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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경리·SW 개발자… AI 도입 뒤 청년 고용 급감

    작가·경리·SW 개발자… AI 도입 뒤 청년 고용 급감

    최근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인공지능(AI)과 밀접한 업종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도가 낮은 사회 초년생의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청년 고용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지난 5월 30세 미만 고용보험 가입자는 약 223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 5000명(2.8%) 줄었다.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가 26만 8000명(1.7%) 증가한 가운데 가입자가 감소한 연령대는 30세 미만과 40대뿐이었다. 30세 미만 가입자는 2022년 9월 이후 3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AI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는 고용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0세 미만 가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20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직종별로 법률 사무원은 6.1%, 작가·통번역가는 20.6%, 디자이너는 7.6%, 회계·경리 사무원은 11.5%,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0.1%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사업체 인력 동향에서도 컴퓨터 하드웨어·통신공학 기술자와 컴퓨터시스템 전문가, 디자이너 등 AI 활용도가 높은 직종의 경우 종사자 수와 구인 인원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전체 노동시장의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AI가 청년층의 직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점에서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AI를 청년 고용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직무 전환 교육과 역량 강화, 이직·전직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 35~54세 여성이 일하면 GDP 최대 2112조 원 늘어난다

    35~54세 여성이 일하면 GDP 최대 2112조 원 늘어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한국 경제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35~54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고용률 개선과 경제성장에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일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여성 고용 확대 전략 연구’ 주요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여성 고용 확대가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활용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할 경우 고용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8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대를 포괄한 여성 고용 확대가 필요하지만, 특히 만 35~54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 고용률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만 35~54세 여성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취업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여성 고용률은 2024년 기준 54.74%에서 65.28%로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증가 폭은 10.54%포인트에 달한다. 전체 고용률도 62.71%에서 68.05%로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35~54세 여성 취업 확대의 경제적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직접적인 이유는 집단 규모다. 보고서에 따르면 35~54세 여성 시나리오 집단은 총 243만 5300명이다. 이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가 233만 2000명, 실업자가 10만 3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34세 여성 집단 164만 900명, 55~64세 여성 집단 167만 2900명보다 큰 규모다.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할 수 있는 잠재 인력이 가장 많기 때문에 고용률 개선 효과 역시 크게 나타난 셈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뚜렷했다. 35~54세 여성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취업하는 시나리오에서 총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액은 1311조~2112조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19~34세 여성 취업 확대 시나리오의 822조~1279조 원, 55~64세 여성 취업 확대 시나리오의 841조~1309조 원보다 큰 수치다. 효과가 큰 또 다른 이유는 35~54세가 경제활동의 중심 연령대라는 점이다. 이 연령대는 대체로 직무 경험·경력·숙련도가 축적된 시기다. 결혼·임신·출산·돌봄 등으로 노동시장을 떠났더라도 이전 직장에서 쌓은 업무 역량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이 다시 일터로 복귀하면 단순히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지 않고 숙련 노동력이 생산 현장에 재투입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35~54세 여성의 미취업 문제는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돌봄 부담, 경력 단절, 재취업 과정에서의 경력 불인정, 채용 단계의 성차별, 가족 친화적이지 않은 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연구진 역시 여성 고용 확대를 위한 핵심 과제로 고부가가치 직업교육훈련 확대, 일자리 경험 프로그램 제공, 객관적·표준화된 구인 기업 정보 제공, 채용 단계의 경력 인정 기준 표준화 등을 제안했다. 또 노동시장 전 과정에서의 성차별 점검 강화, 성별 임금 격차 공개와 개선 계획 이행 촉진, 기업의 성별 다양성 확보, 가족 친화 조직문화 형성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35~54세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를 단순한 재취업 지원이 아니라 경력 유지와 안정적 고용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은 여성 고용 확대가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35~54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이는 것이 고용률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경력 단절 이후 재취업 지원과 경력 유지 정책을 더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전라 천년 넘어 남도 천년으로 문명 대전환”

    “전라 천년 넘어 남도 천년으로 문명 대전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역사적 출범에 맞춰 천년 전라의 역사와 천년 남도의 미래를 잇기 위한 ‘문화시민 선언’이 발표됐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문명대전환 선언 참여 문화시민 일동’ 명의의 선언문을 공개했다. 소설가 문순태, 민속학자 이윤선 등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이 선언문은 전남과 광주의 역사적 통합을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문명전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천년의 비전과 철학을 담았다. 문화시민들은 “우리는 오늘 전라 천년의 웅건한 숨결 위에 서서 남도 천년의 문을 연다”며 통합특별시 출범이 산업과 행정의 통합을 넘어 사람과 자연, 기술과 문화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문명사적 대전환임을 선언했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새로운 다중심 국가체제가 필요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그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남도가 가진 풍부한 자연자원과 문화적 자산을 기반으로 ‘땅논·하늘논·바다논’이라는 새로운 미래산업 비전도 제시했다. ‘땅논’은 농생명과 치유산업, ‘하늘논’은 AI와 데이터·청정에너지 산업, ‘바다논’은 해양에너지와 블루카본 등 해양생명산업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AI 기술 역시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공공기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와 첨단기술이 교육과 의료, 돌봄, 문화예술 등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하며, 통합특별시를 세계적인 ‘AI 문화문명 발신지’로 육성하겠다는 비전도 선언문에 담았다. 시민주권 역시 선언문의 핵심 가치로 제시됐다. 문화시민들은 전문가와 농어민, 청년과 노인, 예술가와 노동자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시민 공론장을 통해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아울러 ▲전라 천년 정신 계승 ▲생명·AI·해양이 융합된 미래산업 육성 ▲AI 윤리와 인간 존엄 실현 ▲시민주권 확대 ▲생태문명 구축 ▲다중심 국가 실현 ▲남북 화해와 아시아 공동번영 등 7대 실천 약속을 제시했다.
  • 박옥분 경기도의원, 요양보호사 열악한 환경 개선 위한 실질적 예산 마련 촉구

    박옥분 경기도의원, 요양보호사 열악한 환경 개선 위한 실질적 예산 마련 촉구

    경기도 내 17만 요양보호사의 노동 기본권 보장과 권익 증진을 위해 경기도의회와 노동계가 공동 목소리를 냈다. 경기도의회 박옥분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은 29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경기지부(지부장 황수자)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요양보호사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와 제도적 기반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 의원은 회견을 통해 “올해 3월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으로 돌봄의 중요성은 커졌으나, 정작 필수 노동자인 요양보호사가 처한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봄을 시장 논리에만 맡겨 두는 것은 행정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돌봄은 시장이 아닌 공공이 책임져야 할 사회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의 공공요양기관 비율은 0.3%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박 의원과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경기지부는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경기돌봄기준선 마련’의 신속한 이행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기자회견단은 “법과 조례에 명시된 도지사의 책무대로 요양보호사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과 제도로 응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제도적 대안으로 ▲경기도 요양보호사의 날 지정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비 지원 ▲보수교육비 및 방문요양 교통비 지원 ▲유급병가 및 대체인력 확충 등 5대 요구안이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돌봄을 받는 사람의 존엄은 돌보는 사람의 존엄에서 시작된다”라며, “추 당선자가 현장의 이 절실한 외침을 정책으로 응답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 역사적 사실도 아닌데 어떻게 세계유산이 됐을까…‘고레섬’이 기억을 만드는 방식 [한ZOOM]

    역사적 사실도 아닌데 어떻게 세계유산이 됐을까…‘고레섬’이 기억을 만드는 방식 [한ZOOM]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고레’. 길이 900m, 폭 350m에 불과한 이 작은 섬에 매년 수십만 명의 발길이 이어진다. 아프리카 각국 정상과 교황, 그리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 이곳을 찾아 과거의 비극 앞에 고개를 숙였다. ●삼각무역 “유럽 상인들이 배에 무기, 직물, 술 등을 싣고 서아프리카로 간다. 그곳에서 아프리카 사람을 사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한다.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아프리카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질병과 굶주림으로 죽거나 다친다.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유럽 상인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팔고 설탕, 면화, 담배, 커피 등을 사서 유럽으로 되돌아온다.” 16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 유럽은 ‘삼각무역’(Triangle Trade)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당시 12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갔으며,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던 중에 사망한 사람들은 바다에 버려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예가 됐다. ● 돌아오지 않는 문 ‘고레섬’은 바로 이러한 노예무역의 전진기지였다. 1444년 포르투갈 항해사 ‘디니스 디아스’가 처음 발을 내디딘 이후, 이 섬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점령되며 노예무역의 거점으로 사용됐다. 이 섬에 있는 붉은 건물인 ‘노예의 집’(Maison des Esclaves)에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감금한 좁고 어두운 방이 남아 있다. 배가 들어오면 감금된 사람들은 바다로 향하는 작은 문으로 내보내졌다. 그래서 이 문을 ‘돌아오지 않는 문’(Door of No Return)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78년 유네스코는 고레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노예무역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실임을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고레섬은 인류가 저지른 잔혹한 착취 행위를 증언하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기억의 왜곡 그런데 아직도 풀리지 않은 불편한 질문 하나가 우리의 기억을 괴롭힌다. “정말 고레섬이 이 모든 것의 중심이었을까?” 미국 노예무역 연구의 권위자인 존스 홉킨스 대학 ‘필립 커틴’(Philip Dearmond Curtin, 1922~2009)에 따르면 고레섬을 통해 팔려 간 노예의 수는 연간 300명 수준이었다고 한다. 1950년대부터 일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고레섬의 중요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으며, 1990년대에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보도를 계기로 이 논쟁이 본격적으로 대중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실제 노예무역의 거점은 ‘고레섬’이 아니라 엘미나(가나), 우이다(베냉), 바다그리(나이지리아) 해안이었다고 한다. 만들어진 역사적 상징에 우리가 속은 것일까. 결과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집단적 기억을 관리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 압축된 의미를 부여해 왔다. 팔레스타인 ‘통곡의 벽’,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 이 장소가 중요한 상징이 된 것은 그 안에서 벌어진 규모가 컸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장소를 통해 “어두운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자”라고 인류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고레섬 역시 마찬가지다. 그곳에서 고통받았던 아프리카 사람들이 얼마였든 붉은 건물 아래 좁은 방에서 감금됐던 사람들이 겪었던 공포와 잔혹한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비판적 검토는 필요하다. 하지만 진실로 중요한 것은 “고레섬은 사실 가짜다”라는 결론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설탕 한 숟갈의 무게 그 기억의 출발점이 된 무역의 구조를 들여다보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겨난 것일까? 답의 한 자락은 찻잔 속에 있다. 대항해시대, 단맛을 알게 된 유럽 사람들의 설탕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1인당 설탕 소비량은 18세기 초 500g에서, 19세기 2kg, 20세기 7kg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카리브해와 남아메리카 열대 지역이 사탕수수 재배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아낸 사람들은 대규모 농장인 플랜테이션 농장을 늘려갔고, 늘어난 농장만큼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이때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대륙으로 눈을 돌렸고 노예무역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세대를 이어 노예로 고통받던 사람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준 것은 ‘인도주의’가 아니었다. 설탕무역의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비로소 노예제도 폐지에 대한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귀족이 찻잔에 설탕 한 숟갈을 녹이는 일상적인 행위가, 대서양 건너 누군가와 그 가족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시스템과 연결돼 있었다. 소비자는 몰랐을까. 아니 알면서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잔혹한 시스템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가 누리는 편리함이 먼 곳에서 누군가를 착취하는 구조 위에서 비롯되고 있다. 우리는 모를까. 아니 알면서도 모를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 질문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레섬에 있는 ‘돌아오지 않는 문’ 앞에 선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질문한다. 우리가 누리는 지금 이 문명이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의 공포 위에 쌓인 것인지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야말로, 계속 들고 다녀야 하는 질문이다.
  • [세종로의 아침] 사람을 기억하는 AI

    [세종로의 아침] 사람을 기억하는 AI

    최근 경북 포항 포스코 제철소와 에코프로, 울산 HD현대중공업의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현장을 찾았다. 제철소에서는 사족보행 로봇이 뜨거운 고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열·영상 등을 수집했고, 조선소에서는 인공지능(AI)이 용접 경로를 계산해 신속 정확하게 불꽃 용접을 했다. 이차전지 공장에서는 800도의 열이 발생하는 내부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시행착오를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 업종도, 공정도 달랐지만 세 공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였다. AI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M.AX”라고 강조한 이유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제조업은 숙련공의 암묵지(경험·노하우) 위에서 성장했다. 쇳물의 온도·품질을 눈으로 읽고 용접 불꽃만 봐도 결과를 예측하며 공정의 이상 징후를 감각적으로 찾아내는 엔지니어들은 산업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문제는 그 숙련공들이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비붐 세대 기술자들은 은퇴하고 청년 인력은 현장으로 충분히 오지 않는다. 기술은 매뉴얼에 남길 수 있지만 감각은 그렇지 않다. 숙련공이 떠나면 공장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겉으로 보면 AI 혁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제조 AI의 본질은 사람을 없애는 데 있지 않았다. M.AX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숙련공의 경험과 판단을 데이터로 남겨 공장 안에 붙잡아 두려는 시도에 가까웠다. 지난 23일 서울신문 인구포럼에서 두 학자는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짚었다. 세계적 석학 모리 도모야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쇠퇴하지 않는 노동’의 시대를 전망하면서도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데 따른 불평등 확대를 우려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AI가 청년·고숙련 등 일부 노동력 부족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장년·저숙련 인력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며, 인구 감소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맞춰 AI를 개발하고 공공 영역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이미 AI 인프라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빅테크 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 대비 자본지출 비율은 메타 98.3%, 아마존 94.4%, 구글 90.1%, 마이크로소프트 64.8%에 달한다. 벌어들인 현금 대부분을 AI 인프라에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세계 AI 패권 경쟁은 한국 제조업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미국 AI 기술은 현지 노동시장의 필요에 맞춰 진화하지만 한국은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기술 도입 유인이 약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을 두고 한국 제조 현장에 축적된 데이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조선·배터리·자동차 등 현장에 쌓인 공정 데이터와 숙련공의 경험·노하우야말로 한국형 AI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한국은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인구 5000만명 이상·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이상 국가 중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원천기술만으로 성장한 나라가 아니다. 기술을 산업 현장에 녹여 공정을 혁신하고, 이를 세계가 찾는 제품으로 만들어 팔아 축적한 수출 경쟁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한국의 AI 전략은 남의 모델을 따라가는 데서 끝나선 안 된다. 소버린 AI는 기술 주권을 넘어 한국 노동시장과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AI여야 한다. 숙련공의 암묵지를 데이터로 남겨 그들이 떠난 뒤에도 공장이 돌아가게 하고, 지방 중소 제조 현장의 인력난과 장년·저숙련 일자리 공백을 메우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과 공공 도입이 함께 가야 한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사람을 대체할 AI가 아니라 사람을 기억할 AI에 달려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 없는 공장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잃지 않는 공장이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 “엄마, 아이 봐줘서 고마워” 20만원 건넨 딸…‘황혼육아’ 용돈 얼마가 적당할까[요즘 임출육]

    “엄마, 아이 봐줘서 고마워” 20만원 건넨 딸…‘황혼육아’ 용돈 얼마가 적당할까[요즘 임출육]

    조부모 육아, 이른바 ‘황혼육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전원주의 며느리가 딸의 육아를 도운 뒤 용돈 20만원을 받았다며 황혼육아의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에는 ‘증조할머니가 된 전원주,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증손주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전원주는 첫째 손녀가 딸을 낳아 증손녀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할머니가 아니라 증조할머니”라며 “기뻐야 하는데 솔직히 ‘죽을 때가 돼 가나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며느리도 전원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주들은 예쁘지만 어머니가 느끼는 것처럼 나도 나이를 먹어간다고 느낀다. 기쁘기는 한데 ‘내가 벌써 할머니가 돼서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라는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일주일에 3차례 딸 집을 찾는다고 밝혔다. 이어 “아기는 너무 예쁜데 너무 힘들다”며 황혼에 찾아온 육아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육아를 도와주며 용돈을 받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친구들은 용돈 100만원을 받는다고 들었다. 딸도 ‘엄마 고생하신다’면서 봉투를 주더라. ‘얘네들도 힘들 텐데’ 하고 봉투를 보니까 20만원을 줬다”며 “그래서 ‘지금은 저금하고 나중에 애들 키우고 여유 생기면 그때 줘라’하고 다시 돌려주고 안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쪽 피는 짜긴 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 조부모 절반, 돈도 안 받고 ‘돌봄’ 노동아이를 봐주는 조부모에게 용돈을 얼마 드려야 하느냐는 고민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관련 고민 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맞벌이 가구가 615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만큼 부모의 돌봄 공백을 조부모가 메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련 글들을 살펴보면, 조부모가 주 몇 회, 몇 시간을 도와주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월 100만원에서 200만원이 평균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용돈이 아니라 임금이다”, “월 200만원도 솔직히 적다”, “어차피 드려도 다 손녀손자들한테 쓰시더라” 등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들은 실제로 얼마를 받고 있을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조부모 절반은 무보수로 돌봄 노동을 하고 있었다. 월 단위로 정기적인 대가를 받는 노인은 34.6%, 비정기적으로 받는 노인은 17.3%에 불과했으며 월평균 77만 3000원을 받았다. 조부모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돌봄수당은 월평균 107만원이었다. ● 육아 이제 끝난 줄 알았는데…‘황혼육아’에 골병드는 조부모들자녀 세대의 만혼과 출산 지연이 맞물리면서 노년층의 황혼육아가 증가하고 있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는 하루 평균 6시간가량을 돌봄에 쏟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돌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손자녀 돌봄 경험이 있는 만 55~74세 조부모 106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약 20일간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는 평일 기준 평균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으며,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26.83시간에 달했다. 조부모 절반 이상(53.3%)은 본인이 원하지 않지만 자녀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비자발적 돌봄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 중 46.8%는 돌봄을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손자녀를 돌보는 일이 힘에 부쳐서’가 46.7%로 가장 높았고, ‘손자녀를 돌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12.1%, ‘건강이 나빠져서’ 10.8% 순이었다. 손자녀 돌봄은 노년기 조부모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손자녀 돌봄 이후 육체적 피로감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73.7%, 정신적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60.4%로 나타났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이나 통증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 인구정책, 노동과 발맞춰라 [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인구정책, 노동과 발맞춰라 [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인구 정책의 초점, 이제 노동시장에 맞춰야 합니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이 인구 위기를 넘어서려면 출산율 반등이나 인공지능(AI) 도입에 기대는 수준을 넘어 노동시장, 돌봄, 도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돌봄·서비스 등 앞으로 인력난이 심해질 현장 일자리는 AI 기술만으로 충분히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줄어드는 인구에 맞춰 지역·도시 생존 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신문 인구포럼-인구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기조 강연에서 “앞으로의 문제는 모든 분야에서 일할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필요한 일을 할 사람을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불균형 완화로 인구 정책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만능론’에도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인력이 많이 부족해질 일자리는 돌봄과 같은 저숙련·저임금 직종인데 현재 AI 기술은 이런 업무를 대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한국 노동시장에 맞춘 기술·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리 도모야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2050~2800년 장기 추계를 토대로 “앞으로 일본에서 태어날 아이가 약 42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도 인구 감소에 맞춰 대도시 과잉 증축을 멈추고 소도시 생활 공간을 통합·집적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개회사에서 “예견된 미래에 맞춰 국가의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관하는 인구포럼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이번에는 초고령사회에 돌봄 기술 등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재계·금융계·지자체·학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 “노동력 불균형 탓 저성장… 역량 중심 채용·보수체계 갖춰야”[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노동력 불균형 탓 저성장… 역량 중심 채용·보수체계 갖춰야”[인구 대전환: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이철희 교수 “AI·정년 연장엔 한계여성·장년층의 경제활동 장려 필요”모리 교수 “日도 수도권 쏠림 심해소도시 생활공간 통합·집적화해야” “인구 감소의 충격은 노동력의 총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업종·지역·세대 간 노동력 불균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성·장년층의 경제 활동을 장려하고, 나이를 따지지 않는 노동시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신문 인구포럼’ 기조강연에서 “필요한 분야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성장이 저해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역 경제 위기는 노동력 감소에서 시작된다”며 “35세 미만 대졸자를 중심으로 2042년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서울은 숙박·음식점업, 경남은 제조업·농림어업·보건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면서 “돌봄 등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031년까지 36만명의 가장 극심한 인력난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도입만으로 노동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AI 도입이 일부 청년·고임금·고숙련 인력 부족 완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년·저숙련 인력 대체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의 진입 기회가 줄면 성장해 나갈 숙련 사다리가 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년 연장만으로는 노동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과 생산성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높이면 2047년까지 실질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희소해진 청년 인재가 낭비되지 않도록 이동성을 키우고 역량 교육을 강화하고, 원격근무 등 고령 친화적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며 “연령이 아닌 역량과 생산성 중심의 채용·보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경제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모리 도모야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비어가는 국가-일본의 소멸도시, 서울과 도쿄의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모리 교수는 “저출산이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인구 감소 사회에서는 대도시가 더 비대해지는 반면 중소도시는 급격히 쇠퇴하거나 사라지는 공간 양극화가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 공간 자체가 얇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리 교수는 “작은 도시는 인구가 10% 줄면 병원·상점·금융·교육 등 필수 산업은 30~40% 더 빨리 사라진다”면서 “일본도 20~24세 청년들이 도쿄에만 유입되면서 기업과 서비스는 지방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모리 교수는 “지방 도시는 도쿄의 미래를 먼저 보여준다”며 “도쿄 아파트 수요층인 30~45세 인구가 2100년 현재의 반토막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100년 뒤 도쿄의 빈집은 360만채, 콘도 공실은 200만채 이를 수 있다”며 “소도시는 생활 공간을 통합·집적화하고 실제 거주 인구에 맞춘 건축 등 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인구감소, 노동력 불균형 심화… 나이 아닌 역량·생산성 보고 채용·보상해야”

    “인구감소, 노동력 불균형 심화… 나이 아닌 역량·생산성 보고 채용·보상해야”

    이철희 교수 “AI·정년 연장엔 한계 여성·장년층의 경제활동 장려 필요” 돌봄 등 복지 분야 인력난 최악 전망 모리 교수 “日도 수도권 쏠림 심해 소도시 생활공간 통합·집적화해야” 2200년 日인구 1.2억명→980만명 100년 뒤 도쿄 빈집 360만채 전망 “인구 감소 충격은 단순한 노동력 총량 감소가 아니라 업종·지역·세대 간 노동력 불균형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필요한 분야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성장이 저해되는 것이죠. 여성·장년층의 경제 활동을 확대하고, 나이를 따지지 않는 노동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신문 인구포럼’ 기조강연에서 “35세 미만 대졸 경제활동 인구는 앞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역 경제 위기는 일할 사람의 감소에서 시작된다”며 “2042년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해 서울은 숙박·음식점업, 경남은 제조업·농림어업·보건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돌봄 등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031년까지 36만명의 가장 극심한 인력난을 겪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AI, 청년 ‘숙련 사다리’ 끊을지도장년·저숙련 인력 대체 역부족”이 교수는 인공지능(AI) 도입만으로 노동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AI 도입이 일부 청년·고임금·고숙련 인력 부족 완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년·저숙련 인력 대체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의 진입 기회가 줄면 성장해 나갈 숙련 사다리가 끊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년 연장만으로는 노동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과 생산성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높이면 2047년까지 실질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희소해진 청년 인재가 낭비되지 않도록 이동성과 역량 교육을 강화하고, 원격근무·작업 스케줄 스스로 결정 등 고령 친화적 일자리를 확대해 연령이 아닌 역량과 생산성 중심의 채용·보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리 “작은 도시 인구 10% 줄면 병원 등 필수산업 30~40% 소멸”“청년들 도쿄만 선택…기업도 떠나”공간경제학의 세계적 석학인 모리 도모야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비어가는 국가-일본의 소멸도시, 서울과 도쿄의 내일’ 주제 기조연설에서 “저출산이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인구 감소 사회에서는 대도시가 더 비대해지는 반면 중소도시는 급격히 쇠퇴하거나 사라지는 공간 양극화가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 공간 자체가 얇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리 교수는 “작은 도시는 인구가 10% 줄면 병원·상점·금융·교육 등 필수 산업은 30~40% 더 빨리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이 수도 도쿄에만 유입되면서 기업과 서비스는 지방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인구는 2020년 1억 2610만명에서 2200년 890만명으로, 30만 이상 도시는 198개에서 14개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리 교수는 지방의 빈집 증가, 산업 축소, 고령화 등을 언급한 뒤 “유감스럽게도 인구 감소는 멈출 수 없다. 지방 도시는 도쿄의 미래를 먼저 보여준다”며 도쿄 아파트 수요층인 30~45세 인구가 2100년 현재의 반토막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100년 뒤 도쿄의 빈집은 360만채, 콘도 공실은 200만채 이를 수 있고 집값도 떨어질 것”이라며 “소도시는 생활 공간을 통합·집적화하고 실제 거주 인구에 맞춘 건축 등 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전남도, 한우농가 대체 전문인력 지원 나서

    전남도, 한우농가 대체 전문인력 지원 나서

    전라남도가 한우농가의 고민인 연중무휴 노동을 지원하기 위해 ‘한우농가 삶의 질 향상 시범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한우농가는 매일 사료를 주고 축사를 관리해야 하는 특성상 단 하루도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갑작스러운 병원 입원이나 가족 행사, 경조사가 생겨도 농장을 비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번 지원사업은 농가가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워야 할 때 전문 대체인력이 대신 농장을 관리해 주는 제도다. 전문 인력이 사료 급여부터 질병 예찰과 축사 관리까지 맡아주기 때문에 농가는 안심하고 개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축산업 허가를 받은 한우농가들은 연간 최대 10일간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결혼, 장례, 입원, 농번기, 교육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대체인력 인건비의 50%를 보조 지원해 농가 부담을 줄였으며, 사육 규모에 따라 지원 단가도 차등 적용해 형평성을 높였다. 축산업 허가·등록을 받은 한우농가는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나, 상시 고용 근로자를 2명 이상 보유한 농가는 제외된다. 사업 신청과 자세한 사항은 해당 시군 축산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김성진 전남도 축산정책과장은 “한우농가는 매일 축사를 관리해야 하는 특성상 휴식이 어려운 직업군 중 하나”라며 “농가가 사람답게 쉬고, 지속적으로 축산업을 이어가도록 현장 체감형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강훈식 “반도체 초과 세수 미래세대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강훈식 “반도체 초과 세수 미래세대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2일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재정개혁 과제들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며 이처럼 제안했다고 안귀령 부대변인이 밝혔다. 강 실장은 사회적 논란을 우려해 산적한 문제들을 바꿔 나가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세대와 미래 세대가 국가 운영을 위한 부담을 공평히 분담하게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익과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 합리적 대안을 찾아 나가자”고 했다. 강 실장은 또 예비군 훈련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한 달 전 포천에서 20대 예비군이 훈련 중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최근 서초구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 89명이 점심 도시락을 먹고 구토 증세 등을 겪은 사안을 언급하며 “청년들에게 국가와 정부, 군이 도대체 어떻게 느껴지겠냐”고 관련 부서를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해졌다. 강 실장은 이뿐만 아니라 지난 15일 전남의 한 염전에서 노동자들을 상대로 폭행·감금 등 가혹행위를 한 업주 등 3명이 구속된 사안에 대해 언급하며 “노동 착취와 인권 유린이 2026년에도 재발했다”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 실장은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가 전국의 염전 고용 실태를 조사해 유사 사례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1년 전보다 더 큰 책임감… 구로형 기본사회 구체화할 것”[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1년 전보다 더 큰 책임감… 구로형 기본사회 구체화할 것”[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보궐선거 당선 후 연임 성공 민주당 최초 구로 전체 동서 승리주민 요구 큰 현안엔 주도적 대응낮은 자세로 약속한 변화 이룰 것구로형 기본사회 속도전구로사회서비스재단 ‘촘촘한 복지’일자리 주식회사 만들어 소득 증대서울형 공공산후조리원 조속 추진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보답주민 뜻 따라 주거환경 개선 지원정비사업 갈등 조정 플랫폼 운영차량기지, 정부 계획 반영해 이전 “보내주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구로구의 전체 동에서 승리한 장인홍(60) 서울 구로구청장은 지난 19일 구청 집무실에서 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세가 강남 못지않은 수궁동까지 승리하는 등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 2025년 보궐선거에 이어 1년 2개월 만에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장 구청장은 “지난 1년이 구정 공백을 정상화한 시기라면 이제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구정 철학인 ‘구로형 기본사회’의 실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복지 서비스 확대를 위한 ‘구로사회서비스재단’ 설립, 주민소득 증대를 위한 ‘일자리 주식회사’ 추진 등이다. 초·중·고를 졸업하고 시민사회 활동까지 평생 뿌리내리고 호흡한 구로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첫 출발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라며 “기본 틀은 이미 제시됐다. 예산과 정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년 전보다 지금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구로차량기지, 정비사업 등 숙원사업의 고삐도 한껏 당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 일문일답. -1년 만에 또 승리했는데.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느낀 시간이었다. 민주당 계열 정당의 구청장 후보가 구로구의 16개 동 전부에서 승리한 것은 처음이다. 수궁동까지 민주당이 처음으로 이겼다(웃음).” -지난 1년, 그리고 선거 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목소리는. “예전에는 얼굴 보기 힘들었던 구청장을 자주 만나서 반갑다는 얘기가 많았다. ‘빠르게 답이 오고 실현이 되어 좋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이 적지 않았다. 물론 주민 요청사항 중에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하지만 곤란하더라도 솔직하게 답하는 것이 행정 효능감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당선 이후 첫 지시에서도 ‘주민 요구가 큰 현안에는 더욱 주도적으로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구로형 기본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어떻게 구체화할 계획인가. “첫 출발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다. 지난 1년이 구정 공백을 정상화한 시기였다면 이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 때다. 구로형 기본사회의 틀은 이미 제시됐다. 예산과 정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구체화할 것이다. 분야별로 다양하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대상포진 예방접종, 장애인 보험, 공공산후조리원 등 성과가 앞으로 나올 것이다. 구로사회서비스재단을 설립해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일자리 주식회사를 바탕으로 한 주민 소득 증대를 추진할 생각이다. 오랜 염원인 주거 환경 개선도 중요하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행정에 접목해 혁신행정을 만들어 갈 준비도 하고 있다. 100m 격자 단위로 소득 데이터를 확보해 어디에 어려운 분들이 살고 있는지 파악하고 행정과 연결할 수 있는 자료도 만들었다. 특히 주민의 정책 제안을 적극 반영하겠다. 공모전을 통해 접수한 아이디어를 부서의 검토를 통해 사업에 적용하겠다. 무엇보다 ‘행정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구나’란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구로사회서비스재단 설립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모티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설립한 서울사회서비스원이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통합 관리해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기존 희망복지재단의 기능을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쯤 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 일자리 주식회사는 구로형 일자리 플랫폼이다. 공공서비스와 일자리를 연결하는 기본 기능에 더해 기업을 직접 찾아 일자리를 발굴하는 역할도 한다. 용역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공약이었던 공공산후조리원에 관한 관심도 높은데. “오류동 326-16 일대 특별계획구역 기부채납 시설에 서울형 공공산후조리원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출산 가정의 돌봄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던 와중에 서울시의 제안이 왔다. 올해부터는 산후조리 비용 지원도 확대했다. 첫째 100만원, 둘째 120만원, 셋째 150만원이다. 출산·양육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등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복지 안전망을 만들겠다.” -노후 주택가 정비는 서울 서남권의 공통 관심사다.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시의 전반적인 재개발·재건축 정책은 (오세훈 시장의) 지난 4년과 비슷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구로의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사업을 주민 뜻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구청이 나서서 주거환경 개선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런 열망을 좀 더 빨리 예민하게 받아서 최대한 지원하겠다. 다만 인건비, 건축비 상승으로 정비사업 여건이 예전 같진 않다. 분담금이 정해진 이후의 주민 찬반이 ‘진짜 찬성’ ‘진짜 반대’ 숫자라고 봐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원단, 구로형 정비사업 갈등 조정 플랫폼을 더 내실 있게 운영할 생각이다.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비사업 아카데미도 강화한다.” -구로차량기지는 어떻게 되나. “이전이 목표다. 5차 국토철도망 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구로구는 용역을 통해 대체안을 마련해서 시와 국토교통부에 제안을 했다. 이미 민관정 협의체에서 주민 서명을 받아 국토부 장관에 전달했다. 이전이 어려울 경우를 가정해 대안을 말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철도 지하화 특별법상 경인선과 경부선은 지하화 대상이다. 철도 지하화는 차량기지 이전을 전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구로에 대한 애정이 공약에서 묻어나더라. 어떻게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게 됐나. “대학에 다닐 무렵에는 졸업 후 노동 운동, 사회 운동에 투신하는 흐름이 있었지만 가정 형편상 졸업 이후 현대자동차에 취업했다. 5년 동안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퇴근해서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자 지원 활동을 병행했지만 쉽지 않았다. 1990년대 구로공단 쇠퇴 이후 지역에 새로운 사회운동의 맹아를 틔울 필요가 있다고 느낀 분들과 함께 ‘구로시민센터’를 만든 게 시작이었다.” -무대를 마다하지 않는 ‘노래하는 구청장’으로 유명한데. “이렇게 노래하게 될지 몰랐다.(웃음) 지난해 동네 축제 무대에서 우연히 노래를 한 곡 했는데 소문이 났다. 요즘에는 신곡을 발표해달라는 요청까지 있다. 구청장이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든지 기회가 될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사실 노래와 관련 있는 인생은 아니다. 2000년에 천주교 세례를 받고 성가대 활동을 한 것이 전부다. 그래서인지 트로트도 성가대식으로 부른다.” -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시 구정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더 잘하라는 격려이자 약속한 변화를 반드시 만들어내라는 당부라고 생각한다. 보내주신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 보궐선거에서 이겼던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서 보여드린 청사진을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장인홍 구청장은 1966년생. 3세 때 이사와서 초중고(동구로초-구로중·고)는 물론, 삶의 대부분 기간을 구로에 뿌리 내리고 살았다. 서강대(경영학과)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이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로도 밤에는 구로공단 노동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병행했다. 이후 현대차를 그만두고 구로시민센터 지방자치위원장을 맡아 지역 시민사회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고, 2002년 지방선거부터 무소속으로 구의회 문턱을 두드렸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공천으로 제9·10대 서울시의원을 지냈고, 교육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하면서 교육위원장(2018~2020년)을 역임했다. 지난해 구로구청장 보궐선거로 당선됐고 6·3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58.75%로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 [사설] 집권 2년차 청와대 개편, 국민 체감할 국정 쇄신 계기 돼야

    [사설] 집권 2년차 청와대 개편, 국민 체감할 국정 쇄신 계기 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홍보·민정·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3차장을 새로 임명했다. 정부 출범 1년 만에 단행한 청와대 개편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사에 대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 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번 참모진 교체는 국정 핵심 과제의 성과를 조기에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쇄신책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 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삶의 실질적 변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 데 이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그냥 일만 할 사람”, “전력질주”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의 업무방식 등에 대한 조정을 예고했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이후 단행될 일부 부처 개각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이제는 국정의 청사진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대한민국을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킬 초격차 산업 육성과 심화하는 자산·소득 양극화 해소 등 묵직한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대출 제한과 세금 규제 위주의 수요 억제 정책이 되레 서민의 주거 불안을 심화시켰다는 현장의 지적에 귀를 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규제·금융·연금·공공·교육·노동 등 ‘6대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2026년을 국가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앞으로 2년 동안은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다. 구조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최적의 시기다. 물론 정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독주여서는 곤란하다. 여야 협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개혁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청와대 개편이 국민이 체감할 국정 운영 쇄신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 민정수석 한찬식… 靑 “檢 개혁 완수”

    민정수석 한찬식… 靑 “檢 개혁 완수”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집권 2년 차를 맞아 청와대 수석급 5명을 교체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6·3 지방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검찰·연금·노동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민정수석, 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차장, 3차장을 새로 임명했다고 강훈식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 차의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홍보소통수석에는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가 임명됐다. 성 수석은 1992년 연합뉴스에 입사한 뒤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을 지낸 언론인이다. 민정수석에는 검찰 출신인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에는 보건의료 전문가이자 노동운동가인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기용됐다. 한 수석은 사법연수원 21기 출신으로 법무부 인권국장과 수원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냈다. 강 실장은 “국정 2년 차 공직사회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 등 검찰 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 실장은 약사 출신으로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김 수석에 대해선 “모든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헌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육군 장성 출신의 강건작 대통령 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이, 3차장에는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 “1500도 쇳물도 로봇이 척척”… 제조 AI 현장 가보니 [강기자의 세종실록]

    “1500도 쇳물도 로봇이 척척”… 제조 AI 현장 가보니 [강기자의 세종실록]

    고위험·단순 노동, 사람 대신 AI 봇 AI휴머노이드, 고로 ‘쇳물’ 샘플링 진단 뜨거운 풍구 실시간 점검 ‘사족 보행봇’ 로봇이 알아서 고장 진단에 롤러 교체 숙련자보다 균일 용접…생산량 87% 쑥 에코프로 대표 “中 맞설 해법, AI 유일” 맥스(M.AX)라고 들어보셨나요? 요즘 산업계에서 핫한 나름 ‘신조어’인데요. 약자를 풀어보면 ‘제조업의 인공지능 대전환’(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제조 AX)이라고 읽습니다.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AI 혁신 프로젝트를 의미합니다. 현장의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생산·설계·품질 관리·물류·공급망 관리 등 제조 전 주기 과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죠. 쉽게 얘기하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이 제조 현장으로 확대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공장에서 나는 모든 소리와 냄새 그리고 숙련공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학습해 숫자로 데이터화하고 이를 제조 공정의 기획부터 설계, 생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AI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또는 사람이 할 수 있어도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매우 위험한 일을 이 AI 산업용 로봇이나 인간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가 알아서 자동화로 시간을 단축하고 매우 정확하게 결과물을 내줍니다. M.AX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구 소멸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출산으로 생산 인구는 줄고, 위험한 제조 현장은 기피하며, 산업화를 이끌었던 숙련공들은 세월 속에 은퇴를 하지만 ‘암묵지’(개인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사람도 없는 실정입니다. 제조업의 인력난은 중소·중견기업으로 갈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심각합니다. 10명이 하루 종일 해야 할 일을 AI 봇 혼자서 1시간 만에 뚝딱, 그것도 99%의 불량률을 잡아낼 정도로 결과물이 완벽하다면 산업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제조 AI의 대전환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산업부는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차, LG, 두산 등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 150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올해 예산 1조 2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제조업의 인력난과 생산성 정체를 AI로 해결해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죠. AI 팩토리·휴머노이드·자율주행차·산업단지 AX 등 11개 분과에서 공정 과정에 AI를 접목하는 제조 AI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자동차·선박 등에 AI를 탑재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지난 11~12일 산업부의 M.AX 프로젝트(AI 팩토리)가 진행되고 있는 철강·조선·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기업인들이 전하는 M.AX 프로젝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느껴졌습니다. 이걸 하지 않으면 결코 시장에서 판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절실함 같은 것 말이죠. 이차전지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경북 포항 에코프로비엠 캠퍼스에서 열린 M.AX 현장 언론 행사에서 “중국의 배터리 관련 인력 배출은 한국의 30배 이상으로 융단폭격하듯 결과물을 내고 있다”며 “가장 좋은 해결책은 AI”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코프로는 2030년까지 AI에 15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업계 최초로 제조 무인화를 추진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공정도 AI로 파악하고 말이죠. 이렇게 해서 제조 생산성을 중국보다 300% 이상 개선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송 대표는 한때 1위(2023년)였던 글로벌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을 중국에 내준 배경에 대해 “한국 과학자 한 명이 한 달 동안 할 일을 중국은 10명 이상이 며칠 내 해내며 추격해왔고 끝내 중국이 앞서게 됐다”며 AI 팩토리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이 산업부와 함께 진행한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는 배터리 핵심 원료인 양극재 생산 공정을 인력의 경험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의 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입니다. 설비를 자율 제어하고 AI가 품질을 예측하며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해 소성 설비를 로봇이 자율 점검하는 생산 공정 전반에 AI 도입을 본격화한 것이죠. 핵심 공정인 소성로 공정은 양극재와 음극재 원료를 혼합한 뒤 고온 열처리를 통해 결정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인데, 약 65m 길이의 소성로 내부는 온도가 700~800도에 달해 사람이 직접 배터리의 용량·수명·출력 등 주요 성능을 좌우하는 공정 처리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에코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소수 센서 데이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소성로 내부 온도·산소·압력 분포를 실시간으로 그리는 AI를 개발해 이젠 소성로 공정 내부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돼 품질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송태현 에코프로 팀장은 “품질 관리에도 3만개 이상 데이터를 통한 품질 예측 AI를 도입해 예측 정확도 99.6%의 달성해 불량품 발생으로 인한 손실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 공정이 이뤄지는 공장에서는 음향 센서와 열화상·고성능 카메라 등을 장착한 설비 점검 자율주행 로봇(AMR)이 복잡한 기계 장비가 늘어선 80m 이상 길이의 공간을 오가며 실시간으로 점검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니켈·코발트 등 중금속과 유기용제를 사용하고 가루 형태로 원료를 분쇄하다 보니 분진으로 인해 작업자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되거나 화재 위험이 있죠. 이런 공간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수백 m의 배관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를 잡아내 불량 여부를 판단하고 의심 부위를 카메라로 찍어 전송하는 것이죠. 이런 작업을 하루에 18시간 동안 할 수 있다니 놀랍죠. 이런 AI 효율화로 업무 과부하를 50% 줄이고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포장 공정도 자동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공정을 대신해 주는 AI 봇은 포항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용광로로 불리는 ‘고로’에는 1500도의 매우 뜨거운 쇳물이 흐르는데요, 이 쇳물을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떠야 했습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는 매우 위험한 작업이라 작업자 부담이 매우 컸죠. 그 일을 이젠 로봇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와 함께 M.AX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포항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는 한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처럼 두 팔을 활용해 장비를 들고 측정 위치까지 이동한 뒤 쇳물을 떠 샘플링하고 온도 측정 동작을 반복합니다. ‘용선 측온·샘플링 로봇’입니다. 쇳물 품질 향상을 위해 직접 쇳물에 접근해 온도를 측정하고 샘플을 채취하는 제철소 내에서도 가장 고위험 업무인데 머리에 열화상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장착되어 있고 양팔 협업 기반 제어 알고리즘으로 마치 사람처럼 동선을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20㎏ 아령을 들어 보이며 고하중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시연해 줍니다. 위험한 현장에 작업자 대신 로봇이 가서 일정 주기에만 할 수 있는 샘플링을 상시로 할 수 있다면 품질 관리 수준은 당연히 높아지겠죠? 제철소 내의 원료 저장고에서 철광석과 석탄 등 연료를 벨트 컨베이어를 통해 고로로 이동시키는 작업에도 로봇이 투입됩니다. 700㎞에 달하는 벨트 컨베이어를 지지하는 고속 회전하는 하단 롤러가 고장 나면 마찰열로 인해 불이 나거나 협소한 공간에서 교체 작업을 하다가 작업자가 기계에 끼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롤러는 매년 1만개가 교체되는데요, 제철소 내 벨트 컨베이어를 재현한 작업에서 모바일 자율 로봇은 고장 난 롤러를 스스로 찾아내 교체합니다. 작업자 4명이 30분 동안 교체 작업을 해야 하는 건데 로봇 1대가 혼자서 5분 만에 작업을 끝냅니다. 지금까지는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숙련공들이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눈과 귀로 고장 부위를 찾아내 교체를 수작업으로 했었죠. 이런 로봇을 피지컬 AI, 즉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스스로 판단해 장비를 제어하는 기술이 접목된 겁니다. 포스코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10개 산학연이 176억원을 들여 1단계 연구 개발을 마치고 실증 작업이 한창인데요. 최용준 포스코 연구위원은 “이 기술이 현장에 상용화되면 설비 안전성 개선은 물론 작업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시멘트 공장, 화력 발전소 등 컨베이어 설비를 사용하는 다른 산업에도 이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지컬 AI의 영역은 고로 내부 공정뿐 아니라 외부 설비의 유지 보수와 안전 관리에도 쓰입니다.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는 고온 가스와 폭발 위험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풍구에 강아지처럼 만든 ‘사족 보행 로봇’이 돌아다닙니다. 이동형 자율주행 로봇이죠. 고로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 통로인 풍구는 내부 온도가 균일하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져 실시간 온도 확인이 필수인데요, 이 로봇은 최대 55도의 열기 속에서 열화상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탐지하며 스스로 충전도 합니다. 2024년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는 풍구 가스 팽창으로 화재가 나기도 해 이젠 위험 구역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해 점검시키겠다는 거죠. 제철소의 통합 관제 플랫폼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반 화면으로 설비 상태와 진단 결과가 실시간으로 확인이 됩니다. 포스코 측은 ‘스마트 고로’ 운영으로 생산량이 도입 직전 190.5만t에서 199만t으로 증가하고 품질 불량률도 63%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12일에 찾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도 피지컬 AI가 도입된 ‘레일형 협동 로봇’이 숙련 용접공을 대신해 불꽃을 튀기며 신속하게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존 협동 로봇은 도면 연동이 안 돼 작업자가 일일이 조건을 입력해야 해 작업자 1명이 2대의 로봇을 다룰 수 있었지만 설계 도면 정보가 연동된 레일형 로봇은 로봇이 자동으로 용접 조건을 계산해 레일을 따라 스스로 이동해 작업을 수행합니다. 윤대규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이제는 단 1명의 작업자가 최대 6대의 로봇을 동시에 가동한다”며 “고숙련자가 하는 것보다 품질이 균일하게 잘 나오고 그라인딩으로 갈아내는 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용접 상태가 깨끗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선박 블록 인양에 쓰이는 핵심 부재인 러그는 조선소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정형 부품인데 HD현대로보틱스가 개발한 ‘러그 자율 제조 시스템’ 로봇으로 전 공장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엔 6명이 하루에 100개를 겨우 만들었지만 6개월의 실증을 거쳐 이제 전 공정을 로봇이 합니다. 현장 관리자는 제조 작업 대신 ‘디지털 트윈’ 화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죠. 로봇이 연속 생산을 하면서 러그 생산량은 기존 수작업 대비 87.5%가 향상됐습니다. 윤 상무는 “조선업은 배마다 형태가 다르고 부재도 제각각이라 자동화가 쉽지 않은데 앞으로 비정형 부재로까지 자율 제조 기술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확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AX 프로젝트가 뭔지 감이 오시죠? 일각에서는 이렇게 AI가 제조 현장에서 모든 일을 해버리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보냅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함께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이은호 성균관대 지능형로봇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AI가 확산해도 생산성이 높은 숙련공의 노하우는 대체할 수 없고 은퇴 이후 재고용돼 더 대접받게 될 것”이라며 “숙련공이 수십 년간 쌓은 경험·노하우를 AI로 객관화하고 데이터화해 새로운 인력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 교수는 “창의적이고 비정형적인 업무에 인력 투입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안전을 위협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없는 단순 반복 노동에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을 투입하기보다 더 가치 있고 경쟁력 있는 일을 사람이 맡자는 얘기입니다. 이 교수는 같은 과 문형필 교수와 함께 진행한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 전기전자공학’의 인터뷰에서 “제조 AI는 단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산업 현장·설비·숙련된 노동과 결합된 국가 제조 경쟁력 이슈”라고 말합니다.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해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M.AX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겠지요?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금, 지금 살까 말까

    금, 지금 살까 말까

    시세 20만원선 무너졌다가 반등금리·달러 가치 오르면 매력 하락“종전 뒤 3~4분기 내 금값 오를 것”저가 매수, 중장기 전략에 긍정적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중동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1일 장중 20만원선이 무너졌지만, 정작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이른 뒤에는 가격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전쟁이 나면 오르고 전쟁이 끝나면 내린다는 기존 공식이 통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인가, 추가 하락의 시작인가”를 둘러싼 고민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5일 1g당 20만 8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4820원(2.36%) 오른 수준이다. 금값은 지난 11일 장중 19만 6780원까지 밀리며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20만원선을 내줬으나 이후 반등했다. 국제 금값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8월물 가격은 이달 초 온스당 4500달러선을 웃돌았지만 11일 4114달러까지 하락한 뒤 15일 4351.6달러로 반등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국내 금값은 지난 1월 29일 장중·종가 기준 26만 981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2~3월 대체로 24만~25만원대를 웃돌며 이른바 ‘금값이 금값하는 시대’를 연출했다. 하지만 최근 조정으로 고점 대비 하락률은 2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반대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금값 하락의 원인을 전쟁보다 금리에서 찾고 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은의 최근 조정은 강세장 종료가 아니라, 금리와 달러가 단기 상단을 누르는 구간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해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글로벌 유동성이 반도체 주식 등 일부 자산으로 쏠리면서 금으로 투자도 위축됐다”고 짚었다. 중동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됐고,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우려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와 달러 가치가 오를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실제 투자 열기도 눈에 띄게 식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 말 금값 급등 당시 5000억~60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0일에도 거래대금은 6000억원을 웃돌았다. 반면 최근에는 1000억원을 밑도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금값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서 단기 투자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종전 합의 자체가 금값 반등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 전쟁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가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기 변동성이 이어지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의견에 전문가들은 무게를 뒀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협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미국 노동시장 호조세로 연준의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남은 2~3분기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4000~4700달러로 하향 조정하지만 연간 목표가는 5000달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온스당 4000~4300달러에서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 역시 “유가와 함께 달러·금리가 상승하면서 금 가격이 당분간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미·이란 전쟁이 종결된 뒤 3~4분기 내 금 가격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홍기빈의 미래완료] 삼성전자 쟁의 이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홍기빈의 미래완료] 삼성전자 쟁의 이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1980년대 이후 기업 경영의 규범처럼 되어 온 ‘주주 가치 자본주의’는 계속 비판의 대상이었다. 주가의 상승과 주주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다 보면 단기적 수익성에 몰각되어 기술적 생산성 향상과 발전 전략과 같은 장기적인 기업 이익이 뒷전이 되므로 오히려 기업에 해롭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본주의는 진공 속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구체적인 맥락 안에 묻어들어 있는 것이며 노동조합, 지역 공동체, 협력업체, 국가, 시민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들’ 또한 기업의 경영과 의사결정에 참여해야만 사회적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자본주의는 이러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보다 힘을 가지고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힘을 얻어 왔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런데 이번 삼성전자의 노사쟁의는 이러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논리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으며 심지어 ‘사회’의 대변자로서의 ‘이해관계자’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재고하게 만든다. DS 부문 정규직 노조는 향후 매년 영업이익의 12%를 청구권으로 가져간다는 원칙을 관철시켰다. 사측에서는 영업이익이 200조원이 넘을 때로 한정한다는 중요한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런데 주주 단체들은 이러한 노사합의에 극렬히 반발하면서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금액과 무관하게, 기업의 영업이익을 놓고 주주총회 결의도 없는 상태에서 노사 협약만으로 그러한 배분 원칙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위치와 권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세 집단 모두가 수익성의 제고와 그 몫의 배분이라는 동일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노동조합이 대표하기로 되어 있는 것은 이와는 전혀 다른 노동의 언어였다. 일터에서 땀을 흘린 이들이 수익의 배분에 참여하는 것은 생산자 협동조합이나 상호부조 생산 조직에서의 관행이었지 임금을 받고 노동을 판매하는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19세기의 노동운동 진영에서는 사업체의 수익이나 사업성에 좌우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소득이 일정하게 보장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놓았고, 임금의 보장과 상승 대신 성과급으로 이를 대체하려는 자본 측의 시도를 의심쩍게 바라보았다. 미국노동총연맹(AFL)의 새뮤얼 곰퍼스는 성과급이란 회사 실적에 따라 변동하는 불안정한 보상이고, 노동자에게 필요한 건 예측 가능한 통상임금의 인상이라는 관점을 확고히 하면서 노사 관계를 “빵과 버터” 문제로 집중시키고자 했다. 카를 마르크스는 심지어 성과급을 노동 착취의 가장 세련된 형태로 보기도 했다. 노동 강도를 높여 단위 노동비용을 낮추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익 배분 자체가 노동자를 자본의 논리 안으로 포섭해 계급 의식을 흐리게 만든다는 비판이었다. 물론 자본주의가 진화하면서 이러한 관점은 변화한다. 2차 대전을 전후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서는 노사협상에서 통상임금의 일정한 상승에 덧붙여서 성과급을 당연한 보상의 일부로 포함하게 되고, 이는 곧 모든 선진 산업국의 관행으로 확산되어 왔다. 그러한 진화의 흐름이 급격한 기술 혁신과 더불어 급물살을 타면서 나타난 새로운 양상으로 이번 삼성전자의 노사쟁의 과정과 결과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이 나오게 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라면 노동이 자본의 논리와는 다른 언어로 ‘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해관계자’라는 전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노동조합만이 아니다. 지역주민, 지자체, 정부 등 여러 다양한 집단들도 만약 똑같이 수익에 대한 일정 배분이라는 자본의 논리에 입각해 행동한다면 ‘주주 가치 자본주의’와 구별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정당성과 논리 구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제 ‘사회’ 전체를 보호하고 그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 모델이 필요해지는 것이 아닐까. 이번 사건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문병근 경기도의원 “지역화폐·전통시장 예산 편성부터 집행까지 더 촘촘히 관리해야”

    문병근 경기도의원 “지역화폐·전통시장 예산 편성부터 집행까지 더 촘촘히 관리해야”

    경기도의회에서 도민 민생 경제와 직결된 지역화폐 발행 지원 및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의 고질적인 예산 불용과 실집행률 저조 현상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매서운 질타가 나왔다. 예산 수립 단계부터 철저한 기술 검토와 환경 변화 분석을 병행해 재정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병근 의원(국민의힘, 수원11)은 지난 17일 열린 제391회 제1차 경기도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노동위원회 소관 결산 심사 무대에서 지역화폐 발행 지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건설안전관리시스템 전산개발 사업 등의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 구조를 전면 점검했다. 문 의원은 먼저 지역화폐 발행 지원 도비 사업을 정조준하며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192억 원이 불용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불용 원인과 반납 여부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어 “예산이 실제로 증발한 것은 아니지만, 국비 사업 신설 등 재정 여건 변화를 보다 면밀히 살피지 못해 결과적으로 가용재원이 일정 기간 묶인 것은 문제”라며 이에 대한 명확한 반납 자료 제출을 강력히 요구했다. 상습적인 집행 지연이 도마 위에 오른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문 의원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실집행률이 2023년 35.5%에서 2025년 4.4%로 매년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관심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수치 기반의 비판을 전개했다. 아울러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해 시설현대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달라”고 도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 노동국 소관인 건설안전관리시스템 전산개발 사업의 방만한 공정 관리 실태도 심사대에 올랐다. 그는 “12억 원 예산 중 2억 9000만 원만 집행되고 6억 4700만 원이 사고이월 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클라우드 시스템 연계와 기술적 검토 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행정 절차적 미흡함을 강하게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 지금은 충분히 정리되고 있는지,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고강도 점검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문 의원은 세수 부족 등 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상기시키며 보다 촘촘하고 책임감 있는 마무리를 독려했다. 그는 “각 부서가 대체적으로 예산 집행을 잘한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오류가 있어 의원들이 지적하는 사안들이 있다”고 경고하며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등 주요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 [데스크 시각] 국민배당, 떠보기만 할 게 아니다

    [데스크 시각] 국민배당, 떠보기만 할 게 아니다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된 사회를 상상해 보자.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인공일반지능(AGI)과 신체를 가진 피지컬 AI가 보급된 세상. 거기서 내 직업의 성쇠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을까. 고도화된 AI 세상에서 직업 세계는 완전 재편되고 인간 일자리의 대부분은 AI로 대체될 것이다. AI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상상한다면 비자발적 실업자가 넘쳐나는 곳일 테고, 반대로 유토피아로 상상한다면 드디어 인간이 노동의 굴레에서 해방된 사회라 하겠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은 극소수일 것이다. 기대처럼 창의적인 분야도 성역은 아니다. AI는 이미 글을 쓰고, 선율을 만들고, 없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 사회에서 인간 생산 활동의 최후 방어선은 AI의 도움을 받아 의사결정을 내리고, AI를 통제·관리하는 일 정도일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미래 인간의 가치는 생산보다 소비, 노동보다 인생을 향유하는 데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문제는 인생을 향유할 비용이다. 일자리가 없어 근로소득이 사라지면 인생을 향유하기는커녕 최소한의 생활조차 힘들다. 아마존은 AI에 투자한다며 8개월간 직원 3만명을 잘랐다. 국내에서도 전조는 차고 넘친다. 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를 이제는 AI와 로봇이 만든다고 한다. 이런 ‘제조 AI 대전환’으로 균일한 품질의 튀김소보로는 계속 생산되겠지만 성심당에 입사하는 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국민배당’을 제안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 일부를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야당은 “공산당 본색”이라고 직격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이 외딴섬에 혼자 있다가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척후를 띄웠다가 전세가 여의치 않으니 후퇴한 것일 뿐. AI 사회에서 ‘고용 없는 성장’은 풀어야 할 난제가 아니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전제다. 반도체든 튀김소보로든 제품은 계속 나오고 기업은 성장하겠지만 일자리는 말라간다. 그런 사회에서 어떻게 국민이 소비를 지속하며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김 실장 개인이든 정부 차원에서든 국민배당 주장은 이런 고민의 과정에서 튀어나온 화두일 것이다. 세계 선진국은 AI 기술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소버린 AI 구축에 열을 올린다. 정부와 민간의 자원은 AI를 어떻게 발전시킬까에 집중된다. 반면 AI 시대를 살아갈 국민의 삶에 대해선 어느 나라도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지 못했다. AI를 발전시키는 이유도 결국은 인간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일 텐데, 그 소박하고도 숭고한 목표가 빠져 있는 것이다. AI 패권을 쥐면 평범한 국민도 잘 살게 되는 게 확실한가. 이재명 정부는 AI에 진심이다. ‘세계 AI 3대 강국’은 정부의 대표 공약이고, 부산으로 간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뿐 아니라 구윤철·배경훈 두 부총리를 모두 AI 또는 관련 정책 전문가로 기용했다. AI를 국정 기획과 기술, 정책의 근간에 두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런 정부에서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AI 시대 국민의 삶을 보장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기술은 한발 늦었지만 앞으로 한국이 이 분야의 논의를 선도하고 새로운 사회계약의 모델을 제시하지 말란 법도 없다. 이 문제는 여론만 떠보다가 미룰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제대로 의제를 던지고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이 함께 고민해 볼 사안이다. 일시적 현상, 일회성의 횡재가 아니라 산업과 사회 구조가 완전 바뀌는 판 아닌가. 우선 관련 용어의 쓰임부터 빠르게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초과세수, 초과이윤, 초과이익은 정부 내에서도 용법이 혼란스럽다. 초과세수는 초과세수대로, 초과이윤은 또 그것대로 활용 방법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툭 던져보고 반발이 심하면 은근슬쩍 말을 바꾸는 식의 대처는 AI 3대 강국에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강병철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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