태였습니다. 주로 미군 PX에 들어갔지요. 업체는 물통 배달료만 받고, 허가 품목도 아니어서 정부가 수질 검사를 못 했습니다. 그게 오히려 맹점이어서 수질이 엉망이었던 것이지요. 결국 판매를 양성화·산업화시켰고, 국민은 더 깨끗한 물을 마시게 됐습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허술한 국적법·의료행정에… ‘검은머리 외국인’ 오늘도 건보 먹튀

    허술한 국적법·의료행정에… ‘검은머리 외국인’ 오늘도 건보 먹튀

    국적 상실 신고 않으면 내국인 동일 적용 한달 안에 미신고 땐 과태료 5만원만 부과 최근 6년간 건보증 대여·도용 29만건 적발 건보공단·정부·관계기관 합동대응 필요외국인이 한국에 단기 체류하며 건강보험 진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해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해야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지만 국적법의 허점과 건강보험증 본인 확인을 하지 않는 허술한 의료행정 시스템을 악용한 건강보험 무임 승차까진 막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법무부, 외교부 등 관계 기관의 합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한인커뮤니티에서는 ‘(외국) 시민권을 따고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입국 다음날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서울신문 2월 16일 보도>는 이른바 ‘꼼수 팁’도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8일 “내국인이었던 사람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서류상 한국 국적이 그대로 살아 있어 내국인과 똑같은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적법 제15조에 따라 한국인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그때부터 ‘외국인’이 된다. 다만 국적상실 신고를 할 때까진 한국 국적이 그대로 남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국에서 우리나라에 그 사실을 통보해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본인의 국적상실 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리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적상실 신고가 바로 이뤄진다면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당 이용도 막을 수 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1개월 내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5만원 이하 과태료만 부과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입국당국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가운데 출국할 때는 미국 여권을, 입국할 때는 한국 여권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적발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굳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국내 친인척의 건강보험증을 도용하는 이들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3~2018년) 외국인을 포함한 6585명이 건강보험증을 도용하다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29만 4722건이다. 한 사람이 수차례 건강보험증을 도용했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71억 5100만원의 건보재정이 빠져나갔고, 이 중 46.8%인 33억 4600만원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증을 대여하거나 도용하는 부정 사용을 막고자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추진했으나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혀 더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 병원이 건강보험증 본인 확인을 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의료단체 등이 “보험자인 공단이 해야 할 일을 떠맡긴다”고 반발해 무산됐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병원이 본인 확인만 해도 건보재정 누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건강보험증을 빌려준 사람에게도 부당이득금에 대한 연대 책임을 묻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한국은 좋은 나라” 美교포 ‘건강보험 먹튀’ 파문

    [단독] “한국은 좋은 나라” 美교포 ‘건강보험 먹튀’ 파문

    “건강검진도 공짜…우리나라 너무 좋아”미국 여성 영주권자, 최근 건보 허점 공개교포들 “편법 진료 한국에 신고해야” 비판해외이주 신고해야 확인…제도적 보완 필요최근 정부가 외국인과 재외동포 대상의 ‘건강보험 먹튀’ 방지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미국 교포사회에서 공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대다수 해외 교민들은 “고국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한국 건보공단에 신고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로 일부 사례는 재외동포의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어 근본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서울신문 제보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자로 추정되는 여성 A씨는 최근 한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에 “건강보험에 관해 내가 알게 된 정보를 알려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법이 바뀌어서 한국에서 6개월이 지나야 (건강보험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었는데, 결과만 말씀 드리면 남편과 저 둘 다 바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18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최소 체류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과 재외동포는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단기체류하면서 값비싼 건강보험 진료나 수술을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재정 적자는 2013년 935억원에서 2017년 197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외국인 직장가입자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 기준으로 2490억원 흑자다. 유독 건강보험 먹튀 사례가 많은 외국인 지역가입자를 위해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 규제를 손쉽게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A씨는 “건강보험공단에 대표전화로 연락하면 주민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는데, 저희는 유학생으로 나왔다”며 “유학생이나 관광비자로 온 분들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고 바로 국적상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입국) 다음날 바로 건강보험에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처음부터 한국에서 이민으로 나간 분들은 영주권자여도 (건강보험 혜택을 바로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보통 가족들의 건강보험에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걸 정지시킨 것이었는데 도착 즉시 전화해서 풀면 바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행정안전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뒤 출국해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현지에서 영주권, 시민권을 취득한 뒤 외교부(재외공관)에 해외 이주 신고를 한 사람 중심으로 이주 여부를 파악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국적상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장기 출국 중인 내국인과 같이 관리된다”며 “내국인이 1개월 이상 출국하면 급여정지 대상이고, 재입국해 급여정지 해제신고를 하면 입국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주장대로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자격을 정지시켰다가 바로 풀 수 있는 허점이 있는 것이다. A씨는 이런 허점을 악용해 ‘국가건강검진’ 방법까지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년마다 건강보험에서 종합검진을 무료로 해주는데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까지도 무료로 된다”며 “건보공단 직원이 당신의 주민번호로 정확하게 다 알려준다”고 전했다. 심지어 그는 게시글에서 “(상담원에게) 내가 시민권자인데 어떻데 가능하냐고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절대 공항에서 국적상실 신고 하지말고 건강보험에 연결해놓고 하라고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건보공단 상담원이 실제로 A씨에게 이런 꼼수를 알려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우리나라 너무 좋다. 친절하고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알아봐주고 복지가 너무 좋은 것 같다. 남편은 시민권 딴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글이 공개되자 교포사회에서는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이 내용을 서울신문에 제보한 B씨는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은 한국 국적 상실 신고를 의무화해 한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보도라도 나오면 해당 부처가 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해서 제보한다”고 밝혔다. 미시 USA에도 A씨의 행동을 질타하는 의견이 빗발쳤다. 한 미국 교포는 “그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고 6개월 체류할 것도 아닌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것은 잘못 아니냐”며 “이런 정보는 (교포들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포는 “한국에서 20년 동안 세금 한푼 안 냈으면서 불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이나 받을 생각을 하느냐”며 “편법, 불법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조치해달라고 한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앞치마 대신 머리띠”…명절 직전 해고된 여성노동자들

    “앞치마 대신 머리띠”…명절 직전 해고된 여성노동자들

    LG협력사 여직원 44명 대거 해고…사측, “청산 절차”노동자들, “회사 여력 있으면서 자기들 살 궁리뿐”“명절에도 매번 특근하면서 회사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LG전자의 납품 협력사인 신영프레시젼에서 12년을 일한 박모(54)씨는 “회사가 명절 연휴를 틈타 설비를 반출할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 때 오더(주문)가 몰려 차례 음식도 제대로 못 만들겠다”던 과거 하소연과는 전혀 다른 걱정이다. 휴대전화 케이스와 조립품을 생산해온 이 회사는 최근 회사 청산을 결정하고 여성노동자 44명을 대거 해고했다. 박씨는 해고통보를 받은 노동자 중 한명이다. 3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신영프레시젼 공장 곳곳에는 ‘신영프레시젼은 먹튀 청산 즉각 중단하라’, ‘우리 손으로 일궈온 회사 누구 마음대로 청산하냐’ 등의 플래카드가 펄럭거렸다. 공장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본사 건물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다. 신영프레시젼은 지난해 7월 경영상의 이유로 159명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73명의 여성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한다. 지난해 12월 17일 복직에 앞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촉구하던 가운데 회사의 청산 추진 소식을 알게 된 노동자들은 곧장 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회사는 지난 1월 21일 이들을 복직시켰지만 3시간 후에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문자를 보냈다. 지노위 판정에 불복하게 되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복직을 시킨 후 다시 명예퇴직 권고를 한 것이다. 13년 간 이곳에서 일한 김모(55)씨는 “7월 정리해고를 할 때 미안하다는 말도 한마디 없었다”며 “복직을 시켜놓고 3시간 후에 명예퇴직신청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노동자들은 명절을 앞두고 회사가 공장에서 설비를 빼내가려고 하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비가 빠지면 이후 공장을 정상화하기가 어려워진다. 박씨는 “우리의 피와 땀이 묻어 있는 기계인데 어떻게 내다 팔라고 가만히 놔두겠느냐”며 “여기서 24년을 일하며 청춘을 바친 동료들도 있다”고 억울해했다. 다른 여성 노동자들도 “40~50대 주부들이 많아 명절에 제사준비를 해야한다”며 “여기 남아서 농성하는 사람도, 집에서 불편하게 일해야 하는 사람도 모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영진이 충분히 능력이 되면서도 회사를 청산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신영프레시젼 노조에 따르면 신영프레시젼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1400억이 넘는데 이 중 750억 이상이 회장 일가에 배당됐다. 노조는 신영프레시젼의 이익잉여금만 750억이 넘는 만큼 청산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회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신영종합개발이라는 골프장개발 회사에 470억을 투자했다. 이희태 노조 분회장은 “회사가 사업다각화나 설비투자 등 노력을 하지 않고 많은 액수의 돈을 골프장에 투자하면서 재정상태가 안 좋아졌다”며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경영자로서의 의무는 방기한 채 노동자들에게 위기를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영프레시젼에서 13년을 일한 김모(51)씨는 “저희한테는 회사가 어렵다면서 1원도 아끼라고 해놓고, 그 돈 다 벌어서 골프장에 갔다줬다”며 “그동안 우리가 속았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더 이상 요구할 수 없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며 “회장은 여성노동자들을 다 내쫓고 자기네들 살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굴뚝 위 사람들이 426일 만에 땅을 밟았다. 그사이 계절은 겨울·봄·여름·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이 됐다. 섬유회사인 파인텍 노사가 지난 11일 극적으로 해직 노동자의 고용 승계에 합의하면서 홍기탁(46) 전 지회장과 박준호(46) 사무장의 목숨 건 투쟁도 끝났다. 이들은 왜 75m 굴뚝 위에 올라가야 했으며 내려오기까지 왜 426일이나 걸린 것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두 차례 굴뚝 고공농성 배경과 과정을 되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겨울, 투쟁의 시작… 세 번 불 꺼진 공장 파인텍 사태의 뿌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전 지회장 등 굴뚝 농성을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조합원 5명은 경북 구미의 한국합섬 출신이다. 한국합섬은 당시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로 생산직 노동자 800여명을 고용한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화학섬유산업 침체와 중국산과의 경쟁, 과잉 투자 등이 겹치면서 2004년부터 경영난에 빠졌고 2006년에는 생산직 절반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해고자들은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고 기억한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는 2006년 3월부터 공장 점거에 돌입했다. 한국합섬은 2007년 결국 파산했지만, 노동자들은 남아 있는 제2공장을 지키기 위해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 갔다. 104명의 조합원이 불 꺼진 공장을 지킨 지 5년이 지난 2010년, 인수 기업이 나타났다. 옥외광고용 섬유 제조사인 스타플렉스였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고용·노조·단체협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당시 자산가치 800억원의 공장을 399억원에 인수했다. 상호도 ‘스타케미칼’로 바꿨다. 그러나 공장에 돌아왔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가 “적자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며 1년 7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당시 인수 후 적자 폭이 차츰 개선됐지만 새 노조가 들어선 뒤 급여 조건 등을 이유로 파업했고 이 여파로 월 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5년간 적자를 애초 예상했음에도 가동을 조기에 중단한 건 공장을 팔고 ‘먹튀’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의 반발은 폐업을 막을 수 없었다. 2013년 1월 3일 시무식에서 김세권 대표는 폐업을 선언했고 노조 집행부도 권고 사직안을 받아들였다. 직원 168명 중 28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2014년 5월 26일 사측은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 다음날 해고자복직투쟁위 대표를 맡았던 차광호 현 파인텍 노조 지회장은 공장 매각 중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45m 높이 굴뚝에 올랐다. 차 지회장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첫 번째 굴뚝 농성이었다.봄, 408일 1차 굴뚝 농성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차 지회장이 굴뚝에 올라갔지만, 사측과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농성 89일째 시민들이 모인 ‘희망버스’만이 굴뚝을 찾아 농성 상황을 전국에 알렸다. 고공 농성 200일이 지나서야 노사 간 교섭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노조는 “스타플렉스가 해직자를 직접 고용해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농성 407일째 되던 날, 굴뚝 위로 희소식이 들렸다. 스타케미칼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신설 법인을 세워 11명의 고용을 보장하고, 해고자 노조와 2016년 1월까지 단협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파인텍’으로 고용한다는 타협안이었다. 당시 김세권 대표는 스타케미칼 청산인 대표로, 강민표 대표는 파인텍의 대표 예정인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1차 굴뚝 합의’였다. 농성 408일 되던 2015년 7월 8일 차 지회장은 땅을 밟았다. 그러나 파인텍은 오래가지 못했다. 충남 아산의 새 공장으로 온 해고자 8명에게 주어진 것은 컨테이너 기숙사와 점심 한 끼뿐이었다. 생계보장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월급 120만원을 받기 어려웠고 노조 활동을 하면 임금이 더 줄어 70만~80만원을 겨우 받았다. 동료들은 하나둘 공장을 떠났고 5명만 남았다. 2016년 1월 내에 체결하기로 했던 단협도 지지부진이었다. 노사가 10개월 동안 18차례 만났으나 임금 인상 등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공장 상황과 교섭 과정에 대해 김옥배 부지회장은 “처음부터 사측이 파인텍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 대표는 “상여나 사택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결렬 이유”라며 반박했다. 당시 경험은 이번 교섭에서도 노조가 자회사를 통한 고용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2016년 10월, 단협이 체결되지 않자 노조는 ‘굴뚝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2017년 8월 기계 반출과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그해 11월 12일 홍 전 지회장, 박 사무장이 서울에너지공사 굴뚝 위로 올랐다. 2번째 굴뚝 농성이었다. 차 지회장은 “돌아갈 공장이 없으니 파업도 불가능하고 방법이 없었다”며 “굴뚝 생활을 알기에 두 사람을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가을, 두 번째 굴뚝 농성… 6차 교섭까지 ‘팽팽’ 2년여 만에 다시 굴뚝에 오른 노조는 “김세권 대표가 대화에 나서라”고 계속 요구했다. 노동자 고용 보장을 약속했던 한국합섬 인수부터 파인텍 설립까지 실질적 결정권자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측은 “법적으로 파인텍과 스타플렉스는 별도 법인”이라며 거부했다. 지방고용청과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려 했지만 “양측 입장 차가 너무 크다”며 결론 내지 못했다. 그사이 굴뚝 고공 농성은 400일을 훌쩍 넘겼다.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해지고,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결국 종교계 중재로 고공 농성 411일 만인 지난달 27일 노사가 처음 마주 앉았다. 교섭은 계속 난항을 겪었다. ‘합의 파기 트라우마’가 있는 노조와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이 강했던 사측 사이에는 깊은 불신의 골이 있었다. 노조는 “1차 굴뚝 합의 파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직접 고용하라”고 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오면 모기업도 망한다”며 “회사가 어려운데 노동자를 평생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1~5차 교섭 내내 노동자들의 고용을 김 대표가 책임질지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지난 8일 사측 강민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노조를 비판하며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10일 열린 6차 교섭 때 상황이 반전됐다. 김세권 대표가 두바이 출장을 앞두고 있어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데 동의한 노사 양측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20시간에 걸친 밤샘 교섭 끝에 고용방식에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 김세권 대표는 파인텍 대표를 맡겠다고 했고, 노조는 3년 고용 보장을 받아들였다. 협상에 참여한 강민표 대표는 “굴뚝 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이 강했기 때문에 김세권 대표가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지회장도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농성이 길어지면 안 돼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시 겨울, 파인텍 사태가 남긴 것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며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2015년 1차 합의와 달리 노조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존중·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파인텍의 정상 가동을 위해 기존 생산품에 스타플렉스 물량 중 가능한 품목과 신규 품목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측은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고용 보장 기간도 3년밖에 안 돼 아쉽지만, 김세권 대표가 고용을 책임지고 파인텍 노조를 인정하기로 한 데다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받는 등 노동자의 요구가 합의에 담겼다”고 평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하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사회적 중재로 이뤄진 합의인 만큼 노사 양측의 합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 파인텍 공장 부지 선정, 생산 품목 선정 등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용 보장 기한인 3년이 지난 뒤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민표 대표는 “3년 뒤 회사가 잘될지 내다볼 수 없지만 회사가 이윤을 남기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사가 잘 운영되면 노사 간 신뢰도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제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빈번해질 게 뻔한 상황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과제로 남겼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파인텍은 이미 오랜 노사 갈등이 있던 기업인 만큼 정부가 갈등 초반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본 고용기간을 정하는 등 고용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업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파인텍 사태를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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