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라덴 인도 못한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테러공격의 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는 파키스탄의 요청을사실상 거부했다.
탈레반 당국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칸다하르에서 열린파키스탄 대표단과의 회의에서 전제조건을 제시함으로써빈 라덴의 신병인도 요청을 거부했다.탈레반은 이와 함께빈 라덴의 테러 관련 혐의를 입증할 분명한 증거 제시를파키스탄 대표단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당국은 18일 카불에서 최고성직자(울라마)회의를개최,빈 라덴 인도문제를 최종 결정짓기로 했으나 이날 회의를 하루 이틀 뒤로 연기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이 회의는사실상 17일 결정을 추인하는 자리여서 인도거부 입장에는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탈레반이 파키스탄 대표단에 제시한요구조건은 ▲제3국에서 빈 라덴을 재판할 것 ▲아프간에대한 제재 해제 ▲아프간내 반 탈레반 세력 군사지원 중단▲아프간에 대한 경제지원 활성화 등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빈 라덴의 신병을 아무 전제조건 없이 인도하지않는 한 아프간에 대한공격을 개시한다는 입장을 이미 천명해 놓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8일 CBS 방송에 출연,“빈 라덴이 없더라도 (테러)조직은 테러를 계속해 나갈 것이고 테러조직 분쇄문제는 빈 라덴 한 사람을 제거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중차대하다”고 말해 오사마 빈 라덴 제거이후에도 테러응징을 위한 군사행동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탈레반은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지대에 최고 2만5,000명의 병력과 함께 러시아제 스커드미사일을 포함,대형중화기들을 집중 배치했다고 페샤와르의 소식통들이 17일밝혔다. 한편 미국의 이번 테러 보복 전쟁은 소규모,극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 저널은 중동지역 미군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가 지난 3년간200∼300명의 특수부대원을 투입,빈 라덴 체포 계획을 세워 왔으며 첫 작전은 3∼4일 이내 이들이 투입돼 시행될가능성이 높다고 17일 보도했다.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자신을 포함,고위급 국가안보회의 위원으로 전시 내각을 구성했다.테러 응징 작전을 주도할전시내각은 부시 대통령을 포함해 딕 체니 부통령,콜린 파월 국무장관,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담당 대통령보좌관,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이슬라마바드 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