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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넥슨…야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반등할까

    위기의 넥슨…야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반등할까

    지난해 신작 가뭄을 겪었던 넥슨이 올해는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넥슨은 자사 유명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24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던전앤파이터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 5000명에 달하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강력한 IP로, 2005년 원작 출시 이후 17년 만에 선보이는 모바일 버전도 한껏 기대감을 모았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2D 액션 게임으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자동 전투 대신 수동 전투 시스템을 채택해 게이머가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8개 서버에서 최대 100만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내려받아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지난해 넥슨은 신작 출시가 거의 없던 탓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최근 창업주인 김정주 NCX 전 대표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내부 사기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은 올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DNF(던전앤파이터) 듀얼, 프로젝트 ER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줄줄이 내놓으며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는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 모험가분들이 원작의 빠르고 호쾌한 액션성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 신한금투 GIB 총괄사장 후보에 김상태 전 미래에셋 IB 총괄사장

    신한금투 GIB 총괄사장 후보에 김상태 전 미래에셋 IB 총괄사장

    신한금융지주는 1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금융투자 글로벌·그룹 투자은행(GIB) 총괄 각자대표 사장 후보로 김상태(57) 전 미래에셋증권 투자은행(IB) 총괄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경위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는 데 역할을 했고,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의 통합 과정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경위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수년간 아시아신탁과 신한벤처투자 인수, 신한리츠운용 설립, 자산운용사 통합 등을 통해 자본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면서 “추가 성장을 위해 IB 분야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신한금융투자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임기는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 IBK기업은행, 여풍 세질까…유엔 여성역량강화원칙 가입

    IBK기업은행, 여풍 세질까…유엔 여성역량강화원칙 가입

    기업銀 여성 관리자 비중 32% “성별 다양성이 발전 동력 되길”IBK기업은행이 비교적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유리천장 관행을 깨고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장려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유엔 여성역량강화원칙(WEPs·Women’s Empowerment Principles)에 가입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원칙은 직장 및 지역사회 내에서 여성 인권을 증진시키고 여성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2010년에 공동으로 발족한 이니셔티브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를 통해 여성역량강화 7대 원칙을 준용하고 해외 모범사례를 참고해 양성평등 우수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7대 원칙에는 양성평등을 위한 기업 고위급 리더십 구축과 여성을 위한 교육과 직업 훈련 및 전문인력 개발 장려 등이 있다. 이날 기준 기업은행의 여성 관리자 비중은 약 32% 수준이다. 윤종원 행장은 취임 이후 양성평등 문화 확산 등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행장은 “성별 다양성은 어느 일방을 편들거나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닌 공정성의 문제”이며 “성별 다양성이 평등의 가치를 넘어 모두가 함께 지속 발전하는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금융지주, AC 첫 투자…150억원 펀드 결성

    한국금융지주, AC 첫 투자…150억원 펀드 결성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첫 투자매년 150억원 규모 펀드 결성계열사 활용 IPO·M&A까지 지원한국투자금융지주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AC)를 설립해 본격 투자에 나섰다. 한국금융지주는 청년 기업을 위한 재무적 투자와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1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첫 투자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AC 설립을 위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200억원을 출자했다. 스타트업 지원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확대하겠단 복안이다. 신임 대표는 백여현 한국금융지주 사회공헌담당 부사장이 맡는다. AC는 사업 개시 3년 미만의 초기 창업 기업을 발굴해 초기 자본금 투자, 사업공간 제공, 멘토링 등 창업 보율을 수행하는 전문기관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심사를 통해 지정된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지난 15일 150억원 규모의 ‘한투 바른동행 셰르파 제1호’ 펀드 결성한 데 이어 매년 1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청년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는 별도의 정부 정책자금 투입 없이 한국금융 계열사의 출자로만 구성됐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청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 계열사들은 후속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는 서울 테헤란로 인근에 2개 층 1600㎡(약 480평) 규모의 창업 보육 공간도 마련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을 활용해 초기 기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생애 주기 전 사이클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신한금융투자 GIB총괄사장 후보에 김상태 전 미래에셋 사장

    신한금융투자 GIB총괄사장 후보에 김상태 전 미래에셋 사장

    신한금융투자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 총괄 각자대표 사장에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총괄사장이 추천됐다. 신한금융지주는 1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금융투자 GIB 총괄 각자대표 사장 후보로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투자은행) 총괄 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경위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IB총괄 사장을 역임한 정통 증권맨으로,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등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고,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의 통합 과정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자경위는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IB분야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경위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수년간 아시아신탁과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 인수, 신한리츠운용 설립, 자산운용사 통합 등을 통해 자본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고, 추가 성장을 위해서 신한금융투자의 IB부문이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지난해 연말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에 이어 김상태 사장 영입으로 자본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진용을 갖췄다”며 “기존 이영창 사장과 김상태 사장은 앞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협업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내정자는 신한금융투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 웹툰 ‘머니게임’ 미국 유튜브 예능으로…국내 웹툰 해외 웹예능 진출은 처음

    웹툰 ‘머니게임’ 미국 유튜브 예능으로…국내 웹툰 해외 웹예능 진출은 처음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머니게임’이 미국에서 웹예능으로 제작됐다. 14일(현지시간) 구독자 7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쥬빌리(Jubilee)’를 통해 미국판 웹예능 ‘머니게임(Money Game)’이 공개됐다고 네이버웹툰이 15일 전했다. 국내 웹툰 IP(지적재산)가 해외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하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판 웹예능 ‘머니게임’은 5부작의 리얼리티 예능으로, 총 상금 30만 달러를 두고 8명의 참가자가 두뇌 게임을 펼치는 내용이다. 참가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별도로 마련된 세트에서 10일 동안 시중 물가 100배가 적용된 밀실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최종 승자만 상금을 차지한다. 미국판 ‘머니게임’은 에미상을 수상한 다수의 TV시리즈 편집 경력을 가진 마크 아비트라리오가 연출을 맡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트랜스페어런트아츠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인종과 직업, 종교를 배경으로 한 인물들이 출연해 한국판 웹예능과는 또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원작 웹툰 ‘머니게임’은 총 상금 448억원을 두고 8명의 참가자가 100일간 생존경쟁을 펼치는 스릴러물이다. 2018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했고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게임적 요소가 강하고 리얼한 심리 묘사로 여러 예능 제작사들이 주목했고, 국내에선 지난해 웹예능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배진수 작가는 “해외에서 제 작품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티 예능이 탄생한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면서 “특히 원작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웹툰 IP의 위상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도 이번 웹예능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 IP 영상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룰 셋팅, 캐스팅 등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서 오리지널 스토리와 설정의 강점을 살리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네이버웹툰 김범휴 글로벌 IP 사업 실장은 “한국판 웹예능이 큰 인기를 끌면서 리얼리티 예능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웹툰 IP의 기반의 예능 콘텐츠 제작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네이버웹툰의 우수한 IP를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선보여 원작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러시아, ‘짝퉁 허용’으로 글로벌기업 빠진 자리 메꾼다

    러시아, ‘짝퉁 허용’으로 글로벌기업 빠진 자리 메꾼다

    러시아가 ‘비우호국가’의 특허 도용을 사실상 합법화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명령에서 비우호국에 등록된 특허 소유자에 대한 보호가 없어진다고 선언했다. 또 러시아 기업들이 허가 없이 특정 특허를 사용하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가없이 특허 사용해도 손해배상 소송 안 당해러시아 정부는 지난 7일 경제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8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관리들은 일부 상표권에 대한 제약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처럼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브랜드를 러시아 현지 업체가 계속 사용해도 위법이 아니라는 뜻이다. 러시아는 미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비판해왔다. 지난해 미 무역대표부(USTR) 연례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중국, 인도 등과 함께 지식재산권 보호가 미흡한 우선감시대상국 9개국에 포함됐다. 특허 관련 명령과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러시아 정부의 지식재산권 보호 철폐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서방의 러시아 투자에 오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의 지식재산권(IP) 전문 변호사 조쉬 거번은 예상했다. 그는 “푸틴이 러시아와 세계의 관계를 어떻게 영원히 바꿔버렸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말했다. 러 업체가 맥도날드 매장 무단운영 가능해져특허 도용과 달리 상표권 보호 폐지 명령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공급망 여파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공급이 제한된 특정 상품과 관련한 지식재산권의 사용 제약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잠재적 조치는 발명과 컴퓨터 프로그램, 상표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거번 변호사는 상표권에 관한 명령이 나오면 러시아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한 미국 브랜드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 보호가 사라진다면 러시아 현지 업체들이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하면서 맥도날드로 자칭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앞서 지난 8일 맥도날드는 러시아 내 850개 매장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1차대전 때 독일 아스피린 특허 몰수다만 전시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철폐하는 조치는 이전에도 있었다. 스미소니언매거진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적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는 조치로서 독일 제약사 바이엘의 미국 내 아스피린 특허권을 박탈했다.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을 시작으로 이케아, 자라 등 가구·패션, 카드업계와 식음료업계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다.
  • ‘무늬만 그린’ 고발합니다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무늬만 그린’ 고발합니다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글로벌 25개사 기후대응 우수 ‘0’ 넷제로 선도 구글·아마존도 ‘미흡’ 탄소 감축 외 소비·폐기엔 무관심 친환경 활동 상쇄 ‘플랜B’ 의존도 NGO ‘재활용 외면’ 코카콜라 소송 목표 미달성 ‘그린워싱’ 책임 물어구글, 아마존, 애플, 이케아, 네슬레는 글로벌 기업인 동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그중에서도 환경(E) 관련 모범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두 늦어도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RE100 캠페인, 순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넷제로에 선도적으로 동참한 곳이기도 하다.그러나 독일 비영리단체인 신기후연구소(NCI)와 탄소시장감시(CMW)는 이 기업들조차 탄소 감축의 여정에서 미숙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공개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점유한 25개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8일 살펴보니 기업들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못 미치는 여러 실태가 탐지됐다. ●기업 스스로 정한 감축 목표에도 못 미쳐 보고서는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와 이행 정도를 분석해 ‘우수·합리적·보통·미흡·매우미흡’ 등 5개 등급을 부여했다. 네슬레와 유니레버 등 11곳은 매우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어 구글과 아마존, 이케아 등 10개 기업이 미흡 등급이었다. 애플과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 3곳은 중간으로 분류됐다.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합리적 등급을 받았으며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보고서는 25개 기업의 2019년 대비 2030년 평균 감축률을 최대 40%로 평가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곳이 6곳이나 포함됐지만 감축률 90% 달성이 예상돼 합리적 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뿐이었다. 보고서를 쓴 NCI의 토머스 데이는 “기업들은 야심찬 말을 늘어놓지만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열심이란 회사들마저 자신들의 조치를 과장해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은 왜 무더기로 혹평을 듣게 된 것일까. 기업이 추진하는 탄소 감축의 범위와 연구소의 인식 간 격차가 있어서다. 우선 기업들은 생산하는 제품이 파생시키는 탄소배출량을 간과하고 있다고 NCI는 설명했다. 애플의 경우라면 탄소발자국(제품 관련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 총량)의 70%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기타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전기 소비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에만 전력을 다할 뿐 제품이 팔려 소비자가 사용하는 단계나 팔린 제품이 폐기되는 단계의 탄소배출량에 대해선 무관심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두 번째로 기업들이 탄소 상쇄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혹평으로 이어졌다. 제품을 생산·운반하는 단계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기업들은 ‘플랜B’로 친환경 활동에 기부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상쇄시킬 수 있는데 조사 대상이 된 기업 25곳 중 24곳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 일부 기업은 BBC 등의 매체를 통해 NCI의 보고서가 채택한 조사방법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을 대변하는 측면 때문에 주목받았다. 이미 1987년에 제네바에서 제1차 세계기상회의가 열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결성되고 1992년 리우협약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했음에도 이후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 상황에 처하면서 그동안의 실행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던 와중이었다는 얘기다. 기업이 어떤 기후변화 대응 선언을 했는지가 아니라 기업이 실제 잘 대응하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는 소비자들은 NCI 보고서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 대응 목표 이행률에 대한 기업과 환경단체, 소비자 간 인식 차이는 ‘그린워싱’ 논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동력을 품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의 얼굴을 인위적으로 하얗게 분장하던 관행을 비판하는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이란 용어의 앞부분을 친환경 이미지를 지닌 그린(green)이란 말로 교체한 용어인 그린워싱은 기업들이 실상과 다른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워 경제적 이익을 보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테면 2000년대 후반 코카콜라는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제작하고 2030년까지 전체 제품 용기의 50%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폐기물 없는 세상’ 캠페인 등을 벌였는데, 환경단체들은 실상 코카콜라가 플라스틱병을 반환하면 보상하는 보증금 제도 법률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슬레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든 가정용 캡슐커피의 재활용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최근까지 빈 캡슐 회수율은 3개당 1개꼴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채굴 회사들이 자신들의 공해 사업 대신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부분만 적극 홍보하거나 기업의 로고를 초록색으로 바꿔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마케팅 등이 모두 그린워싱으로 취급된다. 일단 그린워싱을 한 기업으로 인식되면 파장은 기업의 평판 실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폐기물 없는 세상’ 슬로건을 내세웠던 코카콜라는 지난해 6월 미국 환경단체인 어스아일랜드로부터 고소당했다. 어스아일랜드는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게 새 제품을 만드는 일보다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로 코카콜라는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면서 뒤로는 플라스틱 쓰레기 방출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9월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SA)는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의 광고를 중단시켰다. 라이언에어는 “유럽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항공사”라고 광고했으나 이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선 동물복지, 환경친화적 농법을 지켰다고 과장 광고를 한 농축산·식품회사를 상대로 제기되는 소비자단체의 소송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현재 넘어 미래 약속까지 따져 친환경을 내세운 과장 광고를 단속하거나 거짓이 섞인 캠페인을 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활동은 그래도 기업의 과거 혹은 현재 행적에 대한 문제 제기다. 지난해부터는 그린워싱 관련 문제 제기는 기업이 약속한 미래를 문제 삼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2030년 혹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언했지만 진행 속도나 방식을 보았을 때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을 문제 삼은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호주 기업책임센터(ACCR)가 석유회사인 산토스를 상대로 낸 소송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ACCR은 “산토스가 연례 보고서에서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204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제시했으나 CCS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산토스는 기만적인 탄소 감축 계획을 발표해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며 상법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을 주장했다. 이 소송을 계기로 기업이 제시한 탄소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여부가 소송으로 비화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달 들어선 프랑스 정유사 토탈에너지가 환경단체인 그린피스프랑스, 지구의 벗 프랑스로부터 피소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린피스 등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5월부터 송출된 이 회사의 광고를 문제 삼았다. 토탈에너지가 사업계획서엔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계속 늘린다는 계획을 적시하고 광고에선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명백한 그린워싱이자 소비자 기만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ESG 경영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 행적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 기업들 “기존 사업 꼬리표 뗀다”… 주총서 신사업 선점 속도전

    기업들 “기존 사업 꼬리표 뗀다”… 주총서 신사업 선점 속도전

    이달 중순부터 본격 개막하는 주주총회에서 주요 상장사들은 기존 사업의 꼬리표를 떼고 수소, 블록체인, 전기차,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등 신사업을 정관에 새로 추가하며 미래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로 새 기회를 찾는다. 최근 태양광 사업을 접으며 스마트폰에 이어 적자 사업을 정리한 LG전자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판매 사업,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LG전자는 구글, IBM, 보잉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포함된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헤시그래프’ 운영위원회에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며 사업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을 탑재한 TV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게임 업계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오는 31일 주총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정관에 넣을 크래프톤은 최근 서울옥션블루와 NFT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블록체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했다. 통신 업계는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한다.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사업과 AI 기술 융합·활용을 통한 의료기기, 동물용 의료기기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AI 기반의 의료기기는 자사가 개발한 AI 수의 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을 사업화하려는 것으로, 반려동물을 촬영한 엑스레이를 AI가 분석한 뒤 분석 정보를 수의사에게 제공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 방식이다. KT도 이번 주총에서 마이데이터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건설, 정유, 화학, 물류 등의 업종에서는 산업 생태계 변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에 발맞춰 수소나 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 DL이앤씨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및 탄소자원화 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발전소, 철강, 정유, 시멘트 등 제조업 분야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등에 대한 발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라 원천기술을 확보해 해외 사업 기회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수소·수소연료전지 관련 사업을,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암모니아 발전사업을, 롯데케미칼은 수소탱크와 수소 충전소 운영 사업을 주총에서 승인받을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EV릴레이(전력조절장치) 사업을 물적분할해 다음달 1일 신설법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출범시킨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28일 주총에서 캐릭터 상품의 제조·판매업을 더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닮은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한 지식재산권(IP)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품을 넘어 패션, 자동차, 게임 등 제이릴라 캐릭터와 어울리는 다양한 사업 분야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캐릭터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 美·EU, 러 ‘돈줄’ 끊고 경제 숨통 조인다… 中·러 손잡고 대비 변수

    美·EU, 러 ‘돈줄’ 끊고 경제 숨통 조인다… 中·러 손잡고 대비 변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보복하고자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입을 타격과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 나라가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중앙은행을 포함한 주요 은행과 기관, 기업들이 국제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국가 경제도 마비되기에 금융계에선 이를 ‘핵무기 투하’에 비유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오래전부터 중국과 손잡고 서방의 스위프트 차단 위협에 대비해 왔기에 생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스위프트 제외는 러시아 은행이 국제금융시스템에서 끊어져 글로벌 영업 능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은행들은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하게 돼 러시아의 수출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를 반대해 온 독일도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파렴치한 공격 이후 러시아의 분리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스위프트는 1973년 미국과 유럽의 240여개 금융회사가 안전하고 정확한 송금 업무를 하려고 만들었다. 하루 평균 4200만건의 거래 정보를 주고받는다. 전 세계 은행들이 사용하는 결제 전용 메신저이자 미 달러화 등 돈줄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스위프트가 아니어도 다른 결제망을 이용해 다른 나라 은행과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와 보안이 크게 떨어져 참여 은행도 거의 없고 비용도 크게 뛴다. 2012년 EU가 이란의 핵 개발 강행에 맞서 이란 은행들을 스위프트에서 차단하자 이듬해 이란의 석유 수출·수입이 절반으로 줄었고 해외 무역도 30%가량 줄었다.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에서 빠지고 중앙은행도 6430억 달러(약 774조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외환 보유고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 국가 재정에 타격이 발생한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이란보다 더 큰 만큼 고통도 배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러시아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던 2014년부터 스위프트 퇴출 가능성에 대비해 나름의 대안을 준비해 왔다. 우선 2015년 독자 결제망인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을 개발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쿠바 등에서 33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자체 결제망인 ‘중국국제결제시스템’(CIPS)과 연계해 활용성을 높였다. CIPS에는 전 세계 금융기관 1200여곳이 가입해 있다. 스위프트의 위상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미국과 EU의 제재를 어느 정도 우회할 수 있다. 때마침 중국도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백악관이 스위프트 배제 가능성을 검토하자 ‘언젠가는 그날이 올 것’으로 판단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강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스위프트에서 퇴출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현재 17% 수준인 중러 교역 내 위안화 결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쉬위안훙 부연구원은 “(이런 이유들을 종합하면) 러시아가 스위프트 배제를 반드시 두려워한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메모리 비즈니스/건축가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메모리 비즈니스/건축가

    대한민국은 혁신국가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각종 대외적 지표를 보면 부정하기가 더 어렵다. 일례로 2018년 블룸버그의 혁신지수 1위 국가가 대한민국이었다. 2위가 스웨덴, 3위는 싱가포르였다. 2021년 다시 1위 차지를 차지하면서 ‘탈환’이라는 표현까지 동원됐다. 같은 해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선정한 ‘2021년 글로벌 혁신지수’ 5위에 오르는 등 혁신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세계적 지위는 대단하다. 2020년에는 2위였으니 오히려 이전보다 떨어진 결과가 이렇다. 근대사를 봐도 이해가 간다. 왕조국가였다가 식민지가 됐는데, 상당수 왕족들이 살아 있었지만 독립운동의 목표는 왕조국가 재건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수립이었다. 오랜 시간 한자 문화권에 있던 나라가 한글 전용을 실천하기 시작한 것도 놀랍다(물론 아직도 논란이 진행 중이다). 외래 종교를 받아들이면서 전통적 제사 문화에 큰 변화가 온 것, 중고등학교 시험을 철폐한 것, 전통적인 농업 국가가 빠른 속도로 기계와 전자 공업을 습득한 것,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적 수준인 것 등등을 또 다른 예로 삼을 만하다. 혁신을 지향하는 나라인지라 사람들은 새것을 유난히 좋아한다. 새것을 향한 열망은 단순히 개인적 선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현상이다. 대표적으로는 새집, 그중에서 새 아파트에 대해 열광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연대가 엇비슷한 경우가 생긴다. 신축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그러다가 또 다른 새것이 등장하면 결코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 새것으로서의 매력을 빠르게 잃어 간다. 새것은 새것인 순간 이미 낡아 있다. 이 대목에서 ‘메모리 비즈니스’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억산업’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이 담기는 장소나 분위기와 같은 것들을 중요하게 다루는 산업이라고 하겠다. 쉽게 말해서 카페나 식당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혁신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산업이 잘 자리잡기 어렵다. 연애 시절 자주 가던 골목길 안, 비좁은 카페에 자식들을 데리고 가서 ‘여기서 엄마와 아빠가 말이지…’라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은 가게 주인의 사업적 아픔만이 아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었던 사람들 인생의 몇 페이지 또한 찢겨 나간다. 하지만 앞을 보고 달려가는 혁신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이 또한 일상의 한 부분이다. ‘다른 게 또 생기겠지’ 하다 보면 실제로 그런 것이 나타난다. 그래서 그곳에 잠시 정 붙이고 추억과 기억을 담다 보면 어느 날 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푯말이 나붙는다. 한 세대는 마치 영겁처럼 긴 시간이다. 이제 기억을 오래 담을 수 있는 것은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SNS, 그리고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이다. 이 모든 혁신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 산업전쟁 핵심 된 반도체… 바이든, 中 견제 위해 파운드리에 사활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산업전쟁 핵심 된 반도체… 바이든, 中 견제 위해 파운드리에 사활 [손재권의 실리콘밸리 투데이]

    “이제 미국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겁니다. 반도체는 휴대전화, 자동차, 냉장고, 인터넷, 전력망 등 일상생활 거의 모든 분야에 필요합니다. 이제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고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제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임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24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발표 자리에 참석했다. 팻 갤싱어 최고경영자(CEO)의 이 투자 발표 자리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미 상무장관이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는 군사 안보, 경제 안보의 핵심”이라며 “미 의회는 반도체 투자에 사용할 국가 예산법을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미국 기업의 투자 발표 자리에 등장, 격려하고 민간 기업의 투자에 국민 ‘세금’을 동원하는 것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슈퍼301조’를 동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며 통상 압박을 하던 과거 미국 대통령과 정부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마치 한국 대통령이 경기 화성 삼성전자 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던 장면이 연상된다.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각 기업에 정부 보조금이 얼마나 쓰여졌는지 조사하고 압박하던 옛날의 미국이 아니다. 미국은 다급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형태의 ‘두 개의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전쟁이란 하나는 지정학적 전쟁(현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상황에 미국이 깊게 연관돼 있다)이고 또 하나는 산업 및 경제 전쟁이다. 중국과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헬스케어, 차세대 이동통신 등 각 영역에서 산업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 분야에서의 승리가 국가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지금은 지정학적 전쟁보다 산업 전쟁의 파괴력이 더 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은 유통망 붕괴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의 이슈가 됐다. 반도체가 산업 전쟁의 핵심 ‘전장’이 되고 있는 것을 대통령부터 엔지니어까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반도체 경쟁은 2022년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 타국의 D램 기업을 죽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마이크로칩(CPU) 기술 개발 경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특히 ‘파운드리’(Foundry)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지정학적 상황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이 다르다.파운드리는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팹리스)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하겠다는 반도체 공장도 ‘파운드리’다. 인텔은 공장 설립뿐 아니라 이스라엘 반도체 회사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 47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17일에는 ‘인베스터 데이 2022’를 열어 회사의 중장기적 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내에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최소한 72조원, 최대 144조원을 미국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파운드리 전쟁’에 총진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인텔이 이 전쟁에서 승리할지는 미지수다. 인텔이 파운드리 공장 건설과 타워 세미 인수를 발표한 후 주가가 14% 떨어졌다. 쉽지 않다. 아시아 기업들의 맞대응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는 지난해 최첨단 5나노미터(nm) 공정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120억 달러(약 14조 3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 구마모토현의 반도체 공장 건설에 9800억엔(약 10조 1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1800억엔(약 1조 87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전자도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하고 이번 분기(2022년 1분기)에 착공, 2024년 하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전체 산업을 돌이켜 보더라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한국, 미국, 대만의 각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동시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공격적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사활을 거는 것일까? 반도체 투자의 종착역은 왜 파운드리일까? 첫째, 산업적으로 주문형 칩의 시대(Custom Chip Era)로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기존의 퀄컴 등 팹리스 기업뿐 아니라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필요한 칩을 직접 설계해서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하기 시작했다. 실제 애플이 자체 설계하고 제작한 M1 칩은 퍼스널 컴퓨터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됐다. 구글도 2016년부터 인공지능 칩(TPU)을 설계, 제조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아마존이 클라우드용 CPU(Graviton)를 제작하고 있다. 초대형 시스템 회사가 직접 설계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에 맡기는 트렌드는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GM, 포드, 현대차 등 대형 자동차 회사들도 직접 반도체를 설계해서 위탁 제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둘째, 반도체는 국가 간 경쟁에 치명타를 미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미국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한 기업인 화웨이, SMIC에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소프트웨어 공급을 막았다. 외부의 첨단 기술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넘어서려는 중국에 어려움을 준 것이다. 특히 반도체는 원유 수입을 능가하는 국가 최대 수입항목으로 중국 국가 총수입의 18%를 차지한다.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제조해 세계에 판매해 온 중국으로서는 앞으로 국가 경제의 성패가 반도체 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은 러시아에 반도체 수출금지 카드를 쓸 것이다. 이처럼 반도체는 경제 제재에도 핵심 무기가 됐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과 세계 지도자들에게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국가 안보, 국가 경쟁력, 제조업 등에 전략적으로 중요한지 알려 주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미국은 반도체를 아시아 국가가 아닌 자국에서 만들어서 ‘반도체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아시아의 삼성전자와 TSMC의 공장을 유치, ‘메이드인 USA’를 완성하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이 재기하기 시작했다. 세계가 변곡점에 있고 상황이 크게 변할 것이다. 지금은 이런 과도기 순간 중 한 시점이다”라고 의미 부여를 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셋째, 현존 파운드리의 절대 강자 ‘TSMC’가 앞으로는 흔들릴 수 있다. 2021년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절반이 넘는다. 시가총액도 세계 10대 기업 반열에 올랐으며 아시아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TSMC가 됐다. 지금은 명실상부한 TSMC의 시대다. 하지만 앞으로는 바뀔 수 있다. TSMC는 최선단 공정인 5nm, 7nm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그다음의 선단 공정인 16nm가 매출의 14%다. 또 애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이며 대만에 집중돼 있다. 한 고객, 그리고 한 지역에 모든 생산시설이 있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더구나 TSMC의 최대 고객인 애플은 반도체 공정기술이 크게 바뀌는 것을 거대한 위험요소로 보고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평면구조에서 3면구조인 FinFET로 바뀌는 변화에서 애플은 TSMC와 삼성 두 회사를 제조사로 선택한 바 있다. 지금 첨단 반도체 산업은 설계 및 생산이 3면구조(FinFET)에서 4면구조(GAA FET)로 바뀌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4면구조 3nm 공정 생산을 올 상반기에 시작하고 TSMC는 3nm를 기존의 FinFET으로 연말까지 준비해서 내년부터 생산한다. 삼성이 4면구조로 기술 우위를 증명하면 애플의 수요를 TSMC에서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TSMC가 미국 공장 건설과 공정 업그레이드 투자로 삼성 등의 도전을 막으려 하고, 삼성전자와 인텔이 TSMC를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시작됐다. 더밀크 대표
  •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고,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잇단 흥행 성공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미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된 글로벌 OTT, ‘노동 환경 개선’ 낙수효과는 없었다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가는 탓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라다’고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 콘텐츠는 제작비의 10~20%가 수익률로 보장됐지만, 워낙 제작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전부 다 갖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드라마가 초대박이 나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히트를 쳐 약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게임이 단적인 예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지원을 받고 해당 드라마를 제작한 싸이런픽쳐스는 흥행에 대한 추가 수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판서 밀려나니..실종된 근로계약서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다. OTT 드라마 제작사들이 이 관행을 악용해 부당 계약을 종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그러나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은 지난해 9월 KBS와 자회사인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등 5개 드라마 제작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근로계약서 미작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건처리 기한이 5개월째 연장되는 동안 해당 드라마 중 절반이 종영되면서 고용노동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산업에선 CJ E&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서가 만들어졌다. 드라마 업계도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위해 2019년 전국언론노조 등이 4자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합의를 거부하고 방송사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파행됐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4대 보험을 적용하려면 그만큼 재원이 더 필요한데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더 못 올려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근기법 위반 눈감은 넷플릭스 업계 관행이 이렇다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에 ‘큰손’이 된 넷플릭스는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12명 중 52명(46.4%)은 ‘다른 드라마 제작환경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안명희 전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영화에서는 근로자로 일하던 사람들이 드라마를 찍을 때는 계약서도 안쓴다”며 “영화 스태프끼리 우스갯소리로 ‘알바하러 간다’며 드라마를 찍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인맥으로 인력 추천…현장서 한번 찍히면 낙인제작사나 방송사가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는 공공연한 업계 비밀이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이 업계는 100% 인맥 사회라 사람을 구할때 서로 전화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성으로 이뤄지는 드라마 제작 특성상 평판이 곧 밥줄로 연결된다. 부당하고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프로젝트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퍼스트(팀장급)-세컨-써드-막내’로 구성된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경력 기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서열과 위계는 견고하다. 기술 스태프 이주영 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이나 써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글로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조명·의상 등 영상 스태프 노동자 6만명이 모인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가 지난해 10월 파업을 결의하자, 넷플릭스·디즈니 등이 속한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는 매일 10시간 휴식과 금·토·일 54시간 휴식 등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글로벌 기업이라는데 뭐든지 한국식이니까요. 오징어게임이 성공한 뒤로 넷플릭스가 ‘한국인들은 미국처럼 안 해도 특별히 불만도 안 갖고 일 잘하네’라고 눈치를 챈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별기획팀
  • 中 대표 유니폼 입었다가…결국 은퇴 선언 대만 스케이팅 선수 논란

    中 대표 유니폼 입었다가…결국 은퇴 선언 대만 스케이팅 선수 논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만 선수가 은퇴를 시사하자 중국 언론은 은퇴가 대만 누리꾼의 악성 댓글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나섰다. 은퇴를 시사하며 돌연 양안 갈등의 중심에 선 선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중국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려 논란이 됐던 대만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황위팅(34)이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대만 선수단을 인솔하는 기수로 등장했으나, 이달 초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중국을 의미하는 ‘CHN’이 적힌 중국 국가대표 스킨 슈트를 입은 영상을 공개하며 대만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 바 있다. 당시 영상이 공개된 직후 대만 누리꾼들은 그를 겨냥해 '중국이 좋으면 중국에서 살고 두 번 다시 대만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등의 악성 댓글을 게재했다. 이후 황위팅은 지난 17일 여자 스피트 스케이팅 1000m를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 경기에서 그는 전체 24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의 은퇴 의사가 알려진 직후 중국 기관지 글로벌타임즈는 그의 저조한 올림픽 성적과 은퇴시사가 대만 주민들의 무자비한 악플과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중국 유니폼 사건 이후 처음으로 황위팅을 두둔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매체는 18일 보도한 논평을 통해 ‘황위팅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타이베이 선수 중 유일하게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면서 ‘경험은 물론이고 가장 높은 명성을 가진 선수로 이전 경기에서 수상한 금메달도 여럿이었다. 하지만 그를 겨냥한 유니폼 사건이 선수 생활에 갑작스런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고 대만 누리꾼들을 비난했다. 유니폼 사진이 공개된 직후 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황위팅을 겨냥한 각종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황 선수가 직접 나서 “중국 대륙 선수와 독일에서 훈련 중 만나서 친하게 지내게 됐다”면서 “보통 선수들은 훈련이 끝날 무렵 서로의 유니폼을 선물하는데 이때 중국의 유니폼을 받았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만의 일부 민진당 의원들은 황 선수를 현대판 ‘여포’에 비유하며 ‘대만의 수치’라고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황위팅 선수가 지난 7일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500m 경기를 마친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승점을 통과할 때 뜨거운 박수와 응원소리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관람객들의 열정에 감동 받았다. 마치 홈경기에 참여한 느낌이었다”고 답변한 영상이 공유되면서 그에 대한 대만 누리꾼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와 함께, 중국언론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비교하며 대만 민진당의 올림픽 참여 선수단에 대한 눈에 띄는 차별적 대우 행태를 비난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만 배드민턴 선수단이 탄 여객기에 대만 공군 미라주2000전투기 4대를 뛰워 ‘공중’ 환영식을 개최했던 것을 지적한 것. 당시 대만으로 귀국하는 대만 국적기 중화항공에는 배드민턴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리양과 왕치린이 타고 있었다. 리양-왕치린 팀은 남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며 당시 대만의 국민적 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 장면은 전 세계 각국 외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중국의 압력 때문에 국호를 ‘대만’이 아닌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대만 정부의 통쾌한 복수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황위팅 선수를 포함한 총 5명의 대만 선수단이 있지만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대중의 주목도는 이전과 달리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중국 기관지는 ‘대만 주민들은 황위팅 선수의 등장이 아니었다면 대만에서 올림픽에 선수들을 파견한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민진단 당국이 스포츠를 정치화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 [특파원 칼럼] 진정한 대국의 조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진정한 대국의 조건/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인 한류 콘텐츠는 우리 고유의 산물이 아니다. 40대 이상이라면 케이팝과 K드라마, K무비가 좁게는 일본, 넓게는 미국의 영향을 받아 성장했음을 잘 안다. 초기에는 이들의 지적재산권(IP)을 베끼다시피 해 조롱과 비난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미국의 지나친 선정성·폭력성을 지우고 일본의 과한 마니아주의를 벗겨 냈다. 빈부격차와 왕따, 차별 등 한국 사회의 문제도 숨김없이 담았다. 그러자 미일과 차별화된 우리만의 독창성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 결합해 ‘대박’을 쳤다. 미국과 일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한류의 기원은 미국”이라거나 “케이팝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며 노골적으로 한국인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듯한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 되레 미국에서는 K드라마가 히트할 때마다 출연자들을 직접 초대해 함께 열광한다. 일본에서도 자신들의 아이돌 육성 방식을 가져가 성공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 총괄책임자를 데려다가 ‘한국식 아이돌’을 선발한다. 이는 상대 문화에 대한 존중이다. 그만큼 미국과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4일. 기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각국 취재진과 국가체육장 ‘냐오차오’(鳥巢·새둥지)로 들어갔다. 직접 본 개회식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었다. 흠잡을 만한 것이 없었다. ‘한복 논란’만 빼면 말이다. 식전 행사 영상에서 한복을 차려 입은 이들이 방 안에 둘러앉아 윷놀이를 하며 설날을 보내고 있었다. 본행사에서도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고 머리도 땋아 댕기로 장식한 조선족 여성이 무대에 등장해 사회 각계 대표와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행사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이 중국 내 조선족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이뤄져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인도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가 지적했듯 한국인이 그토록 화가 난 근본 원인은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단행된 중국의 한국 문화 도용 시도 때문임을 중국인도 알아야 한다. 최근만 해도 역사적 고증도 없이 “한복(韓服)은 중국 한푸(漢服)에서 왔다”,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절임채소)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초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뜬금없이 “정말 맛있다”며 중국인들은 먹지도 않는 김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한국에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한류 소프트파워의 원류가 중국에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쌓인 한국인의 불만이 한복 논란을 통해 한꺼번에 폭발했다. 과거부터 문화는 주변국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최종 산물을 취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한반도가 동아시아 최대 세력인 중국의 영향을 받아 문화를 키워 왔음을 부정하는 한국인은 없다. 그러나 ‘중국적 요소가 들어가면 다 우리 것’이라는 듯한 지금의 태도는 보편성과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런 논리면 이탈리아의 파스타나 할리우드 영화 ‘쿵푸팬더’도 중국 문화의 일부여야 맞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자세는 주변국의 반감만 살 뿐이다. 이번 한복 논란은 한중 두 나라가 더 좋은 친구로 나아가고자 한 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양국 모두 상대방이 민감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배려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는 중국이 진정한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 빅딜 공격 vs 맞불 반격 vs 재미 저격… 클라우드 게임 ‘춘추전국시대’

    빅딜 공격 vs 맞불 반격 vs 재미 저격… 클라우드 게임 ‘춘추전국시대’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 엑스박스의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리고 닌텐도. 2000년대 글로벌 콘솔(비디오 게임) 시장은 이들 3개 회사가 삼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콘솔 시장 구도에 점차 금이 가고 있다. 구독형 클라우드(가상 서버) 게임의 등장 때문이다.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처럼 매달 일정 요금을 내면 플랫폼이 제공하는 게임들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기존처럼 게임 CD를 구매하거나 파일을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게임시장 조사업체 뉴주는 이 같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 2019년 1억 5200만 달러에서 2020년 6억 6900만 달러로 급성장했고, 지난해엔 15억 7100만 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4년엔 2019년 대비 4000% 이상 급증한 65억 3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MS는 자사의 구독형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전체 게임 시장에선 앞서지만, 클라우드 게임에선 다소 뒤처지는 소니도 MS를 따라잡고자 바싹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 엔비디아,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까지 클라우드 게임에 뛰어들면서 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야말로 클라우드 게임 춘추전국 시대의 도래다.공격적 M&A로 클라우드 키우는 MS 지난달 중순 전 세계 게임 업계를 들썩이게 한 ‘빅딜’이 있었다. MS가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MS의 역대 인수합병(M&A) 중에서는 물론이고 모든 빅테크 M&A를 통틀어 역대 최대 액수로 손꼽힌다. 미국 경쟁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서슬퍼런 심사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성사되지만,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디아블로·콜오브듀티 등 게임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들어 봤을 강력한 지식재산권(IP)들을 보유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MS의 시너지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는 MS의 클라우드 게임 확장 흐름 속에서 해석된다. 클라우드 게임의 성패는 구독 수에 달려 있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매달 1만원 안팎의 돈을 꾸준히 지불하게 만들기 위해선 재밌고 다양한 게임이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MS는 2014년 25억 달러(약 3조원)에 마인크래프트로 유명한 모장을, 2020년 75억 달러(약 9조원)에 엘더스크롤·폴아웃으로 유명한 제니맥스(베데스다)를, 그리고 올해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사들이는 등 공격적으로 생태계 확보에 나서고 있다.결과적으로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전 세계 구독자가 2500만명을 넘어서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게임패스는 국내에도 출시돼 월 7900~1만 1900원으로 100여개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국산 게임으론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네오위즈의 ‘스컬’, 그리고 스마일게이트의 신작 FPS(일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X’ 등이 등록돼 있다. 물론 게임 구성에 대해선 아직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타사에 비하면 준수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앞으로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엔 빅테크 기업 MS의 뛰어난 클라우드 기술도 뒷받침됐다. 소니, 번지 인수로 맞대응했지만… 최근 소니가 보이는 인수 행보 역시 MS와 같은 기조로 해석된다. 소니는 지난달 말 유명 FPS 장르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했던 번지를 36억 달러(약 4조원)에 인수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직후에 발표된 만큼 MS와의 IP 확보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맞대응 성격의 투자라는 해석이 강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다급해 보인다. 소니에도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있지만, 서비스 국가가 제한적인 데다 게임 구성도 신작보다는 구작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헤일로 IP는 MS에 귀속돼 더이상 번지가 만들지 못하는 만큼 소니는 번지의 ‘미래 가능성’에 투자한 상황이다. 막대한 현금을 내고도 당장 ‘킬링 콘텐츠’를 가져오진 못한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니는 MS를 놀라게 하지 못할 것이다. 번지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번 거래는 인수 전쟁에서 MS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준다. 소니는 큰 총이 생겼지만, (일반적으로) 대포 싸움에 총을 가져오진 않는다”고 이번 인수를 평가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MS의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소니 주가는 급락하는 해프닝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직 소니가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기존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새롭게 정비한 ‘스파르타쿠스’(가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우물 파는 닌텐도 ‘콘솔 3대 강자’의 하나인 닌텐도에선 이 같은 ‘인수 전쟁’에 참전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느긋하다. 포켓몬스터부터 시작해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동물의 숲, 별의 커비 등 다른 경쟁사들이 M&A만으로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자체 IP를 독점 소유하는 만큼 ‘재밌는 게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닌텐도도 자체 클라우드 게임을 조금씩 발표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형태는 아니다. 물론 닌텐도도 신산업을 의식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뛰어들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닌텐도는 실적 발표 현장에서 데이비드 깁슨 매쿼리 애널리스트가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산업에 관한 입장을 물어본 데 대해 “NFT와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분야로 관심이 있다”면서도 “이 분야에서 닌텐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어떠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는 아직 정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임 그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먼저고, 신산업은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닌텐도의 뚝심을 실적이 뒷받쳐 주는 만큼 ‘시대에 뒤처진다’는 평가는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닌텐도에 따르면 2017년 3월 출시된 콘솔 기기 스위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1억 354만대가 팔렸다. 이는 경쟁사 MS와 소니를 포함해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콘솔 기기 중 가장 단기간에 달성한 ‘1억대 판매’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게임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은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두 달도 되지 않아 1397만장이 팔려 나갔고, 올 초 출시한 외전격인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도 호평을 들었다. 연내 출시 예정인 젤다의 전설 신작도 전 세계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모든 분야에서 콘솔 명가로서 저력을 여전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블록체인 리니지W’ 나온다…엔씨소프트 脫리니지·다변화도 가속 (종합)

    ‘블록체인 리니지W’ 나온다…엔씨소프트 脫리니지·다변화도 가속 (종합)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공언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적용 게임을 리니지W로 확정했다. 블록체인 버전 리니지W를 3분기 초에 서구권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오랜 기간 개발해온 신작 프로젝트 TL의 공식 명칭도 ‘쓰론&리버티’(Throne and Liberty)로 확정해 올 4분기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최대 흥행작 리니지W에 블록체인을 적용해서 올 3분기 중 2권역(북미·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되는 만큼 서구권을 우선적으로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홍 CFO는 “실제 게임 이용자들에게 NFT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처음부터 고민했다”라며 “기존의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적으로 고객들에게 NFT를 통해서 인게임 내에서의 가치를 객관화할 수 있게 하고 그 가치가 보존될 수 있게 하고 그 과정에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3가지 방안을 게임 에코 시스템 내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을 심도있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베일에 싸여있던 프로젝트 TL의 이름도 ‘쓰론&리버티’로 확정했다. 당초 ‘더 리니지’라는 의미의 TL을 유지했으나, 기존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라인업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SS 등 신규 IP 5종을 공개했다. 전날 공개한 티징 영상에 따르면 이들 게임은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열, 수집형 RPG 등으로 구성된다.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3752억원으로 공시됐다. 매출은 4% 감소한 2조 3088억원, 순이익은 33% 감소한 39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1095억원을 보였다.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영업 비용의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마케팅비는 리니지W 등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활동 증가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난 2826억원을 기록했다. 인건비도 인력 증가와 신작 게임 성과 보상 지급 등으로 18% 증가한 8495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엔 마케빙 비율을 크게 줄여 영업이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홍 CFO는 “2022년에는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율을 10% 수준으로 낮추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비용관리 측면에서 여기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품별 매출은 모바일 게임이 1조 6105억으로 가장 높았다. 리니지M(5459억원), 리니지2M(6526억원) 등에서 호조가 이어졌고,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도 35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많은 블레이드&소울2는 5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PC온라인 게임에선 리니지(1341억원), 리니지2(997억원), 아이온(749억원), 블레이드&소울(436억원), 길드워2(737억원) 등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 “음식물쓰레기·농약·화장품 원료도 착한 기술과 만나면 돈 됩니다”[K바이오를 이끄는 사람들]

    “음식물쓰레기·농약·화장품 원료도 착한 기술과 만나면 돈 됩니다”[K바이오를 이끄는 사람들]

    음식물쓰레기로 무럭무럭 자란 벌레는 다시 돼지를 먹일 단백질사료가 된다. 미생물 기반 농약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을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방제한다. 첨단 바이오 합성 기술로 친환경 화장품도 만든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생물학적 도전들에 GS그룹이 베팅했다. 아직 ‘사업자등록증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 신생 스타트업들은 무사히 시장에 안착하고 ‘착한 사업도 돈이 된다’는 명제를 확인시켜 줄 수 있을까.14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신생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 3인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을 개발하는 뉴트리인더스트리의 홍종주 대표이사, 친환경 생물농약 플랫폼 잰153바이오텍을 이끄는 김진철 대표이사 그리고 화장품, 패션 염료 등 피부에 적용되는 다양한 화학물을 석유화학에서 합성바이오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 큐티스바이오의 최원우 대표이사다. 각기 다른 아이템을 앞세워 창업한 이들은 지난해 GS그룹의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더 지에스 챌린지’에 발탁돼 최근 사업화의 결실을 냈다. -사업의 문제의식이 궁금하다. 홍종주(이하 홍) “음식물쓰레기 대부분은 물이다. 거의 재활용되지 않고 폐수로 처리되고 있다. 폐수 발생을 막는 동시에 부가 가치를 내면 사업이 될 거라고 봤다. 곤충을 써 보기로 했다. 음식물 폐수에 각종 첨가물을 더해 곤충의 먹이로 만들었다. 이렇게 자란 곤충은 돼지의 사료로 쓰이는 대체 단백질이 된다. 음식물쓰레기가 곤충을 통해 산업적으로 재활용된 것이다.” 김진철(김) “소나무 사이에서 퍼지는 감염병인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딜레마가 있다. 가장 효율적인 건 농약을 항공기로 살포하는 것인데, 잔류 독성 탓에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일일이 줄기에 약을 주입하는 방법(수간주입)도 있지만, 인건비가 막대하다. 대신 식물의 면역 기능을 높이는 미생물을 항공에서 살포하면 어떨까 했다. 친환경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었다.” -난관은 없었나. 최원우(최) “‘합성생물학에 기반한 바이오 소재’를 개발한다고 하면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너무 생소한 분야라 국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 미국의 긴코바이오웍스는 지난해 상장해 15조원을 유치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유망하다고 보고 관련 시장이 ‘붐업’돼 있는 것이다. 인력 확보도 문제였다.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산업적으로 숙련된 사람이 필요했다. 미국 유명 합성생물학 회사에 다니는 한국계 직원들의 이메일을 확보해 하나하나 연락했다. 한참 얘기가 잘돼 가고 있다가도 갑자기 다른 대기업에서 고액연봉을 제시하며 채 갈 땐 허탈했다.” 홍 “원천기술을 미국에서 배워 왔는데 귀국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기술을 적용할 원자재를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서다. 한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농업부산물, 폐기물을 구해 원천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일일이 실험했다.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는 작업이었다.” 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소나무재선충병을 연구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그간 연구된 방식만 고수해서는 절대로 극복할 수 없다고 봤다. 미생물 기반 식물 면역 증강제는 그간 아무도 접근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그런 혁신적인 방법을 왜 일본 같은 선진국들이 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전문가들의 조롱 섞인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난관이었지만, 성공할 확률은 51%라고 보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결과가 좋았고 창업할 수 있었다.” -시장성을 장담하는가. 최 “‘과연 한국에 합성생물학 소재 시장이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이었다. 로레알, 샤넬 등 외국계 기업에서는 협업을 요청하면 스타트업에도 기회를 많이 열어 줬지만, 국내 분위기는 달랐다. ‘관심은 있지만, 투자할 자본은 없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였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재계에 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과 함께 정부도 지속가능성 이슈를 깊이 고민하는 게 보인다. 국내에서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음을 느낀다.” 홍 “대체 단백질이 워낙 시장이 크다. 제품의 단가도 높아서 시장성은 충분하다. 국내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장은 약 1조원 정도로 본다.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국내 양돈 부문 사료 첨가제 시장이 1800억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현재 미미하지만 이미 흑자를 내고 있기도 하다.” -더 지에스 챌린지에 선정되고 사업화를 위한 컨설팅 등 여러 지원을 받았다. 최 “GS라는 대기업이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GS칼텍스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바이오 설비들을 활용하는 기회들도 좋았다. 초기 스타트업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대규모 공정 인프라를 경험하는 것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홍 “대기업인 만큼 각 분야의 백전노장들이 많다. 일정을 정해 두지 않고 수시로 만나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시장 검증을 마치고 공정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GS건설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추후 바이오 소재를 추출해 제품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는 GS칼텍스에 있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향후 계획과 목표는. 김 “203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농약 플랫폼’을 갖추는 회사가 되고 싶다. 2024년도에는 흑자전환을, 2027년에는 기업공개(IPO) 또는 인수합병(M&A) 목표도 가지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농약 시장 규모는 845억 달러(약 101조원) 규모다. 생물농약 시장은 화학농약 시장의 6%로 크지 않지만, 시장은 연평균 16%로 고성장하고 있다. 파이프라인(후보물질)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2035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을 개발하겠다.” 홍 “아직 사업자등록증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전 세계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SG,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는 것보다 ‘이런 사업도 돈이 된다’는 걸 보여 줄 것이다. 철저히 경제성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얘기다.” 
  • 삼성전자 ‘특허소송 전직 임원’ 상대 반소… “영업비밀 도용·신의 성실 의무 등 위반해”

    삼성전자가 자사에 특허 소송을 제기한 전임 특허 임원에 대해 영업비밀 도용 등의 혐의로 맞대응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특허자산관리회사 ‘시너지IP’와 오디오·무선통신 전문업체 ‘스테이턴 테키야 LLC’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했다. 소장에선 이들 업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서 IP센터장(부사장)을 지냈던 안승호 시너지IP 대표와 사내 변호사로 일했던 조모 전 상무도 함께 피고인으로 기재됐다. 앞서 시너지IP와 스테이턴 테키야 LLC는 무선 이어폰과 음성인식 관련 기술 등 10건에 대해 삼성전자가 특허를 무단 침해했다며 지난 11월 같은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이 된 기술들은 삼성전자 갤럭시 S20 시리즈 등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소송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소를 통해 특허 침해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이들 업체가 영업비밀 도용, 신의성실 의무 위반, 불법 공모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안 대표와 조 전 상무가 재직 당시 특허 관련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취득한 기밀을 퇴직 후에 소송을 통해 악용하고 있다면서 영업비밀 도용을 주장했다. 신의성실 의무 위반은 재직 중에 취득한 영업비밀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들이 삼성전자에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할 목적으로 사전에 공모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민사법상 불법 공모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함께 소장에 담았다. 특히 안 대표가 삼성전자에서 퇴사하기도 전에 특허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한 것도 불법 행위의 근거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안 대표가 재직 중에 이미 특허 관련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을 했고, 실제로 퇴사 이전인 2019년 7월에 특허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증거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 출신의 미국 특허변호사인 안 대표는 1997년부터 삼성전자 특허 업무를 맡았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IP센터장으로서 애플, 화웨이 등을 상대로 벌였던 소송전을 지휘했다. 2014년엔 구글과의 글로벌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주도하기도 했다. 안 대표의 행보를 놓고 재계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 특허 방어를 총괄했던 전문가가 퇴직하고서 공격에 나선 것은 재직 중 영업비밀을 이용한 직업윤리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특허소송 전직 임원’ 상대 반소… “영업비밀 도용·신의 성실 의무 등 위반해”

    삼성전자가 자사에 특허 소송을 제기한 전임 특허 임원에 대해 영업비밀 도용 등의 혐의로 맞대응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특허자산관리회사 ‘시너지IP’와 오디오·무선통신 전문업체 ‘스테이턴 테키야 LLC’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했다. 소장에선 이들 업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서 IP센터장(부사장)을 지냈던 안승호 시너지IP 대표와 사내 변호사로 일했던 조모 전 상무도 함께 피고인으로 기재됐다. 앞서 시너지IP와 스테이턴 테키야 LLC는 무선 이어폰과 음성인식 관련 기술 등 10건에 대해 삼성전자가 특허를 무단 침해했다며 지난 11월 같은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이 된 기술들은 삼성전자 갤럭시 S20 시리즈 등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소송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소를 통해 특허 침해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이들 업체가 영업비밀 도용, 신의성실 의무 위반, 불법 공모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안 대표와 조 전 상무가 재직 당시 특허 관련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취득한 기밀을 퇴직 후에 소송을 통해 악용하고 있다면서 영업비밀 도용을 주장했다. 신의성실 의무 위반은 재직 중에 취득한 영업비밀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들이 삼성전자에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할 목적으로 사전에 공모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민사법상 불법 공모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함께 소장에 담았다. 특히 안 대표가 삼성전자에서 퇴사하기도 전에 특허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한 것도 불법 행위의 근거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안 대표가 재직 중에 이미 특허 관련 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을 했고, 실제로 퇴사 이전인 2019년 7월에 특허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증거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 출신의 미국 특허변호사인 안 대표는 1997년부터 삼성전자 특허 업무를 맡았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IP센터장으로서 애플, 화웨이 등을 상대로 벌였던 소송전을 지휘했다. 2014년엔 구글과의 글로벌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주도하기도 했다. 안 대표의 행보를 놓고 재계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 특허 방어를 총괄했던 전문가가 퇴직하고서 공격에 나선 것은 재직 중 영업비밀을 이용한 직업윤리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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