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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한번에 둘 발표, 지난해 토카르추크-올해 한트케

    노벨문학상 한번에 둘 발표, 지난해 토카르추크-올해 한트케

    올해 노벨 문학상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6)에, 지난해 노벨 문학상은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미투 파문에 연루된 심사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했는데 올해 두 해의 수상자를 한꺼번에 10일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트케가 “인간 체험의 뻗어나간 갈래와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썼다”고 평가했다. 그의 대표작은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관객모독’을 비롯해 ‘반복’, ‘여전히 폭풍’ 등이며 영화감독 빔 벤더스와 함께 집필한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각본이 유명하다. 지난 2014년 국제입센상을 수상했다.  토카르추크는 “경계를 가로지르는 삶의 형태를 구현하는 상상력을 담은 작품을 백과사전 같은 열정으로 표현했다”고 한림원은 평가했다. 그녀는 올해 발표된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첫 여성이며,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116명 가운데 열다섯 번째 여성이다. 지난해 부커맨 수상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 둘을 석권하는 영예를 누렸다.  ‘플라이츠’, ‘태고의 시간들’, ‘야곱의 책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라는 단편집 등으로 그의 작품이 소개됐다.  수상자는 총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 9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데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지난해 한림원 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장클로드 아르노가 미투 파문에 연루돼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자 프로스텐손이 사임했고 그 뒤를 이어 이해 충돌과 수상자 이름들이 유출되는 파문이 잇따랐다.  노벨 문학상은 다른 부문과 달리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그 심사 과정은 50년 가까이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등 과학 분야 수상자를 잇따라 발표했는데 이날 문학상이 발표된 데 이어 11일에는 평화상이 발표되고 14일엔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고달픈 乙들의 아귀다툼…공감없는 이해는 공허하다

    고달픈 乙들의 아귀다툼…공감없는 이해는 공허하다

    외국계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최 과장은 비정규직 혜미를 보면 연민과 짜증을 동시에 느낀다. ‘하는 일이 없다’며 혜미를 자르라는 사장 말에는 안쓰러움이 떠오르지만, 근태 불량에 ‘알바몬에서 봤다’며 따박따박 대꾸하는 모습엔 정나미가 떨어진다.(‘알바생 자르기’)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한 공장에서 사람들은 ‘죽은 자’와 ‘산 자’로 나뉜다. ‘죽은 자들’의 점거 탓에 공장이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자, 어제의 동료였던 ‘산 자들’은 ‘폭도들로부터 공장을 되찾자’며 직접 무기를 들고 나선다.(‘공장 밖에서’) 목 좋은 지하철역 100m 남짓 되는 거리에 경쟁적으로 들어선 빵집 세 곳. “저희 집이나 이 집이나 장사 잘되면 어떻게 될 거 같으세요? 그러면 여기 장사 잘되는 곳이구나, 하고 옆에 빵집 또 생겨요.” 호황을 바라고 들어선 곳에 장사가 잘되면 안 되는 모순이 이곳에선 현실이다.(‘현수동 빵집 삼국지’)●편들지 않는 시선 10편… 혼재된 선인·악인 서울시 마포구 현수동에서 일어나는 10편의 비극. 연작소설 ‘산 자들’(민음사)은 일간지 기자 출신 작가가 직조한 한국의 경제 현실에 관한 10회 짜리 기획기사다. 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등 경제문제 속 온갖 고단함, 그 와중에서도 ‘갑과 을’에 비해 덜 조명됐던 ‘을과 을’ 사이의 아귀 다툼이 도드라지는 소설들이다. 그 어느 하나 편들지 않는 글, 언론사 데스크한테는 “야마(기사의 핵심 주제를 뜻하는 언론계 은어)가 없다”고 한 소리 들을 법하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민음사 사옥에서 만난 장강명(44) 작가는 “어중간하게 나쁜 놈이면서 딱한 놈도 있고, 더 딱한데 착한지 나쁜지 모르겠는 사람도 있다”며 “도저히 한 문장으로는 축약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감 없는 이해·이해 없는 공감 모두 지양해야 그래서 작가는 이해 당사자 양쪽의 사연을 다 넣으려 노력했다. “기사 제목만 보고 악플들을 달잖아요. 기사 끝까지만 봐도 악플을 못 다는데 말이죠. 기사보다 더 길게 사연을 보다 보면 감히 누구를 비난하겠어요.” 그는 ‘한국 사회 살기 힘들다’, ‘어느 현장을 가도 다 사연이 있다’는 느슨한 야마 두 가지만 가지고 접근했다. 그렇게 1부 ‘자르기’에서는 비정규직과 대기발령, 대규모 구조조정 같은 해고 이야기를, 2부 ‘싸우기’에서는 직장에 포함되지 않아 해고가 되려야 될 수 없는 자영업, 재건축, 취업 이야기를 담았다. 3부 ‘버티기’에서는 모두가 친절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분화된 시스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제 침묵보다 저렴해진 ‘음악의 가격’ 등 그로테스크한 현실 진단이 이어진다. 초판 3000부를 찍고 사흘 만에 재쇄 3000부를 또 찍은 책은 작가의 예상과 달리 ‘힐링된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초고를 읽어보니까, 너무 우울하더라”는 작가가 자신의 책에서 느낀 건 ‘무력감’이었다. 독자들의 반응에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화여대 앞에서 빵집을 하다 접은 분이 ‘위로가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겪은 일이라든가, ‘내 일이다’ 싶은 걸 읽으면 그런가 봐요.” 모두가 느꼈으되 언어화하지 못했던 미묘한 감정들을 책 속에서 발견한 덕일 테다. 을과 을이 엉겨붙어 싸우는 고달픈 현실 속,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공감 없는 이해, 이해 없는 공감 모두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게 자본주의지, 어쩌란 말이야. 공산주의 하자고?’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그 논리만 옹호하면 그건 잔인한 거죠. 반대로 ‘여기 사람이 죽고 있다’ 그 구호 이상의 아무것도 없이, 왜 이런 톱니바퀴가 돌아가는지 이해를 않거나 거부한 채로 그 자리에서 통곡만 하는 건 공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길게 얘기한 셈”이라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시스템의 억압에 새 감각 얻는다면… ‘산 자들’과 함께 작가는 SF 단편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아작)도 같이 펴냈다.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그에게 SF를 쓰는 근육과 극사실주의 소설을 쓰는 근육은 ‘같은 근육’이다. 그는 공유차 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빗댔다. ‘공유차 서비스 기술이 나와서 궁지에 몰린 택시 기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10년 전에 썼으면 SF이지만, 지금이라면 ‘산 자들’에 들어갈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작가가 아니라 시스템이 개인을 억압해서 저항을 하지 못하고, 이상한 감각을 느끼게 되는 개인에 대한 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두 책은 다를 게 없다는 그는 같은 맥락에서 다음 작품은 ‘유일하게 시스템을 벗어난 인간’인 범죄자에 관한 얘기라고, 살짝 귀띔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시시콜콜] 표절 논란 신경숙의 복귀

    [시시콜콜] 표절 논란 신경숙의 복귀

    소설가 신경숙씨가 돌아왔다. 최근 계간지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했다. 2015년 6월 단편집 ‘감자 먹는 사람들’ 수록작인 ‘전설’이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을 표절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온 지 4년 만이다.신씨의 표절 사태는 신씨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라는 상징성 때문에 문단을 넘어 전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신씨가 우국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목의 ‘기쁨을 아는 몸’이라는 표현이 널리 회자될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신씨는 “우국을 알지도 못한다. 나를 믿어달라”고 항변하며 그의 작품을 사랑했던 독자들에게 또 다시 실망감을 안겼다. 신씨는 이후 표절 행위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 공방까지 벌어야 했다. 신씨는 복귀에 앞서 문학담당 기자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담은 입장문을 보냈다.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습니다”라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하는 입장문은 표절 사태 이후 가졌던 은둔의 시간과 감정을 유려하면서도 담담한 필채로 풀어낸다. 그는 “젊은 날 한 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표절 행위에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 이어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다”며 작품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200자 원고지 4장 남짓의 짧은 글 안에서도 그의 특유의 감수성이 충만한 문장은 빛을 발한다. “제 자리에 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입니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씨의 오랜 애독자들은 그의 복귀를 반길 만도 하다. ‘문학의 퇴조’를 넘어 ‘죽음’까지 거론된 지 오랜 상황에서 그가 작품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학계로서는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입장문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표절 행위에 대해 모호하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표절 행위는 작가가 피와 땀, 그리고 시간을 갈아 넣은 결과물을 훔쳐 결과적으로 작품의 생명력을 말살하는 행위다. ‘예술에 대한 도덕’이라는 ‘문학헌법 제 1조’(소설가 이응준)를 어기는, 예술에 있어 가장 최악의 범죄다.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는 실정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일 뿐 표절에 대한 면벌부가 주어진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신씨는 자신의 표절 행위에 대해 ‘방심’, ‘실수’ 등으로, 표절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적’, ‘비판’ 등의 표현으로 은근 슬쩍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는 자기애 가득한 표현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서술한다. 표절 논란이 커지자 결국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자기 분열적 변명을 늘어놨던 4년 전 태도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국 문단을 대표했던 작가로서 응당 가져야 할 책임의식을 내비치는 대신 상황을 모면하고 정당화하려는 정치인의 수사(修辭)를 늘어놓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창비를 통해 복귀하는 것도 부적절해 보이는 지점이다. 신씨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창비의 울타리 안에서 최고 인기 작가로 성장했다. 4년 전 파문이 있기 십수년 전인 2000년 무렵부터 그의 작품에 대해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건, 문단 종사자들이 ‘침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창비의 ‘문단 권력’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우국 표절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유사성이 발견되나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 없다”며 신씨를 감싼 것도 창비다. 다른 계간지나 매체가 아닌 하필 창비를 통해 활동을 재개하는 이면에는, 표절에 대한 깊은 참회가 아닌 과거의 위상을 복원하려는 신씨와 창비의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외딴 방’은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엄마를 부탁해’ 등과 더불어 신씨의 대표작이다.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올라와 구로공단 여공으로 생활하던 10대 시절의 경험이 담긴 작품이다. 다양한 상징과 은유를 그릇 삼아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과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인식이 포개진 한국 현대문학의 정수로 손꼽힌다. 신씨는 고된 노동 가운데에서도 문학만이 가질 수 있는, 그리고 문학만이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꿈꾸며 필사에 필사를 거듭했을 것이다. 그 시절에 가졌을 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다시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솔하면서도 직접적인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 독자들이 그가 내민 손을 다시 잡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SF 전문 출판사 아작의 박동준 마케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닌다. 출판 담당 기자를 만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언론사에서 SF소설, 장르소설은 소개를 잘 안 했거든요. 직접 가면 측은지심에서라도 한 줄 써주실 거 같아서….”‘공상과학’,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설움받던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요 작가들의 단편선이 쏟아지는 한편 지난달 출간된 ‘토피아 단편선’(전 2권·요다)은 한국 SF소설 사상 처음으로 대형 서점 사이트(알라딘)의 소설 분야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PC통신이 주 무대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발화함과 동시에 SF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토피아 단편선은 출간 일주일 만에 1500세트(3000부)가 판매됐다. 평균 1쇄에 500부쯤 찍는 출판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과학전공 작가 중심의 SF 단편집을 표방하는 토피아 단편선은 10명의 SF 작가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의 세계관을 택해 다가올 미래 사회를 그렸다. ‘한국 괴물 백과’를 펴낸 곽재식, 주물공장에서 일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식,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도은숙 요다 편집팀장은 “난도 높은 과학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허황된 이야기를 뜻하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틀렸으며, 실은 있을 법하고 충분히 가능한 미래를 그린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SF·판타지·추리물을 주로 다루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대표 중단편선도 지난달 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아직은 끝이 아니야’·아작). 2003년 창간 이후 ‘거울’은 문집을 자체적으로 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최초 SF 평론집인 ‘SF는 공상하지 않는다’(은행나무)도 나왔다.이러한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문학 진영에서 쌓아 왔던 역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지나며 폭발한 결과라고 말한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활약했던 작가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웹소설을 넘어 지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F 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듀나, 2004~2006년 한국과학문예재단 주관의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김창규·김보영·배명훈 작가 등이 1세대 작가군을 이룬다. 전체 출판 시장은 하향세인 반면 SF 쪽에서는 3~5년 새 그래비티북스, 아작, 동아시아의 허블 등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나 이들의 글을 부지런히 지면에 옮겼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달라진 사회적 관심도 한몫했다. SF 연구자인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대국 이후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SF에 있지 않을까’라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SF가 더이상 공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이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SF 작가들이 서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도 자주 열렸다. ‘부산행’, ‘마블 시리즈’ 같은 국내외 SF 영화의 흥행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 같은 단체들이 창립돼 작가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SF소설의 전망은 밝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인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만화·영화 등 다른 장르로의 변주도 용이하다.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과학소설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도 모두 포괄한다”며 “페미니즘 같은 이슈들에 대해 사회과학적 담론이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소설, 올바른 소설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장르문학 간 위계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박민규·윤이형·정세랑 작가처럼 장르·본격 나누지 않고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계 구분을 없애 본격문학 쪽에서도 SF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씨줄날줄] 화성 탐사/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화성 탐사/이순녀 논설위원

    SF 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가 1950년 발표한 ‘화성 연대기’는 인류와 화성의 교류를 최초로 그려 낸 대중예술로 꼽힌다. 1990년 초반부터 2026년까지 지구와 화성을 오가며 펼쳐지는 26개의 연작 단편집으로, 화성 원주민과 화성 탐사 원정대, 화성 정착 지구인 간 갈등과 몰락의 과정을 통해 과학만능주의와 물질문명의 폐해를 비판적으로 담아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의 원작자인 필립 K 딕이 1964년에 출간한 ‘화성의 타임슬립’은 1994년 식민지 화성이 배경이다. 인구 증가와 환경오염으로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하지만 2세대인 아이들에게서 자폐증과 기형적 변종이 나타나고, 권력자는 이를 악용하려 한다. 브래드버리와 마찬가지로 화성 개척시대를 디스토피아로 묘사함으로써 무분별한 20세기 문명사회에 경고를 던졌다. 두 작가는 집필 당시 각각 40년 뒤, 30년 뒤 미래를 상정하고 ‘화성 이주’를 구상했다. 화성 탐사가 시작조차 되지 않았던 때임을 고려하면 담대한 상상력이다. 196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마리너 4호가 화성을 근접 관측해 사진 21장을 보내온 것이 최초였다. 미국의 탐사선 바이킹 1, 2호가 화성에 처음 착륙한 것은 1976년이다. 그로부터 21년 뒤인 1997년 미국의 패스파인더가 분광기를 탑재한 로봇인 소저너와 함께 83일간 화성의 표면을 탐사해 지질과 대기 등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전송하면서 화성 탐사의 신기원이 열렸다. 반세기 전 SF 작가들이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그야말로 공상과학 차원에서 화성의 미래를 그려 냈다면, 21세기 화성 탐사 영화들은 과학의 발전 속도를 감안해 현실성을 살리면서 근미래의 상상력을 가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은 화성 탐사를 갔다가 조난된 와트니의 생존기를 통해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진 화성이 과연 인류의 제2의 정착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흥미롭게 펼쳐 놓았다. 나사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가 26일(현지시간)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무결점 착륙했다. 화성에 착륙한 역대 8번째 탐사선이지만, 과거 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는 데 주력했다면 인사이트는 지진 조사, 열 수송 등 화성의 내부를 2년간 탐사한다고 한다. 나사는 내년 7월 탐사 로버 ‘마스 2020’을 보내 화성의 토양 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전기차 테슬라의 설립자이자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화성 여행’ 현실화는 아직 요원하지만, 한 발짝 더 가까워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출입 금지’ 폐가에서 마주친 소녀들의 비극

    ‘출입 금지’ 폐가에서 마주친 소녀들의 비극

    흉가/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김지현 옮김/민음사/512쪽/1만 6000원지붕 일부가 내려앉고 계단이 부서진, 옛날 그림책에 나오는 것 같은 석조 저택, 신(新)조지 왕조 풍과 현대적 양식을 절충한 건물에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가 갖춰져 있고 후면에는 드넓은 삼나무 마루의 테라스가 딸려 있는 곳. 미국 공포 영화에서 많이 보던 클리셰다. ‘뻔할 뻔자’지만 막상 나타나면 무서운 그런. 올해도 노벨 문학상이 있었으면 또 언급됐을까. ‘흉가’는 매년 노벨 문학상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미국 여성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집이다. 오츠는 이렇게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벌판과 대저택을 배경으로 하는 남부 고딕 소설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표제작 ‘흉가’는 이런 대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질 수 있는 가장 극단의 스토리다. 어린 소녀인 ‘나’와 쌍둥이 자매처럼 붙어다니던 메리 루는 나와 달리 매우 예쁘다. 그녀가 예쁘다는 사실은, 남자 상급생들에게 ‘캣콜링’(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등의 행위)을 당할 때면 더욱 확실해졌다. 그런 친구를 나는 걱정했고, 또 질투했다. 나와 메리 루는 방과 후 ‘출입 금지’ 팻말이 세워진 흉가들을 몰래 탐험하고 다녔다. 어느 날 홀로 흉가에 들렀던 나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비밀의 무게, 열세 살 우정의 미묘한 어긋남, 그리고 메리 루의 집요한 호기심은 그들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몰고 간다. ‘흉가’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여성들에게 남성들은 직접적인 가해자이거나 혹은 ‘과학자’라는 기묘한 존재로 등장한다. 여성 간병인에게 기이한 병수발을 요구하는 은퇴한 천문학자, 매일 강간당하는 꿈에 시달리는 아내를 둔 물리학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여성들에게 적극적인 가해를 하진 않지만, 물질적 세계와 학문적 성취에 몰입해 어쩔 수 없이 덜 중요한 일들에 무관심해진 ‘이성적인 사람들’이다.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드리워진 여성들의 삶. 여성의 삶을 주변으로 소외시키고, 불안을 히스테리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강력한 공포로 인식한 오츠. “고딕 소설의 전통에 동시대적인 감수성을 더한 작품”이라는 출판사 측 평에 무릎을 치게 되는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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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파시즘(버트럼 그로스 지음, 김승진 옮김, 현암사 펴냄) 20세기 말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관찰되는 전체주의의 전조를 분석해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이 등장하리라는 전망을 내놓은 사회과학 명저. 미국 관료 출신 정치학자인 저자는 거대 기업과 거대 정부가 점점 더 강하게 결탁하며 등장할 ‘친절한 파시즘’이 교묘하게 시민적 자유와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720쪽. 3만 2000원.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김관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의료인류학자인 저자가 쓴 ‘무감각한 사회의 공감 인류학’.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는 사회적 질병의 환자다. 가족·낙인·재난·노동·중독이 유발하는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는 순간 나를 짓누르던 아픔 또한 공감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264쪽. 1만 4000원.책물고기(왕웨이롄 지음,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펴냄)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중국 작가 왕웨이롄의 중·단편집. 작가는 덩샤오핑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 바링허우 세대를 대표한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288쪽. 1만 3500원.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다카하시 사치에 지음, 정미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백 살의 ‘정신과 의사 할머니’인 저자가 지금까지 만난 환자들과의 일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 책. 낯선 것에 눈길 돌리기, 녹색 식물 기르기처럼 불안정한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유지하고 삶의 균형 잡기를 도와주는 일상 속 방법들을 알려 준다. 180쪽. 1만 1800원.우리는 모두 메이커다(데일 도허티·아리안 콘래드 지음, 이현경 옮김, 인사이트 펴냄) 만들고 싶은 물건을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제작 소스를 공유하는 ‘메이커 운동’의 창시자 데일 도허티가 쓴 책. ‘메이킹’을 통해 개개인이 어떻게 수동적인 소비문화에서 벗어나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지 설명한다. 415쪽. 1만 6800원.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김욱진 지음, 슬로래빗 펴냄) 코트라(KOTRA) 테헤란 무역관에서 5년을 근무했던 저자가 쓴 이란 이야기. 이란 로하니 대통령 취임 때부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 탈퇴까지, 고립된 나라에서 보낸 1800일을 그렸다. 240쪽. 1만 4000원.
  • 우린 다이소 안에서만 행복했다

    우린 다이소 안에서만 행복했다

    쇼룸/김의경 지음/민음사/308쪽/1만 2000원백화점 쇼윈도 앞에선 지레 겁을 먹지만, 다이소에서는 되레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면봉·가위·머그컵 등 눈에 밟히는 족족 기껏해야 1000~2000원 정도의 생필품들이다. 사치품에 가까운 것들조차 5000원을 잘 넘지 않는다. 장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도 2만~3만원이다. 김의경의 소설집 ‘쇼룸’ 속 인물들도 다이소와 이케아 안에서 일시적으로나마 행복하다. 다이소에서 천원의 행복을 누리고 여러 집기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된 이케아의 쇼룸에서 황홀해한다. 파산 직전, 대화를 잊었던 부부는 간만에 이케아에서 팔짱을 끼고(‘세븐 어 클락’), 다이소에서 우연히 재회한 대학 동기들은 커플이 된다.(‘물건들’) 문제는 다이소 너머의 공간을 자각할 때다. 다이소로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은 가까이 있지만, 취업·결혼·출산 등 보다 멀리 있는 건 여전히 멀리 있음을 인식하게 될 때, 내가 소확행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생각이 들 때다. ‘소확행’이 ‘싸구려’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물건들’의 ‘나’는 초대를 받아 간 집에서 그들이 낳은 아기를 본 이후 더이상 ‘다이소 월드’에서 행복하지 못하다. 다이소로 집을 꾸리는 일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그들의 삶이 더 진짜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아이를 낳고 싶은 ‘나’와 현재로선 무리라는 남자친구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가고 그들은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 ‘나’는 말한다. 다이소의 물건들로 내 집은 꾸밀 수 있어도 직장 선배의 결혼 선물로 줄 수는 없었다고.그나마도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이 정체성인 ‘취업준비생’들은 이케아에서도 호기로울 수가 없다. 그들은 맘에 드는 19만 9000원짜리 소파 대신 9만원짜리를, 1만 4900원짜리 스탠드를 내려놓고 5000원짜리를 담는다.(‘이케아 소파 바꾸기’) 그러면서도 “난 솔직히 신혼집을 이케아 가구로 채우고 싶진 않아. 최대한 비싼 가구로 채울 거야”라며 짐짓 허세를 부린다. ‘당신이 사는(buy) 것이 곧 당신이라는 존재증명’임을 여실히 보여 주는 소설이다. 올해 피자 배달 주문 전화를 받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 ‘콜센터’로 수림문학상을 수상한 김의경의 첫 단편집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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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장강명 외 7인 지음, 황금가지 펴냄) 장강명, 듀나, 구병모 등 인기작가 8인이 선보이는 슈퍼히어로 단편집. 신라 시대부터 가까운 미래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슈퍼히어로라는 소재를 한국적 정서와 결합해 폭발적인 상상력을 선보인다. 2015년 출간된 ‘이웃집 슈퍼히어로’에 이은 두 번째 슈퍼히어로 단편집이다. 320쪽. 1만 3000원.개성상인의 탄생(허성관 지음, 만권당 펴냄) 2005년 개성상인의 후예 박영진씨 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복식부기 장부가 발견됐다. 이 장부를 통해 전통 회계의 탁월함과 조선시대에 이미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한 개성상인들의 현대적 경영 기법을 고찰했다. 260쪽. 1만 6000원.되돌아보고 쓰다(안진걸 지음, 북콤마 펴냄)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가장 많은 민·형사 기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저자가 20여년 광장에서 살아온 삶을 써내려 갔다.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국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게 집회·시위 기획자로 살아온 저자의 판단이다. 288쪽. 1만 4500원.인듀어(알렉스 허친슨 지음, 다산초당 펴냄) 인간의 한계를 깨는 지구력의 힘을 심리학과 과학의 시선으로 탐구한 교양서. 국가대표 육상선수 출신의 물리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10년간 수백명의 학자와 운동 선수를 인터뷰했다. 그는 지구력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원리를 이해하면 운동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도 생활에서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504쪽. 1만 9800원.제국의 품격(박지향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영국사 권위자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간의 연구를 집대성했다. 제국주의라는 이념에 매몰돼 진가가 가려져 있던 영제국의 경영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자유와 그로 인한 경제적 번영, 문명화에 대한 사명감이 영제국을 전무후무한 강대국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364쪽. 2만 5000원.초격차(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삼성반도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샐러리맨의 신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을 담은 책. 평범한 연구원으로 입사해 회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현장에서 고뇌하고 탐구한 결과로서 얻어낸 경영 철칙과 지혜를 담았다. 336쪽. 1만 8000원.
  •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스토리텔러 115명 배출·우수스토리 50여 편 발굴 성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스토리텔러 115명 배출·우수스토리 50여 편 발굴 성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5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지역특화 스토리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야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21세기 필수 문화 신소재로서 다양한 분야와 융복합이 가능하다. 이 이야기산업을 통해 많은 일자리와 수익성 높은 콘텐츠가 창출될 수 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5년 동안 지역시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기획 및 스토리텔링 교육사업을 통해 115명의 스토리텔러를 배출하고, 50여 편의 우수스토리를 발굴했다. 해당 사업을 통해 배출된 스토리텔러들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작가데뷔 프로그램에 선정되거나 네이버 웹툰 연재가 확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특히 작년 제 5회를 맞이한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는 과학 장르라는 한정된 분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138편이 접수되어 5편이 수상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해마다 접수 편수가 증가하고 있다. 공모전 수상작은 모두 단편집으로 엮어서 출판되며, 현재 4권의 책이 제작되었고 오는 4월 13일 5번째 단편집인 ‘궤도채광선 게딱지’가 출간될 예정이다. 대상작인 동명의 소설은 인공위성을 회수하는 우주선의 이야기를 다룬 우주과학 소설이다. 진흥원에서 출간한 단편집 중 작년에 발간된 ‘당신이 죽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는 한국출판문화진흥원으로부터 세종도서(교양우수도서)로 선정되어 우수성을 입증하였으며, 동명의 단편소설이 KBS 라디오 드라마로 극화되었다. 아울러 13년 사업으로 출간된 첫 번째 단편집 ‘대전(對戰)!’에서는 ‘레어템의 보존법칙’이 영화화 판권이 판매 완료되어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우수스토리는 보드게임, VR영화 등으로 제작되어 지역의 일자리창출과 업체 수익 증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라이더 라희도’라는 액션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OSMU(원소스 멀티유즈) 프로젝트를 통해 모바일 게임, VR웹툰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박찬종 원장은 “지속적인 이야기산업 육성을 통해 대전은 지역 특화분야인 ‘과학’을 소재로 한 전문 스토리텔러와 우수스토리 발굴에 특화된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게임센터, 만화웹툰창작센터 등과 연계하여 지역만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랑방 타고 전해진 조선 한문 단편

    사랑방 타고 전해진 조선 한문 단편

    이조한문단편집(전 4권)/이우성·임형택 편역/창비/각 권 472~548쪽/각 권 3만원18~19세기는 전통적인 양반 사대부가 몰락하고 수공업자·농민층에서 신흥 부자들이 등장해 사회 세력 관계의 판도가 급변하는 시기였다. 이 격변기 사회는 거리의 이야기꾼들에게 풍부한 소재를 제공했다. 국내 한문학의 대표 학자인 이우성(1925~2017) 교수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거리와 민간의 사랑방에서 입으로 전해진 한문 단편 187편을 국내외에서 수집·발굴해 1973년 초판 출간했다. 임 교수가 최근 5년간 제자들과 독회 과정을 밟으며 현대적 문체를 더하고 최신 연구 성과를 집대성해 45년 만에 새로 펴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번지는 #미투] ‘괴물’이 처음?… 문단 권력 들춰낸 ‘작품 속 미투’

    [번지는 #미투] ‘괴물’이 처음?… 문단 권력 들춰낸 ‘작품 속 미투’

    이문열 단편소설 ‘사로잡힌 악령’…고은 연상 이유로 단편집서 삭제최영미 2005년 시집 ‘돼지들에게’…위선적 지식인들 날카롭게 비판최영미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 사태 고발로 문학계 ‘미투’(#Me Too) 움직임이 다시 촉발되고 있는 가운데 문단 권력의 이러한 행태를 풍자했던 과거 문학작품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문열 작가가 1994년 발표한 단편소설 ‘사로잡힌 악령’이다. 당시 중·단편 모음집 ‘아우와의 만남’(둥지출판사)에 수록됐던 이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논란을 일으켰다. 소설은 화자인 ‘나’의 시선으로 한 승려 출신 시인의 기회주의적이고 엽기적인 행적을 좇는다. 환속 후 문단으로 적을 옮긴 주인공은 민족시인으로 추앙받지만 자신의 욕구와 야망을 채우는 데 시대를 이용하는 기회주의적인 인물이다. 명사들과 교류하며 높아진 입지를 이용해 여성들을 농락하는 그는 화자에 의해 ‘악령’으로 지칭됐다. 소설 출간 후 고은 시인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 때문에 민족문학 진영이 들끓었다. 비난을 견디지 못한 이문열 작가와 출판사는 ‘사로잡힌 악령’을 목록에서 삭제한 뒤 ‘아우와의 만남’ 개정판을 냈다. 이 작가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인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일부를 모티브로 삼았고, 직접적인 사실관계로부터 벗어난 상황에서 자유롭게 창작한 작품”이라면서 “어떤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닌데 그 작품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다면 작가가 가해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출판사 쪽에 다시는 작품을 재수록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20여년 전 폐기하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는 데다 작품 원고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번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작품이기에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문단에선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류근 시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놀랍고 지겹다. 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고 쓴소리를 적었다. 이어 “심지어는 눈앞에서 그의 만행을 지켜보고도 마치 그것을 한 대가의 천재성이 끼치는 성령의 손길인 듯 묵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되나”라고 덧붙였다. 류 시인은 처음에 시인의 이름을 모두 밝혔다가 나중에 논란이 되자 ‘고○’이라고 수정했다.최영미 시인은 최근 화제가 된 ‘괴물’ 말고도 십수년 전 문화 권력의 오만한 행동을 비판하는 풍자시를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05년 펴낸 세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가 바로 문제의 작품이다. 최 시인은 여기서 돼지, 여우 등을 동원해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지식인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돼지의 변신’이라는 시는 지금은 고인이 된 진보 진영의 한 석학을 연상시키는 도발적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감방에서 한 이십 년 썩은 뒤에/그는 여우가 되었다//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사람들이 그를 높이 쳐다보면서/어떻게 그 긴 겨울을 견디었냐고 우러러보면서/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후략)” 작품 속 풍자 대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됐고 시인은 2014년 개정판 시집 말미에서 “시 속에 등장하는 돼지와 여우는 우리 사회를 주무르는 위선적 지식인의 보편적인 모델”이라면서 “‘돼지의 변신’을 쓰기 전에 머릿속에 생각해 둔 ‘아무개’가 있었으나, 시를 전개하며 나도 모르게 ‘그’를 넘어섰다”며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부천은 ‘한국판 에든버러’…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세계로”

    부천은 ‘한국판 에든버러’…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세계로”

    경기 부천시가 동아시아 최초로 지난 1일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에 지정돼 영국 에든버러를 비롯해 아일랜드 더블린, 체코의 프라하 등 세계적 문학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8일 부천시에 따르면 2년 전 이라크 바그다드시 이후 부천시가 동아시아 최초로,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에 가입하는 영광을 안았다. 부천시는 특화도서관과 아트밸리 등 시민 중심의 문화활동이 다양하고 유명 문인들의 기념사업을 시민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도시로 시작한 부천시는 문학도시로 성장하며 제3세계와 동아시아의 롤모델이며, 파급 효과가 높다는 점이 유네스코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문학적 자원이 뛰어난 영국 에든버러를 비롯해 더블린, 프라하 등 세계 28개 도시와 더불어 부천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로 활동하게 된다. 창의도시에 가입돼도 상금은 없다. 이보다 값진 건 부천시가 국제적 문학창의도시로 인증받았다는 점이다. 향후 유네스코 로고와 창의도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어 도시 품격이 한층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국제도시들과 다양한 문화사업을 공동 추진할 수 있어 국제적 문화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학창의도시에 가입했다고 해서 마냥 즐기기만 할 건 아니다. 4년마다 유네스코에 성과보고서를 제출하게 돼 있어 앞으로 활동이 더 중요하다.●도서관 교류 등 유네스코 이념과 잘 맞아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추진 사업은 2015년 말 한경구 서울대 교수의 조언을 받아 시작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대구·파주시와 함께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6월 대구는 음악으로, 파주와 부천은 문학분야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천시는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문화특별시 부천의 도서관과 만화영상진흥원 외 문학 자원과 3대 국제축제 등 부천의 매력적인 요소를 부각시켰다. 시민과 함께해온 지역문학의 발전상도 제시했다. 또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압축적 근대화와 민주주의의 정착 성공모델을 제3세계 도시들에 전파하겠다고 설득한 점 등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이번 문학창의도시에 대규모 출판단지 인프라를 갖춘 파주가 탈락되고 부천시가 선정된 의미는 남다르다. 부천에는 유명한 문인이나 출판단지 등 변변한 문학적 인프라도 없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학적 환경 속에서 시민과 함께 성장해온 교육과 문화·도서관·시민역량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향후 중장기 추진계획으로 제시한 ‘디아스포라 펄벅국제문학상 격상’과 ‘도서관 교류’ 등은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이념과 잘 맞아떨어졌다. 부천은 신생 산업도시이지만 짧은 역사 속에서도 뛰어난 현대 문학의 전통을 갖고 있다. 한국 신시의 선구자이며 초대 한국 펜클럽 회장을 지낸 변영로와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정지용이 부천과 깊은 인연이 있다. 1980년대 한국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은 당시 이곳 주민의 삶을 소재로 한국사회의 단면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외에 부천의 문인 작품 중 상당수가 초·중·고 (국어 및 문학) 교과서에 수록됐을 정도로 부천은 한국의 현대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변영로·정지용·목일신·양귀자 등 인연 부천에서 문단과 문인활동이 발전하기 시작한 계기는 1973년 시 승격 이후 이곳에 이주민이 늘어나고 여러 교육기관이 확대되면서 기성 문인과 작가 지망생들도 함께 늘어났다. 실제 이 시기에 다양한 문인단체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이즈음 부천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문인들을 보자. 먼저 신시의 선구자 변영로를 들 수 있다. 변영로는 자신의 호를 부천의 옛 이름을 따서 수주라 했다. 서울에 거주할 때도 주소는 부천에 두고 죽어서도 부천 고향집 뒷산에 묻혔다. 부천 시민들은 변영로의 문학적 성취를 기념하는 다양한 노력을 했다. 고향집에 문학 푯돌을 설치하고 묘 아래에는 시비를 마련했다. 부천 중앙공원에도 그의 시비가 있다. 부천 입구인 고강지하차도 근처에는 기념동상이 있다. 변영로가 한국 문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박목월 시인의 평가에서 엿볼 수 있다. 박목월은 변영로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언어연마의 길을 연 분”이라고 극찬했다. 아다시피 1948년 중등국어 1학년 교과서에 ‘벗들이여’가, 1953년 중등국어 3학년 교과서에는 ‘논개’ 시가 실렸다. 변영로의 ‘논개’는 이후 2003년까지 교과서가 개정될 때마다 한번 걸러 수록됐다. 부천은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하는 정지용과도 인연이 있다. 가톨릭 신자였던 정지용은 공소만 있던 부천에 신부를 모셔왔다. 이를 본당으로 승격해 부천 최초의 성당을 창립하는 데 앞장섰다. 한국전쟁 기간 중 월북 혐의로 정지용 작품은 1988년에 이르러 전면 해금됐다. 현재 그가 살았던 소사동 89-14번지 일대에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부천중앙공원과 소사본동 주민센터 앞에는 그의 시비가 있다. 정지용의 시 ‘향수’는 2003년 중학교 국어교과서를 비롯해 고등학교 작문교과서, 문학 교과서에 실렸다. 한국아동문학가협의회 부회장을 지낸 목일신도 있다. 1960년 부천으로 이사 와 1986년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살았다. 그의 작품 중 ‘자전거’, ‘자장가’,‘비눗방울’, ‘아롱다롱 나비야’, ‘참새’ 등 수많은 작품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주민들은 부천중앙공원에 노래비를 세우고 범박동에 그의 이름을 딴 일신초등학교와 일신중학교를 세웠다. 역곡에 거주하는 아동문학가 유경환의 동시 ‘샘물’은 2002년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린 바 있다. 특히 양귀자의 단편집 ‘원미동사람들’ 가운데 ‘일용할 양식’은 2003년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전문이 수록됐다. 이후 현대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문학을 통해 부천을 알고 있다.부천의 문학 전통 중 특이한 것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벅 여사와의 인연이다. 펄벅 여사는 한국전쟁 기간 동안 부천을 중심으로 전쟁고아를 보호하고 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처우 개선운동에 앞장섰다. 그녀는 본인이 관찰한 한국전쟁과 혼혈인을 소재로 ‘살아있는 갈대’와 ‘새해’를 집필하기도 했다. 부천시는 펄벅 여사의 숭고한 삶과 봉사정신을 기념하며 그녀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하려 노력하고 있다. 부천이 산업단지로 발전하면서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게 된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55년 전쟁고아 교육을 위한 소사성당 야학이 설립됐다. 이후 1980년대에는 노동자 야학기관이 10여개로 늘어났다. 야학에서 시작해 정규학교로 개교한 사례도 있다. 야학운동은 주민을 위한 도서관운동으로 이어졌다. 현재 시립도서관 13곳을 비롯해 작은도서관과 전문도서관, 이동도서관 등 특화된 도서관 126곳을 갖춰 ‘도서관의 도시’라는 별칭을 얻었을 정도다. ●국내 교류… 국제 심포지엄·세미나도 부천은 오는 18일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지정을 축하하는 기념식과 북페스티벌을 연다. 또 18일부터 이틀간 한국문학인대회를 열고 부천작가콘서트가 다음달 12일까지 진행된다. 내년에 다양한 문학행사와 지역문인기념 사업을 확대해 기반 분위기 조성을 해나갈 예정이다. 대외적으로 오는 21일 경남 통영에서 창의도시 워크숍 참석을 개최해 국내 교류가 시작된다. 내년 10월에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 가을대회 유치가 확정돼 심포지엄과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내적으로는 이달부터 문학창의도시 지정 후속 대책으로 단기전략과제 조언을 받고 사업추진계획수립 TF팀을 구성한다. 내년부터는 부천글쓰기 대회와 문화장르 창의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중장기 과제 발굴을 위한 용역을 계획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소셜네트워크 된 소설…한국과 터키를 잇다

    소셜네트워크 된 소설…한국과 터키를 잇다

    최근 케이팝,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문학 한류가 싹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올해 출간 이후 7개월 만에 6쇄를 찍으며 인기를 끄는 등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투야프전시장에서 개막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한국관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올해 36회째인 이번 행사는 매년 평균 50만명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 규모의 도서전으로, 한국은 올해 세 번째 참가다. 한·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7일까지 252㎡ 규모의 한국관을 운영하는데 터키어로 출간된 한국 문학도서 15종을 비롯해 총 140여종을 전시 및 소개한다.몇몇 터키 출판사 부스에서는 현지 10대들이 ‘시크릿 가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마이 프린세스’, ‘상속자들’ 등 국내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을 터키어로 번역한 책을 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국 순수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2001년 최윤의 ‘회색 눈사람’과 이청준의 ‘눈길’ 등 총 15종의 문학작품이 터키어로 출간됐다. 행사 기간 시인 천양희·이성복·안도현, 소설가 손홍규·김애란·최윤 등 한국 작가 6명은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개막 첫날 최윤 작가와 김애란 작가는 터키 대표 소설가 부케트 우주네르와 함께 30여명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단편집 ‘침이 고인다’ 터키어 번역·출간을 앞둔 김 작가는 “세계 뉴스에서 자연재해나 폭력적인 일을 볼 때 그 뉴스의 무겁고 가벼움을 결정하는 기준은 ‘그곳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가’인데 터키에서 지진이 난다면 오늘 뵌 분들을 걱정할 것 같다”며 “소설이 서로를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튀르크(터키인)라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한 터키 대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어’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 “6일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스탄불에 케이팝, 드라마 넘어 문학 한류 싹 틔운다

    이스탄불에 케이팝, 드라마 넘어 문학 한류 싹 틔운다

    최근 케이팝,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형제의 나라’ 터키에 문학 한류의 싹을 틔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올해 출간 이후 7개월 만에 6쇄를 찍으며 인기를 모으는 등 한국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데 힘입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투얍전시장에서 개막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한국 전시관에는 터키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눈길을 모았다. 올해 36회를 맞이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은 매년 평균 50만명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 규모의 도서전이다. 올해 세 번째로 이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은 한·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초청받아 7일까지 252㎡규모의 한국관을 운영한다. 터키어로 출간된 한국 문학도서 15종을 비롯해 그림책, 어학 서적 등 한국 도서 총 140여종을 전시 및 소개한다. 개막일인 4일 조윤수 주터키대사, 김진곤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누만 쿠르툴무쉬 터키 문화관광부 장관, 바십 샤힌 이스탄불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관에서 주빈국 개막식이 열렸다. 누만 장관은 “한국과 터키는 마음이 통하는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한국전쟁에 파병한 이후 지금까지 양국 관계가 지속되어 왔는데 이번 도서전을 통해 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두 나라는 수교 60주년이라는 두터운 외교 관계와 서로를 형제국으로 인식하는 국민 전반의 정서에도 책을 통한 문화 교류는 미진한 상태”라며 “이번 도서전이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행사 기간 동안 시인 천양희·이성복·안도현, 소설가 손홍규·김애란·최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6명이 한국관과 이스탄불 시내 서점 및 대학에서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진다. 이날 최윤 작가와 김애란 작가는 소설 ‘두 초록 수달, 엄마, 아빠, 연인 그리고 그 외 모두’를 터키에서 100만부 이상 판매한 터키의 대표 소설가 부켓 우즈네르와 양국의 문화에 대해 30여명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곧 단편집 ‘침이 고인다’ 터키어 번역·출간을 앞두고 있는 김 작가는 “세계 뉴스에서 자연재해나 폭력적인 일을 볼 때 그 뉴스의 무겁고 가벼움을 결정하는 기준은 ‘그곳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 ?琯� 터키에서 지진이 난다면 오늘 뵌 분들을 걱정할 것 같다”면서 “소설이 서로를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튀르크(터키인)라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번 도서전에서 몇몇 터키 출판사 부스에서는 ‘시크릿 가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마이 프린세스’, ‘상속자들’ 등 한국 작가들이 국내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을 터키어로 번역한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책을 고르고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한국 순수 문학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다. 번역·출간된 작품이 아직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01년 최윤의 ‘회색 눈사람’과 이청준의 ‘눈길’ 등의 단편소설이 실린 한국현대문학단편선을 시작으로 총 15종의 한국 문학작품이 터키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가장 최근에는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 ?� 안도현의 ‘연어’, 한강의 ‘채식주의자’, 황석영의 ‘바리데기’가 출간됐다. 아직까지는 낯선 문학적 토양이지만 도서전에 초청받은 작가들은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안도현 시인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한 터키 대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어’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어떤 것이었냐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는데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 “6일 진행될 터키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한국 문학이 터키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홍규 작가는 “터키는 여전히 낯설고 알아가야 하고 배워야 하는 곳이지만 한국 문학이 소개가 많이 되면 터키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보편적인 인간애에 대한 믿음 등 정서적으로도 한국과 터키가 서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더욱 가깝고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스탄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노벨문학상, 수상의 공식은 없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노벨문학상, 수상의 공식은 없다/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인간에게는 누구나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이른바 인정욕망이다. 그것은 흔히 인정투쟁의 형태로 나타난다. 10월 노벨상 시즌을 보내며 우리는 또 한번 홍역과도 같은 연례행사를 치렀다.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노벨문학상은 왜 우리를 매번 비켜 갈까.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소설을 1917년 이광수의 ‘무정’으로 본다면 한국 근현대문학의 역사는 꼭 100년이다. 프랑스 시인 쉴리 프뤼돔이 톨스토이, 입센, 카르두치 등을 제치고 첫 노벨문학상을 탄 게 1901년이니 우리는 한 세기 넘게 노벨상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 온 셈이다. 송수권 시인의 말마따나 시인공화국의 전통을 지닌 우리로서는 겸연쩍은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노벨문학상이 한 나라의 문학 수준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물론 아니다. 노벨상 등 해외문학상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 문학 토양을 오히려 허약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수상자가 발표되면 그의 작품은 세계 출판시장에 선보이고 세계문학의 장으로 편입된다. 노벨상을 받는다고 곧바로 문학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벨상 효과’를 외면할 수는 없다. 한국문학이 노벨상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로 늘 꼽히는 게 번역의 문제다. 부실한 번역이 한국문학 세계화의 걸림돌로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면피용 구실에 불과하다. 한국문학번역원을 비롯한 공공, 민간의 번역 인프라는 이전에 비해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영어로 번역돼 맨부커상도 받았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는 번역하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번역불가론’을 이야기할 때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번역은 그만큼 어렵다. 원작의 아우라까지 온전히 번역해 내기란 시시포스의 바위 굴리기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번역은 계속된다. 한국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번역에 견딜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고 말한 작가도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러나 번역을 의식해 쓸 글을 쓰지 못한다면 난센스다. 원문이 좋으면 번역도 좋을 수밖에 없다. 작가가 번역의 능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작가에게 번역만큼 큰 수련도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번역가다. 하루키가 번역한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나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는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을 “위대한 작사가”라며 그를 통해 처음으로 초현실주의 가사와 만났다고 말했다. 이시구로 역시 작사가다. 그는 수상 자격 논란을 낳은 이 대중음악 가수에게서 그런 점을 배웠다. 노벨문학상이 여러 변수들의 영향을 받지만 수상자에게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노벨문학상을 타지 못하는 이유를 단지 번역이나 세계시장에서의 출판·유통 문제에서 찾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더욱더 고민해야 한다. 이시구로의 수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그동안 중시했던 민주화 운동이나 탈식민주의 같은 정치적 요소보다는 작가의 독특한 목소리와 방식에 주목했음을 보여 준다. 이시구로는 판타지, SF, 추리소설, 시나리오, 드라마 대본, 작사까지 넘나드는 그야말로 르네상스형 광폭 작가다. 카우보이 문화도 숭배했다고 한다. 현대 영미문학을 이끌어 가는 정통 문학가로 평가받지만 그의 문학의 토대는 장르 문학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근엄한 ‘낡은 문법’에서 자유분방한 상상력은 나오지 않는다. 나이가 젊다고 생각도 젊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도 노벨문학상 후보군부터 ‘연경화’(年輕化)할 필요가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는 한 원로 작가는 언젠가 ‘한국문학 노벨상 20명설’을 내놓은 적이 있다. 허장성세라기보다는 우리 문학에 관심을 갖고 우리 스스로 문학적 자존과 정체성을 지켜 나가자는 뜻일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에 특별한 공식이란 있을 수 없다. 문학의 본령에 충실하면 된다. 이시구로의 경우에서 보듯 문학적 진정성을 잃지 않고 자기 쇄신을 거듭하는 길밖에 없다. 실력을 갖추면 언제든 탈 수 있는 것이 노벨문학상 아닌가.
  • 외딴섬 낡은 서점엔 ‘특별한 세상’이 있었네

    외딴섬 낡은 서점엔 ‘특별한 세상’이 있었네

    섬에 있는 서점/개브리얼 제빈 지음/엄일녀 옮김/루페/320쪽/1만 4800원 독일 소설가 장 파울은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했다. 어리석은 이는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책을 읽는다고. 인생은 단 한 번밖에 읽을 수 없는 귀한 책이기 때문이다. 책을 덮기 전까지 매 페이지를 읽는 순간은 그래서 소중한 법이다.2014년 출간돼 미국 도서관 사서 추천 순위 1위를 기록한 소설 ‘섬에 있는 서점’의 주인공 에이제이 역시 책과 인생의 긴밀한 연결 고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앨리스섬의 유일한 책방이자 에이제이가 운영하는 ‘아일랜드 서점’의 간판에는 “인간은 섬이 아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인간은 끝끝내 서로 떨어져 살 수 없다는 글귀의 속뜻처럼 에이제이는 도시에서 외떨어진 작은 서점에서 예상치 못한 중요한 인연들을 마주한다.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에이제이는 성격이 까칠한 데다 책 취향까지 까탈스럽다. 어느 날 그는 서점을 찾은 출판사 영업사원 어밀리아가 추천한 책들에 대해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며 예의 없이 퇴짜를 놓는다. 몇 년 후 어밀리아가 추천한 책을 보게 된 에이제이는 그녀와 연락을 주고받던 끝에 자신과 책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임을 깨닫고 청혼한다. 그는 어밀리아만큼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또 만나는데 어떤 젊은 엄마가 서점에 두고 간 두 살배기 마야다. 아이를 키워 본 적이 없는 에이제이는 처음에는 당혹스럽지만 마치 운명에 이끌리듯 마야를 위탁 가정에 보내는 대신 자신이 키우기로 한다. 늘 책과 함께 지내는 마야는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문학소녀로 성장하며 에이제이의 둘도 없는 대화 상대가 된다. 한때 운영하기가 어려워 접을 뻔했던 책방이 에이제이에게는 결국 보물 같은 공간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작가는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하나의 특별한 세상임을 강조한다. 괴팍한 한 남자가 두 명의 여자를 만나면서 맞게 된 특별한 삶의 행로를 좇는 과정은 담담하지만 따뜻하다. 특히 13개 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각 장 첫머리에 실린 명작 단편소설에 대한 에이제이의 짤막한 논평은 인상적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자신의 딸 마야에게 남기기 위해 쓴 이 글들에는 완벽한 성공도, 완벽한 실패도 없는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내 인생은 이 책들 안에 있어. 이 책들을 읽으면 내 마음을 알 거야. 우리는 딱 장편소설은 아니야. 우리는 딱 단편소설은 아니야. 결국, 우리는 단편집이야.”(301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마지막 순간까지 펜 놓지 않아… 유작 ‘추억마저 지우랴’ 이르면 이달 출간

    지난 5일 별세한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최근까지 새 소설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직전까지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고인의 유작은 이르면 이달 출간될 예정이다. 윤석전 어문학사 대표는 6일 “단편 21편을 묶어 ‘추억마저 지우랴’라는 제목으로 내기로 해 편집까지 마친 상태인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유족과 상의해 이달 안에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 전 교수는 어문학사에서 소설 ‘나는 너야’(2015)와 ‘나만 좋으면’(2015), 에세이 ‘인간에 대하여’(2016) 등을 펴냈다. 윤 대표는 “사흘 전 통화하면서 단편집·중편·장편소설 순서로 내보자고 얘기했다”며 “중편은 이미 완성됐다고 들었는데 원고는 미처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첫 장편인 ‘권태’(1989)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못했다며 재출간도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나올 ‘추억마저 지우랴’는 370쪽가량의 소설집이다. 파티 장면으로 시작하는 단편 ‘카리스마’는 소심하고 세상을 무서워하는 한 여성이 마초적인 남성으로부터 사랑을 구하는 내용이다. ‘변태는 즐거워’, ‘박사학위와 오럴 섹스’, ‘고통과 쾌감 사이’ 등 단편의 제목이나 머리말을 대신해 쓴 서시 ‘그래도 내게는 소중했던’에서 고지식한 지식사회에 금을 냈던 고인의 솔직함이 드러난다. ‘시들하게 나누었던 우리의 키스/어설프게 어기적거리기만 했던 우리의 춤/시큰둥하게 주고받던 우리의 섹스//기쁘지도 않으면서 마주했던 우리의 만남/울지도 않으면서 헤어졌던 우리의 이별/ 죽지도 못하면서 시도했던 우리의 정사(情死)’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상 뜨기 직전까지 새 소설 준비했던 마광수…이르면 이달 안에 출간

    세상 뜨기 직전까지 새 소설 준비했던 마광수…이르면 이달 안에 출간

    지난 5일 별세한 마광수(66)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최근까지 새 소설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윤석전 어문학사 대표는 6일 “단편 21편을 묶어 ‘추억마저 지우랴’라는 제목으로 내기로 했었다. 편집까지 마친 상태인데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과 상의해 9월 안에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어문학사에서 소설 ‘나는 너야’(2015)와 ‘나만 좋으면’(2015), 에세이 ‘인간에 대하여’(2016) 등을 냈다. 그는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사흘 전 통화하며 단편집·중편·장편소설 순서로 내보자고 얘기했다”며 “중편은 이미 완성됐다고 들었는데 원고는 미처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첫 장편인 ‘권태’(1989)가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못했다며 재출간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윤 대표는 덧붙였다. ‘추억마저 지우랴’는 전체 370여 쪽 분량이다. 왁자지껄한 파티 장면으로 시작하는 단편 ‘카리스마’는 소심하고 세상을 무서워하는 한 여성이 마초적인 남성으로부터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변태는 즐거워’, ‘박사학위와 오럴 섹스’, ‘고통과 쾌감 사이’ 등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고인은 머리말을 대신해 ‘그래도 내게는 소중했던’이라는 제목의 서시(序詩)를 썼다. “시들하게 나누었던 우리의 키스/ 어설프게 어기적거리기만 했던 우리의 춤/ 시큰둥하게 주고받던 우리의 섹스// 기쁘지도 않으면서 마주했던 우리의 만남/ 울지도 않으면서 헤어졌던 우리의 이별/ 죽지도 못하면서 시도했던 우리의 정사(情死)”(‘그래도 내게는 소중했던’ 부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동리·박경리 기념우표 발행

    김동리·박경리 기념우표 발행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김동리·박경리 선생의 기념우표 2종, 총 61만 6000장을 27일 발행한다.김동리 작가는 토착적이고 민족적인 소재를 소설화해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역마(1948), 등신불(1963), 까치소리(1966) 등 단편소설과 무녀도(1947), 바위(1973) 등 단편집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박경리 작가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6년간 5부작으로 완성한 대하소설 ‘토지’는 민족의 한과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룬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우표 디자인은 두 작가의 생전 모습과 함께 김동리 작가가 남긴 ‘순수문학의 본질은 언제나 휴머니즘이 기조가 되는 것이다’라는 문장과, 박경리 작가가 남긴 ‘생명은 아픔이요 사랑이다’라는 글귀를 담았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두 작가의 우표 발행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현대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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