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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침묵에 오늘 군사회담 불발…文정부 첫 대화 시도 ‘삐그덕’

    적대 행위 중단 제안한 시점인 27일 이전 반응 땐 회담 가능성 CNN “北 2주 내 미사일 쏠 듯”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첫 남북대화 시도가 난관에 봉착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21일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20일 오후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21일 회담 개최는 사실상 무산됐다. ●“오늘 北 입장 표명 촉구할 것”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군사회담과 관련해 아직 북한의 반응은 없고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일단 자정까지 기다려 보고 답변이 없으면 내일 아침 북한의 입장을 촉구하는 발표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복원 시도에 북한은 여전히 박근혜 정부 시절과 같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물리적으로 당일 (회담을) 하겠다고 해서 당일 열린 적은 없었다”면서 “2015년도 고위당국회담 때 그 전날 연락이 왔고 다음날 한 적은 있는데 그때 상황은 이전부터 남북 간에 상호 의견 교환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상당히 오랫동안 단절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하루 만에 되기는 어렵고 서로 준비 기간이 조금 있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결국은 한반도 문제를 직접 당사자인 남북 간에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전협정 64주년인 오는 27일 전에 (회담이) 열리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상호 중단을 제안한 27일 이전에만 북한이 반응을 보이면 회담일을 미룰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군사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다음달 1일 갖자고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다음주 초쯤 군사회담 일자를 다시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北 “적대시하며 관계 개선 어불성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정세론 해설에서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그 무슨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비판 논조를 하면서도 대화에 응한 사례도 있다”면서 “우리 회담 제의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CNN 방송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위한 부품과 통제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이미지와 위성기반 레이더 방출 흔적이 첩보위성에 포착됐다면서 북한이 2주 이내에 또 미사일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 있게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이 이뤄지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이행은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오늘 드디어 박근혜-이재용 법정 대면 성사?…“구인장 집행”

    오늘 드디어 박근혜-이재용 법정 대면 성사?…“구인장 집행”

    2차례 무산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대면이 19일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날 구인장 집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을 오후에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며 건강이 좋지 않고 자신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 신문을 미루기 어렵다고 보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재판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서 더는 미룰 수 없다”며 구인장을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찾아가 박 전 대통령의 강제 구인을 시도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면 지난해 2월 15일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3번째로 단독 면담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이 부회장을 대면해 당시 상황을 복기하게 된다. 특검이 두 사람의 독대에서 오간 대화를 직접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화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할 유일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증언은 이 부회장의 유·무죄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실제 법정 출석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구인장 집행에 불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1심 재판에 증인 출석을 거부해 구인장이 발부됐으나 검찰의 구인장 집행에 끝내 협조하지 않아 증언이 무산됐다. 이 부회장과의 법정 대면도 이미 2차례 불발됐다. 이달 10일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왼쪽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자신의 재판에 나오지 않아 또 대면이 무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또 이재용 피한 박근혜… “발가락 다쳤다” 법정 불출석

    또 이재용 피한 박근혜… “발가락 다쳤다” 법정 불출석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왼발을 다쳤다는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두 사람이 1년 5개월 만에 법정에서 얼굴을 마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또다시 무산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 채명성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왼발을 심하게 찧어 통증이 있는 상태로 재판에 출석했는데 8일 접견을 가 보니 상태가 더 심해져 거동 자체가 불편한 상황이었다”면서 “상처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을까 봐 조금이라도 치료한 뒤 출석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오늘은 불출석했다”고 밝혔다. 채 변호사는 이어 “내상이 심해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통증 때문에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안 그래도 주4회 재판으로 심신이 지쳐 있다”고 전했다. 다만 11일 재판부터는 예정대로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따라서 이날 재판은 공동 피고인인 최순실씨와 변호인들만 참석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도 박 전 대통령이 없는 가운데 증인으로 소환돼 법정에 나왔다. 이 부회장은 예상대로 재판부에 증언 거부사유소명서를 제출한 뒤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자신의 재판에 불리할 수 있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재판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변드리고 싶은 게 제 본심이지만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 그렇게 못할 것 같다”면서 “재판 운영에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전후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월 15일 3번, 16일 11번, 17일 5번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물었다. 지난해 2월 15일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독대한 날이고 다음날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이 따로 만났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거듭 “검사님,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의 반대신문에서도 증언거부 의사를 밝힌 뒤 증언대에 선 지 17분 만에, 증인신문을 11분 만에 마치고 재판장을 떠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진술조서가 사실대로 기재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마저 거부한 것은 정당한 증언 거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증언 거부 권한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법정서 “모든 질문에 답변 못 할 것 같다”…10분 만에 신문 종료

    이재용, 법정서 “모든 질문에 답변 못 할 것 같다”…10분 만에 신문 종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죄송하다.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서 “재판장님, 제가 이 재판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 하지만, 저희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서 그렇게 못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원활한 재판 운영에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부회장은 “검사님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 드려야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라며 유감·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법정을 떠나기 직전 “원활한 (재판) 진행에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은 반복했다.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박 전 대통령과의 법정 대면은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이 왼발 부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없는 피고인석 쪽에 잠시 시선을 던지기도 했으나 특별한 감정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약 100차례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지난해 2월 16일에 이 부회장과 통화했다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물었다. 이 부회장은 이 질문에도 “죄송하다”면서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부가 재차 “증언을 거부하겠나”라고 확인하자, 이 부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날 증인 신문은 빠르게 종료됐다. 이 부회장이 증인석에 앉은 시점부터 법정을 떠날 때까지 15분가량 걸렸다. 증인 선서를 하고 재판장이 선서 의무를 고지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신문에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의 신문도 이어졌으나 이들도 증언을 거부하면서 각각 10분가량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 최태원과 문자내용 묻자 “죄송합니다”

    이재용, 최태원과 문자내용 묻자 “죄송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왼발을 다쳤다는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두 사람이 1년 5개월 만에 법정에서 얼굴을 마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또다시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 채명성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왼발을 심하게 찧어 통증이 있는 상태로 재판에 출석했는데 8일 접견을 가 보니 상태가 더 심해져 거동 자체가 불편한 상황이었다”면서 “상처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을까 봐 조금이라도 치료한 뒤 출석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오늘은 불출석했다”고 밝혔다. 채 변호사는 이어 “내상이 심해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통증 때문에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안 그래도 주4회 재판으로 심신이 지쳐 있다”고 전했다. 다만 11일 재판부터는 예정대로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따라서 이날 재판은 공동 피고인인 최순실씨와 변호인들만 참석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도 박 전 대통령이 없는 가운데 증인으로 소환돼 법정에 나왔다. 이 부회장은 예상대로 재판부에 증언 거부사유소명서를 제출한 뒤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자신의 재판에 불리할 수 있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재판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성실히 답변드리고 싶은 게 제 본심이지만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 그렇게 못할 것 같다”면서 “재판 운영에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전후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월 15일 3번, 16일 11번, 17일 5번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물었다. 지난해 2월 15일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독대한 날이고 다음날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이 따로 만났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거듭 “검사님,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다. 이 부회장은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의 반대신문에서도 증언거부 의사를 밝힌 뒤 증언대에 선 지 17분 만에, 증인신문을 11분 만에 마치고 재판장을 떠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진술조서가 사실대로 기재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마저 거부한 것은 정당한 증언 거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증언 거부 권한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뉴스 분석] 북핵해법 주도 ‘성과’ 사드 ‘제자리’

    [뉴스 분석] 북핵해법 주도 ‘성과’ 사드 ‘제자리’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로 북핵 문제 등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해법에 대해서 국제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만 ‘난제’이긴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건 부담으로 남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4박 6일간의 독일 순방 결과에 대한 성적표는 이렇게 요약된다.순방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로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G20에서 가진 한·미·일 및 중국·일본·러시아와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4강 외교를 복원했다. 군사행동을 배제한 평화적 방법에 의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골자로 한 문 대통령의 대북 해법과 북핵·미사일 문제를 다뤄 나가는 데 있어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4강 및 주요국의 지지를 끌어냈다. ‘코리아 패싱’(한국 건너뛰기) 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화적 해법, 한국 주도권 인정 ‘성과’ 특히 ▲북한 붕괴·흡수통일·인위적 통일 배제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등 5대 대북정책 방향과 ▲성묘를 포함한 추석 이산가족 상봉 ▲남북 정상회담 등 4대 제안을 포괄하는 ‘베를린 구상’은 지난 2000년 남북 관계의 물꼬를 돌려 놓았던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을 떠올리게 한다. 북한의 ICBM급 도발에도 베를린 구상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햇볕을 볼 수 있었던 건 대통령의 소신은 물론 청와대 ‘대화론자’들의 논리에 무게가 실린 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당초 청와대에서도 쾨르버재단 연설 자체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17년 전 DJ의 베를린선언이 불과 3개월 만에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진 건 이전부터 정보당국을 통한 북한과의 물밑접촉이 있어서 가능했다. 하지만 보수정권 9년 동안 남북 간 물밑대화는 단절됐고 정보당국 차원의 대화 역시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바닥을 마주칠 수 없는 상태’여서 제안을 내놓아도 결실을 맺기 힘들다는 반대도 많았다. 그럼에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면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품거나, 차기 정권에서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사드, 위안부 ‘싱크홀’ 재확인 중국, 일본과의 연쇄 정상회담에선 사드 배치 논란(중국), 위안부 합의 문제(일본)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한국이 한·중 관계 개선과 발전에 장애를 없애기 위해 중국의 정당한 관심사(사드)를 중시하고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하길 희망한다”며 사실상 사드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로 한반도 위협 요인이 없어져야만 철회될 수 있다고 맞섰다. 다만, 두 정상은 고위급 채널을 통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하는 등 확전은 자제했다. 일본과는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등 관계 개선 토대를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고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문제를 두루 지적했다.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는 ‘난제’ ‘한·미·일 대 중·러’의 전선이 명확해진 점은 또 다른 숙제다. 지난 5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부터 징후가 감지됐다.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중대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안보리 성명 초안을 제안했지만, 러시아가 “ICBM이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며 초안 수정을 요구했고, 끝내 무산됐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6일 시 주석을 만난 문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의 노력을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결과적으로 북핵 문제는 한국과 북한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미국 문제”라며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한·미·일이 공식화한 ‘중국 역할론’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결국 한·미·일 협력체제로 가려는 것 아니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는 불가피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미·일 3각 공조는 물샐틈없이 단단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찬회동을 가진 3국 정상은 역시 미국 제안으로 첫 3국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최대한의 대북 압박과 추가제재를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새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면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적극적 노력을 압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독일과는 2번이나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다자외교 데뷔무대였던 G20 정상회의 기간 9개국과 10차례의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 주변 4강을 빼면 독일·프랑스·인도·캐나다·호주·베트남 등 6개국 정상과 첫 만남을 갖고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독일은 대통령과 총리까지 두 번의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캐나다는 예정에 없었으나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 유엔 사무총장, 세계은행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과도 면담을 이어 갔다. 4강 외교 탈피를 강조해 온 문 대통령으로선 한반도 문제를 세계적 이슈로 확산시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두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새로운 위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번 위반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기를 희망한다. 폭넓은 합의가 있었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안보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 게 원칙인 G20에서 나온 메르켈 총리의 언급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함부르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트럼프-푸틴, 북한 문제 ‘의견 차’…“비핵화 목표 같지만 전략에 이견”

    트럼프-푸틴, 북한 문제 ‘의견 차’…“비핵화 목표 같지만 전략에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미·러 정상은 북한 문제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는 같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에서는 의견이 맞지 않았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두 정상의 첫 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을 놓고 “매우 좋은 의견 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는 그것에 대해 우리가 보는 것보다는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며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냈음을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한반도 비핵화이지만, 다만 그 목표를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전략 측면에 있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양국 간 전략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미국과 러시아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둘러싸고 의견 충돌을 빚었으며, 결국 안보리 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미국이 작성한 성명 초안에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을 러시아가 문제 삼으며 삭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한이 4일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이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향후 러시아와 추가 논의를 거쳐, 북한의 경제적 고립을 위해 러시아에 대북 경제 관계 축소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토론을 계속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북한과 경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인 ‘최대의 압박’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압박의 계산된 증가가 필요하고, (북한)정권이 압박에 반응할 기회를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게 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저는 이것을 ‘평화적인 압박 작전’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평화적인 해결책으로 우리를 인도하기 위한 캠페인이다”라며 “왜냐면 만약 이것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좋은 옵션(선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만약 초고강도 대북 압박 작전이 성공하지 않는다면 군사옵션 같은 비평화적인 작전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틸러슨 장관은 또 “우리는 북한이 테이블에 돌아올 준비를 하길 요구한다”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 및 원상복귀를 하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대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당신(북한)이 있는 곳에서 당신을 멈추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후 처음 열린 두 정상 간 회담은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美 가는 文대통령… 트럼프에 수천억원 투자 ‘선물’ 푼다

    오늘 美 가는 文대통령… 트럼프에 수천억원 투자 ‘선물’ 푼다

    남북 대화 대신 ‘한미 공조’ 강조 트럼프 외교 스승에 팁 전수받고 각계 조언 들어 충실한 사전 준비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동안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등 돌출 변수가 불거진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북 정책을 조율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조속한 배치를 압박하는 미 조야를 상대로 신뢰감을 회복해야 하는 등 적잖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 데뷔전이지만 상대는 누구보다 쉽지 않은 인물이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워싱턴DC에서만 정상회담을 30여차례 진행했다. 취임 직후 정상들과의 전화통화 외에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 연설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문 대통령은 경험에서는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외신 인터뷰에서 남북 대화 대신 한·미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사드에 대해서는 당국 간 합의 사항을 공개하는 등 전략적으로 회담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승’인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에게 회담의 ‘팁’을 전수받고, 전직 주미 대사들에게 조언을 듣는 등 충실한 사전 준비를 했다. 방미에 동행하는 재계의 ‘선물 보따리’도 원만한 회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공장 건설에 각각 3억 달러와 2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외교를 거래의 시각에서 이해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투자 계획은 여타 현안에 대한 원만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넘어 이후 다른 정상과의 만남에서 ‘후폭풍’을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7일 “문 대통령은 당장 다음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만나야 한다”면서 “사드 배치 등에 대한 입장을 한·미 정상회담 성공만 고려해 정리하면 분명 그 뒤에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의 마무리 조율을 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조기 방미 계획은 무산됐다. 대신 강 장관은 현지에서 회담 전에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최종 협의할 계획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강 장관은 대통령의 방미 준비를 보좌해야 하는 측면 등 양국 장관 간 일정 등을 고려해 28일 문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文대통령 “조건되면 방북…사드 연기·철회는 아니다”

    文대통령 “조건되면 방북…사드 연기·철회는 아니다”

    정상회담 앞두고 美 우려 불식…“제재와 압박에 ‘대화’ 더해야” 트럼프 “시진핑 노력 안 통해”…고강도 독자 대북제재 초읽기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1일(한국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조건이 갖춰진다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 CBS ‘디스 모닝’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이 금년 중 이루어졌으면 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29~30일)을 앞두고 미국 조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현지 언론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북·미 관계의 초대형 악재로 부상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죽음에 대해 “인권에 반하는 가혹한 조치”(WP), “아주 중대한 책임”(CBS)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를 더해야 한다”며 ‘대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조건과 관련, 문 대통령은 “아직 구체적 방안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 방안은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추진돼야 하며 이제는 한국이 좀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북한 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 최대한 압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우리는 북한을 도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활동 동결,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 등 단계적 접근을 하되 그 전이라도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면서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16일 동아시아재단·우드로윌슨센터 세미나)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내외 논란을 감안해 “(문 특보) 개인적인 견해일 뿐 연합훈련 축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CBS)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또 “(성주기지에 대한)환경영향평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WP)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지시로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지면서 사드 연내 배치 무산 내지 철회 수순이 아니냐는 미국 측의 우려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해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부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중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 의회를 중심으로 ‘중국 역할 무용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본격적인 ‘독자해법’ 모색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가 이끈다] 마을 주민이 재개발 싱크탱크… 사업성보다 삶의 질 높인다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가 이끈다] 마을 주민이 재개발 싱크탱크… 사업성보다 삶의 질 높인다

    낡은 주택가를 포크레인으로 밀고, 아파트나 주상복합시설 등을 짓는 재개발·재건축은 지역을 한순간에 드라마틱하게 바꾼다. 하지만 한계 또한 명확하다. 이호철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재개발이 분양물을 파는 사업처럼 변질됐다. 사업성이 없는 지역은 추진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업성은 없지만 너무 낙후해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곳을 위한 정비사업 방식이 필요하다. 주거지 중심(근린)형 도시재생 사업은 전면철거식 도시정비사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방식이다. 허름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무작정 허무는 대신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성을 살리면서 도로·주차장 등 생활 인프라를 개선해 주거지를 새로 단장하는 사업이다.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가 이끈다’ 시리즈 8회에서는 지역민이 직접 사는 마을의 미래상을 설계하고 동네를 조금씩 바꿔 가는 근린형 도시재생사업의 현황에 대해 살펴본다.“허름해 보여도 이곳이 1만 5000명이 모여 사는 창3동의 개발 전략을 짜는 싱크탱크예요.” 20일 서울 도봉구 창동 골목시장 옆 건물의 작은 사무실. 최범린(60)씨가 지역 지도를 펴 놓고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사무실 이름은 주민사랑방 ‘알콩달콩’이다. 지난 2월 2단계 서울시 근린일반형 도시재생사업지로 확정된 창3동의 주민들이 모여 각종 회의를 하고, 도시재생 등에 대한 수업도 듣는 아지트다. 마을에서 40여년을 산 최씨가 도시재생을 위한 주민 모임의 총무를 맡았다.●뉴타운 무산 등 낡은 동네 많아 최씨는 “우리 동네는 낡은 단독주택 등의 비율이 높아 재개발을 추진하다가 상가 감정가 등이 일부 주민의 기대치에 못 미쳐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발 지연 탓에 마을이 점점 낙후해 갈 때 서울시의 근린일반형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시 예산을 지원받아 좁은 도로 등 주거 인프라를 정비하고 우이천·초안산 등 자연 자원을 활용해 동네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면 마을이 활기를 되찾겠다’ 싶었다. 곧바로 지역민을 설득해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최씨와 활동가 등 70여명은 학부모 모임과 민방위 훈련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주민을 상대로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알렸고 공감을 이끌어 냈다. 서울시는 지역민 설득 과정 등을 높이 평가해 창3동의 도시재생을 위해 4년간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창3동은 서울시가 2014년 이후 지정한 근린재생 사업지 14곳 중 하나다. 근린재생은 주거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특색을 살려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의 한 유형이다. 사업지 중에는 종로구 창신·숭인동처럼 뉴타운사업 추진 중 무산됐거나 재개발사업 지역에서 해제된 낡은 동네가 많다. 시는 2014년 1단계 근린재생 사업지로 종로구 창신·숭인, 용산구 해방촌, 구로구 가리봉동, 강동구 암사동, 성동구 성수동, 성북구 장위동, 동작구 상도4동, 서대문구 신촌을 지정했다. 또 올 2월에는 2단계 사업지로 도봉구 창3동, 강북구 수유1동, 중랑구 묵2동, 은평구 불광2동, 관악구 난곡·난향동,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등을 뽑았다. 서울의 근린재생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가시적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014년 5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전국 1호’ 근린재생 사업지로 선정된 창신·숭인 구역이 대표적이다. 2013년 뉴타운 지구 해제 이후 더 쇠퇴했던 이곳은 도시재생사업 추진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어둑한 골목길에 고보라이트(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바닥에 이미지가 투사되는 조명)를 설치하고, 바닥 포장을 다시 했다. 또 들쭉날쭉하던 낡은 계단의 높이를 맞추는 등 해가 져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옛 백남준 가옥 터에 ‘백남준 기념관’이 세워졌다. 올해 12월까지는 봉제역사관을 만들어 봉제 인력과 신진 디자이너의 협업 공간, 봉제 산업 관련 아카이브 등으로 채운다. 창신·숭인 구역 도시재생을 돕는 코디네이터 서유림씨는 “마을 분위기가 밝아지고 청년층 취향에 맞는 맥줏집 등도 생겨 젊은이들이 점점 많이 찾고 있다”면서 “지역 내 문화 자원을 엮어 마을 탐방로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초기자금 1억 2000만원 지원 서울시의 근린재생사업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특별한 건 ‘희망지’ 제도 때문이다. 근린재생사업은 낙후 지역 주민 10명이 뜻을 모아 “도시재생사업으로 마을을 바꿔 보겠다”고 서울시에 신청하면 시작된다. 시는 대상지 여부를 바로 가리는 대신 예비 사업지 성격인 ‘희망지’ 신분을 준다. 또 초기자금을 1억 2000만원까지 지원한 뒤 8개월간 지켜본다. 도시재생이 주민 주도로 마을을 바꾸는 사업인 만큼 주민 스스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준비 기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주민들은 이 기간 거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이웃을 설득한다. 시 관계자는 “낯선 개념의 정비 사업인 도시재생을 일방 추진하면 주민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도시재생이 뭔지, 우리 마을에 왜 필요한지 등을 주민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공감대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희망지 사업 기간 중 주민들이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폭넓게 공감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자체 역량도 충분히 쌓은 곳을 사업지로 선정한다. 이 지역에는 마중물 자금 격으로 4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 주민들은 마을 사람들이 가진 욕구나 동네에 있는 경제·문화 자원 등을 조사·발굴한다. 이를 토대로 마을 발전의 청사진을 그리고 변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설도 짓는다. ●“마을 공부하며 생활민주주의 배워” 근린재생사업의 핵심은 주민 주도로 마을 변화 계획을 세운다는 점이다. 능력·시간을 모두 갖춘 주민이 있어야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 먹고살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는 한국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상적 모델로 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통념과 다르게 대부분 마을에는 낮에 상주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면서 “소상공인이나 주부 외에도 회사를 일찍 퇴직한 30대 등 젊은 주민도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인구·사회적 배경의 주민이 얼마든지 마을 정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마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고의 지역 전문가다. 이들은 지역 정비를 위해 마을 실태를 조사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동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애정이 커진다. 사업 초기에 마을 정비 방향에 대해 물으면 “우리 집 앞에 폐쇄회로(CC)TV나 설치해 달라”고 말하던 주민들도 지역에 대해 알아가면서 ‘큰 그림’을 보고 의견을 내게 된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재생사업이 뭔지 잘 모른 채 지원금을 받으려 신청하는 사례도 있지만 1년 가까이 마을 실태를 조사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진다”면서 “동네 역사부터 탐방길까지 자발적으로 마을에 대해 열정적으로 조사하다 보면 스스로 역량이 쑥쑥 자라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창3동 근린재생 사업을 돕는 활동가 임은경(47)씨의 말은 곱씹어 볼 만하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마을의 모양새를 바꾸는 물리적 사업이 아니에요. 그 종착점은 사람이 변하는 것이죠. 내게 필요한 것부터 생각하던 사람들이 마을과 이웃에 대해 공부하고 이견을 조율하면서 생활민주주의도 익히고 이타성도 키워 가게 됩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화전양면전술서 강경일변 돌변한 北… 북핵 해결 노력 없어 南은 접촉 불승인

    북한이 심상치 않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미사일 발사를 이어 가고 있는 북한은 우리 정부가 이런 도발을 감수하고 내미는 교류의 손까지 뿌리치고 있다. 과거 북한은 도발을 반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화를 촉구하는 화전양면전술을 주로 펼쳤지만 최근에는 강경일변도로 나오는 양상이다. 이에 새 정부의 대북 정책마저 꼬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이산상봉 탈북 종업원 송환 조건 ‘성사 난망’ 새 정부 출범으로 9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6·15공동선언 기념행사의 공동 개최는 결국 무산됐다. 6·15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의 평양 공동 개최가 어렵게 됐다”면서 “현재의 물리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기념행사를 분산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남측위는 지난달 공동행사 준비를 위해 통일부에 대북 접촉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그러나 북측은 개최 장소를 두고 시간을 끌다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고 결국 남측이 무리한 행사를 하지 않겠다며 공동 개최를 포기했다. 지난해까지 북한은 매년 6·15 기념행사를 위해 중국 등지에서 남측위와 접촉하는 적극성을 보였고 공동행사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 정부가 접촉을 승인했음에도 북한이 이런저런 핑계로 행사를 무산시킨 모양새가 됐다. 대신 북한 매체들은 이날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우리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기도하는 적 함선 집단을 지상에서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수단”이라고 전했다. ●北 관계 주도 전략… 南 ‘신청’ 20건 계류 북한은 지난 7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도 탈북 종업원 등 13명의 송환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어깃장을 놨다. 과거에 주로 조건을 내걸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와 달리 탈북 종업원 송환은 북한이 ‘인도적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의 해법을 찾기는 더욱 힘들 전망된다. 또 통일부는 이날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선원 4명 중 2명을 북측에 인계했다. 나머지 2명은 귀순했지만 북한은 여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남북 교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통일부는 지난 5일을 끝으로 대북 접촉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현재 통일부에는 20여건의 대북 접촉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남북 관계로 가겠다는 의도”라면서 “현실적으로 지금의 남북 관계는 북핵 문제가 압도하고 있어 이 부분의 해법을 모색하지 않는 한 관계를 복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 변심에 EU 공동성명 불발… 자국 이기주의에 밀린 기후협정

    中 변심에 EU 공동성명 불발… 자국 이기주의에 밀린 기후협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이 국내외적으로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협정 준수를 강조하기 위해 발표하려던 공동성명도 대가를 요구한 중국의 ‘변심’ 때문에 무산됐다. 글로벌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보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세계열강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의 각료들은 협정 탈퇴 직후 흔들리게 된 미국의 국제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 미국이 여전히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3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기후가 변한다는 사실을 믿고 있고 오염물질이 그 원인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했다고 미국이 더이상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결정(협정 탈퇴)이 곧 우리(미국)가 세상에 등을 돌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동맹들과의 변함없는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협정 탈퇴 후 재협상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는 등 국제적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특히 미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소속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이 대학과 기업들과 연계해 연방정부와 별도로 파리 협정을 준수하기 위한 협의체를 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운동을 후원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지난 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도시, 주, 대학들은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 줄인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목표를 유엔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EU와 중국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협정 탈퇴 선언에 대응해 공동성명을 낼 예정이었지만 양측 간 통상 관련 이견으로 채택이 무산됐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유럽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후 변화 대응과 클린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긴급한 책무”라는 취지의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탄소 배출 세계 2위인 미국의 협정 탈퇴 선언으로 협정의 운명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에서 탄소 배출 1위 국가인 중국과 3위인 EU의 공동성명은 협정의 권위를 강화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리 총리와 투스크 의장 간 회담에 앞서 열린 한 회의에서 “지난해 중국의 대(對)EU 투자는 77% 증가했지만 EU의 중국 투자는 25%가량 급감했다”며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했다. EU는 중국의 태양전지판과 강철 등 값싼 수출품이 밀려 들어오자 반덤핑 조치를 취해 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산 철강제품 덤핑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 총리는 EU 측의 문제 제기를 일축하며 EU 측이 공동성명에 대한 반대급부로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시장경제국’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으면 공동 성명문 채택에 협조할 수 없다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했지만 아직 ‘비시장경제’ 국가로 분류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글로벌 정책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자국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를 이행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일깨워 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네덜란드식 해법’을 말하는 이유/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네덜란드식 해법’을 말하는 이유/박건승 논설위원

    ‘마중물’이란 말이 요즘처럼 유명세를 떨친 적이 있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마중물 예찬론자다.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게 ‘J노믹스’의 요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곧잘 마중물을 입에 올린다. 트럼프노믹스에서 그것은 일자리 창출과 감세다. 아베노믹스의 이른바 ‘3개 화살’ 중에도 마중물이 하나 들어 있다. 바로 재정확대 정책이다. 아베 총리는 엔저로 늘어난 기업 이익을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기업에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주력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것이 미국 경제에 ‘마중물’(priming the pump)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마중물이란 말은 내가 엊그제 생각해 낸 것”이라고 말해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경제학에서 마중물은 ‘유수(誘水)효과’로 설명한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 일시적으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지출을 늘려 수요를 끌어올리면 그것이 활력소로 작용해 경제를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1933년 루스벨트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대공항 타개책으로 썼던 정책 수단이다. 무려 80년 넘게 쓰인 케인스의 경제학 개념이다. J노믹스와 트럼프노믹스, 아베노믹스는 모두 케이스 경제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다른 나라의 팔을 비틀어 일자리 비용을 충당하려 드는 반면에 문 대통령은 오롯이 국내에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한국과 미국의 위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어찌할 도리는 없다. 우리 국민끼리 뜻을 모으면 되는 것인데도, 한국에서 일자리 마중물을 붓는 일이 유독 녹록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벌써 ‘화성에서 온 정부, 금성에서 온 재계’란 소리가 들린다. 정부와 재계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불현듯 노무현 정부 초기 시절에 있었던 정부와 재계 반목을 다시 볼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야당은 더 심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여당이었던 그들이다. 자유한국당은 새 총리 방문을 거부하고 협치의 상징인 여·야·정 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 다른 야당과 힘을 모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막을 계획이란다. 이러다 일자리 마중물은 고사하고 싸움질만 하다 날이 샐지 모를 일이다. 일자리 마중물 붓기는 ‘비가 와도 가야 하고, 길이 막혀도 가야 할 곳’이다. 그렇다면 우선 새 길을 뚫는 노사정 대타협부터 이끌어 내는 게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 노동자는 함께 모여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선언해야 한다. 1980년대 초 네덜란드는 불경기에 실업률이 치솟고 노사갈등이 심했다. 1982년 기업은 일자리를 보장해 주고,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바세나르협약’을 맺었다. 실업률은 6%대로 떨어지고 고용률은 75%까지 뛰었다. ‘네덜란드식 모델’이다. 흔히 ‘폴더 모델’로 불린다. 폴더(Polder)란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를 뜻한다. 바다의 위협에 직면해 살아온 네덜란드인들이 서로 타협하고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뜻이다. 노무현?김대중 정부에서도 이를 추진한 적이 있다. 노사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 새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역할을 강화해서라도 성사시켜야 할 과제다.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체제를 만든다는데 반대할 국민이 있겠는가. 최근 SNS에서 접한 어느 경제 4단체장의 넋두리가 귓가를 맴돈다. ‘제발 좀 앞으로 가십시다/이리 쿵 저리 쿵 박아도/앞으로 가려고 그러는 거니/“빨리 갑시다”/“그래 힘들지?” “나도 힘들어” “그러니 같이 가자”/그렇게 해봅시다/나도 내가 정말 잘했으면 좋겠지만 나도 못한 게 많으니?/같이 손잡고 가려면 두 손 가득 내 보따리 들고는 못가는 거 아니겠소/나는 왼쪽, 옆 사람은 오른쪽, 그렇게 한 쪽씩 보따리를 내려놓아야 손이 잡아지지 않겠소?/그리고 같이 얘기를 자꾸 해봐야 두 보따리 중 무얼 누가 어떻게 내려놓을지 알지 않겠소?’ ksp@seoul.co.kr
  • 이재명 성남시장 중국 방문

    이재명 성남시장 중국 방문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국 베이징 방문을 위해 1일 오후 출국했다. 성남시는 “외교 지평을 중국 베이징으로 넓혀 지역 중소기업의 활로를 찾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이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10명 규모의 시 대표단을 꾸려 4박 5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3일 베이징대에서 현지 학생과 교민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사회복지정책, 경제정책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은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초청 형식이다.이어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를 방문해 중국 석학들과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 정치·경제 문제, 성남시 정책의 방향성에 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올 상반기에 2차례 무산됐던 중국지역 통상 지원사업(시장개척단)을 하반기에 재개할지를 이번 방중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할 계획이다. 성남시 대표단은 이번 방중 기간에 베이징 코트라무역관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베이징지사도 찾아 성남지역 기업들의 중국 진출 방안을 논의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씨줄날줄] 전직 주한 일본 대사의 일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직 주한 일본 대사의 일탈/황성기 논설위원

    무토 마사토시 전 쿠웨이트 대사가 2010년 8월 주한 일본 대사로 부임해 왔을 때 한국과 일본의 기대는 상당했다. 한국에선 외무성의 ‘코리안 스쿨’(한국 전문)의 첫 한국 대사이고, 네 차례의 한국 근무를 거친 ‘한국통’이 왔다는 점에서 한·일 소통에 큰 기대를 가졌다. 일본도 마찬가지. 당시 민주당의 간 나오토 총리는 미국 일변도의 일본 외교를 아시아 중시로 전환하면서 주한·주중 일본 대사에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국장 경험은 없지만 한국통인 무토 대사의 발탁을 통해 양국의 폭을 넓히려 했다.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본 대사는 처음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환영을 받았다. 무토 대사는 통역 없이도 누구라도 대화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였다. 이듬해 2011년 3월 11일의 동북아 대지진 때 일본을 도운 온정에 감사하며 한국을 돌아다닌 그였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게 한·일 관계다. 지진 참사 때 돕고 도움을 받은 우정도 잠시, 그해 3월 말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기술을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무토 대사 개인에게도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정부 책임이라는 2011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한·일 협상이 재개돼 긴장감도 고조됐다. 게다가 2012년 6월에는 무토 대사의 유일한 공적이 될 뻔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1시간 전에 무산됐다.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지지부진한 위안부 협상을 빌미로 2012년 8월 10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함으로써 양국은 파탄에 이른다. 무토 전 대사가 6월 1일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책을 낸다. 3년 연속 혐한(嫌韓) 서적 출간이다. 혐한 표변에는 여러 설이 있다. 도쿄대 법대 중심의 외무성 주류가 아닌 지방대 출신에 국장 경험무의 비주류가 한국에서 실은 찬밥, 푸대접을 당한 자격지심과 설움이 배경에 있다는 설이 그 하나다. 하지만 무토 전 대사와 일해 본 전·현직 외교관의 말은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할 줄 알았던 외교관 인생을 2012년의 한·일 파탄과 더불어 불명예스러운 대사 교체로 끝나게 만든 한국에 앙심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아주 가볍게 친한에서 혐한으로 얼굴을 바꾼 셈이다. 외무성 후배들조차 “시간 낭비”라고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구라 가즈오 같은 쟁쟁한 역대 한국 대사와 달리 무토 전 대사가 스스로 품격을 낮추는 책을 써 대는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중 꾸벅꾸벅 졸아…지지자에겐 미소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중 꾸벅꾸벅 졸아…지지자에겐 미소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재판 중 꾸벅꾸벅 조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재판이 길어지자 오후 8시부터 20분 가량 자리에 앉아 조는 모습을 보였다. 잠에서 깬 박 전 대통령은 졸음을 쫓으려는 듯 목 운동을 하기도 했다.이날 재판은 12시간가량 이어졌고 함께 구속기소된 최순실(61)씨도 출석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자신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와는 재판 중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주진형(58)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에 나온 주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을 ‘피고인 박근혜 씨’라고 불렀다. 박 전 대통령은 주 전 사장을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봤다. 하지만 재판부가 “증인에게 물어볼 게 있습니까”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올 1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삼성)이 헤지펀드 공격을 받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무산되면 국가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에 관심 갖고 지켜봤다”며 “(국민연금의 합병 지원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가 한화증권 사장으로 재직했던 2015년 한화증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냈다. 주 전 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발언은 국제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한마디로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끝난 뒤 방청석의 시민 4명이 자신을 향해“진실이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세요”라고 외치자 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반대… 美는 선제타격론 놓고 균열

    中,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반대… 美는 선제타격론 놓고 균열

    美청문회 “北미사일 능력 향상”…민주당 “북한과 먼저 대화” 촉구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추가 제재가 무산됐다. 안보리는 2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추가 제재를 요구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3국과 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규탄 성명만 발표하는 것으로 그쳤다. 회의에서 미국의 니키 헤일리, 영국의 매슈 라이크로프트, 프랑스의 프랑수아 드라크르 등 3국의 주유엔 대사들은 ‘더욱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류제이 유엔 대사는 회의를 마친 뒤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며 기존의 ‘선(先) 대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그는 ‘추가 제재 논의’에 대해서도 “그것은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하는 질문”이라며 ‘반대’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안보리는 지난 22일 대북 언론성명을 채택한 다음날인 23일 ‘북한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긴급회의를 열었고, 24일에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지원 감시하는 ‘1718 위원회’(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3개월 활동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가 주춤하는 사이에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빈센트 스튜어트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궁극적으로 미 본토를 위협할 능력을 보유한 핵탄두 장착 미사일 내놓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이런 능력을 필연적으로 얻는 경로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정학적 예측가이자 국제문제 전략 조지 프리드먼은 지난 2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17 전략 투자 콘퍼런스’에서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에 ‘충돌’ 외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고 미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이날 전했다. 프리드먼은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매일 100대 이상의 F16 전투기가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한 미국의 ‘사막의 폭풍’ 작전 시작의 전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타임스 등은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한진명(가명)씨를 인용해 “북한이 자체 보유한 300~400대의 무인항공기(드론)을 이용해 한 시간 내 서울에 대규모 생화학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의 선제타격론을 비판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64명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같은) 불안정한 지역에서 일관성 없고 예측 불가능한 정책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충돌 위험으로 이어진다”면서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고 재앙적인 전쟁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존 콘니어스(미시간) 하원 의원이 주도했으며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64년이 지났다는 의미로 모두 64명의 하원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李 “법인세 증세 최후 수단… 청탁금지법 수정 검토할 때 됐다”

    李 “법인세 증세 최후 수단… 청탁금지법 수정 검토할 때 됐다”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한 질의를 쏟아 냈다.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책임총리’의 권한과 범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과거의 받아쓰기 총리 형태로 내각을 운영하면 문재인 정부도 과거 정부의 잘못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책임총리의 권한은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으로, 실질적으로 대통령과의 정부 구성 협의권이라고 해석해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가 확신을 갖거나 또는 이쪽이 좋겠다 싶은 인물이 있으면 대통령에게 제안을 드리는 일,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청을 함께하는 일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자신과 만나 “참여정부 시절에 성공적으로 됐던 모델을 한번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도 쟁점이 됐다.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후보자는 “대기업 특혜 요인이 사라지면 되지 않겠는가. 반대와 찬성 사이 접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법인세율 인상과 관련해 “법인세 증세는 현 단계에서 생각하지 않는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지 검토에 착수한 데 대해서는 “노사가 합의하는 경우라면 유효하지만 노사 합의가 없다면 무효”라고 밝혔다. 또 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수정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검토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말하기엔 빠른 것 같고 논의를 시작해 보겠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외교·안보관을 집중 추궁했다. 경대수 의원은 “자주파와 동맹파 중 양자택일한다면 어느 쪽에 설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그건 마치 아빠가 좋은가, 엄마가 좋은가라는 말처럼 들린다”면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대외적 존재의 가장 핵심적인 기둥”이라고 밝혔다. ‘남북 총리회담’ 추진 의사에 대해서는 “물론이다”라며 긍적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추진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북한의 군사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적폐 청산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제도나 관행을 주로 들여다보게 될 것이며 사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당에 속했다고 해서 모든 분이 적폐로 분류된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공수처 신설 등 檢 반발에 막혔던 참여정부 개혁

    참여정부는 역대 정권 중 가장 강력하게 검찰 개혁을 추진했다. 서열·기수 파괴를 통한 인적 쇄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개혁을 시도했지만 반발에 부딪히며 상당 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정권 내내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다. ●기수 파괴 등 인적 쇄신… 검찰과 대립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검찰 개혁의 신호탄으로 강금실 초대 법무부 장관이라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기수문화 파괴, 최초 여성 법무장관이란 수식이 따랐지만 강 장관은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한참 후배인 판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검찰 내부의 집단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를 열며 인사 불만을 풀어보려 했다. 그러나 당시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은 검사들의 반발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말하며 검사들과 충돌했다. ●로스쿨·국민참여 배심제 도입 등은 성과 노 전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검찰을 ‘정권의 칼’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 주려 했다.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수석 등 비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기용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검찰 권력의 분산과 견제를 위해 추진한 제도들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5월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신설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2005년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로 공수처 설치법이 무산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도 검찰과 경찰의 갈등으로 무산됐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고 토로하면서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고 술회했다. 다만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추진한 과제들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개추위에서는 로스쿨, 국민 참여 배심제도, 재정신청제도 확대와 공판중심주의와 양형위원회 설치 등을 결정했다. 사개위는 경력 5년 이상의 변호사와 검사 등의 법관 임용을 해마다 늘려 2012년까지 신규 임용법관의 50%를 이들 중에서 선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조일원화’ 방안도 확정 지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017 공직열전] 中企 활성화 정책 따라 보폭 확대… 部승격 기대도

    [2017 공직열전] 中企 활성화 정책 따라 보폭 확대… 部승격 기대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주목받는 부처 중 하나가 중소기업청이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중소기업부 설치가 거론되다 무산됐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중소기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중기청 안팎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중기청은 1996년 2월 상공부 외청으로 신설, 확대됐다. 중견기업과 창업·벤처 등 혁신형기업, 소상공인 육성 및 R&D·인력·자금·판로·수출 지원 등 중소·중견기업 정책을 전담하고 있다. 중기청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조직 개편과 별도로 중소기업 정책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글로벌 진출 및 외국 정부와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현장 중심의 밀착 지원을 위해 지방조직 확대 등이 현안이다. 정윤모(53·행시 31회) 차장은 대통령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과 중소기업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중소기업 전문가다. 중소기업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벤처·창업생태계 조성, 중소·중견기업 판로 개선, 전통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 데 지원 및 조정자 역할을 했다. 실무자·부서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주는 분권형 업무스타일로 매사에 공사는 명확히 구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승원(52·행시 31회) 기획조정관은 혁신인사기획관·정책홍보관리본부장·창업벤처국장 등 주요 요직을 섭렵했다. 업무 처리가 깔끔하고 선이 굵으며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업무 추진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이며 강력한 카리스마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로 조직관리를 총괄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미국 콜로라도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협상력과 설득력이 뛰어나며 6권의 업무관련 서적을 출간할 정도로 실무에 밝다. 김병근(57·행시 32회) 중소기업정책국장은 정책과 현장 경험을 겸비했다. 꼼꼼하고 치밀하게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로 직원에 대한 업무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온화하고 따듯한 미소로 직원들을 대해 ‘같이 일하고 싶은 간부’의 단골로 선정되는 등 인기와 신뢰가 높다. 권대수(50·행시 37회) 소상공인정책국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이 장점이다. 중국 시안에서 중소기업협력관으로 재직하면서 제조 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변화를 경고하는 선도적인 저술로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처 협업 및 업무조정 역량이 탁월하다. 직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용히 뒷받침하고 누구와도 격의 없이 대화해 내외부 신망이 높다. 신동준(50·행시 36회) 중견기업정책국장은 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거쳤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업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견기업 글로벌화를 지휘하고 있다. 꼼꼼하고 추진력이 뛰어나며 소통과 융합을 강조하는 ‘민주적 리더십’으로 신망을 받는다. 변태섭(46·행시 38회) 창업벤처국장은 정책총괄과장 재직 시 중소기업 기준을 근로자·자본금 등 생산요소 투입 규모가 아닌 3년간 평균 매출액으로 단일화하는 등 12년 만에 중소기업 범위를 개편하며 전문성과 뚝심을 인정받았다. 업무 처리는 차분하고 냉철하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친화력이 뛰어나다. 이상훈(54·행시 36회) 경영판로국장은 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을 총괄하는 현장파다. ‘중소·중견기업이 미래다’라는 신념 속에 어렵고 힘든 업무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처리한다. 직원들의 의견은 디테일하게 빠짐없이 경청하고 업무에 반영하기에 그와 같이 근무하면 업무 능력이 높아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주현(48·행시 38회) 생산기술국장은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이슈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식견을 자랑한다. 업무와 관련해 담당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견해를 밝혀 개선점을 찾아내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와 소상공인진흥원을 하나로 통합하고 중소기업 전용 정보보안 관제센터를 설립하는 등 탁월한 업무 분석과 개편,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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