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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위원 칼럼] 독자중심의 경제기사를 바란다/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소위 IMF 경제체제가 시작됐던 1997년 12월에 삼성전자 주식을 당시 시가인 4만원 정도에 구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주식의 금년 말 시가가 44만원 정도니 7년 만에 10배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첨단 우량기업으로 거듭나는 가운데, 국내 경제는 IMF 체제를 성공적으로 졸업한 듯이 보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 기업은 고용창출 기능을 상실하고 있으며, 수많은 샐러리맨들이 구조조정에 의해 직장을 잃었다. 새해에도 내수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이 우리 경제상황을 이처럼 암울하게 만들었을까. 혹시 글로벌 시대에 국가 중심, 기업 중심의 경제뉴스 보도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국내 산업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에서 첨단 정보통신으로 그 중심축이 옮겨졌다. 그래서인지 서울신문은 특히 정보통신과 관련된 뉴스를 많이 전달했으며, 월요자로 IT 면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뉴스 중에는 ‘더 다양해진 휴대전화 서비스’(12월20일),‘LG 휴대전화 판매 사상최고’(21일),‘팬택&큐리텔, 내년 美에 휴대전화 1000만대 수출’(21일) 등 홍보성 기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이 나간 뒤에는 관련업체 광고가 지면에 게재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광고주의 좋은 소식은 기사화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단말기 1000만대 수출’과 같은 기사는 뉴스가치가 높으며, 따라서 더 크게 보도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뉴스를 보도하는 데 있어서 문제점은 왜 그런 희망적인 정보가 고용창출이나 내수 진작과 연결되지 않는지에 대한 심층 분석이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서 IT업계의 부조리를 감시하고, 비효율적인 정부 경제정책의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심층 취재기사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사실 삼성전자의 진대제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신문은 그 가족의 미국시민권 문제 등에 집착했지, 그가 업계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정보통신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다. 즉,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충성을 다했던 업체로부터 얼마나 독자적으로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절차를 찾기 어려웠다. 서울신문도 다른 일간지처럼 IT산업을 포함한 상당수 경제뉴스를 국가나 기업중심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뉴스는 정부나 기업이 내세운 특별한 목표달성을 위해 국민을 도구화할 위험이 내재돼 있다. 미래 정보사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심어줄 수는 있지만 오늘날의 암담한 경제현실에서 그러한 기대치가 쉽게 충족될 리가 없다. 때문에 국민적 좌절감으로 이어지며, 언론에 대한 불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미국 의회가 1929년 대공황의 원인이 됐던 주가의 폭락이유를 찾다 보니, 당시에 전설적인 언론인이었던 아서 크록 기자까지 월 스트리트 기업의 홍보담당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국내 기자들도 알게 모르게 업계의 홍보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더 늦기 전에 1997년에 어떻게 해서 국가부도 상태로까지 갔으며 왜 코스닥 시장이 그처럼 어이없게 몰락했는지에 대한 심층취재 보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서울신문은 올 한해 ‘서울 인 서울’등 획기적인 시민저널리즘 기획으로 독자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갔다. 새해에는 독립적인 경제 탐사보도팀을 구성해 정부와 기업의 비효율적인 경제운영을 감시하고, 보다 더 독자 중심의 경제보도에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토요영화]

    [토요영화]

    ●살인광 시대(EBS 오후 11시50분) ‘코미디의 왕’ 찰리 채플린이 프랑스의 유명한 연쇄살인마 이야기를 대공황 시대로 옮겨와 현대 자본주의 비판을 시도했다.1947년작. 당시 흉흉했던 매카시즘의 광풍에 휘말려 채플린이 1952년 미국에서 추방당하는 계기를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채플린 특유의 감상주의가 제거된, 명확하고 심오한 비관주의 코미디’라고 호평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채플린 영화 중 최초로 흥행에 실패했다. 은행원 베르두는 불황 탓에 30년이나 일해온 직장에서 해고당한다. 실업자가 된 베르두는 돈 많은 과부들과 결혼한 뒤 살해해 재산을 빼앗는 새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 살해용 독약 처방을 알아내고, 실험을 위해 거리를 방황하는 젊은 여자를 집에 데려온다. 베르두는 그러나 오히려 그녀에게 감동해 돈을 줘서 돌려보내는 등 시행착오를 계속하는데….119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안녕!유에프오(KBS2 오후 11시15분) 버스 안에서 자신이 녹음한 가짜 방송을 트는 것이 낙인 버스 운전기사와 시각장애인의 사랑 이야기. 이범수 이은주 봉태규 출연. 김진민 감독의 2004년작. 선천성 시각장애인 경우는 밤마다 막차 버스를 타면서 ‘박상현과 뛰뛰빵빵’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그런데 사실 ‘박상현과‘은 버스 운전기사 상현이 직접 녹음한 가짜 방송. 둘은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게 되지만 상현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정체를 계속 숨기게 된다.103분.
  • [데스크 시각] 다시 볼테르를 생각한다/구본영 정치부장

    대학원 시절 존경했던 두분 은사의 엇갈리는 행보를 지켜보기란 개인적으로 여간 안타깝지 않았다. 몇달전 수도 이전 논란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일단락되기 전까지 얘기다. 김안제 전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시민단체인 ‘수도 이전 반대 국민연합’을 이끈 최상철 공동대표가 그 분들이다. 기자의 기억으론 평소 두분은 서로 더없이 친분이 두터웠고 등을 돌릴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수도 이전문제에 관한 한 두분의 철학과 이론이 끝내 평행선을 달렸다. 정치·사회적 논쟁치고 순도 100%의 정답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두 분에겐 결례인지 모르지만…. 사실 주관적 가치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정책 결정시 시공을 초월한 무오류의 진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혹여 내 말만이 절대선이라는 주장이 있다면 무지에 기초한 오만이거나, 자신마저 속이는 위선이기 십상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4대 입법’을 둘러싼 여야의 가파른 대치를 지켜보노라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불거진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과거 조선노동당 가입 여부와 관련한 논란의 중심에도 “나만 옳고 너는 전적으로 글렀다.”는 오만이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국가보안법상에 인권 유린에 악용될 독소조항이 있다면 마땅히 개정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세계사의 흐름에 비춰 퇴행적인 ‘우리식 사회주의’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을 여기에 오염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법체계상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다수 여론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과거 분단국으로 이념 갈등을 겪었던 독일도 통일됐지만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형법 이외에 국보법과 이름은 다르나 헌법보호법, 사회단체규제법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따지고 보면 현재의 국보법의 명칭과 조항을 그대로 ‘사수(死守)’할 일도,‘목숨을 걸고’ 폐기할 일도 아닌 셈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정파를 초월해 호소력 있었던 지도자로 평가 받는 인물로 링컨과 프랭클린 D 루스벨트(FDR),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등이 대체로 손꼽힌다. 임기 중 비명에 간 링컨과 케네디는 차치하고, 나머지 두 사람, 즉 민주당의 FDR와 공화당의 레이건은 모두 연속 당선기록으로 그 설득력을 공인 받았다. FDR의 트레이드마크로, 흔히 요즘 한국형 뉴딜로 재조명되고 있는 뉴딜정책을 꼽는다. 하지만, 미 역사상 뉴딜정책만큼 논란많은 정책도 없다. 일부에선 미국을 대공황의 수렁에서 건져낸 원동력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일군의 경제학자들은 뉴딜정책이 근본적으로 반시장적이라면서 계속했다면 실패가 예견된 정책이었다고 간주한다. 때마침 터진 세계2차대전으로 인한 수요 확대가 미국 경제를 살렸을 뿐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노변정담’류의 라디오 연설에서의 대중 설득이 미 역사상 전무후무한,FDR의 4선 성공의 견인차였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올해 세상을 떠난 레이건도 ‘위대한 전달자’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대중적 호소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수정 헌법으로 3선 길은 막혔지만, 사실상 그의 후광에 힘입어 부통령이었던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H 부시가 대통령 자리를 이어받기까지 했다. 루스벨트나 레이건의 설득력의 요체는 반대자나 상대 당의 감정도 다치지 않게 하는 데 있었다. 상대의 처지에 대한 역지사지가 그 핵심이었다. 생산적인 토론과 타협은 실종되고 위 아래 할 것 없이 험구, 아니 핏발선 저주만 판치는 우리의 척박한 풍토를 되돌아보게 하는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기자는 그래서 새삼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오래된 경구를 떠올린다.“당신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게 말할 권리만큼은 죽을 때까지 지키겠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기자 한국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방청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루스벨트 72년 전 내가 시행한 뉴딜 정책을 놓고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다니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만 여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뉴딜에 찬성하고 야당 의원은 죄다 반대하는 건 좀 이상합니다. ●기자 대통령께서 뉴딜을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까. ●루스벨트 그때는 대공황에 따른 엄청난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내가 공화당원을 각료로 임명했을 정도이니까요. ●기자 그래도 나중엔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에 직면했고, 특히 당시의 경제회복은 뉴딜보다는 세계 2차대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은데요. ●루스벨트 뉴딜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국민이 나를 세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아 줬겠습니까. ●기자 그러나 ‘통화주의자’들은 재정확대 정책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심각한 기형아를 낳았다고 비판하는데요. ●루스벨트 경제는 선택의 문제요.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정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요. 1932년 뉴딜 정책을 시행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의 ‘가상대화’다.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연·기금 투입 등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에선 윤건영 의원이 “재정 지출 확대는 일시적 총수요 증가 외에는 뚜렷한 효과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재창 의원도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연기금 부실, 국민 세금부담 증가, 재정적자 확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국형 뉴딜은 ‘국내총생산(GDP) 5% 증가’라는 강박증에서 나온 정치적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 의원은 “뉴딜은 ‘올드딜(Old Deal)’이고 ‘노(盧)딜’이요,‘노딜(No Deal)’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투자 판단은 민간에 맡겨야지 정부가 나서서 사업을 정해 주고 수익률을 부정하는 순간 투자의 효율성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과 원금 회수가 보장된다면 연·기금 부실화 논란은 기우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의원도 “선진국들도 금리가 낮아지면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다.”며 “시장경제를 하자면서 수익률을 높일 투자수단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답변에서 “투자 여부는 연·기금이 결정하는 것이고 정부는 다만 수익성과 안정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제공할 뿐”이라고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필수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된 연·기금 자금에 대해서는 임대료 지급방식 등을 통해 국·공채 이자율에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가산한 적정 수익률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형 뉴딜’ 워크숍] “구조적 불황… 재정늘려 해결되나”

    7일 당·정·청 경제워크숍에 참석한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적잖이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야심찬 ‘경기 부양’ 프로젝트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줄줄이 대놓고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에 적극 동조했다는 기억이 이 부총리를 더욱 어리둥절하게 했을 법하다. ●“기업·가계 체질강화 초점둬야” 이 부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뉴딜 정책’ 브리핑이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의원들의 ‘반론’이 이어졌다. 초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의 발언 내용은 사실상 이 부총리를 향해 ‘X’표를 든 것이나 다름없었다.“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은 우려스럽다. 지금 우리 경제는 일시적인 경기순환적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이니만큼, 재정 확대로 대처할 게 아니다. 기업과 가계의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고 소비 능력을 높이는 등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할 때다.” 정 의원은 ‘연·기금 활용’이란 정부의 비장의 무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연·기금을 생산 부문에 투입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에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투자됐다가 손해봤던 기억이 국민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운용과 설계에 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뉴딜이란 표현 적절치않다” 재경부장관 출신의 강봉균 의원은 “정부가 뉴딜이란 말을 쓰고 있는데 그런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말로 이 부총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뉴딜은 대공황기에 정부가 과감하게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했던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성장기반 확충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기존에 해온 사업이나 이미 타당성 조사가 끝난 사업들을 빠른 시일 안에 앞당겨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지, 자꾸 새로운 사업만 추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강 의원 역시 연·기금 활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국민들이 연·기금에 대한 걱정이 많기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원금을 날려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 확신을 줘야 한다.” ●“연·기금 손실 보전대책있어야” 이석현 의원도 “뉴딜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민연금 관련 공청회를 했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걱정이 있더라. 분명한 대책을 세워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라고 연·기금 활용에 난색을 표했다. 현직 정책위의장인 홍재형 의원까지 가세했다.“예산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 추진도 중요하다. 차세대 동력 산업 선정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 건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환경부장관 출신의 김명자 의원은 과거의 경험을 예로 들며 “너무 일자리 창출 방향으로 정보기술(IT) 정책을 진행하다 보니 전문성 문제가 발생하더라.”라고 충고했다. 김혁규 의원은 “정부의 발표를 보니 중장기 대책만 있고 당장 급한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다. 청년 실업자 문제에 대한 대책이 소홀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희선 의원도 “오늘 많은 방안들이 발표됐는데, 당장 시장이나 기업에서 급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발언이 비판 일색으로 흐르자, 이 부총리가 화들짝 차단에 나섰다. 그는 “정부의 종합투자계획은 성장 잠재력 확충을 기반으로 연계적·보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말로 일회성 대증요법이 아님을 해명했다. 이어 연·기금 활용에 대해서도 “연·기금을 단순히 경기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운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디자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탓 말고 우리를 되돌아보자” 앞서 이부영 의장도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국회 파행 사태를 촉발시킨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의 탓을 하지 말고 우리를 되돌아보자.”고 ‘자성론’을 펼치는 등 이날 워크숍에서는 정부와 여당 사이에 여러차례 한랭전선이 형성됐다. 이 의장은 이 총리의 인사말이 끝난 뒤 단상에 올라 “우리의 개혁 프로그램이 정당하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것은 아닌지, 혹시 우리가 아집이나 독선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004 미국의 선택] 부시·케리 박빙이유 4가지

    [2004 미국의 선택] 부시·케리 박빙이유 4가지

    미 대통령선거가 유례없는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현상에 대해 미기업연구소(AEI) 여론전문가 칼린 바우맨은 민주·공화 두 당에 대한 지지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우맨은 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발표한 평론에서 “올 초 민주·공화당 지지율은 45.5%대45.2%”라며 ‘두 당의 지지가 막상막하일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이유는 민주당 지지층이 나이를 먹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 민주당은 1929년 시작된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루스벨트 대통령시대’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젊은 지지자들로 20세기 내내 공화당을 압도하는 지지층을 확보해 왔다.1970년대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21%포인트,1980년대 11%포인트,1990년대 7%포인트나 앞서왔다. 둘째, 민주당은 확실한 ‘우상’과 ‘스타’들이 뜨지 않아 구심력이 약화됐다. 반면 공화당은 로널드 레이건, 아널드 슈워제네거, 루돌프 줄리아니 등 확실한 색깔의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확대해 왔다. 셋째, 두 후보가 세 살차밖에 나지 않는 동년배 격이어서 과거처럼 ‘젊은 클린턴’,‘참신한 고어’ 등 차별성이 적고 연령대별 지지율도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시의 ‘파격’이 두 당의 차별성을 줄이면서 상대방 표를 끌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연방조직 축소와 복지비 삭감을 추진, 단행해 왔지만 부시가 연방교육부를 확대하고 의료혜택 확대 등 연방정부의 역할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도 파격의 예다. 전통적인 행동반경을 넘어 민주당 영역을 파먹어 들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바우맨은 “당에 대한 지지가 특정 후보 지지와 꼭 연결되진 않지만 두 당에 대한 지지율 근접이 이번 박빙 대결의 주 원인이 됐다.”고 평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한국판 ‘뉴딜정책’ 명칭 찾습니다

    정부가 미국의 ‘뉴딜정책’을 본떠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되살릴 수 있도록 범국가적 차원의 경제활력 회복 종합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6일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새로운 투자와 합리적인 소비수요를 자극하고 국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범부처적으로 발굴,이를 하나의 ‘종합플랜’으로 묶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재경부는 이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8일 오후까지 프로젝트 명칭을 공모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홈페이지(www.mofe.go.kr)에 게시한다.당첨자 5명에게는 문화상품권이 주어진다.재경부는 공고문에서 “기업과 국민들의 경제심리가 상당히 가라앉은 모습”이라면서 “이제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업들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1930년대 미국도 세계적인 대공황을 맞았을 때 뉴딜정책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우리경제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긴 명칭을 붙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재경부는 그 예로 ‘뉴딜정책’·‘마셜플랜’·‘다산플랜’·‘다이내믹 코리아’·‘리셰이핑 코리아’ 등을 소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의원들 탐독서, 우리당 ‘역사’ 한나라 ‘경제’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에 신청한 자료 읽기에도 벅차다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국감을 위해 책을 읽는다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의원들이 탐독하는 서적은 천차만별이다.정당별로,전문분야별로 딱히 범주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미묘한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과거사와 관련한 책이 최소한 한두권은 비치돼 있다.저자가 보내주거나,일부는 구입하기도 한다.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의 탐독서는 ‘경제’쪽에 몰려 있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 방에는 ‘알몸 박정희’와 ‘나는 검증한다,김현희의 파괴공작’,‘KAL858,무너진 수사 발표’,4·3제주민중항쟁을 다룬 ‘군국의 역사를 헤치고’ 등이 놓여 있다.사형제 폐지를 대표 발의한 그답게 ‘사형과 인간의 존엄’이란 책도 있다. 최근 유 의원이 들고다니는 책은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의 ‘한국,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이다.16대 대선 이후 부각된 세대간 갈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글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지난 8월 ‘꿈이 있어야 국민이다’는 책 30권을 구입해,친분이 있는 386의원들에게 돌렸다.국회 산업자원위 소속인 이 의원은 최근 뉴딜정책을 통해 1930년 대공황을 극복한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을 분석한 ‘두려움은 없다’를 탐독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이인영 의원은 ‘전공서적’인 교육관련 서적을 10여권 읽고 있다.‘한국의 사회변동과 교육’ ‘교육계 갈등의 본질과 갈등 해결의 방안’ ‘신자유주의와 한국의 진로’ ‘공교육의 새판짜기’ 등이다.특히 관심을 갖고 읽은 책은 한나라당 박세일 의원이 교수시절 쓴 ‘자율과 책무의 학교교육’이다.“한나라당의 교육개혁방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이 의원은 자평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9월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최근 러시아를 두차례나 방문한 국회 통외통위 소속의 이화영 의원은 러시아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최근 서강대 지용희 교수의 ‘경제 전쟁시대 이순신을 만나다’를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한다.이 의장은 “위기 때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백성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충무공의 가르침에서 노사정 대타협의 기본 정신을 체득했다.”고 들려준다. 경제통인 임태희 대변인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펴낸 ‘CEO리포트’를 읽었는데 생산적이고 종합적 사고 등 정치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보통인 송영선 의원은 “감상적 민족 공조보다는 국제 정세,반일(反日)이 아니라 지일(知日)혹은 치일(治日)의 지혜를 찾을 때”라면서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사회평론 펴냄)를 대표적인 탐독서로 꼽았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vielee@seoul.co.kr
  • [집중분석 모기지론] (중) 주택대출 대안 될까

    [집중분석 모기지론] (중) 주택대출 대안 될까

    모기지론(장기 주택담보대출)의 장점은 주택을 구입한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일시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데 있다.하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원금 상환없이 이자만 꼬박꼬박 내다가 만기 때 원금을 한꺼번에 갚거나 만기연장(롤 오버)하는 게 대부분이다.현재 가계에 대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001∼2002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이뤄져 상환 시기도 올 연말에서 내년 초에 몰려 있다.가계는 물론 은행권의 부실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줄곧 은행권에 가계대출의 만기연장을 부탁해온 것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기형적인 가계대출 구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72조 7000억원으로,이 가운데 105조원(41.6%)은 올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갚아야 한다.가계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 등으로 은행권이 만기연장에 적극 나서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돼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면 ‘대출금 회수→부동산 매물 증가→주택가격 폭락→가계신용 악화→금융회사 부실화→대출 회수 가속화’의 악순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금융연구원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을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절에 비유한다.그는 “당시 미국의 가계대출은 5년 이내의 단기대출이었는데,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다.”면서 “1938년 모기지론 전문회사인 ‘패니매’가 설립된 이유”라고 설명했다.지난 3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모기지론,시장의 안전판으로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공사로 넘기면,공사는 이를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하고,채권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은행측에 지급하는 구조로 돼 있다.따라서 은행으로서는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면 대출채권은 더 이상 은행의 자산이 아니다.모기지론 판매에 따른 수익이 은행 자체의 대출상품을 판매해 얻는 수익보다는 적지만 연체 등의 부실 부담이 완전히 공사로 넘어간다.가계대출의 리스크(위험)가 줄어드는 것이다.이럴 경우 은행은 자본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기자본 이익률(ROE)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거나 충당금을 쌓지 않아도 된다.주택금융공사 유상규 홍보실장은 “7월 말까지 모기지론을 판매한 금융기관 가운데 외국계가 대주주인 외환·제일은행의 판매액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같은 이점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역시 만기가 늘어나는 만큼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이는 주택금융공사가 장기채권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모기지론의 대출금리를 고정금리로 할 수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반면 시중은행은 자금 조달을 주로 수신예금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대출금리를 고정금리로 쉽사리 정할 수가 없다.은행 입장에서 보면 시중금리가 올라갈 때는 고정금리가 불리하다.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모기지론으로 대출받은 뒤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권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하지만 금리가 올라갈 경우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은 모기지론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신규로 모기지론을 신청할 경우 MBS의 추가 발행 등에 따라 모기지론의 고정금리가 이미 올라가 있는 상태여서 갈아타기를 한다 해도 실효가 없다. ●단기대출→모기지론 전환은 미약 이같은 모기지론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만기가 도래하는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으로 바꾼 사례가 아직은 많지 않다.7월 말 모기지론 판매실적 가운데 다른 은행에서 옮겨온 경우는 30%대(4800억여원)다.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담보대출 액수(42조 3000억원)를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신규 모기지론이 활성화되면 모기지론의 순기능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이지만,금리를 낮추고 상환기간을 늘리는 등의 유인책이 없으면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여야, 경제해법 공방

    여야, 경제해법 공방

    ■ 與 “돈 풀어야” 1930년대 미국 루스벨트 행정부가 재정을 통한 시장 개입을 골간으로 하는 케인스주의를 채택해 대공황의 수렁을 빠져나온 이후 ‘재정 확대’는 불황에 직면한 자본주의 국가들 앞에 매혹적인 자태로 서성거려 왔다.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물가가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하는 현상)이란 ‘기형아’가 나오면서 케인스의 복음은 장기적으로 한계를 드러냈지만,선거에 목을 맨 정치인들로서는 ‘단기적 효과’로도 감지덕지인지 모른다. 열린우리당도 집권 이후 경기가 좀처럼 ‘입원실’을 나올 기미가 안 보이자,급기야 정부에 적극적인 재정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9일 ‘경제관련 국회 3개 특별위원회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 시안은 경기중립으로 보이는데,이를 통해서는 경기대응 기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소득세 감면 등은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가장 적극적인 경기대응책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당 관계자는 “정부 안은 내년에 적자 국채 3조원을 찍어 전체 예산을 130조원으로 편성하자는 것인데 반해 우리당에선 적자 국채를 4조∼7조원 이상 발행해 131조∼135조원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중소기업 지원,연구개발(R&D) 투자,교육 투자 등에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또 내년 예산에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적극 반영키로 하는 한편 연·기금을 증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공공 일자리를 늘려 소외계층의 고용을 증진하고 실업급여 증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이같은 당의 ‘압박’을 노무현 대통령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실제 지난해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현재 열린우리당 의원)가 ‘재정 확대’를 수차례 건의했지만,노 대통령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안된다.”며 거절했었다고 여권 핵심관계자가 전했다.노 대통령이 뒤늦게 케인스에게 ‘초대장’을 보낼지 주목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野 “稅 줄여야” “IMF:단기 냉동,노무현 정권:장기 냉장” 한나라당은 9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만 모르는 노무현 경제위기’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IMF(국제통화기금) 때보다 더 나빠진 노무현 경제위기’라고 규정하면서 최근의 경제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를 통해 친(親)기업환경을 조성하고 민간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중소기업과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3년간 소득세 및 세무조사를 면제하고,생산주체 우대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고무시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도 했다. 특히 “국가 재정 파탄이 우려되고,국민과 기업은 무소비·무투자·무기력 등 3무(無)에 빠져 경제공동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의 근거로는 ▲잠재성장률 4%대 추락 ▲총가계부채(3월 기준 450조원) 및 가구당 평균부채(2945만원) 사상 최대 ▲신용불량자 369만명(현정부 들어 110만명 폭증) ▲국민연금 체납액 4조 3000억원 등 각종 연체금 급증 ▲지난해 외국인 투자 65억달러(당해연도 신고기준)로 97년 이후 최저 ▲지난해 국가 채무 166조원,2008년 중앙정부 채무 최소 237조원 전망(금융연구원) 등을 제시했다.이 의장은 “‘노무현 경제위기’의 주 원인은 경제가 싫어하는 ‘5대 실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5대 실정’으로는 ▲과거 노동운동 또는 대학운동권 스타일의 국정운영 ▲과거 타령 및 조상 탓으로만 돌리는 무책임한 국정운영 ▲엉터리 대형 국책사업으로 국력 낭비·통화 증발·예산 팽창 자초 ▲대중인기주의 및 사회주의 색깔의 정책집행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서 경제정책 뒷전 등을 꼽았다. 특히 “국가 재정과 국민 부담을 생각하지 않고 대형 국책사업을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있다.”면서 “행정수도 이전,주한 미군 재배치와 자주국방,동북아 물류중심 건설,미니신도시 조성 등 국책사업에만 모두 650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두려움은 없다/앨런 액슬로드 지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막연하고 이유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은 두려움이야말로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3월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한 이 연설은 대공황의 불안에 떨던 국민에게 커다란 용기를 줬다.당시 미국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1500여만 명이 실업상태에 빠졌고,은행 등 금융기관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하지만 루스벨트는 그런 두려움을 ‘진실을 가리는 안개’로 보았다. ●두려움은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뿐 루스벨트는 취임사를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지 않았다.미국 대통령이란 ‘영광스러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도 않았다.대신에 리더십을 약속했다.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기 결정권을 부여하고,책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했다.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그것은 바로 직전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가 입버릇처럼 하던 “번영이 바로 저 너머에 있다.”는 말과 질적으로 달랐다. 희망에 대한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돌파할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루스벨트는 대통령 취임후 곧바로 의회 특별회기로 ‘100일 회의’를 소집하고 연방긴급구제국을 창설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미국 NBC 앵커 톰 브로커가 지적했듯이,루스벨트는 자칫 고통밖에 몰랐을 세대를 ‘가장 위대한 세대’로 바꿔 놓은 것이다. ●시대가 바라는 완전한 의미의 리더십 보여줘 왜 지금 프랭클린 루스벨트인가.2차대전의 광풍이 몰아친 루스벨트 시대 못지않게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지금 세계는 완전한 의미의 전시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경기침체와 국론분열로 흔들리는 우리로서도 루스벨트의 통합적 리더십은 절실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전기작가 앨런 액슬로드가 쓴 ‘두려움은 없다’(나선숙 옮김,한스미디어 펴냄)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기와 절망을 딛고 미국을 재건과 승리로 이끈 비결을 캐어낸다. 루스벨트를 ‘두려움에 맞선 불굴의 CEO’로 규정하는 저자는 연설문과 사건 등을 바탕으로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조목조목 살핀다. 19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했다.루스벨트는 그것을 기독교적인 지혜에서 찾았다.한 예로 그는 잠언 29장 18절의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라는 구절을 원용,비전 없는 민족은 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낡은 사고방식 때문에 공황이 야기됐고,비전없는 리더들로 인해 그것이 지속됐으며,더이상 비전이 없으면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루스벨트는 이처럼 성경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루스벨트는 냉소주의를 격파하라고 가르쳤다.1935년 ‘노면담화’라는 라디오 연설에서 루스벨트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민주주의가 정직할 수도,효율적일 수도 없다고 말하는 냉소주의자들에게 확실하게 대답해줘야 할 때입니다.” 미국의 초절주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떠한 위대함도 성취되지 않는다.”고 했거니와,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냉소주의로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냉소주의는 독약과 같다.희망과 자신감은 물론 가능성까지 앗아간다.루스벨트는 무조건 동조하는 응원단이나 예스맨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참여하고 헌신하는 진정한 비평가가 될 것을 요구했다. ●소아마비 극복… 강한 인간으로 거듭나 루스벨트가 위대한 것은 소아마비라는 개인적 불운을 극복했다는 점도 한 몫 한다.1920년 루스벨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오하이오 주지사 제임스 콕스의 러닝 메이트로 발탁돼 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았다.당시 미국의 정치 분위기는 전쟁에 반대하는 고립주의가 지배했다.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민주당은 결국 패배하고 루스벨트는 법조계로 돌아와 금융회사 부사장으로 활동했다.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1921년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린 것이다.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자 친구와 동료들은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단정했다.하지만 부인인 애너 엘리너 루스벨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병세가 호전되고 정계에 복귀해 1928년 뉴욕 주지사로 재선됐다.루스벨트는 더욱 강한 인간으로 거듭났다. 루스벨트는 1932년 ‘뉴딜’을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1936년엔 재선에 성공했다.하지만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1939년 9월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것.루스벨트는 즉각적인 참전은 피했지만 1940년 세번째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무기대여법을 통해 연한군측에 무기와 물자를 공급했다.같은 해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곧바로 참전을 선언하고 마침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루스벨트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흑인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등 현대 민권운동의 초석을 세웠다.국제연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전쟁의 승리를 눈앞에 둔 1944년,루스벨트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던 미국 국민은 미국 역사상 유일한 네번째 대통령직을 그에게 안겨줬다.하지만 루스벨트는 2차대전 종전을 보지 못하고 1945년 뇌일혈로 숨을 거뒀다.그때 나이 63세였다. ●강요보다는 호소를, 자극보다는 인도를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현대 미국의 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루스벨트의 리더십에는 뭔가 특별한 데가 있다.저자는 루스벨트가 반대파를 배척하지 않고 설득해 동참시킨 것을 그 한 비결로 꼽는다.또한 국가를 위해 개인을 무모하게 희생시키지 않고,목표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자세도 배울 점이라고 강조한다.강요보다는 호소,자극보다는 인도를 택함으로써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냈다는 것이다.‘갈등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코스닥 ‘신뢰상실의 덫’

    코스닥시장의 바닥은 어딜까.코스닥지수가 28일 사흘째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추락하고 있다.시장은 탈진했고,언제 나아지리란 전망조차 자취를 감췄다.‘유망한 젊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시장이란 본래의 기능은 기억조차 희미하다.엉성한 회사들과 함께 도매금으로 부실기업 취급을 받고 있는 우량회사들은 증권거래소로 옮겨갈 기회만 엿보고 있다. ●바닥이 안보인다…총체적 난국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종합지수는 미국증시 상승 소식과 기술적 반등 전망에 힘입어 전일보다 3.62포인트 오른채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세가 꺾여 결국 1.40포인트(0.40%) 떨어진 340.10에 마감됐다.닷새째 하락이자 사흘째 최저점 경신이다.이로써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의 최고점(2834.40)에 비해 무려 88%나 폭락했다.미국 대공황기(1929∼34년) 6년간의 기록적인 다우지수 하락률(87%)보다도 훨씬 가파르다. 부실기업의 퇴출도 잇따르고 있다.올 상반기에만 전체 883개 등록업체 중 25개가 등록취소됐다.지난해 같은기간(13개)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올들어 KTF,기업은행,엔씨소프트,강원랜드 등 대형주들이 거래소로 빠져나간 것도 시장을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많은 기업들이 ‘코스닥에 남은 쭉정이’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거래소로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고실적 내도 소용없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높은 경영실적도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프롬써어티,주성엔지니어링,옥션 등이 상반기에 사상 최대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당일에만 소폭 오른 뒤 곧바로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NHN도 2분기 실적발표 직후에만 5% 정도 올랐을 뿐 곧바로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안철수연구소도 2분기 당기순이익(24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1234.7%나 늘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지만 주가는 고작 0.4% 올랐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코스닥…신뢰 붕괴 코스닥시장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는 신뢰의 상실이다.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이 아니라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게 코스닥시장의 본질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의 믿음이 중요하지만 ‘돈 놓고 돈 먹기’로 각인되면서 건전한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최대주주의 잦은 변경은 대표적인 불신 요인이다.올 상반기 등록법인 중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은 전체 등록법인의 12.3%인 108개에 달했다.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6.5% 증가한 것이다.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대주주가 수시로 바뀌는 회사는 이익을 아무리 많이 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서 “특히 연달아 터지는 코스닥기업들의 지분경쟁,회계부정 등을 보고서도 이 시장을 건전한 기업들의 자본시장이라고 부를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시장과의 차별화가 없어진 것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첨단 기술회사라기보다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단순납품을 하는 중소기업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다.등록법인들의 공시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한 코스닥기업 관계자는 “거래소 대기업들은 공시를 정확하게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같은 벤처기업은 공시 속에 어떤 불순한 의도가 들어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듯하다.”며 “때문에 호재성 공시를 내는 날조차 주가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코스닥 퇴출 요건 강화 등 추진 정부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마구잡이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가계신용대란처럼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경제난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나치게 ‘벤처거품’을 방치한 결과가 후폭풍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스닥시장의 퇴출기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재정경제부와 코스닥위원회는 경상손실과 자본금 잠식 비율,소액주주 숫자,월간 거래량,회계감사 내용,최저주가 기준,불성실 공시 요건 등 퇴출기준을 내년부터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을 서둘러 통합,단일시장 체제로 바꾸어야만 우량한 벤처기업들을 수렁에서 건져내고 건전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유한킴벌리 문국현(55) 사장은 점심 시간도 아까워한다.이동하는 차 안에서 점심을 때우기 일쑤다.기자와 가진 인터뷰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1시30분까지로 정했다.집무실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하루를 ‘25시’처럼 쓰는 그의 일과는 삶과 경영의 현장이었다.생활 자체가 경영의 연속이었고,그의 경영은 생활이었다. 최근 유한킴벌리의 4조2교대가 일자리 창출의 새 모델로 부각되면서 눈코뜰새없이 바빠진 그에게 ‘너무 유명해져 힘든 것 아니냐.”고 묻자 “체력이 남아 있는 한 회사와 국가,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유한킴벌리는 기저귀·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 전문업체로 유한양행과 캐나다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다.시장점유율이 60%대에 이른다.짧은 시간이었지만 ‘짧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영을 곁눈질하며 자란 유년시절 -나는 서울토박이다.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기에 살았던 서울 동소문동 3가 돈암장 옆에서 살았다.돈암초등학교와 동성중학교를 나왔다.아버지는 운수업체 3∼4개를 운영하셨고,어머니는 경제인 집안의 딸이었다.모친의 4촌 오빠가 임흥순 전 서울시장이었고,외숙부인 임홍순씨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다.경제인 집안의 피를 물려받은 셈이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경영에 대해 주워듣는 기회가 남달리 많았다. -4남2녀 가운데 넷째인 나는 학창시절부터 사회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중동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입시공부 못지않게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친구들이 공부만 할 때 사회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다.친구들이 ”너 봉사활동에 너무 매달리면 서울대에 못간다.”고 놀려댔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악담’이 맞았는지,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서울대에 갔는데 나 혼자만 낙방했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에 들어간 뒤에도 사회봉사활동은 계속했다.총학생회,영미문학회 등에서도 활동했다.지금도 가끔 시를 쓰는 건 학창시절의 서클활동 덕분이다.대학에 다니면서는 영어와 경영학을 주로 공부했다.그래서 누가 물어보면 전공은 경영학,특기는 통역이라고 말하곤 한다. ●유한과의 인연 -ROTC(학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칠 무렵 취직문제가 불거졌다.군 동기생들과 대학동창들은 주로 삼성·현대 등 대기업에 취직했다.하지만 나는 대학때부터 눈여겨 본 ‘유한’에 관심이 많았다.1971년 전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면서 돌아가신 유한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아버지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도 있었지만 마음은 유한에 가 있었다.아버지도 유한에 대해서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유 박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종업원지주제,전문경영인제 등은 당시 기업으로서는 획기적인 사건들이었다. -삼성·태광·유한킴벌리 등 여러 곳에 합격했지만 결국 유한킴벌리를 택했다.72년이었다.지금으로 말하면 비서실에 해당되는 기획조정실로 배치받았다.다만,입사조건으로 대학원 진학을 허락받아뒀다.경영학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나는 투자담당으로 고정자산과 신규 자산의 투자업무를 맡았고,유한양행의 장기 투자계획팀에 투입되기도 했다.이후 전산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으면서 회사의 경영진단과 발전전략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82년 기획조정실장을 마쳤을 때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 유학을 떠나려 했다.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교수가 되기 위해서였다.입사한지 5년만인 77년 서울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아두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하지만 회사가 이를 허락해 주질 않았다.“유한킴벌리를 위해 일을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필요하다면 1년간 안식년으로 해서 머리를 식히고 오라.”는 것이었다.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이고,해외로 떠났다.호주와 미국이었다.이때 미국의 경영혁신과 신기술(뉴테크놀로지) 경험을 했다.맑고 푸른 숲을 보면서 경제적 성과 못지 않게 환경·생태적 발전의 중요함도 깨닫게 됐다.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느낄 수 있었다. ●끝내 교수의 꿈을 접고 -귀국 후 사업본부장,마케팅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우리강산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민둥산을 푸르고 울창하게 가꾸자는 이 운동은 초창기에는 정부측으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이 운동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손비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44%)를 물기도 했다.그러다 10년이 지난 94년부터는 손비로 인정받고 있다.이 운동은 98년 시민환경단체인 ‘생명의 숲’을 탄생시켰고,‘평화의 숲’(북한 나무 심기) ‘동북아 산림포럼’ ‘학교숲운동’ ‘서울 그린트러스트’ 등의 단체를 태동시키는 데도 밑거름이 됐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의 일환인 ‘4조2교대’도 미국이 1929년 대공황 때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숲가꾸기 운동(CCC)에서 착안했다.오늘날 미국이 수많은 국립공원(National Park)을 갖게 된 것도 이 운동 덕분이다.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나의 제안으로 98∼2002년 5년동안 외환위기 때 정부예산 1조원을 투입해 실직자를 산림녹화에 투입한 적이 있었다.적지 않은 보람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85년부터 95년까지 10년 남짓 회사로서는 위기였다.국내외 대규모 경쟁사들의 진입,수입품 범람,과잉설비 등으로 주종 제품인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의 경쟁력이 뚝 떨어졌다.여기에다 노사갈등으로 노조가 본사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경영진과 중간관리자,현장 근로자간에 불신의 벽은 높아만 갔다.제품의 질이 수입품에 비해 떨어졌고 시장점유율은 절반으로 감소했다.이 와중에 신설된 대전 제3공장에 예비조,혁신조,평생학습조 등 ‘4조2교대’의 근무방식을 도입했다.부사장이었던 93년의 일로,당시로서는 혁신능력을 실험하는 새로운 경영기법이었다. -저간의 노력과 실험들이 성공한 덕분인지 95년 2월 10여명의 선배 임원진을 제치고 사장에 올랐다.신임 사장의 신고식은 간단치 않았다.시험대는 노조였다.대전공장에 이어 군포·김천공장에도 4조2교대 방식을 도입하려 하자 ‘구조조정을 위한 노림수’라며 직격탄을 퍼부었다.그러나 신뢰·윤리·투명을 경영철학으로, ‘도전과 혁신’을 생존전략으로 내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4조2교대는 정착됐고,지금은 너도나도 벤치마킹(모방)하려 할 정도로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7036억원,순이익 904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96년과 비교하면 각각 2배,6배나 되는 수치다.유한킴벌리는 이제 아시아 제일의 기업이 되기 위해 2005년도의 미래상으로 인력과 근무환경,신용 및 재무능력,성장 및 투자효율,시장점유율(40%),매출액(1조 6000억원) 부문의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준비된 CEO,비전 제시만이 살길 -외환위기는 유한킴벌리로서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4조2교대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나갔고,고정자산 투자 등도 환율이 달러당 800원대였을 때 대거 집행했다.때문에 환율이 1800∼2000원대로 뛰었을 때는 투자할 필요가 없어져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었다.미리 준비한 덕분이었다. -요즘 말하는 기업가 정신도 좁게 보면 창조적인 개척정신,창업정신을 말한다.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소화하는 창조적 경영을 해야 한다.CEO는 신뢰와 전문성(기술),비전을 가져야 한다.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앉아 있으면 항상 먼 곳을 보며 대비해야 한다.두달에 한번씩 ‘미디어사보’(비디오)를 만들어 팀장과 사원들에게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신뢰와 투명경영을 위해서다.기업가 정신을 가진 CEO는 회사의 경영방식을 국가적 개념에서 접근한다.나는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보석으로,네덜란드와 벨기에를 합친 나라로 가꿔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문국현 사장은 문 사장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숲가꾸기, 운동하기도 바쁘다고 한다.산책,등산,여행이 취미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냉혈한과 열혈한의 잡탕’이라고 말한다.장소·일·사람에 따라 스탠스(입장)의 다름이 분명하다.일할 때는 냉정하고 열정적이어서 용광로에 비유된다.냉정할 때는 얼음장으로 통한다.의사결정은 차갑게,토론은 뜨겁게 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성격이 급해 스스로 다혈질로 분류한다. 공사(公私) 구별이 워낙 분명해 친구나 친·인척들은 그의 주변에 얼씬거리지 못한다.동창회 등에 나가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간다. 밤늦게 들어가지만 가족들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다.술·담배는 못하지만,대화는 즐기는 편이다. ˝
  • [열린세상] 케인즈가 우리경제에 조언한다면/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이 호황인 반면 민간소비 및 투자 등 내수가 지지부진하면서 일자리가 별로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것은 고용효과가 높은 신발,섬유,피혁 등 노동집약 산업이 고임금에 부담을 느껴 중국과 동남아로 빠져나간 데 직접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무역연구소가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중국내에서 고용인원은 약 1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들조차 투자에 망설이고 있는 현실이다.여기에는 노사관계의 불안정,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포함한 각종 규제,그리고 기업들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현금보유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이것은 수출호조가 투자 및 고용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증가로 연결되었던 지난 90년대까지의 선순환 고리가 사실상 끊어졌음을 의미한다.이제 수출만으로는 한국경제가 순탄하게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결국 소비와 투자가 함께 살아나지 않으면 실업해소도 어렵고 경기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면 지금의 한국경제처럼 투자와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수진작을 이루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우리는 1929년 증시대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으로부터 세계경제를 구원한 케인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케인즈는 1935년에 경제학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간행하여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이 존재함을 역설하였다. 유동성함정이란 이자율이 충분히 낮아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현금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에 통화공급을 증가시키더라도 이자율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제상황을 의미한다.이 경우 현금수요가 높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고,정부지출을 증대시키거나 조세를 감면하는 재정정책이 유효하게 된다.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그의 이론을 받아들여 재정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실업률을 크게 낮추고 대공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갑자기 케인즈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혹시 우리경제가 유동성함정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심 때문이다.우리 금융시장을 보면 그동안 통화량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20%대에서 작년과 금년에는 6%대로 둔화되었는데도 이자율은 콜금리 기준으로 1998년 14.91%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지금은 3.75%라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이처럼 낮은 이자율수준에서도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민간의 현금보유 규모는 사상최대를 보이고 있다.사상 최저금리와 사상최고의 민간 현금보유 욕구는 바로 우리의 금융시장이 통화량 증대만으로는 이자율 하락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유동성함정에 빠질 위험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1990년대 일본정부가 불황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함정에 빠지면서 장기불황의 터널로 빠져든 선례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부가 통화정책보다는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기조를 정부지출 확대,혹은 조세감면과 같은 케인즈적 확대재정정책에 두어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특소세인하 및 고용창출형 창업투자에 대한 세제지원과 같은 재정정책을 활용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정책이 단기처방이라면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우선 수출증대가 관련부문 생산 및 고용확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수출산업에 대한 투자확대가 절실하다. 정부가 발표한 ‘10대 성장동력산업과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에 나와 있듯이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인 IT와 기초소재 산업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R&D투자 확대를 통해 수입대체능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IT와 기초소재 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인다면,수출증대에 따른 국내산업의 연관효과가 높아짐으로써 생산과 고용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남규철의 DVD 폐인] 아! 저 장면이 빠졌었구나

    영화를 만드는 것은 감독이지만 실제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감독의 의도와 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질 수 있다.이는 흔히 영화의 흥행을 우선시하는 영화사나,심의과정에서 편집을 거치기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 일부 장면이 삭제되거나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기도 한다.일반적인 DVD는 이렇게 편집이 되어 극장에서 상영된 ‘극장판’을 기준으로 만들어지지만,간혹 감독 자신이 직접 편집한 ‘감독판’으로 출시되기도 한다.감독판은 감독의 의도를 더 명확히 알 수 있고 극장에서 보지 못한 장면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아래 소개하는 타이틀들이 이런 ‘감독판’으로 출시된 작품들이다.극장에서 본 것과는 자못 다른 분위기 속에 같은 영화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SE 대공황과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범죄세계에서 자라가는 소년들의 성장을 그린 갱스터 무비의 대표작.감독 세르지오 레오네가 최초에 완성해낸 버전은 무려 7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자랑했다고 한다.하지만 제작사에서 난색을 표하자 감독은 다시 229분의 편집본을 제출했고,제작사는 이를 다시 139분으로 편집하여 개봉했다.그러나 국내 개봉시엔 국내 배급사가 이를 다시 편집하여 107분짜리로 만들어 개봉했다고 한다.결국 무자비하게 삭제되고 편집된 덕분에 관객들로서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감상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하지만 DVD로는 애초에 감독이 제출했던 229분 분량의 편집본이 무삭제로 수록되어 있어 보다 깊고 분명하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시네마 천국-감독판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작품으로,지금은 영화감독이 된 주인공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사랑과 향수를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탈리아의 작품으로,외국에서의 흥행과 배급을 위해 제작사가 123분으로 재편집한 인터내셔널 버전이 세계적으로 공개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버전으로 개봉됐다(나중에 다시 감독판으로 재개봉).새로이 DVD로 만들어진 감독판은 173분의 러닝타임으로 주로 주인공의 옛 사랑과 관련된 러브스토리 부분이 보강되어 있다.아울러 감독판은 새로이 리마스터링된 화질과 사운드를 수록하여 이전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나아진 화면과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몇 장면이 삭제되었던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이나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말레나’도 감독판으로 출시되어 있다.모두 일반판에 비해 러닝타임의 변화뿐만 아니라,DVD 자체의 퀄리티가 향상되어 있으니 꼭 감독판으로 챙겨 보기를 권한다.˝
  • [열린세상] 과학기술 처방전은 많은데

    음력 정월 초하루가 되면 잔나비 해인 갑신년이다.잔나비 하면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연상되는데,올 한해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조화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과학기술계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지난 몇 년 사이에 과학기술의 발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였다.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손오공의 복제술을 실현시켰고,나노기술은 제비가 물어준 박씨에서 보석이 나오게 하는 흥부전의 이야기에 도전하고 있다.그만큼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과학기술진흥이 정부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다.우리 정부도 과학기술진흥을 위해 다양한 처방을 내놓고 있다.그런데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든다.백년대계가 되어야 할 과학기술정책을 자꾸 조령모개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총 연구개발비는 GDP 대비 2.9%가 넘어 세계 최고의 수준이 되었고,정부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예산의 비중도 두 배로 늘어났다.투자 대비 산출이 시원치 않아 연구개발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왔다.지난 정권 때에 연구개발예산을 범부처 차원에서 기획·조정하기 위해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설치하였으나,결국 과학기술부가 사무국 역할을 하는 국과위는 심판이 공까지 찬다는 논쟁 속에서 제기능을 못해 왔다. 그러자 현 정권에서는 청와대에 과학기술보좌관을 설치하고,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는 과학기술자문회의가 그 역할을 하도록 시도하였다.이 시도는 과학기술계의 많은 전문가들과 국회에서까지 환영받지 못하였다.그런데 지난 연말 개각에서 대통령께서 기술부총리제를 도입하여 과학기술정책의 조정기능을 맡긴다고 했다.결국 원점으로 회귀한 것이다.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신성장동력산업의 추진이 부처 이기주의로 갈등만 증폭되니 아마 대통령께서도 답답했으리라 본다.지불한 비용이 큰 결정인 만큼 제대로 작동하길 바라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정책조정은 시스템만 갖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도 정책 조정만으로 얻지 못함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요즈음 사회 전 분야에서 폭발하고 있는 대립과 갈등이 시스템 도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얼마나 쉬울까.‘조정’은 우리가 성숙한 선진민주주의 사회로 가기 위해 오랫동안 달고 다녀야 할 명제이다.조정은 시스템 안에서 이해당사자들이 윈윈 게임의 방법을 현명하게 찾아가는 과정이며,따라서 인내가 필요하다.여기에는 지도자의 뚜렷한 비전과 강력한 리더십만큼 더 큰 해결책이 없다.미국 대공황을 탈출한 루스벨트 대통령이나,영국병을 치유한 대처 총리가 바로 그 산 증인이다. 조정이 잘 되려면 당사자간의 역할과 기능이 정립되어야 한다.과학기술부총리제가 도입되면 과학기술부와 관련 부처간에 역할과 기능의 정립이 있어야 한다.감독과 선수 논쟁을 벗어나려면 과학기술부가 수행해 오던 연구사업 중에서 원자력,우주항공 등 국가적 목표가 명확한 사업들을 제외하고는 손을 떼야 한다.손떼는 사업들은 미국의 NIH(국립보건원)나 NSF(과학재단)처럼 연구기관이나 독립 에이전시 기관에 넘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다른 부처와는 달리 과학기술부의 연구개발사업은 대부분이 출연연구소와 대학에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출연연구소들의 역할과 기능의 재정립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너무 오랫동안 온실에서 성장해 온 출연연구소가 진정한 의미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펼쳐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산업개발진흥을 중심으로 한 정부연구개발사업의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전문성을 축적하기 위한 사람 중심의 연구사업을 도입·확대할 필요가 있다.투자 효율성 즉,과학기술의 업적은 훌륭한 과학기술자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사업이라야 실패를 해도 남는 것이 있다.이번 기회에 과학기술계가 그동안 풀지 못한 많은 숙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과 처방을 기대해 본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21일 개봉 ‘씨비스킷’/전설적 경주마 탄생시킨 3인의 도전

    ‘절망은 없다.’ 21일 개봉하는 ‘씨비스킷(Seabiscuit)’은 1930년대 대공황 위기를 극복한 미국인의 저력을 설파하는 영화다.희망의 메신저는 당시의 전설적인 경주마 씨비스킷과 그를 탄생시킨 기수·조련사·마주 등이다.겉모습은 작고 볼품없지만 조련을 통해 ‘희망의 상징’인 경주마로 거듭난 씨비스킷이나,갖은 시련을 겪은 뒤 우연히 만나 ‘씨비스킷 신화’를 일궈내는 세 사람의 공통점은 끝없는 도전 정신.이들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 당시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신화’를 심어준 원작 ‘씨비스킷-미국의 전설’의 탄탄한 구성에 힘입어 짜임새 있게 펼쳐진다. 전반부는 산업화 바람이 불어닥치는 1910∼20년대 미국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세 사람의 ‘고난의 시대’를 번갈아 보여준다.자전거 수리점 주인 찰스(제프 브리지스)는 타고난 사업재능으로 남보다 먼저 자동차 장사에 눈을 떠 큰 돈을 벌지만 대공황 한파로 경영난에 처한다.이어 아들이 차를 몰다 사고로 숨지고 아내마저 그를 떠난다.대공황의 그림자는 기수 자니(토비 맥과이어)에게도 짙게 드리운다.부유한 아일랜드계 이민의 아들로 자라던 그도 다른 집에 넘겨진 뒤 고아처럼 자라며 권투선수와 3류기수로 시골을 떠돈다.조련사 톰(크리스 쿠퍼)의 원래 직업은 야생마를 길들이는 카우보이.말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말을 잘 알지만 산업화에 밀려 삶의 터전을 잃고 서부로 밀려온다. 영화의 후반은 우연히 만난 이들이 경마팀을 이뤄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씨비스킷을 경주마로 키워가는 과정이다.사나운 종마가 부상,방해공작 등을 이겨내고 ‘스포츠 영웅’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역동적으로 펼쳐진다.카메라를 달리는 말 사이에 배치하여 담은 박진감 나는 경주 장면과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힘을 더해준다. 재치있는 대사와 다양한 효과음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중계 등 당시 사회상도 볼거리.그러나 원작의 방대한 분량이 벅찼는지 영화는 내용을 압축하는데 허술함을 드러낸다.연결고리없이 세 사람이 따로 겪는 과정을 담은 전반부가 약간 지루하고 산만하다.또 미국의 프론티어 정신을 너무 미화한 게 아니냐는 느낌도 준다.그런흠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온 가족이 감상하기에 적절하고 유쾌하다.영화 ‘데이브’ ‘빅’의 각본을 쓴 게리 로스가 감독. 이종수기자
  • 이런 책 어때요 / 신대륙의 전설 시비스킷

    로라 힐렌브랜드 지음 / 김지형 옮김 바이오프레스 펴냄 1938년 미국의 신문을 장식한 최고의 뉴스메이커는 단연 구부정한 다리를 가진 경주마 ‘시비스킷(Seabiscuit)’이었다.대공황의 여진이 남아있던 당시 시비스킷에 대한 열기는 스포츠영역을 넘어섰다.그가 경주를 펼칠 때면 ‘시비스킷 특급’을 타고온 사람들로 도시가 넘쳐났고,매주 시비스킷의 경주 중계를 듣는 것이 미국민들의 일상생활이었다.그의 라이벌이었던 트리플 크라운 챔피언인 워 어드미럴과의 극적인 대결은 지금까지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된다.경주마의 신화를 창조한 시비스킷에 얽힌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되살려낸 논픽션.1만 2000원.
  • 이런책 어때요 / 제임스 딘 불멸의 자이언트

    데이비드 달튼 지음 윤철희 옮김 / 미다스북스 펴냄 1849년은 미국에 골드러시가 일어난 해.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20세기 중반 미국은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물질적인 진보를 이룩했다.마침내 ‘윤택함의 꿈(fat dream)’을 달성한 것이다.그러나 1950년대의 풍족한 사회에 대한 반발은 하위문화를 낳았다.젊은층 특히 10대들은 노래가 언어이고,유희가 노동이며,현실이 곧 환상인 세계를 추구하며 새로운 비전을 창조해냈다.이 평전은 ‘10대의 토템’‘돌연변이 제왕’으로 불리는 배우 제임스 딘이 어떻게 청춘의 우상이 됐는가를 보여준다.주변 인물들의 생생한 인터뷰로 그의 생애를 정리했다.1만 8000원.
  • [열린세상] “대통령, 너무 나서지 마세요”

    노 대통령! 너무 전면에 나서지 마세요.현재 우리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여당 민주당보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의석수가 많다.이와 같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회의원에 대한 설득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여론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게 되는 경향이 높다.즉 대통령은 국회보다 언론을 활용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방영되는 TV 연설,국가행사 등을 통해 국민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하고,이는 국회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커넬은 대통령의 ‘대중적 리더십’ 관점에서 이를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going public) 전략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때 민주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노변정담’을 통하여,그리고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 1기 의회의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 전략을 성공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 우리도 IMF 금융위기 하에서 당시 여소야대 정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다.이에 따라 대통령의 참모들도 대통령의 정책이 언론의 관심을 끌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도록 노력했고 대통령 비서실에서 ‘공보실’과 ‘대변인’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현 참여정부의 경우도 야당인 한나라당의 동의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호소를 통해 정국을 돌파하는 방식을 자주 택하고 있다.실제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9일 우리나라 최초로 검찰의 인사문제를 놓고 평검사들과 ‘공개 토론회’를 통해 현안을 정면돌파한 바 있다. 이렇게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권력의 참여적 이미지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그러나 대통령이 일반 국민에게 너무 자주 노출되면 노사분규,공무원 노조,행정수도 이전 등 모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최근 이라크 전쟁과 관련,국군 파병과 KBS 사장 선임문제와 관련하여서도 결국 노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부담을 지는 상황이 초래되었다.이렇듯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에는 몇 가지 위험이 있다. 첫째,이 전략은 국민에게 실현될 수 없는 과잉기대를 제공하여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로 인식된다.실례로 김대중 대통령 당시 제2차 국민과의 대화에서 어느 할아버지가 대통령에게 직접 자신의 전셋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둘째,문제가 잘못되는 경우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직접 돌아온다.예를 들어 아파트 가격 상승,주가 하락 나아가 일선 행정의 작은 문제들까지도 모조리 대통령을 탓하게 된다. 셋째,대통령의 원맨쇼를 인정치 않는 현대 정치에서 정책의 입법화를 위하여 실제로 지지가 필요한 제도적 기관들,특히 국회와 정당의 국회의원들과 정치적 거리감이 노정된다. 넷째,국회의 지도자들,특히 야당 그리고 인력과 재원을 가진 이익단체들도 그들의 주장을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치가 제도권이 아닌 제도권 밖,즉 ‘장외정치’에서 이루어진다.따라서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강력하지만 자주 쓰면 그에대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호소 전략의 남용은 결국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로 이어지는 것이다.아울러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조직에 있어서 장관을 포함한 지휘계통은 모두 무력화될 수밖에 없고 또다시 내각 중심이 아닌 대통령 또는 청와대 비서실 중심의 국정운영이 심화될 것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자신이 강조한 국정의 분권화와 자율성의 확대를 통한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의 확립을 위해서 국민에 대한 직접적 호소 전략을 매우 선택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함 성 득 고려대교수 대통령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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