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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거품 붕괴’ 큰손은 안다?

    ‘부동산 거품 붕괴’ 큰손은 안다?

    국내 집값이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에는 ‘이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진원지는 대기업과 해외 부동산 투자자, 부동산업계 등으로 부동산 ‘버블(거품)’에 대비한 행보를 내딛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산 디플레이션을 우려해 ‘부동산 몸집’을 줄이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 사업은 손놓고 시장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등 다투어 부동산 매각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대치빌딩과 잠원, 양평, 양재, 인천, 부천 사옥 등 6개 건물과 서울 창동의 미분양 오피스텔 72가구, 토지 9필지 등을 외국계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인 ‘피케이원’에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1392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자산 매각은 매우 이례적이다.SK㈜는 인천 용현동 물류센터 용지(10만 7000평)를 내놓았으며,SK텔레콤도 남산 그린빌딩과 지방 소재 사업장 및 기지국 등을 매물로 내놓았다. ‘땅’에 관한 한 전문가인 롯데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부지 매입에 따른 직접 소유보다 임대를 통한 점포 확대로 방향을 틀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점포매각 후 임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계자는 “부동산에 많은 돈이 묶인다는 점에서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매각 점포나 점포 수가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기업 부동산 매각과 관련, 일각에서는 자산 디플레이션 우려보다 자산 효율화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는 지적도 나온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부동산시장의 불안이 기업들의 행보를 가속화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자산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사업 아예 손놔 대규모 부동산 구입 단골 손님인 개발업체들도 땅 구입에서 손을 뗀지 오래다. 주택·빌딩 등을 지어 파는 장사가 본업인데도 원재료를 구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아예 자체 개발사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자체사업으로 추진한 물량은 거의 없다. 중견 주택전문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수도권 대규모 아파트 부지 매입의 큰손 역할을 했던 이들 업체들은 추가 부지 마련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 개발이 지연되거나 분양성이 좋지 않은 지역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 류찬희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하반기 경제운용의 명암/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온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들끓고 있다. 언론과 기업들은 월드컵 관련 기사와 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다. 더이상 개최국도 아닌데 모든 공중파방송은 상식을 벗어난 기형 편성으로 거의 24시간 월드컵을 내세운 방송을 하고 있다. 채널 선택권을 박탈당한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가히 ‘월드컵 고문(拷問)´이라 부를 만하다. 5·31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의 유례없는 참패는 무엇보다 피폐한 서민경제와 경제정책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표현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선거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적어도 6월 한 달은 선거패배에 대한 자성과 함께 경제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조심스럽게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으로 모든 민생현안 문제는 월드컵경기 응원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곧 시작되는 올 하반기의 경제전망은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정부는 올해 5% 성장 목표가 여전히 달성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지난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의 경기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세계경제 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전 FRB의장 그린스펀의 저금리정책에 의해 미국을 중심으로 돈이 풀려나가면서 전 세계는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지만, 이제 넘쳐나는 유동성은 중앙은행들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과잉유동성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 주식과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켰지만 그로 인해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주택가격이 폭등했다.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막아주던 중국의 저가 공급능력이 한계에 이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금리인상을 추가적으로 단행할 경우, 세계적인 자산가격의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주식 및 주택가격이 폭락한다면 신용불량자의 양산 및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소비위축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기업의 채산성도 악화되어 결국은 내수부진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일부 대기업들이 현금성자산 확보를 위해 자산유동화에 대한 대비를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예측과 무관하지 않다. 연초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이상 오른 상태이고 환율도 50원 이상 절상되었다.4월 경상수지적자가 9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3개월 연속 적자를 낸 것도 1997년 말 이후 처음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의 변동성이다. 환율과 원자재 및 원유가격은 최근 매우 큰 변동 폭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금리 움직임에 대한 불확실성, 투기성 자금의 움직임, 외환시장의 거래 증가 등으로 인해 변동성은 하반기에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거시지표들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4월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이고 산업생산도 전달에 비해 1.5% 감소했다. 소비재의 판매가 둔화세를 보임으로써 원화 강세로 인한 구매력 상승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장비 재고 증가뿐 아니라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IT제품의 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은 경기하강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정부가 마구잡이로 조세를 증가시키면서 집값을 잡겠다고 오기를 부리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흡수하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오히려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의 혼선을 보면서, 축구경기보다는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어떻게 하반기 경제 운용의 묘를 살릴지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쳐야 할 때이지 싶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 IMF “日 디플레이션 탈출”

    |도쿄 이춘규특파원|IMF(국제통화기금)는 24일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나, 디플레이션 시대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도 미약한 디플레이션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와 대비된다. 다니엘 시트린 IMF 아시아·태평양국 차장은 이날 일본 당국자들과 정책협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측의 경기회복이나 지금까지의 구조개혁 등을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시트린 차장은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탈출했다는 근거로 경제 정세 전체나 물가 동향 등을 통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IMF는 또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제로 금리를 해제할 전망은 보이지만 당면의 정책 금리는 제로%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 일본은행이 향후 일정기간 제로 금리 정책을 계속 해야 한다는 인식을 나타냈다.IMF는 또 일본 경제는 유가 상승 등의 위험 요인이 있지만 “계속 탄탄한 성장 국면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taein@seoul.co.kr
  • [데스크시각] 인도와 중국사이/이석우 국제부 차장

    “인디아 펀드에 투자했더니 6개월도 채 안 돼서 25% 이상을 먹었다고.” 대학동창 모임에서 한 친구가 흡족한 표정으로 국내 투자회사의 인디아 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효자 역할’을 한다며 ‘인도 예찬론’을 폈다. 중국에서 10년 가까이 대기업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친구는 “잘 아는 중국도 아닌 생소한 인도 펀드에 왜 투자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중국은 거품이 심해진 것 같고 인도는 성장 여력으로 볼 때 거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20여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시장에 대해선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막 성장의 발동을 건 인도에 대해선 더 많은 가능성을 점치며 후한 점수를 준 까닭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과잉생산, 원가상승 등 성장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가전제품의 예를 들자면,“TV수상기와 냉장고는 무게로 달아서 판다.”는 우스개 말이 나올 정도다. 외환보유고 규모와 비슷하다는 은행권의 악성 부채, 부실한 국영기업….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과잉투자와 과잉생산, 소비부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중국 부동산 거품붕괴론’은 물론 ‘중국발 디플레이션’ 충격이 아시아와 세계를 강타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등장한다. 최근 몇년 새 이 친구처럼 중국경제의 거품론을 우려하고 인도의 여지와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싸다고만 할 수 없는 중국의 생산원가와 지나친 의존도에 대한 우려도 실려 있다. 이런 추세 속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인도가 올해도 7∼8%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통신기술(IT)을 비롯, 아웃소싱형 서비스업에 기반한 인도경제가 지식산업사회에서 차지할 비중에 대해선 아무도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인도 투자가 중국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도로, 항만,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확대가 시급한데 투자재원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정을 내렸다. 국내총생산(GDP)의 1.5%대인 중국 재정적자와 비교할 때 인도는 4.1%나 된다. 저축률도 인도는 GDP의 29%지만 중국은 45%다. 투자여력 차가 현저하다. 인도의 GDP는 중국의 절반 규모고 현재 중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10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교역규모는 15년정도 처져있고 외국인직접투자 역시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고치를 경신중인 인도증시에 대해 이달 초 JP모건이 “과대 평가로 향후 3∼6개월 동안 어려움에 맞닥뜨릴 수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 것도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늑장 행정과 관료 부패,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경직된 노동시장 등 지불해야 할 ‘인디아 코스트’(비용)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은 “첸나이시 중심에서 현대차공장으로 이어지는 고속화도로는 10년 전부터 곧 완공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최근에야 정비됐다.”며 ‘초저속 행정’을 꼬집었다. 지난달 인도 현지에서 부정적인 측면에 더 주목하는 적잖은 국내 기업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요새 인도 투자가 붐인데…”라고 하니까 그중 한 직원이 “피델러티 인디아 펀드에 몇천(만원) 묻어놨죠.”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서 웬 투자냐고 되묻자 이 직원은 “부정적인 측면은 부분적인 것이고 큰 틀에서 돈과 사람, 상품이 몰릴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세계 네번째 경제대국이 된 인도에 투자하고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당위라는 투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진 못하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보완하면서 한국경제의 성장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보고(寶庫)가 될 수 있을까. 달리는 코끼리(인도)의 등에 올라탄 한국경제를, 인도와의 ‘동반상승’을 고민할 때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jun88@seoul.co.kr
  • 日 3대 도시권 땅값 15년만에 동반 상승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의 3대 도시권 상업지 공시지가(땅값)가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15년 만의 일이다. 23일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2006년 공시지가에 따르면 일본 토지가격 총액의 60%를 차지하는 3대 도시권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 디플레이션’은 거의 해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도쿄 도심 등 일부에서는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어오른 곳도 있었다. 반면 지방권은 주택지·상업지 모두 14년 연속 하락했다. 하락 폭은 줄었지만 회복세는 약해 양극화 양상이 뚜렷했다. 3대 도시권의 상업지는 평균 1% 상승했다. 도쿄 도심에선 방위청 철거 부지의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는 미나토구나, 시부야구가 11%를 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도쿄에선 주택지도 평균 0.8% 상승했다. 초고층 아파트 개발이 진행 중인 미나토구의 18%를 비롯,23개 구(區)지역 모두 2.2% 올랐다. 도요타 자동차의 호황 영향을 받은 나고야 시에서는 재개발되는 JR 나고야 역앞의 지가 상승률이 전국 1위인 38%까지 치솟는 등 30%가 넘게 오른 지역이 여럿 있었다. 오사카에서도 20%가 넘는 상승 지역이 나왔다. 하지만 3대 도시권의 주택지와 상업지 지가는 최고치였던 1991년의 각각 40%와 20% 수준으로, 거품이 빠지던 80년대 중반과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3대 도시권의 땅값이 한꺼번에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경기회복 기조에다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투자 자금이 아직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다는 느낌을 주는 상업지역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국 평균으로는 주택지·상업지 모두 2.7%씩 15년째 하락했다.다만 하락폭은 주택지가 3년 연속, 상업지가 4년째 줄었다.taein@seoul.co.kr
  • 日 통화팽창 정책 5년만에 해제

    |도쿄 이춘규특파원|통화량을 여유있게 공급하는 일본의 양적 금융완화(통화팽창) 정책이 5년만에 해제됐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 금리 정책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BOJ)은 9일 정책위원회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지난 2001년 3월 디플레이션 탈피와 경기 부양을 목표로 도입했던 양적 완화정책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디플레이션 탈출을 공식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회의에서 후쿠다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해제를 제의,9명 위원중 7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정책 변경에 따른 채권 및 외환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금융 정책의 목표가 될 인플레 참조치를 도입키로 하고 구체적 수치로 ‘전년 대비 0∼2%’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정책 조정 대상은 그동안의 당좌예금 잔액 관리에서 금리 위주로 환원하게 된다. 일본이 금융 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전환한 것은 “경기 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은 2000년 8월의 ‘제로금리 해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1990년 8월 이래 15년 6개월 만의 일이다. 미국이 금리를 이미 4.5%까지 올린 데 이어 유럽도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이뤄진 일본의 금융정책 변경은 세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17.8엔에 거래됐으나 일본은행 발표 직후 118.26엔으로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 셈이다.taein@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 (하) 바닥 경기는 ‘머나먼 봄날’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최근 화두는 ‘양극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명암이 엇갈린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지만 고전하는 기업과 개인이 적지 않다. 한국과 여러가지로 유사한 셈이다. 일본경제의 변수도 수두룩하다. 통화팽창정책의 해제, 감세정책의 축소 영향 등 내부변수는 물론 미국경제, 유가상승세 등 외부변수도 적지 않다. ●경영자 40%만, 회복지속 예상 주요대기업 경영자중 90% 이상이 올해 경기확장을 예상한다는 결과(산케이·도쿄신문 조사)가 나오지만 수적으로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포함한 조사에서는 회복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경영자는 40%에 그치고 있다. 데이고쿠 데이터뱅크가 9674개 기업의 경영인들을 상대로 조사,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회복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율은 39.9%에 그쳤다. 이 회사는 “예상보다 적었다. 지역·규모 등의 격차가 매우 커 회복기조는 아직 취약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사 의미를 설명했다. ‘회복기조가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6%,‘알 수 없다.’는 응답은 39%였다. 특히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경영자 중 62%는 불안요인으로 개인소비를 꼽았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정률감세 축소 등 증세국면 진입이 앞으로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 것이다. ●소리는 작지만, 주목되는 신중론 실제로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마에다 사장은 지난 5일 기업인들의 합동신년파티에서 “경기회복의 실감은 없다.”고 밝혔다. 증권투자분석가 가미야마 나오키는 “올해는 과잉투자 문제가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의 거품을 우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오는 9월에 퇴임하기로 예정돼 있어 정책의 일관성 유지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지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내려갔다. 레임덕 조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국이 차기경쟁에 돌입하면서 정률감세 축소, 노인의료비 증가, 연말정산공제 축소, 소비세 인상 논의 등이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이어지면서 “열리던 지갑이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썰렁 첨단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분명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은 여전히 봄이 멀다. 도쿄 오타구의 5000여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관장하는 오타구산업진흥협회 하마구치 가즈히코 기획홍보리더는 업체의 경기회복 실감 여부와 관련,“아직, 아직”을 연발했다. 택시업계의 불황은 심각하다.2002년 신규참여와 가격규제가 해제된 택시는 크게 늘어 오사카의 운전기사들의 연수입은 대부분 2500만원 이하로 조사됐다. 요금파격할인 등 ‘오사카의 택시전쟁’은 심각한 양상이다. 도쿄의 환락가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퇴폐업소 단속이 강화되며 술집과 마작집 등 폐업이 속출,1000여개의 빈 영업점 때문에 밤이면 유령의 도시로 변해 거리활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환동해권경제연구소 ERINA의 나카지마 도모요시 연구주임은 “디플레이션이 끝나야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그 이후에야 생활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중)] ‘황금 사이클’ 올라탔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제의 재가속 국면 진입은 각종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주가는 40% 이상 폭등했다. 도쿄 도심의 땅값도 무려 15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긴자·아오야마 등 알짜배기 구역은 수십%씩 뛴 곳이 속출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4년째 플러스를 기록, 올해에는 디플레이션 탈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제 2의 거품’까지 우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연초 전문가들은 경제를 짓눌러온 개인의 소비가 본격 회복되면서 재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독일 월드컵 축구가 가전제품과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가 중심인 설비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점친 것이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말의 두 자릿수 성장은 아니지만 올해에도 실질 GDP 성장은 5년째 플러스를 이어갈 것으로 점쳤다. 후고쿠 증권은 가장 높은 3%대, 다이와 증권은 최저 1%대 성장을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들이 모두 성장세를 전망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고가 사장은 “기업과 가계의 선순환이 형성돼 내수 성장세가 살아나 성장률도 조금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미국 경제 둔화, 유가 압박의 어려움 속에서도 실질 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1만 6000엔대를 보이는 닛케이 평균주가는 최대 1만 9000엔이 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무라카미 펀드는 2만엔선 상승까지 점치고 있다. 일본은행이 통화 팽창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001년 9월 경기 확장을 위한 ‘명목 GDP 성장목표 설정’ 정책을 정부·일본은행에 제안, 이를 현실화시킨 미쓰비시UFJ 리서치 앤드 컨설팅의 시마나카 유지 투자조사부장은 지난 13일 “올해 일본 경제는 단기(재고 조정),10년(설비 투자),20년(건설 투자),55년(인프라 투자) 주기 등 4개의 경제 순환 사이클 모두 상승기로 맞물린 황금의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시마나카 부장은 “비 정보통신(IT)분야와 소재업의 재고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이것마저 빨리 마무리되면 경기 재가속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5월쯤 일본은행의 통화팽창 정책이 해제되면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마저 6개월 뒤인 11월에나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13일 일본은행 전국 9개 지점장 회의를 주재한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물가가 전년 대비 플러스 기조가 정착됐다.”면서 곧 통화팽창 정책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추이를 보며 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지역간 정도의 차는 있지만 홋카이도를 포함, 전국의 9개 지방 모두 경기 회복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일본은행의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중론을 폈던 학자들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부실 채권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등 올해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막 대수술을 끝낸 환자 같았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재정 전문가인 국중호 요코하마 시립대 교수도 “현재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특히 개혁의 방향에 오류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며 “일본경제는 점차 향상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일본경제는 단순한 악재로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미·중 내년 경제 기상도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경제뿐 아니라 외교·군사적으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주목받는 중국. 이라크라는 암초에 걸린 미국은 내년에 경제마저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간 분열이 심화돼 암울한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과열 우려를 낳은 경제의 중심 축을 성장에서 안정으로 옮기면서도 8%대라는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미국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내리막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다소 암울한 2006년을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발행된 내년도 특집호에서 미국이 내년 11월로 예정된 상·하원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미국’으로 분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민주당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이 잡지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힘든 한 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기 6년차는 전통적으로 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시작되는 해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정치적 관심은 차기 후보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심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독일에 주둔중인 미군의 철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은 내년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미국 시민의 지칠 줄 모르는 소비 성향으로 미국 경제가 지탱해 왔으나 내년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고유가 시대에 맞는 이번 겨울은 미국 가정의 난방비 지출을 늘려 다른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단기 이자율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이 잡지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미국의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60대에 진입하게 된다. 아직 건강하고 부유하며 숫자가 많은 이 세대는 ‘노인’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하도록 만드는 등 미국 사회에 문화적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dawn@seoul.co.kr ■ 중국 다소 주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욱일승천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향후 기상도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주요 국책연구소들은 2006년 경제성장률을 올해의 9.5% 안팎에서 다소 둔화된 8%대를 예상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내년도에는 거시조정 정책을 통한 과잉투자 억제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5%로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지난 4월 8.5%에서 9.0%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내년도 GDP 성장률은 8.2%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민은행은 올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9.0%보다 높은 9.2%로 전망하고 내년 상반기 GDP 성장률을 8.7%로 예측했다. 이러한 경제 전망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 공산당은 16기 5중전회에서 경제기조를 성장 우선주의에서 ‘균형과 분배’로의 안정적인 발전 모델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급격한 디플레이션 충격도 우려하고 있다. 성장보다 안정을 중시할 경우 성장률 둔화가 자칫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 강연회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6.7%로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가 20년 동안 줄곧 8% 이상의 고성장률을 유지했고 최근 10년간 9% 이상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 내년도에는 ‘주기적’으로 대폭 하락이 연출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면서 내년도에도 내수 소비진작과 적절한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다소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신중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유지할 경우 올해보다 둔화된 수준이기는 하지만 8%대의 경제성장률이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oilman@seoul.co.kr
  • 버냉키의 미국경제 어디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새 의장에 벤 버냉키(51)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이 지명됐다. 이로써 FRB는 18년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새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거쳐 내년 2월 정식 취임한다. 버냉키는 내년 1월 31일 퇴임하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기본 정책에서 당분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4일 대통령의 지명 발표 직후 버냉키 자신도 “그린스펀 시대에 세워진 정책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도 시장 충격은 없다면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금리인상 기조 ‘그린스펀 노선’을 따르겠다고 천명한 만큼 단기적으론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경제가 부동산 가격 상승, 재정·무역 등 양대 부문에서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만큼 계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금리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인상 폭이 둔화되리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지나친 긴축정책이 신용 창출과 수요를 억제, 경제 위축 및 증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경기 활성화에 무게 버냉키는 이날 “정부 목표인 3.4%의 성장률은 꼭 지키겠다.”고 밝혔다.“일부 물가오름세가 있지만 핵심 물가는 안정세”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허용하더라도 경기 진작과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2003년엔 미국경제를 지원하기 위해선 ‘금리 제로’ 정책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금리 온건론자’로 불리는 그의 지명 소식에 증시는 오름세를 보인 반면, 채권시장이 주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물가상승 억제에 무게를 두는 ‘인플레이션 파이터’였다면 그는 ‘디플레이션 파이터’로 분류된다. 통화량이 줄면서 물가가 떨어지고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을 더 위험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FRB 이사로 재직하던 2002∼2003년에도 미국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FRB의 투명성 확대 FRB의 통화정책이 보다 분명하고 알기 쉽게 표현되고 공개의 폭이 넓어지는 등 투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FRB 이사로 근무하면서 의사록 공개 시점을 앞당기기도 했다. 버냉키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의 억제한도를 정해놓는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예측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 더 밀접한 인사들을 제쳐놓고 실물보다 이론과 상아탑에 뿌리를 둔 계량경제학자를 FRB 수장에 임명함으로써 FRB의 독립성과 독자적인 역할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평가다. 또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의 지명 논란 및 ‘리크 게이트’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부시 대통령은 버냉키 지명과 뒤이을 인준절차에서는 오랜만에 정치적 부담을 벗고 홀가분한 표정이다. 그가 공화당원이면서도 정치색이 적어 보수·진보 양측의 환영을 받고 있는 까닭이다. 버냉키 지명자는 상원 인준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로선 무난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관측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韓銀 물가목표 ‘거품’

    韓銀 물가목표 ‘거품’

    “아예 손 놓고 있어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면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만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저(低)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 반해 물가 목표치는 상대적으로 높게 잡혀 있어 금리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면 인플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최근엔 목표치를 벗어나는 일이 없다. 물가 때문에 금리카드를 꺼내들 일도 없어졌다. 한은은 지난 1998년부터 소비자물가 관리 목표를 미리 정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목표치를 잡아 오다가 지난해 1월 한은법을 고친 뒤 처음으로 중기(中期)목표로 바꿨다. 2004∼2006년의 중기 물가관리 목표는 2.5∼3.5%다. 농산물이나 석유류 등 계절적 요인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뺀 소비자물가지수를 말하는 근원인플레이션 기준이다. 지금까지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치를 벗어난 적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98년과 99년 두 차례밖에 없다.98년 목표는 8∼10%였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은 7.5%였다.99년엔 목표는 2∼4%였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은 0.8%에 그쳤다.98년과 99년의 물가 목표는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했다. 2000년에는 기준을 근원인플레이션으로 바꿨고, 이후에는 연간 기준으로는 한번도 목표치를 벗어난 적이 없다. 올들어서도 1∼9월 근원인플레이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5%로 목표 범위(2.5∼3.5%)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목표를 항상 달성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애초부터 기준 자체가 달성하기 쉽게 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하반기에 3년 동안의 중기 물가목표치를 정할 때보다 경기회복이 예상 외로 늦어지고 있는 게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낮은 가장 큰 이유다.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공공요금 인상 등도 잇따라 보류돼 물가는 예상했던 것보다 오르지 않고 있다. 올 3·4분기(7∼9월)에는 근원인플레이션율이 2%로 오히려 목표치보다도 낮았다. 저물가가 고착화되며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 값싼 상품이 쏟아져 들어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이런 상황을 ‘위장된 저물가’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물가만 보면 인상 요인이 없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콜금리를 동결해온 것도 경기침체 영향이 크지만, 물가가 그만큼 안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콜금리가 현 수준인 연 3.25%에서 유지된다면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목표 범위(2.5∼3.5%)에 있을 확률은 51%, 하한선인 2.5%를 밑돌 확률은 49%로 전망됐다. 결국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를 웃돌 확률은 ‘제로(0)’라는 얘기다. 이런 점 때문에 한은이 물가목표를 너무 쉽게 잡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목표치를 2%대로 잡았더라면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감안한 금리 인상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명분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과 물가목표 수준을 협의하는 재정경제부도 현재의 물가목표가 있으나 마나 한 정도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물가안정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日야구 리그우승 ‘한신 효과’ 1조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인기 프로야구단 한신 타이거스가 29일 2년 만의 리그우승을 확정,1조원대의 경제효과가 예상된다고 일본열도가 흥분에 들떠 있다. 다양한 파급 경제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신 타이거스의 본거지인 오사카 출신의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까지 우승확정 뒤 “간사이지역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한신의) 우승은 그것을 지지해 줄 것이다. 일본경제 회복은 서쪽부터라고 생각한다. 디플레이션 탈출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3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타이거스의 우승은 모회사인 한신전철의 실적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2년전 우승 때는 상품판매 등 야구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176억엔 증가했다.18년 만에 리그우승을 했던 2년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006년 3월의 2005년도 연말결산 때 실적호전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신 우승은 간사이뿐 아니라 수도권 등 간토지역에서도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한신 타이거스와 관련 있는 대형 소매업체들이 우승기념 세일을 실시하는 등 기대감이 높다. 역시 간사이가 본거지인 대형 슈퍼체인 이온은 전국 430여개 점포에서, 이도요카도는 전국 180개 점포에서 각각 30일부터 3일간 우승기념 세일을 실시한다. 한신백화점과 우호관계인 게이오백화점도 신주쿠점과 세세키사쿠라가오카점에서 세일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한신 타이거스 우승은 전국적으로 최대 1400억엔 정도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taein@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21) 전문가 좌담

    [일본을 다시본다] (21) 전문가 좌담

    |특별취재팀|서울신문은 ‘한·일수교 40주년 특별기획-일본을 다시 본다’ 시리즈를 종합 정리하고 일본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문가 시각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김도형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 및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과의 좌담을 마련했다. 한종태 서울신문 국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두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긍정평가를 자제하거나 평가 자체를 유보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본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과 우경화 추세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이 기회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사회자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1990년대 경기침체 시기를 현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진창수 센터장(이하 진) 잃어버린 10년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실패, 금융위기, 제도적 피로 등 3가지 원인으로 초래됐다. 이런 결점을 완전히 극복했는지 여부가 포인트다. 우선 금융개혁부문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본다. 부실채권을 해소하는 등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다. 기술 부문에서는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강하지만 차세대 정보통신(IT) 기술은 발전이 느리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리드하는 부문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제도적 피로의 경우 고용 바꾸기 노력이 진행과정에 있다고 본다. 대체로 최근 일본경제가 안정적인 상황에 들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안정적인 추세가 개혁의 결실이라기보다는 중국 특수로 인한 수출 증가와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는 데 따른 결과인 측면도 있다. 결국 잃어버린 10년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잃어버린 10년을 준비기간으로 봐야 하는지 침체기간으로 봐야 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개혁이 한창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김도형 교수(이하 김) 80년대 일본의 제조업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시기였지만 91년 이후부터는 지가·주가하락으로 인해 자산가치가 하락했다. 무려 2∼3년 동안의 자산 손실이 110조엔에 이를 정도로 엄청났다. 이 후유증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다소 회복됐지만 91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은 15년째 장기불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잃어버린 15년을 야기한 원인은 첫째도 둘째도 ‘정책’의 실패다. 정부는 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못하고 내려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재정도 그런 셈이다. 정부는 90년 이후 경기부양에 치중하느라 구조개혁을 미뤘다. 매년 연속해서 경기부양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론 재정적자를 유발하게 됐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국민들의 세금 확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을 반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이든 재정이든 정부의 정책 수단이 굉장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빠졌다. 또 96년부터는 세계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중국의 성장 등으로 비정상적인 물가하락 추세까지 겹쳤다.2차대전 이후 5년 연속 물가가 하락한 자본주의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디플레이션의 와중에 재정적자와 부실채권 문제가 상승작용을 하면서 일본은 헤어나기 힘든 장기불황으로 빠지고 만 것이다. 결국 정책운용의 실패가 이런 결과를 빚었다.8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면서 민간이 활력을 잃게 됐다. 돈이 자꾸 정부로 흘러들어감에 따라 공공부문 비대화와 내수 위축을 초래했다. 반면 수출 의존도가 커지면서 해외 요인이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사회자 일본이 제조업 분야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보는가. ●진 기존의 제조업과 IT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일본의 고민이다. 예컨대 소니의 경우 TV 같은 품목이 80년대까지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냈다면 지금은 노트북이나 애니메이션 게임기 등이 주요 부가가치 품목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 제조업이 IT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고용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일본이 고용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혁의 방향은 정해져 있지만, 내부의 문제가 너무 많다. 총론은 찬성하면서도 자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각론에서는 반대하는 게 문제다. ●김 일본은 제조 기술력의 ‘보고’다. 그런데 경제운용이 잘못되면서 기술이 지체됐다. 제조업 설비투자의 연령이 10.5년이라면 미국은 9.5년이다. 일본은 특히 IT와 생명공학(BT) 쪽이 취약하다. 반면 나노기술(NT)과 환경기술(ET)은 미국보다 강하다. 일본은 IT,BT,NT,ET를 잘 융합해 활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경쟁력 시스템을 개조할 필요가 있다. -사회자 화제를 정치 얘기로 돌려 보겠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세대교체 열망이 만만찮은 것 같다. ●김 지금 세대교체가 전면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 있다. 자민당의 경우 고이즈미가 등장하면서 파벌의 추천을 통한 공천 시스템이 붕괴됐는데, 이게 큰 의미가 있다. 전전(戰前) 세대의 정치가들이 전면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금은 전후세대가 내각과 당의 주요 자리를 맡고 있다. 민주당은 더욱 젊은 정치가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있다.9·11 총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세대교체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우리한테 반드시 좋은 징조로 볼 수만은 없다. 국제주의적 정치가가 늘어나는 형태로 진행되면 좋은 거지만,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은 여전히 국내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힘의 논리에 치중하는 아베 신조 같은 인물이 총리가 된다면 오히려 우리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있다. ●진 세대교체엔 양면성이 있다. 개혁과 시장의 논리를 중요시하는 형태로 가면서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좋은 모습으로 일본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한·일관계에 있어 현실주의적인 외교정책이 실시되면서 우리 입장에서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김 2세 국회의원들의 국제감각이 부족한 것을 보면, 그들의 아버지 세대를 연상케 한다. ●진 고이즈미를 비롯한 2세들은 정치적인 훈련은 아주 잘 돼 있다.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반면 동북아 관계 등 세계질서에 대한 비전은 거의 문외한이다. -사회자 일본이 자꾸만 힘의 외교를 바탕으로 우경화로 치닫는 것 같아 걱정된다. ●진 일본의 군사대국화. 보통국가화는 첫째, 잃어버린 10년과 연관돼 있다. 경제가 내려가면서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논하는 국민이 많아졌다. 찬란했던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열망이 커진 것이다. 옛날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했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변했다. 경제에서의 패배감을 회복하려는 자존심이 우익의 논리와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의 세대교체도 요인이다. 전전 세대는 한·일관계를 특수관계로 인정했지만 전후 세대는 보통관계로 보면서 현실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9·11테러 이후 대테러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의 역할을 키우려는 미국의 의도도 일본 우경화에 한몫하고 있다. -사회자 독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왜곡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없나. ●진 과거사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독도 문제 쟁점화가 일본한테도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일본의 제1 표적은 북방도서 반환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도 독도 문제를 지나치게 쟁점화할 필요는 없다. 야스쿠니참배 문제는 제3의 추도시설 건립으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는 공동연구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사회자 그렇다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한 과제는. ●진 우리 국민은 일본을 다원주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일본을 공포와 배신의 대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그 속에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인식이 정착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간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틀에서 꾸준히 접근해 가야 하는 것이지, 급격하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 항상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 양국 관계에서 좀 떨어져서 글로벌한 차원에서 한·일관계를 봤으면 한다. 일본 제국주의도 보편적 시각에서 틀리지만 일정부분 일본의 안보부문 확대도 인정해 줘야 한다. ●김 우리는 일본을 특수하고 이질적인 국가로 간주해서 부정적인 부분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본은 첨단기술을 보유한 경제대국이자 고급시장이다. 일본의 제조기술력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제는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 그 기초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에 대한 협상이 빨리 재개돼야 한다. 일본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carlos@seoul.co.kr ●진창수 세종硏 일본연구센터장 ▲1961년생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도쿄대 정치학 박사 ▲도쿄대 사회과학연구소 객원 연구원 및 교토대 법학부 객원교수 역임 ▲현재 세종연구소 국제정치경제연구실장 및 일본연구센터장 ▲저서 ‘일본형 금융시스템의 위기(한울아카데미 2004년) 등 ●김도형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 ▲1944년생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 및 대학원 졸업. 동 대학원 경제학박사 ▲산업연구원 일본연구센터 소장, 히토츠바시대 객원교수 역임 ▲현재 계명대 국제학대학 일본학과 교수. 한국무역협회 객원연구원 ▲저서 ‘일본의 구조개혁과 글로벌 경쟁력(계명대 출판부 2005년)’ 등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 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 황장석(정치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협 찬 POSCO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위안화 절상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위안화 절상

    ■ 포인트 평가절상·평가절하의 의미를 살펴보고 위안화 절상의 배경과 한국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오후 7시를 기해 달러당 약 8.28 위안이었던 위안화 환율을 8.11 위안으로 변경했다. 위안화 가치를 2% 가량 절상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이제까지의 달러화 페그제를 폐지하고 ‘통화 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평가절상은 일반적으로 환율하락과 같은 효과가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므로 중국으로서는 스스로 나쁜 길을 택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대규모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다. ●평가절상·평가절하·통화개혁 평가절상(revaluation)·평가절하(devaluation)는 고정환율제에서 한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를 인상 또는 인하하는 것을 말한다. 변동환율제하에서의 자국통화의 가치변동이나 통화개혁(denomination)과는 다르다. 1달러에 2000원이던 환율을 1000원으로 평가절상하면 2000원짜리 상품의 달러화 수출가격은 1달러에서 2달러로 높아지게 된다. 수출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져 수출이 감소한다. 반대로 평가절상을 하면 외국상품에 대한 구매력은 높아진다(1달러 짜리 상품을 사는데 2000원이 들던 것을 1000원만 들이면 되니까). 그래서 수입은 늘어난다. 따라서 평가절상은 국제수지를 악화시켜 국내경제에 디플레이션적인 영향을 끼친다. 평가절하는 평가절상과 모든 것이 반대다. 평가절하는 국제수지가 악화될 때 대책으로 사용된다. 다만 평가절하로 수입 원료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수출품 가격 상승을 불러 국제수지 개선 효과를 반감시키게 된다.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이면서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나라가 있을 때 국제적으로 보면 반작용으로 수지 적자를 보는 국가가 있게 마련이므로 이를 조정하기 위해 흑자국에 평가절상 압력을 가하게 된다. 통화개혁은 화폐단위의 하향 조정을 말한다. 한 나라의 화폐를 가치변동 없이 모든 은행권 및 지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표현하는 조치다. 예를 들어 100원을 1원으로 하는 것이다. 디노미네이션은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숫자가 많아서 초래되는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페그제와 통화바스켓제 페그제는 일종의 고정환율제이며 바스켓 제도는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도 변동환율제가 도입되기 전에 활용했었다. 바스켓제도는 주요 교역국이나 외환시장에서 자주 거래되는 국가 통화를 가중 평균하고 자국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환율을 정하는 제도다. ●달러화 약세와 미국의 절상압력 미국은 대미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들, 즉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평가절상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넣고 있다. 평가절상을 하면 미국에 대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5000억 달러를 넘고 있다. 미국정부는 금리인하와 조세감면 등 다양한 정책에도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경상수지 적자가 개선되지 않자 대안으로 달러화 약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달러화 약세는 국제수지 개선을 위한 평가절하와 비슷한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1달러당 1200원대이던 환율이 최근 1000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1619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미국이 절상 압력을 넣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원자재 및 에너지 소비 대국인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상함으로써 저렴한 가격에 원자재를 수입할 수 있어 한편으로는 이득을 볼 수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7000억달러를 넘어서 인플레 또는 경기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플레 효과를 내는 평가절상은 이의 대비책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 위안화의 절상은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면도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위안화-달러 환율이 하락해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의 대외수출 위축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반대로 중국에 대한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완제품보다는 부품과 중간재를 수입하는데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 그런 것들이 덜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은 한국 수출의 20.4%나 된다. 또한 위안화의 절상은 한화의 절상도 부추겨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ABN암로증권은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1% 높아질 때 원화의 가치는 0.2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5% 떨어지면 수출감소 등으로 국내총생산(GDP)은 0.2∼0.3%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나 절상이 지속적이고도 급격한 규모가 되지 않는다면 이번 위안화 절상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절상률은 중국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이유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라 역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 흑자 수준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미국의 절상 압력은 계속되리라는 게 문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할 것이고 우리는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전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위안화의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日경제, 소비 늘어 회복단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3%로 1년만에 높은 성장을 보였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월(실질 1·4% 증가) 이래의 높은 성장이며,2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평균 전망치인 2.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수출은 미국 등 세계경제의 영향으로 침체됐지만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크게 늘었고, 설비투자도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 일본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짐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경기가) 조정국면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요코야마 에이시는 “일본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근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강한 개인 소비가 수출감소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변동을 반영한 명목GDP도 전 분기보다 0·6% 증가(연율 2·3% 증가),2분기 연속 성장했다. 다만 디플레이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aein@seoul.co.kr
  • “亞증시 악재” “경기확장 도움” 논란

    미국 연방기금 금리가 인상되자 국내 주가가 일제히 하락해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60포인트(1.38%) 떨어진 966.81까지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7.77포인트(1.68%) 하락한 452.91을 기록,2개월만에 지수 450선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거래 초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막판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0.80원 내린 1008.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조정 이후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적 견해가 엇갈렸다. 비관적 견해를 보인 전문가들은 미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국제자본의 흐름을 위축시켜 아시아권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화증권은 “미 금리인상 발표문에 물가불안(인플레이션) 문제가 새로 언급됐다.”면서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도 “당분간 한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이 아닌 기업실적 등 차기 동력을 찾기 위해 기간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증권 김지환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딛고 경기회복으로, 그리고 다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 상향조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동성 축소의 충격은 단기적이지만 경기확장의 영향은 장기적이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그동안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국내 증시는 일찌감치 조정을 받아왔고, 인상 발표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풀이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2일(현지 시간)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6월(1%) 이후 7번째 인상이다. FRB는 “최근 수개월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예측 가능한 속도의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통해 3.7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日서도 비정규직 임금차별 심각

    일본에서 급증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에는 19%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9%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의 40%에 불과한 실정이다. OECD는 “일본의 노동시장은 잘 훈련받고 많은 임금을 받는 정규직 노동자와 낮은 기술 수준에 적은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위험스럽게’ 양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이같은 양분화 현상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평생직장’으로 상징되는 전통적 직장 개념이 무너진 뒤 새로운 체계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료는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든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자살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전통적 직장 개념이 사라진 것에 대한 절망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최근 노동시장 변화에 관한 보고서에서 7년째 계속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비정규직 문제가 심화되는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일본 경제재정자문회의가 마련한 ‘일본 21세기 비전’ 보고서 초안에서는 연금제도의 개선과 함께 노동자들이 더 자유롭게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여성 노동자들이 더 쉽게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들이 7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OECD의 한국·일본 담당관인 렌달 존스는 “OECD의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에 회복될 수 없는 단절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월드이슈-日 경기논쟁 재점화]“제2 버블붕괴 올수도” 비관론 ‘고개’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일본 경제의 성장 둔화를 놓고 경기논쟁이 뜨겁다. 경기동향지수나 가계소비지출, 소비자물가지수 등 통계치가 잇따라 ‘경기 감속경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까닭에 비관론자들은 “성장 모멘텀이 꺾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제2의 거품 붕괴라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기불황 10년간 일본경제의 체질이 강화돼 일시적인 둔화를 거쳐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논쟁은 새해 벽두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비관론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경기논쟁은 세계적인 관심사로도 부각됐다. 엔 강세가 일본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과 투자를 감소시켜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경제가 고질적 문제점인 디플레이션을 극복 중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신중해진 당국자, 낙관론서 선회 후쿠이 일본은행 총재는 13일 지점장회의에서 현재의 경기에 대해 “기조로서의 회복은 계속 중”이라면서도 정보기술(IT) 수요감소나 원유가격 동향 등 내외변수를 들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일본경제의 최대 문제인 디플레이션을 올해 탈출할 것이냐에 대해 후쿠이 총재는 지난주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2005년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입장이다. 그는 특히 “향후 환율 동향에 따라서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무토 도시로 일본은행 부총재는 한술 더 떠 지난달 말 “일본이 다음 회계연도나 2006년, 심지어는 그 이후 언제쯤이나 디플레이션을 퇴치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도 최근 12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 기조 판단에 대해 “일부에 약한 움직임이 보여져 회복이 완만해졌다.”고 말해 그전 달의 “일부 약한 움직임은 있지만 회복이 계속되고 있다.”는 표현에서 2개월 연속 하향수정했다. ●커져가는 비관론,“최악 대비해야” 지난 5일 게이단렌, 경제동우회, 상공회의소 등 경제3단체가 개최한 신년하례회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오쿠다 게이단렌 회장은 “전반기엔 정체 기미를 보이고, 후반기에나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타시로 경제동우회 간사는 “후반기에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야마구치 상공회의소장은 “성장은 조금 떨어질 것이며, 후반기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은 개인에 대한 증세정책 등을 우려, 비관론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형국이다. 이데이 소니 회장은 “경기순환상 지난해가 정점이었고, 환율 불안도 있어 올해 경기는 가혹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스즈키 이도요카도 회장도 “개인소비가 포화상태다. 올해 경기전망은 회색이다.”며 저성장을 예상했다. 기업들을 상대로 한 언론들의 연초 경기동향 여론조사에서도 70% 전후의 기업들이 불투명성 확대를 들면서 “경기회복 시기는 200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낙관론은 크게 줄었다. 최근 들어 극단적인 비관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들이 IT관련 제품의 재고조정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재고조정이 의외로 순조롭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재고문제로 상징되는 제조업 경기의 악화가 비제조업으로 확산돼 지난해 4∼6월을 정점으로,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특히 지난 4년간 경기유지책으로 쓰인 통화팽창정책 때문에 거대한 부동자금이 부동산부문 등에서 ‘제2의 자산 거품’을 야기,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4년간 양적완화정책의 ‘제도피로(制度疲勞)’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조정론, 하반기 대세상승 비관론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까지는 전체적으로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요코하마시립대 국중호(재정학) 교수는 “경기순환면에서는 고전하겠지만 구조적인 면에서는 불량채권을 많이 털어내고, 공공단체의 비효율을 개선,13년간의 비효율성이 제거됐다.”면서 제로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 교수는 “고이즈미 정권 4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공공사업 등에) 투자하면 재정적자만 쌓이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실감, 비효율을 털어내게 됐다.”면서 “정부 측면의 군살빼기가 잘 진행되면 일본경제는 충격 흡수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중국의 경제나 환율 등 해외변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나 철강 등 제조업은 세계 최강의 기술력으로 선전할 것으로 봤지만, 변화에 느린 일본사회의 특성 때문에 변화가 심한 IT분야는 다소 고전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여 일본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전체가 감속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은 체질을 강화,10년 전의 장기불황 때보다 오히려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18세의 인구가 2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급감, 각종 소비가 줄어드는 미증유의 경험을 했고, 거품도 붕괴되는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면서 “소자녀화의 충격 흡수와 함께 기업체질도 강화됐으며,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의 시장확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좋지 않겠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aein@seoul.co.kr ■지표로 본 일본경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경기관련 지표들이 지난해 가을 이후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 재무성이 13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국제수지는 경상흑자가 전년 동월비 19.3% 감소한 1조 2038억엔이었다.17개월만에 전년을 밑돈 것이다. 내각부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11월의 경기동행지수는 44.4로, 경기 판단의 갈림길인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4개월 연속 50을 밑돈 것은 2002년 1월 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처음이다.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50에 못미쳤다. 일본은행이 12일 발표한 민간은행 대출잔고는 2004년 연평균 389조 331억엔으로 전년비 4.0% 감소했다.8년 연속 감소다. 경제활동 위축으로 자금수요가 늘지 않은 것이다.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도 계속 중인 것이 지수로 증명됐다. 총무성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04년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비 종합 0.1% 하락했다.1999년부터 6년 연속 하락이었다. 가계소비지출도 얼어 있다. 총무성의 지난해 11월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가구의 소비지출은 1가구당 28만 7400엔으로, 실질로 전년동월비 1.3% 감소했다. 전년동월을 밑도는 것은 3개월 연속이다. 통화공급량 증가율도 2004년 1.9%로 1964년 통계 개시 이래 최저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일본 공작기계공업회가 12일 발표한 지난 12월 공작기계의 수주 총액은 전년동월비 49.1% 증가한 1153억 7500만엔으로,27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신년초 백화점 판매도 호조였다. 지난해 11월 완전실업률도 4.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5년 10개월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실업자 수도 290만여명으로 3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300만명을 밑돌았다. taein@seoul.co.kr ■日경제를 위협하는 것들 올해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무엇일까. 일본 당국이 은행 개혁을 가속화하고 10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하면 엔·달러 환율의 추이가 첫번째 위협으로 꼽힌다. 지난해 달러화의 약세로 엔화 가치가 뛰면서 일본 경제성장의 엔진인 수출경쟁력은 약화됐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1·4분기 6.8%에서 2·4분기 0.6%로 급감한데 이어 3·4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환율 등 시장에서의 불규칙성이 여전히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37엔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최저 95엔까지 본다.2004년의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4.80엔이었다. 엔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일본의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한다. 세계 경제의 회복도 관건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수출 둔화는 중국 경제의 연착륙 방침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연 7%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장세 9% 이상에는 못 미친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고 ‘버블’을 우려해 투자를 억제하면 일본 경제에는 ‘베이징발 한파’가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2010년까지 연평균 3%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사업 등으로 재정적자가 늘고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면 추가적인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603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달러화가 계속 떨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할 게 분명하고 미국의 소비와 투자에는 재갈이 물릴 수 있다. 유가도 불안하다. 지난 연말 이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머물던 국제유가는 12일 45달러를 넘었다. 특히 석유수출국들이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을 보전하기 위해 감산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올해 유가는 떨어지기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 IT산업에서의 재고 조정 기간도 관심이다.2001∼2002년처럼 재고 조정이 장기간 이뤄지면 일본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투자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텔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올해 투자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 재고 조정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점쳐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5 대전망] 주가 1000 ‘황소장’ 선다

    [2005 대전망] 주가 1000 ‘황소장’ 선다

    을유년(乙酉年) 증권시장은 온통 길한 호재로 가득찼다. 주가지수는 사상 4번째로 1000포인트를 뛰어넘어 최고 기록(1138.75)의 경신까지 넘본다. 올 하반기의 증시 호황이 2006년의 경기 회복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디까지 오를까 증시전문가들은 올 상반기는 일단 지난해와 비슷한 선에서 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내수경기가 살아나면서 바닥에 깔려있는 호재들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19개 국내 및 외국계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13곳이 2005년 증시전망을 통해 지수 1000 돌파를 장담했다.LG투자증권은 최고 상승치를 1035까지 내다봤다. 씨티그룹증권도 1030을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주식시장이 안정적 성장궤도에 진입함으로써 정보통신(IT)과 금융, 통신주를 중심으로 적정지수가 1150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의 연착륙과 국내 가계부채 조정의 마무리,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을 힘으로 꼽았다. 한국투자증권도 “2·4분기말 또는 3분기중 1000선 돌파시도가 이어진 뒤 유통물량 희소 효과와 모멘텀의 강화로 1100선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주가지수 1000 돌파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3월31일(1003.31)과 김영삼 정부 때인 94년 9월16일(1000.80), 김대중 정부 시절인 99년 7월7일(1005.98)등 3차례 있었다. 묘하게도 5년에 한번씩, 정권마다 한번씩이었다. 새로운 5년째 해가 2004년이었으나 미처 재미를 보지 못한 만큼 올해의 호황을 더욱 애타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된다면 94년 11월8일의 사상 최고 기록(1138.75)을 뒤엎을 수도 있다. 지수가 200포인트 정도 오르면 주식가격이 보통 20∼30% 정도 오른다고 보면 된다. 다만 방심은 금물. 삼성과 교보, 골드만삭스 증권 등은 결코 1000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증권은 “올해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감소한다면 경제는 저물가 속의 경기침체인 디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주목된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실장은 “지수 1000포인트 돌파의 최대 관건인 IT업종의 회복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라면서 “재테크 투자자들은 경기회복 수혜주와 더불어 현저히 저평가된 IT 대형주에 대해 공격적인 매수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낙관론은 증시 주변을 둘러싼 호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꼽을 수 있는 호재가 ‘수급 개선’이다. 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은행 금고에 묻혀 있는 360조원의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으로 몰릴 것으로 본다. 연기금과 적립식 펀드도 주식투자에 쏠리고, 이를 뒤따라 실망감 속에 증시를 떠났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연기금은 올해 운용자산 113조 7000억원 가운데 5조 5000억원이 주식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4조 7000억원) 투입액보다 17%나 늘어난 수치다. 적립식 펀드는 설정잔액이 지난해초 3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말 1조 7000억원을 넘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골드만삭스 증권 등은 ‘비관적’ 오는 4월이후 본격 가동될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4조원대 운용자금도 증시활황에 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공급의 감소도 증시의 몸집을 가볍게 하고있다. 현대증권 차은주 애널리스트는 “신규 상장이나 증자는 점차 줄고 있는 반면 자사주 소각 등은 늘고 있어 공급감소가 수급상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삼성증권은 올 증시의 6대 이슈로 ▲민간 소비와 디플레이션 여부 ▲중국 위안화의 절상 여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의 수급 주도권 교체 여부 ▲환율전쟁과 통상압력 ▲주식 재평가의 가능성 등을 꼽았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이 12월 결산법인 5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172조 3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기업의 지분 42% 정도가 외국인의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에만 10조 3095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지난 92년 12월 시장개방 이후 2002년만 빼고 항상 매수가 매도보다 많았다. 이같은 매집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세계경제 나아질까] 테러·고유가 복병…4%대 성장

    [세계경제 나아질까] 테러·고유가 복병…4%대 성장

    올해 세계경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테러위협과 고유가, 달러약세 등 불안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경제기관들은 2005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데 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내용은 견실, 경제성장률이 과거 5년간의 평균치(3.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소비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가 및 고용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11월 현재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와 감세정책 등 경기부양효과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도 미 경제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견인력 약화 IMF는 미국 경제가 2004년 4.3% 성장한 뒤 올해에는 이보다 떨어진 3.5%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OECD 등 다른 경제기구들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대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도 계속될 전망이다.FRB는 지난해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 연방기금 금리를 지난 12월 현재 2.5%로 유지하고 있다. 금리상승이 이어질 경우 그동안 미국 경기를 지탱해왔던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해외 아웃소싱을 선호하고 있어 고용사정도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반면 9·11테러, 회계부정, 이라크 전쟁 등 미국 경제에 충격을 준 돌발사건이 발생해도 성장세를 크게 저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글로벌인사이트가 전망했다. 유럽 전체적으로는 민간소비와 고정투자 등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소비부진으로 수출에 의존해왔던 유럽 경제의 하향세를 점치는 연구기관들도 있다. ●따로 노는 유럽경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 채택 12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8%에서 소폭 오른 1.9%로 전망했다.IMF는 전년도와 같은 2.2%로 예측했다. 양 기관 모두 지난달에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유럽권에서도 국가별 경제성장률 차이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IMF는 독일 1.8%, 프랑스 2.3% 성장을 예상, 서유럽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경제활성화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정부주도로 연금, 의료, 노동시장 등의 구조개혁을 실행해왔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됐다.IMF는 폴란드는 4.5%, 슬로바키아 4.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가입으로 유럽에 거점을 확보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꾸준한 회복세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속도가 좀처럼 빨라지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가 꾸준히 늘었지만 고유가와 미국·중국의 경기감소, 정보기술(IT)관련 제품의 재고조정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성장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IMF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4.4%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경제는 상반기에 엔화강세, 고유가 등으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1.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플레이션 압력도 올해 중에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도쿄 도심 상업지의 시가총액이 2003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UFJ종합연구소의 다쓰시 시카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기대했던 수출마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한풀 꺾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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