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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자주파 vs 동맹파

    [씨줄날줄] 자주파 vs 동맹파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끄는 정부 조직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이다. 요즘 관가에는 이들 조직 수장의 서열이 두어 개 버전으로 도는데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앞세운 이종석 국정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위 각축전을 벌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그 뒤를 잇는다. 위성락 안보실장, 조현 외교부 장관은 순위가 밀린다. 문제는 ‘자주파 vs 동맹파’의 우려 속에서 순위 다툼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해방 후 지금까지 자주파와 동맹파는 대결 구도를 그렸다. 남북 관계를 중시하면 자주파, 한미동맹을 중시하면 동맹파. 양쪽의 갈등은 노무현 정부 때 극에 달했다. 당시 대표적 자주파인 이 원장과 정 장관이 복귀했고 동맹파인 위 실장도 요직을 맡았으니 일찌거니 갈등은 예고됐다. 최근 논란인 ‘남북 두 국가론’, ‘비핵화 포기설’ 등도 이들의 엇갈린 발언이 진원지다. “사실상 두 국가”라는 정 장관의 말에 위 실장은 “두 국가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적대적 두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 아닐까 한다”는 해설까지 붙여 대응했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밝힌 ‘E·N·D(교류, 관계정상화, 비핵화) 이니셔티브’가 두 국가론과 북핵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위 실장은 “E·N·D는 통일부의 제안”이라며 책임에 선을 그었다. 엇박자 대북관에 핵심 자주파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까지 가세했다. “대통령이 앞으로 나갈 수 없도록 붙드는 세력이 대통령 주변에 너무 많다”며 동맹파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 측근 개혁이 필요하다”는 작심 발언도 했다. 실용 외교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내세운 이 대통령은 지금 어떤 생각일까. 걱정 많은 국민은 이러다 대북 정책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관세전쟁에 북핵 리스크까지 외교·안보가 풍전등화인 상황에서 대북관 파벌 논쟁까지 보태야 하겠는지 혀를 차는 소리가 높아진다. 김미경 논설위원
  • [사설] 관세 협상 골대 옮기는 美… 원칙 대응 속 국면 바꿀 카드를

    [사설] 관세 협상 골대 옮기는 美… 원칙 대응 속 국면 바꿀 카드를

    지난 7월 30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발표가 나온 지 두 달이 됐지만 최종 합의와 서명을 위한 양국 간 이견은 좁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와 관련해 한국이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일방적으로 제시해 협상 장기화 위기는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애초 협상 의제에 없던 내용까지 끼워 넣으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재차 언급하며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했다. 해당 투자금을 대출·보증 형식이 아닌 현금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못박은 것이다. 전체 외환보유액이 4100억 달러대인 우리나라가 3500억 달러를 현찰로 조달해 넘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칫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무모한 요구다. 억지 요구를 하면서도 미국은 우리 정부가 최소한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한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술 더 떠서 투자 금액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동맹국 신뢰에 금이 갈뿐더러 상식에도 한참 어긋나는 협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첩첩산중이다. 이러는 사이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담도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달 1일부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브랜드나 특허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관세 협상에 합의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자동차에 이어 의약품에도 15% 관세만 적용받을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심각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익에 반하는 합의는 없다’는 원칙은 굳건히 지켜야 한다. 그와 동시에 협상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카드를 앞세운 전략적 결단이 불가피해졌다. 국익을 지키면서도 실리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치밀하고도 과감한 대응이 절실하다.
  • [데스크 시각] 사자의 심장 여우의 두뇌

    [데스크 시각] 사자의 심장 여우의 두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대를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는 3400선이 붕괴됐다. 난항을 겪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폭풍이다. 미국의 요구대로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약 490조원)를 현금으로, 그것도 선불(up front)로 지급하면 41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을 보유한 우리는 꼼짝없이 외환위기에 빠지게 된다. 기축통화국인 일본과 같은 5500억 달러로의 상향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세계경제 13위인 한국의 위기는 곧 세계경제의 위기를 뜻한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사태 못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미국 역시 반길 상황이 전혀 아니다. 하지만 관세 협상은 애초 기대와 달리 합리적 추론과 대응이 무의미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리로서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1997년 외환위기의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주의는 미국에 절대선이었던가. 냉정히 따져 보면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자유민주 체제 패권국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한 건 인류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고통을 겪은 뒤부터였다.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국만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때 위기가 발생하는 ‘킨들버거 함정’에 빠져 있던 탓이다. 보호무역 대신 자유무역을 신조로 내걸었던 역사도 채 100년이 안 된다. 1930년 ‘스무트 홀리 관세법’으로 평균 관세율을 60%까지 끌어올렸다. 좀더 가깝게는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를 들 수 있다. 미국은 일본과 서독의 팔을 비틀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엔화와 마르크화의 가치는 끌어올리는 사실상의 ‘환율 조작’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맞았다. 서독 역시 통일 후유증과 맞물려 1990년대 기나긴 침체를 겪어야 했다. 플라자 합의의 최대 수혜국이었던 우리가 40년 전 일본과 서독이 겪었던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가 ‘기독교 신정국가화’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추모식에선 몇 시간 동안 기독교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사실상 국가 의전으로 치러진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커크를 ‘미국 자유의 순교자’로 추대했다. 이튿날 백악관은 트위터에 ‘종교 없이는 나라가 없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다시 올렸다. 여기서의 종교는 당연히 기독교다. 이는 특정 국교를 금지하고 모든 시민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정교분리 원칙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재집권 이후 노골화되고 있다. 특정 종교가 한 사회의 지배적 이념으로 자리잡는 순간 옳고 그름의 영역은 사라진다. 합리성 대신 특정 믿음이 판단의 유일무이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근대의 정신적 근간인 자유주의의 핵심이 신앙의 자유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가 연출한 커크 추도식은 인류가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이전, 곧 신앙을 이유로 수십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는 전근대로 퇴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닐까. 지난달 26일 한미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대한민국에…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교회들에 대해 매우 가혹하게 압수수색했다”는 문구를, 그의 해명처럼 ‘오해’로 곧이들을 수 있을까. 더구나 트럼프 주변엔 ‘반중’과 ‘부정선거’를 맹신하는 사람이 가득하다. 사면초가가 딱 우리 신세다. 정치적 유불리나 당리당략을 따질 때가 아니다. 하지만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는 하나를 취하고 하나를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마키아벨리식으로 말하면 ‘사자의 심장과 여우의 두뇌’다. 어떤 난관에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와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는 지혜다. 이두걸 사회2부장
  • [사설] 미제 수사 2만건… 검찰청 폐지, 국민 피해 막을 대책부터

    [사설] 미제 수사 2만건… 검찰청 폐지, 국민 피해 막을 대책부터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1948년부터 수사와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함께 가지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해 온 검찰이 내년부터는 수사에서 손을 떼고 기소와 공소유지만 하게 된 것이다. 산 권력의 비리에는 눈을 감고 죽은 권력에는 가차 없이 칼날을 들이댔던 일부 정치검사의 행태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문제는 신설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의 조직과 역할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역대 법무부 장관·검찰총장들은 어제 “검찰청 폐지는 검찰총장 임명(89조)과 검사의 영장청구권(12·16조)을 규정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 방침을 밝혔다. 경찰 수사에서 미진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사라진다면 기소와 공소유지도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워진다. 중수청을 관할하는 행정안전부의 권한 비대화를 막고 막강해진 경찰의 수사권을 견제할 수 있도록 검찰의 보완수사권 등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8.1%가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나 보완수사요구권을 줘야 한다’고 대답했다. 올해 검찰이 3개월 내 처리하지 못한 미제 사건은 2만 2000건으로 4년 새 5배 늘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의 업무 분담 혼선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대검 통계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의 주장은 엇갈린다. 어떤 이유로든 수사기관 간 핑퐁이나 사건 처리 지연으로 국민들의 피해가 가중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범죄자들은 활개 치고 피해자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된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부활과 ‘전건 검찰송치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행이 유예된 1년 동안 국가 수사 역량의 소실을 막고 국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촘촘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사설] 국가전산망 셧다운… 이름만 ‘디지털 정부’ 초라한 민낯

    [사설] 국가전산망 셧다운… 이름만 ‘디지털 정부’ 초라한 민낯

    대한민국이 자랑하던 ‘디지털 정부’가 화재 한번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 화재 여파로 647개 정부 전산시스템이 가동을 멈췄다. 이 중 436개는 정부24, 모바일신분증, 국민신문고 등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대국민 서비스이고 나머지 211개는 공무원 업무용 행정 내부망 서비스다. 96개 시스템은 화재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곳곳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각종 행정 서류 발급 중단은 말할 것도 없고 행정전자서명 인증시스템이 먹통이 돼 불법 주차 단속 서류도 일일이 손으로 작성하고 있다. 국가 재정 통합시스템 ‘디브레인’이 멈추면서 현장 경찰들은 교통 범칙금 부과 대신 계도 위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범정부 온나라시스템 마비로 공무원들의 전자결재도 불가능해졌다. 정례적으로 발표되는 경제통계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3년 네트워크 장비 이상으로 국가전산망이 셧다운된 지 불과 2년 만에 또 대규모 사고가 터진 셈이다. 그보다 앞서 3년 전 카카오톡 먹통 사태도 있었다. 당시 카카오에 다중화 클라우드 서버 구축 등의 대비책을 요구했던 정부가 이중화 시스템의 중요성을 몰랐을 리 없다. 민간 기업에는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면서 정작 정부는 수천억원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 행정시스템의 백업 인프라 구축을 외면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정부24, 공공 마이데이터 등 화려한 슬로건만 쏟아 내는 데 급급했고 국가기간사업이나 마찬가지인 정보 안전을 지키는 작업에는 소홀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이중화 시스템만 있었어도 이렇게 순식간에 정부 기능의 많은 부분이 마비되는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쪽의 전산시스템에 불의의 사고가 날 경우 다른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는 지적들이다. 무엇보다 이는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치명적인 구멍이다. 사이버 공격이나 테러에 직면했을 때 국가 기능이 장기간 속수무책 마비될 수 있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전산망 이중화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소를 몇 번이나 잃어야 외양간을 고칠 것인지 무감각 행정은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임시방편의 수습에 그치지 말고 이번에는 반드시 국가 디지털 인프라 전반을 바닥부터 점검하고 백업 체계를 탄탄하게 손봐야 한다.
  • 구민 중심 의정활동… 여야 넘어 ‘중랑당’ 실현하는 중랑구의회

    구민 중심 의정활동… 여야 넘어 ‘중랑당’ 실현하는 중랑구의회

    서울특별시 중랑구의회에는 ‘여야’의 구분이 없다. 당리당략을 떠나 모두 오직 구민만을 바라보고 함께 움직여서다. ‘중랑당’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질 정도다. 중랑구의회는 올해도 별명에 걸맞게 구민이 있는 현장을 찾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바로 달려갔다.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의장단은 올해 초 중랑천 일대 침수 취약지역을 찾아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집중 호우 이후에는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수해 현장에도 성금과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직접 복구 활동에 참여하며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러한 활동은 구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나눔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구민을 위한 따뜻한 나눔에도 힘썼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와 함께 ‘따뜻한 정 나누기 행사’를 열어 저소득층 200가구에 1500만원 상당의 성금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구민과 의회가 함께 만드는 지역사회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사회적 가치 확산에도 앞장섰다. 아동학대예방 릴레이 캠페인과 인구문제 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해 아동의 권리 존중과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더불어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하며 정책 이해도를 높이는 데 힘썼다. 배우는 자세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의원들은 ‘중랑구 예산정책 연구회’, ‘중랑구 장애인 역량강화 연구회’, ‘중랑구 지방보조금 연구회’, ‘중랑천 생태관광 연구회’ 등 연구단체를 구성해 지역 현안 해결과 정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과 전문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한다고 구의회는 설명했다. 미래 세대와의 만남에도 적극적이다. 의회는 ‘의회교실’을 운영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직접 의원과 공무원의 역할을 체험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책임감과 참여 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이처럼 중랑구의회는 복지·재난·연구·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민과 함께하며,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구의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구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의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 순수성 지닌 혁명가이자 시대의 이상 품은 ‘황제의 화가’[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순수성 지닌 혁명가이자 시대의 이상 품은 ‘황제의 화가’[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佛 왕립 아카데미 수상 뒤 로마 유학고대 예술의 애국심 등 고전적 가치화면 구도·인물 동작·절제된 색채로혁명의 파고 앞 시민들에게 되새겨나폴레옹 즉위 뒤 황제 제1화가로알프스 산맥 넘는 ‘전쟁 영웅’ 묘사펜을 든 헌신적 통치자로 그리기도권력·예술 오가며 시대적 언어 창조프랑스 신고전주의 미술을 확립한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는 가장 정치적인 예술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탁월한 화풍과 압도적인 실력으로 파리 아카데미를 장악했던 그는 프랑스 대혁명기에는 혁명의 화가로, 나폴레옹 제국 시기에는 황제의 화가로 불리며 예술과 권력이 교차하는 가장 뜨거운 자리에 서 있었다. 다비드는 단지 권력에 복무한 화가였을까? 그가 남긴 편지와 명언, 당시의 기록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또 다른 다비드를 마주하게 된다. 그는 이념적 순수성을 지닌 혁명가이자 동시에 고전의 엄격함과 시대의 이상을 함께 품은 예술가였다. 다비드의 삶과 역사화들은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예술을 시대의 언어로 써내려간 한 화가의 실험이자 선언이었다. 첫 번째 명언 “예술에서 아이디어가 표현되는 방식은 아이디어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 문장은 신고전주의의 핵심을 담고 있다. 그는 무엇을 그리느냐보다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 회화의 구성과 형식이 사람들의 감정과 인식을 바꾸고 사회 전체의 도덕적 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그의 생각은 1775년부터 1780년까지 이어진 로마 유학 시절에 결정적으로 형성된다.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다비드는 26세에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의 최고 영예인 로마 대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이탈리아 유학을 떠난다. 고대 로마의 조각과 벽화에서 신화 속 영웅들을 마주하게 된 순간 그는 깨달았다. 미술이 이념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고대 예술에서 애국심과 영웅주의, 도덕적 미덕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읽어냈다. 그것이 혁명 직전의 프랑스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믿었다. 이런 생각은 “간결한 구도, 명확한 선, 인물의 당당한 자세는 그 자체로 도덕적 교훈을 전달한다”는 그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다비드는 고대 예술의 개념과 형식미를 빌려와 프랑스 시민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도덕적인 예술을 펼쳐나간다.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①는 고대 로마 공화국의 덕성과 희생 정신을 시민들에게 되새기려는 시도가 가장 생생하게 구현된 작품이다. 다비드의 첫 왕실 의뢰작인 이 역사화는 1785년 파리 살롱전에 출품돼 대중과 비평가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신고전주의 미술의 전형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 직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이 작품이 전하는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메시지는 혁명가들과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림 속 장면은 호라티우스 가문의 세 형제가 아버지 앞에서 알바 왕국과의 전쟁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맹세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화면의 구도, 인물의 동작, 빛의 분할, 절제된 색채 사용 모두가 작품의 메시지인 도덕적 이상을 관객에게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됐다. 고대 조각처럼 절제된 남자들의 자세, 강직한 수직 구도와 기둥은 결연한 각오를, 슬픔에 젖은 여성들의 곡선형 구도는 감정과 연약함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고대 로마의 영웅담을 재현한 역사화가 아니다. 프랑스 시민들에게 로마 공화국의 가치인 희생, 책임, 공동선을 회화를 통해 일깨우려는 도덕적 제안이었다. 두 번째 명언 “가장 행복하고 경이로운 혁명의 역사를 영광되게 할 애국심과 고귀한 감사의 부름에 응하는 것을 나의 의무로 삼았다.” 1790년, 다비드는 프랑스 혁명의 열기를 안고 지방 도시 낭트로 향하며 이런 말을 남긴다. 공화국을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초상을 그려 달라는 요청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였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격렬했던 시기, 그는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로베스피에르의 측근이자 국민공회 의원이었고 루이 16세의 처형에 찬성표를 던진 자코뱅당원이었다. 혁명은 그에게 예술가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혁명의 이상을 전파하고, 새로운 공화국을 위한 영웅적 서사를 창조하는 데 바치기로 결심했다. 다비드가 혁명이념을 현실에 구현한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마라의 죽음’②이다. 다비드는 혁명 정부의 핵심 인물이었던 장폴 마라가 1793년 7월 암살당한 직후 국민공회의 요청을 받고 그의 죽음을 기리는 초상화를 그렸다. 그는 붓을 들어 마라의 죽음을 영웅 신화로 승화시켰다. 화면 속 마라는 고통도 분노도 없는 얼굴로 고요히 잠들어 있다. 단순한 구성, 극적인 빛의 처리, 욕조 안에서도 국민의 편지에 답장을 쓰기 위해 펜을 쥔 채 생을 마감한 것으로 연출한 모든 요소가 혁명 정신의 순결함을 강조하며 관객을 감동시켰다. 현실의 죽음을 순교의 모습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혁명가의 죽음조차도 정치적으로 활용한 다비드의 역사화 전략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 그림을 발표한 지 1년 후 다비드는 혁명의 희생자가 된다. 1794년 로베스피에르의 몰락과 함께 다비드는 공포 정치의 책임자로 몰려 체포되고, 두 차례 감옥에 수감된다. 그가 형무소에 있는 동안 많은 제자와 동료 화가들이 그의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들의 간절한 노력 덕분에 다비드는 사면을 받아 감옥에서 풀려나게 된다. 그는 한동안 정치의 전면에서 물러나 조용히 작품 활동에 집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권력의 부름에 응하게 된다. 다름 아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다. 세 번째 명언 “나는 내 영웅의 그늘 속에서 후세로 미끄러져 들어갈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의 예술적 유산이 나폴레옹의 영광과 함께 기억되길 바랐던 다비드의 야심을 보여 준다. 나폴레옹의 등장은 다비드에게 또 다른 영웅상을 제공했다.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한 것은 다비드의 공화주의적 신념과 맞지 않았지만, 그는 황제의 카리스마에 매료됐다. 그에게 나폴레옹은 예술로 신화화될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다.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위하자 다비드는 황제의 제1화가로 임명됐다. 그의 붓은 이제 혁명의 이상이 아닌 제국의 전설을 그려 나가기 시작한다.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③은 다비드가 황제의 위대함을 홍보 선전하는 탁월한 연출가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이 작품은 나폴레옹이 1800년 5월,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의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은 전설적인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하지만 이 장면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나폴레옹은 능숙하게 말을 탈 수 없었고 실제로는 노새를 타고 험준한 산을 넘었다. 하지만 다비드는 평범한 행군을 한 편의 신화로 바꾸었다. 그는 황제를 폭풍우가 몰아치는 하늘을 배경으로 거침없이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며 전장을 향해 돌진하는 전쟁 영웅으로 묘사했다. 화면 아래 한니발, 샤를마뉴, 보나파르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나폴레옹을 위대한 정복자의 계보에 올려놓은 의도적인 장치다. 이 작품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에게 직접 포즈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황제는 이렇게 말하며 거절한다. “위대한 고대인들의 초상화가 그들과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중요한 것은 특징의 정확성이 아니라 성격이다.” 다비드는 이 말을 깊이 새기고 자신의 아들을 말에 태워 포즈를 연출하고 나폴레옹의 군복과 흉상을 바탕으로 신화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뒤 다비드는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에서 보여 준 영웅적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전략을 택한다. 이번엔 칼이 아닌 펜을 든 황제④다. 나폴레옹은 군복을 입고 서재에 서 있지만 그는 군사적 영웅이 아니라 프랑스 국민들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헌신적인 통치자다. 시계는 새벽 4시 13분을 가리키고, 촛불은 거의 꺼져 가고 있으며, 책상 위엔 펜과 잉크, 법전과 초안 문서들이 흩어져 있고, 황제의 머리는 헝클어졌으며, 스타킹은 구겨져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은 관객들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황제는 쉬지 않고 일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지도자다.” 특히 책상 위에 막 초안된 문서가 프랑스 최초의 민법전, 즉 나폴레옹 법전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나폴레옹은 국민을 위한 법과 제도의 창시자이며 헌신적이고 이성적인 근대적 군주라는 뜻이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사실적인 초상화처럼 보이지만 치밀하게 구성된 정치적 이미지다. 당대 권력자가 어떻게 미술을 여론 형성의 도구로 활용했는지, 예술가가 권력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굳혔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1815년 워털루 전투의 패배로 나폴레옹 제국이 무너지자 다비드는 정치적 보복을 피해 1816년 68세의 나이로 벨기에 브뤼셀로 망명한다. 벨기에 왕은 프랑스의 거장을 따뜻하게 환영했고 다비드는 남은 생을 작품 활동과 제자 양성에 전념하며 유럽 전역에서 존경받는 예술가로 남았다. 물론 다비드에게는 정치적 화가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그러나 “예술은 단지 아름다움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를, 이상을, 인간을 담는 것이다”라는 다비드의 명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의 말은 권력과 예술 사이를 오가며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해낸 거장의 본질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소통… 구민 행복 이끄는 은평구의회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소통… 구민 행복 이끄는 은평구의회

    서울 은평구의회는 생활 현장에서 주민과 호흡하는 의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의원들은 단순히 회의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면서 ‘일하는 의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구의회는 의원들이 전문성을 살리고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자유로운 토론 문화를 보장하고, 꾸준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지원해 창의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연구모임은 구의회의 강점으로 꼽힌다. 9대 구의회에서 운영한 ▲탄소 제로 연구모임Ⅲ ▲자치분권 2.0시대 구의회 발전 연구모임 ▲장애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나란히’ 연구모임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모임은 각각 기후 위기 대응과 지방분권,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같은 생활 현안을 깊이 다뤘다. 또한 전문가 강연과 현장 방문,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까지 병행해 실효성 있는 대안도 내놨다. 현장 중심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의원들은 간담회와 토론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정책 결정 과정에 꾸준히 반영하고 있다. 주민들의 일상에서 나온 작은 의견 하나하나가 정책으로 이어지면서 구민과 구의회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울러 구의회는 청년과 노인, 장애인 등 세대별 맞춤 정책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청년 창업 지원과 일자리 확대, 어르신 복지 서비스 강화와 장애인 이동권 개선과 같은 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나아가 도시재생과 문화예술 활성화, 지역경제 회복 등 미래 지향적 의제도 적극 챙기며 의정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구의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생활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 실질적인 성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은평구의회는 현장과 소통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과 복지, 교육과 돌봄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정책 과제를 세심하게 살피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송영창 은평구의회 의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정책으로 담아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주민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걸어가는 책임감 넘치는 구의회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 [정은귀의 시선] 빈 호주머니에게

    [정은귀의 시선] 빈 호주머니에게

    누구도 핍박해 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 김사인, ‘코스모스’ 매일 새로이 시를 읽고 번역하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찾아 읽는 시들은 신기하게 자주 겹쳐진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시 ‘코스모스’. 구름이 다채롭게 하늘 풍경을 만드는 9월을 보내는 지금, 추석이 가깝다. 가을은 두고 떠나온 고향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 코스모스는 고향을 생각할 때 가장 가까운 꽃. 이 꽃으로 이런 시가 가능하다. 김사인 시인은 감정을 크게 보여 주지 않고 마음 깊이 묵직한 곳을 울리는 시를 쓴다. 그를 통해 나는 시의 언어가 겉으로 드러나는 울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깊은 뿌리를 흔들어 보이지 않는 씨앗을 퍼뜨리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그 씨앗이 어디로 날아가 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그 씨앗의 발아를 믿기에 이렇게 시를 이야기한다. “누구도 핍박해 본 적 없는 자의 / 빈 호주머니여”라는 짧은 두 줄은 많은 걸 함축한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누군가를 핍박한다고 생각하며 사는 이는 많지 않을 게다. 대통령으로서 최고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다 감옥에 갇힌 이는 검사로 살면서도 많은 이들을 핍박했겠지만 스스로는 정의를 행사한다고 굳게 믿었을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자, 폭력을 행사하는 자, 지위를 이용해 위력을 행사하는 이, 모두 ‘핍박한다’는 행위에 대해 멀리 다른 별의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아마도. 인간은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는 자여서, 그토록 많은 죄를 짓고도 아무렇잖게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시는 궁핍한 현실을 통과하면서 나온다. 나는 지금 어떤 생을 생각한다. 안쓰럽고 슬픈 그 시간을. 아무도 핍박해 본 적이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를. 어디서도 힘을 행사해 본 적 없는 무해한 사람. 까탈 부리지 않고 그 자체로 평화인 사람. 손해를 감당하면서도 그저 고요한 사람. 그 사람에게도 속울음이 있다. 그래서 시인은 묻는다. 그 속울음을 어디다 대고 풀어놓느냐고. 시인은 고향의 아버님을 찾지만 우리는 안다. 고향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아버님은 이제 없다는 것을. 부재하는 존재란 것을. “언제나 우리는”과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사이엔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부재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버님께 그간의 서러움을 울며 여쭙고 싶지만, 아마 아버님이 살아계신 동안에는 마음이 아파 그러지 못했을 게다. 아버님이 떠나시고 난 후에는 그야말로 없으니 마음속 그리움 안에서만 가능한 토로가 되었고. 우리는 알게 된다. 아버님께 울며 여쭐 것인가 묻는 건 시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하지만 시인은 그를 통해, 속울음을 말하지 못하고 우는 이 세상 수많은 아들과 딸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조직에서 고통을 당하고도 참아야만 했던 이들, 억울함과 분노를 꾹꾹 누르고 있던 이들, 아픔을 삭이느라 마음속 응어리가 병이 되어도 되갚아 주지 못한 이들. 누구도 핍박해 본 적 없는 이들의 빈 호주머니를 코스모스에 빗대는 시인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코스모스는 들녘에 무리 지어 핀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가녀린 가을꽃이다. 아버지에게도 고통을 고하지 못하고 울음을 삼키는 이 세상 수많은 착한 아들과 딸들이 코스모스다. 핍박하는 자들은 핍박을 모르고, 핍박당하는 이들은 입이 닫혔지만 이 정갈한 시의 언어 안에서 그 시간은 꽃으로 피어난다. 만나기만 하면 타인에게 생채기를 내는 이들이 있다. 그 무디고 거친 언어에 마음 어지럽던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 당신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을, 전생처럼 아득하다. 더디게 지나는 시간을 우리, 잘 견디지 않았나. 이 글을 쓰면서 나는 혼자 작은 축하파티를 한다. 헤아려 보니 이 지면에서 독자들을 만난 횟수가 어느덧 61번째다. 시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시의 마음을 나누며 이 세계를 조금이라도 더 환하게 밝히며 살아가는 빈 호주머니의 여러분들, 여리나 강인한 코스모스들께 감사드린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특파원 칼럼] 통일교 수사, 일본 정교유착 겨눌까

    [특파원 칼럼] 통일교 수사, 일본 정교유착 겨눌까

    ‘정교유착’ 배후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구속은 한국만의 사건이 아니었다. 일본 언론은 속보를 쏟아내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의 구속은 수십년간 일본 사회를 흔들어 온 ‘막대한 헌금’ 의혹을 다시 정면으로 끌어올렸다. 한 일본인 변호사는 기자에게 “일본의 통일교 문제는 일관되게 피해자 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한국 특검이) 일본 내 자금 흐름과 일본 법인에 대한 지시 등 불법 부정행위 내막을 규정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통일교는 한일 국교 정상화 전부터 일본을 공략해 반공 정권과 손잡고 세를 넓혔다. 버블 시대에는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헌금을 빨아들였다. 1980년대에는 ‘영매쇼바이’로 불린 고가 성물 판매로 대규모 피해를 낳았다. “조상의 원한을 풀어야 한다”는 말에 여성과 고령층은 집을 팔아 도자기와 인장을 샀다. 피해자는 수만명, 피해액은 수천억엔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돈이 어디로 흘렀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통일교가 다시 한번 일본 사회를 뒤흔든 건 2023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이었다.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고액 헌금을 해 가정이 파탄났다”고 했다. 이후 자민당과 통일교 간 유착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다. 자민당은 자체 조사에서 자당 의원 381명 가운데 179명이 통일교와 연결돼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의 논의는 책임 규명보다 피해자 구제와 정치 개혁에 무게가 실렸다. 헌금 규제법 제정과 종교법인 해산 명령 등이 뒤따랐지만 일본 내부에서는 “본질이 흐려졌다”는 불만이 크다. 한국은 전직 대통령 부부와 통일교 간의 뇌물·특혜 의혹에서 수사가 출발했다. 일본은 그 속도와 접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국 정치가 외면해 온 정교유착의 민낯을 한국의 칼끝이 드러내 줄 수 있을까 하는 희망도 깔린 듯하다. 종교가 권력에 손을 뻗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 역시 그 결탁이 누구를 희생시켜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종교는 신앙으로부터 정당성을 얻는다. 그러나 두 힘이 맞닿는 순간 권력과 종교 모두 정당성을 잃는다. 개인의 위로이자 삶의 버팀목이어야 할 신앙은 거래로 전락했다. 노인과 가난한 이들의 호주머니에서 흘러나온 돈이 권력 유지 비용으로 쓰였다면 그것 역시 민주주의가 자기 정당성을 상실했음을 뜻한다.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했지만 가해자는 가려져 있던 기형적 구조는 이번 수사로 뒤집힐 수 있을까. 일본에서는 다음달 28일 야마가미의 첫 공판이 열린다. 변호인단은 아베 전 총리 살해 배경에 ‘종교적 학대’가 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속된 한 총재 측은 일련의 수사를 ‘종교 자유의 침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일 뿐 권력과의 뒷거래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일 양국의 재판이 종교와 권력 간 ‘경계’를 어디까지 그어 줄지 주목된다. 명희진 도쿄 특파원
  • [길섶에서] 빨래를 널다가

    [길섶에서] 빨래를 널다가

    누가 퍼가는가, 가을볕에는 안달이 난다. 햇볕 좀더 가까이로 좀더 두꺼운 양말짝들을 널고 있다. 내가 쓸 총량이라도 있는 듯 볕이 아까워 벌벌 떨면서. 볼륨을 높인 라디오에서 묻고 있다. 무엇을 할 때 당신은 가장 행복하느냐고. 행복은 구수한 된장국이나 오후의 산책처럼 구체적이라고. 된장국처럼 익숙하고 산책처럼 쉬운 것이라니. 좋아하는 사람들의 양말목을 만지고, 젖은 옷 솔기를 다듬으며 못 물어봤던 안부를 묻고. 가장 깊은 볕자리에 큰아이 옷을, 아니야, 작은아이 옷을 널었다가. 묵은때 앉은 셔츠의 깃, 무릎이 나오는 바지, 뒤꿈치 닳아 가는 양말짝. 헐거워지고 벌어졌지만 젖은 솔기 속속들이 삶의 무늬들로 빨랫줄은 환하다. 눈이 부시다. 가을볕 아래 하고 싶은 일들이 두서없이 밀려온다. 겨우 빨래 한 소쿠리를 널다가 반나절을 보내고 있다. 문 걸고 먹는다는 가을 아욱국을 끓여야지. 멸치육수가 잘도 끓어서는 온 집안에 냄새로 고인다. 창을 활짝 열어도 나가지를 않고 발목에서 찰방찰방. 가을은 마른 멸치 한 줌으로도 종일 마루에서 붐빈다. 황수정 논설실장
  • 에버랜드, 쌍둥이 판다 ‘세컨드 하우스’ 새달 3일 공개

    에버랜드, 쌍둥이 판다 ‘세컨드 하우스’ 새달 3일 공개

    에버랜드, 쌍둥이 판다 ‘세컨드 하우스’ 새달 3일 공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3일 쌍둥이 판다인 루이바오(오른쪽)와 후이바오가 지낼 ‘판다 세컨드 하우스’를 일반에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2023년 7월에 태어난 쌍둥이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엄마 아이바오와 떨어져 독립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 6년 만에 복귀 김건모 “많이 늙었죠”… 관객에 큰절

    6년 만에 복귀 김건모 “많이 늙었죠”… 관객에 큰절

    가수 김건모(57)가 6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했다. 28일 공연제작사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에 따르면 김건모는 전날 부산 KBS홀에서 열린 전국투어 콘서트(‘KIM GUN MO’)의 첫 무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2019년 성폭행 의혹이 제기돼 활동을 중단한 뒤 처음으로 오른 무대다. ‘핑계’, ‘잘못된 만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인기를 누린 김건모는 당시 의혹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2021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의혹에서 벗어났다. 김건모는 “많이 늙었죠”라며 “홍삼도 6년 지나면 가장 비싸고 좋은 홍삼이 된다더라. 5년만 쉬려 하다가 1년 더 쉬게 됐다”고 농담으로 공연 분위기를 풀었다. 또 “하얀 여백이었을까, 깊은 어둠이었을까”라는 내레이션으로 그간 공백에 관한 생각을 풀어내기도 했다.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그렇게 지냈다”면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서울의 달’,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핑계’, ‘스피드’ 등 27곡을 선보였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두 번째 앙코르까지 진행됐다. 김건모는 큰절을 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대구, 11월 수원, 12월 대전 등 내년 초까지 투어를 이어 간다.
  • “국가·이웃 위한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모범용사와 가족 격려

    “국가·이웃 위한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모범용사와 가족 격려

    서울신문과 국방부는 ‘군인가족의 날’을 기념해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제62회 국군 모범용사 초청 행사’를 갖고 국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모범 용사와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모범 용사와 군인 가족 60쌍을 비롯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과 조현석 서울신문사 이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모범 용사는 각 군에서 모범이 되고 우수한 근무 성적을 받은 군인 중 가족의 수기 응모를 통해 국방부가 최종 선발했다. 육군 대표인 김민태 준위는 제21항공단 항공정비관리 준사관으로 탁월한 전문성과 모범적인 군 기강을 바탕으로 항공 정비 분야의 안정적인 전력 유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해군작전사령부 지휘통제실 서용훈 중령은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현장에서 최기 전력 임무를 수행했고, 2009년 대청해전 당시에는 작전을 지원하는 등 실제 작전 임무에 투입됐다. 함께 선발된 김상욱 해군 제2함대 중령 역시 대청해전에 참전해 인헌무공훈장을 수훈한 실전 용사다. 공군작전사령부 임호연 소령은 광주기지 근무시에 교육 담당관으로서 전투 조종사 양성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차관은 특히 동반한 가족들에게 “군인 가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더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복지와 혜택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30개월 된 아이부터 84세의 부친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군인 가족이 참여해 감동을 더했다. 주정연 해병대 준위는 “전역을 앞둔 36년의 군 생활 중 군인으로서 최고의 존중을 받았던 시간”이라며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 뉴욕 시위서 “트럼프 명령 거부하라”…콜롬비아 대통령, 방미 중 비자 취소

    뉴욕 시위서 “트럼프 명령 거부하라”…콜롬비아 대통령, 방미 중 비자 취소

    미국 정부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의 비자를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욕 거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석해 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국제 외교 행사에서 참석국 정상의 비자를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전날 엑스(X)에 “오늘 콜롬비아 대통령이 뉴욕 거리에서 미군에게 명령에 불복종하고 폭력을 선동할 것을 촉구했다”며 “페트로 대통령의 경솔하고 선동적인 행동에 따라 그의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전날 뉴욕에서 열린 한 시위에 참석해 확성기를 잡고 “미군 모두에게 인류를 향해 총을 겨누지 말 것을 요청한다. 트럼프의 명령을 거부하라! 인류의 명령을 따르라!”고 연설한 바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최근 미국이 카리브해의 마약 밀매 의심 선박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10여명이 숨진 데 대한 형사 조사를 촉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강력 비난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의 한 소식통은 “페트로 대통령이 이날 밤 현재 (이미) 보고타(콜롬비아 수도)로 이동하고 있다”며 “페트로 대통령은 이탈리아 국적도 갖고 있어 미국 입국에 비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미 정부 결정에 반발한 페트로 대통령은 27일 X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의 창립 원칙을 위반했다”며 “이제 더 민주적인 곳으로 가야 한다. (카타르) 도하를 유엔본부로 제안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콜롬비아 대통령으로서 유엔총회에서 나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국제법은 인류의 지혜이며 나를 보호해 준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 외무부도 “비자 취소를 외교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유엔 행사에서 회원국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유엔 정신에 어긋난다”며 공식 비판했다. 2022년 8월 집권한 페트로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이민, 마약 단속 등을 계기로 관계가 틀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이자 좌파 성향 지도자인 페트로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 대통령과 대결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마지막 ‘개콘’ 무대 오른 뒤 영원히 잠들다

    마지막 ‘개콘’ 무대 오른 뒤 영원히 잠들다

    ‘개그계 대부’ 전유성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과 수많은 코미디언 후배들이 눈물 속에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최양락은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라며 “대한민국 최초로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 등을 통해 후진 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이홍렬은 추도사를 통해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다”고 회고했다. 전유성이 세상을 떠나기 전 병실에서 함께 나흘을 보낸 김신영은 “(전유성은) 나의 어른”이라며 “병원에서의 4일이 (내 일생) 40년 중에 가장 진실(된 시간)이었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영결식 뒤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사옥 앞에서 노제가 열렸다. 이어 전유성의 영정은 선후배 개그맨들이 도열한 복도를 지나 ‘개그콘서트’ 무대를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장지인 전북 남원으로 향했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폐기흉으로 입원했던 전북대병원에서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졌다. 
  • [부고]

    ●윤춘오씨 별세, 박화자씨 남편상, 윤성민(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성필·성학(농심 커뮤니케이션실 상무)씨 부친상, 이인표(전 문화일보 기자)·유수연·박미령씨 시부상, 윤원진·준서·소운·선아씨 조부상 =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02)3010-2000
  • LPGA 쓴맛 본 성유진 ‘어둠 뚫고’ 첫 메이저 퀸

    LPGA 쓴맛 본 성유진 ‘어둠 뚫고’ 첫 메이저 퀸

    미국 무대 도전을 접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돌아온 성유진(25)이 짙은 어둠을 동반한 4차 연장 혈투 끝에 생애 첫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79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2025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2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일 연장전에서 시즌 상금 1위 노승희(24)를 꺾고 우승했다. 둘은 정규라운드를 나란히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마친 뒤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성유진은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3타를 줄였고 노승희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1~3차 연장에선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4번째 연장에서 노승희의 7m 버디 퍼트가 빗나간 반면, 성유진이 2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길었던 하루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오전 많은 비가 내리면서 4라운드 출발이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어졌고, 일몰에도 승부가 나지 않아 연장전은 조명을 켠 채 1시간가량 야간 경기로 진행됐다. KLPGA 투어에서 야간 연장을 치른 것은 2016년 홍진주가 우승한 팬텀 클래식 이후 9년 만으로 역대 2번째다. 성유진은 2023년 11월 에쓰오일 챔피언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통산 4승째를 챙겼다. 메이저 타이틀은 처음이다. 그는 2023년 시즌을 마치고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공동 7위로 통과했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 톱10에 2차례 진입했으나 CME 글로브 포인트 최종 81위에 그쳐 국내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 다소 고전하다가 5월부터 공동 2위 1회 포함 톱10에 6차례 이름을 올리다가 기어코 메이저 정상을 밟았다. 성유진은 우승 뒤 “24시간이 모자랐던 하루였던 것 같다”며 “고향(청주) 후배인 승희와의 연장이어서 마음이 복잡했는데 끝까지 멋진 승부를 펼쳐줘 고맙다”고 말했다. 올해 1승의 노승희는 준우승만 5번째.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원)에서는 전가람이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 김백준과 이태훈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년 3개월 만에 투어 4승째.
  • 클라이밍 리드 이도현 역사… 한국 남자 첫 세계선수권 金

    클라이밍 리드 이도현 역사… 한국 남자 첫 세계선수권 金

    한국 남자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이도현(서울시청·블랙야크)이 값진 동메달로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을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 이도현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볼더링 남자부 결선을 3위(84.2점)로 마쳤다. 2년 전 베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볼더링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1~3번 과제를 완등한 이도현은 4번 과제에서 2위 메즈디 샬크(프랑스·84.5점)에게 밀렸다. 1위는 2024 파리올림픽 콤바인(볼더링+리드) 은메달리스트인 안라쿠 소라토(일본·99.2점)에게 돌아갔다. 이도현은 26일 리드 결선에선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는 주 종목인 볼더링뿐 아니라 리드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2028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서채현(서울시청·노스페이스)은 리드 여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2021년 모스크바 대회 1위, 2023년 베른 대회 3위 등 리드 종목에서 3회 연속 입상했다.
  • TV쇼 참가자, 건설 노동자, 비틀스 매니저… 스크린 달구는 형님들

    TV쇼 참가자, 건설 노동자, 비틀스 매니저… 스크린 달구는 형님들

    더 러닝 맨거액 상금 놓고 30일간 서바이벌거장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 원작워킹맨전직 특수요원과 범죄조직의 대결제이슨 스테이섬 화려한 액션 예고마이다스 맨비틀스 시작을 함께한 엡스타인사업자로서의 감각과 선구안 눈길 ‘달리는’ 형님부터 ‘막노동하는’ 형님까지. 묵직한 ‘형님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글렌 파월 주연의 영화 ‘더 러닝 맨’이 오는 11월 12일 국내 개봉한다. 제목이 예고하듯 말 그대로 ‘달리는’ 영화일 것으로 보인다. 파월은 영화에서 실직한 가장 벤 리처즈를 연기한다. 거액의 상금을 받기 위해 30일간 추격자들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TV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로 불리는 미국 스티븐 킹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킹이 자신의 또 다른 필명인 ‘리처드 바크만’으로 1982년 출간했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최근 황금가지를 통해 소개됐다. ‘더 러닝 맨’은 킹이 바크만의 이름으로 썼던 다른 작품 ‘롱 워크’와 함께 ‘데스 게임’ 장르에 큰 영향을 미친 소설로 평가된다. 킹은 이 소설을 단 일주일 만에 집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설은 이미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동명 영화(1987)로 한 차례 만들어진 적이 있다. 슈워제네거 주연작은 개봉 시점 기준 약 30년 후 미래(2019년)가 배경이다. 이 작품이 굳이 2025년에 다시 만들어지는 점이 흥미롭다. 1982년 출간됐던 소설이 2025년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어서다. 킹은 소설에서 2025년을 “썩어 가는 악취만 가득한” 시대로 그린다. 파탄 난 경제와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오염으로 점철된 시대. 거장은 이미 40년도 더 전에 오늘의 현실을 소름 끼칠 만큼 정확히 예견하고 있었다.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달리는 슈워제네거와 현실이 된 디스토피아를 달리는 파월을 비교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에는 제이슨 스테이섬 주연의 ‘워킹맨’이 국내 관객을 만난다. 스테이섬은 전직 영국 왕립 해병대 특수요원 레본을 연기한다. 전역 후 평범한 건설 노동자로 살아가던 레본은 어느 날 상사의 딸 제니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가족과도 같았던 상사의 딸을 구하기 위해 레본은 정부 고위직, 러시아 마피아까지 연루된 거대한 인신매매 조직과 맞선다. 포스터를 보면 거대한 망치를 든 스테이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 속에서 묵직한 저 망치는 왜인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일 것만 같다. 이 작품도 소설이 원작인데, 국내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소설가 척 딕슨의 ‘레본스 트레이드’를 영화화한 것이다. ‘록키’ 등에서 ‘마초미’를 뽐냈던 왕년의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과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데이비드 에이어가 소설을 영화로 각색했다. 지난 24일에는 ‘마이다스 맨: 전설의 시작’이 개봉하기도 했다. 주인공인 브라이언 엡스타인은 리처즈나 레본처럼 ‘몸을 쓰는’ 형님은 아니다. 영국의 전설이자 20세기 음악의 아이콘인 비틀스의 매니저다. 엡스타인은 폴 매카트니에게 ‘비틀스의 제5의 멤버’라고도 불릴 만큼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실존 인물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비틀스에 투자했던 엡스타인의 사업자로서의 감각과 선구안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 주는가. 그보다 더 궁금한 건 비틀스라는 전설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될 수 있었는가. 넷플릭스 ‘퀸스 갬빗’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제이컵 포춘로이드가 엡스타인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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