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2연패 가시밭길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꼭 살려야 할 텐데….’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제3회 동아시아축구연맹(EAFA)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오후 중국 영천에 도착했다. 영천은 남자 경기가 열리는 충칭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 20명뿐인 단출한 선수단을 이끌고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떠난 안익수 감독은 “2연패는 벅차다. 그동안 갈고 닦은 성과가 나오기만을 바란다.”고 밝혔다.대표팀은 18일 오후 중국전을 시작으로 21일 일본, 대회 마지막날인 24일 북한과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2005년 8월 제2회 대회에서 중국과 북한을 각각 2-0,1-0으로 제압한 뒤 일본과 0-0으로 비겨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의 목표는 당연히 2연패이지만 쉽지 않은 실정. 이번 대회도 시드 배정을 받은 3개국과 달리 예선을 치러 1위로 올라온 것.3년 전과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25위로 북한(6위), 일본(11위), 중국(13위)에 모두 뒤진다. 제2회 대회 이후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북한과 중국에 나란히 3전 전패를 당했고, 일본에도 1무2패로 뒤졌다. 2회 대회 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전급 선수들도 많이 빠졌다. 지난해 12월 새로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은 울산에서 한달 가까이 조직력을 가다듬었다.당시 1차 훈련에 응하지 않은 박은선(서울시청), 김결실, 진숙희, 이계림, 김주희, 신순남(이상 현대제철) 등 기존 주전급을 대거 탈락시켰다. 이 바람에 20명 중 실업팀 소속은 12명, 대학생이 5명, 고교생이 3명 포함됐다. 글자 그대로 자의 반 타의 반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셈.안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잘하는 선수들과 부딪쳐 보면 그들의 미래를 위해 좋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팀의 문제점을 찾아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