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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프전 10주년 그날의 주역들은…

    17일로 걸프전이 발발한지 10년을 맞지만 걸프전의 핵심 당사자였던미국-이라크 사이의 구원(舊怨)은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3년 퇴임했지만 그의 아들 조지 W 부시가 지난해 말 대통령에 당선,아버지의 바통을 이어받아 대 이라크 제재를 한층 강화하려 하고 있다.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걸프전 이후 축출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서방세계에 굴복하지 않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90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촉발된 걸프전은 이듬해 1월17일 미국·영국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공습하면서한달만에 다국적군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이라크 국민들은 쿠웨이트 침공 후 취해진 경제제재 조치로 빈곤,영양실조,높은 영아사망률과 범죄율로 고통을 받고 있다.후세인을 목표로 한 경제제재는 오히려 반미 감정만 높였을 뿐 후세인 체제는 더굳건해졌다.이라크 경제도 지난해 나타난 고유가 현상으로 점차 회복세에 들어설 전망이다. 반면 다국적군을 주도했던 미국과 영국의 민간인과 의원들은 이라크제재조치에 항의해 바그다그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아랍권과 러시아,중국,프랑스 등의 이라크 제재 해제 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특히 프랑스는 유엔이 설정한 비행금지조치를 공공연하게 위반하며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걸프전의 주역들도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고 전면으로 나선상황이다.이라크 공습을 일컫는 ‘사막의 폭풍 작전’을 이끌었던 당시 딕 체니 국방장관은 부통령에 당선됐고 콜린 파월 합참의장은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다. 후세인은 걸프전 이후 경제의 어려움에도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의 화려한 대통령궁을 만들었으며 중동지역 최대규모의 사원인 사담 대사원을 건설하고 있다.교차로에 세워진 후세인 대통령의 조상(彫像)은오히려 늘어날 만큼 세방세계에 압력에 맞선 민족주의자로 떠받들여지고 있다.걸프전 당시 서방세계에 대한 창구 역할을 한 타리크 아지즈 외무장관은 91년 3월 개각에서 부총리로 승격,현재도 후세인을 보좌하며 이라크 외교의 대표로 떠올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한빛銀 불법대출 청문회 중계

    국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국정조사특위(위원장 朴光泰)는 15일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영동지점장 등 24명의 증인 및 참고인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속개했다.청문회는 박 전 장관과 이 전 지점장의 대질신문이 벌어져 TV로 생중계되는 등 관심을 끌었지만,증인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여야 공방만지루하게 이어지는 등 맥 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신용보증기금 보증 외압 박 전 장관이 친척인 박혜룡(朴惠龍) 아크월드 대표에 대한 대출보증을 늘려 달라고 이씨에게 압력을 넣었느냐여부가 청문회의 핵심이었다. 이씨는 “박 전 장관으로부터 대출보증 압력 전화를 세차례에 걸쳐받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박 전 장관은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만일 압력을 넣으려 했다면 최수병(崔洙秉)당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게 하지 왜 이씨에게 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씨가 뇌물수수혐의로 경찰청 사직동팀의 내사를 받는 과정에서 돌연 사직한 데 대해서도 공방이 벌어졌다.이씨는 “박 전 장관의 보증요청을 거절하자 최수병 이사장이 직접 전화로 사표를 종용했다”며박 전 장관의 사주설을 주장했다.그러나 최 전 이사장은 “수뢰혐의로 며칠째 잠적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사표를 받든지,즉각 출근시키든지 하라고 인사팀에 지시했다”며 “이씨에게 직접 사표를 종용한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빛은행 불법대출 신창섭(申昌燮) 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은 “이수길(李洙吉) 부행장의 전화를 받았으며,전화가 아크월드에 대출을해주라는 윗선의 압력으로 느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부행장은 신씨에게 전화를 건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크월드 박 대표가 박 전 장관 자택을 방문해 1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나,박 전 장관과 박 대표는부인했다.박 전 장관은 박 대표와 문화관광부 장관 대기실에서 만난사실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대기실에 있었기 때문에 박씨가 왔었는지 기억이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장관 표정 박 전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문을 정면 반박하는 ‘공세적 증언’으로 야당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이 이수길 부행장에 대한 인사관련 전화를 문제삼자 “언론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한 사람으로 많은 언론인이 민원전화를 해 왔고,이를 알아봐 주는 것이 세상을 사는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여기 있는 많은 의원들도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다”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 의원에게는 “왜 느낌을 갖고 얘기하느냐. 느낌을 갖고 말하자면 나도 할 말이 많다.의원이 일방적으로 질의하고 기정사실화 한다면 정치연설과 뭐가 다르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박지원씨 외압의혹 엇갈린 증언

    국회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국정조사특위는 15일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사흘째 청문회를 열어 불법대출의 외압 여부를 따졌다. TV로 생중계된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증인신문을 통해 박 전 장관의 외압이 없었음을 규명하려 한 반면,한나라당측은 박 전 장관의압력에 따른 권력형 금융비리임을 입증하는 데 진력했다.그러나 핵심증인들의 엇갈린 증언 속에 여야의 공방만 이어져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올겨울 왜 추운가

    한반도에 11년 만에 가장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10일부터는 한낮에도 수은주가 0도 위로 오르지 못하고 있다.왜 이런 한파가 찾아온것일까. 우선 한반도 북쪽까지 내려온 아주 차가운 공기 덩어리인 ‘한기핵(寒氣核·Cold Core)’ 때문이다.한기핵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만주 북쪽을 서에서 동으로 지나는 것이 정상적 경로다.그러나 이번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화된 틈을 타 한반도 바로 북쪽까지 진출했다.이 덩어리가 대륙고기압에 계속 찬 기운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 북쪽에 진출해 있는 한기핵의 온도는 지상 1.5㎞에서영하 32도,5㎞에서 영하 44도나 되는 등 평소보다 훨씬 강력하다.평상시에는 5㎞ 높이에서 영하 30∼35도 사이였다. 게다가 지표면에 얼어붙어 있는 눈이 낮 동안 태양광선을 반사해 지표면이 데워지는 것을 방해해 낮 기온이 오르는 것을 막고 있다.야간에도 구름이 많이 끼지 않아 낮 동안 지표면을 데운 태양열 에너지가그대로 대기로 방출되는 ‘복사냉각’현상이 일어나 추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상청은 18일쯤에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도로 올라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쯤에는 전국에 다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달 하순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힘을 되찾으면서 북쪽 찬공기의 남하를 막아 한두 차례의 추위가 있은 뒤 완만하게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서해안과 강원 영동지방에는 지형적 영향으로 눈이 잦을 전망이다. 전영우기자 ywchun@
  • 박지원.이운영씨 대질신문/오늘 한빛은행청문회 속개

    국회 한빛국정조사특위(위원장 朴光泰)는 15일 박지원(朴智元) 전문화관광부 장관과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 등증인·참고인 25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속개한다. 특위는 박 전 장관과 이 전 지점장을 상대로 대질신문을 벌여 한빛은행 불법대출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가린다. 이종락기자
  • [대한광장] 삼각산과 북한산

    ‘삼각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본 것이 초등학교 때인가 싶다. 국어교과서에 실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련마는/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라는 시조 때문이었다.병자호란 당시 굴욕적인 화의에 반대했다가 결국 청나라에 끌려가 곤욕을 치른 김상헌(1579∼1652년)이 지은 시조이다.김상헌이 포박되어 끌려가면서,서울쪽을 돌아보며 비통한 심정을 읊은것이다. 서울에서 청나라로 가려면 지금의 무악재를 넘어 구파발을 거치고,통일로를 따라 임진강을 건너 북상해야 한다.이 길에서 돌아보는 서울쪽 삼각산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웅장하다.하늘을 찌를 듯 또떠받칠 듯 솟아 있는 세 봉우리.백운봉·인수봉·만경봉이 있었기에,우리의 선조들은 이 산을 삼각산이라 불렀다.곧 서울을 지키는 진산(鎭山)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산 이름은 삼각산이었다.대부분의 서울 시민과 경기 일원 주민도 삼각산이라고 불렀다.70년대에는 삼각산과 북한산이 혼용되더니,80년대부터는 어느덧 북한산으로 통용된다.지금은어떤 등산객에게 물어도 ‘북한산 간다’하지 ‘삼각산 간다’고 하는 이는 드물다.본명은 사라지고 별명 또는 일명이 본명이 되어 버린꼴이다. 이것은 1983년 삼각산과 도봉산을 함께 묶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부터이다.삼각산의 역사와 지리적 배경을 도외시했거나,행정당국의 편의주의에 의해 산의 고유한 이름까지 달라진 결과를낳았다고 할 수 있다. 삼각산은 1,000여년 전인 고려 성종(993년)때에 이미‘삼각산’으로 정착되어 불렸다.그 이전 삼국시대에는 ‘부아악’이라고 했다.삼각산 기록이 처음으로 나오는 문헌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이다.‘삼각산 이북도 또한 고구려의 옛땅입니다’라고 서희가 고려 성종에게 아뢴 말에서이다.또 목종9년(1006년)기사에도 ‘목종이 숭교사에 있던 현종을 삼각산 신혈사로 옮겨 살게 하였다’라는 구절이 나온다.뿐만아니라 고려 숙종때 만든 ‘삼각산 중흥사반자’명문,‘태고사 원증국사 탑비’의 비문,충혜왕5년(1344년)에 제조한‘중흥사청동누은향로’의 명문들에서 한결같이 삼각산으로 표기되어 있음을확인한다. 조선시대에 삼각산이라는 이름은 확고부동하게 정착된다.‘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동국여지지’‘여지도서’‘대동지지’등 역대 지리서와 ‘조선왕조실록’,여러 선비의 문집과 기행문에서 모두 삼각산으로 일관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본명이 돼버린 ‘북한산’은 어떤 역사적 근거로하여 이름붙은 것일까.‘비류와 온조가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에 올라가 살 만한 땅을 살펴보았다’라는 ‘삼국사기’백제기사의‘한산’이 그 효시가 된다.그러나 이 한산은 특정한 산이름이 아니라,백제 건국 당시의 ‘한강유역 일대’를 가리킨다는 것이 여러 사학자들의 설명이다.따라서 북한산은 한강이북 지역으로,남한산은 한강이남 지역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역사지리 연구가 김윤우씨는 그의 ‘북한산 역사지리’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백제 건국초에 고구려에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남하한 비류와 온조등의 백제 건국집단이 한강유역 일대를 ‘한산’이라 일컫기 시작한 것으로…엄밀히 말해서 삼국사기의 북한산은 곧 ‘한강이북의한산지역’이란 의미의 말이다.’ 서울시가 펴낸 ‘서울의 산’에도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한산이란 이름은 ‘삼국사기’‘고려사’‘세종실록지리지’등에 보이며,이는 한강·한수·한양·한성 등의 지명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서울의 옛이름은 한산·북한산·북한산성·북한성·한양등으로 기록되어 있다.북한산은 처음부터 산이름으로 붙여진 것이 아니라,서울지방 옛이름인 한산의 북쪽지역을 가리킨 지명에서 비롯된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산’이라는 이름보다는 ‘삼각산’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정겹게 느껴진다.‘3개의 뿔로 된 산’이라는 뜻의 삼각산이,우리가 항상 바라보는 시각적 체험과 형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반면 ‘북한산’은 체험의 눈이 아닌 관념뿐이며,어딘가 사대주의적 냄새마저 풍긴다.도봉산에 등산하러 가면서도 ‘북한산에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후세들이 행여 삼각산과 도봉산의 이름을 잃어버리지않을까 걱정된다. 이성부 시인
  • 독립·친일후손‘화해의 악수’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린 1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인근 국민은행본점 앞. 몇몇 노인이,해방후 친일파 처단의 본거지인 반민특위가 있던 이곳으로 모여들었다.조문기(趙文紀·74)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비롯해 김정육(金正陸·66) 김준형(金駿炯·57) 김영식(金英植·68)씨 등이다. 조이사장은 건국훈장을 받은 애국지사,김정육·김준형씨는 반민특위의 상징적 인물인 김상덕(金相德)위원장과 김상돈(金相敦)부위원장의자제들이다. 반면 김영식씨는 일제 말 친일잡지 ‘삼천리’를 경영한시인 김동환(金東煥)의 아들이니 이 모임은 ‘극과 극’이 만났다고나 할 자리다. 모임은,민족문제연구소가 향후 설립할 ‘반성과 화해를 위한 재단’설립 문제를 원로들에게 보고하고 자문·협조를 구하기 위해 마련했다. 자기소개 시간이 되자 김영식씨는 “친일반민족 행위를 한 김동환의자식”이라고 스스로를 밝히고는 돌연 맞은편에 앉은 조이사장 등 좌중을 향해 큰절을 하였다.한참을 꿇어 엎드렸다가 일어선 김씨의 눈에는 눈물자국이 역력했다.아버지를 대신해흘린 ‘참회의 눈물’이었다. 부친을 대신한 김씨의 ‘진실한 사죄’에 대한 ‘찬사’와 ‘뜨거운악수’가 뒤를 이었다. 조이사장은 “해방 직후 친일파들이 기가 죽은 때가 잠시 있었는데 그 후로 이런 장면은 처음”이라며 김씨에게‘화해와 용서’의 악수를 청했다.나머지 두 김씨도 김영식씨를 ‘동지’의 심정으로 반겼다. 조이사장은 “독립운동가와 친일경력자,그리고 그 유족들이 만나서화해와 과거사 청산을 함께해야 한다”고 역설하고는 “오늘 모임은그 첫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동참한 서우영(徐羽泳·37)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도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해 화해와 역사청산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12일부터 한빛대출 청문회

    국회 한빛국정조사특위는 12일부터 17일까지 115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실시한다. 12일에는 박혜룡(朴惠龍) 아크월드 대표 및 현룡(賢龍) 전 청와대행정관 형제,이수길(李洙吉) 한빛은행 부행장,신창섭(申昌燮)·박영태(朴榮泰) 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 등 27명의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한다. 15일에는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운영(李運永) 전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을 출석시켜 대질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2001 길섶에서/ 문명과 발전

    우리는 2001년을 21세기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이집트인들은 ‘7번째밀레니엄’이라고 말한다.인류 문명은 지금의 중동과 근동지방인 오리엔트에서 기원 전 5세기쯤 시작됐다.현재 보편화된 건국신화,문자,농사,태양력과 60초를 1분으로 계산하는 60진법 등은 모두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원조(元祖)다.우리가 즐겨 마시는 소주도 여기서 유래됐다고 한다. 문명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이집트,그리스,유럽 등으로 확산됐다.고대중국, 수메르지방과 이집트의 발굴물은 현대 물건 뺨칠 정도로 화려하고 정교하다.수천년간 인류는 과연 무엇을 추가로 이루었나 생각하게 만든다.프랑스 최고의 이집트 학자겸 소설가인 크리스티앙 자크는작중 인물을 통해 묻는다. “인류가 진정으로 발전한 것인가.런던의불결한 거리가 고대 사원에 비해 진보이며 우리의 사상가들이 플라톤,노자와 부처 또는 거대한 피라미드를 건설한 작업반장보다 위대한것인가?”지금도 여전한 인간들의 패싸움과 갈등을 보며 발전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이상일 논설위원
  • 안동대 김희곤교수 ‘…이육사 평전’ 눈길

    최근 미당 서정주의 타계로 시인의 사회적,역사적 평가문제가 재론된 바 있다.문단에서는 미당의 문학적 업적을 들어 칭송·추모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반면 역사학계와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의 친일행적과 독재정권 찬양을 이유로 비판적 잣대를 들이댔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시인 가운데는 미당이 섰던 자리와 반대편,즉독립운동에 투신한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인인 만해 한용운,‘서시’의 윤동주,‘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이상화,‘상록수’의 심훈과 함께 이육사도 그 반열에 들어 있다. 최근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는 안동지역 출신의 민족시인 육사(陸史) 이활(李活,본명 源祿·1904∼1944)의 일대기를 기록한 ‘새로쓰는 이육사 평전’(지영사)을 펴냈다.이 책은 육사의 출생에서부터성장환경,순국에 이르기까지를 현장답사와 증언·자료를 토대로 쓰여졌다.특히 이 책은 육사를 문인보다는 일제하라는 특수상황 하에서투철한 역사의식으로 살다간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저자는 독립운동사전공의 역사학자로 육사 관련 학술논문을 이미 여러 편 발표한 바 있다. 저자는 우선 이 책에서 육사 관련 기존 기록이 오류투성이임을 지적한다.육사의 고향인 안동댐 입구에 세워진 ‘광야’시비에는 ‘육사가 북경의 사관학교와 북경대학 사회학과를 다녔고,정의부에 가입했다’고 적혀 있다.이 글은 이 지역출신 후배문인인 조지훈이 쓴 것이다.이에 대해 저자는 “확인결과 육사는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1기생 출신으로,광둥(廣東)의 중산(中山)대학에 다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저자는 “(육사의) 40년 생애를 재현하는 데 오히려 오류가 더 많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이는 문학적 접근에만 치우친 연구경향과 절대적인 자료빈곤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저자는 육사 관련 오류를 바로잡는 성과 이외에도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더러 새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우선 육사가 자신의 이름을 아명인 이원삼(李源三)에서 이활로,다시 1929년 대구감옥에서나온 후 ‘대구 二六四’로,또 육사(戮史)를 거쳐 육사(陸史),이육사(李陸史)로 사용하게 된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또 1934년 서대문형무소 투옥시절 육사의 신원카드(사진 포함)와 신문조서 등도 처음 공개했다.특히 육사의 친척으로 베이징에서 같이 감옥에 있으면서 그의말년을 지켜본 이병희(李丙禧·83·서울 거주·건국훈장 애족장)씨의증언을 토대로 육사의 최후를 재구성한 것도 돋보인다. 저자의 머리말 첫 구절이 사뭇 인상적이다.‘일제강점기에 친일하지않은 문인을 찾기 힘든 반면 친일한 조선어 학자를 만나기도 어렵다’.저자는 “친일을 하지 않았다는 정도가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독립운동·항일투쟁을 벌인 문인을 찾으라면 너무나 어려운 과제”라며 “이 물음에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육사”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
  • 외교부,해외공관 감사 강화

    외교통상부는 9일 해외공관 외교관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지적(대한매일 9일자 1·28면 보도)에 따라 이정빈(李廷彬)장관 주재로 긴급 실국장회의를 갖고 해외공관에 대한 본부감사활동을 강화,공관장 임기 중 최소 한차례 이상씩 현지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외교부는 또 모든 해외공관의 회계자료를 본부에서 전자시스템을 통해 한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모니터링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외교부는 이와는 별도로 업무와 관련한 금전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동지침을 해외공관에 내려보냈다. 지침은 ▲임지를 떠나기 전 발생한 채무의 청산 ▲업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물,편익수수 금지 ▲도박,사행성 오락,투기,과다한 음주,비난의 여지가 있는 이성교제 금지 ▲철저한 가족관리 등에 이르는 구체적인 복무 자세를 규정하고 있다. 홍원상기자 wshong@
  • 국회 국조특위, 금감위등 조사 “”公자금 회수부진 문책해야””

    국회 공적자금국조특위와 한빛국조특위는 9일 금융감독위원회·자산관리공사·신용보증기금 등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는 등 현장조사를계속했다. 공적자금국조특위의 금감위 및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기관조사에서여야 의원들은 공적자금이 투입될 금융기관의 선정기준과 기준의 타당성,기준 적용의 공정성 등을 집중 질의했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그동안의 공적자금 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보완대책을 촉구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생명보험회사 및 종합금융회사에 투입한 공적자금의 회수율이 낮아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 데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한빛국조특위는 신용보증기금 방문조사에서 손용문(孫鎔文)전무를 비롯한 임직원들을 상대로 이운영(李運永)전 영동지점장의 사퇴 경위와아크월드에 대한 대출보증서 발급 과정의 적법성 등을 조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엎친데 덮친 눈 ‘항공대란’

    지난 7일의 폭설에 이어 9일 낮동안 서울·경기와 강원 산간·내륙지방에 다시 눈이 내려 김포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사흘째 차질을 빚었다.영동고속도로 등 강원·영동지역의 주요 도로에서는 제설작업이계속돼 일부 고갯길에서의 서행운전 외에는 정상 소통이 이뤄졌으나10일 새벽부터 도로가 얼어붙어 운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항공기 무더기 결항 김포공항에서는 이날 국내선은 229편 중 143편이 결항해 62.4%의 결항률을 기록했고,지연 운항도 17.9%인 41편에이르는 등 80.3%의 항공편이 파행 운영됐다. 국제선은 141편 중 13.5%인 19편이 결항됐으며, 41.1%인 58편은 지연 운항돼 54.6%가 정상적으로 운항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눈이 내리자 오전 8시40분쯤 국내선 출발 수속을잠정 중단했다.아시아나도 제주노선을 제외하고 11시부터 국내선을전면 결항시켰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은 관광객 3,000여명이 한 때 발이 묶인데다 국제선이 김포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제주도로 회항해 승객들을 내리도록 하는 바람에 북새통을 이뤘으나 오후부터 정상을 되찾아 승객들을 수송했다. 김포공항도 이날 오후 기상 사정이 호전되고 항공기 동체의 제빙작업(De-icing)이 신속히 이뤄짐에 따라 오후 5시부터 국내선 운항을재개했으나 10일 오후에나 전체적인 운항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강원·영동지역 교통통제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은 지난 7일부터 사흘째 차량운행이 전면 금지된 상태에서 또다시 눈이 내려 소통시기가 불확실한 상태다. 영동고속도로는 이날 새벽 2시쯤부터 소통이 재개됐으나 폭설로 귀경을 미루던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릉시 성산면∼대관령 정상으로 이어지는 상행선에서 심한 지체현상이 벌어졌다.게다가 눈 속에 주인없이 방치된 수십대의 차량들이 제설작업을 방해한 데다 이날내린 1.4㎝의 눈이 오후 들어 얼어붙으면서 차량흐름은 다시 더뎌졌다. ■여객선 운항 중단 9일 오후 서해 먼바다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인천∼연평·백령 등 2개 연안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강원도 동해안 항·포구에 있는 3,000여척의 어선들도 3일째 발이 묶였다. 춘천 조한종·송한수기자bell21@
  • 천안문사태 당시 中지도부 비밀회의록 공개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1989년 6·4톈안먼(天安門) 시위 당시 무력진압을 결정하기까지 중국 최고지도부의 비밀 회의록이 중국공산당내부 인사에 의해 최초로 공개됐다. 포린어페어스 1∼2월호에 ‘톈안먼 페이퍼’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회의록에 따르면 무력결정은 당시 최고 권력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의적극적인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덩의 지시를 가장 잘 이행한 공로로 총서기에 발탁됐다. ‘장 리앙’이라는 가명의 ‘중국 공산당원’에 의해 앤드류 네이선 컬럼비아대 교수(정치학)측에 건네진 이 회의록은 ‘중국 지도부는국민에 대해 무력사용을 결정했다’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됐고 이 책의 요지가 포린 어페어즈에 실렸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5월16일 당정치국 상무위원회. ▲자오즈양(趙紫陽) 총서기=4월26일자 인민일보 사설이 사회각계의반발을 샀고 학생들 사이에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인민일보는학생시위를 ‘동란’으로 보도함)▲리펑(李鵬) 총리=그것은 사실이아니다.26일자 사설은 다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젊은 학생들의 감정을 악용하려는 소수를 겨냥한 것이다. ◆5월17일 덩 사오핑 자택. ▲덩=즈양 동지,이것이 동란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인민해방군을 불러 베이징에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자오=샤오핑 동지,나는 그런 계획을 수행하기곤란하다.▲덩=소수는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5월21일 당중앙판공실 서기국. ▲덩=자오즈양은 명백히 동란 쪽을 지지하고 있으며 동란을 자극했다.그를 계속 놔둘 필요가 없다.후즈리(胡啓立)도 더 이상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천원(陳雲·원로)=리셴녠(李先念) 동지가 상하이에서 장쩌민이 후보로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5월27일 덩의 집. ▲덩=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장쩌민과 리펑,차오스(喬石),야오이린(姚依林),쑹핑(宋平),리루이환(李瑞環)을 정치국 6인 상무위원으로 하고 장쩌민 동지를 총서기로 하겠다. ◆6월2일 당중앙판공실 기록. ▲리펑=미국 대사관에 고용된 자들이 공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동란이 시작됐다.즉각 톈안먼 광장을 정리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왕전(王震) 국가부주석=샤오핑 동지,인민해방군과 계엄군은도대체 무엇하러 있는가.반혁명분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여야 한다.▲덩=계엄군이 오늘밤 정리 작전에 들어가도록 할 것을 제의한다. hay@
  • 클린턴, 공로시민상 수여키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메이저리그 최다홈런기록보유자인 행크 아론과 은막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28명에게 ‘공로 시민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백악관이 6일 발표했다. 수상자에는 전 세계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워터게이트사건 담당 특별검사 아치볼드 콕스,전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민권운동지도자프레드 셔틀워스 목사,AIDS 전문의학자 데이비드 호가 포함돼 있다. 또 불의의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흑인출신 론 브라운 전 상무장관,워터게이트사건 특별검사 찰스 러프,전국신문발행인협회 창설자인언론인 존 셍스택 등도 사후 수상자로 선정됐다. [워싱턴 AP 연합]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2)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4.풍경의 미학 정신. 최하림의 시는 역사와 실존이 부딪치는 자리에서 수행되는 치열한시적 사유의 세계이다.두 테마에 대한 집요한 천착 과정을 통해서 그가 보여준 절제와 균형의 미학은, 그의 시세계에 시적 긴장을 유지할수 있는 동인이었다.질곡의 한국현대사를 통과하면서,그리고 그 현실에 부단한 시적 대응을 견지하면서도 특정한 관점에 경도되거나 생경한 직설의 형식을 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그의 시가 자신을 시적 사유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자신에 대한 성찰에서 시적 사유를 시작한다는 것은,세계와의 정서적 거리두기를 가능케 하는 미적전략이다.관조와 응시를 통해 세계에 접근하는 최하림의 시적 방식은,심미적 거리를 확보하려는 시적 태도인 셈이다.역사와 현실에 대한집요한 시적 장고(長考)는 그의 시가 기초한 진지한 미학 정신에서연유한다. 이 미학정신을 구현하는 시적 형식으로 최하림은 풍경화(風景化)의방식을 사용한다.그것은 ‘겨울’,‘골짜기’,‘밤’,‘눈’,‘개’,‘새’,‘강’,‘어둠’,‘바다’,‘사내’ 등 시대적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는 소재들을 동원하여 현실을 암시하는 상황을 설정하고,그상황을 시인의 내면적 정서나 정신적 지향과 겹쳐서 하나의 압축된풍경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이러한 그의 시적 방법은 현실에대한 내적 관조와 깊은 침잠이 선행되어야 하는 창작 방법이다. 현실에 대한 직설적 토로나 생경한 비판의 형식이 아닌,그것을 하나의 형상으로 구축하는 최하림의 미학 정신은 그의 시가 발딛고 있는 기지이자 오늘의 시점까지 그의 시를 추동시킨 문학적 원동력이다.그 심미적 시정신은 자신과 현실적 사태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토양인 셈이다. 큰 나무들이 넘어진다 산과 산 새에서/강과 강 새에서 마을 새에서/길을 벗어난 사람이 어디로인지 달리고/길러진 개들이 일어서서/추운겨울을 향하여 짖는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걸어간다/저녁 그림자처럼 걸어간다 마을도/나루터도 사라지고 과거도 현재도/보이지 않는다/날아가는 새들의/불길한울음만 공중에 떠돌며/얼어붙은 겨울을 슬퍼하고/// 언덕도 상점도폭설에 막히고/거리마다 바리케이트 쳐져/사람들이/어이어이어이 울부짖고/갈색 옷을 입은 사내 몇,들리지 않는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또 다른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그 소리들이 모여/겨울나무를넘어뜨린다/// 꽁꽁 언 새벽 여섯 시,地靈처럼 걷는/사람들 새로 우리들은 걸어간다/살얼음의 아픔이 여울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갈기를 날리고,/우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단의 사내들이/사냥개를끌고 온다 개들이 짖는다/이제는 얼어붙은 우리들의 꿈이여/눈과 같은 결정체로 三韓의 삼림에 내리어오라/기다리는 노변에서 상수리숲도 우어이우어이/울고 겨울새도 울고 우리도 울고 있다.― 「겨울 精緻」 전문 암담한 시대적 상황이 구체적인 풍경으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음울한 절망의 정조가 ‘우리’라는 대명사와 결합되고 등장하는 소재들이 암울한 시대적 상징으로 수렴되면서, 시는비극적 현실을 환기하는 한 반영으로 읽힌다. 산에서는 숲을 숲이게만드는 ‘큰 나무들이’ 사라져 가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입을 다물고 걸어가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몰수된 황폐하고 암담한 현실이다. 폭설로 봉쇄된 암담한 겨울,새의 울음과 숨죽인 통곡만이 가득한 강제와 감시의 현실을 시인은 ‘地靈처럼 걷는 사람들’이라는 섬뜩한죽음의 형상으로 그리고 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 갈기를 날리는’ 듯한 것으로 생생하게 경험되는 현실의 고통은,출구에 대한 욕망의 절실함만큼이나 격렬한 것으로 감각된다.꿈마저 얼어붙은 전망부재의 현실에서 ‘우리들’은 눈을 부르고 있다.하늘을 향해 ‘내리어오라’고 주술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의 바람 속에는 일말의 가시적인 가능성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암울한 질곡의 현대사를 최하림의 시는 이렇게 묘사한다. 당대 현실에 대한 아무런 직설적 비판이 없는데도 이 시가 보여주는 암담하고 폭압적인 상황은,상황 자체로써 이미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수행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형상화된 현실은그것이 그리는대상 자체보다 생생하며,그것의 문제적 국면은 증폭되어 표출된다.구체적 풍경이 발휘하는 형상력은 시적 정서와 의식을 보다 직핍하고절실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감당한다.문학의 본질적인 힘은 바로 이구체성에서 발원하는 것으로서,삶과 현실에 대한 섬세한 사유와 그것의 미적 형상화는 문학을 다른 제도와 구별짓는 힘의 원천이다.심미주의의 좌절은 야만주의를 부른다. 거친 육성과 생경함 속에 건설된시는,시간의 거센 물살을 견뎌낼 수 없으며,시대가 지나간 자리에 조잡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현실을 형상화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사실적 풍경도 정신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다음의 시에서 우리는 풍경과 의식이 상호 작용하여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구체적 형상으로드러내는 최하림 시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내리니/나뭇가지들이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포물선을 그리며휘어지다가/눈을 털고 일어나고,/다시 눈을 털고 일어나고 한다/오후 내내 그 일을 단조롭게/반복한다 우리가 날마다/아침을 시작하고또/시작하는 것과 같으다/// 이런 날/하늘은 지붕 가까이/내려와 멈추고 세상 길도/들녘에서 모습을 지운다/나는 천근 무게로 눈꺼풀이/내려 앉아 꿈속처럼 눈을 감는다/아이의 속뼈같이 여린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떠올라 머나먼 마을에/차곡차곡 쌓인다/// 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눈벌판을/마구 쏘다니고 싶지만/나는 결코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지/못한다 눈은 나를 덮고 또 덮으며/종일 내려 쌓인다 ― 「아무 생각 없이 겨울 풍경 그리기」전문 이 시에는 오랫동안의 응시를 통해서만 포착할 수 있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최하림의 [바라보는 시]가 빈번하게 펼쳐 보이는 눈여겨보지 않은 사물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이 정겹게그려진 작품이다.나뭇가지들이 ‘눈을 털고 일어나고 다시 털고 일어난다’는 묘사 속에는 순진무구의 서정성이 담겨 있다.비어있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정경들이 시인의 투명한 시선에 의해 포착된다.최하림의 최근시가 보여주는 정결한 세계는 이러한 시선에 의해 확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적 특질은 그러한 맑은 시선이나 그 시선에 포착된 자연 대상의 아름다움보다,오히려 그것을 정신성의 세계로 고양시키는 시의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눈내린 상황을 인간의 일상으로전환시키고,그것을 다시 보편적 시간의 세계로 확대하는 방식은,사물의 정경을 정신의 풍경으로 환치하는 최하림 시의 특징이라 하겠다. 여기서 눈의 의미는 일상성으로,그리고 다시 시간의 무게로 전이되면서,‘지붕’과 ‘길’과 ‘들녘’에 내린 눈은 사람과 마을을 지우는무화(無化)의 상징으로 자리를 옮긴다. 시인이 ‘눈을 감고’ 의식의심층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개별적 존재들을 지워버리는 시간의 냉혹함이다.명멸하는 ‘아이의 속뼈같은’ 가지들이 ‘차곡차곡 쌓이’는‘머나먼 마을’이란, 존재들이 묻힐 시간의 영원한 심연을 의미한다.이 마을의 광경은 시인의 의식이 형상화한 정신의 풍경인 것이다.말할 수 없는 비극성을 삼키고도 저토록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고요 속에 잔혹함을 내포한 시간의 벌판을 시인은 ‘사나운 짐승’이 되어‘마구’ ‘마구 쏘다니고’ 싶다.그것은 모든 인간의 삶 속에 내재하는 존재의 비극적 충동이다.시간의 고요한 위력 앞에 선 무력한 인간의 보잘 것 없음,정화된 풍경 속에 내재한 동적 충동의 이유인 것이다.외부의 풍경을 정신화하고 정신을 풍경화함으로써,이 시는 생의비극성을 구체적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최근의 시들을 중심으로 최하림의 많은 시들은 정적(靜寂)의 풍경을노래한다.투명하고 정결한 정서를 보여주는 이 시들 속에는 사물과의화해를 꿈꾸는 생의 충동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꿈꾸기가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바라보는 일이 종내에는 어둠으로 귀착될 것임을 시인은 안다.어둠은 죽음이고,어둠은 무(無)이다.삶에 내재하는 비극성이 동적 충동을 부른다.그가 보여주는 정화의 풍경은존재의 비극성이 미만한 시간의 풍경이며,그래서 생의 충동으로 가득한 허무의 비가(悲歌)이다. 최하림의 역사적 상상력과 실존적 고뇌는 구체적 풍경을 통해서 생생하게 형상화된다. 반성적 거리에 뿌리를 둔 이 풍경의 형식 속에는세계에 대한 깊은 응시와 성찰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이러한 정신에 기초한 시적 사유의 세계는 그 깊이만큼의 집요함과 강인함을 내포한다.역사와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미학정신이 최하림의 시세계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5.다시 꿈꾸는 아침의 역사 현재적 삶이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한 의의있는 연결이라는 신념이 없다면,인간은 생의 종말을 단순히 불길하고 허무한 상징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고통스러운 역사와 유한한 존재들을 모두 삼켜버린 시간의 냉혹함 앞에서,최하림은 인간의 자세를 생각한다.절망적인 역사와실존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역사 밖에 존재할 수 없다. 이는최하림이 끝내 포기하지 않은 시적 사유의 대전제이다.최하림에게 역사와 실존은 삶이 끌고 갈 두 개의 테마이다.‘지옥 같은 역사’의기억과 질병을 통해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황폐한 삶의현장을 다시 응시한다.“보이지 않는 들판을 간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들판」) 냉엄한 역사적 현실과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안고 건너야 하는 그 들판은, 정신의 강인함이 요청되는 고되고 지난한 삶의 현장이다.최하림은 들판을 건너는 방법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길의 줄기찬 모색과 그 모색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내 눈이 너를 보고/내 귀가 너를 듣는 동안에/감추인 아침이 차츰차츰 열리고/감당할 수 없이 세상이 밝아온다/경이로운 아침이여 새벽부터 길들은/사립을 나서서 숨소리 깊은 들로 간다/내가 처음의 나그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 몇 사람째 이슬을 털고 갔다/그들의 발걸음이 들을 깨우고 비린내음 물씬한/밭고랑옥수수들을 흔든다 옥수수들이/눈 비비며 일어나 제 모습 본다/우리도 어느 날,들을 가면서 우리가 지나는 모습/볼 것이다 긴 낫 들고,그림자 드리우며,/존재하는 것들이 밝게 얼굴 드러낼 것이다/언덕으로 올라가는 도랑에서,나는 잠시,햇빛에 싸여,/걸음이 미치지 않는곳의 신비를 본다/가려고 하지 않는 길들은 매력있다 ― 「밭고랑 옥수수」전문 건강한 아침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들을 깨우고 새벽을여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모색을 그리고 있는 이 시에는 역사의 운동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차츰차츰 열리’는 역사의 새벽을 ‘감추인 아침’이라고 적고 있는 표현에는,[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의식의 개안을 통해 아침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시인의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감당할 수 없이 밝아오’는 ‘경이로운 아침’은 그것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동안’,다시 말해 정화된 응시의 시간이 있고 나서야 찾아오는 국면인 것이다.이는 ‘오래오래’ ‘멈춘 평화’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보이지 않는 들판’을 건널 수 있다는 「들판」의 사유와도 상통한다.이응시의 시간은 ‘처음의 나그네’를 ‘부지런한 농부’로 전환시키는인식의 계기이다. ‘이슬을 털고’ ‘들을 깨우고’ ‘밭고랑 옥수수들을 흔’들며 역사의 새벽을 걸어가는 이 부지런한 농부들의 발걸음에서,‘숨소리 깊은 들’은 건강한 생명력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개인에게 의식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러한 상상력 속에는,역사란 개인의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성취되는 변증법적 삶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들을 찾아 나서는 ‘농부들’은 바로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굳건한 존재로 선 역사적 주체들인 것이다.‘걸음이 미치지 않는 곳’의 ‘신비’함과 그 길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고통과 반성을 거친 자들의 가슴 속에 찾아온다.역사는,아니 역사적 삶은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 속에서 다시 꿈꾸는 것임을,최하림은 새벽을 여는 농부들의 힘찬 발걸음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역사적 세계에 대한 염원은 최근 시들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아침 이미지]에서 잘 드러난다. “미소 속으로 아버지가 쇠스랑을 메고/온다 이슬 젖은 잠방이 바람으로 온다/(오오 고통스런 세상으로 오시는 아버지!)/노동으로 빛난얼굴을 하고 아버지는/사립으로 온다 우리 가족은 모두/아침의 유대속에서 아침의 빛을 뿌리며//온다 새로운 아이들이 따뜻한 유대 속으로/온다 무성한 시간의 숲을 헤치고/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포르릉포르릉 날며”(「아침 유대」,5·6연)에 그려진 것처럼,찬란한 역사의아침은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노동을 통해서 열리는 세계이다. 황폐한대지를 갈고 고르는 노동을 통해서 이룩되는 역사, 그 노동으로 다져진 아버지의 ‘빛난 얼굴’은, 고통을 통해 새로운 전망을 열어가는역사의 변증법적 운동력을 상징한다.개인의 고통과 줄기찬 노동이 역사를 일구어 간다.역사의 아침은,고통을 견디고 또다시 꿈꾸는 강인한 정신 속에 깃드는 것임을 최하림의 시는 보여준다. [농부의 대지적 상상력]이라 부를 수 있는 최하림의 역사 의식은 인간적 실존에 기초한 공동체의 연대를 모색한다.그 삶이란 “모서리들이/조금씩 조금씩 부서지고 모서리들이/닳아지고 모서리들이 정다워지면서/죽음 가까이 죽음처럼 둥글”(「모카커피를 마시며」)어 지는조화와 화해의 삶이며, 모든 존재의 동질적 비극성에 기초한 관용과사랑의 정신에서 연유하는 삶이다.아울러 이러한 개인의 유대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삶은 ‘목적이 없고 관객이 없으므로 그들 자신이 춤이고 즐거움’(「즐거운 딸들」)이 되는,과정 자체가 하나의 목적을이루는 삶이다.존재에의 연민에 뿌리를 둔 공동체의 유대는,개인의실존과 역사가 만나는 인간적 역사의 모습이며,냉소주의와 자기아집에 대항하는 부단한 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집요하게 존재와 역사의 막막함을 들여다보는 최하림의 질긴 시적고투의 역정은,속도와 효용성이 주도하는 현실세계에 있어서 시의 역할을 재고하게 하는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밤새도록 죽지를눈에 박고 졸며 혼몽 속을 헤매’(「눈을 맞으며」)는 굴뚝새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실종된 역사를 고통스럽게 견뎌내는 최하림의 고독한 견인주의는 우리에게 시와 시인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시의 진정한 자리는 인간적 진실을고민하고 탐색하는 반성적 사유와 그것을 구체화하는 미학 정신 위에서 건설되며,인간적 진실은 경험과 존재가, 사색과 생이 만나는 자리위에 구축된다. 시의 위의(威儀)는 준엄한 자기 반성과, 그 반성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간 진실에의 깨달음에서 발현된다.최하림이 한 작은 글에서 ‘창조적 정신을 잃고 관성에 의지하는 시’가 ‘지상의 평화를 헤친다’고했던 고백은,시적 정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시사한다.새로운 세기의시의 모습이 인간과 역사를 보다 창조적인 시각으로 열어 보일 길찾기가 될 것이라면,최하림의 시적 작업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극복해야 할 언덕이다.더불어 그의 시가 현재를 넘어서 또다른 세계에 도달할 것을 믿는 것은,그의 진지하고 강인한 정신의 역투에 대한믿음에서이다. 김문주
  • [네티즌 이슈] 여성부 신설

    ■여성의 세력화에 도움. 여성부 신설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이다.기존 여성특별위원회 기능 이외에 보건복지부·노동부에서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 ▲윤락행위 방지 ▲여성 사회교육의 활성화 ▲종군위안부 생활안정 지원업무 ▲일하는 여성의 집 등의 업무를 이관받게 되었다고 한다. IMF경제위기 이후 여성이 공식 영역에서 퇴출되는 비율이 남성에 비해 7배 정도로 높은 우리사회에서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세력화와 동시에 심리적 세력화이다.여성부 신설은 곧 이와 연결될것으로 기대된다.육아휴직과 영유아 육아를 위한 ‘1시간 일찍 퇴근하기’가 주위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데 이유는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직장에선 출산·육아휴가로 일손이 달리기 때문이다. 휴직·출산휴가자 대신에 임시직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영유아 육아시간 1시간확보는 의무사항으로 제도를 보완하면 좋겠다. 독일에는 여성문제수임관 혹은 동등지위의 수임관이 행정기관뿐 아니라 사기업에도 존재해 여성 채용이나 재교육,해고 등에서 차별받지않는가를 감시하고 3년마다 여성장려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직원 200명,혹은 20명당 한명 중에서 공모를 통하거나 비밀투표로 여성문제수임관을 뽑는다는데 우리도 이런 제도를 고려해 보면 좋겠다. 또 가정폭력방지에 대해선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을 때 보통 3개월만에 명령이 내려지는데 미국에선 10일 정도임을 참고해 좀 더 신속히 처리되도록 제도 보완을 기대해 본다. 윤락행위 방지를 위해선 아셈 2000 민간포럼 여성분과 참가자 일동이 발표한 대책을 참고하면 좋겠다.성을 사는 자에 대한 처벌 및 성매매 방지 교육과 매매춘 여성의 사회복귀를 위한 사회복지체계 마련,그리고 양성평등 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캠페인·홍보활동 강화가 필요하다.매년 7월에 있는 여성주간행사에 미국의 ‘딸’날(딸들을 일터로 데려가는 날) 같은 행사를 함께하여 소녀들이 외모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사춘기 이전과 같은 자신감을 계속 유지하도록 도와준다면 좋겠다.남북한 여성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여 민족사적 염원인 남북통일의 시기를 앞당기는 일에도 여성부가 기여하고자 한다는 데 박수로 환영하며 내게도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안병선·서울 양천구보건소 의사 quasy@chollian.net. ■성공의 열쇠 따로 있다. 여성부는 시민운동단체가 아닌 정부부처이다.모든 정책은 대중의 마인드에 파고 들지 못한다면 실패한다.그 대중 속에 남성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99년말 군가산점제 폐지를 둘러싼 네티즌들의 불만에서 드러나듯이 여성부가 무조건적인 여성권익만을 주장하는 부처가 된다면 원치 않는 잡음도 걱정된다. 그간 여성운동이 좀 더 마음을 열고 설득했더라면 대부분 여성의 동지가 될 수 있는 ‘보수적일지 모르지만 사악하지 않은 남성’들을한꺼번에 적으로 만든 예에서 보듯이 여성권익의 문제를 너무 감정적으로 다뤄왔다는 비판을 잊어서는 안된다.즉 근본적인 것은 가부장적권위주의가 습관화해 있는 한국인의 의식과 태도의 전환을 여성부 신설만으로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을 우선 불식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부 신설이 한국여성운동의 진일보라는 데만 안주해서는 안된다. 언제나 시스템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물론입으로는 진보를 외치고 성차별 타파를 이야기하더라도 몸에 젖은 권위주의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설득을 회피하고 남성들의 무지만을 탓한 여성 진영의 태도 역시 가부장적 권위주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우선 여성부는 일부 엘리트 여성들이 뭉쳐 여성 권익을 찾는다는 이미지를 빠르게 탈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또 ‘성별의 문제’가아닌 기회균등을 저해하는 비민주적인 한국사회를 개선하는 ‘인권의문제’임을 설득하고 남성 일반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 수 있는 효율적인 설득전략과 지속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 모든 남자에게 그저 “반성하라 회개하라”고 외치는 것을 전제로정책을 세우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원래 여성의 것을 되찾는 여성부의 정책이 남자의 것을 빼앗는 운동으로 오해된다면 곤란하다.여성 소외는 결국 남성 소외를 의미한다는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성에는 기득권이지만 모든 부분에는약자임이 분명한 보통 남자들과 공동전선을 펼 때 여성부는 성공할수 있을 것이다. 이승휘·영화칼럼니스트 simba@chollian.net
  • 軍가산점 폐지 보완대책 ‘부도’ 제대군인들 ‘울화통’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99년 12월)으로 ‘군 가산점제도’가 폐지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후속대책은 감감 무소식이다.이 때문에취업철을 맞아 공무원임용시험과 공공기관,기업체 취업시험을 치렀거나 준비중인 제대 군인들의 원성이 높다.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차모씨(27·서울 노원구)는 “한해 27만명에 이르는 제대군인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실질적인 보완책을 시행하겠다고 정부는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소식이 없어 울화가 치민다”고말했다. 정부는 보완책의 일부로 ▲채용시험 응시연령 연장 ▲군 복무기간중 직업훈련 강화 ▲대학 복학생 교육비 대출 우선권 부여 등 6가지를시행하고 있지만 취업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게 제대 군인들의 지적이다. 국방부는 사회봉사기관에서 봉사하거나 군복무한 사람에게 공무원,공공기관채용 시험 때 3% 정도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군필자는 물론 여성,장애인도 국가가 인정하는 사회복지기관에서봉사활동을 하면 기간이나 횟수에 따라 점수를 준다는 복안.국방부는 민주당 추미애(秋美愛)의원이 입법추진중인 ‘자원봉사활동지원법’에 이같은 조항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그러나 추 의원과 주관부처인 행자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병역의무와 사회봉사활동을 같은 봉사 개념으로 보기 어려운데다 점수를 어떻게 줄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군 복무자에게 어느 정도의 가산점 부여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2월 임시국회에 제출예정인 자원봉사활동지원법에 병역의무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아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26일 마감 2기 부가세 신고안내

    오는 26일 마감되는 지난해 2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요령을 알아본다. ■중점관리 대상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아 매입세액을 1,000만원 이상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자가 우선이다.허위 세금계산서를 받은 혐의자 1만4,000명도 선별적 대상이다. ■신고 장소는 전국 각 세무서에 하면 된다.집단상가,세무서가 없는읍·면·동지역,사업자별협회 등지에 접수창구 306개가 개설된다.설연휴에도 각 세무서 당직실에서 할 수 있다.또한 우편을 통해 신고서와 첨부서류를 세무서로 보내도 된다. ■신고서 작성요령은 사업자가 직접 작성해야 한다.세무대리인에게의뢰해도 된다.국세청은 지난해말 모든 사업자에게 신고서류를 발송했다.받지 못했을 경우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에서 신고양식을 다운받아도 된다. ■납부 방법은 세금을 납부서에 기재해 금융기관·우체국에 납부하면된다. 인터넷과 전화를 통한 계좌이체나 신용카드론으로도 낼 수 있다. ■개인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는 연간 신용카드 매출액 500만원 한도에서 2%를 공제받을 수 있다.다만제조업·도매업·건설업·부동산매매업 등 세금계산서를 교부해야 하는 업종은 제외된다.또세금계산서나 신용카드 영수증을 받고 물품을 매입할 경우 매입세액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과세특례·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전환된 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는 업종별로 지난해 1기의 매출액 중 5%(용역업종)나 10%(재화업종) 금액을 재고금액으로 인정받아 납부세액에서 공제받게 된다.지난해 매출액이 1억5,000만원 이하인 사업자는 납부세액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다.2기 매출액이 1,200만원 이하인 과세자는 부가가치세 납부를 면제받는다.지난해 2기 신규개업자는 개업일부터 연말까지의 매출액을 6개월로 환산,납부면제 여부를 결정한다. ■과세기간은 법인사업자는 지난해 10∼12월의 3개월간,개인사업자는7∼12월의 6개월간 실적이다.개인사업자가 예정신고를 했으면 10∼12월의 사업실적을 신고하면 된다. 박선화기자 psh@
  • 중동평화협상 합의 실패

    [워싱턴 예루살렘 외신종합]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두 차례의 회담을 갖고 중동평화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절충을 시도했으나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은 중동지역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데는 동의했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협상이 타결되지는 못했지만 아라파트 수반은 폭력종식에 적극나서는 것은 물론폭력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을 체포하는데 적극 나서는데 합의했다”면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도 재개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앞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공공 TV방송에서 “현재 전쟁 위험이 지난 3년 중 가장 높은 상태”라며 “전쟁은 전략적 가설의 하나이며 3개월 전 군에 이에대한 대비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국방장관을 겸하고 있는 바라크 총리는 그러나 “이는 전쟁이 필연적이라는 것은 아니며 이스라엘이 전쟁을 바란다는 의미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폭력사태가 획기적으로 진정되지 않고 팔레스타인 당국과 테러 방지를 위한 협력이 재개되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과 새로운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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