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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공원 돌고래 금등·대포 20년 만에 고향 제주 바다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18일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인간에게 불법 포획된 지 20년 만이다. 서울대공원과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2시 제주시 함덕리 정주항에서 방류행사를 갖고 금등이와 대포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냈다. 서울대공원에 있던 금등이와 대포는 지난 5월 22일 제주도 조천읍 함덕리 해상에 설치한 해상 가두리로 옮겨져 2개월간 야생적응 훈련을 받아 왔다. 이들은 고등어, 오징어, 광어 등 살아 있는 생선을 잡아먹으면서 야생성을 키우고, 파도·수온·바람에 적응하는 훈련 과정을 거쳐 지난 11일 열린 남방큰돌고래 민관 방류위원회에서 최종 방류가 결정됐다. 앞서 두 돌고래는 1997과 1998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뒤 제주 지역 돌고래 전시·공연업체로 넘겨졌고 이후 금등이가 1999년, 대포는 2002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금등이와 대포의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사람 나이로 치면 50세가량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방류 이후 이들이 자연상태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잘 합류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금등이와 대포의 지느러미에는 일반인도 잘 식별하도록 숫자 6과 7이 각각 표시돼 있다.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 등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가 자연으로 돌아간 것은 이번에 세 번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고향 제주 바다 품에

    고향 제주 바다 품에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22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에 설치된 자연적응훈련용 가두리로 옮겨지고 있다. 금등이는 제주 한경면 금등리 앞바다에서, 대포는 제주 중문 대포리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1999년(당시 7~8세)과 2002년(당시 8~9세)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적응훈련이 순조롭게 끝나면 오는 7월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살게 된다. 남방큰돌고래 자연 방류는 2013년 제돌·삼팔·춘삼이, 2015년 태산·복순이에 이어 세 번째다. 제주 연합뉴스
  • 마지막 돌고래쇼

    마지막 돌고래쇼

    서울대공원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오는 22일 고향인 제주도 바다로 돌아가기에 앞서 18일 서울대공원에서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다. 과천 연합뉴스
  • 문어 태우고 점프하는 돌고래, 이유는?

    최근 호주에서 돌고래 한 마리가 자신의 등위에 문어를 태우고 공중으로 점프하는 보기 드문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호주 뉴스우스웨일스주(州) 포트 매쿼리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 조디 로가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문어를 사냥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조디 로는 헤이스팅스 리버크루즈에 참가하고 있었다. 운이 좋으면 돌고래뿐만 아니라 바다거북이나 새우, 물고기 떼 등을 볼 수 있어 그는 카메라를 들고 뭔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뒤 조디 로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돌고래 한 마리였다. 그는 즉시 셔터를 눌렀는데 돌고래 등 쪽에 뭔가가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무언가는 바로 문어였다. 이 문어는 아마 돌고래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친 듯하다. 하지만 문어가 도망친 장소는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문어는 마치 “날 잡아먹지 마!”라고 외치듯 돌고래에 간신히 매달렸다. 하지만 돌고래는 계속해서 뛰어오른 뒤 몸을 틀어 수면으로 내팽개치듯 내리꽂았다. 그리고 그 충격 탓에 문어는 결국 돌고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결국 문어는 돌고래의 보양식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조디 로는 “이런 순간은 좀처럼 볼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난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크루즈를 운영하는 ‘포트 매쿼리 크루즈 어드벤쳐스’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사진 속 돌고래는 남방큰돌고래로 ‘그랜드마’라는 이름까지 있는 이 지역 명물이다. 조디 로가 촬영한 사진도 페이스북에 함께 올라와 있다. 지난달 고래 연구 분야 권위지 ‘해양포유류과학’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문어를 잡아먹을 때 보이는 행동에 관한 연구논문이 실렸다. 이에 따르면, 돌고래는 문어를 사냥할 때 입에 문 채 수면 위로 떠올라 공중에 던져 수면에 내팽개친다. 이는 단순하게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돌고래가 안전을 위해 하는 행동이다. 돌고래는 문어 다리가 완전히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이를 되풀이해 비로소 안전하다고 느끼는 문어를 먹는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서호주 번버리 앞바다의 비교적 수심이 얕은 곳에서만 무려 45건의 사례로 확인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돌고래 금등이와 대포 7월 제주바다 돌아가요

    돌고래 금등이와 대포 7월 제주바다 돌아가요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왼쪽)와 대포가 오는 7월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살게 된다.서울시와 해양수산부는 서울대공원·해양환경관리공단과 함께 이같이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금등이와 대포는 모두 수컷이다. 금등이는 제주 한경면 금등리 앞바다에서, 대포는 제주 중문 대포리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1999년(당시 7~8세)과 2002년(당시 8~9세)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금등이와 대포는 다음달 제주로 옮겨져 자연적응 훈련을 받는다. 그전까진 서울대공원 해양관에서 활어 먹이 포획 훈련, 건강검진 등을 받는다. 현지 훈련과 적응이 순조로우면 7월 중 방류된다. 서울시는 “이번 방류는 현재 제주 연안에 100여 마리 정도 서식 중인 남방큰돌고래의 자연 개체 수를 늘려 종 보전에 기여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은 앞서 2013년 7월에는 제돌이를, 2015년 7월에는 불법포획으로 몰수된 태산이와 복순이를 제주 바다로 돌려보냈다. 이번 방류가 이뤄지면 서울대공원에는 남방큰돌고래가 없게 된다. 서울대공원, 서울시, 해수부는 민관 방류위원회를 꾸려 방류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서해 불법 고래 포획/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해 불법 고래 포획/이동구 논설위원

    울산, 포항 등지의 동해안 바닷가에서는 고래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울산의 장생포항 주변에서는 고래 고기 전문판매점들이 성업 중이다. 고래 고기의 12가지 특별한 맛을 잊지 못하는 미식가들이 여전히 이곳을 즐겨 찾는다. 고래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고래의 실수(?)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다른 어류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그물망에 갇혀 숨진 고래들만 유통할 수 있다. 어부는 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었을 때만 일반 생선처럼 거래할 수 있다. 물론 어부의 고의에 의한 포획이 아니라는 것을 검찰이 인증해 준 후에야 판매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 자주 잡히는 몸집이 비교적 작은(200㎏ 미만) 돌고래도 마리당 평균 1000만원 안팎으로 거래된다. 간혹 덩치가 훨씬 큰 밍크고래(6~7t)가 걸려들면 어부는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거머쥘 수도 있다. 동해안 일대에서만 연간 500마리 가까운 고래가 그물에 잡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뱃사람들은 고래를 ‘바다의 로또’라 부르며, 자신의 그물에 고래가 갇히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고래를 잡고 싶은 욕망은 동서고금이 비슷하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는 선사시대인들의 고래 잡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암각화가 사냥과 어로의 풍요를 비는 주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당시 주민들이 고래가 잡히길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요즘은 축제(울산고래축제)나 고래 떼를 직접 찾는 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미국의 매사추세츠주는 19세기 포경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향유고래는 값비싼 향료를 얻을 수 있어 포경산업이 육지의 골드러시와 비교되기도 했다. 고래기름은 윤활유로, 등잔불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사용돼 엄청난 부를 안겨 줬다. 우리에게 백경이란 영화로 잘 알려진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이 19세기 위대한 미국 소설로 불리는 배경에는 고래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잘 보여 줬기 때문이다. 국제협약에 따라 1986년 이후 고래 포획이 금지됐지만 일본은 연구 목적이란 핑계로 여전히 남극 등지에서 한 해 수백 마리를 잡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호주의 고래보호구역에서 고래를 불법 포획하다 적발돼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고래 불법 포획은 우리 해역에서도 은밀히 발생하고 있다. 고래 불법 포획에는 벌금(3000만원 이하)과 무거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인간의 욕심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엔 불법 포획 어선이 동해에서 서해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하니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몇 해 전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낸 온 국민의 마음을 다시 기억해 줬으면 한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춘삼이도… 남방큰돌고래 잇단 번식

    춘삼이도… 남방큰돌고래 잇단 번식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이어 번식에 성공하고 있다. 제주대와 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은 3년 전 제돌이(수컷·17살 추정)와 함께 고향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춘삼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삼팔이(암컷·13∼15살 추정)의 출산 사실이 확인됐다. 이화여대 장수진(35·여)·김미연(28·여) 연구원은 지난 9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등지느러미에 숫자 ‘2’라는 동결표식이 있는 춘삼이가 새끼 돌고래와 함께 ‘어미·새끼 유영자세’로 헤엄쳐 다니는 장면을 목격했다. 춘삼이는 2009년 6월 23일 제주시 외도2동 앞바다에서 어민이 쳐놓은 정치망에 걸려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 단돈 1000만원에 팔린 뒤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다. 돌고래 불법 포획 사실이 해경에 적발되고 돌고래 업체가 기소돼 대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 판결을 받으면서 2013년 7월 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제돌이와 함께 방류됐다. 삼팔이는 이보다 한 달 앞서 2013년 6월 22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 임시 가두리에서 제돌이, 춘삼이와 야생 적응 훈련을 받던 중 찢어진 그물 사이로 홀로 빠져나가 야생 무리에 합류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돌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돌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다 2013년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점프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110여 마리가 사는 제주는 돌고래 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 “큰돌고래 사는 대정 풍력발전단지 안 돼”

    제주도가 해상풍력발전단지 지정을 추진하자 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1리, 영락리, 일과2리 일대를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동의안이 제주도의회에 제출됐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은 한국남부발전과 삼성중공업이 설비용량 5~8㎿급 20기의 해상풍력발전기를 해안으로부터 약 1㎞ 떨어진 바다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에서 “감사원의 2015년 4월 감사 결과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사업자가 규모를 대폭 축소, 해상풍력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며 “해양생태계 훼손과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의 파괴, 어업 피해 등의 대책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정읍 무릉리와 영락리, 일과리 일대는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이 1년 내내 머무르는 곳”이라며 “특히 대정읍 일대는 육상 돌고래 관찰률이 70% 이상으로 한국에서 이처럼 육상 돌고래 관찰률이 높은 곳은 대정읍 앞바다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남방큰돌고래는 제주에서만 100여마리가 서식한다”며 “제주 연안을 점령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서식처가 축소돼 대정읍과 구좌읍 일대에서 목격되고 있어 서식처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방큰돌고래의 개체 수는 2011년까지 줄어들었지만 보호의식이 높아진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개체 수가 늘지도 줄지도 않지만 적극적인 돌고래 보호대책이 마련되고 해양생태계가 나아지면 개체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정 앞바다는 해상풍력단지 지구가 아닌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 동의안에 대해 주민수용성과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상임위 상정을 보류했다. 도의회는 남방돌고래 서식처 파괴 여부 등 제기된 문제들을 검토해 상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해상 풍력 추진에 도로고래 보호단체 반발

    제주도가 해상풍력발전단지 지정을 추진하자 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1리, 영락리, 일과2리 일대를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동의안이 제주도의회에 제출됐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은 한국남부발전과 삼성중공업이 설비용량 5~8㎿급 20기의 해상풍력발전기를 해안으로부터 약 1㎞ 떨어진 바다에 설치하는 사업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에서 “감사원의 2015년 4월 감사 결과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사업자가 규모를 대폭 축소, 해상풍력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며 “해양생태계 훼손과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의 파괴, 어업 피해 등의 대책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정읍 무릉리와 영락리, 일과리 일대는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이 1년 내내 머무르는 곳”이라며 “특히 대정읍 일대는 육상 돌고래 관찰률이 70% 이상으로 한국에서 이처럼 육상 돌고래 관찰률이 높은 곳은 대정읍 앞바다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남방큰돌고래는 제주에서만 100여마리가 서식한다”며 “제주 연안을 점령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서식처가 축소돼 대정읍과 구좌읍 일대에서 목격되고 있어 서식처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방큰돌고래의 개체 수는 2011년까지 줄어들었지만 보호의식이 높아진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개체 수가 늘지도 줄지도 않지만 적극적인 돌고래 보호대책이 마련되고 해양생태계가 나아지면 개체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정 앞바다는 해상풍력단지 지구가 아닌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대정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 동의안에 대해 주민수용성과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상임위 상정을 보류했다. 도의회는 남방돌고래 서식처 파괴 여부 등 제기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상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6년 만에 고향 바다 찾은 태산이·복순이

    6년 만에 고향 바다 찾은 태산이·복순이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수컷)와 복순이(암컷)가 불법 포획된 지 6년 만에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해양수산부는 6일 오후 3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서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의 자연방류 기념 행사를 가졌다. 복순이는 2009년 5월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앞바다에서 함께 포획된 제돌이(2013년 방류)와 함께 1500만원에 제주지역 돌고래 공연 업체에 팔렸다. 태산이는 한 달 뒤인 2009년 6월 2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앞바다에서 포획돼 800만원에 역시 공연 업체에 팔렸다. 돌고래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다 방류 결정이 내려진 돌고래 4마리 중 춘삼이와 삼팔이는 2013년 7월 바다로 돌아갔지만 당시 태산이와 복순이는 건강문제로 방류가 미뤄져 왔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지난 5월14일 제주 앞바다 임시 가두리에서 적응 훈련을 받았고 살아 있는 물고기를 직접 잡아먹는 등 뛰어난 야생 능력을 보였다. 지난 6월 6일에는 먼저 방류된 제돌이 등 돌고래 무리 30여 마리가 가두리 주변을 배회하며 교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민관방류위원회는 태산이와 복순이의 기형, 장애, 심리적인 불안 상태가 자연과 비슷하게 조성된 환경에서도 큰 문제 없이 잘 적응해 최종 방류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돌고래들의 귀향으로 살펴본 동물과 인간의 공존

    돌고래들의 귀향으로 살펴본 동물과 인간의 공존

    2013년 돌고래 제돌이는 전 국민의 관심 속에서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당시 함께 갈 수 없었던 두 마리의 돌고래가 있었다. 윗부리가 잘린 태산이와 입이 삐뚤어진 복순이는 제돌이가 야생 방류를 준비할 때에도 극도로 예민한 상태를 보였고, 그들의 야생 방류는 기약없이 미뤄졌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먹이조차 거부하는 극단적인 우울증을 보이며 수족관 생활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했다. 2015년 드디어 이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희귀종인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를 안전하게 제주 바다까지 옮기기 위해서는 준비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서울에서 제주 앞바다까지 두 돌고래를 옮기기 위해 전세기와 무진동 차량, 선박까지 동원된다. 일본 도쿄에서 배로 8시간을 가야 닿는 미쿠라시마 섬 인근 바다에는 1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돌고래들은 수족관이 아닌 야생을 누빈다. 섬을 찾는 사람들은 돌고래가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교감하는 순간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치유를 선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섬사람들은 야생의 돌고래와 인간이 함께 살 수 있는 섬을 만들기 위한 지혜를 고민 중이다. 고래는 헤어진 친구를 기억하고 가족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또 인간이 가진 고유한 특징 중 하나라는 놀이를 할 줄 아는 높은 지능의 동물이다. 수족관에 갇혀 놀이를 하지 못하고 지내는 돌고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29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EBS 1TV ‘하나뿐인 지구’는 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의 귀향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해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넓고 푸른 제주 바다야 태산이, 복순이 부탁해”

    “넓고 푸른 제주 바다야 태산이, 복순이 부탁해”

    “복순아, 이제 고향인 푸른 제주바다로 가자. 이리 오렴.” 14일 오전 6시쯤 과천 서울대공원 해양관 내실 풀장에서 박창희 사육사가 돌고래 복순이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2009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6년 만에 고향인 제주도 함덕리 정주항으로 가기 위해 1년여 정들었던 서울대공원을 떠나는 날이다. ●무진동 차량서 10시간 여정 박 사육사 등 10여명이 풀장으로 들어가 250여㎏의 거구인 복순이를 먼저 들어올렸다. 그리곤 가로 1m, 세로 3m, 높이 1m의 유리 상자에 넣었다. 태산이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두 마리는 커다란 수조에 담겨 고향인 제주로 향했다. 서울대공원은 태산이와 복순이의 이동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무진동 차량을 동원했다.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는 차량으로 항온, 항습기능도 갖춰진 차량이다. 이렇게 무진동 차량을 타고 1시간여를 이동한 끝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거기엔 태산이와 복순이만을 위한 아시아나 화물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동한 지 10시간쯤이 돼서야 고향인 정주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 자연 적응 훈련을 위한 가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태산이와 복순이가 심한 이동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라면서 “3~4일은 그냥 푹 쉬게 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적응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두리는 직경 22m, 깊이 6m의 원형 형태 구조물로 2013년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등 3마리가 훈련을 받던 가두리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모양과 기능은 똑같다. 이들은 앞으로 야생 개체군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무리에 잘 합류하기 위한 교감 훈련과 활어를 잡아먹는 먹이 훈련 등 2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야생 바다에 방류된다. ●두 달 적응 훈련 뒤 방류 정확한 방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훈련 일정대로 잘 진행된다면 6월 말 또는 7월 초가 유력하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입 주둥이 윗부리가 일부 잘리고, 입이 비뚤어지는 등 태산이와 복순이가 기형이고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보여 100% 방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활어를 잡아먹기도 하고 예전과 다른 활동적인 모습을 회복하고 있어 야생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태산이와 복순이는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 팔려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이후 대법원이 2013년 이들 돌고래를 사들인 쇼 업체에 몰수형을 선고해 비로소 풀려났다. 당시 함께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서 고생한 친구 제돌이 등 3마리는 2013년 먼저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태산이와 복순이는 기형과 건강 문제로 함께 방류되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에서 보호를 받았다. 해양수산부는 자연 복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바다 방류를 결정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태산아, 복순아, 제주 가서 잘 살렴~”

    “태산아, 복순아, 제주 가서 잘 살렴~”

    2009년 불법 포획됐던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가 12일 서울동물원에서 사육사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3년부터 서울대공원에서 보호 중인 태산이와 복순이를 야생 방류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14일 제주 함덕 해역으로 옮겨져 2개월간 야생 적응 훈련 뒤 바다로 돌아간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줌 인 서울] 돌고래 생태설명회 재개…또 논란 휩싸인 ‘동물복지’

    [줌 인 서울] 돌고래 생태설명회 재개…또 논란 휩싸인 ‘동물복지’

    서울동물원이 돌고래 생태설명회를 6개월 만에 재개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울시가 동물복지를 운운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돌고래쇼를 하는 게 아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1일부터 동물원 해양관에서 돌고래생태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생태설명회는 매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등 3회에 걸쳐 진행된다. 서울대공원은 남방돌고래 ‘제돌이’의 불법포획 논란이 일자 2012년 3월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생태설명회로 바꿔 진행하다 시설 개선 공사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중단했다. 재개된 돌고래 생태설명회에서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동물인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 캘리포니아 바다사자들과 함께하는 생생한 동물 이야기와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낸 제돌이의 근황 등을 들을 수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금등(수컷 22세), 대포(수컷 21세), 태지(수컷 14세) 등 돌고래 3마리와 꼬마(수컷 17세), 우리(암컷 13세), 망고(암컷 11세) 등 바다사자 3마리 등이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의 돌고래쇼가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각본을 짜서 돌고래를 움직이는 것이라면, 생태설명회는 돌고래의 본능적인 행동을 이끌어내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생태설명회가 돌고래쇼의 변형일 뿐 동물복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전채은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는 “돌고래의 본능적인 행동을 이끌어낸다는 것도 결국 인위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관람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은 동물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특히 하루에 3차례나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동물복지정책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동물원 관계자는 “수족관 안에만 있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면서 “최대한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향 바다 돌아간 ‘제돌이’ 친구들과 잘지내”

    “고향 바다 돌아간 ‘제돌이’ 친구들과 잘지내”

    1년 전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와 친구들이 환경에 잘 적응하며 건강하게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8일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가 제주바다 일대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 120여마리와 무리지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제돌이와 춘삼이의 등지느러미에는 각각 숫자 ‘1’과 ‘2’가 표시돼 있어 외관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이들보다 앞서 방사된 삼팔이 역시 무리와 함께 제주바다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돌이는 서울동물원에서, 춘삼이와 삼팔이는 제주의 한 사설 돌고래쇼장에서 공연에 이용당하다가 제주 앞바다에 방사됐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방사 당시 사람의 손길에 길든 야생동물이 다시 자연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기우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돌이 등이 자연 방사된 뒤에서 공연·전시 목적으로 수입된 고래가 전국적으로 25마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운동연합 등이 펴낸 ‘고래류 자연방사와 사육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새로 들여온 돌고래는 거제 씨월드, 제주 마린파크,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육되고 있다. 또 제돌이가 야생적응 훈련을 하던 지난해 3월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전시하려고 러시아에서 들여온 흰고래 3마리를 포함하면 자연방사 결정 이후 총 28마리가 수입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녀석들 이름 어떻게 지었나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녀석들 이름 어떻게 지었나

    호랑이, 표범, 반달곰, 늑대, 두루미, 황새같이 우리 땅에서 오래 산 동물들이야 그 이름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또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았지만 코끼리, 기린, 코뿔소, 사자, 하마, 악어, 타조와 같은 매우 특징적인 동물에 대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름에 따른 생김새를 떠올린다. 어릴 때부터 책이나 사진, 동영상을 통해 익숙해지도록 학습된 결과다. 그러나 마코르, 오카피, 봉고, 하테비스트, 시타퉁가, 니알라, 화식조 등의 이름에는 금방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 우리나라 동물원에 없거나 몇 군데만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다. 수족관의 다양한 어종이나 식물 이름도 마찬가지다. 같은 동물이나 식물을 두고 서로 다른 언어나 사투리로 부르는 바람에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일찌감치 과학자들은 라틴어를 이용한 학명을 사용함으로써 혼돈을 막는다. 학명에 익숙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동물의 명칭을 더 어렵고 번거롭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말에서 동물의 이름은 그 형태나 소리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십장생의 한 가지요, 기풍이 고고해 옛 선비들의 시와 화폭에 즐겨 담긴 두루미를 보자. 우는 소리가 ‘뚜루루루 뚜루루루~’라고 들리는 데서 두루미라고 불리게 됐다. 해부학적으로 기관의 구조가 긴 코일 형태로 말려 있어 마치 트럼펫 나팔에서 나는 소리 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를 띠기 때문이다. 두루미의 한자어는 학(鶴)이다. 영어로는 크레인(crane)이라고 하는데 쉰 목소리로 운다는 뜻의 크란(cran)에서 기원한다. 라틴어로 그루스(grus), 일본어 츠루(tsuru)도 모두 울음소리에서 비롯됐다니 흥미롭다. 무거운 물건을 줄에 매달아 옮기는 기중기를 영어로 크레인(crane)이라고 하는데 그 형태가 목이 긴 학처럼 생긴 것도 재밌다. 지난 3월 경기 시화호 갈대습지에 방사한 삵도 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삵은 위험에 놓여 상대를 위협할 때 등을 위로 활처럼 추켜올리고 입을 크게 벌리면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채 ‘쓰-악 쓰-악 캬악’ 소리를 낸다. 코뿔소라는 이름은 글자대로 이해할 수 있어 참 쉽다. 그러나 분류학적으로 따질 때 소와 관계가 먼 ‘기제목’(말목)으로 분류된다. 코뿔소는 영어로 라이노서스(rhinoceros)인데 고대 그리스어로 코를 뜻하는 ‘rhino’와 뿔을 뜻하는 ‘ceros’의 합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뿔소에도 흰코뿔소, 검은코뿔소, 인도코뿔소, 자바코뿔소 등 여러 종이 있는데 흰코뿔소라는 이름의 유래도 영어로 말 그대로 ‘White rhinoceros’다. 그러나 네덜란드어로 넓다(wide)는 의미의 ‘wijd’를 영어로 ‘white’라고 잘못 옮기는 바람에 흰코뿔소가 됐다는 설과, 야생에서 석회질이 많은 흙에 뒹굴거나 새의 배설물에 의해 허옇게 보여서 그렇게 불린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흰코뿔소는 특별히 흰색을 띠지 않는다. 하마(河馬)는 이와 반대다. 고대 그리스어로 ‘말’을 뜻하는 ‘hippos’와 ‘강’을 뜻하는 ‘potamos’를 합친 히포포타무스(hippopotamus)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강에 사는 말(horse of the river)을 가리킨다. 그러나 분류학적으로 하마는 말과 거리가 멀다. 정작 하마는 코뿔소와 달리 ‘우제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늑대의 경우 늑대라고 불리게 된 유래는 찾을 수 없지만 북한에선 늑대를 ‘말승냥이’라고도 부른다. 북한 동물학자인 원홍구 박사의 ‘조선짐승류지’에 따르면 ‘큰 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자세히 보면 이마가 개보다 더 넓고 콧등도 더 넓다’고 설명했다. 늑대가 승냥이보다 덩치가 큰 데서 유래해 앞에 ‘말’자를 붙인 것이다. 또 타조와 같이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인 화식조가 있다. 뉴기니와 호주 북동부의 열대 삼림에 주로 서식한다. 목에 선명한 보랏빛 피부와 연결된 붉은색으로 축 늘어진 살갗이 ‘불을 삼키는 것 같다’고 해 불 먹는 새 화식조(火食鳥)라는 이름을 달았다. 기린(麒麟)은 한반도에 서식한 적이 없지만 역사엔 오래전부터 등장한다. 신화에 나오는 기린은 실제 기린이 아니라 사슴 형상을 한 상상의 동물이다. 한때 국보 207호 천마도(天馬圖)에 그려진 게 머리에 뿔이 있어서 기린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의 지명 유래도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제문화원장을 지낸 오정진 사슴생태복원운동본부 회장에 따르면 인제에 사슴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데서 유래했다. 기린은 임금이 정치를 잘해 태평성대를 이룰 때 출현한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영어(giraffe)는 아랍어 ‘빠르게 걷는다’(zarafa)를 어원으로 본다. 흥미 있는 것은 학명(Giraffa camelopardalis)의 뒷부분이다. 글자 그대로 낙타(camel)의 몸통에 표범(leopard)의 무늬를 띤다는 뜻이다. 현존하는 새 중 가장 큰 타조(駝鳥)도 목이 길쭉한 게 낙타(駝)와 같기 때문이다. ‘한국동물원 80년사’에 따르면 창경원 당시 보유 동물은 124종 800여 마리였다. 1984년 서울대공원 개원 땐 무려 374종 3909마리로 늘었다. 150여종을 외국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만큼 이름을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일런드(Eland), 시타퉁가(Sitatunga), 스프링복(Springbok), 니알라(Nyala)처럼 우리말로 표현하기 난감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외래어로 받아들이고 큰개미핥기(Giant anteater), 흰코뿔소(White rhino), 검은코뿔소(Black rhino), 북극곰(Polar bear)처럼 영어를 직역하기도 했다. 한글 이름을 정하기 위해 생물학자, 국어학자, 동물원 전문가로 위원회도 만들었다. 동물원에서는 주요 동물에 대해 종별 명칭 외에도 각 개체에 이름을 지어 부르기도 한다. 지능이 높을수록 희귀해 마릿수가 적은 경우 더 그렇다. 코끼리, 고릴라, 돌고래, 호랑이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좋은 사례다. 하지만 되짚어 볼 게 있다. 2001년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장군이’와 ‘반돌이’를 떠올려 보자. 야생 적응이 서툴러 사찰에 침범하고 등산객을 따라다니며 먹이를 구걸하는가 하면 양봉농가의 꿀통을 덮쳐 피해를 입히는 등 말썽을 꽤 피웠다. 이후 곰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한 동물에겐 이름을 붙이지 않고 일련번호로 대신할 뿐이다. 장군이, 반돌이 이후 20마리 이상을 방사했지만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치추적을 위해 부착한 전파발신기의 일련번호와 체내에 삽입된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칩만 개체 확인을 위해 있을 뿐이다. 야생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다. 그때도 물건의 제품번호처럼 번호를 사용하고 불렸던 이름은 회수하는 게 야생동물의 의인화에 따라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치는 일을 예방하는 길이다. vetinseoul@seoul.go.kr
  • 미처 몰랐던 제주도… 여기까지 가봤니

    미처 몰랐던 제주도… 여기까지 가봤니

    참 놀라운 곳이 제주다. 까도 까도 끊임없이 흰 속살이 나온다. 양파 껍질처럼 말이다. 제주 일주 해안도로가 생긴 이후, 그리고 지금도 곳곳에서 뚫리고 있는 도로 탓에 제주가 바다 위에 뜬 섬이 아니라 도로 위에 뜬 섬이 되고 말았다는 탄식도 없지 않다. 그래도 부지런히 발품 팔다 보면 여태 옛 모습을 잃지 않은 곳들과 곧잘 마주치게 된다. 단 전제가 있다. 이름난 곳은 부러 외면해야 한다는 것. 제주의 명소에 대한 비움이 없다면 생경한 여행지에 대한 기대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이번 제주 여정에서도 과문을 탓해야 할 풍경들과 새로 만났다. 월정리 등 아름다운 해변을 품고 있는 구좌의 해안가와 한경면 청수리의 청수곶자왈이다. 제주를 방문할 때마다 늘 궁금했던 것 가운데 하나. 제주 북동쪽 해안가에는 무엇이 있을까. 꼭 집어 말하자면 명자깨나 날리는 함덕 서우봉해변과 성산 일출봉 사이엔 대체 뭐가 있냐는 거다. 대개의 제주 여정에서 이 지역은 외면받기 일쑤다. 도드라진 명소가 없으니 꼭 가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을 터. 그런데 몰랐을 뿐 없는 건 아니었다. ●반달 모양 해변에서 이국적인 풍경과 만나고 그 풍경은 해안도로 동복-김녕 구간에 펼쳐져 있다. 이 해안에서 만나는 건 작고 서정적인 제주의 모습이다. 물총새의 날개깃을 닮은 아이스 블루의 시원한 물빛, 흰빛 도드라진 모래사장, 검은 현무암이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금능, 협재, 함덕 등 화사하기 이를 데 없는 해변들과 이름값에서 견주기는 어렵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한결 조용하고 한적한 제주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 함덕, 삼양 해변 등의 명소를 줄줄이 지나면 목지섬이 나온다. 불법 포획돼 돌고래 공연으로 혹사당하다 지난해 7월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가 맨 처음 자유를 맛봤던 바로 그 바다다. 목지섬 인근의 해안가 마을 곳곳에는 주황빛 테왁이 물 위에 떠 있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이다. 제주 해녀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요즘 이처럼 대규모 물질 작업을 보는 것 자체가 이채롭다. 그들이 채취하는 건 ‘바다의 잡초’ 우뭇가사리다. 요즘 제주에서 참살이 식품으로 각광받는다는 해산물이다. 전국 우뭇가사리 생산량(약 3000t)의 70%가 제주산인데 이 중 90%가 구좌읍 일대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우뭇가사리는 십중팔구 이 일대에서 자란 셈이다. 우뭇가사리는 묘한 녀석이다. 맛이 없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아예 무미(無味)하다. 칼로리도 거의 없다. 반면 섬유소는 많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인 셈이다. 그런데 맛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문제다. 주민과 시, 학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상품화를 고민한 끝에 이걸 양갱으로 만들었다. 우뭇가사리를 가공한 한천에 백년초, 블루베리 등을 섞은 뒤 달달한 맛을 더했다. 밤톨만 한 양갱을 한입에 쏙 넣고 나면 이후 여정이 달콤해진다. 현지 주민들의 가계에 도움이 됐다는 공정여행의 즐거움도 가슴에 들어찬다. 김녕성세기해변에서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수의 외국인 해수욕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필경 나라 밖에도 단단히 입소문 난 게다. 이웃한 월정리해변은 이 구간의 절정으로 꼽을 만하다. 이름 그대로 바다에 접한 반달 모양의 마을이다. 시리도록 파란 바다와 여인의 살결을 닮은 희고 고운 모래 그리고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모습을 그려 낸다. 원래 독특하고 예쁜 카페 거리로 이름을 얻은 곳이지만 해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 ●짙은 숲길에서 제주의 ‘허파’를 실감하고 이제 청수곶자왈을 말할 차례다. 곶자왈은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류(熔岩流)가 분포한 지대에 형성된 숲’이다. 쉽게 말해 굳은 용암 위에 형성된 숲을 이르는 제주 사투리다. 제주 사람들은 이를 ‘제주의 허파’라 부르기도 한다. 곶자왈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연간 중형차 4만여대에서 내뿜는 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제주 일대에 이름난 곶자왈은 여럿이다. 하지만 숲의 깊이에서 청수곶자왈과 견줄만 한 곳은 없다. 과문한 탓에 여태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청수곶자왈은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네 그루의 거대한 팽나무가 작은 습지를 둘러싸고 있다. 곶자왈 숲 속의 노루나 인근 목장의 말들이 곧잘 물을 마시러 온다는 연못이다. 저물녘 마주한 연못은 신비로웠다. 늙은 팽나무는 꿈틀대는 가지를 사방으로 뻗었고 지는 해가 깃든 연못은 붉게 물들었다. 해리 포터류의 판타지 영화 배경으로도 손색없을 자태다. 애초 청수곶자왈을 찾은 건 반딧불이를 보자는 뜻에서였다. 지난해 제주에서 만났던, 그러니까 밤의 검은 공기를 찢으며 비행하는 초록 물체에 대한 기억이 워낙 강렬했던 탓이다. 소리 없이 점멸하는 녀석의 초록불과 만나자니 당연히 밤에 청수곶자왈에 들어야 할 터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주민은 극구 손사래를 쳤다. 탐방로가 놓이지 않은 곳에선 주민들조차 길을 잃을 정도로 숲이 깊다고 했다. 저물녘 들어간 곶자왈엔 시나브로 어둠이 내려앉았다. 탐방로 끝자락에 이를 쯤엔 눈을 뜨건 감건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깜깜했다. 아쉽게도 반딧불이의 초록빛 혼인비행과 마주하지는 못했다. 대신 숲은 이방인에게 허브향을 선사했다. 종을 알 수 없는 허브가 피워 올린 향기는 세상 그 어떤 향수보다 짙고 매혹적이었다. 이게 청수곶자왈의 향기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제주공항을 나와 좌회전한 뒤 제주항 지나 해안도로 동복~김녕 구간(1132번 국도)을 따라 가면 목지섬, 김녕성세기해변, 월정리해변 등과 연이어 만나게 된다. 청수곶자왈은 다소 복잡한데 오설록 티뮤지엄을 기준 삼으면 알기 쉽다. 티뮤지엄을 지나 산양입구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곧장 가면 작은 오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청수곶자왈 입구다. 철문 아래 잠기지 않은 작은 쪽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맛집 목지섬 초입의 좀녀네집(064-782-8584)은 해녀(좀녀는 잠녀의 제주 사투리)들이 잡은 해산물을 내는 집이다. 1만~2만원 선에 해삼, 낙지, 문어 등을 맛볼 수 있다. 전복죽(1만원, 2인 이상)은 30분 전에 예약을 해 둬야 한다. →잘 곳 제주시 한복판에 ‘합리적인 요금’의 특1급 호텔 롯데시티호텔제주가 새로 들어섰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제주도 내 최고 높이(지상 22층·89.9m)로 세워졌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일반 비즈니스 출장객들에게도 권할 만한 숙소다. 롯데시티호텔제주는 스위트룸과 디럭스룸, 슈페리어룸 등 다양한 크기의 객실과 다목적 연회장, 화상회의 시스템, 세련된 결혼식을 연출할 수 있는 최신 음향과 조명기기 등을 갖췄다. 6층은 야외 정원이다. 오는 20일 사계절 온수풀이 문을 열면 제주 시내 야경을 보며 느긋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투숙객들은 무료다. 22층의 뷔페 레스토랑 겸 바 ‘씨 카페’는 제주 특산 한우와 흑돼지, 해산물 등을 두루 내놓는다. 객실 요금은 30만원부터. 하지만 제휴 카드 할인 등 이런저런 할인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챙기면 뜻밖에 비즈니스 호텔급의 요금으로 체류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다. 20일부터 11월 말까지 올레길 7코스와 사려니숲길 등을 걷는 투숙객 전용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7월 1일~8월 말 곽지해수욕장에 전용 비치라운지를 운영한다. (064)730-1000.
  • “돌고래 지능이 ‘사람’처럼 진화 중”

    “돌고래 지능이 ‘사람’처럼 진화 중”

    돌고래의 지능지수는 인간 아이큐(IQ)로 측정해보면 70~80 정도로, 4세 유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여느 동물들에 비해 월등한 지능을 갖춘 돌고래지만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 더 똑똑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일부 생물학자들에 의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진이 이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취리히 대학 연구진은 최근 호주 서부 샤크 만(Shark Bay)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Indo-Pacific Bottlenose Dolphin)’ 무리 들을 관찰하던 중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돌고래 무리 중 일부가 ‘천연해면스펀지’를 부리에 부착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된 것이다. 해면스펀지를 사용할 경우 수영 중 마주치기 쉬운 날카로운 바위나 사냥하기 까다로운 생물체에 접근할 때 입 주변부를 보호해 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해당 무리 수컷 돌고래의 50%는 태생적으로 ‘해면스펀지’를 활용할 줄 알았으며 암컷의 60%도 열심히 ‘스펀지 활용법’을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취리히 대학 진화 생물학자 미카엘 크루젠과 시나 크레이커는 해당 돌고래의 습성이 어떤 기원에서 발생했는지 궁금해졌고 스폰지를 사용하는 돌고래 11마리와 사용하지 않는 돌고래 27마리의 지방산 조직샘플을 추출한 뒤 이를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실험에 돌입했다. 이후 얻어낸 결과는 놀라웠다. 스펀지를 사용하는 돌고래와 그렇지 않은 돌고래의 생체구조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크루젠 박사는 “도구를 사용하는 포유류는 역사상 몇 종이 되지 않는다. 이 돌고래는 도구를 사용하며 획기적으로 진화한 인간과 비슷한 습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의 설명대로라면,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남방큰돌고래는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생태계의 새로운 지점을 개척하는 종이 된다. 어쩌면 자연먹이사슬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게 될 수도 있다. 아직 연구진에게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 천연해면스펀지가 돌고래의 사냥기술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기존 돌고래들은 음파탐지를 통해 사냥감을 추적했지만 이는 깊은 물속 바닥에 숨어있는 물고기들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서 연구진은 해면스펀지가 돌고래의 음파탐지능력을 수면 밑바닥까지 증폭시키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 여기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크루젠 박사는 “아마도 곧 다가올 미래에 밝혀질 습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진은 해면이 아닌 조개를 이용하는 돌고래 종류에 대한 연구도 추가적으로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사진=라이브 사이언스닷컴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귀향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귀향

    “배를 타고 가면 1박 2일이 걸려 엄청나게 시달릴 텐데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디란 말인지….” 지난해 5월이었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고향 바다로 되돌려 보낼 무렵 시민위원회는 이런 목소리를 냈다. 가뜩이나 민감한 돌고래 성격에 낯선 환경에서 최대한 빨리 옮기지 않으면 무슨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도와 서울 간에는 정규 화물기가 없는 탓에 비행기를 탄다고 하더라도 이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이었다. 참으로 난감했다. 비싼 항공료도 걸림돌이었다. 다행히 생명다양성재단, 동물자유연대, ㈔한국동물보호단체(KARA)에서 3500만원을 모금해 줘 가까스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드디어 디데이인 11일을 맞았다. 사육사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돌고래관에서 밤을 새우며 제돌이 포획 작업을 준비했다. 야생 훈련을 받으며 지내 온 제돌이는 사육사가 보내는 신호에도 잘 따르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게 생활했다. 이런 녀석을 물 위로 나오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발버둥치는 제돌이를 사육사와 수의사 10여명이 능숙한 몸놀림으로 제압했다. 제돌이를 공항까지 운송할 무진동 차량에 무사히 태우고 작별 인사를 마쳤다. 이 모든 과정은 몇 분의 오차도 없이 진행돼야만 했다. 가로 3.2m, 세로 93㎝ 크기의 특수 용기에 스펀지를 사방으로 깔아 충격을 막고 물이 흘러넘쳐 호흡을 곤란하게 하지 않도록 했다. 제돌이 사육사와 수의사가 김밥과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동행했다. 푸른 제주 서귀포 성산항 앞바다의 고향 냄새를 맡은 제돌이가 연신 터지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가두리 적응 훈련장으로 옮겨지는 순간 환호의 박수 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곳에는 대법원으로부터 몰수형을 선고받은 돌고래 ‘춘삼이’와 ‘삼팔이’가 와 있었다. “제돌아, 친구들과 무사히 훈련받고 더 너른 바다로 돌아가거라.” 성산항에 제돌이의 적응 훈련을 지켜볼 연구자와 사육사를 남겨 둔 채 발걸음을 돌렸다. 많은 이의 우려와 관심 속에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서서히 제주 앞바다에 적응하며 바다 생활을 즐겼다. 매일 15㎏씩 싱싱한 고등어, 방어 등의 활어를 잡아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 모두 뿌듯해했다. 그러나 이때, 매년 우리나라 전국을 강타하는 태풍이 밀려오는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었다. 행여 강풍에 가두리가 부서지지는 않을지, 돌고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현지에 파견된 사육사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을 때마다 한숨을 내쉬곤 했다. 학술용역 연구팀과 사육사들이 바다 위에서 가두리와 돌고래를 지키느라 얼굴이 새까매지고 있었다. 제돌이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제돌이는 2009년 5월 제주 성산항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설치한 정치망에 걸려 포획된 후 제주의 공연 업체와 서울대공원에서 쇼에 이용되던 중 2011년 7월 불법 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2012년 3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대공원을 찾아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7억 5000만원이라는 큰 예산이 필요한 가운데 서울시와 시의회의 의견 대립이 팽팽했다. 대공원은 시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설득한 끝에 겨우 예산을 승인받았다. 돌고래쇼 지속 여부를 놓고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묻는 워크숍을 열고 여론 조사를 벌인 끝에 29년간 이어져 온 쇼가 사라지게 됐다. 제돌이는 학계,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시의회 및 시민단체 14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야생 적응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산 오징어, 고등어, 광어 등을 매일 수산시장에서 10㎏씩 사다가 특식으로 제공했다. 고등어는 2시간만 지나도 제 성질을 못 이겨 죽어 버리기 일쑤여서 긴장감도 적잖았다. 제돌이는 고등어, 광어를 가장 즐겼다. 그런데 6월 22일 제주도에 파견된 사육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육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돌고래 한 마리가 가두리를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동물원 식구들 얼굴이 하얘질 수밖에 없었다. 제돌이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성산항으로 옮길 무렵 제돌이는 지느러미에 위성추적장치가 부착돼 있던 터라 바다에 나갔더라도 금세 위치를 알 수 있었겠지만 1년을 웃도는 방류 준비와 연구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 시간을 가두리 주변에 머물던 삼팔이는 지나가는 배를 따라 저 멀리 바다로 떠나 버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던가. 잠수부를 동원해 가두리 안을 샅샅이 살펴보니 태풍 때문에 그물에 구멍이 나 있었다. 평소 호기심 많던 삼팔이가 그물 구멍에 얼굴을 내밀고 장난을 치다가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한코 한코 그물을 꿰매 손질을 하는 사이 제돌이 방류 학술용역팀은 최종 방류지인 김녕해안에 가두리를 설치하는 일을 매듭지었다. 태풍이 잦아지기 직전이라 다급함은 더했다. 6월 26일 제돌이와 춘삼이는 김녕항 주변의 최종 야생 적응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춘삼이 지느러미에도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하고 멀리서 눈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제돌이는 1번, 춘삼이는 2번으로 지느러미에 냉동 표식을 했다. 최종 방류 예정 지역인 김녕항은 성산항과 달리 파도가 높고 바람도 훨씬 심한 곳이어서 적응 훈련이 꼭 필요했다. 연구자와 사육사들도 하루 한 번씩 먹이를 주러 갈 때만 잠시 머물러야 했을 정도로 바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곳이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육지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빨리 적응 훈련을 마치고 바다로 방류되기를 바라는 모두의 마음을 알았는지, 두 마리의 돌고래가 이동한 다음 날인 6월 27일 기쁜 소식이 들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서귀포 모슬포 근처에서 삼팔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50~60마리나 되는 무리 속에 섞여 함께 이동하더란다. 돌고래들은 각각 다른 지느러미 모습을 가지고 있어 이것으로 구별한다고 한다. 다행히 사육사들이 찍어 놓은 지느러미 사진이 있어 고래연구소 사진과 대조해 보니 정확히 일치했다. 이제 제돌이와 춘삼이도 바다에 돌아가면 무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 날이었다. 삼팔이의 건강한 바다 생활이 확인된 후 서울대공원과 제돌이방류연구용역팀은 마음이 분주해졌다. 본격적인 태풍이 오기 전에 제돌이와 춘삼이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1년을 웃도는 동물원에서의 먹이 훈련, 서울대공원 동물병원과 건국대 수의과대학팀의 질병검사, 이화여대 연구팀의 행동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방류 적정성 평가를 거쳐 제돌이방류시민위원회에서 방류일을 7월 18로 결정했다. 두둥. 마침내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왔다. 버스에 올라 다시 배를 타기 위해 김녕항으로 이동한 뒤 제주해양경찰청에 선승 신고를 하고 바다에 있는 야생 적응 훈련장 가두리로 들어가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돌고래 방류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이 타고 갈 배가 턱없이 모자라는 일이 발생했다. 파도가 험한 바다 위에서의 행사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워낙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터라 해경도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결국 모터보트까지 동원해 5~6명씩 가두리로 이동시키기까지 했으나 정작 업무 담당자들은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많은 사람이 가두리 주변에 서면 가라앉을 게 뻔하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 가두리를 떠난 제돌이는 한 시간 뒤 열심히 헤엄쳤다. 8월 3일엔 무리에 합류했다는 낭보를 들었다. “제돌아, 친구들과 함께 행복해야 해.” 김보숙 서울동물원 기획운영전문관 kbs6666@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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