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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블 하이라이트]

    ■블루 블러드 3(AXN 밤 10시 50분) 한 남자가 폭행을 당해 길에 버려진 채 발견되고, 그 사람의 바지 속에서 살아있는 쥐가 나온다. 그런데 남자는 누구의 짓인지 절대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편 에린은 한 자선파티에 참석하는데 갑자기 연회장에 쥐들이 나타나 사람들이 혼비백산한다. 그런 와중에 파티장에 쥐를 푼 남자가 폭행을 당했던 사람과 동일인으로 밝혀진다. ■투게더:국회의원 김영환 편(tvN 밤 8시) 대한민국 1%의 오피니언 리더가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공익 버라이어티를 펼친다. 이번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가옥 한옥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나선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과 함께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16명을 글로벌 한옥 알리미로 임명해 한옥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하게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성범죄 전담반12(FOX 밤 11시) 뉴욕시내 곳곳을 누비는 성범죄 전담반 형사들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다. 성범죄 전담반은 15년 동안 한 남자에게 네 차례나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비키의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그렇게 공포심에 칩거 생활을 하던 비키가 마음을 바꾸고, 수사에 협조해 용의자를 잡아낸다. 하지만 형사들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다. ■이병옥의 포뮬러 7 시즌2(J 골프 밤 9시) 이번 시즌에서는 골프를 쉽게 칠 수 있는 공식을 알려준다. 드라이버에 국한되지 않은 스윙 전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파트를 나누고, 상급자와 초급자 모두 골프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공식을 제시한다.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는지 공식을 만들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 브릿지:조각살인마(FX 밤 11시) 조각 살인마라는 별명이 붙은 연쇄살인범은 사막 어딘가에 마리아를 묶어 놓고 인터넷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한다. FBI는 몸값을 지불하면서 조각 살인마를 체포할 계획을 세우지만, 돈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한편 모니터가 뚫어져라 마리아의 생중계 영상만 보던 소냐는 마침내 위치를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2:데코로라 어드벤처(애니맥스 오후 4시) 지우와 친구들은 플라스마단과의 사투를 끝낸다. 이들은 주박사의 연구소에서 휴식을 갖은 뒤 관동지방의 태초마을로 가기로 한다. 그곳에서 아이리스는 드래곤마스터가 되기 위해서, 덴트는 포켓몬소믈리에로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저마다 지우와 함께 가기로 결정한다.
  • “석유공사, 내년 자산합리화 사업 역점”

    “석유공사, 내년 자산합리화 사업 역점”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밝혔다. 만성적 채무를 해소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ADIPEC 2013’ 회의에 참석한 서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역점 사업으로 ‘자산합리화 사업’을 꼽았다. ADIPEC은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석유박람회로 BP, 셸 등 전 세계 50개 국가 1200여개 에너지 회사들이 참여하는 중동지역 최대 석유·가스 에너지 행사다. 이날 서 사장은 내년 역점 사업으로 자산합리화 사업을 꼽으면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으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부채는 2008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조 5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중장기 채무관리 계획에 따라 기존 사업 일부를 매각하고 투자를 축소하는 한편 자산을 유동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 사장은 이와 관련, “어느 석유회사든 자산을 수시로 전략적으로 사고팔고 있다”면서 “조그만 광구를 사고파는 것은 영업활동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경영활동을 영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활동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공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조원대 손실로 이명박 정부의 국외자원개발 사업 중 대표적 부실사업으로 지적된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에 대한 항변도 이어졌다. 서 사장은 “물론 아직까진 손실이지만 하베스트가 현재는 돈을 잘 벌고 있다”며 “하베스트가 최근 600만 배럴 규모의 탐사자산을 추가로 찾아냈고, 자산유동화로 5억 달러 정도를 벌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손실분은 추가 탐사를 통해 회복할 것으로 자신했다. 석유공사는 자산합리화와 동시에 아부다비 3개 광구 탐사 개발 및 생산광구 참여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요 지역별로는 이라크 쿠르드 하울러 광구와 상가우사우스 광구, 카자스흐탄 잠빌광구 등이 있고 북해 다나유전 웨스턴아일즈 광구 추가 생산 등 북해 생산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글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구로구, 16개단체 4000여가구 나눠 줘

    구로구는 자원봉사단체 연합회, ㈜사람인, KT&G, AK플라자 등 16개 단체와 함께 기초생활수급자 4005가구와 85개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김장 나누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일 첫 테이프를 끊은 사람인 직원들은 10kg 100상자의 김장을 만들어 연세사회복지관, 오류애육원 등 5개 복지시설에 20상자씩 나눠줬다. 13일에는 구청 광장에서 자원봉사협력단, 한국자유총연맹, 적십자봉사회 등 자원봉사단체 연합회 162명이 참여해 김장김치 10kg 485상자를 담근다. 15일 한국야쿠르트, 16일 IBK투자증권, 19일 KT&G, 21~22일 새마을부녀회, 25일 AK프라자 임원과 소비자지킴이 회원, 27일 티뷰크, 30일 국민은행이 나선다. 다음달까지 수궁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적십자 수궁동지회, 개봉2동 자원봉사협력단, 신세계아이앤씨, 푸드마켓, 신도교회, 비상교육 등도 동참한다. 구는 자매도시인 충북 괴산군과 절임배추 직거래도 진행한다. 13일까지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접수를 받는다. 20㎏당 2만 8000원이다. 1000상자 선착순 주문을 받아 22일과 29일 구청광장에서 전달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고3처럼 공부” 외환은행 ‘외환의 달인’ 안산지점 이윤정 대리

    “고3처럼 공부” 외환은행 ‘외환의 달인’ 안산지점 이윤정 대리

    외환은행이 외국환 전문가를 선발하는 ‘KEB 외환골든벨’ 대회에서 경기 안산지점에 근무하는 이윤정(30) 대리가 외환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외환은행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대회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전국 350개 부서·지점에서 직원 4100명이 예선을 거친 뒤 210명만 결선에 참여했다. KEB 외환골든벨 대회는 외국환 전문은행의 위상을 알리고, 직원들의 외국환 업무 지식과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여는 행사다. 1위는 이윤정 대리, 2위는 논현동지점 김현수 과장, 3위는 서초동지점 안유진 계장이 차지했다. 수상자는 외환골든벨 달인패와 기프트카드를 받으며 외환관리 전문가 집단인 외화송금사후관리반(RASS) 등 외환 관련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이 대리는 지난해 대회에서 5위로 아쉽게 포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1년간 절치부심했다. 교재가 따로 있지 않아 은행연합회나 사내망에서 관련 정보를 출력해 제본으로 만든 책만 4권에 달한다. 이 대리는 “최근 3개월 동안 점심은 김밥 한 줄로 대신하며 공부했고, 주말에도 공부만 하는 등 ‘고3 수험생’처럼 살았다”면서 “내가 만든 교재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외우고 또 외웠다”고 말했다. 2007년 입사한 뒤 예금, 외환, 여신 업무를 두루 거친 이 대리는 외국환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다. 이 대리는 “국내 최고의 외국환 전문은행인 외환은행에서 외국환 부문 최고의 업무지식을 가진 직원으로 뽑혀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외 증권이나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을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서 “본점 외환 부서에서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획하는 업무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풍수 (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풍수 (하)

    >>> 치산치수·종묘사직 보전 위해… 풍수도 성형 인공산·연못 만들고 돌 하나 나무 한 그루까지 통제 풍수학의 고전 ‘청오경’에 “명당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도 있고 인위적으로 조성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완벽하지 않은 땅을 사람과 환경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비보(裨輔)라고 한다. 장승을 마을 어귀에 세우거나 물새를 앉힌 솟대를 물가에 꽂거나 물길이 흘러 나가면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돌탑을 쌓거나 마을이 외부로 훤히 트여 있으면 나무를 심는 당숲 등이 우리가 흔히 보는 신앙 비보 사례다. 물에 관련된 수구(水口) 비보와 연못을 파거나 해태상, 돌거북을 설치해 불길을 누르는 화기(火氣) 비보, 땅의 힘이 부족하거나 훼손되기 쉬운 곳을 가다듬는 산천(山川) 비보, 이름을 바꾸는 지명(地名) 비보 등을 통틀어 비보풍수(裨輔風水)라 이른다. 한국의 비보풍수는 도선 국사(827~898)에게서 비롯됐다. 고려는 산천비보도감, 조선은 관상감이라는 관청을 두고 국가 차원에서 운영했다. 우석대 김두규 교수는 “비보풍수는 국토의 지형 지세를 살펴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자 하는 일종의 국역 조경”이라고 평가했다. 한양은 풍수지리학상 완벽한 도읍이 아니었다. 결점을 보완하고자 나무를 심고 인공산(가산)을 쌓고 연못을 팠다. 한양은 중세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였다. 인구가 개국 초기 10만명에서 후기 2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주택 공급, 생활 하수 처리, 산림 녹지가 급선무였다. 그래서 풍수는 승려나 풍수학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왕과 성리학자들이 풍수서를 읽고 연구했다.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인 치산치수와 종묘사직의 보전이 곧 비보풍수였기 때문이다. 사산금표도(四山禁標圖)란 소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거나 무덤을 쓰거나 사찰을 짓는 행위를 금한 영역표시 지도이다. 문을 폐쇄하고 소나무를 심고 민가나 사찰을 철거했다. 지맥과 수맥을 보호하기 위해 법제화한 강력한 통제책이었다. 현대적 시각에서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라고 볼 수 있지만 훨씬 적극적인 개념이다. 금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철거하거나 공사를 해 보존했다. 삼각산(백운대, 만경봉, 인수봉)~보현봉~백악(북악)으로 이어지는 주맥(主脈)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았다. 숙종과 영조에 이어 정조 때도 보현봉에 흙을 쌓았다. 김정호는 ‘수선전도’에서 보현봉 아래를 ‘보토소’라고 표기했다. 북한산 여러 봉우리 중에서 구준봉(구봉) 뒤쪽의 잘록한 고개를 보토고개(보토현)라고 부르는데 이곳이 삼각산~보현봉~백악을 잇는 급소라 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한 것이다. 사산금표도를 보면 한양의 행정구역이 보인다. 금표 지역과 사대문 밖 성저십리(城底十里) 지역이 거의 일치한다. 성저십리는 도성으로부터 정확하게 10리는 아니었다. 5리도 있고 10리가 넘는 지역도 있었다. 대개 우이동~장위동~석관동~중랑천~전농동~살곶이다리~옥수동~용산~마포~망원동~성산동~역촌동을 잇는 선이다. 남쪽은 한강, 북쪽은 북한산이 경계다. 행정구역상 한강 이북의 6분의5에 해당하며 강남 개발 이전의 서울 면적과 비슷하다. 금산과 금표는 조선 전기 엄격했고 연산군대에 최고조에 오른 이후 느슨해졌다. 왕권과 신권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영향을 미쳤다. 성종실록에는 임금과 신하 간 풍수 기 싸움에서 임금이 패한 이색적인 대목이 등장한다. 성종 12년 창덕궁 뒤편 응봉산 남쪽 기슭에 세도가의 가옥 100여채가 들어서 궁궐을 억누르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왕이 철거를 명했으나 신하들의 반대가 빗발치자 흐지부지됐다는 내용이다. 오늘날 혜화동쯤인데 이 지역에 사는 권신과 유생들의 조직적 반대에 왕이 한걸음 물러난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관문에 얽힌 풍수 이야기도 흥미롭다. 서울성곽을 축조할 때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을 두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새 통로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물자와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한강나루(한남동)에서 도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남산을 빙 돌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세조 3년 숭례문(남대문)과 광희문 사이에 남소문(南小門)이라는 길을 열었다. 장충단길 국립극장과 반얀트리호텔(옛 타워호텔) 사이쯤이다. 13년 후인 예종 1년에 남소문 폐쇄론이 제기됐다. 황천살(黃泉殺)이 열려 세자가 요절하고 임금도 시름시름 앓는다는 풍수설이었다. 그 후 200여년간 폐쇄된 남소문이 당쟁의 대상이 됐다. 남소문을 열면 남인이 득세하고 닫으면 서인이 권세를 잡는다며 개문파와 폐문파로 나뉘어 다퉜다. 태종 13년 돈의문(서대문)을 경희궁이 있던 남쪽 언덕으로 옮기면서 이름을 서전문(西箭門)이라고 고쳤다. 풍수 최양선이 경복궁의 지맥 보전에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세종 4년 백성의 통행 불편에 대한 원성이 잇따르자 본래 자리로 옮기고 이름도 되돌렸다.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앞이다. 최양선은 도성의 북쪽 큰 문인 숙정문(숙청문)과 작은 문인 창의문(장의문, 자하문)도 경복궁의 양팔에 해당하므로 지맥 보호를 위해 폐쇄할 것을 건의해 관철했다. 숙정문은 원주 가는 길이지만 산이 높고 길이 험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었고 주로 혜화문을 통했다. 숙정문을 폐쇄한 이설(異說)이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전해진다. “이 문을 열어두면 성 안에 음풍(桑中河間之風)이 불어댄다 하여 폐했다”라고 기록돼 있다. 한양의 세시풍속에 ‘정월 보름 이전에 부녀자들이 숙정문을 세 번 다녀오면 액운이 없어진다’고 하여 부녀자들의 북문 나들이가 성황을 이루자 남자들이 모여들었고 급기야 ‘사내 못난 것 북문에서 호강받는다’는 속담이 생겼다는 것이다. 풍기 문란 탓에 북문을 걸어 잠그게 됐다는 얘기다. >>> 물 확보 위해 ‘공사다망’ 했던 조선의 왕들 광화문 해태상·숭례문 세로현판으로 불기운 막아 조선의 역대 왕들은 물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공사를 일으켰다. 풍수학의 고전 ‘금낭경’에서 ‘풍수지법(風水之法) 득수위상(得水爲上) 장풍차지(藏風次之)’라 하여 장풍보다 득수를 중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경복궁에 물이 부족한 것이 흠이므로 도랑을 파서 물을 끌어들이고(태종), 소격서 골짜기에 못을 조성하고(세종), 숭례문 밖에 못을 파고(세조), 흥인지문 안에 인공산 3개를 조성하고(성종), 동지를 파고 인공산을 쌓고(명종), 관왕묘를 흥인지문 밖에 짓고(선조), 흥인지문 밖에 못을 파고(광해군), 두모포(옥수동)의 채석을 금지(인종)했다. 특히 동지(연지동), 서지(천연동), 남지(숭례문), 북지(삼청동 소격전) 등 4개의 큰 연못을 조성했다. 동지(東池)와 서지(西池), 남지(南池)는 물론 경회루와 성균관 연못, 광화문 앞 해태상, 숭례문의 세로 현판이 모두 불을 막기 위한 풍수 장치였다. 숭례문 밖 남지에 대한 기록은 1629년 이기룡이 그린 ‘남지기로회도’에 잘 나타나 있다. 연못에는 연꽃이 무성했고 버드나무가 보인다. 남지는 지금의 서울역 광장과 대우빌딩 자리쯤으로 어림된다. 1899년 일제가 서울역을 확장하면서 메워 버렸다. 동지는 흥인문 밖과 경모궁 밖에 있는데 두 곳 다 연꽃을 심었다고 ‘동국여지비고’에 기록돼 있으며 김정호의 ‘수선전도’에는 경모궁 앞, 연동 앞, 흥인문 앞 등 3곳에 연못이 그려져 있다. 돈의문 밖 지금의 영천시장 자리에 서지가 있었다. 태종 및 세종실록에는 ‘길이가 100m, 폭 122m의 네모진 못에 낮은 담을 쌓고 버드나무를 심었다’라고 적혀 있다. ‘한경지략’에는 ‘돈의문 밖 서지가에 천연정이 있는데 꽃이 무성해서 여름철 성안 사람들이 연꽃 구경하는 곳으로 제일’이라고 적었다. 경복궁의 명당수 역할을 위한 삼청동 북지(北池)를 제외한 동·서·남지가 백성의 출입이 잦은 큰 문 앞에 자리한 것은 화재 방지용 방화수는 물론 경관 조성을 통한 유희용 등으로 두루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풍수 개념상 내(內) 명당수인 개천(청계천)을 둘러싼 풍수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 명당수냐 아니면 도시의 배수구냐의 다툼이었다. 세종 26년 집현전 수찬 이선로가 “개천물에는 더럽고 냄새나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게 하여 물이 늘 깨끗하도록 해야 하겠나이다”라는 상소를 올렸다. 세종은 중신들과 논의한 끝에 한성부(서울시)가 나서서 개천에 오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하고 어기는 자는 사헌부로 하여금 엄벌토록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집현전 교리 어효첨이 개천의 오염은 지리적인 특성과 도시 생활 하수 배출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풍수 논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종은 하수구를 잃게 된 백성의 원성을 대변한 어효첨의 손을 들어 줬다. 세종은 “풍수서라는 것은 다 믿을 것이 못 되나 옛 사람들이 다 풍수서를 알고 있으니 이런 사람들에게는 풍수설을 자문할 것이고 어효첨 같은 자는 마음으로 풍수설을 그르게 여기니 그것에는 일하지 말게 하라”는 명을 내렸다. ‘풍수대왕’ 세종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눈물을 머금고 태조가 정한 명당수를 하수구로 판정한 것이다. 항상 열려 있어야 할 개천(開川)이 복개와 복원을 반복한 통한의 과거사를 상기시키는 문답이다. joo@seoul.co.kr
  • [길섶에서] 검은 팥/문소영 논설위원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얼마 전 텃밭에서 ‘검은’ 팥을 얻었다. 팥은 원래 붉은색으로 12월에 동지팥죽을 쒀 먹는 풍습은 팥의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은 팥이라니. ‘도시촌놈’을 위해 설명을 보태자면, 검은 팥은 야생팥이나 ‘돌팥’이라 불리는데 예전에도 키웠다고 한다. 가격은 보통 팥의 두 배 정도로 맛이 한결 좋단다. 껍질이 검은색일 뿐 성질은 팥 그대로다. 검은 팥의 탄생에 짐작 가는 데가 있다. 텃밭 한쪽에 콩 두 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수확해 보니 하나는 검은 콩인 서리태였고 그 옆에 찰싹 붙어 자란 다른 것은 꼬투리가 길쭉한 것이 영락없는 팥이었다. 그 팥이 수분할 때 검은 팥의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인공교배도 아니고 자연에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르면 검은 팥의 2세들은 붉은 팥일 가능성이 절반 이상이다. 내다 팔 것도 아닌 검은 팥에 관심이 깨알같이 쏠리는 이유는 아마도 귀해서겠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아빠, 이 권총 진짜 싸요”… 고교생 아들 데려와서 ‘총 쇼핑’

    “아빠, 이 권총 진짜 싸요”… 고교생 아들 데려와서 ‘총 쇼핑’

    “아빠, 이렇게 멋있게 생긴 게 170달러밖에 안 해요.” “정말이니? 어디 보자.” 3일 오후 2시쯤(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매나사스의 버지니아총기수집협회(VGCA) 주최 총기전시회장. 고등학생 나이로 보이는 남학생이 진열대의 소총을 살펴보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옆에 있던 아버지는 마치 친구처럼 맞장구를 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총에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 전시회는 벌판에 세워진 공판장 같은 곳에서 열렸다. 입구 매표소에 7달러를 냈더니 동전 크기만 한 입장권을 내줬다. 이어 건물 앞으로 가니 안전요원들이 입장객들의 가방에 총기가 들어있는지 손으로 검색하고 있었다. 금속탐지기 같은 것은 없었다. 가방을 들고 있지 않은 기자에게 한 검색 요원이 “혹시 총을 갖고 왔느냐”고 묻길래 “아니다”고 대답했더니 “그럼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전시회라기보다는 벼룩시장 분위기였다. 진열대에는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권총에서부터 섬뜩한 공격형 반자동 소총까지 각양각색의 총기가 놓여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탄약, 총기 관련 잡지와 책, 군복 등 군용물품, 야간투시경, 칼 등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대의 의상과 보석, 총을 파는 코너도 보였다. 총 가격은 생각보다 쌌다. ‘콜트 M4 22구경’ 자동소총의 가격표에 ‘650달러’가 수기(手記)로 적혀 있었다. 100달러짜리 소총도 있었다. 가장 비싼 총은 4000달러대까지 보였다. SF영화에서 본 듯한 첨단 디자인의 총도 많이 보였다. 분홍색의 예쁘고 앙증맞은 소총이 눈에 띄길래 봤더니 포장 상자에 만화와 함께 ‘내 인생의 첫 총-장난감이 아님’(139달러)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물품들은 주최 측에 65달러씩을 낸 상인들이 각자 갖고 와서 진열대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특이한 모양의 자동소총이 보여서 물어봤더니 상인은 “다른 총보다 길이가 길어 총알이 한 번에 50발까지 들어간다”며 “구입해 보라”고 권유했다. 가격표에는 ‘2900달러’가 적혀 있었다. 옆에 현금자동지급기(ATM)가 눈에 띄었지만 상인은 “현금뿐 아니라 신용카드도 받는다”고 했다. 일부 손님이 즉석에서 현찰을 지불한 뒤 소총을 사 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 상인에게 ‘외국인도 총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아마 버지니아주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가 자신이 없는 듯 옆의 상인에게 물었다. 옆의 상인도 모른다고 하자 그는 자신의 명함을 기자에게 주며 “나중에 따로 전화해라. 가능한지 알려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 구입 말고도 사격연습 등 다른 서비스도 하고 있으니 언제든 연락하라”고 ‘간곡히’ 권유했다. 특이한 건 상인도 손님도 백인 일색이라는 것이다. 손님 중 유색인종은 기자 한 명뿐이었다. 수십 명의 손님 중에는 노인과 청소년은 물론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와 젊은 연인의 모습도 보였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총기를 사고파는 전시회장의 분위기는 마치 아이들 장난감 가게처럼 가벼웠다. 이틀 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은 이곳에서는 딴 세상 얘기 같았다. 글 사진 매나사스(버지니아주)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반도체·車·IT ‘웃고’…철강·기계 ‘울고’

    1개월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지만 이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출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균형성장이라기보다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제품 등 일부 분야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수출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수출 500억 달러라는 화려한 성적표의 1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가 세계 140여개국으로 팔려 나갔고, LG전자의 G2도 전 세계 130여개 통신사에 출시됐다. 여기에 월간 100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가진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의 휴대전화용 부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역시 임단협과 연관된 파업으로 감소했던 현대·기아차의 물량공급이 정상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지역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10월 지역별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미국에서 39.9%, 유럽연합(EU) 28.2%, 동남아 18.4% 등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철강 제품의 10월 수출은 중국 유통재고 증가 및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탓에 수출단가 하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여기에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부진과 각 국가의 수입규제 등도 철강 제품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기계 역시 동남아와 유럽, 미국 등의 수요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중동지역 수요 위축으로 수출이 줄었다. 제품별 수출은 수출 대상 국가의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이보다 심각한 것은 수출이 일부 제품군에 집중된 데다 삼성전자·현대차 등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출액 상위 10개 기업이 한국 총수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볼 때 한국 경제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지난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10대 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컸다”며 “상위 10대 기업으로의 이익쏠림 현상은 이들 기업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문제를 파생한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진다면 IT제품과 자동차뿐만 아니라 중소 수출품목 등 우리나라 대다수 품목의 수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출구전략과 채무한도 협상, 환율하락 등으로 우리 수출여건을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서울은 풍수에 의해 선택됐고, 풍수에 의해 조성됐으며, 풍수에 의해 유지·관리된 도시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풍수의, 풍수에 의한, 풍수를 위한 도시였다. 불교를 버리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유교의 나라’ 조선의 풍수의존도가 이다지도 높았던 이유는 뭘까. 조선은 유교를 국교로 정했지만, 겉과 속이 달랐다. 왕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생활양식은 유교를 따랐지만, 생각은 불교식으로 했다. 급한 일이 생기면 풍수나 굿 같은 무속신앙을 찾았다. 살아서 집터를 구하고, 죽어서 묏자리를 정하는 일은 철저하게 풍수에 따랐다. 깐깐한 유학자(선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유야풍’(晝儒夜風)이라 하여 낮에는 성리학, 밤에는 풍수를 바탕으로 살았다. 겉으로는 근엄했지만 속으로는 자유분방한 풍류(風流)를 즐겼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풍수 논쟁을 읽다 보면 정도전, 하륜, 권근, 황희, 정인지 같은 대유학자들도 예외 없이 풍수학의 대가였다. 이들에게 풍수학이란 전통적인 지리학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경험상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 외국학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려면 유교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고, 한국인의 기질을 알려면 불교와 무속신앙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를 보면 서울은 내사산(백악-남산-낙산-인왕산)이 서울성곽 18㎞를 이어 사대문을 이룬다. 내(內)명당수인 개천(청계천)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면서 도성 내부를 관통한다. 또 외사산(삼각산-관악산-용마산-덕양산)이 도성 밖 4㎞(城底十里)를 빙 둘러싸고 있으며 외(外)명당수인 한강이 전체를 감싸고 도는 구조이다. 이른바 바람(氣)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 지형이다. ‘풍수’(風水)가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고 보면 서울 풍수의 큰 윤곽을 알 만하다. 그렇다면 서울은 흠잡을 데 없는 천하의 명당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조선왕조실록에 서울은 명당수가 부족하고, 경복궁의 좌우 지맥(地脈)이 허약하고, 동쪽의 지형 지세가 낮으며, 물이 흘러나오는 출구(水口)가 열려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숱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은 명당수가 부족했다. 세종 때 황희가 “궁궐 좌우의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지 않는 것이 흠”이라고 인정했다. 개천도 물이 마르기 일쑤였다. 이를 보완하고자 궁성 안팎에 못을 파서 도랑을 냈고, 도성 사방에 동지·서지·남지·북지라는 4개의 인공연못을 각각 조성했다. 특히 서울을 둘러싼 풍수 논쟁의 핵심은 주산(眞山)과 수구(水口)였다. 주산은 임금이 정사를 보는 최고의 명당자리(明堂穴)가 어디냐는 것이다. 주산이 백악이냐, 무악산이냐, 인왕산이냐, 응봉이냐에 따라 명당자리가 달라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백악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 근정전이요, 무악을 주산으로 하면 지금의 신촌 연세대가 왕궁 자리이다.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은 마찬가지이나 궁의 위치가 동쪽으로 기울어서 ‘군주는 남쪽을 보고 정사를 본다’는 제왕남면(帝王南面)의 원칙에 맞지 않다. 응봉(성균관대 뒷산)을 주산으로 하면 창덕궁 인정전이 명당이 된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300년 가까이 재건하지 않고 법궁(正宮)을 아예 창덕궁으로 사용한 것은 국란을 겪은 이후 ‘응봉 주산론’이 득세한 탓도 컸다. 청계천의 수구막이(수구맥이)도 논쟁거리였다. 물의 출구(水口)로 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막으려고 인공산(假山)을 쌓거나, 나무를 심거나, 사당을 지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좋은 땅의 제1조건으로 수구가 닫혀 있어야 한다”고 하였고,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수구는 잘록하여야 한다”고 했다. 실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훈련원(동대문역사문화공원) 동북쪽에 인공산을 쌓았으니 땅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선조 31년 흥인문 밖에 중국 후한 시대 명장 관운장을 모신 남관왕묘를 세웠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병한 명나라 장군들이 은자를 내 조성한 것이다. 관우를 군신(軍神)으로 모신 관왕묘는 수구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사당을 지어야 한다는 풍수에 따른 것이다. 관왕묘는 한양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너무 낮아 허약한 기운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사대문 가운데 유독 동대문만 옹성(성문 앞 작은 성곽)을 두른 이유도 동대문의 지대가 낮아 청계천 범람 때마다 물에 잠긴 것에 대한 보완책이다. 백악과 인왕산, 남산에서 각각 발원한 개천은 한양의 생활용수이자 자연하수도였다. 한양의 인구가 조선 초기 10만명에서 조선후기 2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개천의 오염과 물난리가 큰일이었다. 산업혁명 이전인 17세기 프랑스 파리인구가 10만명, 영국 런던이 1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양도성의 인구 밀집도와 이로 말미암은 하수처리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대대적인 하천 준설공사가 수시로 이뤄졌다. 태종 때 5만 2000명이 동원됐고, 영조 때 20만명을 동원해 57일간 양안에 석축을 쌓고 수로를 직선으로 바꾸는 대역사를 실행했다. 왕도 풍수의 신봉자였다. 태조의 한양 천도 풍수, 세종의 주산 풍수, 광해군의 인왕산 풍수, 영조의 개천 풍수, 정조의 보현봉 풍수 등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풍수가 조정을 풍미했다. 단군 이래 최고의 명군으로 칭송되는 세종 15년에 조선 초기 최대의 풍수사건이 터졌다. 한양의 주산(主山)은 백악이 아니라 응봉이어야 하는데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당시 왕조를 대표하던 최고의 풍수 최양선이 불러일으킨 이 풍수 논쟁은 무려 9년이나 끌었다. 황희, 정인지 등 당대의 유학자들도 논쟁에 가세했다. 세종이 친히 백악에 올라 현장을 검증할 정도로 끓어올랐다. 이 와중에 오간 군신 간의 문답을 보면 조선 풍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예조 좌참판 권도는 “공자님이 하신 말씀도 아닌 한낱 풍수를 가지고서 지금 조정 안이 술렁거리고 있음에 심히 걱정됩니다. 어찌 국가의 이해관계가 궁궐이 명당인가 흉당인가에 따라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이단설을 집현전 학자들에게 연구케 하여 국가경영에 참고하라고 어명까지 내렸다 하니 심히 부당합니다. 바라건대 풍수와 같은 망령된 학문을 물리치시고 집현전에서의 공식적인 풍수강론 토의는 금지해 주옵소서”라고 상소를 올린 것이다. 세종의 답이 흥미롭다. “태조께서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정하는 데 풍수를 살펴서 정하시고, 태종께서는 ‘풍수를 쓰지 않는다면 몰라도 만일 그것을 쓴다면 정밀히 하여야 한다’고 하시었다. 더구나 건원릉(태조왕릉)도 모두 풍수를 써서 정하였는데 유독 궁궐 짓는 데에만 풍수를 버리는 것이 옳겠는가. 권도의 말은 임금을 위한 것이나 잘못되었다. 그러나 그대로 두고 논하지는 말라”고 답했다. 풍수를 이단설로 몰아붙인 젊은 유학자의 생각은 틀렸지만 역사(실록)에 남기되 잘잘못을 가려 처벌하지는 말라는 세종다운 해법이었다. 세종은 또 영의정 황희, 좌의정 맹사성, 우의정 권진과 국사를 논하면서 “경복궁의 오른팔은 대체로 모두 산세가 낮고 미약하므로 남대문 밖에다 못을 파고 문 안에다가 지천사(支天寺)를 둔 것이다. 나는 남대문이 이렇게 낮고 평평한 것은 필시 당초에 땅을 파서 평평하게 한 것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높이 쌓아 올려서 그 위에다 문을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하문했다. 이에 모두가 “좋습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임금이 풍수로 북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이때 남대문의 지대를 높여서 남산과 인왕산의 지맥과 연결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도읍을 정할 때부터 주산을 놓고 이설(異說)이 난무했다. 하륜이 ‘무악 주산론’을 주장했으나 터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인왕산 주산론’과 ‘백악 주산론’은 불교와 유교의 정면 대결 양상이었다. 결국 정도전에게 밀린 무학이 “신라 의상대사의 산수비기(山水?記)에 따르면 ‘도읍을 정할 때 승려 말을 들으면 태평성세를 누릴 것이지만 정(鄭)씨 성을 가진 자가 이에 시비하면 5세(五代)가 되기 전에 왕위 찬탈의 화가 일어날 것이요, 200년 내외에 나라가 탕진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정씨 성을 가진 자는 정도전을 이르며 실제 5대(태조-정종과 태종-세종-문종-단종)를 지나자마자 세조의 왕위찬탈이 있었고, 정확하게 200년 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것이 ‘인왕산 왕기설’로 과장돼 이 말을 들은 광해군이 인경궁을 짓도록 어명을 내렸다는 것이다. 주산풍수 논쟁은 고려 때 도선국사(827~898)가 송도를 왕궁으로 잡은 산세와 궁궐 입지가 당시 한양도읍 입지와 같다는 모든 속설을 잠재우는 권위 있는 풍수설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다. 우리나라 풍수의 창시자인 도선은 ‘다음 왕은 이씨이며 한양에 도읍을 정한다’라고 도선비기를 통해 예언한 바로 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joo@seoul.co.kr
  • 2만5000원으로 집 장만! 기적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2만5000원으로 집 장만! 기적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단돈 2만5천원으로 아파트를 산 청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마술 같은 내집 마련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 덕분에 가능했다. 노르웨이 청년 크리스토퍼 코치(29)는 2009년 24달러를 주고 가상화폐 5000비트코인을 샀다. 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라 인터넷 경제를 연구하기 위한 투자였다. 세월이 지나 2013년. 청년은 4년간 자신이 비트코인을 사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치가 부쩍 오른 걸 알게 됐다. 청년이 소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50만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7억3000만에 육박하는 거금으로 변해 있었다. 청년은 비트코인 일부를 13만5000유로에 팔았다. 28% 세금을 떼고 남은 돈을 여유자금과 합쳐 노르웨이 오슬로에 32만 유로(약 4억6500만원)를 주고 방 3개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대박 투자를 낸 청년은 “처음에 살 때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이 정도로 뛸 줄 몰랐다”며 “아무 가치도 없는 것에 가치를 주는 인간의 심리란 참 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화폐 비트코인은 최근 캐나다에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자동지급기(ATM)가 설치돼 화제를 모았다. 가상화폐를 실제 화폐로 바꿀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日, 1950년대에 핵무기 만들려 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인 1950년대에 핵무기를 생산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의 사설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보고서는 국무부 내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여된 뒤 일본 국민들은 핵무기에 치를 떨었지만 1950년대 일본 보수정권은 극동지역이 냉전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핵무기를 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결국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군국주의 부활’을 노골화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보고서는 또 “방위청은 현대전에서 핵무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보수 지도자들도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 세 나라(소련, 중국, 북한)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은 경제 재건으로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이는 일본이 자연스레 원자력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됐다. 핵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 인력과 자금을 끌어오는 것에도 아무 장애가 없었다. 1957년 보고서는 일본이 핵무기 생산을 공언하지 않더라도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해 핵무기 생산 능력은 갖춰 갈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야생조류 인플루엔자’ 경남서 올 첫 양성 판정

    경남도는 29일 양산시 상북면 외석리 일대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배설물 2점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이 나타나 긴급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국내에서 AI 양성반응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도는 고병원성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발생지역 긴급소독 작업과 함께 인근 양계농가의 접근을 금지했다. 정밀검사 결과는 다음 달 1일 이후 나올 예정이다. 도는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되면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발생지역 20㎞ 이내에 방역대를 설정하고 양계농가에 대한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이번에 AI가 발생한 곳은 산란계 집산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고병원성 AI로 확인되면 도내 양계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고병원성 판정이 나기 전부터 선제적인 긴급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과 2007년, 2008년, 2011년에 AI가 발생해 피해가 났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창의인재경영] 현대제철, 사내 어학당·소통 워크숍 ‘도전형 인간’ 육성

    [창의인재경영] 현대제철, 사내 어학당·소통 워크숍 ‘도전형 인간’ 육성

    창립 6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은 올해를 ‘100년 기업으로 가는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런 질적 성장의 화두를 ‘인적자원 계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인재상은 도전·창조·전문성·친화성으로 요약된다. 특히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도전형 인간’을 중시하고 있다. 도전형 인간이란 변화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대처하며, 전문적인 능력과 지식을 갖추는 동시에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협력한다고 현대제철은 정의했다. 즉 우수한 업무능력 위에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순발력과 뜨거운 동지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을 위해 현재 실시 중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입사원들은 팀워크 강화 훈련을 위한 산행을 하고 있다. 소통이 활발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소통&하모니 워크숍’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글로벌 경영 리더의 육성을 위해 사이버 강의 및 사내 어학당 제도를 통해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 습득을 돕고 있다. 이 밖에 입문교육, 직급별 향상 과정, 신임 임원 과정,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 단계별로 잘 짜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는 그 변화의 속도 만큼이나 큰 세대차를 지니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젊은 층이 기성세대보다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면 그 차이도 적은 데 비해 변화 속도가 빠르면 차이는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지난 10월 12일자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은 3개 면에 걸쳐 주로 통계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에 근거한 심층보도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3면에서 제16대부터 제18대까지의 대선후보별 청년 및 중장년, 노년층 공약을 비교한 것도 좋았다. 다만 그 내용의 충실성에 비해 투쟁적인 제목이 세대 간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2030 vs 4050 밥그릇 쟁탈전’(1면)이라든지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13면)과 같은 제목은 마치 밥그릇이 세대갈등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세대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상대 세대의 밥그릇을 빼앗는 방법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 세대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에서는 3040을 5060과 대비시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30대와 40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일자리가 모자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일자리의 종류가 실제로 구할 수 있는 일자리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엄청나게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볼 때 2009년 25~34세의 대졸자 비율(63.1%)이 55~64세의 비율(13.2%)의 약 5배 가까이 된다. 35~44세의 비율은 44.3%, 45~54세의 비율은 25.8%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졸자의 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많은 독일의 대졸자 비율은 25% 수준으로 거의 세대 차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학졸업자가 적었던 시절에는 당연히 대학만 졸업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졸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는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용되고 있다. 세대에 관해 논의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대는 ‘연속적’이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활동 연령을 전후하여 누군가는 부양하고 누군가는 부양받아야 한다. 부양의 상호작용이 예전에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요즘은 그것이 사회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하여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부양하는 사회복지가 실현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연속적인 세대도 일단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나면 ‘우리’에겐 묻지마 애정이, ‘그들’에겐 원인 모를 적개심이 솟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지각되고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세대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이지 결코 서로를 배척해야 살아남는 존재가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그다음 선거를 겨냥해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논리에 언론까지 휘둘리지 않기 바란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며 양쪽에서 한 아이를 잡아당길 때, 그 아이가 다칠까봐 손을 놓는 쪽이 진짜 부모라고 판단했던 솔로몬의 지혜가 그리워진다.
  •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바지락과 재첩이 넘쳐 났던 풍요의 상징 ‘울산 태화강’. 197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공단과 도심에서 쏟아낸 오폐수가 여과 없이 흘러들었다. 태화강은 중금속 물질로 뒤범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모했다. 풍요의 상징인 바지락과 재첩도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13년 여름 1급수로 회복된 태화강에서는 평일 수십명, 주말·휴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돌아온 바지락과 재첩을 캤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년 전까지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섰던 무허가 판자촌(41개)이 사라진 곳에는 40여척의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물양장(선착장)이 건설됐다. 남구는 길이 120m, 너비 7.5~14m의 물양장에 선박 계류시설과 바지락 경매장(165㎡)을 설치했다. 이로써 26년 만에 다시 식탁에 오를 태화강 바지락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났다. 내수면어업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조개 잡이에 앞서 어민(33명)들과 시설 운영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의만 완료하면 된다. 수협 측은 다음 달까지 어민과 협의를 완료하고 바지락 캐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태화강 바지락이 채취 금지조치 이후 다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1970년대까지 태화강 바지락은 이름이 나면서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태화강의 풍요도 잠시. 1960~1970년대 산업화로 들어선 각종 공장이 365일 끊임없이 뿜어낸 산업폐수와 팽창한 도심의 오수가 여과 없이 태화강으로 쏟아졌다. 수질오염으로 신음하던 태화강은 생명력을 잃어 갔다. 1급수 하천이 죽음의 강으로 변모한 것이다. 중금속 물질 등 각종 오염물로 뒤덮인 강은 수생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자연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태화강 바지락도 치명타를 입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 때문에 1987년부터는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일부 어민이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해 잡은 바지락을 산지 표시 없이 몰래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태화강 바지락은 옛 명성을 완전히 잃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울산시는 신음하는 태화강을 살리려고 2001년부터 오폐수 차단에 나섰다. 공단과 도심의 주요 지점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변에는 빗물에 쓸려오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우수토실까지 설치했다. 여기에다 물의 흐름을 막았던 방사보(길이 600m)를 철거하고, 수년간 강바닥의 퇴적오니(오염물질)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벌였다. 생명을 잃었던 강에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에 ℓ당 11.3㎎까지 치솟았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2001년부터 ℓ당 5.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에 2.9㎎, 2010년에 2.0㎎, 2012년에 1.9㎎, 올 들어 1.4㎎로 좋아졌다. 윤영찬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장은 “우리 식탁에 태화강 바지락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질관리와 수생생태계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국의 하천 가운데 유일하게 태화강에 바닷조개인 바지락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개선 효과에 힘입어 바지락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지락 증가가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캐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6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바지락의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를 벌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9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조사’에 들어가 1450t가량의 바지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구는 이 조사를 토대로 연간 400t씩(번식기 6~8월 제외)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다. 어자원 보호 차원에서 채취량을 줄인 것이다. 앞으로 2년마다 바지락 자원량 재조사를 통해 조업량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다. 어민 김세근(69)씨는 “태화강 하구에서는 바지락과 재첩 등 다양한 조개가 많이 잡혀 당시 중구 염포·성내·내황은 물론 남구 여천·삼산 등 100가구 이상이 조개 잡이로 생계를 이었다”면서 “어릴 때 강에 들어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몇 번 차면 조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 잡이가 금지된 이후 처음에는 단속을 피해 밤에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많았다”면서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 조업도 사라지고 조개도 잊혀져 갔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부터 조개 잡이가 공식 재개되면 어민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지락 잡는 방법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졌다. 과거에는 호미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았지만, 요즘에는 배 위에서 기계를 내려 긁어 모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어서 일손도 줄었다. 남구는 연간 400t의 바지락을 채취하면 12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 1인당(33명) 3000만원의 소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바지락이 본격 개발되면 국내 바지락 종패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일본 등 해외에 성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예전에 태화강 하구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유명했다”면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명물인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과 함께 돌아온 재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재첩은 기수재첩(일본재첩), 공주재첩, 재첩 등 3종류다. 이 가운데 기수재첩이 전체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수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기수 지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 패류도감에는 일본재첩으로 표기돼 있다. 태화강 재첩은 1960~1970년대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개섬(노벨리스 코리아 울산공장 앞)을 중심으로 재첩 잡이가 성행했다. 60년대만 해도 조개섬 일대는 재첩을 사려는 장사꾼들로 붐볐다. 그런 재첩은 수질오염으로 70년대 초부터 자취를 감췄다. 40여년 만인 올여름 명촌교 아래 태화강 하구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 재첩을 잡았다. 수심 1m 안팎에서 재첩을 잡는 인파가 낯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복순(71·여·울산 북구)씨는 “어릴 때 강에서 놀며 재첩을 많이 잡았는데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맛있는 재첩을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양지근(67·울산 동구)씨는 “태화강 재첩으로 국을 끓였더니 쫄깃한 맛이 뛰어나 지난여름 태화강에서 살았다”면서 “더위도 식히고 재첩을 잡는 재미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1년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태화강 하구 4.8㎞ 구간(태화교~명촌교)에는 38t가량의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1㎝ 크기였던 재첩이 2년여 세월이 흐르면 3~4㎝ 크기로 자랐다. 조사 당시보다 매장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재첩으로 유명한 섬진강의 자원량(580t)보다는 아주 적다. 하지만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시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한편 생명을 되찾은 태화강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 가지 보물(三寶)’을 간직하고 있다. 삼보는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 ‘바지락 종패공급지’이다. 여기에다 연어, 수달, 황어 등이 돌아와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고] 美 ‘언더그라운드 록의 전설’ 루 리드

    [부고] 美 ‘언더그라운드 록의 전설’ 루 리드

    미국 언더그라운드 록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루 리드가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스톤’이 보도했다. 71세. 뉴욕 태생의 리드는 1964년 뉴욕에서 결성된 록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에서 기타리스트,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했다. 1970년 밴드를 떠난 뒤에도 솔로 아티스트로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그는 당시 생소했던 아방가르드 록과 팝아트를 주류 음악계에 소개했고,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예술적 동지’로 불렸다.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많은 평론가들이 1960년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그룹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1996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오랜 기간 폭음과 마약 사용으로 건강이 나빠진 리드는 올해 초 간 이식수술을 받았고, 지난 4월 예정됐던 콘서트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부고]

    ●이주훈(전 외환카드 대표이사)주석(전 웅진그룹 부회장·전 서울지방국세청장)주호(전 한국거래소 부장)현국(이문건설 대표)씨 부친상 2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2227-7556 ●김종선(전 목포대 총장)씨 별세 유리(강남차병원 내과 교수)주지(미국 무어칼리지 미대 교수)태헌(사업)태일(사업)씨 부친상 박원순(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렌조 올리바(전 이탈리아 펜실베이니아 총영사)씨 장인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20 ●이기용(호만프라자 대표)선용(1001안경원 진건점 대표)씨 부친상 심학경(경기도교육청 장학관)씨 시부상 이성희(전 GM자동차 상무이사)씨 장인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3010-2230 ●조동수(전 송파구 복지문화국장)임대성(수도권교통본부 시설부장)권대운(큐원에코텍 대표)씨 장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010-2265 ●김진성(미국 거주)진호(경향신문 선임기자)씨 부친상 26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2650-2747 ●김철환(국민연금관리공단 장애인활동지원부장)기환(조이젠 CS영업부 차장)씨 부친상 27일 건국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2030-7901 ●정황(전 미국 남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순영(전 국회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씨 모친상 이행로(동숭갤러리 대표)이성연(목사)씨 시모상 정인성(KBS 보도국 차장)호성(무학교회 목사)씨 조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30분 (02)3410-3151 ●김풍철(MBC 감사2부 국장)씨 형님상 27일 보라매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870-2977
  • 어둠 속 희망을 말하다

    어둠 속 희망을 말하다

    독일 사실주의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희곡 ‘당통의 죽음’(1835)은 혁명 이면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 정부하에서 동지였던 당통과 로베스피에르는 각각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갈등한다. 민중들은 여전히 굶주리는데도 현실에 대한 관용과 쾌락을 추구했던 당통과 피비린내 나는 공포 정치에 몰두했던 로베스피에르는 민중의 삶과는 동떨어진 정치적 공방을 벌이다 1년 간격을 두고 단두대에 오른다. 혁명의 이면에 대한 실망, 지도층의 무능력에 대한 환멸의 정서는 혁명이 몰고 온 폭력과 진정한 혁명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프랑스혁명을 다룬 독일 작가의 작품을 루마니아 출신 연출가와 한국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한국 무대에 올린다. 다음 달 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당통의 죽음’이 그것. 이 독특한 조합의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뷔히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루마니아 출신 연출가 가보 톰파(56)에게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가보 톰파는 루마니아의 클루지 헝가리안 시어터 예술감독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겸하며 지금까지 160여개 작품의 제작과 연출에 참여한 세계적인 연출가다. 2011년 연극 ‘리처드 3세’를 들고 한국을 찾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뷔히너는 일찍이 세상의 그로테스크함과 권력의 모순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혁명적인 언어로 표현해 냈죠.” 지난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뷔히너의 작품에 대해 “어려우면서도 대담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미 뷔히너가 남긴 네 편의 희곡 중 ‘보이체크’와 ‘레옹세와 레나’를 연출하거나 기획했을 정도로 뷔히너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 그가 ‘당통의 죽음’의 첫 시도를 자국도, 유럽도 아닌 지구 반대편의 한국에서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모험이다. 그가 한국 공연을 구상하면서 염두에 뒀던 것은 한국적인 것과의 조우다. 프랑스혁명을 다룬 작품이 현대 한국을 사는 관객들에게도 빛을 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실험의 결과물은 소리꾼 이자람을 통해 드러난다. 100명에 달하는 원작의 인물을 14명으로 줄이면서 이자람은 수많은 군중들을 한 몸으로 빚어낸 ‘거리의 광대’를 연기한다.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군중이면서도 모든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해설자로 극 전반을 관통하며 당시 프랑스와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작품에서 이자람은 판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운율과 리듬으로 가득한 대사를 쏟아내며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한다. 판소리는 아니지만 판소리를 듣는 듯한 묘한 느낌이다. “자람씨가 ‘억척가’나 ‘사천가’에서 보여 준 판소리 기술을 잘 알지만, 그와 똑같은 판소리를 이 작품에서도 하는 걸 바라지는 않았어요. 제가 주목한 건 방대한 이야기를 말로 풀어 내는 판소리의 서사적 역할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이 이미 영화와 뮤지컬로 흥행한 데서 보듯 한국 관객들에게 프랑스혁명 그 자체는 낯선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당통의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는 혁명 속에 피어나는 사랑도, 중세 유럽의 가슴 뛰는 광경도 아니다. “학교에서는 프랑스혁명을 높게 평가하지만, 뷔히너는 혁명 이면의 잔혹한 인간 본성과 허영심을 파헤치고 싶어 했습니다. 저 역시 이런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프랑스혁명의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 중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박애를 자람씨를 통해 그리려 합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는 깨달음이 되길 바랍니다.” 윤상화(로베스피에르), 박지일(당통) 등 출연. 3만~5만원. (02)580-1300.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내 이어 클린턴도 지원 유세, 왜

    아내 이어 클린턴도 지원 유세, 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남편인 빌 클린턴(68) 전 대통령도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선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과 생존한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선거 지원 유세에 초청받은 셈이어서 미국 정치권에 불고 있는 ‘클린턴가(家)’ 바람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매컬리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2박3일간 버지니아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매컬리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컬리프 후보는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중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데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을 위해 선거자금 모금에 발벗고 나선 정치적 동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찰 지구대 앞에 세워진 새총의 정체는?

    경찰 지구대 앞에 세워진 새총의 정체는?

    부산경찰청은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광고천재’로 유명한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와 함께 제작한 새로운 옥외광고물 ‘새총지구대’와 ‘부산경찰 어벤져스’를 공개했다. 이 광고물들은 지난달 화제가 됐던 옛 남부경찰서 외벽 전면을 활용한 초대형 설치미술 ‘총알경찰차’의 후속작들이다. 해운대구 좌동지구대에 설치한 ‘새총지구대’는 지구대 앞에 설치된 4m 높이의 새총 모형에 지구대 창틀에서부터 노란고무줄을 연결한 설치미술이다. 부산경찰청은 광고물을 공개하기 앞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새총 모형 위에 올라탄 게임 캐릭터 ‘앵그리 버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새총지구대’를 통해 신속한 출동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도시철도 서면역 곳곳에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인 스파이더맨, 슈퍼맨 등의 인형을 실제 인체의 크기로 제작해 배치한 이른바 ‘부산경찰 어벤져스’도 공개했다. 이 인형들은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네”, “나는 할 일을 잃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부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부산경찰 때문에 영웅들이 할 일을 잃었다는 설명이 곁들여진 이 광고물 역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찰은 이번 광고물 제작에 필요한 아이디어 및 작업 등은 이제석광고연구소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 윈쇼 페스티벌 최우수상과 클리오 어워드 동상, 애디 어워드 금상 등 50여개의 상을 휩쓴 세계적인 광고 제작자다. 그는 “부산이 크고 강한 국제도시인 만큼 부산의 위상에 걸맞는 다양하고 참신한 컨셉트를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신용선 부산경찰청장은 “이번 광고들을 통해 친근하고 재미있게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 4대 사회악 근절 및 법질서 확립의 의지가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시민이 필요할 때 총알처럼 신속하게 출동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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