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맨해튼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사적 사용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원소속팀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국내 1위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이른 여름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15
  • 트럼프가 그린 낙서같은 스케치…경매가 1300만원?

    트럼프가 그린 낙서같은 스케치…경매가 1300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그린 스케치가 경매에 나온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가 직접 그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스케치가 다음달 19일 경매에 부쳐진다고 보도했다. 가로 12인치, 세로 9인치의 이 스케치는 지난 1995년 트럼프가 자선 경매를 위해 쓱쓱 그린 것이다. 당시 트럼프의 사인이 들어간 이 스케치는 플로리다에서 열린 경매에 나와 채 100달러(약 11만원)도 되지 않은 헐값(?)에 낙찰됐다. 당시에도 트럼프의 인기가 반영된 가격이지만, 이번에 그림값은 현직 대통령의 ‘작품’이라는 상징성을 반영해 대폭 오를 전망이다. 경매를 주관하는 줄리앙 옥션 측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을 고려하면 경매 낙찰 예상가는 8000~1만 2000달러(약 910~1300만원)"라면서 "경매 수익금의 일부는 미국 공영 라디오(NPR)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에도 트럼프의 그림이 경매에 나와 2만 9184달러(약 3300만원)라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트럼프 타워를 중심으로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묘사한 이 그림은 어린이가 그린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AP 연합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일론 머스크 어머니 메이, 69세에 ‘커버걸’ 모델로

    일론 머스크 어머니 메이, 69세에 ‘커버걸’ 모델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가 69세의 나이에 ‘커버걸(CoverGirl)’의 공식 모델로 선정됐다.뉴욕타임스(NYT)는 28일 “지난 50년간 모델 활동을 해온 메이가 69세의 나이에 커버걸의 최신 브랜드 홍보 대사역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커버걸’은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다. 메이 머스크는 인스타그램에 “오랜 세월 커버걸의 멋진 모델을 동경해 왔던 내가 69세의 나이에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이것은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나를 커버걸의 다양성의 일원으로 참여시켜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아름다움은 진정 모든 연령대의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축하해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전 세계 180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적인 화장품 메이커 커버걸은 지난해 17세의 남성 제임스 찰스를 공식 모델로 선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남아공화국 출신인 메이는 미스 남아공 최종 선발전에 진출한 바 있으며 15살때부터 모델로 활동했다. 결혼 생활 9년만인 31살 때 엔지니어였던 남편과 이혼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혼자서 일론 등 세 자녀를 키웠다. 큰 아들 일론은 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테슬라와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 X’의 CEO이며, 둘째 아들 킴벌은 벤처캐피탈리스트이자 대형 식당 체인 ‘키친 커뮤니티’의 창업자이고, 딸 토스카는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메이는 세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싱글맘이자 워킹맘이면서 2개의 석사학위까지 딴 열정적인 여성이라고 NYT는 전했다. 메이 머스크는 지난 8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컨셉 코리아’ 패션쇼에 메인 모델로 참석해 40여 명의 젊은 모델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연출한 바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맥주도 인생도 숙성될수록 깊은 맛 내죠”

    “맥주도 인생도 숙성될수록 깊은 맛 내죠”

    ‘맥주의 전설’은 모두 9종류의 맥주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는 “이 맥주들을 맛본 후에는 내가 왜 ‘미스터 딜리셔스’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태풍주의보가 내린 지난 16일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의 제주맥주 양조장. 개릿 올리버(55)는 ‘미스터 딜리셔스’라는 글씨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한국 ‘맥주덕후’들 앞에서 스스로를 입증했다.●제주서 직접 테이스팅 교육 그는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인 양조장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브루마스터(맥주제조의 전 공정을 관리하는 양조기술자)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의 맥주 양조사 및 관계자 20여명, 추첨을 통해 당첨된 일반인 40여명에게 직접 테이스팅 교육을 하는 자리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양조사 가운데 한 명이다. 맥주와 음식의 궁합을 뜻하는 ‘푸드 페어링’ 개념을 최초로 정립했다. 2014년에는 미국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상’을 수상했다. 맥주 업계로는 최초였다. 맥주도 다양하고 복합적인 향과 맛을 낼 수 있는 술임을 알리고 이를 음식과 연결시켜 ‘미식’의 개념으로 확장한 그의 노력을 세계 요식업계가 인정한 것이다. ‘더 브루마스터스 테이블’, ‘옥스퍼드 맥주 사전‘등 그의 저서는 맥주의 바이블로 통한다.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의 근원지인 미국에서 ‘크래프트 열풍’을 일으킨 선구자이기도 하다. ●맥주·음식 궁합 ‘푸드 페어링’ 정의 그는 보스턴대에서 방송학을 전공했다. 이후 영국 런던에서 록밴드 매니저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방송, 영화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런던 빅토리아 스테이션 근처 펍에서 마신 영국식 에일맥주 한 잔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맥주는 ‘버드와이저’로 대표되는 밍밍한 맛이 나는 라거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다. 맥주도 맛있는 술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뉴욕으로 돌아와 취미로 홈브루잉을 시작했다. 타고난 미각으로 다양한 요리를 즐겼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경험은 양조 과정에서 세세한 맛을 잡아내는 데 매우 유리했다. 올리버는 “양조가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고급 슈트 차림에 52층 사무실로 출근하는 인생을 과감히 접었다. 뉴욕의 ‘맨해튼 브루잉 컴퍼니’ 양조장에 양조사로 재취업했을 때 그의 연봉은 전 직장의 25%였다. “당시엔 양조사란 직업이 명예가 없었어요. 한여름 맥아즙이 펄펄 끓는데 옆에서 땀은 줄줄 흐르고, 대학 나와 이 짓을 왜 하나 후회도 했죠. 수개월간 고민했지만 흔들릴 때마다 가족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30여년간 한 우물을 판 그는 결국 최고의 브루마스터가 됐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젊고 감각적인 양조사들이 많지만, 나는 나이가 들어 10년 이상 숙성시킨 맥주도 제공할 수 있다”며 스타우트 맥주(Black Ops LBV) 하나를 선보였다. 2007년에 발효해 오크통에 2011년까지 숙성시킨 뒤 병입해 추가 숙성시킨 것이다. 탄산은 다 빠졌지만 10년을 이어 온 효모는 놀라울 정도로 깊은 맛을 느끼게 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는 “최근 관심사는 자연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천연효모를 활용해 어떻게 상업적으로 잘 팔리면서도 완성도 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있다”고 했다. 글 사진 제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달리며 쌓은 인연/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달리며 쌓은 인연/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휴가로 베트남 북서부 라오까이주의 사파에 다녀오며 인연의 소중함을 곱씹었다.배낭 여행자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지 오래인 사파를 다녀오고 싶었다. 그런데 트레일러닝을 취재하면서 알게 된 박성식 도서출판 다빈치 대표가 지난 2월 사파에서 괜찮은 트레일러닝 대회가 열리는데 가보는 게 어떠냐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과 캄보디아, 스리랑카의 학교에 화장실을 지어 주고 있는 진오 스님이 사파 지역에 학교 화장실을 지어 주는 모금을 한다고 했다. 4개월 뒤 서울둘레길 108㎞를 달려 ㎞당 100원씩 360여만원을 모았다. 독지가가 내놓는 뭉칫돈에 견줘 보잘것없지만 많은 이들이 정성을 모았다. 이런저런 대회에서 맺은 인연으로 베트남 돕기에 의기투합한 21명이 지난 22일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6시간 거리인 사파 근처 초등학교와 중학교 화장실 담에 그림을 그려 넣으며 베트남과 우의를 다졌다. 낡은 옷차림에 눈망울이나 미소가 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어린이들이 바위에 올라붙어 한국 달림이들의 작업을 바라보며 재잘거렸다. 학교 시설의 기본 중 기본인 화장실이 없다는 게 놀랍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산속 깊숙이 살아 통학할 수 없는 아이들이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도 씻을 곳이 없다고 했다. 해서 화장실에 샤워 시설도 갖췄다. 스님이 베트남 학교들에 화장실 108곳을 지어 주겠다고 발심한 것은 교통사고로 뇌의 반쪽을 잃은 베트남 노동자 토얀의 수술 비용을 모금한 인연에서였다.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았던 스님은 화장실이 없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또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일본에 위안부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왜 한국군의 야만적인 행동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가”란 지적을 받고 얼굴이 화끈거린 데 자극을 받았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32곳의 화장실을 지었고 35호까지 계획 중이며 202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4200㎞를 달려 나머지 58곳의 건립 비용을 모금할 계획이다. 23일 10㎞와 21㎞, 42㎞, 70㎞, 100㎞ 다섯 부문으로 나눠 47개국 2500여명이 참가한 제5회 베트남산악마라톤(VMM)대회에 기자는 21㎞ 코스를 뛰었다. 전날 밤 출발한 100㎞ 참가자들은 한밤 물소와 소, 거위, 돼지, 개들과 마주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기자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광 뒤에 숨은, 핍진한 소수민족들의 삶에 애잔한 마음을 안고 뛰었다. 스님은 출발 지점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그리고 24일 시상식 도중 유럽인들이 “기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 왔다고 했다. 달리면서 또 다른 인연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김지섭(29·노스페이스)과 장보영(32) 월간 ‘사람과 산’ 기자가 남녀 42㎞를 우승한 시상식에서 눈과 귀를 사로잡은 건 자일스 레버 베트남 주재 영국 대사였다. 70㎞ 남자 5위를 차지한 그는 유창한 현지어로 연설해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샀다. 그 정도로 말을 익히려고 얼마나 많은 인연을 쌓았을까 싶었다. -베트남 사파에서 bsnim@seoul.co.kr
  • 뉴욕 관광객 조심… 女, “택시 탔다가 성폭행 당해” 주장

    뉴욕 관광객 조심… 女, “택시 탔다가 성폭행 당해” 주장

    지난 1월, 대만을 방문한 한국인 여성들이 현지 택시 운전기사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긴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예상된다. 뉴욕포스트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맨해튼을 방문했던 콜롬비아의 한 여성(30) 최근 경찰서를 찾아 뉴욕 택시를 탔다가 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저녁 8시 30분쯤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 근처까지 왔지만 택시비를 지불하지 못했다. 이 여성이 고의로 택시비를 내지 않으려 한 것인지, 지갑 등을 분실한 이유로 택시비를 내지 못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여성은 자신이 택시비를 낼 수 없다고 말하자, 택시 기사가 택시 뒷좌석에서 자신을 성폭행한 뒤 현장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보복이 두려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시를 오가는 택시 안에서의 성폭행 사건은 2010년도 10건, 2015년도 14건으로 증가했다. 뉴욕경찰의 더모트 셰아 부국장은 여성들은 밤늦은 시간에 안전하게 귀가하려고 택시를 이용하지만, 택시 기사는 한적한 곳에서 성폭력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며 여성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베트남 사파에 32호 화장실 “베트남인들의 근심 풀어야죠”

    베트남 사파에 32호 화장실 “베트남인들의 근심 풀어야죠”

    야단법석이란 이런 장면을 두고 하는 말인듯 싶었다.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370㎞ 떨어진 사파 지역.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6시간 가까이 걸리는 중국 윈난성 접경 지대로 3000m급 준봉들로 둘러싸인 산악지형이다. 몽족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곳은 최근 관광객이나 배낭 여행자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종편채널 프로그램에 소개돼 이제 제법 알아보는 이도 늘었다. 사파 시내에서 또 자동차로 1시간, 굽이굽이 산길을 돌고돌아 찾아간 곳에 반쾅1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었다. 학교 뒤 33㎡가 채 안되는 공간에 번듯한 화장실 건물이 건립 중이었는데 한국에서 찾아온 21명의 ‘달림이’들이 화장실 벽에 불가의 상서로운 동물인 코끼리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화 캐릭터들을 그려넣고 있었다. 이 학교 화장실은 ‘탁발 마라토너’로 유명한 진오 스님(54)이 지난 6월 서울둘레길 108㎞를 달려 모금한 360만여원의 기부금으로 지어지고 있는 사파 지역 학교 두 곳 화장실 가운데 한 곳이다. 7개월 전 베트남을 돕자는 마음 하나로 달렸던 이들이 23일 제5회 베트남산악마라톤(VMM) 대회에 참가하는 길에 들러 담장에 그림을 그려넣은 것이다. 이런 난장이 없다. 낡은 옷차림에 눈망울이나 미소가 아름답고 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어린이들이 바위에 올라붙어 한국 달림이들의 작업을 바라보며 재잘거린다. 마라톤을 좋아하다 트레일러닝이란 세계에 빠져든 이들이 한데 어울려 붓을 들어 박준섭(30·컴퓨터 프로그래머)씨가 정성껏 그린 밑그림에 색깔을 입힌다. 처음에는 사파 시내에서 구입한 물감을 제대로 구입했는지를 놓고 한참 갑론을박을 벌였다. 급하게 준비한 일이라 당연했다. 초등학교 교사 7~8명이 뭐라고 한마디씩 훈수를 두고 그림을 잘 모르는 진오 스님이 달림이들에게 물감을 물에 개라, 어느 색을 바르라고 일일이 지시하니 이런 혼잡이 없다. 하지만 마라토너들은 각자 요령껏 속도를 냈고 작업은 베트남에서만 30곳의 해우소를 건립해오는 과정에서 보통 2시간 걸렸는데 이날은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진오 스님은 “비가 오거나 손을 타도 지워지지 않는 물감을 구입했는지를 놓고 설왕설래할 때는 아이들도 쳐다보고 있는데 어떡해야 하나 싶어 눈앞이 캄캄했는데 막상 모두들 달라붙어 열심히 작업해줘 그림도 예쁘게 나왔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 기본 중에 기본인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이 학교는 산속 깊숙이 집이 있어 통학할 수 없는 아이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도 씻을 곳이 없어 이번에 지은 화장실에 샤워 시설도 만들었다. 스님이 이렇게 베트남 학교들에 없는 화장실 108곳을 지어주겠다고 발심한 것은 교통사고로 뇌의 반쪽을 잃은 베트남 노동자 토얀의 수술 비용을 모금해 마련해준 뒤 그와 함께 베트남을 찾아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함께 찾았다가 화장실이 없는 것에 충격을 받으면서였다. 또 베트남전쟁 때 한국 군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한국은 일본에 위안부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왜 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의 야만적인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하지 않는 거냐“는 지적을 받고 얼굴이 화끈거린 경험이 자극이 됐다. 2003년부터 경북 구미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설립해 이주노동자센터와 외국인쉼터를 운영해오던 진오 스님은 2012년 과로로 몸이 좋지 않아 의사가 권유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사회 공헌 활동의 깊이와 넓이가 더해졌다. ㎞당 100원씩 모금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돕고 있고 2012년부터 국내 모금으로 베트남에 50곳의 화장실을 짓겠다는 목표로 현재 35호까지 계획 중이며 202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4200㎞를 달려 나머지 58곳의 화장실 건립 비용을 모금하기로 마음먹고 있다. 베트남 말고 캄보디아와 스리랑카에도 화장실을 건립하는 측은지심을 이어가고 있다. 담장 그림을 완성한 뒤 모두 한데 어울려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근처의 중학교에 지어지고 있는 32호 화장실 담장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이어가려고 페인트와 붓, 물통 등을 갈무리하고 있는 일행에게 교사 대표가 다가와 “물감과 붓 등을 학교에 놓고 가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애절한 눈빛으로 호소한 것이었다. 결국 한국 달림이 일행은 중학교 화장실 담장 그리기를 포기하고 건립 현장을 돌아보게만 됐다. 중학교보다 훨씬 오지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열악한 여건이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고 돌아서는 일행의 버스가 떠날 때까지 교사들과 아이들의 손짓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사파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노태강 차관 “北, 평창 참가 가능성 높아”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1일(현지시간) “내년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차 미국을 찾은 노 차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역대 남북 스포츠 교류를 돌이켜 보면 언제나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이 있었고 (참여는) 극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지난 6월에는 ‘스포츠 위의 정치’를 언급했는데 최근에는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석 달 만에 북한의 뉘앙스가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노 차관은 “현재 IOC를 단일 창구로 해서 북한 측에 끊임 없이 (참가를 독려하는) 신호를 주고 있다”면서 “북한 선수들은 일부 예선전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차관은 “외부 접촉이 차단되는 숙소나 응원단 문제 등 북한 대표단의 참여를 전제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참여하게 되면 한반도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차관은 또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을 포함해 최대 100개국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주변 국가를 비롯한 여러 국가 정상들의 참석으로 자연스럽게 스포츠 외교의 무대도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5개월 후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서 “평화와 동행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 오늘, 그 절박한 호소를 담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평창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로라 프레셀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한반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프레셀 장관은 라디오방송 RTL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상황이 악화한 만큼 우리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한 프랑스 팀은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셀 장관은 한반도 안보 문제가 대두된 이후 프랑스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문제를 처음 제기한 프랑스 정치인이 됐다. 그는 다만 “아직 불참을 고려할 만한 시점에 이른 것은 아니다. 지난 4년 넘게 훈련해 온 프랑스 대표팀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美 유엔대사 “제재 목적, 北 무모한 행동 줄이는 것”

    美 유엔대사 “제재 목적, 北 무모한 행동 줄이는 것”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대북 제재와 관련해 “반드시 김정은의 태도와 믿음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핵 프로그램 진전의 속도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이날 제72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북 제재의 목적은 무모한 행동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전쟁은 가장 최후의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에) 겁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북한과의 추가적인 ‘딜’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동안 북한과의 나쁜 딜이 많았다”면서 “북한은 매번 합의를 위반했고 오늘날 수소폭탄,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외교적 해법을 최우선 추구하되 섣부른 북핵 합의보다는 현재의 고강도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완전파괴”…리용호 외무상 “개 짖는 소리”, 이란 “불량배 풋내기”

    트럼프 “완전파괴”…리용호 외무상 “개 짖는 소리”, 이란 “불량배 풋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등에 대해 ‘불량 정권’(rogue regime) 또는 ‘불량 국가’(rogue state)라고 지목하는 등 이례적인 초강경 발언들을 쏟아내자 북한과 이란도 반발하고 나섰다.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외교 월드컵‘ 무대인 유엔 총회가 올해는 도를 넘는 ‘막말 경연장’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자신의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부르며 “로켓맨이 자신과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란을 향해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타결된 핵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란 정부는 거짓된 민주주의를 가장한 부패한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독설의 대상이 된 나라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위의 발언으로 ‘말 폭탄 대결’에 나섰다. 20일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에 입국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는 표현을 인용하면서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말했다.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는 표현은 마거릿 미첼의 미국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등장하는 “개가 짖어도 행렬은 나간다”(The dogs bark, but the caravan moves on)라는 구절이 원출처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뉴욕에서 북한의 NPT 탈퇴 문제로 첫 북·미 협상이 열렸을 때, 강석주 당시 북 외무성 부상은 미국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앞에서 직접 영어로 이 구절을 읊었다. 미국이 아무리 말려도 NPT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다. 2007년 6자회담장에서도 북한 대표로 나왔던 김계관 당시 부상이 이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로켓맨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답했다. 이란 측은 공식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대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핵 합의가 국제정치의 ‘불량배 풋내기’(rogue newcomer)에 의해 파괴되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량 국가’ 언급을 되받아치면서 그가 ‘초짜 정치인’임을 조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의 무지한 헤이트 스피치(특정 종교·인종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는 21세기 유엔이 아니라 중세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과 이란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번영했던 나라를 파괴한 부패 정권”이라고 규정한 베네수엘라 정부도 발끈하고 나섰다.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국제정치의 새로운 히틀러인 도널드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며 그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의 몇몇 우방국은 강력한 대북 압박을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에 동조하기도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이 계속 국제 공동체에 저항해 도발하고 있으며,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다른 길을 가도록 필요한 모든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같은 날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가리켜 “이런 위협의 심각성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있다’는 미국의 대북 태도를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핵무기는 수소폭탄이 되기 직전이거나 이미 됐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리용호 미국 입국, 트럼프 완전 파괴 발언 “개 짖는 소리” 비난

    北리용호 미국 입국, 트럼프 완전 파괴 발언 “개 짖는 소리” 비난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20일(현지시간) 미국에 입국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파괴’ 발언을 정면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오후 베이징(北京)발 중국항공편으로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의 존 F.케네디(JFK) 공항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공항에서 ‘북한을 완전파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엔총회 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 도착해선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하면서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켓맨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동맹 철석같다, 걱정 안 해도 돼… 좀더 대등한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미동맹 철석같다, 걱정 안 해도 돼… 좀더 대등한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미 입장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주한미군 기지가 필요한 데 대해 공동 이익을 가지지만, 방위비를 놓고 더 분담해라, 충분하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도 서로 유리하게 하겠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이런 차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한·미 관계를 보다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한·미 관계를 (이전의) 일방적 관계에서, 우리도 우리 몫을 하는 좀더 대등한 관계로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밤 뉴욕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뉴욕·뉴저지 동포 300여명과의 간담회 마무리발언에서 “한·미동맹 걱정도 해 주셨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철석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전적으로 미국에 맡겨 놓고, 우리는 따라가기만 하는 처지였는데 이젠 우리도 나서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되도록 하면서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동포들의 우려가 크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국제사회 지도자들과 중점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동포 여러분께서도 안심하실 수 있도록 어려운 길이지만,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뉴욕에서 촛불을 들었던 동포들의 노력에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재미동포의 자주독립을 위한 애국의 결의가 지난겨울 맨해튼과 뉴저지 거리 곳곳에서 촛불집회로 다시 타올랐다”면서 “조국을 잊지 않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잊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동포들이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뉴욕 홍보위원’으로 위촉된 것과 관련, “올림픽이 지난겨울 혹독한 정치적 격변을 겪은 우리에게 치유의 올림픽이 되고 나아가 평화와 통합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는 동포들이 대거 초청됐다. 문 대통령은 “월가와 정보기술(IT) 산업분야, 유수 발레단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도 동포들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할 정도”라면서 “여러분의 성공은 한민족의 자랑이자 740만 동포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고 미래에 도전하는 영감과 용기의 원천”이라고 격려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지구를 보다] 9·11 테러 16주기…우주에서 본 악몽의 순간

    [지구를 보다] 9·11 테러 16주기…우주에서 본 악몽의 순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6년 전인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납치한 비행기로 쌍둥이 고층빌딩 월드트레이드센터(WTC)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같은 시각 알링턴의 국방부와 섕크스빌에도 비행기가 추락해 공식 사망자만 2996명을 낳았다. 바로 미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9·11 테러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9·11 테러 16주기를 맞아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과거에도 공개된 바 있는 이 사진은 9·11 테러 당시의 모습을 우주에서 기록한 것이다. 특히 테러 당시 지구 밖에 있었던 유일한 미국인 우주비행사 프랭크 컬버트슨은 우주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던 그는 뉴욕 상공을 지나칠 무렵 커다란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 컬버트슨은 “상처입은 내 조국에서 끔찍한 연기들이 쏟아져 나왔다”며 “힘든 시기에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슬펐다"고 술회했다. 실제 그가 354㎞ 상공 위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아름다운 지상의 모습은 사라지고 연기만 뿜어져 나오는 지옥의 맨해튼이 담겨 있다. 테러의 악몽은 이튿날에도 기록됐다. 9월 12일 NASA의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 7’(Landsat7)이 촬영한 사진에도 여전히 테러의 연기는 솟구쳐 오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9·11테러 16주년… 뉴욕 비추는 추모의 불빛

    9·11테러 16주년… 뉴욕 비추는 추모의 불빛

    9·11 테러 16주년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개의 푸른색 빛 기둥이 쏘아 올려지고 있다. 이 빛 기둥은 9·11 테러에 희생된 쌍둥이 빌딩을 상징한다. 뉴욕 AP 연합뉴스
  • [자치단체장 25시] 역사를 기억하는 개발… 용산 ‘서울의 맨해튼’으로 용솟음친다

    [자치단체장 25시] 역사를 기억하는 개발… 용산 ‘서울의 맨해튼’으로 용솟음친다

    “역사가 숨 쉬면서도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도시, 용산이 서울에서 제일가는 부촌이 될 것입니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지난 4일 구청 사무실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밝혔다. 용 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국가공원 조성에서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호텔 완공, ‘음악의 섬’으로 변신하는 노들섬까지 용산은 서울에서도 굵직한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이다. 반면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 임시정부 요인과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이 있는 용산 효창공원과 외국관광객에게 명소로 꼽히는 전쟁기념관이 있는 등 역사를 간직하고 계승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성 구청장은 민선 5기에서 6기까지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개발’과 ‘역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고 가운데서 ‘균형추’를 잡아 왔다.특히 용산은 110여년 만에 용산미군기지 반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점에 서 있다. 반세기 동안은 일제 병참기지로, 해방 이후에는 미군 주둔지로 무려 113년간 외국군이 점거했던 용산 부지가 이제 국가공원으로 변신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성 구청장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아울러지고 후손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공원이 돼야 한다”면서 “서두르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현재 용산국가공원 사업을 국토교통부라는 한 부처에서만 맡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다양한 주체가 공원 조성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산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 공원에 남게 되는 한미연합사령부와 드래곤힐호텔, 헬기장과 미 대사관 신축 부지가 공원 곳곳에 남게 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잔류시설이 부지 여기저기에 남게 되는 바람에 누더기가 될 공산이 크다”면서 “공원 한쪽 가장자리에 모아 놔야 미군 측 입장에서 관리도 쉽고 공원 활용도 용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용산구청 부지 반환 끈질긴 노력… 뚝심 구청장 미군을 설득하고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할 가능성에 대해 성 구청장은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민선 5기 용산구청장을 지내면서 과거 아리랑 택시 부지(미군기지)였던 현 용산구청 자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끈질긴 노력 끝에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의제’로 끌어올렸고 2003년 결국 지자체 최초로 3300여평에 달하는 부지를 돌려받은 경험이 있다. 성 구청장의 이런 뚝심은 최근에도 빛을 발했다. 용산구는 2015년 전쟁기념관 안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해 온 한 정부기관을 밝혀냈다. 2년여간의 소송 끝에 이 기관을 상대로 사용료 징수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하는 쾌거를 이뤘다.다만 미군부대가 이전하면 2027년 용산공원이 조성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이태원 등 주변 상권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성 구청장은 “봄 장사는 봄이 아니라 겨울에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용산기지 이전을 예상하고 오래전에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는 것이다. 성 구청장은 1998년 43세의 나이로 당시 최연소로 구청장에 당선됐지만 2년 만에 선거법 위반 판결로 물러나야만 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봄’을 준비했다. 필리핀 내 미군기지였던 클라크 공군기지와 수빅 해군기지가 1991~1992년 잇따라 폐쇄된 뒤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필리핀을 방문했다. 성 구청장은 충격을 받았다. 성 구청장은 “눈으로 확인한 현장은 참혹했다”면서 “상권이 다 주저앉았고 모두 폐허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자칫하다가 우리 용산도 미군기지가 떠난 후 필리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부터 구청장이 다시 된다면 용산과 이태원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민선 5기와 2014년 6기에 잇따라 당선되면서 꿈꿔 왔던 구상들을 차근차근 실현했다. 2013년 해밀턴 호텔 뒤편 약 510m 구간을 국비를 지원받아 세계음식 문화거리로 조성했다. 매년 전 세계 관광객 100만명이 찾는 이태원지구촌축제도 자리잡게 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250대 규모 공영주차장도 건설했다. 오는 11월에는 한남동에 전통공예문화체험관이 문을 연다. ●서울역~노량진 구간 국철 지하화 추진 용산역 일대도 획기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용산역 옛 관광버스터미널 부지에는 다음달이면 국내 최대 규모인 1700실을 갖춘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이 문을 연다. 11월에는 전 세계 화장품 업계 7위에 오른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역 앞 신사옥에 입주한다. 성 구청장은 “2025년까지 서울역에서 노량진으로 가는 국철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원효대교부터 동작대교에 이르는 강변북로 지하화도 추진해서 그 위는 녹지대로 만들어 한강까지 걸어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가 개발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구는 효창공원 의열사에서 매년 백범 김구를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등 3의사 등 7위 선열 의열사 제전을 열고 있다. 또 의열사를 재정비해 지난해 5월부터 일반인들이 참배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2015년 이태원부군당 역사 공원에는 유관순 열사의 추모비를 세웠다. 이봉창 의사의 옛집이 자리했던 효창동 118 인근에는 이봉창 의사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성 구청장은 “유관순 열사가 18년 동안 용산 이태원에 묻혀 계시다가 일본 사람들이 그곳에 군사기지를 만든다는 미명 아래 그 공동묘지를 파헤치면서 유관순 열사의 시신을 없애 버렸다”면서 “추모비를 세운 것은 누가 구청장이 되더라도 당연히 해야만 해던 일”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후대에서 보고 배우고 부족한 것은 채울 수 있도록 우리가 잘 갈무리해 둬야 한다”고 했다. ●용산복지재단 출범… 노인 위한 복지 특별구로 노인과 청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복지 사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용산 하면 ‘청춘의 핫플레이스’인 이태원을 떠올리지만 지난달 기준 구내 노인(65세 이상) 비율은 15.8%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4위다. 국내 제일가는 부자들이 몰려 사는 곳이면서도 서울역이나 용산역 주변에 노숙자 등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많아 세심한 복지 정책이 필요한 도시다. 이에 용산구는 지난해 6월 용산복지재단을 출범시켰다. 기본재산 37억원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55억 3000만원을 확보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에서 사는 사람은 최소한 먹을 게 없어서 굶는다거나, 옷이 없어서 추위에 떠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구청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혹시나 예산이 없어 복지 혜택을 줄이거나 하는 일 없이 흔들림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재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2014년에는 실버세대를 위해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어르신의 날’도 만들었다. 성 구청장은 “새로운 시도와 남들이 가지 않은 길들이었으나 용산구민과 구청장을 믿고 뒷바라지해 준 공무원들이 있었기에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면서 “용산이 서울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박형주의 세상 속 수학] 분쟁과 수학

    [박형주의 세상 속 수학] 분쟁과 수학

    인류 역사를 들여다보면 부족 간의 작은 분쟁부터 세계 전쟁까지 크고 작은 분쟁이 많이 등장한다. 당연히 과학은 군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고 수학도 예외는 아니다. 기원전 3세기에 알렉산드리아와 시라쿠사에서 활동했던 아르키메데스는 아테네 시대의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전통에서 벗어나 반사경을 이용해 적의 군함을 불태웠고 돌을 날리는 기계를 발명했다.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여왕인 메리 여왕은 영국 왕위 경쟁자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구금된 상태에서 결국은 반란 모의 혐의로 처형된 비극적인 사람이다. 그를 지지하며 세력을 규합하던 배빙턴과 암호화된 서신을 교환했는데, 이걸 엘리자베스 여왕 측에서 입수하고 해독에 성공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암호론은 수학의 한 분야로 여겨지는데, 2차 세계대전 중에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에니그마 암호를 풀어서 전쟁의 향방을 바꾼 예가 자주 언급된다.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을 다루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제안했는데, 이 이론의 유명한 결과물인 E=mc2는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인류 문명을 영원히 비가역적으로 바꾸어 놓은 방정식이다. 무거운 원자핵에 큰 충격을 주면 가벼운 원자핵들로 갈라지는 핵분열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사라진다. 그러니까 무게 100인 원자핵이 무게 49짜리 두 개로 갈라지면서 사라진 무게 2가 무시무시한 에너지로 바뀌어 나온다. 반대로 가벼운 두 원자핵이 고온에서 합쳐져서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핵융합에서도 사라진 일부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 나온다. 핵융합을 위해 필요한 엄청난 고온과 고압을 만들기 위해 핵분열 폭탄을 먼저 터트리는 방식을 쓰는데, 그래서 핵융합 무기를 열원자핵 무기라고 부른다. 수소폭탄이다. 인류 최초의 핵분열탄을 만들어 낸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였고, 그 팀에는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와 수학자 폰 노이만도 있었다. 세 사람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였고 대량파괴 무기가 현실화된 이후의 행보도 매우 다르다. 문학적 재능을 보인 오펜하이머는 고전에 심취했고 산스크리트어 원어로 힌두 경전 바가바드기타를 읽고 암송하는 수준이었다. 인류의 첫 핵실험을 보고 나서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 깊은 번민에 사로잡혔고, 전쟁 후에 반전 평화운동에 참여했지만 평탄치 않은 여생을 보냈으며 비극적인 가족사가 알려지기도 했다. 텔러와 가까웠던 노벨상 수상자 페르미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핵분열에 의해 유도되는 핵융합’ 개념을 제안했다. 여기에 몰두한 텔러 탓에 오늘날 사용되는 수소폭탄은 모두 텔러울람 설계의 변형으로 불린다. 1952년에 처음 실험에 성공한 수소폭탄은 액체 중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바람에 무게가 70톤이 넘었고 TNT 1000만톤이 넘는, 즉 나가사키 원폭의 450배 이상의 파괴력을 보였다. 비행기나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경량화가 필수인데, 1960년대 고체 연료를 사용한 모델은 0.3톤 정도로 소형화됐다. 노이만은 수학의 전 분야에서 성취를 보인 천재 중의 천재였다. 맨해튼 프로젝트 및 수소폭탄 개발 과정에서 수학적 모델링을 맡았고, 컴퓨터를 개발해 복잡한 계산도 해냈다. 나치의 유대인 핍박을 경험한 탓에 전쟁 억지력의 필요에 공감했기 때문이지만, 같은 처지에서 평화운동에 뛰어들었던 아인슈타인과 대비된다. 줄기세포와 관련한 윤리 논쟁이나 독자적 판단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에서도 보듯이 과학의 가치중립성과 양면성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 [강태진의 코리아 4.0] 탈원전과 기후변화

    [강태진의 코리아 4.0] 탈원전과 기후변화

    11년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는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에서 기후변화가 초래할 재앙을 부각시켰으며, 최근 속편 격의 영상물을 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고, 여름에는 북극에서 빙산이 사라지며,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로 뉴욕 맨해튼도 물에 잠길 것이라고 했다. 허리케인 같은 극심한 이상기후를 자주 유발하고 더 파괴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201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연구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과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대학의 라프터리 교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한 2100년까지 대기온도 상승이 섭씨 1.5도에 머물 가능성은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파리협약에서 기후변화 대책의 골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2030년에는 세계가 매년 2조 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이 비용은 필연적으로 경제성장을 일정 부분 희생시킬 것이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195개국이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기가톤(Gt)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려면 6000Gt을 감축해야 한다. 파리협약에 가입한 모든 나라가 매년 수조 달러의 비용을 들여 협약을 성실히 이행해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임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방지대책의 으뜸가는 대안으로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생산의 0.6%를 차지하는 태양광과 풍력을 들 수 있다. 그런데 태양광 등은 급속한 과학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기생산의 불안정과 경제성이 부족하여 화석연료를 앞으로도 상당 기간 대체하지 못하고, 25년 후에도 고작 3%대에 머물 것으로 추상된다. 지난 10여년간 엘 고어 등의 환경운동에 힘입어 비효율적이고, 불안정한, 믿을 수 없는 기술에 많은 재원이 투입됐다. 신기술 연구개발의 투자활성화에 기여한 점도 크다. 최근 과학자와 경제학자의 모델 분석에 의하면 지구 기후변화가 초래할 비용은 매년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0.1%를 감소시켜 2100년까지 10% 감소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지불할 비용은 GDP 성장의 0.1%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는 자연 순환에 의한 지구온난화와 인간 경제활동이 더해져 일어난 현상으로 실체가 있으며, 인류의 가장 큰 미래 위험일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서서히 올 것이며, 인류는 역사상 서서히 오는 변화에는 잘 적응해 왔다. 위험한 상황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정하고, 합리적 비용을 산출하여 상대적 이점과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산화탄소 감축에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에 비하면 원자력발전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원전 사고로 생길 위험에 대비할 비용은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탈원전 정책은 지난 50여년간 지속된 원자력산업 진흥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탈원전의 전제조건은 우리나라의 전력수요가 더이상 증가하지 않고, 산업구조가 에너지 대량소비 산업에서 탈피해 선진 제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원자력산업 진흥을 위해 발전단가를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용과 사회적 제비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낮게 계산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모든 문제점을 탈원전 정책의 변화를 계기로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자력발전을 중지시켜 전기요금을 25~30% 올렸고, 유럽의 탈원전을 주도하는 독일은 지난 5년간 전기요금이 35% 이상 상승했다. 과연 우리 산업계는 이러한 충격을 흡수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선진산업 구조로 이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짚어 봐야 한다. 불확실한 위험에 과하게 동요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며,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주목하면서 전략적으로 대비하며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지루함과 상상력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지루함과 상상력

    영화 ‘제리’는 매우 지루하고 따분해서 1분도 참기 어려운 영화다. 시종일관 롱 테이크, 롱숏으로 일관한다. 카메라는 화면을 쓸고 지나가면서 아주 먼 거리에 있는 풍경을 잡다가 문득 아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등 원경과 근경이 교차한다. 그리고 원경과 근경의 중간, 마치 지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곳에 점처럼 한 이름을 가진 두 제리가 모습을 감추었다 드러냈다를 반복한다.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는 점처럼. 이렇듯 길고 지루한 영화 ‘제리’는 시작부터 남다르다.영화가 시작하면 아무런 정보도 없이 청색 화면이 한참을 흐르다 동명이인인 두 제리가 차를 타고 사막을 달리기 시작하고 약 5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사막을 걷는다. 지루함을 달래주는 것은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의 조용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테마로 하는 음악 ‘거울 속 거울’로 영화가 예사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그리고 이들이 왜 사막으로 접어들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103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끌고 나간다. 카메라는 처음에는 두 사람의 뒤를 쫓지만, 길을 잃고 나서부터는 카메라의 시선도 방향을 잃는다. 걷는 두 사람의 옆얼굴을 클로즈업하다가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보며 걷는 둘을 잡는다. 긴 사막을 걷는 두 사람의 움직임을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걸을 때마다 모래에 닿는 신발 바닥이 마치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신경질적으로 전해진다. 이제 관객도 지쳤고 두 제리도 지쳤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더니 첫 번째 제리(맷 데이먼 분)가 카메라를 벗어나 앞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시 피곤한 얼굴의 두 번째 제리(케이시 애플렉 분)가 뒤를 따른다. 이제부터 카메라가 앞에 서 있고 두 제리가 앞으로 걸어와 카메라를 비켜나간다. 이즈음 관객은 도대체 영화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짜증이 슬슬 나면서 당혹스럽기까지 해진다. 인물과 풍경을 쫓아가는 카메라 이동도 가끔 보이지만 대부분 카메라는 배우를 기다린다.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두 사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자연은 광활하고 하늘은 맑다 못해 청량하기까지 하다. 사막에, 지상에 남겨진 두 사람의 허기와 갈증과는 관계없이. 그리고 한 사람의 제리가 “이젠 떠나고 싶다”고 말하며 숨을 거두고 또 한 명의 제리는 마법처럼 사막에서 길을 찾아 나와 차를 얻어 타고 길을 떠난다. 한 제리의 죽음과 또 다른 제리의 생존과 자연은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흘러간다. 무심하게. 영화는 초자연적인 공포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영화의 제목인 제리가 슬랭으로 “망가뜨리거나 길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는 예외겠지만. 아무튼 지겹고 재미없는(?) 이 영화가 ‘굿 윌 헌팅’을 감독한 구스 반 산트가 만든 것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의 영화적 배경에 앤디 워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해가 간다. 세일즈맨인 아버지를 따라 수없이 이사를 다녔던 감독은 대학에 진학해서야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구스 반 산트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 진학했다. 태평양 연안에서 대서양 연안으로 유학을 떠난 반 산트는, 그곳에서 히피와 록밴드,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을 만나면서 문화적 충격을 받고 이때 앤디 워홀의 영화를 만난다.그에게 ‘엠파이어’(1964)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8시간 동안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찍은 이 영화는 그에게 “영화라는 예술은 일종의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는 처음 회화를 전공했지만 이내 영화로 기울었고 1930~60년대 언더그라운드 영화들을 섭렵했다. 어찌 보면 영화 제리는 워홀의 오마주라고도 할 수 있다.사실 1960년대는 언더그라운드의 전성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워홀이 있었다. 팩토리를 통해 기성의 세상을 흔들어버린 워홀은 1964년 언더그라운드 실험영화의 대부 조나스 메카스를 끌어들여 내러티브 없이 밤새 엠파이어를 찍어 이듬해 3월 시사회를 열었다. 소위 문화와 예술에 조예를 지녔다는 수많은 인파가 잘 차려입고 몰려왔다. 하지만 스크린에 비친 것은 밤에 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뿐이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마치 1952년 존 케이지가 발표한 ‘4분33초의 의미’와 같았다. 처음에는 움직임 없는 피사체가 주는 지루함에서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인내했지만 결코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간식을 사다 먹고 서로 잡담을 나누다 결국 아수라장이 되었다. 하지만 워홀은 이미 관객들을 골려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화는 1초에 24프레임이 연결되어 동영상을 만들어 내지만 워홀은 1초에 16프레임 상태로 영화를 완성했다. 움직이지 않는 건물이니 관객들은 각 프레임을 8초씩 늘려놓은 것을 눈치 챌 수가 없었다. 서사가 없는 영화, 움직임조차 느낄 수 없는 장면의 연속 뒤에 남은 것은 시간이었다. 볼 것이 없는 영화를 봐야 하는 사람들은 당황 또는 황당했다. 영화 속 엠파이어 빌딩은 ‘맥거핀’, 즉 속임수였다. 현실의 엠파이어는 맨해튼의 상징이지만 영화에서는 단지 허구였을 뿐이다. 제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워홀만이 아니다. 영화에서 보이는 신비로운 초자연적인 장면들은 사진작가 안셀 애덤스의 작품을 보는 것 같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19세기 낭만주의적 풍경사진의 마지막 사진가라고도 불린다. 그는 소위 ‘스트레이트 사진’이라고 해서 그림을 닮은 사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는 사진을 찍었다. 특히 요세미티를 비롯한 미국 국립공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와 사진은 과학의 영역에 속하지만 예술과 결합하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표면인가 아니면 이면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보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다름없다. 지루하다고 피하지 말고 다음 장면을 상상하며 기다려 보라. 그러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창조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를 보는 재미이자 방법이다.
  • 놀이문화 입힌 삼성…충성고객 잡는 애플

    놀이문화 입힌 삼성…충성고객 잡는 애플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첼시 지구의 삼성전자 체험존인 ‘삼성 837’. 매장에 들어서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서핑, 봅슬레이 등 4차원(4D)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허공을 바라보다 신기한듯 감탄하고 웃기를 반복했다. 기자도 놀이기구 같은 ‘S8 360 스피어’에 올랐다. ‘갤럭시S8’ 112대로 만든 회전형 스크린으로 발판에 올라 기둥을 돌리자 뉴욕의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미국 뉴욕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치열한 도시다.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S4’ 언팩(공개) 행사를 연 2013년 이후 본의 아니게 뉴욕은 스마트폰 전쟁의 중심지가 돼 버렸다. ‘애플 1호점’이 있는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연 것 자체가 도발이었다. 이후 판촉 경쟁은 늘 진행형이다.애플이 충성 고객을 잡아 두기 위해 ‘체험형 매장’에서 기기 교육에 집중하는 ‘록인 전략’을 구사한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최첨단 기기들을 즐기고 놀도록 배려하는 ‘플레이 전략’을 선택했다. 최첨단을 지향하는 젊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2층에 올라 스마트폰의 방수 기능을 체험했다. 갤럭시S8로 사진을 찍은 뒤 10㎝ 깊이의 물이 담긴 수조 바닥의 스크린 여기저기를 스마트폰으로 문지르자 닿는 곳마다 사진이 나타났다. 사진은 바로 메일로 전송됐다. 직원은 “놀이터처럼 최신 기술을 자유롭게 즐기도록 돕는 게 일”이라면서 “올해 조성한 4D 체험존의 인기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23일(현지시간)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2층에 있는 애플 스토어를 찾았다. 중심 기차역이자 유명한 관광지여서 유동 인구가 많았다. 체험과 상담, 제품 구매가 하나의 코스로 이어져 있었다. 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직원이 사용법을 알려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분위기는 차분했다. 매장 직원은 “방문객 대부분이 아이폰 사용자”라며 “9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아이폰8 출시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애플 스토어는 뉴욕 맨해튼 내에만 7곳이 있고, 미국에 270개, 전 세계에 5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북미에 체험존을 늘리는 중이다. 뉴욕은 물론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댈러스 등으로 빠르게 확대시키는 중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체험존 ‘갤럭시 스튜디오’ 80여개를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1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가격정책, 프로모션, 체험 공간 등 3가지가 스마트폰 판매에 영향을 주는데, 최근 들어 체험 공간의 중요성이 특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뉴욕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삼성 ‘빅스비’ 스마트스피커 내년 출시

    삼성 ‘빅스비’ 스마트스피커 내년 출시

    “알렉사(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가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전자 스마트 스피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어떤 기기에서든 대규모 혁명을 주도할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출신으로 유럽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 왔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무선 제품 전략 및 신사업 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 쇼메 부사장은 아직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3~5년 후엔 수십억대의 인공지능(AI) 기기가 생길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부품과 완제품 생산 능력,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 협력사 및 유통 채널과의 친밀도 등을 바탕으로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스피커는 개척자인 알렉사가 탑재된 아마존의 ‘에코’에 이어 지난해 ‘구글 홈’이 가세했고 최근 애플이 ‘홈팟’을 선보이면서 가전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1000만대가 넘는 에코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를 내년에 출시한다. 쇼메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1년에도 수억대의 스마트폰을 팔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자신이 있다”며 “결국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간에 매끄러운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고동진 “갤노트8 100만원 안 넘을 것”

    고동진 “갤노트8 100만원 안 넘을 것”

    “새로 출시되는 ‘갤럭시 노트8’이 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에 대한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3일(현지시간) 갤럭시 노트8 신제품 공개 후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 우리는 잘못을 반성했고 적어도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고객, 파트너사와 소통하려 했다”며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믿어 준 소비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앞서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진행된 노트8 공개 행사에서도 제품 설명 전에 고객을 향한 사과와 감사 인사말부터 전했다. 행사장에 초청된 100여명의 노트 사용자들이 환호와 박수로 지지를 보냈다.기자 간담회를 시작하며 고 사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처음 하는 얘기지만 (발화 사태로) 저도 많이 힘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노트8이 좋은 반응을 얻어 전 세계 16만 5000명 무선사업부 임직원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트8을 설명할 때는 표정부터 변했다. 자신에 찬 목소리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의미 있는 혁신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트 시리즈는 현재까지 5000만대가 출시된 모델로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고정 소비자층이 존재한다”면서 “노트8이 갤럭시 S8과 비슷하다는 말도 있지만 써 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8월 20일 출시 이후 연말까지 1100만대가 팔린 ‘갤럭시 노트5’의 판매 기록도 조만간 깨질 것으로 고 사장은 예상했다.판매가는 여전히 고심하는 모양새다. 그는 “100만원을 넘으면 부담이 크다. 다음달 10일쯤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가장 많이 팔리는 64GB 모델은 노트7(미국 850달러, 한국 98만 8900원)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단 최고 사양인 256GB급 대용량 제품은 역대 최고가가 예상된다. 미국은 24일부터, 국내는 다음달 7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하며 정식 판매는 다음달 15일부터다. 최근 고전 중인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책임자를 바꿨고 7개 지사 밑에 31개 판매 조직을 22개 조직으로 개편하는 변화를 줬다”며 “호흡을 가다듬으면서도 반드시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사업을 묻자 “지난 5월 무선사업부 2020년 비전을 만들었고 앞으로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등 5G 분야는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갤럭시 노트8에 대해 블룸버그는 “큰 위험 부담에도 삼성은 같은 브랜드를 유지했고, 과거(노트7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CNBC 방송도 “삼성이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노트8은 삼성의 자신감을 강조한다”고 보도했다. 뉴욕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